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CONOMIST

4

이승기, 과거 배신했던 만행…김민지

정책이슈

TV조선이 최초로 도전하는 본격 정글 서바이벌 ‘생존왕 : 부족전쟁’에서 2R 마지막 탈락 팀이 결정된다.2일 방송되는 ‘생존왕 : 부족전쟁’에서는 무인도를 떠날 탈락 팀을 결정할 2R 마지막 대결이 펼쳐진다. 결승에 진출할 팀이 결정되는 마지막 대결에서는 1R와 동일하게 ‘깃발 전쟁’이 예고됐다. 각 팀은 생존지에 있는 팀 깃발을 지키며 상대 팀의 깃발을 태워야 한다. 그리고 제일 먼저 팀 깃발이 태워지면 용병들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간다. ‘정글팀’ 김동준은 “우리가 유일하게 무경험이다”라며 돌아온 ‘깃발 전쟁’에 당황했다. 같은 팀 정지현도 “우리가 제일 불리하다”라며 걱정이 가득했다. 이에 국가대표팀 리더 박태환은 “제 경험상…군인팀은 믿지 마세요”라며 꿀팁(?)을 전수했다. 1R의 깃발 전쟁에서 이승기가 이끄는 군인팀은 국가대표팀과의 연합을 순식간에 배신했던 전과가 있다. 군인팀 리더 이승기는 “공교롭게도 거짓말쟁이만 모여 있다”며 자신들의 과거 만행을 인정했다. 한편, 피지컬팀과 정글팀 생존지 중간에 끼어 위태로운 군인팀은 살아남기 위해 연합을 계획했다. 김병만은 ‘바다 요새’ 같은 피지컬팀의 생존지에 하늘길로 침투하려 했다. 이에 이승기는 ‘육군첩보부대 HID’ 출신 강민호가 물길로 침투 가능하다며 연합을 제안했다. 그러나 연합이 성사되려던 찰나 ‘배신의 희생양’이었던 국가대표팀 김민지가 “절대 믿으면 안 된다”라며 막아서, 군인팀은 또 위기에 놓였다. 배신한 과거로 ‘신뢰 회복’이라는 큰 문제에 직면한 군인팀, 바다 요새라는 최적지에서 방어에 나선 피지컬팀, 그리고 처음 깃발 전쟁을 치르는 정글팀 중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할 탈락자가 결정되는 2R의 마지막 대결은 2일 오후 10시 ‘생존왕 : 부족전쟁’에서 공개된다. ‘생존왕 : 부족전쟁’은 글로벌 OTT 넷플릭스에서도 매주 화요일 공개된다. 일간스포츠 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4.12.02 15:20

2분 소요
periscope BETTER WORLD - 좋은 세상 만드는 5가지 아이디어

산업 일반

음악으로 독해력 향상시킨다시인들은 그 동안 내내 알고 있던 사실이 이제 과학으로 입증되고 있다. 언어와 학습 그리고 음악, 더 구체적으로 리듬 간에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노스웨스턴대 청각신경학 연구소의 니나 크라우스 연구팀이 요즘 그 현상을 좀더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있다. 그들은 음악강습이 여러 다양한 두뇌기능을 향상시킨다는 내용의 논문을 다수 발표했다.그들의 최신 연구는 특히 리듬·음성인식·독해 간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그들은 십대 청소년 100명을 불러모아 그들의 머리 전체에 뇌파를 측정하는 전선을 부착했다. 그 다음 메트로놈의 박자에 맞춰 손가락을 두드리도록 했다. 그 실험에서 음악교육을 더 많이 받은 사람이 박자를 더 잘 맞출 뿐 아니라 언어에 대한 신경 반응이 더 우수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역으로 독해력이 떨어지는 청소년은 일정하게 박자를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향을 보였다.크라우스는 음악교육을 통해 독해력 약한 청소년들이 집중력을 유지하고 의미를 더 쉽게 파악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때마침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파티파이도 별도 보고서를 발표했다. 공부할 때 어울리는 음악을 들으면(수학에는 클래식, 인문학에는 록음악) 집중력과 성적이 좋아진다고 주장한다. 응원의 박수를 치고 싶게 만드는 내용이다. 속 빈 강정 된 브릭스골드먼삭스의 한 경제전문가가 창안한 이른바 브릭스라는 개념에 금융계(그리고 정계)의 이목이 집중된 지 12년이 흘렀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덩치 큰 신흥국가들을 일컫는 말이다. 막대한 인구·영토·천연자원을 가진 이들 신흥국이 21세기의 글로벌 대국이 되리라는 통념이 지배적이었다. 브릭스 지도자들도 그 이론을 당연시하는 듯했다.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자신들끼리의 교역으로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 시장 의존까지 대신할 수 있는 양 행동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 허황된 기대였음이 드러났다. 4개국 모두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중국은 한창때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으며 브라질은 미국보다 낮다. 러시아와 인도도 크게 뒤떨어졌다. 이들도 자신들의 과대선전을 더는 믿지 않는다고 파울로 소테로 우드로 윌슨 센터 브라질 연구소 대표가 말했다.브라질의 전통 기성체제는 “그 분류를 공통분모가 거의 없는 나라들의 대체로 별 볼 일 없는 포럼으로 간주한다”고 CNN 웹사이트에 썼다. 한편 열성팬들은 브릭스 개념을 국제적인 PR에 주로 사용한 듯하다. 폭력의 쇠퇴하버드대의 인지과학자 스티븐 핑커는 수 편의 베스트셀러 저서를 내고 TV 토크쇼 ‘콜베어 리포트’에 가끔씩 출연해 유명해졌다. 그 만능 스타가 우리에게 세상은 안전하다고 말하고 싶은 듯하다.또는 적어도 테러·전쟁·범죄와 관련된 온갖 뉴스를 보고 우리가 갖는 느낌보다 더 안전하다고 말이다. 2011년의 저서 ‘인간 본성의 더 나은 천사들: 왜 폭력이 감소하는가’에서 핑커는 인간이 서로를 학살하고 강간하고 고문하는 비율이 지난 수세기 사이 크게 감소했음을 보여줬다.20세기의 전쟁과 대학살보다 고대 부족전쟁의 사망률이 9배는 더 높았다고 핑커는 주장한다(물론 이는 어느 정도 비율의 문제다. 인구가 증가했기 때문에 사망자 절대치가 급증했다). 아주 많은 사회가 폭력을 거부하고, 교전규칙을 정하고, 노예제를 폐지하고, 고문을 법으로 금하고, 사형제를 폐지한다.이제 핑커는 우리 안의 어떤 요인이 그런 결과를 가져왔는가 하는 중차대한 의문을 탐구한다. 소설가이자 철학자인 레베카 뉴버거 골드스타인과 머리를 맞댔다. 핑커와 골드스타인은 지난 여름 산타페 연구소의 한 강연에서 도발적인 질문을 던졌다. 인간의 야만성이 감소한 건 우리의 마음과 양심이 진화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단지 이성이 승리했기 때문일까? 정답은 ‘양쪽 모두’이다. 전력을 생산하는 미생물시궁창 물 속에서든 농지의 비료가 바다로 유입돼 산소를 빨아들이는 ‘산소 결핍 해역’이든 상관 없다. 가장 어둡고 축축하고 역겨운 오물 속에서도 특정한 박테리아는 살아남을 뿐 아니라 번성하기까지 한다. 게다가 전력까지 생산한다.이른바 이들 외기전성 미생물들은 가령 산화철 같은 산화물이 함유된 광물로부터 자신에게 필요한 산소를 얻어낸다. 어떻게 보면 녹을 호흡하는 셈이다. 그 과정에서 전자를 발생시킨다. 많은 과학자가 이 과정을 유용한 발전 수단으로 바꾸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스탠퍼드 대학에서 몇몇 유망한 연구가 이뤄졌다. 엔지니어들이 전류 전도성을 가진 작은 탄소 필라멘트에 이들 미생물 군집을 연결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그들은 탁한 물병처럼 보이는 그 발명품을 미생물 전지로 부른다. 그 공정을 통해 하수구와 ‘산소결핍 해역’에 저장된 에너지의 30~50% 가까이를 추출할 수 있다고 한다. 그 공학자들이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에서 밝힌 내용이다. 의심할 바 없이 냄새 나는 일이지만 이 미생물들에겐 가능한 일이다. 다람쥐 눈으로 보는 세상다람쥐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사물이 훨씬 더 클 뿐 아니라 느리게 보인다. 학술지 ‘동물행동’에 실린 새 연구 결과다.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연구팀이 고속 섬광촬영 조명을 이용해 이른바 ‘임계점멸융합빈도’를 규명했다.고속으로 깜빡이는 조명과 계속되는 조명 간의 차이를 눈이 식별할 수 있는 한계 속도를 가리킨다. 그들은 다람쥐처럼 신진대사가 빠른 작은 동물들은 대단히 빠르고 세밀하게 시각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에 사실상 세상을 슬로모션으로 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매의 그림자가 눈에 띄는 순간 자신을 움켜잡으려는 발톱을 피해가는 능력에 그들의 생사가 걸려 있다. 그 연구는 사람들간의 차이도 보여준다. 젊은이와 운동선수들은 고령자와 비활동적인 사람들보다 반응이 빠르다. 젊고 활동적인 레이스카 포뮬라원 레이서와 전투기 조종사들이 이미 그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고 보고서 공동작성자 앤드류 잭슨은 말한다. 그 능력을 향상시키려면 컴퓨터, 약물 또는 일종의 임플란트가 필요할 것이라고 잭슨이 BBC에 말했다. 그런 뒤에도 그들의 두뇌가 시각정보를 얼마나 빨리 소화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있다.

2013.10.08 14:02

4분 소요
[조주청의 여행과 사람] - 파푸아뉴기니

산업 일반

800여 부족이 800여 언어를 쓰는 파푸아뉴기니에서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법칙이 확실히 적용된다. 정부에서 안정과 통합을 위해 ‘모두 한 핏줄’이라고 외치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들은 성에 대한 관념도 단순하기 짝이 없다. 배 고프면 음식을 먹고 성욕이 차오르면 사랑을 나눈다. 우리나라의 4배나 되는 섬에 인구는 400만 명이 채 안 되지만 800여 부족이 800여 가지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 파푸아뉴기니(Papua Newguinea). 구미의 언어학자들이 말라리아에 걸려 사경을 헤매면서 몇 년간 이 나라의 언어를 연구해 보지만 너무나 난해해 손을 들고 만다. 심지어 산등성이 하나를 사이에 둔 두 부족의 언어가 어떻게 분화됐는지 그 뿌리를 찾아보지만 어순(語順)부터 달라 천길 절벽에 부닥친다. 10여 년 전에도 이 세상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2,000여 명의 부족이 새로이 출현하기도 했다. 요즘도 부족전쟁이 일어나면 칼과 창과 화살이 난무하며 많은 사상자가 생긴다. 부족전쟁에서는 보복 시스템이 이 나라의 법률과 국가 공권력 위에 군림한다. 한 부족이 3명 죽고 다른 부족이 1명 죽었다면, 1명 죽은 부족이 2명 더 죽어 사상자 수가 균형을 이룰 때까지 싸움은 계속된다. 보복은 부족전쟁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어김없이 적용된다. 줬으면 준 만큼 받아야 하는 것이다. 또 하나 이 나라를 지배하는 것은 ‘하나의 언어(One Talk)’ 시스템이다. 말이 통하면 한 형제요, 말이 안 통하면 적이다. 한 부족의 응집력은 강하지만 타 부족에게는 극단적으로 배타적이다. 파푸아뉴기니의 정부에서도 원 토크 시스템이 나라 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판단해 ‘우리 모두는 한 핏줄’이란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이지만 국민에게는 마이동풍이다. 열대 지방의 보편적인 현상이지만 이 나라의 아이들도 조숙하다. 여자 아이들은 열두어 살이 되면 벌써 초경을 하고 앞가슴은 오뉴월 애호박 굵어지듯 하루가 다르게 부풀어 오른다. 그 나이의 남자 아이들도 울대가 튀어나오고 씨가 여문다. 눈이 맞은 처녀·총각은 구마 한 자루를 싸들고 산 속으로 들어가 나뭇가지와 풀을 베어 움막을 짓고 그 속에서 뒹굴다 배고프면 고구마를 구워 먹는다. 문명사회의 잣대로 치면 미혼의 남녀가 부모 몰래 가출해 동거 생활을 한다는 말인데, 이 나라에서는 이것이 도덕적으로 눈총받는 일이 아니다. 너무나 흔한 일이다. 물론 처녀 집안이 총각 집에 찾아가 내 딸 찾아내라고 아우성치는 법도 없다. 양가의 부모 사이에 협상이 시작되는 것이다. 처녀 부모 왈, “우리 딸아이는 덩치도 크고 골격도 튼튼하다. 돼지 20마리는 받아야 한다”. 총각 부모 왈, “그건 너무 과한 요구다. 10마리로 하자”. 신부의 기준이 몸매 날씬하고, 얼굴 예쁘고, 마음씨 고운 것은 딴 나라 얘기고 이 나라의 일등 신부는 무조건 덩치가 커야 한다. 일을 잘하는 신부를 선호하게 된 것은 이 나라가 남자는 빈둥거리며 전쟁이나 하고 심심풀이로 사냥이나 하는 데 반해 여자가 밭과 가축의 소유권을 갖고 일용 양식인 고구마겲?타로 같은 작물을 손수 재배하는 모계 사회이기 때문이다. 신부 값으로 돼지가 많으니 적으니 티격태격 하다가 협상이 깨지면 처녀 측 부모는 산 속으로 딸을 찾으러 간다. 며칠을 산 속에서 동거한 처녀(?)와 총각(?)은 협상이 결렬됐음을 통보받고 툭툭 털고 일어나 하산해 각자의 집으로 가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얼마 후 헌 처녀는 다른 총각과 또다시 산 속으로 들어간다. 돼지는 이곳에서 독특한 존재다. 큰 목소리는 광 속에서 나는 것이 아니라 이 나라에서는 돼지한테서 난다. 돼지가 유일한 재산이라 돼지를 많이 소유한 사람이 힘을 쓴다. 파푸아뉴기니에서는 돼지고깃값이 쇠고기보다 훨씬 비싸다. 이 나라 산 속에는 멧돼지도 많아 그들은 덫이나 창 또는 활로 멧돼지를 잡는다. 그러나 멧돼지는 집돼지에 비해서 값어치가 뚝 떨어진다. 돼지고기 중에서 비계 부위가 으뜸인데, 멧돼지는 상대적으로 집돼지보다 비계가 적어 쇠고기처럼 천덕꾸러기가 된다. 돼지새끼는 재산의 씨앗이자 애완동물이다. 이곳 돼지새끼는 다람쥐처럼 줄무늬가 있어 귀엽다. 사람들은 장에 갈 때, 마실 갈 때마다 돼지새끼를 품에 안고 다닌다. 여자들이 멋을 낼 때도 돼지비계는 없어서는 안 될 화장품이다. 돼지비계를 끓여 그 기름을 번들번들거리게 온몸에 바르기도 하고 때로는 검정을 돼지기름에 섞어 새까맣게 얼굴과 몸에 칠한다. 아직도 깊은 산 속에서는 돌도끼로 나무를 베고, 외딴 바닷가에서는 조개껍데기가 화폐로 통용되며, 오지에서는 식인 풍습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나라, 파푸아뉴기니는 도무지 복잡한 것이 없다. 이들의 성에 대한 관념도 단순하다. 배가 고프면 음식을 먹고 성욕이 차오르면 사랑을 하는 것이다. 수컷들이 그들의 허우대를 암컷들에게 과시하듯 이 나라의 남성들도 성적 과시욕을 본능적으로 드러낸다. 이리안자야의 다니족은 발가벗고 살면서 페니스 케이스(penis case)만은 실제 물건의 몇 배나 되게 큼직하게 하여 덮어씌우고 다닌다. 이들은 용솟음치는 정력을 과시하듯 이것을 위로 솟구쳐 올려 끝에 실을 달아 목에다 건다. 뉴기니 동부 카마노족들의 성인식은 소름이 끼친다. 성인이 되는 소년의 요도 구멍에 가는 풀줄기를 집어넣어 항문 있는 곳까지 들쑤셔 넣게 한다. 이때 비명이라도 지르면 남자로서의 자격 미달이라고 즉석에서 그의 물건을 두 동강 내 버린다. 이 끔찍한 행사로 성인식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요도의 상처가 아무는 한 달 후쯤이면 마지막 관문이 기다린다. 날카로운 흑요석 돌칼로 귀두 주변 표피를 잘라내는 할례식이 거행되는 것이다. 피범벅이 된 귀두는 한 달쯤 지나면 완전히 아문다. 그때부터 그에게 씨를 뿌릴 자격이 주어진다. 이 나라에서는 13~14세가 되면 성숙한다. 발가벗고 사는 데다, 칸막이도 없는 원룸(one room) 시스템의 둥근 집에 대가족이 함께 살다 보니 성욕도 식욕처럼 너무나 자연스럽게 솟구쳐 별의별 사건이 수없이 일어나고 성이 문란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사건’이니 ‘문란’이니 하는 것은 문명인들의 잣대고, 그들에게는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방식일 뿐이다. 이 나라에서 부족 간의 배타적인 적대감이 사라질 때가 있다. 이 나라 공용어인 피진어(영어·독일어·현지 토작어를 혼합해서 알파벳으로 뽑아낸 신생 언어)로 ‘싱싱’이라 불리는 축제 때다. 파푸아뉴기니 사람들은 마시고, 취하고, 춤추고,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한다. 원래 이 나라에 술이란 것은 없었다. 그 대신 ‘부아이’라는 마약을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질겅질겅 씹으며 환각상태로 잠도 자지 않고 며칠씩 잔치판을 벌인다. 이 나라 중부의 소읍인 고로카는 적도 바로 아래 자리 잡았지만 산악고원지대라 사시사철 온화하다. 이곳에 50여 부족이 모여 질펀하게 고로카 싱싱판을 벌인다. 이때만큼은 부족끼리 싸움이 없다. 그리고 부족이 다른 처녀총각이 낮이고 밤이고 손을 잡고 남의 눈을 피해 숲 속으로 들어간다. 처녀의 몸값 흥정도 없다. 그저 즐기는 것이다. ▶ 고로카 싱싱에서 모습을 드러낸 머드마스크족. ▶ 마스크는 부족전쟁에서 상대방에게 공포감을 준다. ▶ 축제에 나온 처녀들. ▶ a.덩치가 큰 처녀가 멋을 내기 위해 온몸에 돼지기름을 바른다. ▶ b.파푸아뉴기니에서 돼지새끼는 애완용이자 재산의 상징이다. ▶ c.성기 과시는 수컷의 본능이다.

2005.09.14 18:54

5분 소요
열대우림의 원시적 환상미

산업 일반

서부아프리카의 풍요로운 땅 코트디부아르. 그러나 이곳은 평화로운 외관과 달리 정치 ·경제 불안으로 무법천지다. 그나마 평화가 깃든 곳이 있으니 더 없이 아름다운 골프코스가 그것이다. 오지의 소수 종족을 찾아가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의문에 휩싸인다. 물 건너 넓은 땅을 두고 왜 이런 물 위에서 살아갈까. 산 너머 기름진 땅을 두고 왜 이런 바위투성이 산꼭대기에서 살고 있을까. 척박한 황무지나 물 위에 사는 소수 종족은 대부분 부족전쟁에서 참패를 당하거나 전쟁 한 번 해보지 못하고 고향땅에서 쫓겨난 힘없고 순해 빠진 종족의 후손들이다. 서부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Cote d’Ivoire ·영어로는 아이보리코스트)의 아이지(Ahizi)족도 그런 종족이다. 아이지족들의 얼굴을 보면 도대체 악기(惡氣)라고는 하나도 없다. 커다란 눈망울에 고함이라도 치면 놀라서 펄쩍 뛸 것 같은 겁 많은 부족이다. 이들이 사는 곳은 수도 아비장(Abidjan)에서 서쪽으로 105km 떨어진 티에그바(Tiegba)란 조그만 반 수상가옥 마을이다. 이 마을은 에브리에(Ebrie) 라군에 있는 작은 섬이다. 라군(Lagoon)은 해안 가까이 있는 호수를 말한다. 파도나 해풍, 내륙 쪽에서 흘러오는 하천 또는 산호초의 영향으로 바닷가에 둑이 쌓이며 자연적으로 안쪽에 물이 고여 바다와는 둑으로 분리된다. 이 나라 남해안을 따라 길게 누워있는 에브리에 라군은 그 길이가 무려 150km나 된다. 이 라군 서쪽 끝에 6만 평쯤 되는 작은 섬 티에그바가 있다. 17세기 아이지 부족은 코트디부아르 중부의 기름진 땅에서 농사짓고 살았는데 다른 부족의 침입으로 쫓기고 쫓겨 더 갈 곳 없는 남쪽 끝 바닷가 라군의 작은 섬까지 밀려왔다. 그들은 농사도 짓고 라군에서 고기 잡는 법도 터득했다. 농사꾼들이 능숙한 어부가 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오랜 세월이 소요됐다. 그들은 이 작은 섬마을을 티에그바라 이름 지었다. 티에그바란 아이지 말로 ‘전쟁은 그만’이란 뜻이다. 외세의 침입으로 수많은 동족이 죽었고 기름지고 정든 고향땅을 빼앗겼다. 하지만 그들은 멸족되지 않고 머나먼 남쪽 바닷가 라군의 섬에 정착해 삶을 이어가고 자손을 퍼뜨려 대를 이어왔다. 40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이 섬마을엔 6,000여 명의 아이지족들이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산 위에도 살고, 골짜기에도 살고, 물 위에서도 산다. 그들은 철저한 분업 형태다. 골짜기와 산 위에 사는 사람들은 농사를 짓고 돼지를 키운다. 주로 뿌리가 전분 덩어리로 뭉쳐지는 카사바(cassava)와 타로 ·고구마 ·옥수수를 농사 짓고 물 위에 사는 사람들은 고기를 잡는다. 라군엔 민물과 바닷물이 섞여 아지족에게는 좋은 어장이다. 작은 보트로 그물을 던져도 언제나 풍성한 어획량을 올린다. 농산물과 물고기는 물물교환이 돼 농사꾼들은 단백질을 얻고 어부들은 전분을 얻는다. 그들은 물물교환을 하고도 남은 어획량은 대처에서 온 고깃배에 도매로 넘겨받은 돈으로 일용잡화를 산다. 그들은 대대로 내려오며 삶의 지혜를 터득했다. 먹고 남은 카사바는 갈아서 압착하면 아미동(Amidon)이란 흰색 염료가 된다. 흑인들은 흰색을 좋아해 아미동은 꽤 비싼 값에 팔린다. 바나나를 찧어서 ‘푸투’라는 떡도 만들어 먹는다. 코코아 열매의 기름과 풀을 태운 재를 썩혀 비누를 만드는 것도 그들 조상의 생활 지혜에서 나온 발견이다. 팜트리(Palm Tree)를 잘라 넘어뜨린 후 남은 밑동에 대롱을 박으면 한 동이나 되는 수액이 나온다. 그 수액을 아무 가공 없이 그냥 두면 하룻밤 사이에 그 수액은 스스로 발효되어 달콤새콤한 술이 된다. 방기(Bangui)라 부르는 이 술은 그들 말로 맑은 술(White Wine)이라는 뜻이다. 알코올 도수 5~6도쯤 되는 이 술은 입에 짝 달라붙어서 마셨다 하면 잔을 놓을 줄 모른다. 이들은 모든 걸 자급자족 해왔지만 현대 문명이 이곳에도 스며들어 이들은 잉여 생산물을 대처에 내다팔아 조상이 상상도 못한 문명의 이기들을 들여온다. 시계 ·라디오 ·신발 ·화장품 ·석유…. 이뿐 아니라 몇 년 전부터는 전기가 들어오면서 TV ·냉장고까지 들어오고 있다. 이 섬의 한복판엔 터미널리아 알티시마란 고목이 한 그루 서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마을 서당 뒤에 있는 당목쯤 될까. 3년에 한 번씩 온 마을 사람들이 이 나무 아래 모여 산돼지를 잡아 제사를 올리며 이 마을의 풍요와 평화를 기원한다. 이 나무 아래 그늘은 재판정이 되기도 한다. 두 집안에 다툼이 생기면 추장은 두 집안 사람을 이 나무 아래로 불러 재판을 하고 화해를 시킨다. 두 집안은 추장의 재판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웃는 낯으로 서로 손을 잡는다. 여자는 이 신성한 나무 아래에 앉을 수 없다. 평온한 티에그바에서 두어 시간 동쪽으로 가면 지옥이 나타난다. ‘코트디부아르의 수도 아비장은 나이지리아의 라고스와 더불어 이 세상에서 여행하기에 가장 위험한 도시.’ 배낭여행 가이드북의 바이블이라 일컫는 (Lonely Planet)은 아비장을 이렇게 질타하고 있다. 1970년대엔 ‘아프리카의 파리’라 불리던 아비장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가. 남한의 세 배가 넘는 이 나라는 서부아프리카에서 가장 비옥한 땅에 물도 풍부해 온갖 농산물이 풍성하다. 고원지대에서 생산되는 커피는 세계 3위, 코코아는 세계 1위, 파인애플 ·야자유는 아프리카 1위의 생산량을 자랑한다. 지난 70년대 이 나라의 농업을 기반으로 한 경제부흥은 아프리카의 기적이라 일컬어졌다. 그러나 이 나라 독립의 아버지이자 초대 대통령인 우프레가 철권통치로 장기집권하면서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진리를 보여줬다. 80년대에 들어서는 세계적으로 불황이 닥치면서 이 나라엔 장송곡이 흘러나왔다. 경제는 무너지고 쿠데타로 정변은 소용돌이쳤다. 치안상태는 엉망이 됐다. 아비장에는 강도가 들끓고 경찰이 강도보다 더 시민의 등을 쳤다. 거리엔 쓰레기가 넘쳐나고, 악취가 진동하는 무법천지가 됐다. 그러나 아비장에도 평화가 깃든 한 곳이 있다. 골프코스. 아비장은 물의 도시다. 에브리에 라군이 이 아름다운 도시의 한복판에 자리 잡고 구석구석 가지처럼 내륙을 파고들었다. 레 플레토에서 건너편 호반에 우뚝 선 아프리카 최고의 호텔 이부아르(Ivoire)를 보는 것은 놓칠 수 없는 풍경이다. 호텔 이부아르가 자매 호텔인 호텔골프(Hotel Golf)를 리비에라 지역 호반에 신축하고 그 뒤 열대우림 속에 이부아르 GC를 조성했다. 아름드리 열대림이 솟아올랐고, 그 아래로 정글이 하늘을 가렸다. 그 사이로 비단결 같은 페어웨이가 이어졌다. 숲 속에서는 온갖 종류의 새가 지저귀고 있다. 열대의 꽃은 푸른 바탕에 붉게, 노랗게 수를 놓았다. 챔피언십 코스 18홀의 분위기는 세 번 변한다. 열대우림 정글 사이를 뚫고 업힐, 다운힐로 이어지던 페어웨이는 광활한 초원으로 바뀐다. 그림 같은 호수와 수로를 따라 야자수가 미풍에 너울너울 춤을 추는 평원을 지나면 마지막으로 망고나무가 도열한 페어웨이로 이어진다. 이 골프코스를 바라보면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러나 티 그라운드에 올라서면 온갖 장애물이 골퍼의 가슴을 방망이질한다. 우선 아름드리 열대우림 속으로 공이 들어가면 찾을 수도 없을뿐더러 무성한 가지들은 페어웨이 위까지 뻗어있어 탄도를 조절해야 한다. 그리고 페어웨이, 그린과 함께 러프도 버뮤다그래스라 공이 빠지면 찾기도 곤란하고 고래 심줄 같은 잔디 줄기가 실타래처럼 엉겨 있어 클럽이 빠져나가지 않는다. 그리고 악명높은 수많은 워터해저드도 공포 그 자체다. 원래 이곳은 늪지대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워터해저드에 악어들이 우글댔는데 골퍼들의 안전을 위해 거의 다 사살하고 지금은 두 마리만 남아 있다. 실제 물에 빠진 공을 주우려 워터해저드에 들어갔던 캐디 두 명이 악어 밥이 되었다. 골퍼들도 굴러서 워터해저드에 빠진 공을 팔을 뻗어 아이언으로 주우려다 악어의 공격을 받은 적이 수없이 많았다. 열대정글도 많이 베어냈다. 악어와 뱀과 전갈의 위험에서 골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2004.09.10 15:59

5분 소요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MAGAZINE

MAGAZINE

1781호 (2025.4.7~13)

이코노북 커버 이미지

1781호

Klout

Kl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