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식 직업교육' 검색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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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독상공회의소(한독상의)는 주한독일대사관과 공동으로 독일식 직업교육 ‘아우스빌둥(Ausbildung)’ 트레이너 인증서 수여식 및 평가위원 위촉식을 개최했다고 21일 밝혔다. 수여식은 지난 11일과 18일 이틀 동안 밀레니엄 힐튼 서울에서 진행됐다. 이 행사에는 아우스빌둥 참여 독일차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다임러 트럭 코리아, 만트럭버스코리아, 폭스바겐그룹코리아, 포르쉐코리아, BMW 그룹 코리아의 공식 딜러사에 소속된 자동차 정비 분야 트레이너 85명과 아우스빌둥 평가위원 13명이 각각 인증서와 위촉장을 전달받았다. 메르세데스-벤츠 한성자동차 논현 서비스 센터의 한종희 트레이너는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을 통해 관심과 코칭, 배려, 이해가 함께할 동료, 그리고 인재를 만들어간다는 생각을 하게 돼 많은 배움을 얻었다”고 밝혔다. 아우디 유카로 제주 서비스 센터의 이승기 트레이너는 “아우스빌둥을 시작하는 친구들을 보니 흰 도화지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 아우디라는 브랜드에 걸맞는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BMW 동성 사상 서비스 센터의 조민수 트레이너는 “신입 시절 저를 잘 끌어준 트레이너처럼 아우스빌둥 트레이니들이 저를 롤모델로 기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인증서 수여식에서 아우스빌둥 평가위원 13명도 함께 위촉됐다. 이들은 독일 평가기준과 아우스빌둥 관련 평가시험에 대한 교육을 마쳤고 앞으로 평가시험 평가자로 활동하게 된다. 주한독일대사관 측은 “인증서 수여식은 아우스빌둥의 훌륭한 전통”이라며 “아우스빌둥의 국내 도입은 독일차 제조사가 한국시장에 큰 의미를 두고 지속가능한 관점으로 국내 인력에 투자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마틴 행켈만 한독상의 대표는 “아우스빌둥 트레이너들이 미래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모든 트레이너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건엄 기자 Leeku@edaily.co.kr
2022.11.2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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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앤엠로보틱스는 2000년 사업을 시작한 벤처기업이다. 주요 사업은 자동조립과 압입시스템. 임직원 40명에 불과 한 작은 기업이지만 현대자동차와 일본 도요타자동차에 납품하며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전문 기업이지만 회사엔 고졸 출신이 여럿 일하고 있다. 핵심 인력 가운데 마이스터고·특성화고 출신 기술자들이 있다. 석·박사 학위는 없지만 기계 원리를 잘 이해하고 있어 기술 개발과 제작 공정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주묘희 씨앤엠로보틱스 대표는 “중소기업에서 일을 시작하는 경우 학력에 관계없이 처음부터 일을 배워야 한다”며 “신입사원을 기업에 맞는 인재로 얼마나 빠르게 키워내는지 여부가 기업 성장의 큰 변수”라고 설명했다.그동안 고졸 직원들이 보여준 업무 능력을 높게 평가한 주 대표는 공식적으로 고졸 채용을 늘리고 나섰다. 지난해 10월 정부가 추진하는 ‘일학습 병행제’에 참가한 것이다. 이곳 근로자들은 희망자에 한해서 학습과 일을 병행한다. 이들은 1년 동안 현장교육 656시간, 이론교육 244시간 등 모두 900시간의 학습 과정을 거친다. 근로시간을 쪼개 하루 2시간씩 기계 메커니즘, 설계도면 작성 등을 배운다. 주 대표는 “일을 먼저 배운 다음 필요한 부분을 공부할 수 있어 실용적”이라며 “성실한 기술자에게 한번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는 제도라고 생각해서 일학습 병행제를 도입했다”고 말했다.업무통합 솔루션 서비스 기업 솔트웨어도 일학습 병행제를 도입했다. 연초에 이 회사에 입사한 신입사원 6명은 모두 특성화고를 졸업했다. 이들은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는 일반 직원들과 똑같이 회사를 다닌다. 그리고 토요일에는 대학에 가서 수업을 듣는다. 6명 모두 한국산업기술대학교에 특별전형으로 합격했다. 이론과 현장경험을 두루 갖춘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어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무작정 대학에 진학해서 졸업 후 취직하는 게 아니라 취직 후 현장에서 필요한 지식을 대학에서 보충한다는 순서를 선택하면 돈을 벌면서 현장 경험도 쌓을 수 있다. ━ 현장과 교육기관에서 체계적인 교육 받아 독일식 도제 제도를 벤치마킹한 ‘한국형 일학습 병행제’를 활용하는 중소기업들이 늘고 있다. 일학습 병행제는 현장에서 필요한 실무형 인재 양성을 위해 기업이 근로자를 직접 교육하는 제도다. 취업희망자는 현장과 교육기관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다. 훈련을 마치면 교육 기관이나 국가 또는 해당 산업체가 평가해 자격을 부여한다.예컨대 고등학교 졸업생이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 산업현장에서 ‘학습근로자’ 신분으로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일터 및 교육기관에서 제공하는 교육훈련 과정을 통해 일과 학습을 병행하며 직무자격을 취득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학위를 딸 수도 있다. 학습근로자들은 특정 자격증이나 학위 등 이른바 무분별한 스펙을 쌓기 위해 드는 시간과 비용, 노력을 아낄 수 있다. 무엇보다 청년기에 기업에 취직해 전문가로 빨리 성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기업에도 이익이다. 적은 인건비로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실무형 인재를 육성할 수 있다.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기업은 행정·재정적 지원도 받을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1000개 기업에 이런 제도를 도입해 7000명을 뽑고 2017년까지 1만 개 기업에 도입해 7만 명을 뽑는다는 계획이다. 이진영 한국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에서 학습 근로자 자격을 졸업생에서 재학생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일학습 병행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나라는 독일이다. 중등학교를 졸업한 독일 학생들은 직업학교와 산업체 훈련장에서 약 3년간 교육 훈련을 받는다.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제도를 도입하고 있고 과정을 거치면 전문 기술자로 인정받을 수 있어 많은 근로자들이 활용하고 있다. 독일의 교육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된다. 먼저 일터에서 선배 장인들에게 배우는 현장 실습이다. 현장 훈련교사는 산업 특성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들을 교육한다. 기업은 견습생에게 임금을 지불해야 하지만 불만은 거의 없다. 이를 통해 기업에 특화된 전문 인력을 공급받을 수 있어서다. 또 한 가지는 직업학교에서 실시하는 이론교육이다.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아야 과정을 수료할 수 있다. 평가 이후 견습생은 세 개의 자격을 획득할 수 있다. 숙련 근로자 자격증, 기업에서 발행하는 기술자격증, 그리고 다음 단계의 직업 학교에 등록할 수 있는 자격증이다. 독일에선 매년 150만 명이 도제 훈련을 받는다. ━ 법안 마련 공청회에서 열띤 토론 고용노동부는 일학습 병행제를 확대 보급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 중이다. 10월 28일 고용노동부는 ‘산업현장 일·학습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9월에 법률안을 입법 예고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 자리에서 한국노총·경총· 대한상의 등 노사단체와 한국기계산업진흥회·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관련 기업 등 노동시장 관계자들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참석자들은 한국형 도제 제도인 일학습병행제의 성공적 정착과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관련 법률이 조속히 제정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 학원 박지순 교수는 “학교와 노동시장을 연계하는 현장 실습과 산학 협력 등에 대한 부재를 개선해 논란이 되었던 특성화고· 대학 현장실습생 등의 과잉근로 문제를 해소하고 기업이 주도 하는 새로운 직업교육 훈련 체제를 정착시키는 데 의의가 있다” 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공청회 토론 내용을 보완해 관계부처 협의,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등을 거쳐 법안을 연말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나영돈 고용노동부 직업능력정책관은 “100년을 지속할 수 있는 새로운 직업교육 훈련 제도인 일 학습병행제가 정착될 수 있도록 제정안을 신중하게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14.11.0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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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전문대생 상대로 ‘일-학습 병행 듀얼시스템’ 도입 … 업계 반응은 엇갈려 “여러분 가정에서 사용하는 TV·냉장고·세탁기 뒷면을 본 적 있죠? 이곳에서는 가전제품 후면 판을 만드는 금형을 설계·제작하는 일을 합니다. 완성된 틀 하나로 수 백, 수 천 개의 제품을 찍어내기 때문에 신중하게 작업해야 합니다.”동구기업 경영지원팀 이충기 차장이 시끄러운 기계음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설명을 이어나간다. 그의 설명을 하나라도 놓칠새라 30여명의 고교생이 눈을 반짝이며 집중한다. 7월 24일, 경남 창원의 프레스 금형 제작 전문업체 동구기업은 오랜만에 젊은 방문객들로 북적거렸다. 이들은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 주최 ‘기술대장정’에 참가한 전국 특성화고 학생들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기술 명장(마이스터)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산업현장을 둘러보고, 우수 기업의 기술인들과 만날 기회를 주기 위해 마련됐다.중소업계 “현행 실습 기간 너무 짧아”행사에 참가한 부산 자동차고 2학년 강석진(17)군은 자동차 생산 업종에 종사하는 아버지의 뒤를 잇기 위해 특성화고로 진학했다. 그는 “자동차 정비기술을 익혀 이 분야 전문가가 되고 싶다”며 “남들보다 빨리 기술을 익히는 편이 유리하다고 판단해 고교 졸업 후 바로 취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 6개월 간 기업으로 실습을 가는데 그 전에 현장을 보면 좋을 것 같아 이번 행사에 참가했다”고 덧붙였다.이날 만난 고교생들은 강군처럼 졸업 후 대학 진학 대신 취업을 선택할 생각이다. 공업·상업·전자·에너지고 등 재학 중인 특성화고 분야는 저마다 다르지만 마이스터를 꿈꾼다는 점은 동일했다.이들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들은 대개 졸업 직전인 고교 3학년 2학기에 기업으로 실습을 나간다. 이때 적용하는 제도가 중소기업청이 지원하는 산학연계 맞춤형 인력양성사업이다. 전국 150개 특성화고가 이 기준에 따라 실습 과정을 제공한다. 학교별로 기간과 시스템에 차이는 있지만 대개 짧게는 2~3개월, 길어야 6개월을 넘기지 않는다.2008년부터 시행된 이 사업은 중소기업청과 학교·중소기업이 연계됐다. 특성화고와 중소기업이 취업 약정을 하고 기업이 우수 학생을 선정해 각 기업에 필요한 교육을 시킨 후 채용하는 방식이다. 이 사업에 참여한 중소기업은 병역지정 업체로 우선 추천 받을 수 있다. 취업한 학생 역시 산업기능요원으로 우선 편입돼 병역 특례 혜택 대상이 된다. 이 때문에 참가 학교와 취업 학생 수가 늘고 있다.시행 첫해 전국 66개 학교, 1만5134명의 학생을 지원해 그중 23.8%인 3602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이후 매년 지원 대상을 늘려 지난해에는 80개 학교, 2만2686명의 학생이 혜택을 받았다. 이들 중 55.7%인 1만2647명이 취업했다. 올해는 규모를 더욱 늘려 총 27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이대건 중소기업청 인력개발과장은 “이 사업은 산업체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지원해 중소기업 취업을 늘리는 게 목표”라며 “올해는 150개 학교, 4만여명의 학생이 참여할 계획으로 이들 중 60%인 2만4000여명이 취업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업계 관계자들은 “사업 취지는 좋으나 취업에 필요한 기술을 익히기에 몇 개월의 실습 기간은 여전히 너무 짧다”고 입을 모은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실습과정으로만 여겨서 그런지 근무 태도가 불량하거나 마지 못해 출근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며 “실습을 했다 하더라도 기업 내부 평가 기준에 따라 취업하지 못하는 사례가 더 많다”고 말했다.실습 기간에 대한 기업과 학교 간 견해 차도 크다. 기업에서는 실습 기간을 늘리고 싶어한다. 반면 학교에서는 수업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최소한으로 실시하려고 한다. 서울 시내 한 특성화고 교사는 “외부로 실습 나간 학생들에 대한 지도·관리가 쉽지 않기 때문에 2~3개월씩 보낸다”며 “간혹 과도한 업무 부담을 주는 기업도 있고,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무조건 견습 기간을 늘려 잡는 게 과연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별도의 교육 과정 없이 야간 근로를 강요하는 등 노동 강도가 높거나 현장 업무와 무관한 잡일로 시간 때우기 식이 많아 학생들조차 기피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정부는 기업과 학교 간 원하는 바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내년부터 ‘독일식 도제(견습)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는 7월 18일 안정적인 청년 일자리의 확보를 위해 ‘일-학습 병행 듀얼시스템’을 추진키로 하고 직장 내 학습 체제를 갖춘 ‘구조화된 현장직무교육훈련(S-OJT)’ 시스템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독일에서는 고교 졸업과 동시에 현장에 투입돼 전문가로 바로 일할 수 있는 직업교육(아우스빌둥)이 뿌리 내렸다.독일식 도제제도를 이해하려면 학제부터 살펴야 한다. 독일은 중학교 과정(제쿤달스튜페1)부터 다양한 종류의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 이때 아우스빌둥에 진학하고 싶은 학생은 특수학교인 레알슐레나 하우프트슐레에 다닌다. 이후 고교 과정(제쿤달스튜페2)에 진학해 3년간 아우스빌둥 과정을 밟는다. 이 과정을 거쳐 만 16세가 되면 기업에 입사해 실무교육을 받을 수 있다.아우스빌둥은 기업에서 제공하는 직업교육 과정이다. 현재 우리나라 특성화고 3학년 학생들이 2~6개월 간 거치는 실습 과정에 해당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일종의 자격증으로 볼 수 있는 기술학위를 부여한다. 도제수업을 받는 학생들은 훈련을 지원하는 회사에 취업해 마이스터로 성장하는 사례가 많다.입사 후 재교육 비용 절감 효과철저한 자격증 제도를 거쳐 선발된 학생들이기 때문에 실습 기업이 아닌 다른 기업에 입사하더라도 실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다. 기업 또한 채용 때 직업교육 시행과 자격증 여부를 꼼꼼히 따진다. 이처럼 독일식 도제제도는 직장에서 일을 배우면서 과정을 이수할 경우 자격증을 주는 게 골자다. 우리나라의 경우 삼성이 자사 종업원 대상으로 운영하는 ‘삼성대학’ 등 사내대학이 있다. 그러나 독일처럼 기업이 같은 직종의 학생을 가르치고 교육하는 시스템은 없다.기업 입장에서는 우수한 인재를 조기에 확보하면서도 입사 후 별도의 재교육 부담이 줄어든다. 학생들은 불필요한 스펙을 쌓지 않고도 이른 나이에 안정적인 직장을 찾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독일의 대학 진학률은 42%(2012년 OECD 발표 기준)에 불과하다. 한국의 진학률이 80% 이상인 것과 대조적이다.정부는 독일식 견습제도를 벤치마킹해 청년층 일자리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특성화고에서도 이론교육에 치우친 시스템도 고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독일식 도제제도를 어떻게 국내에 정착시킬지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라며 “다만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소하려면 이 제도를 안착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교육부·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도 이에 대해선 같은 입장이라고 한다. 주요 대상은 특성화고와 전문대 최종 학년 학생 12만명과 직업교육을 원하는 일반고생은 1만4000명이다.업계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인력난이 심각한 중소기업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류병현 동구기업 대표는 “실습 기간은 기술을 익히는 과정일 뿐만 아니라 그 기업의 문화와 일의 가치를 깨우치는 기회가 돼야 한다”며 “실습을 하는 이유가 결국은 취업을 하기 위함인데 한두 달이 고작인 현행 실습제도만으로 취업까지 이어지기엔 부족한 감이 있었다”고 말했다.류 대표는 “몇 개월 간의 실습 과정만으로는 입사 후 재교육이 불가피했는데 입학 직후부터 기업에서 교육을 받는다면 재교육 비용도 절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기업들이 신입 직원 교육에 투입하는 비용은 1인당 평균 6000만원에 달한다.취업률에 목마른 특성화고도 기업과 협력만 잘 된다면 효과적인 제도가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수 수원하이텍고 교장은 “타학교와 달리 우리 학교는 신입생 선발 과정부터 교육과정까지 기업체와 협력해 운영한다”며 “이런 시스템을 학교 자체적으로 운영하기엔 어려움이 많았는데 정부에서 지원을 한다면 협력 기업도 늘고, 학생들 인식도 더욱 좋아질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수원공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이은지(18)양 역시 “학교 내 여러 과가 있어 1~2학년 때는 통합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입학 직후부터 진로에 맞는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면 취업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새로운 제도에 기대감을 나타냈다.이 제도의 실효성에 회의적인 의견도 있다. 경남도 내 한 중견기업 대표는 “독일과 우리는 학제 시스템부터 다르다”며 “여전히 학교는 교육, 기업은 실습이라는 이분법적인 시스템인 우리 실정에서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고졸자 혹은 기술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개선되지 않는 한 독일식 도제제도는 먼 나라 이야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기업 간 입장 차도 크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현재 몇몇 특성화고에서는 대기업 취업을 목표로 각 기업에 필요한 기술을 선행 학습하는 반을 별도로 운영하는 것으로 안다”며 “기술을 미리 익힌다고 해도 실제로 채용되는 인원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고졸자 채용 기회도 적다”고 말했다. 그는 “고학력 대졸자 인력난도 극심한데 대기업이 기술이 뛰어난 구직자를 원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중소기업 취업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대기업 입사를 원하는 고졸 취업자에게는 소용 없는 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중소업계는 환영, 대기업은 회의적이런 가운데 정부는 독일식 도제가 도입되려면 직장 내 S-OJT시스템이 확대돼야 한다고 보고 내년 전국 1000개 기업에 이 시스템을 구축키로 했다. 이를 위한 훈련 비용, 인프라 구축비용 등은 재정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이 초과 근무에 시달리지 않게 근무시간 엄수 등 보호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기업은 이 시스템을 통해 근무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졸업시점에 정규직원으로 채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들이 필요한 교육을 직접 맡아서 하니까 재교육비용이 불필요해 경비절감과 인재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정부는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는 사회시스템이 정착하면 ‘일-학습 지원에 관한 법률(가칭)’을 제정해 본격적으로 독일식 도제제도의 안착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계획이다. 내년 첫 선을 보일 ‘한국식 도제제도’가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13.08.1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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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기업 손잡고 맞춤형 인재 육성…미국·스페인 등 30개국 독일식 이원제 직업교육 도입키로 독일 경제는 유럽 재정위기에도 여전히 탄탄하다. 예상을 초월한 성장과 낮은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40%의 대학진학률을 나타내는 독일이 경제 강국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독일이 경제 강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독일만의 현장형 직업교육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직업교육 주무기관은 교육부 아닌 기업미국·스페인을 비롯한 세계 30여 개국은 독일 직업교육인 아우스빌둥(Ausbildung)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미 도입했거나 연구 중인 나라만 이 정도다. 특히 경제위기에 처한 국가들이 관심이 많다. 현재 독일의 25세 이하 청년층 실업률은 약 8%다.유럽 경제위기 전보다 더 나아진 상황이고 유럽 평균보다 20%나 낮다. 청년 실업률이 50%에 달하는 스페인은 최근 경제위기 탈출방안의 하나로 독일 아우스빌둥을 모델삼아 직업교육제도의 근본적인 변화를 시작했다.포문은 폭스바겐의 자회사인 스페인 세아트(Seat) 그룹이 열었다. 세아트는 모기업인 폭스바겐에서 파견된 직업교육 전문가의 지휘 아래 이원제 교육을 시작했다. 기존에 운영하던 자동차 조립 시스템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 생산 현장을 이론과 실습을 연계한 교육 공간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미국도 아우스빌둥을 도입 중이다. 미국 역시 기존에 직업교육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아 직업학교를 졸업해도 전문가로 인정받기보다는 단순 노동자로 인식되는 문제가 있었다. 전문 인력 부족 현상에 시달리던 미국이 독일의 모델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사립이나 시립, 또는 국립 직업학교에서 직업교육을 전담하고 있지만 이 학교들 역시 철저히 이원화된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현장경험 부족으로 졸업을 해도 취업과 동시에 교육을 다시 받아야 한다.미국은 독일 직업교육을 배우기 위해 미국 주재 독일기업에서 이루어지는 아우스빌둥을 관찰하고 연구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과 교육학자들이 독일식 이원제 직업교육의 도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오바마 대통령은 16%나 되는 미국의 청년실업률이 독일의 두 배에 육박한다며 독일 직업교육을 도입해야 하는 근거를 제시하고 미국 직업교육 시스템의 전반적인 혁신을 예고하기도 했다. 현재 미국에 진출해 있는 독일기업인 보쉬, 폭스바겐 등이 선도적으로 이원제 직업교육의 모범을 보이고 있고 기업과 정치인, 교육 전문가들이 깊은 관심을 갖고 논의 중이다.이렇게 독일은 세계가 인정하는 이원제 직업교육시스템을 가진 유일한 나라다. 다른 나라는 기업이 젊은 인력을 전문가로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자격증을 요구하지 않는다.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반면 독일 기업은 직업교육을 통한 전문가 양성과정에 적극 동참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들에게 어울리는 맞춤형 인력을 키워낸다. 직업교육의 주무기관이 학교가 아닌 기업이란 얘기다.독일식 기업주도 직업교육이라 함은 단순히 전문계고나 상업학교를 졸업한 고졸 인력에게 취업의 문을 열어준다는 의미가 아니다. 중학교 과정인 레알슐레 10학년을 졸업하거나 인문계 김나지움 10학년을 마친 학생이 아우스빌둥 과정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직업학교 진학이 아니라, 먼저 직장부터 구해야 한다.아쭈비(Auszubildende)라는 직업학생으로 계약하고 취업을 한 후, 자신이 배우고자 하는 학과가 있는 직업학교 베룹스콜렉(Berufskolleg)에 등록해야 한다. 일주일에 이틀만 등교하고 나머지는 현장에서 배운다.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산업현장에 바로 적용하고, 스스로 실무와 이론의 간극을 경험,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나가면서 전문가가 되는 과정이다.이들에게 실무를 가르치는 교사는 현장 경험이 충분한 마이스터라는 사실도 중요하다. 마이스터는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직업학교의 교사가 될 수 있다. 마이스터는 3년제 아우스빌둥이 끝난 다음 3년 동안 현장 실무경험을 쌓은 이들에게 주어지는 최상위 전문가 자격이다. 마이스터 자격증을 취득하면 전문가로서 창업을 할 수 있으며 생산 현장에서는 책임자로 근무하게 된다.다른 나라와 비교한다면 대졸 인력이 담당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원제 직업교육 시스템은 아우스빌둥뿐만 아니라 대학에도 존재한다. 산업현장에서 근무하며 동시에 대학을 다닐 수 있는 학과다. 야간대학이 아니라 아우스빌둥과 마찬가지로 실무는 기업에서, 이론은 대학에서 수료하는 과정이다.이 모든 직업교육의 주축이 되는 기관은 교육부나 교육청, 학교보다는 기업이다. 역할이 약간 다르기는 하지만 한국의 상공회의소와 비슷한 IHK(Industrie und Handelskammer)도 직업교육에서 큰 부분을 담당한다. 독일인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은 폭스바겐의 자회사인 아우디다. 2012년 독일 대학 졸업생 3만3000명을 대상으로 기업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아우디가 1위를 차지했다.그런데 아우디에 채용된 대졸 신입사원의 약 60%는 이미 대학 재학 중에 이 회사에 취업해서 이원화된 교육을 받은 인재들이다. 기업은 대학과 공동으로 전체적인 커리큘럼을 설계한다. 졸업하면 기업에서 배운 현장 업무에 대해서는 IHK 자격증을 받고, 대학에서는 대학 졸업장을 받는다.폭스바겐 취업난 우려에 직업학생 증원현재 폭스바겐은 독일 내 6개 지사에서 자동차 조립연구, 운송 물류관리, 산업공학, 기계, 전산, 메카닉, 전기, 경제, 경영, 판매 등 22개 학과에서 이원화된 직업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에는 아쭈비를 포함 약 4500여 명의 직업학생이 일한다. 아쭈비와 대학생은 회사로부터 실무연수와 함께 학비와 소정의 임금을 지원받는다.독일은 최근 교육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의 13년제의 초중등학교를 12년제로 개편하고 있다. 현재 청년층의 가장 큰 고민은 12학년제가 시작된 학년의 졸업과 13학년제가 끝나는 학년의 졸업생이 중복되는 문제다. 갑자기 김나지움 졸업생이 두 배가 되면서 진학과 취업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2011년 독일 대학 진학률이 40% 대에서 53%로 갑자기 상승한 이유는 징병제의 폐지와 중복 아비투어로 인해 졸업생이 증가한 탓이다. 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해 주마다 중복 아비투어를 각기 다른 년도에 적용하면서 충격 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점을 찾지 못했다.이에 폭스바겐은 2010년부터 직업 학생을 증원하기로 했다. 기업이 먼저 나서 사회의 부담을 일부분 떠안기로 한 셈이다. 그리고 2011년부터 중복 아비투어가 끝나는 2014년까지 증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교육이 더 이상 교육부나 학교의 책임만이 아니라는 기업의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다. 현장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기업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키 포인트가 바로 여기에 있다.연간 20조원이 넘는 사교육비에 시달리는 한국의 기형적인 교육시스템은 노동시장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독일은 다른 학생들과 비교해 수업을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 아니면 사교육을 받지 않는다. 담당교사가 학부모를 불러 과외가 필요하다고 하면 그제서야 관심을 갖는 부모도 많다.독일이 불필요한 사교육 시장을 키우지 않게 된 데는 직업교육 전선에서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기업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과외가 필요 없을 정도로 공부를 잘해서가 아니라 성적에 그만큼 자유롭다는 말이고 ‘대학 진학 말고도 길은 얼마든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한국도 독일 아우스빌둥을 모델로 전문계고를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현 정부 들어 마이스터고가 도입됐지만 독일의 아우스빌둥은 학교 하나 개교한다고 따라 할 수 있는 간단한 시스템이 아니다. 독일직업교육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국가나 교육부, 학교가 아닌 기업이 문을 열고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아우스빌둥은 이미 세계 수많은 나라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미래형 직업교육의 모델이다. 기업이 교육을 남의 일로 생각한다면 절대 성공할 수 없는 시스템이기도 하다.
2013.01.09 15:27
5분 소요
독일 경제는 유럽 재정위기에도 여전히 탄탄하다. 예상을 초월한 성장과 낮은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40%의 대학진학률을 나타내는 독일이 경제 강국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독일이 경제 강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독일만의 현장형 직업교육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직업교육 주무기관은 교육부 아닌 기업미국·스페인을 비롯한 세계 30여 개국은 독일 직업교육인 아우스빌둥(Ausbildung)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미 도입했거나 연구 중인 나라만 이 정도다. 특히 경제위기에 처한 국가들이 관심이 많다. 현재 독일의 25세 이하 청년층 실업률은 약 8%다. 유럽 경제위기 전보다 더 나아진 상황이고 유럽 평균보다 20%나 낮다. 청년 실업률이 50%에 달하는 스페인은 최근 경제위기 탈출방안의 하나로 독일 아우스빌둥을 모델삼아 직업교육제도의 근본적인 변화를 시작했다.포문은 폭스바겐의 자회사인 스페인 세아트(Seat) 그룹이 열었다.세아트는 모기업인 폭스바겐에서 파견된 직업교육 전문가의 지휘 아래 이원제 교육을 시작했다. 기존에 운영하던 자동차 조립 시스템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 생산 현장을 이론과 실습을 연계한 교육공간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미국도 아우스빌둥을 도입중이다. 미국 역시 기존에 직업교육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아 직업학교를 졸업해도 전문가로 인정받기보다는 단순 노동자로 인식되는 문제가 있었다. 전문 인력 부족 현상에 시달리던 미국이 독일의 모델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사립이나 시립, 또는 국립 직업학교에서 직업교육을 전담하고 있지만 이 학교들 역시 철저히 이원화된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현장경험 부족으로 졸업을 해도 취업과 동시에 교육을 다시 받아야 한다. 미국은 독일 직업교육을 배우기 위해 미국 주재 독일기업에서 이루어지는 아우스빌둥을 관찰하고 연구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과 교육학자들이 독일식 이원제 직업교육의 도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6%나 되는 미국의 청년실업률이 독일의 두 배에 육박한다며 독일 직업교육을 도입해야 하는 근거를 제시하고 미국 직업교육 시스템의 전반적인 혁신을 예고하기도 했다. 현재 미국에 진출해 있는 독일기업인 보쉬, 폭스바겐 등이 선도적으로 이원제 직업교육의 모범을 보이고 있고 기업과 정치인, 교육 전문가들이 깊은 관심을 갖고 논의 중이다.이렇게 독일은 세계가 인정하는 이원제 직업교육시스템을 가진 유일한 나라다. 다른 나라는 기업이 젊은 인력을 전문가로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자격증을 요구하지 않는다.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반면 독일 기업은 직업교육을 통한 전문가 양성과정에 적극 동참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들에게 어울리는 맞춤형 인력을 키워낸다. 직업교육의 주무기관이 학교가 아닌 기업이란 얘기다.독일식 기업주도 직업교육이라 함은 단순히 전문계고나 상업학교를 졸업한 고졸 인력에게 취업의 문을 열어준다는 의미가 아니다. 중학교 과정인 레알슐레 10학년을 졸업하거나 인문계 김나지움 10학년을 마친 학생이 아우스빌둥 과정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직업학교 진학이 아니라, 먼저 직장부터 구해야 한다. 아쭈비(Auszubildende)라는 직업학생으로 계약하고 취업을 한 후, 자신이 배우고자 하는 학과가 있는 직업학교 베룹스콜렉(Berufskolleg)에 등록해야 한다.일주일에 이틀만 등교하고 나머지는 현장에서 배운다.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산업현장에 바로 적용하고, 스스로 실무와 이론의 간극을 경험,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나가면서 전문가가 되는 과정이다.이들에게 실무를 가르치는 교사는 현장 경험이 충분한 마이스터라는 사실도 중요하다. 마이스터는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직업학교의 교사가 될 수 있다. 마이스터는 3년제 아우스빌둥이 끝난 다음 3년 동안 현장 실무경험을 쌓은 이들에게 주어지는 최상위 전문가 자격이다. 마이스터 자격증을 취득하면 전문가로서 창업을 할 수 있으며 생산 현장에서는 책임자로 근무하게 된다. 다른 나라와 비교한다면 대졸 인력이 담당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원제 직업교육 시스템은 아우스빌둥뿐만 아니라 대학에도 존재한다. 산업현장에서 근무하며 동시에 대학을 다닐 수 있는 학과다. 야간대학이 아니라 아우스빌둥과 마찬가지로 실무는 기업에서, 이론은 대학에서 수료하는 과정이다.이 모든 직업교육의 주축이 되는 기관은 교육부나 교육청, 학교보다는 기업이다. 역할이 약간 다르기는 하지만 한국의 상공회의소와 비슷한 IHK(Industrie und Handelskammer)도 직업교육에서 큰 부분을 담당한다. 독일인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은 폭스바겐의 자회사인 아우디다. 2012년 독일 대학 졸업생 3만3000명을 대상으로 기업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아우디가 1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아우디에 채용된 대졸 신입사원의 약 60%는 이미 대학 재학 중에 이 회사에 취업해서 이원화된 교육을 받은 인재들이다. 기업은 대학과 공동으로 전체적인 커리큘럼을 설계한다. 졸업하면 기업에서 배운 현장업무에 대해서는 IHK 자격증을 받고, 대학에서는 대학 졸업장을 받는다.폭스바겐 취업난 우려에 직업학생 증원현재 폭스바겐은 독일 내 6개 지사에서 자동차 조립연구, 운송 물류관리, 산업공학, 기계, 전산, 메카닉, 전기, 경제, 경영, 판매 등 22개 학과에서 이원화된 직업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에는 아쭈비를 포함 약 4500여 명의 직업학생이 일한다. 아쭈비와 대학생은 회사로부터 실무연수와 함께 학비와 소정의 임금을 지원받는다.독일은 최근 교육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의 13년제의 초중등학교를 12년제로 개편하고 있다. 현재 청년층의 가장 큰 고민은 12학년제가 시작된 학년의 졸업과 13학년제가 끝나는 학년의 졸업생이 중복되는 문제다. 갑자기 김나지움 졸업생이 두 배가 되면서 진학과 취업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2011년 독일 대학 진학률이 40% 대에서 53%로 갑자기 상승한 이유는 징병제의 폐지와 중복 아비투어로 인해 졸업생이 증가한 탓이다. 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해 주마다 중복아비투어를 각기 다른 년도에 적용하면서 충격 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점을 찾지 못했다.이에 폭스바겐은 2010년부터 직업 학생을 증원하기로 했다. 기업이 먼저 나서 사회의 부담을 일부분 떠안기로 한 셈이다. 그리고2011년부터 중복 아비투어가 끝나는 2014년까지 증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교육이 더 이상 교육부나 학교의 책임만이 아니라는 기업의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다. 현장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기업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키 포인트가 바로 여기에 있다.연간 20조원이 넘는 사교육비에 시달리는 한국의 기형적인 교육시스템은 노동시장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독일은 다른 학생들과 비교해 수업을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 아니면 사교육을 받지 않는다. 담당교사가 학부모를 불러 과외가 필요하다고 하면 그제서야 관심을 갖는 부모도 많다.독일이 불필요한 사교육 시장을 키우지 않게 된 데는 직업교육 전선에서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기업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과외가 필요 없을 정도로 공부를 잘해서가 아니라 성적에 그만큼 자유롭다는 말이고 ‘대학 진학 말고도 길은 얼마든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한국도 독일 아우스빌둥을 모델로 전문계고를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현 정부 들어 마이스터고가 도입됐지만 독일의 아우스빌둥은 학교 하나 개교한다고 따라 할 수 있는 간단한 시스템이 아니다. 독일직업교육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국가나 교육부, 학교가 아닌 기업이 문을 열고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아우스빌둥은 이미 세계 수많은 나라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미래형 직업교육의 모델이다. 기업이 교육을 남의 일로 생각한다면 절대 성공할 수 없는 시스템이기도 하다.
2012.10.08 14:40
5분 소요싱가포르 교육허브=산업허브 아시아의 경제부국 중 하나인 싱가포르. 싱가포르 역시 교육열이 대단히 높은 나라 중 하나다. 싱가포르는 초등학교부터 입시체제다. 초등학교 졸업시험 결과에 따라 중학교도 능력별로 배정을 받기 때문이다. 또 중학생들은 상위 25%만 대학교 준비학교인 주니어칼리지에 입학할 뿐 나머지 75%는 직업교육을 받게 된다. 주니어칼리지 졸업생 중에서 해외 명문 대학교에 합격하면 국가에서 장학금을 지원한다. 우리나라 같으면 ‘대한민국 교육을 죽인다’, ‘성적 위주의 특혜다’라는 말들이 나와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킬 제도이지만 ‘교육은 작은 싱가포르를 강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어 교육제도에 대한 신뢰가 높다. 이처럼 학교가 성적에 따른 경쟁체제이다 보니 싱가포르에서도 어릴 때부터 많은 사교육을 시키는 데 학원보다는 개인교습 형태가 강하며, 초등학교 때에는 우리나라보다 사교육을 더 심하게 받는 편이다. 싱가포르는 우리나라처럼 교육열이 강한 것에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교육 비즈니스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는 향후 국가 전략사업으로 교육 비즈니스를 최우선 과제의 하나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도 많은 다국적 기업의 아시아 본부가 싱가포르에 있는데 이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물론, 현재보다 더욱 더 많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교육 허브’로 발돋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자원이 없고 인구가 적은 싱가포르로선 교육을 통해 경제력이 되는 많은 사람이 몰려들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교육산업을 육성하려는 싱가포르 정부의 적극적 노력으로 존스홉킨스 의대, 인시아드(INSEAD), 시카고경영대학원, 뉴사우스 웨일스 대학 등 세계 최고 교육기관의 아시아캠퍼스 유치에 성공해 운영 중이며 MIT, 와튼스쿨, 조지아공대, 상하이 교통대 등과 공동 학위제를 통한 협력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 덕에 싱가포르는 인구 대비 유학생 비율이 아시아 최고일 뿐 아니라 교육열이 높다고 늘 자랑하는 한국보다 무려 40배 이상이다. 싱가포르에서 공부한 많은 유학생이 고국으로 돌아가 친 싱가포르 인사가 될 것은 당연한 일이니 차후에 해당 국가의 기업을 싱가포르에 유치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그게 바로 ‘교육허브=산업허브’ 공식을 노리는 싱가포르의 교육산업 장려정책이다. 말레이시아 총리 직접 나서 산업화 아시아에서 싱가포르 다음으로 교육허브를 노리고 있는 말레이시아는 총리가 직접 나서서 교육의 산업화를 진두 지휘한다. 100년 이상 영국의 지배를 받아왔던 나라이기에 영어가 공용어인 장점을 최대한 살려 유학생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그래서 저렴한 비용으로 영어 자체를 배우기 위해 말레이시아로 오는 경우도 많으며, 대학 이상의 학위 취득을 목적으로 하는 유학생 유치를 위해서는 ‘트위닝(twinning)’제도가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위닝 제도란 말레이시아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미국·영국 및 영연방 대학의 학위를 취득하는 제도다. 2년을 말레이시아에서 공부하고 나머지 1~2년은 학위를 취득하고자 하는 해당 대학에 직접 가서 공부를 하고 학위를 받는 식이다. 말레이시아의 낮은 물가와 영어·중국어를 배울 수 있으면서 서구 명문대학의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말레이시아로 유학생이 모이고 있는 것이다. 원래는 말레이시아 자국 학생들이 해외로 유학을 많이 가 외화 유출 등의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정부가 만든 정책이었는데 이제는 외화 획득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다. 싱가포르와 더불어 아시아의 교육허브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유학은 보통 우리보다 잘 사는 선진국으로 가야 한다는 상식을 깨뜨리기라도 하듯 최근 대한민국의 어린 학생들은 말레이시아로 조기유학을 많이 떠나고 있다. 역발상 대치동을 살리자 지금까지 총 9회에 걸쳐서 교육산업을 소개했다. 우리나라에서 ‘사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교육 관련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으며 그에 따라 신종 비즈니스가 많이 등장함을 설명하였고, 국가적 개혁이 있지 않는 한 ‘중복 투자’ 형태의 출혈적 사교육비 증가세는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설명했다. 또 우리는 교육을 산업화하는데 많은 거부감을 가지고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전통적인 경제부국은 물론 말레이시아와 같은 개발도상국까지도 교육을 국가의 주요 전략산업으로 삼아 외화 획득 및 자국의 문화 보급 수단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음을 살펴보았다. 우리 정치인들은 선거철만 되면 공약으로 ‘아시아의 허브’로 한국을 만들겠다고 한다. 과연 우리나라가 아시아의 허브가 될 수 있을까? 지금 상태로는 불가능하다고 필자는 단언할 수 있다. 다국적 기업의 한국지사로 발령을 받는 수많은 외국인의 경우를 살펴보자. 그들이 과연 얼마나 가족을 동반하고 한국에 오고 있는가? 한국에 그들의 아이들이 와서 공부할 만한, 또는 한국에서 공부해 졸업을 한다고 했을 때 세계 무대에서 통용될 수 있는 그런 학교가 존재하는가? 우리가 지방으로 공공기관 이전을 할 때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로 ‘자녀 교육’을 꼽는 것과 마찬가지로 외국인도 해외에서 한국 근무를 고려할 때 ‘자녀 교육’이 우선순위로 들어간다는 것을 왜 모른단 말인가!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의 아시아 본부를 한국에 유치하고 싶으면 먼저 그 다국적 기업 종사자들의 자녀교육에 매력적인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왜 우리는 아랍이나 동남아시아의 귀족 자녀와 중국의 신흥 갑부 자제를 한국으로 끌어들이지 못할까. 만일 아랍의 왕족 자제가 우리나라에 와서 중·고등학교를 다닌다면 그들은 얼마나 많은 돈을 쓰고 갈까. 세계 10대 경제대국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낙후돼 있는 교육 인프라가 바로 대한민국이 아시아 허브가 되지 못하도록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내부적으로는 어떤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자녀 1명을 키우는 데 약 2억2000만원이 든다고 한다. 그중에 대부분이 교육비일 것은 자명하다. 해마다 자녀 교육비가 증가하고 있고 그 교육비 증가가 저출산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어 대한민국의 성장동력마저 위축돼 가고 있다. 점점 더 많이 드는 교육비, 과열되는 사교육의 결과는 고학력 실업자의 양산이요, 해외 무대에서 통하지 않는 국내용 학위자의 양산체제가 현재의 대한민국 교육인 것이다. 돈은 돈대로 들고 실속은 없는 셈이다. 또 사교육을 욕하면서도 대학 수학능력시험이 끝나면 언론과 대중은 공신력(?) 있는 사교육기관에서 논평해주기를 원하는 뒤죽박죽 상황이다. 필자의 사무실이 있는 강남의 대치동에는 독일식 유치원도 있고, 이스라엘식 유치원도 있다. 세계 여러 나라 교육시스템의 경연장인 셈이다. 대치동에서 살아남는 교육시스템은 다른 어디에서도 살아남는다는 학원가의 불문율이 있다. 교육시스템의 ‘테스트베드’인 셈이다. 우리가 일부 IT분야에서 세계적인 테스트베드인 것처럼 공교육의 개혁으로 사교육과의 중복 투자를 방지하고 사교육을 국제화 시대에 걸맞게 산업화하여 동북아의 교육허브를 만드는 것은 어떨까? 그럼 정부가 주장하는 금융허브, 물류허브는 자동으로 따라오고 대한민국의 아이들은 국제화 시대에 맞는 글로벌 인재가 될 텐데 말이다.
2006.01.02 14:53
5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