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혈맹‧합작’…LG, 美 IRA 기회 안 놓친다 - 이코노미스트

Home > 산업 > 일반

print

‘투자‧혈맹‧합작’…LG, 美 IRA 기회 안 놓친다

LG화학‧고려아연 지분 맞교환
LG엔솔-GM 합작한 얼티엄셀즈, 지주사 전환
원료확보-직접생산-공급라인 구축

 
 
 
지난 7월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으로부터 전기차 배터리 소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월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으로부터 전기차 배터리 소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해 LG그룹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 기업과 공동으로 회사를 설립하는가 하면 독자적으로 현지에 배터리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국내 기업과는 지분 교환으로 든든한 우군을 확보하고 있다.  
 
23일 LG화학은 고려아연과 원재료 발굴 등 포괄적 사업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고하게 구축하기 위해 2576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맞교환하기로 했다. 전지소재 분야에서 IRA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메탈 발굴 등 북미에서의 양극재 원재료 공급 안정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협력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LG화학이 보유한 자사주 36만7529주(발행 주식총수 대비 0.47%)를 고려아연이 보유한 자사주 39만1547주(발행 주식총수 대비 1.97%)와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교환할 예정이다. 총 거래 금액은 2576억원 수준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업계 최고의 전문 역량을 보유한 두 기업이 전지 소재 등 전 세계적으로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되는 미래 성장동력 분야에서 힘을 모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더 큰 성장을 위한 과감한 사업 협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이 강조한 것처럼 두 회사의 동맹은 IRA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IRA는 미국 바이든 정부가 보조금 정책을 통해 추진하는 공급망 구축 법안이다. 대외적으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정책이라는 명분이지만, 사실상 자국 산업을 보호‧육성하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IRA의 핵심은 북미 지역에서 최종 조립한 전기차에만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이 보조금을 전액 받기 위해선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와 여기에 들어가는 원료까지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공급받아야 한다.  
 
세계적인 배터리 기업 중 한 곳으로 꼽히는 LG화학도 미국의 보조금 정책의 흐름을 타고 성장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발 빠르게 나선 것이다. LG화학은 양극재 분야에서 라인당 1만t 이상의 업계 최고 생산성을 확보하고 있고, 고려아연은 업계 최고 수준의 전지 메탈 수급 및 건식제련을 통한 메탈 회수, 고순도 메탈 제조 역량 등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상호 협력을 통한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양사는 기대하고 있다.  
 
LG화학의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LG화학은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미국 최대규모인 12만t 규모의 양극재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돈으로 약 4조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을 통해 LG화학은 2027년까지 매출을 20조원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양극재를 포함한 전지 재료 사업 매출은 2022년 기준 약 5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신학철 부회장은 22일 미국 테네시주 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22일 협약식에서 “양극재 공장은 LG화학 미래 성장 동력의 한 축으로 차세대 전지 소재 사업의 핵심 기지가 될 것”이라며 “빠르게 변화하는 전지 소재 시장과 글로벌 고객사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세계 최고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LG엔솔·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지주사 전환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세운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는 전기차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오하이오주 얼티엄셀즈 1공장에서 이달 초부터 전기차 배터리 양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서 생산한 배터리는 GM 전기차에 공급하게 된다. 두 회사는 2019년 2월 합작사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는데 3년 만에 결과물이 나오는 셈이다. 국내 배터리 업체와 미국 완성차 업체 합작사가 본격적인 배터리 상업 생산에 돌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엔솔과 GM은 최근 얼티엄셀즈가 미국 내 사업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얼티엄셀즈를 지주사체제(얼티엄셀즈 홀딩스)로 전환했다. 양사가 각각 50%씩 보유하고 있던 얼티엄셀즈 지분 100%를 얼티엄셀즈 홀딩스에 현물 출자하기로 했다. LG엔솔은 얼티엄셀즈 홀딩스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지분 50%를 현물 출자한다고 22일 공시했다. 처분 금액은 약 1조7925억원 규모다. 이로써 LG는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공고히 하기 위한 배터리 원료확보‧직접 생산‧전기차 공급 라인을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다.  
 
세계적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LG화학 등 우리나라 배터리 업체의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이 3년 안에 55% 안팎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골드만삭스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과 유럽이 2030년까지 1600억 달러(약 217조원)를 신규 투자할 경우 중국산 배터리, 부품, 원자재 의존도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데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 투자에 나선 LG와 SK 등 한국 기업들이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1% 수준이었지만 3년 뒤면 55%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의 IRA 시행으로 국내 자동차 회사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도 LG는 발 빠르게 기회를 포착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