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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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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캔 1등 회사 상폐 결정...동원F&B 갑자기 왜

유통

동원그룹이 글로벌 식품 사업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 사업구조 재편에 나섰다. 지주사인 동원산업이 계열사인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고, 국내외 식품 4개사를 사업군으로 묶기로 했다. 이를 통해 흩어져 있는 식품 사업 역량을 한데 모아 시너지를 창출하며,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 제2의 도약을 이뤄낼 계획이다.15일 동원그룹에 따르면 동원산업과 동원F&B는 전날(14일) 이사회를 열고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 체결안을 의결했다.이에 따라 동원산업은 보통주 신주를 발행해 동원F&B 주주에게 1(동원산업):0.9150232(동원F&B)의 교환 비율로 지급할 예정이다. 양사의 주식교환 비율은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라 산정됐다. 주식교환이 마무리되면, 동원F&B는 동원산업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고 상장 폐지된다.양사는 주식교환 안건을 의결하기 위한 주주총회를 6월 11일(잠정) 개최할 계획이다. 반대하는 주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청구 가격은 관련 법령에 따라 동원산업 3만5024원, 동원F&B 3만2131원으로 결정됐다. 동원산업의 신규 발행주식 수는 주식매수청구가 종료되는 7월 1일 이후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이번 주식교환은 동원산업이 동원F&B와 함께 주도적으로 글로벌 식품 시장에 적극 진출해 제2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적 판단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국내 식품 시장은 경제성장률 하락과 내수 침체, 경쟁 심화의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어 글로벌 진출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동원산업은 동원F&B 100% 자회사 편입 이후 동원홈푸드, 스타키스트(Starkist), 스카사(S.C.A SA) 등 식품 관련 계열사를 ‘글로벌 식품 디비전’으로 묶어 글로벌 사업의 전략적 추진과 시너지 창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그룹 식품사업의 해외 매출 비중을 2024년 기준 22%에서 2030년까지 40%로 늘릴 계획이다.구체적으로는 계열사에 흩어져 있는 연구개발(R&D) 조직을 ‘글로벌R&D센터’로 통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신제품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2024년 기준 0.3%(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인 R&D 예산을 2030년까지 1%대로 3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또한 미국 자회사인 ‘스타키스트’의 광범위한 유통망을 활용해 북미 및 중남미 시장의 판로 개척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기존 동원F&B와 스타키스트의 스테디셀러로 구성한 결합 상품을 출시하는 동시에 통합 R&D를 통한 신제품도 함께 선보일 계획이다.동원F&B는 동원산업 산하의 참치어획∙캔가공 자회사인 세네갈의 스카사(S.C.A SA), 캅센(CAPSEN.SA) 등과 협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중동과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빠른 성장을 위한 인수합병(M&A)도 적극 시행할 계획이다. 그동안 동원F&B 단독으로는 자금력 부족 등으로 글로벌 대형 M&A가 어려웠다. 앞으로는 동원산업 주도로 M&A를 추진할 방침이다.동원그룹은 이번 주식교환을 통해 ‘중복 상장’(모회사와 자회사를 동시에 상장하는 방식)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중복 상장은 지배구조의 불투명성 논란으로 이어져 한국 증시 저평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동원그룹은 국내 대기업 가운데 선제적으로 중복 상장 해결에 나서 기업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기존 동원F&B 소액 주주들은 상대적으로 사업 성장성이 높은 동원산업의 주주로 편입되면서 배당금이 높아지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2024년 기준 동원F&B 배당금은 주당 800원인데, 동원산업은 1100원이다.동원그룹 관계자는 “식품 계열사의 재편을 통해 글로벌 사업 성장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중복 상장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포괄적 주식 교환을 추진했다”며 “그룹 차원에서 제 2의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주주환원을 실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5.04.15 06:00

3분 소요
법원, 발란 회생 절차 개시 결정…“업계 신뢰도 하락·고정비 압박”

유통

명품 온라인 플랫폼 발란의 회생 절차가 진행된다.서울회생법원 회생15부(김윤선 부장판사)는 4일 발란의 회생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6월 27일까지다.법원은 "전자상거래 플랫폼 사업의 초기 성장에 필요한 마케팅 비용 및 고정비 지출로 영업적자가 누적돼 왔다"며 "또 티몬·위메프 사태로 인한 전자상거래 플랫폼 산업 전반에 대한 신뢰도 하락 등으로 거래 규모가 축소되고 매출 급감으로 이어졌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법원은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내리면서 관리인을 따로 선임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대표자가 관리인으로 간주돼 현 임원진이 회생 절차 중에도 그대로 회사를 경영하게 된다.발란은 오는 18일까지 채권자 목록을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채권자들은 내달 9일까지 법원에 채권자 신고를 해야 하는데, 회사가 작성한 채권자 목록에 포함된 경우 별도의 채권자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채권 조사 기한은 5월 23일까지다.회사의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 등을 평가할 조사위원은 태성회계법인이 맡기로 했다. 조사 보고서는 6월 5일까지 제출해야 한다.발란이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면 이를 검토한 법원은 회생 인가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다면 파산하게 된다.

2025.04.04 15:30

1분 소요
조주완 LG전자 CEO, 2억원 자사주 매입…‘주가 방어’ 메시지 던졌다

시세/공시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이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책임 경영과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 CEO는 LG전자 보통주 2500주를 장내 매수했다.주당 매입 단가는 8만원으로, 총 매입 규모는 2억원이다.이에 따라 조 CEO가 보유한 자사주는 기존 보유분 5373주에 더해 총 7873주로 늘어났다.조 CEO는 CEO 부임 이후인 지난 2023년 총 2차례에 걸쳐 3000주를 매입한 바 있다.이에 앞서 호주법인장으로 재직하던 2011년 우리사주 372주를 취득한 데 이어 북미지역대표 시절이던 2017년과 2018년에도 550주와 590주를 각각 추가 매입했으며 2019년에도 추가로 861주를 장내 매수했다.통상 최고경영자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의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주가 하락기에 회사 내부 경영상황 등을 잘 아는 최고경영자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 방어와 기업가치 부양에 대한 의지를 시장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지난해 9월 11만원대였던 LG전자의 주가는 현재 8만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날은 전일 대비 0.64% 하락한 7만74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이날 조 CEO 외에도 박원재 IR담당(상무)이 우선주 500주를 매수했다고 공시했다.평균 취득 단가는 3만7550원이다.박 상무는 지난해에도 보통주 3005주, 우선주 100주를 매수한 바 있으며, 이번 주식 매입으로 보통주 3005주, 우선주 1500주를 보유하게 됐다.업계에서는 LG전자 주식의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2025년 주가 방향성은 신사업, 신제품 등 차세대 성장 동력의 매출액 가세와 흥행 여부에 달려 있다"며 "구독, 기업간거래(B2B) 등 매출액 확대가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연결되고 있어 주가 우상향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인도법인 현지 상장(IPO)도 호재로 꼽힌다.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LG전자는 인도법인 현지 상장을 통해 3조∼5조원의 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인도 IPO 자금 조달로 자사주 매입과 냉난방공조(HVAC) 부문 인수·합병(M&A) 등이 예상돼 인도 IPO는 곧 주주환원 확대를 의미할 전망"이라고 말했다.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컨센서스(전망치)는 22조558억원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2525억원이다.LG전자는 오는 7일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2025.04.02 18:01

2분 소요
홈플러스 사태, MBK가 간과한 것들...법제도개선 논의가 필요한 까닭 [스페셜리스트 뷰]

산업 일반

인간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장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듯이, 기업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며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경영의 본질이다. 그러나 사모펀드의 M&A 전략은 종종 단기적인 수익 극대화를 목표로 하며, 특히 차입매수(Leveraged Buyout, 이하 LBO) 방식은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해칠 위험이 크다. LBO 방식은 인수 자금을 차입하여 기업을 인수한 후, 인수된 기업의 자산을 매각하여 차입금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러한 방식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근로자, 채권자, 주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크다.최근 홈플러스 사례는 이러한 논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MBK는 홈플러스를 인수한 후 주요 점포를 매각하는 전략을 사용했고 기업의 재무 상태는 악화되었다. 이 과정에서 근로자, 협력업체, 소비자들까지 피해를 입게 되었다. MBK는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보다는 단기적인 투자금 회수에 집중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본고에서는 PEF의 일반적인 투자방식과 MBK의 홈플러스 인수구조를 살펴보고 LBO 방식의 법적 문제를 포함하여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저해하는 요소들을 살펴본 뒤 향후 사모펀드의 책임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보고자 한다.인수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투자회수를 목적으로 하는 PEF일반적으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즉, PEF는 대규모 자본을 조달하여 기업을 인수하고 일정 기간 운영한 후 매각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PEF가 기업을 인수하는 대표적인 방식은 LBO이다. LBO는 인수 대상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기업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PEF가 최소한의 자기자본을 투입하면서도 대규모 기업을 인수할 수 있도록 한다.PEF는 기업 인수 후 다양한 전략을 통해 기업 가치를 제고하고 수익을 실현한다. 인수한 기업의 비용 구조를 재검토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인력 재배치, 프로세스 개선, 기술 도입 등을 활용한다. 핵심 역량에 집중하기 위해 비핵심 사업 부문을 매각하거나 중단하기도 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자원을 재배치하며, 부채 구조를 최적화하여 금융비용을 절감하고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재무구조 개선을 실행한다. 또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업종의 기업을 추가로 인수하거나 신규 시장에 진출하여 매출기반을 확대기 위한 신규 투자나 M&A를 실행하기도 한다.사모펀드의 투자 방식은 투자 대상 기업의 특성과 시장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그중 LBO를 활용한 인수 후 대상 기업과의 합병, 그리고 인수를 위한 채무변제를 위해 기업 자산을 매각하는 전략은 일부 사모펀드에서 활용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PEF는 단기 자본수익 극대화를 위해 차입 인수를 하고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기업의 자산을 매각하는 전략을 사용하는데, 이러한 방식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할 뿐 아니라 근로자, 채권자, 주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MBK의 홈플러스 인수구조PEF의 인수 전략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① 인수를 위해 별도의 특수목적회사(SPC) 설립, ② SPC가 차입을 통해 인수 자금을 조달, ③ SPC가 차입한 자금으로 대상 기업을 인수, ④ SPC와 대상 기업을 합병하여 대상기업이 인수금융(차입금)을 부담하도록 설계, ⑤ 기업의 부동산 및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여 인수금융을 상환, ⑥ 경영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 단행 및 기업 가치 상승 후 엑시트. 이러한 방식은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과정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었다.MBK는 2015년 총 7.2조 원의 거래로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하지만 이 중 MBK가 직접 투입한 자금은 약 3조 원 수준이었으며, 나머지는 차입 및 기존 부채 승계 방식으로 조달되었다. MBK의 홈플러스 인수구조는 전형적인 SPC를 활용한 복잡한 LBO 구조였다. MBK는 한국리테일투자 등 3개의 사모펀드를 활용하여 자금을 조성했다. 또한 홈플러스의 자회사였던 홈플러스베이커리를 '홈플러스홀딩스'로 변경하고 이를 최상위 지배기업으로 설정하고 홈플러스홀딩스가 홈플러스스토어즈(구 홈플러스테스코)를 인수, 이후 홈플러스스토어즈가 홈플러스 본사를 인수하는 '역인수' 구조를 설계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홈플러스가 SPC(홈플러스홀딩스)의 부채를 떠안는 구조가 완성되었다. 이러한 구조는 사모펀드의 직접적인 책임은 가능한 한 줄이고 금융기관으로부터 유리한 조건으로 차입을 받기 위한 것으로 이해된다.MBK의 홈플러스 인수 후 기업가치 변화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매출과 수익성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인수 전인 2014 회계연도에 약 8조 5682억 원이었던 매출은 2023 회계연도에 약 6조 9315억 원으로 감소했고, 또한 2021 회계연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자본총액도 크게 감소했다. 이러한 실적 악화는 투자 및 전략 부재, 핵심 자산 매각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부연하면, MBK는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투자자들에게 배당금과 이자, 우선주 상환액 등으로 약 6701억 원을 지급했다. 인수 당시 MBK는 약 2조 7000억 원의 인수금융을 활용했으며, 이후 알짜 점포 매각 등을 통해 재무 구조 개선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러한 자산 매각에도 불구하고 차입금 부담은 크게 줄지 않았으며, 현금 창출력은 오히려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했다.MBK는 홈플러스 인수 후 부동산을 매각하여 차입금을 상환하는 전략을 폄에 따라 홈플러스 자산은 2018년 12.6조 원에서 2022년 9.8조 원으로 4년 만에 3조 원이 감소했다. 그런데 이후 홈플러스는 매각한 점포를 다시 임차하는 방식을 택했고 결과적으로 리스 비용이 증가하였다. 2015년 리스료는 2.303억 원이었으나 2021년에는 4,604억 원으로 증가해 점포 매각의 부작용이 드러났다. 인수금융 채무상환을 위한 자산매각은 단기적으로 금융비용을 절감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결과가 된다. 해외 사모펀드의 투자 방식을 살펴보면, 차입매수를 활용한 인수는 일반적인 전략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이 항상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의 장난감 유통업체인 토이저러스의 파산을 들 수 있다. 2005년 KKR, 베인캐피탈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토이저러스를 차입매수 방식으로 인수하였으나 과도한 부채 부담으로 인해 2017년 파산보호를 신청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례는 차입매수 후 기업의 부채 부담이 과도해질 경우 기업의 재무 건전성과 지속가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인수 후 기업 자산을 매각하여 채무를 상환하는 방식은 단기적인 재무 개선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저해할 수 있다.국내에서는 사모펀드의 적극적인 경영 참여와 지원을 통해 기업 가치를 제고한 사례도 있다. 예컨대 KKR과 어피니티의 OB맥주 투자는 단순한 자본 투자를 넘어, 탁월한 수익 창출과 기업 가치 증진을 동시에 달성한 성공적인 사례이다. 2014년 초 AB인베브는 KKR과 어피니티로부터 OB맥주 지분 100%를 58억 달러에 재인수하였는데 이는 KKR과 어피니티가 2009년 18억 달러에 OB맥주를 인수한 금액의 약 3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결과적으로 KKR과 어피너티는 약 40억 달러, 한화 약 4조 2,500억 원의 매각 차익을 거두었으며 이는 사모펀드 투자가 어떻게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KKR과 어피너티는 OB맥주 인수 후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생산 설비를 증설하고 노후 시설을 교체하여 제품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시장 경쟁력을 강화했다. 또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과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통해 OB맥주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켰다. 이러한 노력은 OB맥주가 경쟁사인 하이트를 제치고 국내 맥주 시장 1위를 탈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러한 사례들을 종합해 볼 때 사모펀드의 투자 전략은 기업의 상황과 시장 환경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선택되어야 한다. 특히 차입매수를 활용한 인수 후 과도한 부채 부담을 지우는 전략은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과 재무 건전성을 고려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사모펀드의 적극적인 경영 참여와 지원을 통해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방식은 긍정적인 투자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합병형 LBO의 배임 이슈 LBO는 그 특성상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지점이 많아 법률적으로 많은 쟁점이 발생한다. 특히 LBO 과정에서 피인수회사의 자산이 담보로 제공되거나 합병 후 피인수회사의 자산이 인수자의 채무 변제에 사용되는 경우 회사와 주주, 채권자 등 이해관계자 간의 이익 균형을 어떻게 맞춰야 할지가 문제된다.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 성립한다. 핵심은 '신임관계 위반'이며, 이는 재산권에 대한 침해 위험을 야기하는 행위를 포함한다. 판례는 '재산상 손해'를 경제적 관점에서 판단하며, 손해액이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아도 배임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본다.담보제공형 LBO의 경우 피인수회사가 '반대급부'를 제공받지 못한 점을 근거로 배임죄를 인정하기도 한다. 합병형 LBO 사례로는 과거 동양그룹이 한일합섬을 인수합병한 사건이 있다. 동양그룹은 SPC인 동양메이저산업을 설립하여 금융기관으로부터 인수자금을 대출받아 한일합섬의 주식을 취득한 후, 동양메이저산업과 한일합섬을 차례로 흡수합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일합섬의 현금성 자산이 동양메이저로 이전되었고, 이로 인해 한일합섬에 손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배임죄 성립 여부가 문제되었다. 대법원은 차입매수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의 행위가 배임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동양메이저의 한일합섬 인수합병이 배임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서는 합병형 LBO도 담보제공형 LBO와 마찬가지로 피인수회사의 자산이 부당하게 유출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으며, 결과적으로 이는 피인수회사의 이익을 침해하고 주주와 채권자들에게 손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이 있다.그런데 배임죄의 책임 여부는 형사법의 관점에서 배임의 고의가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고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 특별결의 통과라는 절차를 거치게 되면서 설령 배임의 범의가 있는 경우에도 그것이 희석되어 겉으로 드러나기 쉽지 않다.그런데 회사법적 관점에서, 합병형 LBO로 인수금융 채무를 피인수기업의 채무가 되게 하고 해당 채무 변제를 위해 피인수기업의 자산을 매각하는 행위는 채권자들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사해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사해행위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자신의 재산을 감소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결국 대상 기업 인수를 위한 채무를 대상기업의 자산으로 변제하게 하는 것은 대상기업의 가치를 저해시켜 주주와 채권자들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MBK의 홈플러스 사례는 사모펀드의 투자 방식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PEF의 투자 방식이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해외에서는 차입매수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대규모 차입매수를 통한 인수 후 자산 매각이 과도할 경우 채권자 보호를 위한 법적 조치를 강화하고 있으며, 또 EU에서는 LBO를 통해 기업이 과도한 부채 부담을 지게 될 경우 이를 제한하는 법안이 논의되고 있다. 한국 역시 이를 반영하여 사모펀드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피인수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과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 금융당국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PEF는 단기적인 수익 극대화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울 수 있는 책임 있는 투자자로 자리 잡아야 하며,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 송태원 변호사는 경제법 전문가로 현재 법무법인(유한) 해광 파트너 변호사이다. 2007년 법무법인 광장에서 변호사 업무를 시작하여 삼성증권, DB금융투자,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에서 사내변호사로 자본시장 분쟁, 기업지배구조 이슈를 전담하였다. 또한 기업 법무에 대한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2023년부터 현재까지 서울시립대 경영학과에서 기업법 강의를 담당하고 있다.

2025.03.31 09:00

8분 소요
넥슨게임즈, 150억원 규모 자사주취득…“주주·기업 가치 제고”

IT 일반

넥슨게임즈가 주주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이사회에서 150억원 규모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 체결을 결정했다고 21일 공시했다.계약 기간은 이날부터 오는 9월22일까지로, 계약 체결 기관은 NH투자증권이다. 1주당 1만2220원으로, 보통주 총 122만7495주를 취득할 예정이다.넥슨게임즈 관계자는 “최근 주가 하락 국면에서 주가를 안정화하고 주주 가치를 제고하고자 자기주식 취득을 추진한다”며 “저평가된 주식을 매수해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전달하고 기업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기업 밸류업 측면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2025.03.21 20:57

1분 소요
홈플러스 노동자들, 90개 점포서 1인 시위…MBK 김병주에 국회 출석 요구

유통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15일 전국 90개 점포 앞에서 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영사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의 국회 출석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였다.국회 정무위는 오는 18일 홈플러스 관련 현안 질의에 김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김 회장은 "MBK의 투자가 완료된 개별 회사(홈플러스)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이날 홈플러스 126개 점포 가운데 조합원이 근무하는 90개 매장 앞에서 "MBK 김병주는 국회에 참석해 답변하라", "먹튀 MBK, 홈플러스 살려내라" 등 피켓을 들고 선전전을 벌였다.조합원들은 "김병주 회장은 MBK 수장으로서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문제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개별 회사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김 회장 입장은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안용수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은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서에 점포 매각이나 익스프레스 사업부 매각이 포함되는 것은 홈플러스의 존속을 일시적으로 연장하는 조치에 불과하다"며 "결국 이는 홈플러스를 청산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이어 "기업가치가 하락하지 않는 실질적인 회생 계획이 필요하며 MBK가 이를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이달 4일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개시 후 홈플러스 마트노조에 가입하는 노동자는 하루 20명 이상으로 늘었다.홈플러스 마트노조는 18일 오후 대의원대회를 열고 구조조정과 점포 추가 매각 등에 반대하는 향후 투쟁계획을 발표한다.

2025.03.15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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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주년’ 정용진, 더욱 굳건해진 독자 경영 체제

유통

지난 한 해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내실 다지기에 집중해 온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취임 2년 차에 접어들면서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모친의 이마트 지분까지 사들이며 지배력을 한층 더 강화했다.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의 계열 분리를 통해 독립 경영 체제를 완성하려는 정 회장에게 남은 과제는 이제 단 하나 ‘동생과의 관계’ 정리다.모친 지분 전량 매입...이마트 지배력 강화‘취임 2년 차’를 맞은 정 회장의 시계가 빠르게 돌아간다. 지난 한 해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 정 회장은 올해 들어 독립 경영 체제 완성을 위한 작업까지도 가속하는 모습이다.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이마트 보유 지분을 전량 매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총괄회장은 최근까지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각각 10%씩 보유하고 있었다.이마트는 지난 2월 11일 정 회장이 이 총괄회장 보유 이마트 보통주 278만7582주(지분 10%)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지분 매입 금액이다. 정 회장의 주당 취득 단가는 8만760원으로, 당일 종가(2월 11일) 대비 20% 할증된 규모다. 총매수 금액은 2251억2512만원이다.정 회장은 총매수액 중 93억원을 개인 자산으로 충당했으며, 나머지 돈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 주식(517만2911주) 담보로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은 이마트 총발행주식수(2787만5819주)의 28.56%(796만493주)를 보유하게 됐다. 사실상 승계 작업은 끝났다는 평가다. 이번 모자간 주식 거래로 정 회장의 이마트 지배력이 한층 강화됐기 때문이다.이마트 측은 지난 1월 모자간 주식 거래 계획을 공시하면서 “성과주의에 입각한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정 회장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재계 일각에서는 신세계그룹 계열 분리를 위한 사전 작업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사실 신세계그룹 모자간 지분 정리는 이미 예견된 일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10월 이마트와 ㈜신세계의 계열 분리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물론 신세계그룹의 계열 분리 발표 이전부터 사전 작업으로 풀이되는 움직임은 있었다. 정씨 남매(정용진·정유경)는 지난 2016년 각자의 주식을 맞교환한 바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9년부터 이마트와 ㈜신세계가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백화점 부문 및 이마트 부문으로 나눠 운영돼 왔다. 현재 이마트 부문은 정 회장이, 백화점 부문은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각각 맡고 있다. 완전한 독립 위한 마지막 퍼즐 ‘SSG닷컴’정 회장이 이 총괄회장의 이마트 지분을 모두 사들이면서 사실상 승계 작업은 마무리됐다. 하지만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하나 남아 있다. 동생 정유경 회장이 키를 쥔 ㈜신세계와의 지분 정리다. 현재 양측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SSG닷컴의 지분 관계로 얽혀 있다. 이마트는 45.6%, ㈜신세계가 24.4%의 SSG닷컴 지분을 보유 중이다.정씨 남매가 독립 경영 체제를 완성하려면 SSG닷컴 지분 정리가 선행돼야 한다. 이들의 최종 목적지인 계열 분리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법상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관련 요건은 ▲상호 주식소유 요건(상장사 3% 미만·비상장사 10% 미만) ▲양측 임원 겸임 여부 ▲양측 채무보증 및 자금대차 여부 등이다.SSG닷컴은 비상장사다. 계열 분리를 위한 상호 주식 소유 요건을 충족하려면 이마트 측이 SSG닷컴 지분 15%를 추가 매입하거나, ㈜신세계 측이 35%를 사들여야 한다. 업계에서는 사업 시너지 등을 고려할 때 이마트가 SSG닷컴 지분을 추가로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마트의 사업 포트폴리오 때문이다. 이마트는 ▲리테일(온·오프라인) ▲ 식음료(F&B) ▲호텔 및 건설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신세계의 경우는 ▲백화점 ▲면세 ▲부동산 및 호텔 ▲도소매 및 브랜드 사업 등으로 구성된다.㈜신세계의 핵심 사업인 백화점의 경우 이커머스 시장 급성장에도 선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4 주요 유통업체 매출 현황에 따르면 유통업에서 백화점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5년간 17%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세계 측은 최근 공개한 기업가치제고계획을 통해 “백화점이 명품 등 고관여제품을 취급함에 따라 이커머스가 대체할 수 없는 고유 채널로 진화·발전 중”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반면 이마트의 핵심 사업군인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유통업 내 매출 비중은 최근 하락세를 거듭하며 지난해 10%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는 이커머스를 통한 소비가 급증해서다. 이마트 입장에서는 온라인 채널 경쟁력 강화가 절실할 수밖에 없다. 최근 중국 알리바바 측과 합작법인(JV) 설립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마트와 같은 대형마트가 오프라인에서 잘하려면 기본적으로 이커머스를 장착해야 한다”며 “쿠팡처럼 혁신을 보여주지 못한다고 해도 최소한 옴니채널(다채널 상품 검색·구매 서비스) 플레이어가 되지 않으면 시장에서 굉장히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25.03.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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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 한국 시장 밸류업의 방향성 [스페셜리스트 뷰]

전문가 칼럼

새해가 밝았지만 우리나라 증시는 좀처럼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초 0.97이었던 KOSPI 상장기업의 합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025년 1월 말 0.88까지 하락했다. 대내외적으로 기업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시장가격이 오랜 기간 청산가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은 투자자 입장에서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더욱이 지난 1년간 당국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밸류업(value-up) 방안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변화가 더디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답답함만 복리로 불어나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한국 시장의 밸류업은 정말 불가능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렵지만 충분히 가능하다. 우리나라 상장기업의 저평가 양상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그 가능성에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본질: 어디서 비롯되었나?‘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은 어느새 한국 주식시장의 만성적인 저평가 현상을 설명하는 상징적 용어가 됐다. 우리나라 상장기업의 주가가 구조적으로 제값을 받지 못하고 평가절하된다는 인식은 주요국 대비 현저히 낮은 PBR 수준만 봐도 일견 수긍이 간다. 산업적, 시기적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국내 상장기업의 평균 PBR은 미국, 영국, 독일은 물론 대만, 일본보다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단순히 국가 간 PBR을 비교하는 것만으로 저평가 여부를 단정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 예를 들어 장부상 자산이 미래의 초과수익(abnormal profit) 창출에 기여하지 못한다면, 낮은 PBR은 오히려 합리적인 평가일 수 있다. 또한, 회사의 이익이 장기적으로 주주에게 환원될 것이라는 신뢰가 부족하다면 이 역시 낮은 PBR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우리 기업은 해외 주요국 상장기업 대비 수익성이 낮고, 자본의 비효율적 배분과 인색한 배당 정책으로 인해 자본효율성 측면에서도 뒤처지는 모습을 보인다( 참조). 그렇다면 한국 증시의 ‘디스카운트’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가장 직관적인 검증 방법은 한국 기업을 디스카운트가 없는 시장, 이를테면 미국의 나스닥 시장에 상장해 보는 것이다. 만약 우리나라 기업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인해 저평가된 것이라면 미국 시장으로 이전하는 즉시 PBR 1 미만 상태를 벗어날 것이다. 물론 현실에서는 이런 실험이 어렵지만 통계적으로 가상의 실험은 가능하다. 우선, 한국을 포함해 미국, 영국, 독일, 대만, 일본 등 6개국 시장을 하나의 통합된 시장으로 가정한 다음 본질가치가 유사한 기업들이 통합된 증시에서 어느 정도의 시장가치를 형성하는지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이때 펠덤-올슨 모형(Feltham-Ohlson, 1995)의 순증관계(clean surplus relationship) 가정을 활용하면, 장부가치를 ▲순자산 ▲수익성 ▲주주환원의 요소로 확장하여 본질가치를 산출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각 산업 및 시기별로 글로벌 유사 성과 기업과 비교해 우리나라 기업의 프리미엄 수준을 정량화할 수 있으며 이를 적정 본질가치 대비 시장가치의 초과 비율(abnormal value ratio: 이하 AVR)로 나타낼 수 있다. 만약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만연하다면 AVR 값은 1 미만으로 나타날 것이다. 이는 한국 상장기업이 미국, 영국, 독일, 대만, 일본 등 해외 시장으로 이전할 경우 더 높은 PBR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주요 6개국 상장 84,729개 기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한국 상장기업의 시장가치는 본질가치 대비 평균적으로 저평가 상태에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오히려 미국 다음으로 높은 시장가치를 형성하고 있으며, 대만, 일본, 독일, 영국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한국 증시의 저평가 양상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한국 기업은 해외 주요국 증시에 상장하더라도 지금보다 더 높은 PBR을 부여받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이는 패널 A에서 국가별 합산 AVR을 살펴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한국 기업은 본질가치 대비 약 0.6% 더 높은 시장가치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2.4%에는 못 미치지만, 대만의 0.5%보다는 높고, 영국, 독일, 일본보다는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둘째, 국내 주식시장을 디스카운트가 만연한 시장으로 인식해 온 부분에 대해서도 보다 객관적인 비교와 검토가 필요하다. 패널 B의 국가별 AVR 분포를 살펴보면, 미국, 영국과 같은 선진시장일수록 분포의 양 끝단이 두터운 모습을 보인다. 이는 본질가치 대비 높은 프리미엄을 형성한 기업도 많지만 동시에 큰 폭으로 할인된 기업도 상당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진시장에서는 기업의 성장성이 강조되는 동시에 장기 순현재가치(net present value)가 음(-)인 사양산업에 속해 있거나 주주환원이 저조한 기업에 대해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셋째, PBR은 한국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단일 지표로서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패널 C를 보면 한국 기업은 만성적으로 낮은 PBR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AVR은 꾸준히 양(+)의 값을 유지한다. 이는 시장가치와 장부가치만을 단순 비교하는 PBR로는 한국 기업의 실질 가치를 온전히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순자산뿐만 아니라 수익성과 주주환원 요소를 고려한 본질가치와 비교하면 현재의 낮은 주가 수준은 전반적으로 저하된 수익력과 저조한 주주환원을 감안할 때 적정한 평가(valuation)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 증시 저평가의 구조적 원인: 수익성과 자본효율성의 한계한국 주식시장에서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저 PBR 현상은 분명한 현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이 단순히 해외 주요국 대비 체계적인 저평가로 해석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 이는 오히려 기업의 낮은 본질가치가 시장에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순자산, 수익성, 주주환원의 세 가지 요소를 결합한 본질가치로 비교해 보면 한국 상장기업들은 해외 주요국 기업들과 비교해 평균적으로 높은 시장가치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단순한 거버넌스 개선이나 외형적 변화만으로는 부족하며 기업의 본질가치를 높이는 근본적인 전략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따라서 ▲순자산의 효율적인 재배치 ▲수익성 개선 ▲주주환원의 강화가 총체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기업의 수익성이 현저히 저하된 상황에서는 이를 의미 있게 개선하기 전까지 단기간에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 또한 인정할 필요가 있다.실제로 우리나라 주식시장에는 장기간 저조한 주식수익률을 기록한 기업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이론적으로 자기자본을 조달하는 비용은 무위험수익률과 시장 및 기업 특성에 따른 위험 프리미엄으로 구성되기에, 무위험수익률은 자본비용의 출발점이자 최소한의 기준점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을 살펴보면 2024년 말 기준 국내 기업의 약 65%가 지난 10년 동안 주식수익률이 무위험수익률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난다. 위험자산은 본질적으로 높은 변동성을 내포하지만, 배당수익률을 반영한 주주의 총수익률이 매우 장기간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단기 국채 수익률보다 저조하다는 것은 위험 자본에 투자한 투자자 관점에서 적절한 보상 수준으로 보기 어렵다. 물론 수익성이 낮아 본질가치가 저하된 기업은 주식수익률도 저조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상당수 국내 기업은 견고한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충분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를 살펴보면, 2024년 말을 기준으로 시가총액 상위 30%에 해당하는 대규모 기업의 76%는 지난 10년 동안 기록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같은 기간의 주식수익률을 상회했다. 이는 이들 기업이 현저히 낮은 주가수익률을 일정 부분 보전할 정도의 이윤은 유지해 왔음을 보여준다. 나아가 대규모 기업 중 26%는 지난 10년간 ROE가 주식수익률 대비 연평균 10% 이상 높았다. 17%는 연평균 20%를 초과하는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이러한 기업들이 현금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 및 소각과 같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실행한다면 저조한 주가수익률을 효과적으로 보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단순히 개별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KOSPI 지수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시가총액 상위 30%의 기업들이 KOSPI 지수의 94%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변화는 시장 전반에 걸쳐 유의미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형 밸류업: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나?결론적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은 그 방식과 지속성에 따라 충분히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 우선 장기간 무위험 채권 수익률보다 저조한 주식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기업들은 그 원인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함께 구체적인 개선 계획을 공시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문제 진단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야 한다. 긍정적인 점은 대규모 기업일수록 낮은 주가수익률을 보전할 수 있는 견고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은 주주환원 정책의 적절한 확대를 통해 기업가치의 즉각적인 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실상 주가지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투자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수 상승효과 또한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상반기 은행주의 재평가 사례에서 확인된 것처럼 탄탄한 기초체력과 건전한 거버넌스를 갖춘 기업은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시장가격과 본질가치 간 괴리를 빠르게 좁히는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다.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구조적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저하된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자본의 효율적 활용과 전략적 재배치를 통해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기업은 사업의 수명주기와 재투자의 효과성을 면밀히 분석하여 주주의 총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관점에서 주주환원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또한 장기간 해소되지 않고 있는 극심한 저평가 문제에 대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법제적 접근이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상당수 자산주가 청산가치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는 시장 효율성의 왜곡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러한 시장 왜곡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주주 권리 보장과 효율적인 자원배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고 특히 기업 간 인수합병(M&A)에 대한 시장 압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합병 대가와 공개매수 가격이 공정하게 산정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저평가된 기업들이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아울러 주주 행동주의의 활성화를 통해 기업의 경영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는 단순한 경영 간섭이 아닌 장기적인 기업 가치 제고를 목표로 한 건설적이고 전략적인 관여 활동을 통해 경영진의 실질적 변화와 기업가치의 장기적 성장을 이끌어내는 과정이 돼야 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해소가 가능한 문제이자 기회다. 기업의 본질가치를 제고하는 과정은 지난하겠지만 기업의 지속적인 노력과 당국의 체계적인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한국 시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신뢰받는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2025.03.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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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55%는 ‘국장’보다 ‘미장’ 선호…그 이유는?

경제일반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보관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기는 등 미국 자본시장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자본시장을 선호하는 주된 이유는 기업의 혁신성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23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대한상의가 지난 17∼18일 자체 온라인 플랫폼인 '소플'을 통해 국민 1505명을 대상으로 '한미 자본시장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4.5%는 한미 자본시장 중 미국 자본시장을 더 선호한다고 답했다.국내 자본시장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23.1%에 그쳤다. 양쪽 투자 선호도가 비슷하다는 답변은 22.4%였다.미국 자본시장에 투자하는 이유로는 기업의 혁신성·수익성(27.2%)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활발한 주주환원(21.3%), 국내 증시 침체(17.5%), 미국 경제 호황(15.4%), 투명한 기업지배구조(14.8%), 투자자 친화적 세제·정책지원(3.8%) 등의 순이었다.대한상의 관계자는 "최근 국내에서 이사의 주주 이익 보호 의무를 강화하는 상법 개정 등 지배구조 규제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의 정답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국민은 주로 미국 기업의 혁신성과 수익성을 보고 투자하고 있으며 지배구조를 보고 투자했다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말했다.국내 투자자의 미국 증시 선호 현상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향후 미국 자본시장에 투자를 확대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79.0%였다. 현상 유지는 15.3%, 축소 의향은 5.7%에 그쳤다.반면 국내 자본시장의 투자를 확대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54.3%였고, 현상 유지 26.6%, 축소 의향 19.1%로 나타났다.올해 주가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했으나, 미국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상승 79.3%, 현상 유지 14.0%, 하락 6.7%)이 국내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상승 55.2%, 현상 유지 22.6%), 하락 22.2%)보다 더 많았다.국내 자본시장이 부진한 이유로는 응답자의 34.6%가 국내 기업의 혁신성 정체를 첫손에 꼽았다. 규제 중심 기업·금융정책(23.6%), 단기적 투자문화(17.5%), 지배구조와 주주환원 미흡(15.4%), 금융투자에 대한 세제 등 지원 부족(6.8%) 등도 언급했다.국내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한 우선 과제로는 장기보유주식 등에 대한 세제 혜택 도입(26.0%), 배당소득세 인하(21.8%) 등 금융 투자자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 확대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미국의 경우 주식 보유기간에 따라 1년 초과 보유시 양도소득세가 인하되지만, 우리나라는 보유기간에 따른 세제 혜택이 전혀 없다. 또 우리나라는 배당소득과 이자소득을 합쳐 2000만원을 초과하면 근로소득 등 다른 소득과 합산해 최고세율 49.5%로 누진과세(국세+지방세)하는 반면 미국은 국세 기준 0∼20%로 분리과세하고 있다.정부가 이미 발표한 자본시장 발전방안 중에서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납입·비과세 한도 확대(31.0%), 밸류업 우수기업 세제 인센티브 도입(28.9%), 상장기준 강화·좀비기업 퇴출 활성화(20.3%),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19.8%) 등이 중요과제로 꼽혔다. 다만 이중 ISA 혜택 확대와 밸류업 인센티브 관련 법안은 아직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았다.

2025.02.23 13:12

3분 소요
알트베스트, 비트코인 재무준비자산으로 채택…아프리카 최초

국제 경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알트베스트 캐피탈(Altvest Capital)이 아프리카 최초로 비트코인을 주요 재무준비자산으로 채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1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알트베스트는 이미 비트코인 1개를 매입했으며, 2억랜드(약 133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규제 당국에 신청을 제출했다. 다만 워런 휘틀리(Warren Wheatley) 알트베스트 캐피탈 CEO는 최종적인 자금 조달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알트베스트는 비상장 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돕는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재무준비자산은 기업이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고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보유하는 자산을 의미한다. 보통 현금, 국채, 금, 외화 자산 등이 포함되며, 최근 일부 기업들은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 자산을 포함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비트코인을 기업 재무 전략에 포함하는 방식은 2020년 마이크로스트레티지(MicroStrategy)의 회장인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가 도입한 이후 점점 확산되는 추세다. 그의 기업은 비트코인 투자 이후 기업가치가 2400% 이상 상승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820억달러(약 109조원)에 달한다.한편 비트코인을 기업 현금 또는 차입금으로 매입하는 방식은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재무 안정성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알트베스트는 리스크 평가를 거친 결과, 비트코인이 대체 자산 투자 포트폴리오와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휘틀리 CEO는 "비트코인은 재무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경제 불안 및 남아프리카 랜드화 가치 하락에 대한 헤지 수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5.02.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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