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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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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리베이트·CSO 신고제 이슈 이번 국감에서 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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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의 불법 리베이트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번 국감에서 이 사안이 다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의약품 영업대행사(CSO) 신고제 관련 논의도 사라진 분위기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태영 종근당홀딩스·경보제약 대표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증인 명단에서 빠졌다. 김 대표는 경보제약이 불법 리베이트를 했다는 내부 고발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보제약은 국회에 불법 리베이트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며 혐의가 나오지 않았다고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의 출석을 요구했던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과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내용을 전달받고 요청을 철회했다. 불법 리베이트는 제약업계에서 잊을만하면 발생하는 고질적인 문제다. 의약품 성분과 효능이 비슷한 제네릭 의약품을 판매하는 기업이 주로 적발됐다.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9월까지 국내 14개 제약사가 리베이트와 관련해 부과받은 과징금은 271억원에 달했다. 과징금은 물론 약가 인하, 급여 정지 등 행정처분도 2018년 373건, 2019년 146건, 2020년 0건, 2021년 79건, 2022년 254건을 기록했다. 정부는 불법 리베이트를 없애기 위해 수년간 다양한 대책을 내놨다. 리베이트를 제공한 기업과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를 모두 처벌하는 ‘쌍벌제’가 대표적이다.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기업의 의약품을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서 퇴출하는 ‘투아웃제’도 운영한 바 있다. 그러나 법의 눈을 피한 불법 리베이트가 여전히 성행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기업이 CSO에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고, 일부를 불법 리베이트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2020년 국정감사에서도 이런 방식의 불법 리베이트를 단속해 의약품 유통구조를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관련해 내년부터 CSO도 지출보고서를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하는 제도가 시행된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불법 리베이트 이슈와 이와 관련해 CSO 신고제도 함께 언급될 것으로 기대됐다. CSO 신고제는 정부와 지자체에 영업을 신고하지 않는 대행사가 위탁업무와 업무 재위탁을 할 수 없도록 조처하는 방안이다. 불법 리베이트의 우회 창구로 사용되고 있는 CSO를 투명하게 관리해 의약품 영업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다. 앞서 조규홍 복지부 장관도 CSO 신고제를 도입하고 관련 교육을 의무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조 장관은 “불법 리베이트 의약품에 대해 약가 인하와 급여 정지 처분을 엄정하게 집행하겠다”며 “CSO가 우회적인 리베이트 방법으로 이용되는 것을 차단하고, 지출보고서 의무화를 통해 의약품 거래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CSO 신고제가 포함된 의료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한 정부기관 관계자는 “CSO를 통한 불법 리베이트를 없애야 한다는 데 정부, 기업 모두 이견이 없다”며 “대행사들이 내년부터 지출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만큼 CSO 신고제도 도입 속도를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선모은 기자 suns@edaily.co.kr

2022.10.0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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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푸드 ODM’ 오에스피, 10월 코스닥 상장…상장 직후 유통물량 34.48%

증권 일반

반려동물 펫푸드 ODM(제조자 개발생산) 전문기업 오에스피(OSP)가 오는 10월 14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오에스피의 총 공모 주식 수는 205만6000주로 희망 공모가 밴드는 6300~8400원이다. 이날부터 28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오는 10월 4~5일 일반청약을 받는다. 상장 주관사는 대신증권이 맡았다. 강재구 오에스피 대표이사는 27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인지도를 제고하고 펫푸드 제조 뿐 아니라 동물 생애 전주기를 다루는 라이프케어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에스피는 지난 2004년 설립된 반려동물 펫푸드 제조기업이다. 지난 2019년 코스닥 동물약품 전문기업 우진비앤지에 인수되며 자회사로 편입됐다. 현재 오에스피 대표를 맡고 있는 강 대표는 2001년부터 2020년까지 우진비앤지 대표를 역임했다. 주된 사업 영역은 ODM 사료와 자체 PB제품 제조 등 2개 분야다. ANF(우리와), 풀무원, 사조동아원, 경보제약 등 16개 회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자체 브랜드인 ‘내츄럴시그니처’를 보유 중이며 올해 하반기엔 유기농 기능성 펫푸드 ‘인디고 바이오뉴트리션’을 추가 출시할 계획이다. 실적은 우상향 중이다. 오에스피의 지난해 매출은 157억원, 영업이익 28억원, 당기순이익 29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엔 매출 105억원, 영업이익 18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각각 70.5%, 128.5% 성장했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실적을 낸다면 사상 최대 실적 달성도 유력한 상황이다. 공모자금은 모두 공장 증설에 활용될 예정이다. 충남 천안시 산업단지에 신축공장을 증설해 현재 연간 생산능력(Capa) 7100톤에서 약 3배 확장해 2024년에는 2만1500톤 생산능력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오에스피는 이번 IPO에서 205만6000주 전량을 구주매출 없이 신주모집으로 공모한다. 보호예수 비율은 65.52%로, 최대주주인 우진비앤지가 보유한 42.61%에 2년6개월의 의무보유확약이 걸렸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은 전체 상장 주식 수(934만6160주)의 34.48%에 해당하는 322만2280주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2022.09.27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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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유망 IPO 종목은] LIG넥스원·더블유게임즈 주목할 만

게임

7월 8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이노션의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204대 1이었다. 공모주 청약에 몰린 돈은 약 7조원. 일반 공모물량 100만200주 모집에 2억417만510주의 청약이 접수됐다. 오는 17일 상장 예정인 이노션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광고회사다. 지난해 광고 취급액은 3조6000억원, 매출은 7447억원이다. 김민정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 등 국내 광고시장에서 벗어나 중국과 신흥국가를 중심으로 해외 사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올해 공모주 시장이 그 어느 해보다 뜨겁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된 기업은 16곳(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제외)이다. 코넥스 시장에 상장된 기업까지 합치면 총 29곳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곳이 늘었다. 문경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이 기술평가를 거쳐 상장하는 상장기술평가개선 제도와 상장 심사 조건을 완화하는 등 거래소의 적극적인 상장유치 정책으로 기업공개(IPO)가 늘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금리 1% 시대로 접어들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던 투자자들도 공모주에 뜨거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달 상장한 부동산개발회사 SK D&D가 좋은 예다. 지난 6월 10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SK D&D’의 공모 청약 최종 경쟁률은 570대1이었다. 청약에 몰린 돈은 4조4096억원. 일반 공모 물량 59만주 모집에 총 3억3905만8260주의 공모 청약이 접수됐다. ━ 외국 기업의 국내 상장 이어져 SK D&D는 2004년 SK그룹 계열사로 설립된 부동산개발회사다. 공모 열기는 6월 23일 상장 뒤에도 이어졌다. 상장 첫 날 SK D&D의 종가는 공모가(2만6000원)보다 160% 오른 6만7600원이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 D&D는 오피스·비즈니스호텔 등의 개발을 매년 3~5건을 맡고 있다”며 “대형 프로젝트 진행으로 앞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꾸준히 개선 될 가능성이 큰 만큼 투자자들이 몰린 것 같다”고 평가했다.공모주 열기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유안타증권은 올 하반기 상장 기업 수는 60~70개, 공모 금액은 최대 2조5000억원에 달해 상반기 대비 10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눈여겨 볼 기업도 적지 않다. 하반기에는 미래에셋생명보험을 시작으로 토니모리·LIG넥스원·티브로드홀딩스·AJ네트웍스·제주항공·롯데정보통신·네이처리퍼블릭 등 10여 개 기업이 IPO를 마쳤거나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생명·이노션·LIG넥스원 등이 하반기 대어로 꼽힌다. 지난 7월 8일 상장한 미래에셋생명의 시초가는 7400원으로 공모가 보다 100원 낮은 금액이었다. 6월 말 청약을 끝낸 미래에셋생명의 공모주 청약에는 1조3000억원의 자금이 몰릴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최근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진 그리스 사태로 증시가 약세로 돌아서고 저금리로 인한 생명보험 업황 부진 우려가 더해지면서 시장의 냉대를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7월 9일 종가 기준으로 미래에셋생명 주가는 7170원이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퇴직연금의 차별적인 경쟁력과 수수료 기반 수익구조의 안정된 비즈니스 등으로 앞으로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오는 9월 방위산업체로는 처음으로 IPO에 나서는 LIG넥스원도 주목받고 있다. 방위산업이 국가를 상대로 하는 만큼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성이 기대되고 있어서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조4001억원으로 전년보다 2000억원 늘었다.코스닥 시장에서도 성장성이 높은 알짜기업들의 상장이 이어질 예정이다. 문경준 연구원은 “바이오·헬스케어·정보기술(IT) 등 고부가가치 기술기업의 상장건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헬스케어주는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업종이다. 정부가 바이오·헬스케어를 미래 신사업으로 규정한 데 이어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까지 터지면서 바이오·제약 종목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실제로 지난 5월 29일 코스닥에 상장된 산업용 맞춤 효소전문업체 ‘제노포커스’의 공모청약 최종 경쟁률은 1200대 1이었다. 5월 18~19일 이틀 동안 약 1조60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올해 공모청약에 나선 기업들 가운데 최고 경쟁률이다. 6월 26일 상장한 생명공학 전문회사인 코아스템의 청약 경쟁률도 752대1에 달했다.하반기에는 7월 22일 상장하는 펩트론을 시작으로 50여 곳이 넘는 기업이 상장 대기중이다. 재생의약품 제조사 파마리서치 프로덕트(7월 15∼16일)·전자부품 제조업체 아이쓰리시스템(7월 20∼21일) 등도 공모주 청약을 거쳐 3분기 내에 모두 상장될 예정이다. 실적이 좋은 모바일 개발업체들도 상장을 계획 중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모바일 멀티플랫폼 게임 개발사 더블유게임즈는 8월 중 코스닥 시장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더블유게임즈는 전세계 220여 개 나라, 15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SNS 게임 전문 업체다. 이 회사의 대표작인 ‘더블유카지노’는 2년 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더블유게임즈의 매출은 모두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 발생한다. 지난해 매출액 713억원, 올해는 13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의 개발 자회사 넷마블몬스터와 넷마블엔투도 하반기 중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다.외국기업들의 상장도 재개될 전망이다. 미국의 IT 기업인 피에스아이인터내셔널, 중국계 가구업체 패션아트, 인도네시아 레젤 홈쇼핑과 골든체인 등이 국내 증권사와 상장 주관 계약을 체결했다. 기업 상장이 늘면서 거래소가 연초 세워둔 상장 목표치를 넘길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 거래소는 올해 코스피 20곳·코스닥 100곳·코넥스 50곳 등 국내 증시에 총 170곳의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상장 기업 16곳 중 4곳 주가 하락 그렇다면 상반기 상장 기업들의 성과는 어땠을까.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16개 기업의 공모주 투자 수익률은 평균 42.8%인 것으로 나타났다. 16개 상장사의 공모가 대비 현재 주가(6월 30일 종가 기준)를 분석한 결과 16곳 중 4곳을 제외하고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공모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곳은 제노포커스였다. 5월 29일 상장 이후 제노포커스 주가는 공모가(1만1000원)보다 247% 올랐다. 6월 30일 종가는 3만8150원이다.그 다음으로 상승률이 높은 기업은 SK D&D다. 2만6000원이었던 공모가는 6월 30일까지 6만2500원으로 140%가 올랐다. 코아스템와 경보제약은 각각 공모가 대비 154%, 120% 올랐다. 제노포커스와 코아스템은 적자 기업이지만 기술력을 인정받아 기술특례 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상장된 경우다. 문경준 연구원은 “IPO시장은 저금리 시대에 좋은 투자 대안이 되고 있다”면서 “바이오·헬스케어·소프트웨어 기업들은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며 높은 공모주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반도체 회사인 싸이맥스와 자동차 부품회사인 세미콘라이트는 6월 30일 기준으로 공모주 가격보다 각각 23%, 21%로 떨어졌다.공모주 투자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개인이 직접 공모청약에 참여하는 방법과 공모주 펀드에 가입하는 방법이다. 직접투자는 일반투자자 자격으로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는 것이다. 청약을 위해서는 증권사 계좌를 만들고, 청약하려는 수량에 따라 청약증거금을 내야 한다. 청약을 통해 배정받은 주식은 언제든지 자유롭게 매도할 수 있다. 하지만 SK D&D나 제노포커스처럼 경쟁률이 높은 기업일 경우 배정 받는 주식 수가 줄어들 수 있다.직접투자가 부담스럽다면 공모주 펀드를 통해 투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일반적인 공모주펀드는 채권혼합형으로 공모주에 30% 미만 투자하고 나머지는 채권에 투자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 공모주 펀드에 2조1171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테마주(ETF 포함)를 포함한 41개 종목 중에 가장 많은 돈이다. 채권 투자 비중이 커 안정적인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공모주 펀드 가운데 ‘미래에셋퇴직연금성장유망중소형주40’와 ‘KTB글로벌공모주30’펀드는 상반기 동안 16.5%, 14.1%의 수익을 냈다.전문가들은 하반기 IPO 시장의 성장을 긍정적으로 내다보면서도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공모주 투자의 특성상 특정 시기에 공모주가 몰리면 펀드가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반대의 결과를 낼 수 있어서다. 이상호 미래에셋증권 WM 센터원 센터장은 “시중자금이 너무 몰리면 공모주에 거품이 낄 수 있다”며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재무 현황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장 직후에 주가가 크게 오르더라도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는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ins.com☞ 기업공개 IPO(Initial Public Offering : 기업이 최초로 외부투자자에게 주식을 공개 매도하는 것으로 보통 코스피나 코스닥 등 주식 시장에 처음 상장하는 것을 말한다.

2015.07.12 11:08

6분 소요
PHARMACEUTICALS -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의 복제약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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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판이 원판을 눌렀다. 화이자의 비아그라(성분명 실데나필)가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같은 효력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복제약(제네릭)이 비아그라의 빈 자리를 차지했다. 발기부전 치료제 대표 주자인 비아그라는 1999년 한국에 출시된 이후 2012년까지 실데나필 계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 처방량 1위를 지켰다. 비아그라는 120개국 3500만 명 이상의 남성이 복용해 1초 당 6정이 판매된다는 ‘수퍼 신약’이었다. 하지만 복제약 출시 이후 비아그라의 시장점유율은 한 순간에 쪼그라들었다.약국처방조제 기준 의약품 유통데이터 IMS NPA에 따르면, 2012년까지 실데나필 성분 발기부전 치료제 1위였던 비아그라는 지난해 한미약품 복제약인 팔팔에 1위 자리를 내줬다. 비아그라의 시장점유율은 29%에서 19%로 축소됐고, 팔팔은 8%에서 20%로 확대됐다. 같은 실데나필 계열로 동아제약이 만든 오리지널 발기부전 치료제인 자이데나 점유율은 4% 감소했다. ‘비아그라와 같은 성분의 복제약’이라는 점 때문에 팔팔이 자이데나의 점유율 일부를 잠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현상은 비아그라 물질특허가 만료되면서 이미 예상됐다. 2012년 5월 17일 비아그라에 대한 물질특허가 만료됐다. 복제약을 만들어서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에 따라 3000억 원(일반 유통경로 1000억 원과 비공식 유통경로 및 암시장 2000억 원 규모)으로 추정되는 한국의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이 뒤흔들릴 것이라는 예상이 파다했다. 특히 복제약 제조에 유독 강한 한국 제약사에게 기회가 됐다. 당시 의약계 리베이트 비리와 약가 인하 등으로 구조조정 위기에 몰렸던 한국 제약사는 비아그라 복제를 돌파구로 보기도 했다.복제약은 오리지널과 같은 성분으로 유사한 효능을 발휘한다. 미세한 성분 배합 비율이나 제조공정 상의 기술력 차이 등은 있다. 하지만 효능이나 부작용이 크게 달라질 만큼의 오차가 나오지는 않는 편이다. 그럼에도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 비아그라 오리지널의 100㎎ 1정의 가격은 약 1만3000원(실소매가 1만5000원 내외)이다. 이에 비해 같은 용량의 한미약품의 팔팔정은 1정에 약 2500원에 불과하다. 5.2 분의 1 가격으로 같은 효능의 약이 나온 것이다.비아그라 특허 만료 직후 약 40여 개 관련 복제약이 국내 시장에 출시됐다. 하지만 비아그라 복제약 모두가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아니다. 지난해 기준 발기부전 치료제 전체 처방량 1613만 정의 74.4%를 상위 5개 제품이 점유했다. 5개 제품 중 비아그라 복제약은 한미약품의 팔팔뿐이다. 수퍼 신약을 복제한다고 해서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팔팔은 2012년 6월 출시 1달 만에 26만5192정의 처방량을 기록했다. 출시 직후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의 비아그라(10만4657정)와 시알리스(20만9093정)를 모두 추월했다. 지난해도 처방량 상승세는 이어져 연간 500만 정을 판매했다. 전체 발기부전 치료제 처방량의 3 분의 1에 해당한다. 매출로 보면 지난해 3월 8억6864만 원으로 비아그라를 앞질렀다.팔팔을 만든 한미약품은 복제약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낸 비결을 마케팅에서 찾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제품명 ‘팔팔’이 기억하기 쉽고 다른 복제약과 차별화됐다”고 말했다. 다른 복제약의 경우 오리지널 제품인 ‘비아그라’의 제품명 일부를 차용하는 방식을 썼다. 하지만 이것이 복제제품임을 더 부각시켜 소비자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용량을 다변화한 것도 주효했다. 일반 발기부전 치료제는 100㎎을 1정으로 판매하는데, 실제 실데나필의 허가 권장기준은 1일 25~50㎎이다. 이 때문에 많은 환자가 1정을 2분의 1이나 4분의 1로 쪼개 사용해왔다. 한미약품은 이런 점에 착안해 25㎎, 50㎎(2500원대), 100㎎(5000원대)으로 제품을 다양화했다. 또 물 없이 씹어서 복용할 수 있도록 츄정 형식의 제품도 내놨다. 이에 따라 1정 당 판매가격이 더욱 저렴해지는 효과를 거두는 동시에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더 널리 알릴 수 있었다.한편, 내년 또 한 번의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 ‘빅뱅’이 예고되고 있다. 현재 매출 기준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릴리의 시알리스의 물질특허가 2015년 9월 3일 만료된다. 시알리스는 실데나필을 기반으로 한 비아그라와 달리 타다라필을 성분으로 한다. 한국릴리가 아직 타다라필에 대한 물질특허를 유지하고 있어 시알리스에 대한 복제약은 나오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한국의 제약사들은 이미 타다라필 관련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진행 중이다.시알리스에 대한 물질특허가 풀리자마자 시장에 복제약을 내놓기 위해서다. 올해 시알리스 제네릭의 시험계획 승인을 받은 제약사는 경보제약·대웅제약·삼아제약·서울제약·신풍제약·일동제약 등이다. 지난해 이미 개발에 착수한 제약사는 한미약품·바이넥스 등이다. 한미약품과 서울제약은 비아그라 제네릭과 시알리스 제네릭을 모두 개발·판매할 계획이다.하지만 시알리스 복제약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비아그라처럼 특허 관련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 시알리스는 물질 특허 외에 2020년 4월 26일까지 용도특허를 가지고 있다. 비아그라의 화이자도 물질특허 만료 직후 용도특허를 두고 CJ제일제당·한미약품 등과 소송을 벌였다. 특허심판원이 2012년 5월 30일 한국 제약사의 손을 들어주면서 비아그라 복제약이 시장에 나올 수 있었다.용도특허는 어떤 물질의 새로운 용도를 발견한 경우에 주는 특허다. 화이자는 임상시험 중 물질특허와 별도로 발기부전 치료 용도에 한해 2014년 만료되는 용도특허를 받았다. 하지만 특허심판원은 특허명세서에서 구체적 실험 결과를 통한 용도를 기재하는데 미흡했다며 용도특허를 인정하지 않았다.같은 이유로 시알리스 역시 유사한 소송에 들어갈 예정이다. 용도특허가 인정되면 시알리스 복제약을 준비하는 제약사들은 지금까지의 개발비용 등을 일거에 날릴 수도 있다. 특허가 인정되지 않으면 또 한 번 복제약 시장에서 ‘빅 찬스’를 얻을 수 있다.

2014.06.16 17:59

4분 소요
Health |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 - 남성을 세운 복제약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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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판이 원판을 눌렀다. 화이자의 비아그라(성분명 실데나필)가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같은 효력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복제약(제네릭)이 비아그라의 빈 자리를 차지했다. 발기부전 치료제 대표 주자인 비아그라는 1999년 한국에 출시된 이후 2012년까지 실데나필 계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 처방량 1위를 지켰다. 비아그라는 세계 120개국 3500만명 이상의 남성이 복용해 1초당 6정이 판매된다는 ‘수퍼 신약’이었다. 하지만 복제약 출시 이후 비아그라의 시장점유율은 한 순간에 쪼그라들었다.약국처방조제 기준 의약품 유통데이터 IMS NPA에 따르면, 2012년까지 실데나필 성분 발기부전 치료제 1위였던 비아그라는 지난해 한미약품 복제약인 팔팔에 1위 자리를 내줬다. 비아그라의 시장점유율은 29%에서 19%로 축소됐고, 팔팔은 8%에서 20%로 확대됐다. 같은 실데나필 계열로 동아제약이 만든 오리지널 발기부전 치료제인 자이데나 점유율은 4% 감소했다. ‘비아그라와 같은 성분의 복제약’이라는 점 때문에 팔팔이 자이데나의 점유율 일부를 잠식한 것으로 풀이된다.값은 싼데 효능은 별 차이 없어이 같은 현상은 비아그라 물질특허가 만료되면서 이미 예상됐다. 2012년 5월 17일 비아그라에 대한 물질특허가 만료됐다. 복제약을 만들어서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에 따라 3000억원(일반 유통경로 1000억원과 비공식 유통경로 및 블랙마켓 2000억원 규모)으로 추정되는 한국의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이 뒤흔들릴 것이라는 예상이 파다했다. 특히 복제약 제조에 유독 강한 한국 제약사에게 기회가 됐다. 당시 의약계 리베이트 비리와 약가 인하 등으로 구조조정위기에 몰렸던 한국 제약사는 비아그라 복제를 돌파구로 보기도 했다.복제약은 오리지널과 같은 성분으로 유사한 효능을 발휘한다. 미세한 성분 배합비율이나 제조공정 상의 기술력 차이 등은 있다. 하지만 효능이나 부작용이 크게 달라질 만큼의 오차가 나오지는 않는 편이다. 그럼에도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 비아그라 오리지널의 100mg 1정의 가격은 약 1만3000원(실소매가 1만5000원 내외)이다. 이에 비해 같은 용량의 한미약품의 팔팔정은 1정에 약 2500원에 불과하다. 5.2 분의 1가격으로 같은 효능의 약이 나온 것이다.비아그라 특허 만료 직후 약 40여개 관련 복제약이 국내 시장에 출시됐다. 하지만 비아그라 복제약 모두가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아니다. 지난해 기준 발기부전 치료제 전체 처방량 1613만정의 74.4%를 상위 5개 제품이 점유했다. 5개 제품 중 비아그라 복제약은 한미약품의 팔팔뿐이다. 수퍼 신약을 복제한다고 해서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팔팔은 2012년 6월 출시 1달 만에 26만5192정의 처방량을 기록했다. 출시 직후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의 비아그라(10만4657정)와 시알리스(20만9093정)를 모두 추월했다. 지난해도 처방량 상승세는 이어져 연간 500만정을 판매했다. 이는 전체 발기부전 치료제 처방량의 3 분의 1에 해당한다. 매출로 보면 지난해 3월 8억6864만원으로 비아그라를 앞질렀다.팔팔을 만든 한미약품은 복제약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낸 비결을 마케팅에서 찾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제품명 ‘팔팔’이 기억하기 쉽고 다른 복제약과 차별화됐다”고 말했다. 다른 복제약의 경우 오리지널 제품인 ‘비아그라’의 제품명 일부를 차용하는 방식을 썼다. 하지만 이것이 복제 제품임을 더 부각시켜 소비자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용량을 다변화한 것도 주효했다. 일반 발기부전 치료제는 100mg을 1정으로 판매하는데, 실제 실데나필의 허가 권장기준은 1일 25~50mg이다. 이 때문에 많은 환자가 1정을 2분의 1이나 4분의 1로 쪼개 사용해 왔다. 한미약품은 이런 점에 착안해 25m g, 50mg(2500원대), 100mg(5000원대)으로 제품을 다양화했다. 또 물 없이 씹어서 복용할 수 있도록 츄정 형식의 제품도 내놨다. 이에 따라 1정당 판매가격이 더욱 저렴해지는 효과를 거두는 동시에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더 널리 알릴 수 있었다.한편, 내년 또 한 번의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 ‘빅뱅’이 예고되고 있다. 현재 매출 기준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릴리의 알리스의 물질특허가 2015년 9월 3일 만료된다. 시알리스는 실데나필을 기반으로 한 비아그라와 달리 타다라필을 성분으로 한다. 한국릴리가 아직 타다라필에 대한 물질특허를 유지하고 있어 시알리스에 대한 복제약은 나오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한국의 제약사들은 이미 타다라필 관련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진행 중이다.시알리스에 대한 물질 특허가 풀리자 마자 시장에 복제약을 내놓기 위해서다. 올해 시알리스 제네릭의 시험계획 승인을 받은 제약사는 경보제약·대웅제약·삼아제약·서울제약·신풍제약·일동제약 등이다. 지난해 이미 개발에 착수한 제약사는 한미약품·바이넥스 등이다. 한미약품과 서울제약은 비아그라 제네릭과 시알리스 제네릭을 모두 개발·판매할 계획이다.물질특허 만료돼도 용도특허 논란 가능성하지만 시알리스 복제약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비아그라처럼 특허 관련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 시알리스는 물질특허 외에 2020년 4월 26일까지 용도 특허를 가지고 있다. 비아그라의 화이자도 물질특허 만료 직후 용도특허를 두고 CJ제일제당·한미약품 등과 소송을 벌였다. 특허심판원이 2012년 5월 30일 한국 제약사의 손을 들어주면서 비아그라 복제약이 시장에 나올 수 있었다.용도특허는 어떤 물질의 새로운 용도를 발견한 경우에 주는 특허다. 화이자는 임상시험 중 물질특허와 별도로 발기부전 치료 용도에 한해 2014년 만료되는 용도특허를 받았다. 하지만 특허심판원은 특허명세서에서 구체적 실험 결과를 통한 용도를 기재하는데 미흡했다며 용도특허를 인정하지 않았다. 같은 이유로 시알리스 역시 유사한 소송에 들어갈 예정이다. 용도특허가 인정되면 시알리스 복제약을 준비하는 제약사들은 지금까지의 개발비용 등을 일거에 날릴 수도 있다. 특허가 인정되지 않으면 또 한 번 복제약 시장에서 ‘빅 찬스’를 얻을 수 있다.

2014.06.1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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