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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에 5000억원 넘게 수혈한 롯데케미칼, 1조원 유상증자

대규모 영업손실 등 위기에도 소방수 자처…주주는 ‘부글부글’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 [사진 롯데케미칼]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 [사진 롯데케미칼]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4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창사 이래 최대 위기 상황에 직면한 롯데케미칼이 롯데건설 자금 압박에 ‘소방수’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롯데건설에 자금 대여, 유상증자 참여 등으로 5876억원의 자금을 수혈한 것이다. 무려 2조7000억원에 달하는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계열회사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것이다.  
 
결국 롯데케미칼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자금 확보 등을 목적으로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이에 롯데케미칼 주주들은 “최대주주라는 이유로 롯데건설을 지원하면서 정작 롯데케미칼 주가 하락 피해는 외면하고 있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건설 지분 43.79%(3분기 말 기준)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1조1050억원 규모의 주주 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자금 조달 목적은 운영 자금 5000억원, 타 법인 증권 취득 자금 6050억원 등이다. 롯데케미칼 측은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불안 등의 복합 위기 대응을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며 “지난 10월 발표한 타 법인(일진머티리얼즈) 지분 취득을 위한 자금 조달과 운영 자금 마련 등을 위한 유상증자로, 내년 1월 19일 구주주 대상 1차 청약을 실시한 후 1월 26일 일반 공모를 진행하는 일정이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 측은 “자사가 속한 롯데그룹 화학군은 양극박과 동박, 전해액 유기용매 및 분리막 소재 등 이차전지 핵심 소재의 가치사슬을 구축하는 중”이라며 “유럽 등 친환경 전기자동차 배터리 소재 해외 시장 확대를 통해 글로벌 배터리 소재 선도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을 갖고 관련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 자금 확보와 더불어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자본시장 경색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안정적인 기초 체력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재무 건전성 업계 최고” 롯데케미칼, 유상증자 왜?

석유화학업계에서 “재무 구조의 건전성이 업계 최고 수준”이란 평가를 받는 롯데케미칼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선 “고금리 상황을 등을 고려해 회사채 발행 등 대신 유상증자를 택한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롯데케미칼 최대주주인 롯데지주 등 롯데그룹으로부터 자금을 수혈하는 방식이 안정적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란 논리다.  
 
일부에선 “2조원 이상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롯데케미칼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 것은 롯데건설에 대한 추가 자금 투입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얘기도 나온다. 향후 롯데건설에 또다시 자금을 수혈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자금 확보에 나선 것이란 평가다. 롯데케미칼의 3분기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조6372억원에 달한다.  
 
롯데케미칼 입장에선 고금리 악재, 롯데건설에 대한 추가 지원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이번 유상증자가 최선의 선택일 수 있으나, 롯데케미칼 주주들은 “롯데그룹의 ‘곳간’으로 활용돼 재무 구조의 건전성이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부에선 이번 유상증자 단행에 대해 “사실상 배임”이란 다소 극단적인 주장도 나온다. 롯데케미칼 측은 “재무 건전성을 위해 최소 운영 자금을 1조원 이상으로 유지하고 별도 기준 부채비율 70% 이내, 전체 차입금 가운데 장기 차입금 비중 65% 유지를 목표로 투자 및 조달 계획 등을 조정할 방침”이라며 “기업 가치 상승 및 주주 가치 향상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이창훈 기자 hun8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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