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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분석한 반려동물 사진…글로벌에서도 통했다[이코노 인터뷰]
- [창업도약패키지 선정 기업] ⑪ 허은아 에이아이포펫 대표
반려동물의 작은 신호를 데이터로
추후 말 보행 분석까지 사업 확장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창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은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겪는 3~7년 사이의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이 사업에 선정된 스타트업 창업가의 생생한 이야기는 후배 창업가들의 성장에 도움을 줄 것이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우리 ‘재복이’를 소개할게요.”
서울 서초구 사당역 인근 에이아이포펫 사무실에서 만난 허은아 대표는 직원의 반려견 ‘재복이’를 안고 이렇게 말했다. 사무실에서 반려견과 함께 근무하는 ‘펫 프렌들리’(pet-friendly) 환경은 이 회사의 사업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에이아이포펫은 반려동물의 눈·피부·치아·보행 등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인공지능(AI)이 이상 징후를 분석해 주는 헬스케어 솔루션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허 대표는 LG CNS·포스코 등에서 20년 이상 AI·빅데이터 프로젝트를 수행해 온 데이터 전문가다. 이전에는 사람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하는 프로젝트를 주로 맡았지만, 개인정보 규제 환경 속에서 서비스 확장에 한계를 느꼈다.
허 대표는 “비슷한 헬스케어 수요가 있으면서도 데이터 활용 여지가 있는 분야가 무엇일지 고민했고, 그 답을 반려동물에서 찾았다”며 “증상이 심각해지기 전에 미세한 이상 신호를 기술로 감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허 대표는 2020년 4월 에이아이포펫을 창업했다. 창업 당시 직원 6명으로 시작한 회사는 현재 30명 규모로 성장했고, 이 중 절반 이상이 개발·AI 인력이다.
250만 장 질환 데이터가 만든 ‘진입장벽’
에이아이포펫의 핵심 자산은 질환 라벨링이 된 250만 장의 반려동물 이미지 데이터다. 에이아이포펫은 국내외 50여개 동물병원과 협력해 눈·피부·치아·보행 등 질환이 확인된 데이터를 축적했다.
허 대표는 “AI 학습에는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특히 질환 데이터는 확보가 어려워, 초기부터 병원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현재는 한국·미국·중국·일본 등에서 관련 특허까지 확보했다”고 말했다.
에이아이포펫은 AI 모델을 모바일에서 바로 작동하는 경량화 구조로 설계했다. 그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하면 적정 거리·각도를 판별해 자동으로 캡처된다”며 “품질이 일정한 이미지가 쌓여 분석 정확도를 유지할 수 있고, 처리 속도와 인프라 비용도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보호자에게는 ‘연결 도구’, 병원에서는 ‘설명 도구’
에이아이포펫의 사업은 ▲반려인 홈케어 서비스 ▲동물병원 진단보조 솔루션 두 축으로 운영된다. 반려동물 홈케어 AI 솔루션을 통해 고객들은 말 못하는 반려동물의 질환을 미리 알아채거나, 주기적으로 검진할 수 있다. 소비자용 홈케어 앱에서는 눈 스캔 비중이 가장 높다.
허 대표는 “피부는 보호자가 어느 정도 육안 확인이 가능한 반면, 눈은 혼탁·변색 등 미세한 변화가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며 “노령견이 아닌데도 이상 징후가 보이면 조기 검진을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물병원 진단보조 AI 솔루션을 통해서는 수의사 진료 과정에서 보호자에게 질환 상태를 시각적으로 설명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병원 EMR·차트 회사와 총판 계약을 통해 AI 기능을 시스템에 연동하고 있으며, 무료 체험 후 과반 이상이 유료로 전환되고 있다.
허 대표는 “염증이 의심된다고 말로만 설명할 때보다, AI 분석 화면을 함께 보여주면 보호자 신뢰와 치료 동의 속도가 높아진다”며 “진료 효율이 개선되고 병원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피드백을 받고 있다”고 했다.
에이아이포펫은 향후 동물 케어 AI 범위를 강아지·고양이를 넘어 ‘말’ 영역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동물 보행 영상에서 관절 포인트를 자동 인식하고 가동 범위를 분석해 이상 여부를 수치화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확장한다. 허 대표는 “북미·유럽 말 산업 분야까지 확장해, 말의 부상 예방·컨디션 관리 등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초’ 기술로 글로벌 확장
에이아이포펫은 세계 최초로 이와 같은 반려동물 헬스케어 서비스를 내놨다. 이후 해외에서 유사 서비스를 시도하는 기업들이 등장했지만, 질환 데이터·현장 학습 경험 면에서 경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재 서비스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그리스 등에서 운영 중이다. 글로벌 확장 방식은 ‘B2B API’가 중심이다. 각 국가마다 앱을 새로 출시하는 것이 아닌, AI 분석 기능을 연동 형태로 제공해 각 기업의 앱·플랫폼에 탑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허 대표는 “국가별로 반려 문화와 용어, 이용 맥락이 크게 달라 국가별 앱이나 홈페이지 출시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 “저희는 ‘기술 제공’에 집중하고, 현지 기업이 각자의 언어와 UX로 서비스를 구현하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6년은 글로벌 확장을 본격화하는 해다. 중국·두바이·독일 다양한 회사들과 이미 논의를 시작한 곳도 있다. 해외 시장별 서비스 활용 목적도 다르다. 동남아·인도는 수의학 인프라 보완형, 북미·유럽은 프리미엄 고객관리·차별화 서비스다. 그리스는 보험·플랫폼 신기술 도입 속도가 빠르다.
에이아이포펫은 올해 3월 월 단위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추후 국내 코스닥 상장 또는 해외에 상장된 펫푸드·펫보험회사에 인수합병(M&A) 되는 방식으로 회사 규모를 키워나가는 것 또한 고려하고 있다.
허 대표는 “에이아이포펫이 AI 기술로 전 세계 반려동물 산업을 혁신하고 있는 회사로 기억되길 바란다”며 “AI가 모든 것을 대신해 주지는 않고, 수의사의 진료와 보호자의 케어를 돕는 ‘보조 도구’인 만큼, 이를 잘 활용하기 위한 학습과 이해도 함께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허 대표는 직원들에게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그는 “스타트업의 5년은 큰 기업의 20년을 맞먹는다고 본다”며 “어려운 시기에도 함께 버텨준 창업 초창기 멤버들이 지금의 성장을 만들었다. 팀워크가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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