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저축계좌' 검색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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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한국 주식시장이 어려움을 겪는 것과 달리 일본 주식시장의 분위기는 딴판이다. 일본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닛케이 평균주가 지수(NI225)가 3만7000을 돌파하는 등 1989년에 기록했던 역사적인 고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이처럼 일본 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새로운 일본 개인저축계좌(NISA) 제도를 도입해 주식시장을 외면하던 개인투자자를 다시 시장에 끌어들인 데 있다. 특히 18세 이상의 성인이면 누구나 상장주식 및 투자신탁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 영향으로 지속해 줄어들기만 하던 개인투자자들의 지분율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주춤해지자마자 개인투자자가 자리를 메운 셈이다.
도쿄증권거래소가 지난해 3월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일본 기업들에 요구한 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다양한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들이 일본 시장에 진입한 것도 시장의 흐름을 바꾼 요인으로 작용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표적으로 삼는 일본 기업의 시장 가치가 2022년 1170억 달러(약 156조2184억원)에서 지난해 2520억 달러(약 336조4704억원)로 불어날 정도다. 불황이 지속되는 동안 많은 기업이 현금을 확보할 목적으로 배당 등 주주 보상을 줄여왔지만, 이제는 그 흐름이 확연히 바뀐 듯하다.일본 증시에 봄날이 찾아온 더욱 근본적인 요인은 ‘아베노믹스’로 기업 실적이 가파르게 개선된 것을 들 수 있다. 엔화 가치가 주요 통화 중에서 가장 저평가된 데다, 최근 발생한 인플레이션으로 실질임금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게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2분기 일본 법인기업의 이익은 31조6000억엔(약 280조4026억원)으로 집계됐다. 일본 주식시장이 정점에 도달했던 1989년의 3배 이상을 기록했다. 주가는 아직 역사적인 고점에 도달하지 못했는데, 기업 이익은 이미 역사상 최고치를 넘어선 셈이다. 결국 가파른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일본 주식시장은 아직 저평가 국면에 머무르고 있다고 할 수 있다.日 중앙은행 정책 전환·트럼프 당선은 변수위와 같은 요인을 고려하면 일본 증시의 미래는 매우 밝다. 다만 시장의 미래를 무작정 낙관하기에는 몇 가지 걸림돌이 있다는 점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첫 번째 걸림돌은 일본 중앙은행의 정책 전환 가능성이다.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펼치는 데에 ‘수익률 곡선 통제’(Yield Curve Control·YCC) 제도를 도입해 시장 장기금리의 상단을 0.5% 혹은 1.0% 수준에서 억제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이 덕분에 글로벌 투자자들은 저금리의 엔화로 돈을 빌려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이른바 ‘엔 캐리 트레이드’에 나섰고, 이는 다시 엔화 약세를 강화했다.만약 일본 중앙은행(BOJ)이 금리를 인상하고 YCC 정책을 종료한다면, 갑작스러운 엔화 강세가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일본이 2000년 금리 인상 이후 가혹한 불황을 겪었던 것을 떠올려 보면, 일본 중앙은행이 정책을 일거에 바꿀 가능성은 작다.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제로금리 가능성이 유력하며, YCC의 상단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정도가 일본 통화당국이 할 수 있는 정책 변경의 최대치라고 생각된다.두 번째 걸림돌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가능성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 가능성이 부각할 때 엔화 약세가 지속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2019년 트럼프 정부가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고 대규모 관세를 부과했던 역사를 보면 엔화 가치 지속적인 하락은 쉽지 않다. 문제는 이런 기대가 일거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본 주식시장은 엔 환율에 민감하게 움직이기에 앞으로 미국 정치 지형 변화를 두고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부동산투자신탁·내수 기업 등 분산 투자 추천그런데 사실 이 두 가지의 약점 모두 엔화 자산 입장에서는 나쁜 뉴스가 아닐 수 있다. 바로 일본 수출 기업의 주식만 사지 않으면 될 일 아니겠는가?일본 중앙은행이 수년 내로 금리를 대폭 인상할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 이에 도쿄를 비롯한 일본 부동산시장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와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 가능성 등으로 엔화 강세가 나타난다면, 이는 주식시장의 수급 여건을 개선시킬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엔화 강세에 대한 베팅 속에 잠시 주춤했던 글로벌 투자자금이 유입될 수 있어서다.따라서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 일본 주식시장은 앞으로도 괜찮은 투자처라고 판단된다. 특히 수출주 이외에 부동산투자신탁(REITs·리츠)과 내수 기업에 대한 분산 투자 전략을 쓰면 어떨까. 시장 변동성 확대 위험을 일정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홍춘욱 대표는_연세대 사학과를 졸업한 뒤 고려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 명지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3년 한국금융연구원을 시작으로 국민연금 기금운용 본부 투자운용팀장,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을 거쳐 현재는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로 일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부동산 및 금융 분야, 국제 경제 전망을 아우르는 전문가로서 각종 미디어의 1순위 인터뷰 대상자로 손꼽혀 왔다.
2024.02.17 08:01
4분 소요
일본 주가지수가 나날이 승승장구하면서 역대 최고점 돌파마저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 증시 투자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거둔 일본 증시 투자자인 ‘일학개미’들이 웃음 지었다. 이 같은 일본 증시 호황세는 일본 금융당국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주문과 적극적인 가계 투자 유도 정책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지난 13일 닛케이 평균주가 지수(NI225)는 전 거래일(9일) 대비 2.8% 오른 37963.97에 장을 마쳤다. 이 지수는 지난 9일 34년 만에 3만7000을 돌파한 데 이어 3만8000을 넘보고 있다. 거품 경제가 최고조에 달했던 1989년 12월 29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3만8915) 도달도 턱밑까지 왔다.
일본 주가지수는 다른 국가의 주요 증시와 비교해봐도 성적표가 뛰어나다. 2월 14일 오전 9시 42분 기준 지난 1년 동안 닛케이 지수는 36.53% 상승했다. 이는 나스닥 종합주가지수의 상승률인 30.9%를 웃돈 수치다. 반면 코스피는 같은 기간 불과 5.64% 오르는 데 그쳤다.기간을 5년으로 늘려봐도 마찬가지다. 나스닥 지수가 5년 새 109.51% 오르는 동안 닛케이 지수는 80.5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유럽의 주가지수인 유로 스톡스50(44.68%)의 성장 폭보다도 컸다. 이 기간에도 코스피는 19.03% 상승에 그쳤다.“PBR 높여라” 당국 불호령에 호응한 증시이런 일본 증시 강세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일본 당국의 적극적인 기업 가치 제고 요구를 꼽을 수 있다. 지난해 3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는 주가순자산비율(Price Book Value Ratio·PBR)이 1 이하인 상장기업 약 3300개를 대상으로 자본수익성과 성장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 방침과 구체적인 이행 목표를 공개하도록 요구했다. 결과를 내지 못하면 상장폐지까지 이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PBR이란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눈 값이다. 쉽게 말해 회사가 보유한 자본 대비 시가총액이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는 지표다. 따라서 회사가 들인 자본과 시장에서 인정하는 값어치가 같을 경우 PBR은 1배가 된다. PBR이 1보다 낮다는 건 해당 기업이 증시에서 저평가되고 있다는 얘기다.또한 지난달 15일 도쿄증권거래소는 개별 상장기업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등을 통해 구체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기재한 기업들의 명단을 공표했다. 선언적으로만 기업가치 제고를 요구하는 게 아니라, 정부가 직접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는 의지를 밝히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 PBR 1 이하 공시 대상 기업 3300여 곳 중 1115곳이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주주를 위한 경영 개선계획을 적거나 적을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공표는 앞으로 매월 이뤄질 예정이다.아울러 지난해 6월에는 자기자본이익률(Return On Equity·ROE)이 자본비용보다 높고 PBR이 1을 초과하는 기업에게 높은 가중치를 부여하는 ‘JPX 프라임 150 지수’가 신설됐다. 이 기준치에 부합하지 않아 일본 시총 1위인 도요타와 주요 금융사들이 해당 지수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공적연금과 기관투자자에게 JPX 프라임 150 사용을 요청하고 있다.“NISA, 평생 비과세”…세제 혜택 대폭 확대더 나아가 일본 정부는 증시 부양을 위해 가계소득 증대를 목표로 가계 금융자산을 은행 예적금에서 금융투자상품으로 이전하는 계획도 밝혔다. 그간 일본 가계의 금융자산 중 절반 이상은 은행 예적금에 묶여 있어 생산적인 분야로 자금이 흘러가지 않아 기업 투자가 위축됐다. 실제 일본 금융청에 따르면 지난해 3월말 기준 일본 가계의 금융자산 중 54%가 은행 예적금에 가입돼 있었고, 금융투자상품 보유 비중은 19%에 불과했다.
이 가계소득 증대를 위한 정책의 핵심은 일본 개인저축계좌(NISA)의 세제혜택 대폭 확대다. 바로 지난달부터 출시된 신(新)NISA는 연간 비과세 납입 한도를 기존 120만엔(약 1064만원)에서 360만엔(약 3194만원)으로 3배 확대했다. 비과세 적용기간도 일반형 기준 최대 5년에서 무기한으로 연장했다. 비과세 총 투자 한도도 1800만엔(약 1억5972만원)으로 기존의 2배 이상 늘렸다. 사실상 개인투자자가 NISA로 버는 돈에 대해선 세금을 매기지 않겠다는 의미다.또 일본 정부는 개인연금계좌(iDeCo)의 납입한도를 상향하고 가입요건을 완화키로 했다. 확정기여(DC)형 기업연금 가입자의 iDeCo 월납입 한도를 1만2000엔(약 11만원)에서 2만엔(약 18만원)으로 상향했다. 여기에 기업연금 가입 여부와 상관없이 iDeCo를 가입할 수 있도록 했으며, 가입 연령도 65세 미만에서 70세 미만으로 확대했다.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일본 시장 강세는 NISA 제도 변화에 따른 소액 투자 활성화와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등이 영향을 미쳤다”며 “일본의 대미 수출이 구조적으로 대중 수출 규모를 넘어서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 증시 강세는 좀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닛케이 지수는 2024년 연간으로 추가 상승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일본 정부가 금융정책 정상화를 앞두고 증시 부양을 위한 정책 도입이 연이어 공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24.02.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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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가 ‘검투사’를 선택했다. 1월 20일 제3대 금융투자협회장에 선출된 황영기 전 KB·우리금융지주 회장 얘기다. 그는 금투협회장 1차 투표에서 과반(50.69%)의 득표를 얻어 당선됐다. 3년 전 1차 투표에서 다른 후보자들이 과반을 얻지 못해 2차 투표까지 간 것과 비교하면 압승이라는 평가다. 금융권을 떠난 지 5년만의 화려한 복귀다. 그의 당선은 ‘강한 협회’에 대한 회원사들의 바람이 담긴 결과로 풀이된다. 은행과 보험업계에 밀려 번번이 당국의 정책에서 소외된 금융투자업계에 힘을 실어 달라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한 자산운용사 사장은 “파생상품 양도소득세 등의 규제로 업계 타격이 불가피한데도 그간 협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업계이익을 대변하지는 못했다”며 “대외협상력 측면에서 황 회장이 많은 지지를 얻었다”고 말했다.황 당선자는 선거 과정에서 ‘힘있는 협회, 섬기는 협회’를 내세우며 대외협상력과 실행력을 강조했다. 업계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준 셈이다. 실제로 그는 금융권 전반을 두루 거친 만큼 정·관계와 금융계를 아우르는 폭 넓은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은행계에 있을 당시 강한 추진력으로 금융당국과의 충돌에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할 말은 하는 인물’로 평가된 점도 주효했다. 또 그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금융계 관련 사안에 대해 자문하는 막역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와의 스킨십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다만 금융당국과의 어긋난 첫 단추는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황 당선자는 우리금융지주 시절 은행이 파생상품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낸 전력이 있다. 이를 빌미로 금융당국은 그가 KB금융지주 회장 시절 ‘직무정지 3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내려 그를 중도하차 시켰다. 자신의 징계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내 승소했지만 당국과의 앙금이 남아 있다. 금융투자협회와 금융당국은 규제나 정책이슈를 놓고 당국과 부딪칠 수밖에 없다. 당국에 힘 있는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서도 관계 재설정이 필요하다.회원사들의 요구를 만족시킬 숙제도 산더미다. 침체에 빠진 업계에 새 바람을 불어 넣는 난제가 그의 몫으로 남았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거래세 인하와 파생상품 시장규제 완화(업계 전체), 방문판매법 조속입법 추진(증권업), 해외투자펀드 분리과세(자산운용업) 등 시급한 현안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한 국민연금 등 연기금 주식투자 비중의 확대,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과 정착 지원, 한국형 개인저축계좌 조기(ISA) 정착, 소득공제 장기펀드 가입대상 확대, 펀드과세 개선방안 모색 등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대부분 풀기 어려운 문제인 만큼 앞으로 그의 발걸음이 더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황 당선자는 2월 4일 취임 할 예정이다.황 당선자는 외국계 은행을 시작으로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 삼성전자 자금팀장, 삼성투자신탁운용 대표 등 삼성그룹 요직을 거쳤다. 이후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KB금융지주 초대회장을 맡았다. 금융계를 떠난 이후에는 차병원그룹 부회장으로 있으면서 와신상담했다. 승부사적 기질이 있어 ‘검투사’라는 별명이 따라다닌다.
2015.01.24 19:27
2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