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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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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예요] 이부진이 선택한 ‘럭셔리 투피스’…‘블랙 앤 골드’ 주총룩 정체는

유통

‘재계 패셔니스타’로 알려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주총 패션’이 또 한번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 이 사장은 블랙 패션에 골드 아이템과 높은 굽의 플랫폼 힐로 우아한 스타일을 연출했다. 매번 공식 석상에 오를 때마다 ‘이부진 패션’이 키워드로 떠오르며 과하지 않으면서도 귀티나는 재벌 패션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찐재벌’ 패션 정석 ‘올블랙’...골드 벨트와 시계로 포인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16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장충동 삼성전자 장충사옥에서 열린 제46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했다. 회색 '제네시스 G90' 차량을 타고 오전 8시 57분쯤 주총 장소에 도착한 이 사장은 이날 골드 컬러의 벨트, 팔찌로 포인트를 준 올 블랙 패션과 아찔한 플랫폼힐을 신고 등장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가장 눈길을 끈 건 이 사장의 ‘올블랙’ 패션이다. 언뜻 보면 원피스를 입은 것 같지만 이 사장은 구찌의 블랙 상의 재킷과 치마를 매치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제품들 모두 구찌의 2023년 봄·여름(S/S) 컬렉션에서 공개된 신상이다. 이 사장이 선택한 상의는 구찌의 ‘소프트 울 실크 재킷’이다. 란제리 등의 1990년대 감성에서 힌트를 얻은 미니멀한 재킷으로 클래식한 실루엣을 재해석한 재킷으로 탈부착 가능한 메탈 버클이 달린 레더 벨트 ‘G버클 와이드 레더 벨트’가 포함돼있다. 가격은 공식 홈페이지 기준 570만원이다. 벨트는 별도 구매 시 100만원대다. 하의는 구찌의 ‘울 모헤어 스커트’로 파악된다. 스커트 제품 역시 조절 가능한 레더 스트랩을 더한 달라붙는 실루엣의 모헤어 스커트로, 크리스탈 G 스퀘어를 장식했다. 가격은 공식 홈페이지 기준 224만원이다. 이 시장이 왼쪽 손목에 찬 골드 컬러의 시계는 불가리의 ‘파렌티지’이다. 이 시계는 이탈리아 로마의 트레버틴 스톤에서 사용된 보도블록 연결 방식으로 탄생한 라인이다. 보석의 이음새를 없애 깔끔한 디자인인 이 시계는 엘리자베스 테일러, 오드리 헵번, 키이라 나이틀리 등 유명 헐리우드 배우들도 선호했던 라인으로 알려진다. 가격은 발매가 기준 약 1000만원대다. 이 사장은 수년 간 주총장서 블랙과 화이트를 적절히 매치한 심플한 룩에 장식이나 소재, 귀걸이 등으로 포인트를 주는 패션 스타일을 보여왔다. 지난 2020년 주주총회에서도 알렉산더 맥퀸 옷을 선택, 망토 스타일의 코트인 케이프를, 지난해에는 어깨에 지퍼가 달린 독특한 디자인인 알렉산더 맥퀸 지퍼 피크 숄더 리프 크레이프 재킷을 입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유명 인물이 특정 브랜드의 옷을 입어주면 그것만으로 후광 효과가 엄청나다”면서 “이부진 사장의 패션은 주총장 외에도 이 사장의 패션은 매번 화제다. 자녀 졸업식, 심지어 장례식 등 공식 석상에 오를 때마다 매번 화제라 사진이 올라오는 즉시 품절되거나 해당 브랜드에 문의가 빗발친다”고 설명했다. 12년째 빠짐없이 주총 참석...사내이사 4연임 '기본' 강조한편 이부진 사장은 지난 2011년 이사회에 합류한 후 12년째 빠짐없이 주총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주총에서 재선임이 가결되면서 4번째 연임을 맞았다. 이사회 의장직은 2012년부터 11년째 맡고 있다. 이 부사장은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호텔신라를 지난 2021년 흑자로 돌려 세우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말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선정되기도 했다.이 사장은 이날 주총에서 ‘기본’을 강조하며 수익성 개선을 약속했다. 이 사장은 “올해는 호텔신라가 창립 50주년을 맞는 한 해인 만큼 사업모델을 재구축하고 신사업 발굴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도 힘쓸 것”이라며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에게 제공할 참신한 기회를 각 사업 영역에서 포착해 새 수익의 원천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2023.03.17 06:00

3분 소요
“블프에 살게 많다면?”…하나카드, 해외직구 이벤트 ‘블살라’ 진행

카드

하나카드가 해외 직구 시즌을 맞아 자사 고객의 해외 서비스 전용 플랫폼인 ‘G.Lab(지랩)’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9일 밝혔다. 하나카드의 해외 직구 특화 프로모션인 ‘2022 블살라(블프에살게 많다면 해외 직구 라운지로)’ 이벤트는 2020년부터 3년째 매년 11월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 선보이는 행사다. 이달 30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이벤트는 ‘해외 직구 라운지’를 경유해 알리익스프레스, 마이테레사, 아마존, 이베이, 아이허브, 타오바오, 큐텐, 24S, 매치스패션, 에센스에서 100달러 이상 구매 시 쇼핑몰 별 적립률에 따라 5만 하나머니까지 적립해준다. 하나카드의 해외 이용 특화 체크카드 상품인 ‘트래블로그 체크카드’ 이용 시에는 1만 하나머니가 추가 적립돼 최대 6만 하나머니까지 쌓을 수 있다.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는 환전·해외 이용 수수료가 없다는 특징이 있다. 배송대행 업체 몰테일에서는 21일부터 30일까지 하나카드로 배송비를 결제하면 선착순 1200건을 대상으로 최대 10달러까지 즉시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또 해외 이용 후 분할납부 전환 시 최대 6개월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해외 직구 포함 해외 이용 100만원 이상 이용 손님이라면 ‘여행 라운지 스탬프’ 서비스를 통한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여행 라운지 스탬프’는 100만원·200만원·300만원 이상 해외 이용하거나 항공, 숙박·레저, 면세 항목에서 일정 금액 이상 이용 시 스탬프가 적립되는 서비스로 스탬프 적립 개수에 따라 최대 15만 하나머니를 제공한다. 하나카드 마케팅추진부 관계자는 “해외 직구족을 위해 올해 블프 시즌에도 다양한 혜택을 준비했다”며 “고환율, 고물가로 인해 예전 시즌보다 어려운 직구 환경이지만 더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윤형준 기자 yoonbro@edaily.co.kr

2022.11.09 13:51

2분 소요
“2000만원 반지, 클릭 한번으로”…‘프러포즈 링’ 온라인 인기

산업 일반

고가의 주얼리 브랜드들이 온라인에 입성하면서 수천만원대의 웨딩밴드, 프러포즈 링 등 하이엔드 주얼리를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온라인으로 반지를 구매하는 고객 중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은 상반기(1월 1일~5월 15일) 럭셔리 주얼리 판매 현황을 조사한 결과 주얼리 카테고리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8% 신장했다고 27일 밝혔다. 품목별 판매 비중은 반지(33.1%), 목걸이(29.2%), 팔찌(27.3%), 귀걸이(6.4%) 순이었다. 특히 같은 기간 반지 판매액은 200% 증가했고, 구매 고객 중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다. 지난해 5월 15일부터 올해 5월 15일까지 반지 구매자는 남성이 58%, 여성이 42%를 차지했다. 엔데믹(풍토병) 기대와 결혼 시즌이 맞물리면서 고가의 프러포즈 링이나 웨딩밴드가 주얼리 전체 판매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캐치패션에서는 2000만원 상당의 스위스 명품 브랜드 ‘피아제’의 반지가 판매됐다. 프러포즈 링으로 유명한 해당 반지는 18캐럿의 화이트골드 소재에 다이아몬드와 블랙 세라믹이 화려하게 디자인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400만원이 넘는 프랑스 하이 주얼리 ‘메종 부쉐론’의 콰트로 미니 링 18K 골드 펜던트 목걸이와 300만원에 달하는 ‘펄스 비포 스와인’의 키트 사파이어 루비&14K 골드 시그넷 링 등도 모두 남성 고객이 구매했다. 캐치패션 관계자는 “고가 주얼리의 경우 오프라인에서 상품을 확인하고, 신뢰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구매하는 소비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공격적인 매스 광고 없이도 파페치, 마이테레사, 매치스패션 등 100% 정품만 취급하는 글로벌 파트너사가 많이 알려지면서 캐치패션에 대한 신뢰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채영기자kim.chaeyoung1@joongang.co.kr

2022.05.27 16:33

2분 소요
“직구도 카카오페이?”…해외직구 5조 시대, 로컬라이징 시동

유통

국내에서 온라인을 통해 해외 물품을 직접 살 수 있는 일명 ‘해외직구’ 사이트가 국내 소비자 사로잡기 위한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서비스는 대부분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 사이트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국화, 즉 로컬라이징 형식으로 더해지고 있다. 해외 물품을 판매하는 외국 사이트가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까닭으로는 최근 우리나라 해외직구족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통계청에서 발간한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2021년도 해외직구 구매액은 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26.4%가 성장한 규모로 역대 최대치다. 실제 우리나라는 세계 180개국에서 운영되는 해외직구 플랫폼 ‘아이허브’의 글로벌 매출 상위 3위 안에 들 만큼해외직구 플랫폼을 많이 사용하는 국가 중 하나다. 이에 플랫폼사들이 한국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먼저 아이허브는 한국어 및 원화 표시, 한국어 상담 제공을 넘어 지난 2020년부터는 한국 지사 설립하고 본격적인 한국 소비자 맞춤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카카오페이 결제 서비스를 도입해, 해외 상품을 카카오페이를 통해 간편하게 살 수 있게끔 했다. 최지연 아이허브 코리아 지사장은 "최근 한국시장 확대 전략으로 달러 환율 상승시 소비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원화 고정가 서비스 도입을 검토 중"이라며 "또 미국에서 운영 중인 정기구독 서비스의 한국 도입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부터 국내 온라인 플랫폼 11번가에 입점한 해외 직구 플랫폼 ‘아마존’ 역시 한국 소비자 이용이 편리하도록 구성됐다. 과거 아마존은 배송대행지 주소 없이는 한국 직배송이 불가능했으나, 현재는 한국 직배송이 가능하다. 또 원화 표시 및 제품 설명부터 구매 후기까지 모두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편리성을 더했다. 해외명품을 살 수 있는 패션 전문 해외직구 플랫폼도 한국어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매치스패션’은 홈페이지 접속 시 국가 및 언어, 현지 통화 설정을 한국 환경에 맞춰 변경할 수 있게 했다. 또 200파운드(한화 약 32만원)이상 구매하면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하는데, 이때 배송대행지 없이 한국 직배송인 경우도 동일한 혜택을 제공한다. 또 유명 패션 해외직구 플랫폼인 ‘마이테레사’ 역시 한국어 공식 사이트를 제공한다. 마이테레사는 미화 기준 150달러 미만 구매 및 FTA적용 상품에 대해 면세 쇼핑이 가능하다. 해외직구 플랫폼 관계자들은 “가격 경쟁력이라는 핵심 무기를 장착하고 각종 부가 서비스까지 국내 이커머스와 동일해지고 있는 해외직구 플랫폼의 한국시장 공세는 갈수록 더 맹렬해질 것”이라며 “따라서 팬데믹 동안 소비자 저변 확대에 성공한 해외직구 시장의 성장세는 팬데믹 종식 후에도 지금보다 더 큰 폭으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2022.04.11 17:02

2분 소요
이부진, 상위 1% ‘주총 패션’ 보니…‘경영’도 ‘스타일’도 핫하다

유통

3월이면 돌아오는 주주총회 시즌. 주총에서 기업들은 지난 한 해 성적을 공개하고 이사 선임, 정관 변경 등 경영과 관련된 주요 사안들을 결정한다. 주총을 보면 오너의 경영방침은 물론 해당 기업의 현 상황과 미래를 위한 밑그림까지 엿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호텔신라 주총은 더 특별하다. ‘재계 패셔니스타’로 알려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주총 패션’이 매년 화제를 모으면서다. 공식 석상에서 이 사장은 블랙과 화이트를 주조로 한 심플한 룩에 장식이나 소재, 귀걸이 등으로 포인트를 주는 우아한 스타일을 연출한다. 그런 그의 패션은 ‘상위 1% 룩’, ‘재벌룩’ 등의 수식어로 회자되면서 호텔신라 주총의 또 다른 볼거리로 자리 잡았다. ━ ‘재계 패셔니스타’의 심플 룩…가격은 200만~400만원대 지난 3월17일 서울 장충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호텔신라 주총. 11년째 의장직을 수행 중인 이 사장은 이날도 ‘블랙&화이트’ 마니아다운 패션을 선보였다. 세련된 블랙 재킷과 화이트 블라우스, 블랙 팬츠를 매치한 패션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눈길을 끈 것은 양어깨에 지퍼와 두 개의 플랩 포켓이 달린 독특한 디자인의 재킷. 이 옷은 영국 브랜드 ‘알렉산더 맥퀸’의 지퍼 피크 숄더 블레이저 제품으로 어깨의 지퍼를 열면 재킷 안 의상이 살짝 보이게 하거나 파워숄더 느낌으로 연출할 수 있다. 가격은 2645달러로 한화로 약 320만원이다. 알렉산더 맥퀸이 이 사장의 주총 패션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주총에서도 이 사장은 알렉산더 맥퀸의 케이프 코트를 입고 등장했다. 당시 이 사장은 흰색 의상 위에 소매가 없는 케이프 스타일의 ‘블랙&화이트’ 코트를 매치해 우아함을 더했다. 해당 코트는 출시 직후 품절된 제품으로 국내에선 구하기 힘든 디자인으로 전해졌다. 판매가는 2063달러로 한화로 약 259만원이다. 알렉산더 맥퀸은 현재 20·30세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브랜드기도 하다. 프랑스 패션 브랜드 지방시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알렉산더 맥퀸의 이름을 딴 브랜드로 고급스러운 원단과 독특한 프린트 디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사장의 스타일은 ‘블랙&화이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해 주총에서는 누드 베이지 톤의 코트를 입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해당 코트는 영국의 대표 명품 브랜드인 버버리 제품으로 이날 이 사장은 마스크 컬러까지 베이지 톤으로 맞추며 남다른 패션 감각을 연출했다. 가격은 400만원 대. 해당 제품은 지난해 품절됐지만 올해 비슷한 디자인의 코트가 재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주총에선 화이트 원피스를 입고 등장했다. 이날 이 사장이 선택한 의상은 미국 디자이너 톰 포드의 원피스로 소매 부분 러플 장식이 포인트다. 이 원피스는 톰 포드의 2018년 S/S 신상으로 당시 3490달러, 약 380만원에 판매됐다. 실루엣을 강조하는 스타일의 톰 포드답게 이 사장 역시 디자인은 심플하지만, 라인이 드러나는 과감한 스타일로 주목받았다. 여기에 블랙톤의 헤어스타일과 오픈토 슈즈로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더했다. ━ 옷차림도 전략…“기업 이미지와 어울리는 패션 소화” 패션업계도 이 사장의 스타일링을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선 ‘옷차림도 전략’이라는 말처럼 이 사장이 패션 스타일링을 자신에 맞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경영 수단으로 잘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그러면서 ‘T(time, 시간)·P(place, 장소)·O(occasion, 상황)’에 맞고 기업 이미지와도 어울리는 옷차림을 소화해낸다는 것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이 사장의 패션 키워드는 품격, 신뢰감, 안정감”이라면서 “튀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러움이 느껴지는 스타일링이 이 사장이 가진 단아한 이미지와 만나 배가되고 나아가 기업 이미지 연장 선상에서 판단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재력이 있어 어떤 브랜드든 선택할 수 있는 그가 선택한 브랜드는 과연 무엇일지, 상위 1% 패션을 보고 따라 하고 싶다는 로망과 동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이부진 패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면서 “이 사장이 입은 옷은 해당 브랜드 매출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장은 이번 주총에서 “올해가 호텔신라의 대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정적 사업 기반을 강화하는 동시에 혁신적 변화도 함께 추진해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초격차 경쟁력 확보 ▲디지털 기반 사업구조 개편 ▲자산 운용 효율화 ▲주주가치 제고를 등을 꼽았다. 사업부문에 대한 전략도 밝혔다. 면세 사업은 디지털 전환을 본격 추진하고 포스트 코로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호텔사업은 품질과 서비스 고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호텔신라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18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영업이익 1188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매출은 3조7791억원으로 전년 대비 18.5% 증가했다. 이 사장은 “많은 난관과 도전이 있었지만, 내실경영 기조로 수익성 개선에 노력한 결과”라고 밝혔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2022.03.19 14:00

4분 소요
[‘명품 플랫폼’의 민낯②] 샤넬·에르메스의 3000만원 백을 온라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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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넬’과 ‘에르메스’. 명품 중에서도 하이엔드급으로 꼽히는 두 브랜드는 그만큼 콧대도 높다. 온라인 채널을 통한 상품 판매를 정식적으로 허가하지 않고 있다. 샤넬은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온라인 구매를 허락하지 않는다. ‘샤넬 가방’을 사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 앞에 길게 줄이 늘어서는 '오픈런 현상'이 매번 반복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에르메스는 지난해 공식 온라인 스토어를 오픈하고 예약판매를 시작했지만 200만~500만원대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만 구매할 수 있다. 수천만원대 가격을 자랑하는 버킨백, 캘리백은 일정 구매실적을 쌓은 고객만 살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에르메스만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 정말 살 수 없을까. 브랜드사의 정책과 달리 온라인 명품 플랫폼 ‘빅3’사 머스트잇‧트렌비‧발란 등에선 ‘샤넬’과 ‘에르메스’ 제품을 어렵지 않게 검색할 수 있다. 화장품은 물론 지갑, 가방까지 제품군도 다양하다. 심지어 오프라인 고객도 실적이 쌓여야 살 수 있다는 에르메스의 상징 버킨백도 이곳에선 3266만원에 구매 창이 열린다. 오픈런을 해도 손에 넣기 힘든 샤넬 클래식 미듐 캐비어는 1300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머스트잇은 지난해 럭셔리 브랜드 판매량이 샤넬 111%, 에르메스 51% 늘어났다고 올해 초 홍보하기도 했다. ‘머스트잇‧트렌비‧발란’(머‧트‧발)에선 손쉬운 샤넬과 에르메스백 구매. 업계에선 이 자체가 머‧트‧발이 그동안 홍보해 온 ‘공식 수입사와의 정식 계약관계’를 전면으로 위배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한다. 온라인 판매를 금지하는 브랜드가 유통된다는 자체가 공식 루트가 아닌 불투명한 병행수입과 구매대행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됐다는 의미다. ━ 직접 중개한다더니…에르메스 공식 파트너사? 특히 트렌비는 자사 소개를 통해 ‘직접 중개’ 형식으로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공식 홈페이지 및 오프라인 매장, 유명 부티크, 아울렛 등에서 공수한 상품만 취급하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최근 온라인 명품 플랫폼사들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고 나선 캐치패션은 트렌비의 이 같은 행태가 허위‧과장 광고일뿐 아니라 표시 광고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트렌비에서 판매하는 에르메스 목걸이의 상품 구매과정 설명을 보면 “해당 상품은 트렌비와 계약된 국내 공식 파트너사의 국내 물류센터에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상품”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에르메스가 온라인 유통채널 판매를 공식적으로 허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는 잘못 기재된 정보다. 제공업체는 ‘트렌비 프리모클럽’으로 표기돼 있다. 프리모클럽은 세계적으로 검증된 유명 부티끄와 트렌비가 검증한 국내외 멀티 브랜드샵을 아울러 통칭하는 트렌비 자체 용어다. 캐치패션 관계자는 “에르메스가 에르메스 상품을 판매하도록 허가한 유통채널이 없기 때문에 국내 공식 파트너사라는 것 자체가 허위 과장광고”라면서 “프리모클럽이라는 말로 병행수입 판매자를 숨기고, 판매자 정보고지 의무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 200% 가품 보상제…실제 입증은 까다로워 머스트잇과 트렌비 등이 경쟁적으로 내건 ‘가품 보상제’ 역시 공식 계약관계라면 무의미한 제도라는 게 캐치패션 측 주장이다. 가품 이슈는 온라인 명품 시장의 가장 큰 약점이자 민감한 이슈이기도 하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사들은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보상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머스트잇은 위조품 구매시 200% 책임보상을 하거나 직거래 신고에 대한 포상 등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트렌비 역시 가품일 경우 200% 배상해주는 정품보상제를 시행하고 있다. 구매시 전문 감정팀이 검수 사진과 구매영수증 사본을 제공하는 ‘정품체인’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캐치패션 관계자는 “빅3사가 강조하는 것처럼 ‘공식적인 파트너사’ 관계가 진짜라면 가품에 대한 걱정으로 보상제도를 만들거나 샤넬, 에르메스 제품에 대한 온라인 판매는 있어선 안될 일”이라며 “해당 플랫폼사가 100% 공식 루트가 아니라는 것은 이 부분만 놓고 봐도 증명된다”고 강조했다. 제도가 운용되고 있긴 하지만 실제 보상 이행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소비자가 구매한 제품이 가품으로 의심된다고 해도 소비자가 직접 가품임을 증명해야 한다”면서 “플랫폼 입장에서는 가품 판매채널로 낙인찍히는 염려 때문에 매우 까다로운 절차로 응대하고 있어 제도는 있지만, 보상 자체가 쉽지 않은 구조”라고 귀띔했다. 트렌비 측은 캐치패션의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트렌비 관계자는 “샤넬과 에르메스 판매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상 수요와 불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며 “오픈런이나 대기를 하지 않고 보다 편리하게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공급해주기 위함”이라고 해명했다. 또 “가품 보상제는 오프라인에서 얻을 수 있는 신뢰를 온라인에서도 주고자 하는 것이라며 ”가품이 있다는 전제를 깔고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 장교‧개발자‧쇼핑몰 창업자…이력과 연관 있나 패션업계 일각에서는 명품 유통에 대한 세부적인 지식 없이 쇼핑몰 개념의 플랫폼들이 하나둘 생겨난 데서 나타나는 부작용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머‧트‧발 대표들의 이력에도 잘 드러나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 선두업체인 머스트잇 조용민 대표는 대학생 때부터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해 지금의 머스트잇을 성장시킨 인물이다. 처음 시작은 파티용품 관련 온라인 쇼핑몰. 이후 병행수입이라는 유통 개념을 처음 접하면서 수중에 있던 50만원을 가지고 샘플 제품을 구매하고 주문을 받았던 게 머스트잇의 시초다. 박경훈 트렌비 대표는 ‘개발자’ 출신이다. 영국 유학을 하던 공대생이 동문들과 함께 명품 시장에 대한 특성과 시장성에 의문을 가지게 된 게 창업 기반이 됐다. 발란의 최형록 대표 이력은 가장 특이하다. 그는 공군 회계 장교 출신으로 전역 후 MBA와 창업을 놓고 고민하다 평소 좋아하는 명품을 낙점한 게 사업 시작 계기다. 이들과 달리 캐치패션 이우창 대표는 펜실베니아대학교에서 정치경제학을 졸업한 후 국내에 들어와 갤러리아백화점에서 온라인 신사업 업무를 담당했다. 이 과정에서 해외 명품 플랫폼사들과 파트너십 관계를 이어왔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지금 서로가 다른 입장을 내놓는 것도 대기업에서 해당 업무를 담당해 온 캐치패션 대표의 시각과 3사 대표가 받아들이는 시각이 전혀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법적인 시시비비가 모두 가려지기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고발의 진위를 가리는 과정에서 일방의 신뢰도는 큰 타격을 받고, 자칫 진흙탕 싸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변호사이자 한국패션디자이너협회 소속인 이재경 건국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는 “만약 국내 사업체가 해외 명품 플랫폼과의 법률적 구속력을 지니는 제휴 관계가 없는데도 독점적 관계를 표시하거나 암시하는 문구를 광고했다면 이는 명백한 소비자 기만”이라면서도 “명품업계는 일반 패션보다 신뢰도가 중요한데 자칫 잘못하면 공멸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2021.10.0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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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플랫폼’의 민낯①] 머스트잇·트렌비·발란, 줄줄이 고발당한 사연

유통

당신이 오매불망 갖고 싶던 명품. 구매를 앞두고 있다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보자. 질문 1. 온라인 최저가와 오프라인 판매가의 차이는 얼마인가? 질문 2. 구매한 명품이 어떤 경로(현지 부티크, 병행수입)를 통해 오는지 알고 있나? 질문 3. 판매자 정보(병행수입업체 이름)를 파악하고 있나?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대부분 가능하다. 명품을 온라인에서 산다면 의심부터 하던 과거와 달리 온라인 명품 플랫폼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정착한 결과다. 그러나 두 번째, 세 번째에 대한 질문에 선뜻 답을 하는 사람은 드물다. 대부분 구매자가 ‘최저 가격’ 비교를 통해 명품을 구매하거나 ‘플랫폼’ 자체를 믿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주고 산 명품이 ‘가짜’(짝퉁)일 지도 모르는 데도 말이다. ━ “명품 의심부터 하라”는 업계 후발주자, 왜? 최근 잠잠하던 온라인 명품 플랫폼 시장에 이러한 구조적 문제점을 제기하고 나온 업체는 ‘캐치패션’이다. 업계 후발주자인 캐치패션은 스마일벤처스가 운영하는 온라인 명품거래 플랫폼. 한화갤러리아 출신인 이우창 대표가 2019년 1월 서비스를 론칭했다. 캐치패션은 이미 ‘산’ 명품과 앞으로 ‘살’ 명품을 의심부터 하라고 꼬집는다. 현재 온라인 명품 플랫폼 ‘빅3’사인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머·트·발)이 해외 메이저 명품 판매채널과 정식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음에도 여러 매체 및 홈페이지를 통해 마치 이들과 정식 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캐치패션은 또 ‘머트발’ 3사가 판매자명, 판매자 정보는 물론 유통경로 등을 정확하게 기재하지 않고 모호하게 표시하면서 ‘100% 정품’이라는 홍보로 소비자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캐치패션은 이 같은 내용으로 최근 머·트·발 3사를 부정 상품정보 취득과 과장광고·정보통신망 침해로 경찰에 고발했다. 같은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3사를 신고했다. 캐치패션 측을 대변하고 있는 법무법인 세움의 정호석 변호사는 “이들 3개사의 표시·광고행위는 표시광고법 제3조 제1항 제1호가 금하는 거짓·과장 광고로서, 소비자 오인성 및 공정거래 저해성이 충분히 인정된다”면서 “더 이상의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한 제재가 필요하며, 공정거래 질서를 저해하는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공식 수입사라더니”…판매자 정보는 ‘퉁’ 캐치패션이 지적하는 쟁점은 두 가지다. 먼저 정식 계약 문제다. 해외 온라인 명품 플랫폼 매치스패션, 마이테레사, 파페치, 네파포르테, 육스 등이 공식적인 유통 채널이지만 ‘머·트·발’ 3사와 계약관계가 없다는 게 캐치패션 측 주장이다. 이들과 정식 계약관계가 없으면서도 계약에 따라 상품을 받은 것처럼 표시하면서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표시광고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실상 머·트·발 3사가 판매하는 제품은 구매대행 또는 병행수입 상품이라는 게 캐치패션 측 설명이다. 병행수입은 공식 수입업체는 아니지만 일반업체가 명품 브랜드 상품을 수입해서 판매하도록 하는 제도다. 캐치패션 관계자는 “구매대행이나 병행수입 상품을 판매하면서 해외 브랜드의 공식 홈페이지 또는 오프라인 매장, 국내외 유명 부티크 등 공식 루트를 통한 상품을 판매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적법한 판매권 계약에 따라 상품을 판매한다고 거짓 광고를 일삼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쟁점은 ‘머·트·발’ 3사의 허위‧과장 광고 및 판매자 정보 은닉 여부다. 캐치패션은 3사가 해외 명품 플랫폼과 정식 관계사가 아닌 데도 온라인상에서 ‘정식 파트너 관계’ 또는 ‘해외 온라인 판매업자의 상품을 판매하는 회사’ 등으로 표시하면서 과장 광고를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판매자 정보를 부정확하게 노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트렌비의 경우 ‘공식 루트를 통한 100% 정품 판매’를 강조하면서 판매자 정보와 유통 경로를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고 있다. 판매자 명을 ‘프리모 클럽’이란 이름으로 통칭하면서 판매자 정보를 은닉하는 것은 물론 불특정 병행 수입채널 판매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라는 게 캐치패션 측 주장이다. 발란과 머스트잇은 ‘상품 무단 도용’ 문제가 지적됐다. 이들은 해외 공식 파트너사의 상품정보와 사진, 고유번호 등 데이터베이스를 무단 크롤링한 뒤 재판매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발란은 매치스패션, 마이테레사, 육스 등을 판매자로 무단 표시하기도 했다. 판매자 표시 문제와 계약관계를 캐치패션에서 문제 삼으면서 내용증명을 발송하자 이후 판매자명만 ‘발란’으로 변경했다는 설명이다. 캐치패션은 “상품 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외 명품 플랫폼사들은 각 상품 페이지의 사진과 상품 정보 등에 대한 저작권과 게재된 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할 수 없고 상업적 목적으로 재판매할 수 없음을 약관에 명시하고 있다. ━ ‘머‧트‧발’ 3사…“불법적인 경로의 소싱 없었다” 머‧트‧발 3사는 캐치패션의 이러한 문제 제기가 불편하다는 입장이다. 머스트잇 관계자는 “현재 머스트잇에 게재된 게시물들은 계약된 내용으로 쓸 수 있으며 문제될 게 없다”면서도 “계약 관련 자세한 사항은 고발장 내용을 따져본 뒤 법무적인 검토를 거쳐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캐치패션이) 업계 후발주자로 이슈 만들기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발란도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발란 관계자는 “매치스패션을 제외한 나머지 리테일러사들은 정식 계약을 맺거나 공식 바이어 관계로 있다”면서 “관계가 없는데도 불법적으로 관계사라고 칭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육스와 네타포르테와는 정식 계약관계, 마이테레사와 파페치는 공식 바이어 형태로 계약을 맺고 있다는 게 이 관계자 설명이다. 내용증명 발송 후 판매가 정보가 변경된 건에 대해서는 “시스템 업데이트 과정에 따른 오기를 바로잡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트렌비 역시 불법적인 경로로 소싱하진 않았다고 강조했다. 트렌비 관계자는 “매치스패션과는 브랜드 기획전을 함께 열 정도로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법적으로 저촉되는 사항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들이 계약관계라고 주장하는 해외 명품 플랫폼 입장은 이와 상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호석 변호사는 “해외 온라인 명품 플랫폼으로부터 해당 업체들이 국내 3사에게 자신들의 상품 정보를 사용해 상품을 판매할 권한을 부여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으며, 관련 자료는 이미 고발 증거 자료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캐치패션에 따르면 네타포르테 본사 담당자로부터 YNAP그룹에 속한 네타포르테, 미스터포터, 육스는 국내 머‧트‧발 3사와 상품정보를 사용해 각 사이트에 판매할 수 있는 권한에 관한 어떠한 계약도 맺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 받았다. 네타포르테 본사 측도 지난 4월경 머‧트‧발 3사에게 관련 사안에 대한 문제 제기와 경고를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 덩치 키우는 플랫폼 성장통…“터질 게 터졌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사간 다툼을 보는 업계에선 "커지는 시장에 따른 성장통" 혹은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실제 온라인 명품 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호황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1조5957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자리 수 이상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머·트·발 3사의 거래액은 각각 2514억원, 1080억원, 500억원이다. 올해 성장세는 더 폭발적이다. 발란의 경우 상반기에만 1000억원 거래액을 달성하며 이미 지난해 전체 거래액의 두 배를 넘어섰다. 업계에선 온라인 명품 시장이 호황을 이루면서 투자자들이 몰리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각에선 지적될 문제가 제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들이 덩치 키우기만 급급한 사이 정작 소비자에게 정확하게 고지돼야 할 판매자 정보나 수입 경로 등을 놓치고 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병행수입업체라고 진품이 아닌 것은 아니다. 진품을 도매가로 들여오기 때문에 저렴한 게 장점”이라면서도 “문제는 현지 부티크가 아닌 재고창고라 불리는 곳에서 들여오는 병행수입 방식인데, 이 경우 상당 부분 짝퉁이 껴 있을 수 있고 품질도 보장받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플랫폼사들이 100% 정품 취급, 200% 가품 보상제 등 홍보에만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정확한 경로를 공개하고 소비자의 알 권리와 선택권을 주도록 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플랫폼의 역할이 거래 중개뿐 아니라 구체적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조언한다. 송혜진 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실 선임연구원은 “온라인 플랫폼 역할이 커지고 이익을 얻는 구조가 커지는 만큼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에 공정위는 물론 학계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면서 “결국 부정확한 정보나 허위정보 등으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장기적인 측면에서 온라인 플랫폼사들이 신뢰도를 잃고 불이익을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플랫폼사들의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석동수 공정거래위원회 전자거래과 과장도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석 과장은 “플랫폼은 거래 당사자가 아니고 중개업자지만 소비자들의 거래 패턴이 플랫폼의 신뢰도나 인지도를 믿고 거래하는 경향이 커졌다”면서 “플랫폼도 이런 부분을 이용하고 거래 자체가 플랫폼의 신뢰가 기반이 된 것이라면 지금보다 책임 역시 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2021.10.0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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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캐치패션 대표 “멀버리가 투자한 이유? 정품만 판매하니까”

유통

“가품(브랜드 동의 없이 공장에서 초과 생산돼 유통되는 상품) 가능성이요? 0%, 제로(Zero)입니다” 7월 14일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스마일벤처스 사무실에서 만난 이우창 대표의 말이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명품 쇼핑 온라인 플랫폼 ‘캐치패션’을 설명하며 국내 유일한 ‘가품 걱정을 원천봉쇄한 명품 쇼핑 플랫폼’임을 강조했다. 미국 펜실베니아대를 졸업하고, 한화갤러리아백화점에서 온라인신사업 팀장을 맡았던 이른바 ‘탄탄대로 길’을 걷던 이 대표가 2017년 회사를 관두고, 명품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었다. 갑작스러운 그의 도전은 그가 백화점에 근무할 때, 글로벌 명품 브랜드 관계자로부터 매번 듣던 질문 때문이었다. “한국은 인터넷 강국이면서, 명품 소비도 큰 나라인데 왜 제대로 된 온라인 명품 쇼핑몰이 없나요?” 파페치(Farfetch), 매치스패션(Matchesfashion), 육스(Yoox) 등 해외엔 이미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명품 패션 플랫폼이 자리하고 있지만, 한국엔 그만한 온라인 쇼핑몰이 없다는 날카로운 지적이었다. 그로부터 2년 후인 2019년, ‘캐치패션’이 국내 온라인 세상에 등장했다. ━ 병행수입 제품은 취급하지 않아 ‘한국표 명품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그의 포부로 세워진 캐치패션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출시 2년 만에 누적거래액 800억원(2020년 기준)을 돌파했다. 다른 국내 명품 플랫폼사와 달리, 캐치패션이 갖춘 핵심 경쟁력은 ‘브랜드 및 브랜드 공식 셀러의 상품만 판매한다’는 것이다. 캐치패션은 명품 브랜드가 인정한 ‘공식’ 유통 과정을 거친 제품만을 판매한다. 그가 가품 가능성에 대해 ‘제로’라고 자신있게 말했던 까닭이다. “명품 제품이 유통되는 과정은 크게 네 가지예요. 브랜드사가 직접 판매하는 것, 브랜드사가 유통권 및 판권을 인정한 공식 파트너사가 판매하는 것, 비공식적인 경로로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병행수입 판매, 공장에서 브랜드의 동의 없이 초과로 제작돼 유통된 상품을 판매하는 그레이마켓 등이죠. 캐치패션은 이중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 방식으로만 유통된 제품을 판매해요. 말 그대로 명품 브랜드사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제품만 판매한다는 것이죠.” 브랜드 동의 없이 공장에서 초과 생산돼 유통되는 상품은 가품으로 분류된다. 반면 병행수입으로 판매되는 제품은 정품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브랜드사 및 공식 파트너사가 책임을 지지 않는 유통 형태로, 중간에 가품이 껴서 소비자에게 판매돼도 이를 판단해내기 몹시 어렵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이 대표는 가품 의심을 1%라도 줄 수 있는 유통과정은 철저하게 배제했다. “국내에서 병행수입을 취급하는 타 명품 플랫폼들은 제품이 가품일 경우, 환불해주는 ‘200%가품보상제’를 운영하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이 같은 운영방침이 없죠. 가품이 판매될 수 있는 가능성을 완전히 없앴기 때문이에요. 백화점 명품 브랜드 매장에서 가품보상제를 실시하나요? 같은 맥락입니다.” 이 때문에 캐치패션은 제품 판매 출처를 100% 모두 밝힐 수 있다. 현재 캐치패션의 파트너사는 30여 곳으로 명품 브랜드 멀버리부터 명품 브랜드 공식 온라인 판매처인 파페치·마이테레사·육스·매치스패션 등이 있다. 병행수입 판매처는 취급하지 않는다. 판매 제품은 1만5000여개 브랜드, 350만개 제품에 이른다. 소비자는 캐치패션 한 곳에서 30여개 파트너사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 가격을 비교하고, 그중 최저가를 선택해 구매할 수 있다. 일종의 ‘글로벌 명품 공식 쇼핑몰 검색 창구’인 셈이다. 이 대표는 “호텔을 검색할 때 호텔스닷컴과 익스피디아를 찾고, 영화를 검색할 때 넷플릭스를, 음악을 검색할 땐 멜론과 스포티파이를 찾는 것처럼 명품을 검색할 땐 캐치패션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편리성을 넘어 가격경쟁력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당연하죠. 확실한 정품만을 판매하는 글로벌 판매처 중 가장 저렴한 제품을 확인해 살 수 있고, 현대카드·국민카드·신한카드 등 국내 카드사와 협업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그래서 글로벌 공식 판매처의 최저가에 추가로 카드 혜택까지 받으니 더욱 저렴하게 물건을 살 수 있죠.” ━ 英 명품 브랜드 ‘멀버리’가 투자한 스타트업 현재 갖춰진 시스템을 구축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해외 명품 브랜드와 플랫폼의 파트너십 체계는 엄격하고 까다롭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영국, 이탈리아 등 해외 곳곳을 돌아다니며 각종 명품 브랜드 관계자 및 공식 파트너사를 수차례 만났다. 사업 초기 당시 한화갤러리아와 티몬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캐치패션은 현재 멀버리, 아테스토니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사로부터 직접 투자를 유치한 국내 유일한 플랫폼사가 됐다. 이 대표는 투자금에 대해 “어느 브랜드사에서 얼마나 투자를 받았는지 등 구체적인 사항은 말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 180억원 규모의 자본을 유치했다. 조만간 더 좋은 소식 전달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데뷔 3년 차에 접어든 캐치패션의 최종 목표는 패션을 넘어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에그리게이터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패션에 이어 판매 카테고리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 첫 번째 걸음은 ‘리빙’이다. 캐치패션은 최근 프리미엄 리빙 제품을 판매하는 리빙관을 더했다. 뱅앤올룹스·포르나세티·톰딕슨·헤이·마스터앤다이나믹 등 리빙계 명품 브랜드 제품만을 모아서 판매하고 있다. 리빙 제품 역시 병행수입 판매는 취급하지 않는다. 이 대표는 인터뷰 마지막까지 강조했다. “지난해 캐치패션 이용자의 재구매율이 몇 퍼센트인 줄 아세요? 67%입니다. 이 수치는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공급했기 때문에 기록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무늬만 명품을 판매하는 그저 그런 플랫폼이 아닌, 브랜드사가 진짜 인정하는 공식 제품만을 판매하는 ‘공식 명품 플랫폼’이 되겠습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2021.07.15 17:34

4분 소요
브루노 파블로브스키 샤넬 패션부문 CEO

산업 일반

서울 한남동 디뮤지엄에서 6월 23일부터 7월19일까지 선보였던 전시 ‘마드모아젤 프리베 서울’은 샤넬만의 창의성을 응집해 보여준 자리였다. 전시 오프닝 행사 참석차 서울에 온 샤넬 패션부문 CEO 브루노 파블로브스키를 만났다. 패션에 문외한이라도 이름이 익숙한 브랜드가 있다. 샤넬도 그 중 하나다. 창립자 가브리엘 샤넬(1883~1971)이 1916년 파리의 깡봉 거리에 정식 매장을 내며 시작한 브랜드는 100여 년이 지나 프랑스의 대표적인 패션하우스가 됐다. 명성을 얻는 데는 프레임을 바꾸는 ‘혁명’이 있었다. 디자이너는 클러치백에 체인 끈을 달아 두 손을 자유롭게 했고, 남성 속옷으로 쓰이던 저지 원단을 이용해 편안한 여성복을 만들었다. 또 브루주아의 전용물인 보석을 모조하는가 하면, 세계 최초로 디자이너 향수를 발표하면서 이른바 ‘토털룩’을 완성시켰다. ━ 증강현실 통해 파리의 샤넬을 현실로 불러들여 전시 ‘마드모아젤 프리베 서울’은 이 한 끗의 창의성을 응집해 보여준 자리였다. 2015년 런던 사치 갤러리에서 첫 선을 보인 이래 두 번째로 서울을 찾았다. 샤넬의 수석디자이너 칼 라거펠트가 재창조한 고급 여성복 오트 쿠튀르, 샤넬이 생전에 유일하게 선보였던 하이 주얼리 컬렉션. 전설적인 No.5 향수를 집중 조명했다. 지난달 19일 전시 오프닝 행사 참석차 서울에 온 샤넬 패션부문 CEO인 브루노 파블로브스키(Bruno Pavlovsky·55)를 만났다. 그는 “샤넬은 창의성을 기반으로 성공한 유일한 패션 브랜드”라는 강한 자부심을 감추지 않았다. 1990년부터 샤넬에 근무한 파블로브스키는 2004년부터 14년째 패션부문 CEO를 맡고 있다.샤넬의 전시는 국내에서 낯설지 않다. 샤넬의 대표 디자인인 트위드 재킷을 입은 명사들을 모델로 한 사진전 ‘리틀 블랙 재킷(2012)’을 시작으로, 2015년엔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샤넬 여사의 인생 행적과 디자인을 연결시킨 ‘샤넬 문화전-장소의 정신’을 마련했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서울을 찾았다. 샤넬이 국내에 정식 론칭한 지 이미 20년, 이미 ‘브랜드 홍보’가 차고 넘치게 된 상황에서 전시를 기획하는 이유는 뭘까. 더구나 런던 다음으로 택한 곳이 서울이었다. 기준은 무엇일까.그는 여기에 ‘각도’라는 단어를 꺼냈다. “콘텐트라는 게 얼마든지 다르게 풀어갈 수 있는 것이다. 샤넬은 이미 너무나 유명하지만 여전히 ‘숨겨진 각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많은 이들이 모르는, 그렇지만 충분히 놀래킬 만한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대체 우리가 모르는 ‘숨겨진 각도’라는 게 뭘까 싶은 찰나, 그가 서둘러 말을 이었다. 샤넬이 얼마나 완벽을 기하는 브랜드이며, 어떻게 현대적으로 변모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려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라거펠트가 처음 구상한 디자인이 마지막 완성품으로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세세하게 그리고 직관적으로 알려주려 했단다.실제 전시는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오트 쿠튀르에 대한 전시 콘텐트가 그러하다. 실제 파리 공방에서 사용하는 옷감을 커튼처럼 드리워 길을 만들어 관람객들이 만져보고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 중간중간 옷감에 그림자 영상을 비춰 오트 쿠튀르 한 벌이 나오기까지의 공정 과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표현 방식도 방식이지만 패스트패션 시대와 대척점에 있는 모습이 흡사 비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증강현실을 통해 파리 스튜디오 속 샤넬을 현실로 불러들이는 전시 역시 이러한 분위기를 이어간다.파블로브스키 CEO는 서울을 찾은 이유에 대해서도 ‘각도’를 언급했다. 전시 자체는 세계 순회전이지만 관람객들이 우리의 메시지와 ‘숨겨진 각도’를 수용할 준비가 됐는가를 따져 정했단다. “샤넬이 한국에 정식 진출한 지 꼭 20년이다. 사람들에게 샤넬을 알리고 이미지를 만드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여긴다. 핸드백은 특히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아이콘인 2.55백이 중요하지만 그걸로는 충분하지 않다. 샤넬의 DNA는 패션이다. 1년에 8개의 컬렉션을 열고, 새로운 제품이 두 달에 한 번 꼴로 매장에 나온다. 옷 한 벌마다 극단적으로 세세한 부분에 완벽을 기하는 창의적 브랜드라는 점을 알리고 싶다.” ━ 내년 청담동에 세계 최대 플래그십 매장 오픈 샤넬이 5년 전부터 전시·컬렉션 등 샤넬 행사를 꾸준히 서울에서 연 것도 이런 맥락에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내년 서울 청담동에 세계에서 가장 큰 플래그십 매장 중 하나를 오픈하는데, 이를 통해 브랜드의 총체적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자연스럽게 화제가 매장으로 옮겨갔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매장일 것”이라는 그의 확신과 별개로, 럭셔리 패션 업계가 공략하는 무대는 이미 온라인으로 옮겨간 지 오래 전이기 때문이다. 구찌·버버리 등은 물론이고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 그룹까지 계열 브랜드 통합 사이트를 최근 오픈한 참이다. 매치스패션·파페치 등 온라인편집숍이 중요 유통채널로 떠오른 것도 무시하지 못할 변화다. 이러한 때에 ‘세계 최대 규모 매장’이 큰 의미가 있을까. 그는 이에 대해 다른 브랜드와 샤넬 사이에 확실한 선을 그었다.“현재 향수 화장품은 국가별로 온라인 판매를 하지만 패션은 아니다. 언젠가 패션 역시 대세를 따르더라도 서두르거나 발전시킬 생각은 없다”고 못박았다. 이유는 분명했다. 샤넬은 매장이 아주 특별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고, 손님이 직접 와서 입어보고 만져보며 창의성의 가치를 이해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온라인은 부티크로 손님을 데려오는 역할을 하고, 매장에서만 가능한 서비스를 받는 게 맞다”면서 “매장에서 샤넬 옷을 입어 본 손님이라면 빈 손으로 나갈 가능성이 거의 없을 거라 믿는다. 우리는 오히려 매장 직원들의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스스로 판단하고 따져보는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방식과 맞지 않는 시대착오적 원칙은 아닐까 싶지만 그는 여기에 대해서도 이미 결론을 낸 듯 했다. 실시간 정보의 홍수 속에서 즉흥적인 소비를 할 것 같은 밀레니얼 세대가 오히려 브랜드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만 제품에 접근한다는 것. 그래서 “샤넬이 어떤 브랜드이고 왜 쉽게 제작될 수 없는가를 논리적으로 이해하고 나면 오히려 양질의 제품에 더 매력을 느낄 것이다”라고 답했다.디지털과 거리두기를 하는 듯 싶지만 기실 샤넬은 그 어떤 럭셔리 브랜드보다 인터넷 세상에서 발빠르게 세를 넓히는 중이다. 인스타 트위터 팔로어수가 업계 1위다(2016년 기준). 한국에서는 카카오, 일본에서는 라인, 중국에서는 위챗 등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판매는 오프라인, 홍보는 온라인이라는 투 트랙 전략이다. 그는 “온라인 세계가 긍정적인 면이 많은 건 사실이고, 새롭고 재미있는 콘텐트만 만든다면 새로운 세대를 끌어들이기에는 충분한 도전이 된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가령 6명의 인물이 각기 다른 상황에서 똑같은 핸드백을 들고나오는 광고 영상은 잡지나 TV에서는 구현하기 힘든 콘텐트인 것. “동시에 수백 만 명이 본다는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 판매는 오프라인, 홍보는 온라인 투 트랙 전략 때로는 그 영향력이 부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샤넬이 올 봄 1325달러짜리(약 151만원) 부메랑을 내놓자 SNS에서는 “호주 원주민 문화 도용”이라는 비난이 쏟아진 것. 브랜드 측은 SNS를 통해 여파가 커지자 전혀 그럴 의도가 아니었음을 밝히고 공식 사과했다. 이를 계기로 파블로브스키 CEO는 디지털 세상의 파급력을 피부로 느꼈다. “정말 모든 게 빠르게 공유되고 전파된다는 걸 느꼈다. 그리고 이번 일로 얻은 교훈은 분명하다고 했다. 다른 사람과 의견이 다를 때 재빨리 입장을 설명하고 상대의 의견을 들어주고, 때로 방향을 바꾸는 개방적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온라인은 예측할 수 없는 무한대의 공간이다. 그만큼 긍정적 효과도 크지만 부정적 요소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실 창의성을 바탕으로 하는 사업은 없는 것을 만들어내야 하기에 예측할 수 없는 실수를 하게 된다. 중요한 건 그것을 인정하고 다시 도약하는 것이다. 창의성은 그런 실패를 이겨내고 가야 한다.”디자이너가 아닌 경영자가 말하는 창의성이란 어떤 것일까. 그는 26년이나 함께 한 라거펠트에게 매번 놀란다면서 늘 제로 베이스에 시작하는 그의 작업을 ‘마술’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라거펠트의 꿈이 실현되도록 노력하는 게 내 역할이다. 샤넬은 창의성이 생명인 기업이다. 꿈이 잘 배양되어야 하고, 그 꿈이 크면 클수록 매출액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아무리 그러하더라도 라거펠트에게 단 한 번도 ‘NO’라고 하지 않았을까. 그는 대답 대신 한참을 미소 지었다. “우리는 모두 몽상가이자 엄청난 야심가들이다. 꼭 필요한 순간 최대치의 역량을 이끌어 낸다.” 그 역시 마찬가지라고 했다. 라거펠트가 아이디어를 내면 지금이 실현하기 적절한 타이밍인지, 누구에게 맡기는 게 적절한 것인지를 결정한다. “하느냐 마느냐라는 선택은 없다. 언제 어떻게 하느냐라는 문제만 남을 뿐이다.”- 이도은 기자 dangdol@joongang.co.kr

2017.07.28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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