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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너마저?”…이틀간 7조원 순유출, 이대로 무너지나

바이낸스, 재무구조 불균형·검찰 기소 여지 등 악재 이어져
USDC 출금 중단 재개에도 13~14일 자금 순유출 7조 넘어
국내 투자자도 많아 피해 우려…붕괴 전조 현상일 수 있어
“FTX 사태 이후 오히려 BTC 보유량 늘어” 영향 미미할 것이란 주장도

 
 
창펑 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1위 암호화폐(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연이은 악재에 시름하고 있다. 바이낸스 재무구조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는 데 이어, 미국 검찰이 창펑 자오(CZ)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를 기소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어서다. 또 이용자들이 대거 자금을 인출하는 사태도 발생한 상황이다. 바이낸스가 세계 최대 규모 거래소인 만큼 당분간 해외는 물론, 국내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15일 암호화폐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바이낸스는 지급 준비금이 이용자 잔액 대비 101% 수준으로 충분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1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당 보고서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WSJ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부채와 자산은 각각 비트코인(BTC) 59만7692개와 58만2486개다. 즉 부채가 자산보다 약 3% 많은 상황이다.
 
또 지난 12일(현지시간) 로이터는 미국 법무부가 창펑 자오를 포함한 임원들의 기소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련 조사는 2018년부터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바이낸스 임원들은 무면허 송금,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바이낸스 측은 “미 법무부는 현재 바이낸스에 대한 어떤 조사도 진행 중이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바이낸스는 최근 1년 동안 4만7000건 이상 발생한 당국의 요청에도 3일 이내 답변할 정도로 대응 시스템을 잘 갖췄다”고 반박했다.
 
이어진 악재에 바이낸스 이용자들은 스테이블코인인 USDC를 비롯한 암호화폐들을 대거 인출하기 시작했다. 결국 13일(현지시간) 바이낸스는 USDC의 출금을 일시중지했다.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1개당 1달러로 가치를 고정한 상품이다. 준비금을 현금이나 국채 등으로 갖고 있어 여타 알트코인들보다 안정적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USDC는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 4위이며, 스테이블 코인 중에서도 2위에 자리하고 있다.
 
바이낸스 12월 8~15일 순수입(유출) 그래프. [사진 디파이라마]
이후 바이낸스는 8시간 만에 USDC 출금을 재개했지만 암호화폐 자금 유출은 계속됐다. 실제 암호화폐 분석업체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13일과 14일 바이낸스에서는 각각 12억2000만 달러(약 1조5884억원), 42억7000만 달러(약 5조5595억원)의 순유출이 나타났다. 양일 순유출 규모는 현재 바이낸스의 순자산인 600억 달러(약 78조원)와 비교하면 9%에 달한다.
 
다만 창펑 자오는 출금 재개 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상황이 안정된 것 같다”며 “어제 출금량은 역대 최대치도 아니었고, 상위 5위에 들지도 못했다”며 시장을 진성시켰다. 이어 “테라·루나와 FTX 사태 때 출금이 더 많았다”며 “이제 다시 입금이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인러’들 피해 심각할까…“붕괴 전조” vs “FTX 급은 아니야”

[로이터=연합뉴스]
테라·루나와 FTX 파산, 위믹스 상장폐지 등 악재가 겹친 데 이어 바이낸스마저 무너진다면 암호화폐 시장이 더욱 침체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바이낸스는 한국 투자자들도 일부 이용하고 있어 그 우려가 국내에까지 퍼진 상황이다.
 
바이낸스에는 국내 거래소에 없는 암호화폐도 다수 상장돼 있고, 한국에서 현재 금지돼 있는 암호화폐 선물 거래도 가능하다. 이때문에 암호화폐 거래를 전문적으로 하는 트레이더나 파생상품에 관심이 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대다수 바이낸스 계정을 가진 상황이다. 국내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는 “모든 코인을 이제 개인지갑으로 옮겨야 하나”, “창펑 자오가 위기라서 ‘위기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FTX도 파산 신청 전까지 여력이 있다고 장담했지만 결국 무너졌다”며 “물론 바이낸스는 자금 여력이 있지만, ‘출금정지’를 했다는 건 붕괴의 전조 현상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창펑자오가 경쟁사들에 재무제표 공개 등을 요구했던 행동들이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번 바이낸스의 위기가 FTX 파산 신청과 같은 큰 충격을 주진 않을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공동대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바이낸스의 BTC 보유량은 8% 줄어들었지만, FTX 사태 이후 24%가 늘었다”면서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FTX의 스테이블코인 보유량은 파산 며칠 전 93% 하락했다”라고 설명했다.

윤형준 기자 yoonb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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