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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주가가 다시 비상할까? [조원경 글로벌 인사이드]

스스로 만든 무덤과 주가 하락의 서킷 브레이커

 
 
트위터 로고 파랑새 이미지(왼쪽)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얼굴.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2달간 일론 머스크의 가벼운 행동에 주주들은 화가 무척 났을 듯하다. 트위터 인수를 둘러싼 잡음과 그의 반(反)민주당 정치 행동도 아슬아슬해 보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폭주를 향한 공개적인 독설도 다른 기업인들과는 결을 달리한 듯하다.
 
11월 23일 쓴 52주 최저가를 보면 그간 과도하게 반영됐던 테슬라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완전히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여하튼 160 달러선까지 폭락했던 흐름은 멈췄다. 테슬라에 대한 투자는 사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일론 머스크에 대한 시장의 믿음 때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년 동안 공매도 세력과 증권업계의 고평가 논란을 딛고 이뤄낸 경이로운 주가 상승이 몇 달 만에 와르르 무너졌다. 지나치게 넓은 테슬라의 목표가격 괴리는 향후 기업의 성장성에 대한 의견이 극명하게 갈라져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의 잠재적 경기 둔화, 미국의 수요 약화, 세계 경제·지정학적 우려 확대라는 경기적 요인이 악재로 작용했다. 금리 인상으로 불거진 거시경제 상황은 테슬라 같은 성장주에 좋지 않다.
 
전기차 시장을 둘러싼 시장경쟁 상황이 경기하강 속에서 여전히 우려로 남아있다. 3/4분기 테슬라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전기차 자동차 업황 둔화가 큰 영향을 줬다. 그동안 원자재 가격 상승, 제로 코로나를 둘러싼 중국 생산과 판매 문제, 경기하강 우려에 따른 고객 주머니 사정도 주가 하락에 한몫했다. 하지만 최근의 주가 하락 흐름은 일론 머스크 스스로가 자초한 감이 크다. 전기차 시장은 굴곡이 있겠지만 여전히 산업 전망이 좋다. 트위터 구조조정에 대한 집중과 최고 경영자의 주식 매도로 지난 2개월 동안 테슬라의 시가총액에서 3천억 달러가 사라졌다고 말하는 게 그래서 나오는 말이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자금 확보를 위해 190억달러(약 25조원) 어치의 주식을 매각했다.
 
하지만 서학 개미가 지난 3개월간 가장 많이 산 종목이 테슬라다. 테슬라가 여전히 그들에게 최애 주식이다. 테슬라 투자가들은 저가 매수했으나 주식은 하염없이 흘러내렸기에 입은 손실을 만회해야 한다. 투자가의 관점에서 테슬라를 선호한 몇 가지 이유는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테슬라는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해 기술(OTA, OVER THE AIR)을 전기차에 적용한 유일한 회사이다. 테슬라 자동차는 모든 기능을 통합해 하나의 모니터에서 조정이 가능할 수 있는 편리함을 제공한다.
 
하나의 모니터와 그 모니터에서 모든 걸 조정하는 구조는 테슬라만의 장점이다. 아직 완전한 자율주행 단계에 한참 못 미치지만,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은 완전자율주행(FSD, Full Self Driving)을 지향하고 월 일정 요금을 내면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는 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 뇌를 떼는 인공지능의 단계까지 아직 멀고 먼 여정을 계속해야 하지만 다른 차를 압도한다. 고속도로에서 빠져나가야 할 구간에서 알아서 빠져나가고 막히는 차선은 알아서 피해 나간다. 가장 진보된 형태의 자율주행 서비스와 시스템을 장착하고 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기타 우수한 충전 인프라, 긴 주행거리, 전기차에 최적화된 시스템은 테슬라가 여전히 자랑할 무기다. 그런 측면에서 악재가 반영된 테슬라를 다시 살 단기 반등 타이밍이 다가왔다고 해도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올해 8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 한 주유소에서 전기 충전 중인 테슬라 자동차. [AP=연합뉴스]

주가는 상당 부분은 일론 머스크의 발언 리스에 달려  

테슬라에 대한 한국인의 사랑을 일론 머스크가 알아차린 것일까? 테슬라의 전기차 생산 공장인 기가팩토리의 국내 건설 요청에 그는 긍정적 멘트를 했다. 하긴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와 그의 또 다른 회사 스페이스X도 잘 어울린다. 일론 머스크는 한국을 기가팩토리의 최우선 투자 후보지 중 하나로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아시아 입지를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테슬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계속 하락해 왔다.
 
그래서였나? 모건스탠리는 테슬라 주식을 매입할 저점 매수 기회가 왔다고 본다. 2023년 PER를 30배 수준으로 예상한 걸 보면 한때 1,000이었던 숫자가 상기된다. 게다가 2030년까지 연평균 23% 성장이 예상된다는 점을 생각하며 테슬라가 이제 거품 논란의 영역에서 벗어나는 게 아닐까 생각된다. 테슬라 주가가 폭락에 따라 다수의 투자자가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요구했다. 일론 머스크는 3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2023년 50억~100억 달러 규모의 의미 있는 자사주 매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주가 하락의 서킷 브레이커가 작동했다면 다행이다. 서킷 브레이커는 주식시장에서 가격이 급하게 떨어지는 경우에 작동한다.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매매를 일시적으로 정지시키는 것이다. 이제 머스크는 트위터와 관련한 온갖 잡음 논란을 잠재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 같다. 그는 트위터 주가에 38% 수준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액수를 지불했다. 인수 의사를 밝힌 지 11일 만에 초고속 인수합병이 성사되었다.
 
이후 그는 트위트 게시글에 대한 검열과 개입을 최소화해 표현의 자유를 전적으로 보장하겠다는 의미 있는 발언을 했다. 이러한 그의 말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 복구 의사에서 묻어나기는 한다. 트위터는 2021년 1월 미국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이 발생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영구적으로 정지한 바 있다.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가 원상태로 돌아올 것이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 이상의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생각한다. 시장에서는 그의 트위터 인수 배경을 놓고 SNS 사유화, 사업을 위한 플랫폼 확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인수의 속사정은 그만이 알 것이나 트위터의 방대한 데이터를 신사업에 접목할 수 있다. 그가 사랑하는 도지코인을 트위터 내 결제 시스템에 도입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그는 23세에 온라인 지역 정보 제공 스타트업 ‘집2’를 창업했다. 이후 온라인 결제 시스템 페이팔을 만든 후 이베이에 15억 달러를 판 승부사다.
 
흙수저로서 세계 최고 갑부의 자리까지 찬 그에게 세상은 스티브 잡스의 대를 이을 혁신가의 자리를 주고 싶어 했다. 그러한 세상의 바람은 그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우리는 나폴레옹의 말, 그대로의 불가능에 도전하는 혁신가로서의 일론 머스크에 무한 신뢰를 보낸다. 말 한마디로 코인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노이즈 메이커로서의 그의 이미지가 사라진다면 향후 테슬라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 필자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이자 글로벌산학협력센터장이다. 국제경제 전문가로 대한민국 OECD정책센터 조세본부장, 기획재정부 대외경제협력관·국제금융심의관, 울산 경제부시장 등을 지냈다. 저서로 [앞으로 10년 빅테크 수업] [넥스트 그린 레볼루션] [한 권으로 읽는 디지털 혁명 4.0]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 [명작의 경제] [법정에 선 경제학자들] 등이 있다.
 

조원경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글로벌산학협력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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