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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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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선언 5년, 中 ‘우한’을 다시 찾다[특파원 리포트]

차이나 포커스

이데일리 미국과 중국 특파원이 현지에서 보고 느낀 생생한 경제·산업 분야의 이야기를 격주로 연재한다. 중국 중남부 지역 후베이성의 성도인 우한(武漢), 최근 중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자율 주행 산업을 취재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택시를 이용하면서 만났던 기사들은 대부분 질문에 성의껏 대답하며 친절하게 응대하는 모습이었다. 문득 궁금한 것이 생각났다. “우한에서 코로나가 발생한 지 한참 됐는데, 요즘 분위기는 어떤가요?”라고 묻자 쓸쓸하게 웃더니 “네 뭐 그렇죠…”라며 말끝을 흐린다. 지난 2020년 3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지 5년, 강산이 절반 정도 변할 만큼 길다면 긴 시간인데 아직도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화창한 날씨, 벚꽃 흐드러졌지만…마스크는 아직지난 3월 하순 찾은 우한은 봄철 벚꽃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전 세계에서는 ‘코로나 발원지’라는 낙인이 찍혔으나 원래 우한은 벚꽃으로 유명한 도시다. 우한은 마치 우리나라의 춘천처럼 긴 강과 호수들이 어우러진 수변 도시다. 이중 하나의 호수인 둥후(東湖)에는 수많은 벚꽃 나무가 있는데 봄만 되면 장관을 연출한다. 고작 호수 하나일 뿐인데 들어가는 입장료만 60위안(약 1만2000원)이다. 평일 오후 시간대였음에도 불구하고 둥후는 벚꽃 경치를 즐기려는 인파들로 붐볐다. 우한은 젊은이들이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우한은 인구가 1300만명대로 중국 8위 수준의 대도시다. 이중 10% 가량이 대학생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중국 최고 명문대 중 하나인 우한대(이곳 캠퍼스 역시 벚꽃으로 아주 유명하다), 이공계 명문인 화중과기대를 비롯해 우한이공대, 화중사범대, 중난재경정법대 등 80개 이상 대학교가 우한에 밀집했다.화창하고 온난한 날씨, 도로나 관광지에서 몰려다니는 젊은 대학생들까지, 지금 우한에서 코로나19 발원지의 모습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올해 초 중국과학원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는 새로운 박쥐 코로나 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밝힌 적이 있지만 실제 생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듯했다.하지만 우한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곱지 않다. 우한으로 출장을 갈 계획이라는 이야기에 지인들은 하나 같이 “코로나 나온 곳 무서워 어떻게 가나”라는 반응이었다. 우한에서 일하고 있는 한 한국인 주재원 역시 “예전에는 우한을 아무도 몰랐는데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가 됐다”라고 푸념하듯 말했다.겉으로는 활기가 넘쳐 보이지만 우한 시민들에게 코로나의 흔적은 남아 있다. 어색하게 말을 흐린 택시 기사도 그랬고 벚꽃을 즐기러 온 인파 중 마스크를 쓴 관람객들의 모습이 그랬다. 아직도 우한의 지하철을 타면 절반가량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게 현지 교민들의 전언이다. 아무래도 은연중에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방어 인식이 남아 있는 것 같다는 분석이다.국제사회에서는 우한이 코로나19 발원지라고 지목하며 비판하고 있지만 우한 사람들은 약간 다른 생각이다. 한국인 주재원은 “우한 사람들은 ‘우리가 희생해서 적극 방역에 동참했기 때문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우한은 코로나19 발생 후 도시를 폐쇄하는 등 강력한 방역 조치를 했는데 이게 우한 시민들의 희생에서 비롯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그렇게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전 세계에서 날아오는 비난을 버틸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시진핑 ‘영웅의 도시’ 치켜세워, 경제 규모 지속 성장코로나19를 일선에서 맞선 것에 대한 공로일까. 팬데믹이 지난 후 우한은 중국에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2020년 3월 우한을 방문했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약 2년 3개월만인 2022년 6월 이곳을 다시 찾아 ‘영웅의 도시’라며 치켜세우기도 했다.우한은 현재 중국 자율주행 분야에서 선도 도시로 꼽힌다. 우한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9월 처음 국가 지능형 커넥티드카 시험 시범구를 만들고 관련 사업을 본격 육성하기 시작했다. 2022년 8월에는 안전요원이 없는 완전 무인 택시가 영업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이때까지 자율 주행은 택시 등에서 일부 상용화가 이뤄지기는 했으나 조수석에 사람이 타서 전반적인 상황을 통제하곤 했다. 그런데 우한에서 최초로 완전 자율 주행이 가능한 택시가 다니게 된 것이다. 지난해 완전 무인 자율주행차를 타고 도시 중심부와 공항 고속도로를 오갈 수 있는 서비스도 처음으로 시작했다.자율 주행 사업에 적극 참여한 기술기업 바이두는 현재 이곳에서 1000여대의 무인 로보택시를 운영 중이다. 우한에서 자율 주행 차량을 찾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 됐다. 우한은 중서부 지역에선 충칭·청두와 함께 국가 인공지능(AI) 혁신 선도 도시로 지정됐다. 우한대·화중과기대 등에서 AI 관련 학과를 신설해 교육 기반을 확장하는 것이 내용이다. 2021년엔 서비스업 확대 개방 종합시범구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 중부 지역 주요 도시의 마스터플랜(2021~2035년)에 대한 중국 국무원의 설명을 보면 우한은 가장 중요한 도시로 지목했다. 중부 지역의 중심 도시이자 경제·과학기술 혁신의 중심지로서 허브 기능과 경제 중심 기능을 갖춘 유일한 도시라는 평가다. 우한의 국내총생산(GDP)는 2023년(2조17억위안) 처음 2조위안을 돌파했고 지난해 2조1100억위안으로 전년대비 5.2% 성장했다. 지난해 중국 전체 성장률(5.0%)을 웃도는 수준이다.우한은 최근 직할시로 승격을 추진 중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중국에서 직할시는 성과 동격인 일급 행정구역이다. 현재 베이징·상하이·톈진·충칭 4곳뿐이다. 중국의 다섯 번째 직할시 후보는 우한을 비롯해 난징·시안·쑤저우 등 다양하지만 코로나19를 견딘 우한의 성장세를 주목할 만하다.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딛고 성장한 우한의 사례는 우리나라에도 많은 것을 시사한다. 오로지 수도인 서울에 모든 인프라가 집약된 우리나라는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큰 숙제를 안고 있다. 인구·영토와 내수 규모 등에서 중국이 한국을 웃돌고 있지만 우리 또한 적절한 지역 특성화 계획을 통해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2025.04.12 06:01

4분 소요
뉴욕증시, 트럼프 상호관세 앞두고 혼조세 마감…나스닥 4거래일 하락

글로벌

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행보를 따라 일렁인 3월의 마지막 날, 올해 첫 분기의 마지막 거래일을 반등 시도 속에 혼조세로 마감했다.3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그룹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17.86p(1.00%) 오른 42,001.76에 거래를 마쳤다.대형주 벤치마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0.91p(0.55%) 높은 5,611.8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3.70p(0.14%) 밀린 17,299.29를 각각 기록했다.나스닥지수는 작년 12월 16일 장중에 기록한 최고점(20,204.58) 대비 14.38% 낮은 수준이다. 개장 시점(16%↓)보다는 완화됐으나 아직 조정 영역(최고점 대비 10% 이상↓)에 잠겨있다.그러나 이날 개장 직후 빠르게 뒷걸음치며 지난 2월 19일 기록한 최고점(6,147.43) 대비 10% 이상 낮아졌던 S&P500지수는 반나절 만에 조정 영역에서 다시 발을 뺐다.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끊고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나스닥지수는 열심히 뛰어올랐지만 4거래일 연속 하락세는 피하지 못했다.월간 기준으로는 3대 지수 모두 2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월간 기준 다우지수는 5.15%, S&P500지수는 6.27%, 나스닥지수는 8.09% 각각 뒷걸음쳤다.이날도 관세 불확실성이 시장을 불안하게 했다.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확인했다.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 년간 미국을 착취해 온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되돌릴 관세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며 상호주의의 필요성을 역설한 뒤 "대통령이 미국 국민을 위해 옳은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아울러 내달 3일 0시를 기해 미국 외 지역에서 생산되는 모든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조치가 발효될 예정이다.이 와중에 대표적인 소비재 종목 월마트 주가가 3.10% 이상 오르며 다우지수 상승을 독려하고 시장에 긍정적 기운을 불러일으켰다.반면 기술주들은 전반적인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M7) 7종목 가운데 엔비디아(1.18%)·마이크로소프트(0.90%)·테슬라(1.67%)·아마존(1.28%)·페이스북 모기업 메타(0.07%) 5개 종목 주가가 내리고 애플(1.94%)과 구글 모기업 알파벳(0.20%) 2개 종목만 상승했다.지난해 뉴욕 증시 랠리를 주도했던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21.64% 뒷걸음쳤다. 이날 종가는 108.38달러로 지난 1월 수립한 역대 최고가(153.13달러) 대비 29.22% 낮다.테슬라는 1분기 차량 인도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사측이 집계한 전문가 컨센서스는 37만7592대로 2022년 3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아마존은 지난 주까지 주간 기준 8주 연속 내리막을 걸은 후 하락세를 지속했다.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장 초반 2% 이상 하락했다가 약보합세로 마감했다.앞서 발표된 자동차 관세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미국 최대 자동차 기업 GM 주가는 사흘 연속 하락세를 딛고 0.75% 반등했다. 포드는 3.19% 오르고 스텔란티스는 1.15% 내렸다.우파 성향의 케이블 뉴스 채널 뉴스맥스는 뉴욕 증시 상장 첫날 주가가 720% 급등했다. 뉴스맥스는 공모가 10달러에 750만 주를 발행,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NMAX 티커를 달고 거래를 시작했다. 시초가는 14달러, 마감가는 82.25달러였다.전 거래일인 지난 28일 나스닥거래소에 첫 상장된 데이터센터 운영·임대 업체 코어위브 주가는 7.30% 이상 미끄러졌다. 엔비디아 지원을 받는 코어위브는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주목받은 바 있다.주택담보대출(모기지)업체 미스터 쿠퍼는 금융서비스업체 로켓 컴퍼니스가 94억 달러에 인수할 계획이 알려진 후 주가가 14.46% 뛰었다. 이번 거래는 전액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이뤄진다.업종별로 보면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10개 업종이 오르고 임의소비재(0.18%↓) 단 한 종목만 하락했다.필수소비재(1.63%) 상승률이 가장 컸고, 에너지(1.07%)·금융(1.25%)·소재(1.07%)·유틸리티(1.07%)는 1%대, 헬스케어(0.9%)·산업재(0.64%)·부동산(0.88%)·테크놀로지(0.03%)·통신서비스(0.24%)는 1% 미만 올랐다. 테크놀로지 상승률이 가장 미미했다.

2025.04.01 09:00

3분 소요
2월 '트리플 증가'에도 웃지 못한 韓 경제, 왜?

정책이슈

지난달 경제활동을 대표하는 세 가지 축인 산업생산, 소비, 투자가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한 달 만에 모두 증가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소비 심리 위축으로 숙박·음식점업 생산이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고, 소매판매도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하는 등 불안한 경기 심리가 지속됐다.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5년 2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 지수는 111.7(2020년=100)로 전달보다 0.6% 증가했다. 전산업생산은 작년 12월 1.8% 늘어난 뒤 1월 3.0% 줄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증가했다. 1월에 설 연휴로 생산 등이 줄었으나, 지난달에는 특별한 휴일이 없어 다시 전월 대비 경기 수치가 개선되며 부침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광공업 생산은 전자부품(9.1%) 등 제조업(0.8%)에서 증가하며 전달보다 1.0% 늘었다. 건설업 생산은 건축(-2.2%)에서 공사 실적이 줄었으나, 토목(13.1%)에서 증가해 1.5% 늘었다. 서비스 소비를 보여주는 서비스업은 정보통신(-3.9%) 등에서 감소했으나, 도소매(6.5%)와 금융·보험(2.3%) 등에서 증가하며 전달보다 0.5% 늘었다.반면 숙박·음식점업은 3.0% 줄어 2022년 2월(-8.1%)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작년 연말 항공기 사고, 탄핵 정국 등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 위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숙박·음식점업 생산은 1년 전과 비교해도 3.8%(불변지수) 감소하는 등 부진한 모습이다. 작년 2월 이후 매달 줄고 있고 최근 넉 달간은 감소 폭도 커지고 있다.재화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 지수도 전달보다 1.5% 증가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2.5) 신발·가방 등 준내구재(-1.7%)에서 판매가 줄었으나, 승용차(13.5%) 등 내구재(13.2%) 판매가 늘어난 것이 주된 영향을 미쳤다. 승용차 판매는 보조금 집행 영향으로 2020년 3월(48.6%)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내구재는 2009년 9월(14.0%) 이후 최대폭으로 늘었다.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건설기성액, 수입액이 줄었으나 비농림어업취업자수, 내수출하지수 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0.1포인트 올랐다. 건설수주액, 경제심리지수 등이 감소하였으나 재고순환지표, 기계류내수출하지수 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최근 산업활동 동향 지수는 매달 등락을 거듭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생산·소비·투자 지표는 지난해 11월 모두 감소한 뒤 매달 동반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는 모습이다. 지난달에도 지표상으로는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늘었지만, 트리플 감소 뒤 통계적으로 일시 조정을 받는 측면이 있는 만큼 앞으로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정부 측의 설명이다.

2025.03.31 18:57

2분 소요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 “서비스산업, 한국경제 회복 위한 마지막 퍼즐”

유통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이 ‘K-서비스’(Korean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앞장선다.롯데쇼핑은 김 부회장이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위원회’(서비스산업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취임했다고 12일 밝혔다.김 부회장은 2022년부터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롯데e커머스 등 여러 롯데 유통 계열사의 총괄대표를 맡고 있다. 그간 국내외 여러 유통기업의 대표를 역임한 전문성과 노하우로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발전에 적임자라는 부분이 이번 위원장 선임의 이유로 알려졌다.국내 제조업 중심 성장전략이 한계에 봉착한 가운데 한경협은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산업을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는 한편, 낙후된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정책건의 활동을 전개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서비스산업위원회를 신설했다.서비스산업위원회의 출범회의는 이날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여야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한국경제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모임’을 초청해 개최됐다. 이 회의에는 김 부회장을 비롯한 위원 11명과 자문 4명이 참석했다. 위원들은 각 사의 현장 애로를 사례로 들면서 관련 규제완화와 세제지원 등을 건의했다.김 부회장은 개회사에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는 가운데 서비스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 향상이 필요한 시점에 도래했으며,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산업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및 발전시켜야 한다”고 서비스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이어 “최근 세계 경제에서 서비스 교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한국은 각종 규제와 진입 장벽 등으로 혁신기술 서비스 산업의 활성화가 지연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특히 김 부회장은 “서비스업에 대한 정책지원을 제조업 수준으로 확대하고 서비스업 규제를 선진국 수준으로 완화해 기업투자를 촉진해야 한다”며 “서비스업 인력 양성 등 서비스산업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을 위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같은 법적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더불어 “서비스산업의 육성과 발전이 한국경제 성장 잠재력 회복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또 김 부회장은 “K-뷰티, K-푸드를 넘어 ‘K-서비스’라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세계가 주목하는 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대한민국 서비스산업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K-서비스 산업의 선봉장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서비스산업위원회는 서비스산업의 선진화에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별도로 ▲규제혁신 분과 ▲인력·생산성 분과 ▲신산업 분과를 운영한다.정책당국자 초청간담은 물론, 향후 각 분과별로 도출된 정책과제를 선별해 국회와 정부에 전달함으로써 제조업 대비 부족한 지원과 차별 규제를 개선할 계획이다. 서비스산업 투자 확대를 이끌어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힘쓸 방침이다.

2025.03.12 11:30

2분 소요
한경협 '서비스산업 강화위' 출범…

산업 일반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서비스 산업 경쟁력 강화위원회 출범 회의'를 개최했다.한경협은 12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콘퍼런스센터에서 출범 회의를 열며 "낙후된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다양한 정책 건의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며 "규제 혁신, 인력·생산성, 신산업 등 분과별 정책과제를 선별해 국회와 정부에 전달하겠다"라고 말했다.서비스 산업 경쟁력 강화위원회는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이 위원장을 맡는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 정호석 호텔롯데 대표, 이재상 하이브 대표, 최정호 대한항공 부사장, 조영석 CJ㈜ 부사장 등 15명은 운영위원으로 참여한다.자문위원은 이동일 세종대 교수, 정연승 단국대 교수, 박정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현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 4명이다.김 위원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한국 경제는 보호무역의 확대로 제조업 중심의 수출 주도 경제 성장 전략이 한계에 봉착했다"라며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 산업을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발전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또한 "한국은 각종 규제와 진입 장벽 등으로 혁신 기술 서비스산업의 활성화가 지연되고 이해관계자 간 갈등으로 사업이 무산되는 등 아쉬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라면서 "성장잠재력 회복을 위한 마지막 퍼즐은 바로 서비스 산업의 육성 발전"이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서비스업에 대한 정책 지원을 제조업 수준으로 확대하고 규제를 선진국 수준으로 완화해 기업 투자를 촉진해야 한다"라며 "서비스 산업 발전 기본법과 같은 법적 토대를 마련해 인력 양성 등 체계적인 지원 체제를 갖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이번 출범 회의에는 여야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공식 연구단체인 '한국경제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모임'이 초청됐다.발표를 맡은 박정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소규모 영세 업체, 저부가가치 업종 중심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라며 "인공지능(AI), 자동화, 로봇 기술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의 접목으로 서비스 산업의 미래를 견인할 역량이 요구된다"라고 전했다.

2025.03.12 10:36

2분 소요
중국 ‘GDP 1조 위안 도시’ 27곳으로 확대…경제 성장 가속화

차이나 포커스

중국 각 지역이 최근 발표한 2024년 경제 성적표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총생산(GRDP)이 1조 위안(약 198조 900억원)을 넘은 도시는 총 27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 경제의 핵심 성장 거점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올해 ‘GRDP 1조 위안 도시’들은 강점이 있는 산업과 혁신 주도의 성장을 바탕으로 경제를 빠르게 확장했다. 이들 도시는 기존 산업을 더욱 발전시키는 동시에, 혁신 역량을 강화해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갈 계획이다.올해 GRDP 1조 위안을 돌파한 27개 도시는 상하이(上海), 베이징(北京), 선전(深圳), 충칭(重慶), 광저우(廣州), 쑤저우(蘇州), 청두(成都), 항저우(杭州), 우한(武漢), 난징(南京), 닝보(寧波), 톈진(天津), 칭다오(靑島), 우시(無錫), 창사(長沙), 정저우(鄭州), 푸저우(福州), 지난(濟南), 허페이(合肥), 포산(佛山), 시안(西安), 취안저우(泉州), 난퉁(南通), 둥관(東筦), 창저우(常州), 옌타이(煙臺), 탕산(唐山)이다. 특히 허베이성(河北省) 탕산시는 지난해 연간 GRDP가 1조 3억 9000만 위안(약 198조 1572억 5120만원)을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이로써 탕산은 허베이성 최초로 GRDP 1조 위안을 돌파한 도시이자, 전국에서 27번째로 ‘1조 위안 도시’ 대열에 합류했다.지역별 분포를 보면, 창장(長江) 삼각주 지역이 가장 많은 ‘GRDP 1조 위안 도시’를 보유하고 있다. 상하이, 쑤저우, 난징 등 총 9개 도시가 포함되며, 이는 이 지역의 강력한 산업 기반과 경제력을 반영한다. 주장(珠江) 삼각주 지역에서는 선전, 광저우, 포산, 둥관 등 4개 도시가 리스트에 올랐다. 이 지역은 첨단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결합된 강력한 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하며 중국 남부 경제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2024년 ‘GRDP 1조 위안 도시’ 중 경제 규모가 가장 큰 도시는 상하이였다. 상하이의 지난해 GRDP는 5조 3926억 7100만 위안(약 1068조 3420억 5181만원)으로 전년 대비 5% 성장하며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베이징이 4조 9843억 1000만 위안(약 987조 2422억 8170만원)으로 2위를 기록했으며, 선전, 충칭, 광저우는 각각 3조 위안(약 594조 2100억원)을 초과했다. 또한 쑤저우, 청두, 항저우, 우한은 2조 위안(약 396조 1400억원)을 넘어서며 중국 경제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이들 도시는 대체로 완성도 높은 산업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첨단 제조업, 현대 서비스업, 기술 혁신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는 다변화된 경제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강력한 연구 개발(R&D) 역량과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산업 고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뛰어난 지리적 위치와 발달한 교통망을 갖추고 있어 인재와 자본, 자원의 집결이 용이하며, 이는 빠른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올해 GRDP 1조 위안을 돌파한 27개 도시 중 21곳은 전국 평균 GRDP 성장률(5%)과 같거나 이를 초과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7개 도시는 6% 이상의 경제 성장률을 달성하며 특히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중국 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은 ‘GRDP 1조 위안 도시’들은 앞으로도 산업 혁신과 지속적인 투자 확대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025.02.2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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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체감경기 2월도 ‘한파’…코로나 이후 최악

은행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코로나19가 대유행이던 2020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부동산·소비 위축 등으로 건설·도소매 관련 기업들의 타격이 컸다.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월 기업경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보다 0.6포인트(p) 낮은 85.3으로 집계됐다. 해당 지수는 작년 11월부터 4개월 연속 떨어져 코로나19 대유행 첫해인 2020년 9월(83.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이르렀다.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주요 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 지표다. 과거(2003년 1월∼2024년 12월) 평균(100)을 웃돌면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업 심리가 낙관적, 반대로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산업별로 제조업 CBSI(90.1)는 구성 5대 지수 가운데 생산(+0.6p)·업황(+0.4p)을 중심으로 1월보다 1.1p 올랐다.하지만 건설·서비스업 등 비제조업(81.7)은 업황(-1.1p)·자금 사정(-1.0p) 악화로 1.9p 하락했다.3월 CBSI 전망치의 경우 전산업(88.0), 제조업(91.1), 비제조업(85.8)에서 이달 전망치보다 각 2.6p, 2.0p, 3.2p 모두 높아졌다.세부 업종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변화를 보면, 제조업에서는 자동차, 1차 금속, 전자·영상·통신장비를 중심으로 업황·생산·수주 등이 개선됐다. 자동차는 승용차 수출과 영업일 수 증가, 1차금속은 트럼프 상호관세 시행 전 물량 확보 수요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좋아졌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그러나 비제조업의 경우 건설, 도소매,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위주로 업황·매출·자금 사정 등이 나빠졌다. 특히 건설업 업황지수는 전월보다 9p나 떨어졌는데, 부동산 경기 둔화에 따른 신규 수주 감소의 결과로 분석됐다.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까지 반영한 2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0.2로 전월보다 3.5p 올랐다. 2019년 6월(+4.0p) 이후 5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오름폭이다.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88.4)도 0.9p 하락했다.한편, 이달 조사는 이달 6∼13일 전국 3524개 법인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중 3312개 기업(제조업 1867개·비제조업 1445개)이 답했다.

2025.02.2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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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韓경제 성장률 2% 턱걸이…4분기 성장률 0.1% 그쳐

은행

지난해 한국 경제가 2% 성장하는 데 그쳤다. 내수 부진에 이어 비상계엄 이후 정치 불안까지 겹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전년 성장률(1.4%)보다 높지만 작년 11월 한국은행이 예상한 2.2%보다 0.2%포인트(p)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23일 2024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이 0.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분기 성장률은 2023년 1분기부터 작년 1분기까지 다섯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 기조를 유지하다가, 2분기에는 -0.2%로 추락했다. 당시 한은과 정부는 1분기 '깜짝 성장'(1.3%)의 기저효과 탓이라고 설명했지만, 3분기(0.1%) 반등 폭이 미미하더니 4분기에도 0.1% 성장에 머물렀다. 특히 4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11월 한은의 전망치(0.5%)보다 0.4%p나 낮다. 한은은 비상계엄 등에 따른 소비·건설 경기 위축을 주요 원인으로 설명하지만, 0.4%p에 이르는 예상치와의 격차가 대부분 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것인지, 애초 한은의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던 것인지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해 연간 GDP 성장률도 2.0%에 그쳤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의류·신발 등 준내구재와 의료·교육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2% 늘었다. 정부소비도 건강보험급여 등 사회보장 현물 수혜 위주로 0.5% 증가했고 설비투자 역시 반도체제조용장비 등 기계류의 호조로 1.6% 성장했다. 하지만 건설투자는 건물·토목 동반 부진으로 3.2% 뒷걸음쳤다. 수출은 반도체 등 IT(정보기술) 품목을 중심으로 0.3% 증가했고, 수입은 자동차·원유 위주로 0.1% 줄었다. 4분기 성장률에 가장 크게 기여한 항목은 설비투자(0.2%p)였다. 민간소비(0.1%p)·정부소비(0.1%p)·순수출(수출-수입·0.1%p)도 양(+)의 수치를 기록했다. 각 0.2%p, 0.1%p, 0.1%p, 0.1%p만큼 4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렸다는 뜻이다. 반대로 건설투자는 성장률을 0.5%p 깎아내렸다. 업종별로는 제조업(0.1%)과 서비스업(0.3%)이 성장했지만, 농림어업(-3.9%)과 전기·가스·수도업(-2.9%), 건설업(-3.5%)은 뒷걸음쳤다.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0.6%로 실질 GDP 성장률(0.1%)을 웃돌았다.

2025.01.23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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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산업생산 석 달째 감소…소비는 증가세로 전환

정책이슈

11월 산업생산이 자동차 파업 등 영향으로 석 달째 감소했다. 설비투자도 두 달째 감소세를 이어갔다.재화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는 석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현재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 지수는 9개월째 반등하지 못했다.통계청이 30일 발표한 '1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 전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2.6으로 전달보다 0.4% 감소했다.지난 9월 이후 석 달째 감소세다. 자동차 파업 등으로 제조업 생산이 감소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서비스업 생산은 금융·보험 등에서 줄면서 전달보다 0.2% 줄었다.재화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는 준내구재 소비가 늘면서 전달보다 0.4% 증가했다. 지난 9∼10월 두 달째 줄어들다가 석 달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설비투자는 기계류 투자가 줄면서 전달보다 1.6% 줄었다. 지난 10월에 이어 두 달째 감소세다.건설기성(불변)은 건축에서 공사실적이 줄면서 0.2% 줄었다.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건설기성액 하락 등 영향으로 전달보다 0.5포인트(p) 하락했다. 올해 3월 이후 매달 하락 혹은 보합을 기록하며 9개월째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건설수주액이 늘면서 전달보다 0.1p 상승했다.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동행지수는 마이너스 흐름으로 좋지는 않지만 선행지수는 약간 상승했다"라며 "앞으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2024.12.30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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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교감 없었던 ‘비자 면제’...中의 숨겨진 ‘세 가지’ 의도

산업 일반

중국이 한국을 무비자 대상국으로 발표했다. 한중 수교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로써 한국은 중국의 30번째 무비자 대상국이 됐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겉으로 드러난 목적과 안으로 갈무리된 부분이 달라 보인다. 외교 관례에 따르면 비자 면제 조치는 국가 간 협상을 거쳐 상호 면제 형태로 시행된다. 하지만 이번에 중국은 한국 정부와 사전 교감이 전혀 없었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여전히 비자를 받아야 하는 국가로 분류돼 있다는 점도 이번 조치의 배경이 단순하지 않음을 시사한다.중국의 의도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경제 회복 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내수 경제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관광 산업을 활성화하고 외국인 방문을 늘리기 위해 비자 면제를 시행했다고 본다. 한국은 중국을 가장 많이 방문하는 국가 중 하나로 꼽혀 한국인 관광객의 유입을 통해 경제 회복을 도모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 소비 효과 외에도 중국 내 호텔 등 숙박 시설과 면세점, 소매점에 대한 투자 증가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둘째는 외교적 신호다. 이번 비자 면제 조치에서 한국과 일본이 포함되고 미국이 제외된 점이 주목된다. 이는 중국이 한미일 협력 구도를 견제하고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나타낸다. 특히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 협력으로 밀착하고 있어, 한국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한반도 내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메시지로도 읽힌다.셋째는 정치적 맥락이다. 최근 한국인이 간첩 혐의로 구속된 사건과 같은 안보 문제로 인해 한국 내 반중 여론이 확산할 것을 우려해 이를 완화하려는 조치라는 분석이다. 물론 중국은 이 사건과 비자 면제 조치 간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여행산업 전문 글로벌 웹 매거진 스키프트(Skift), 외교 전문지 디플로매트 등 미국 시각을 보더라도 비슷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매체들은 전문가 진단을 인용해 중국이 한미일 가운데 한국만을 비자 면제 대상에 포함해 3국 협력 구도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전하며, 한국을 미국과 일본에서 분리하려는 시도라고 해석했다. 또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을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유도하려는 의도로 볼 수도 있다고 전했다. 관광수지 악화·정치외교적 리스크 대비해야이번 비자 면제 조치는 우리나라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과 함께 리스크 요인도 잠재된 것으로 분석된다. 관광 및 항공 산업에서 특히 그렇다. 국내 한 대형 여행사에 따르면 중국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 수는 비자 면제 조치 발효 이후 일주일 만에 전달 같은 기간 대비 90% 이상 증가했다. 앞으로 성장세가 더 가파를 것으로 예상돼 업계는 중국이 지난해 12월 비자 발급 수수료를 25% 인하했을 때를 능가하는 '여행 특수'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문화 및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양국 간 인적 교류가 증가하면 문화 콘텐츠 교류와 관련 투자가 활성화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인적 교류가 늘어나면 청년이나 대학생 교류 사업이 다시 활기를 띨 기반을 마련하는 데도 긍정적일 것이다. 한국 제조업체들이 중국 내 공장이나 협력사를 더 자주 방문할 수 있게 돼 생산 과정의 관리와 품질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IT 업계는 중국 내 기술 시장을 더욱 쉽게 탐색하고 협력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한국은 대중국 관광수지 적자가 추세적으로 확대될 우려가 있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방문 붐은 예전처럼 활발하지 않은데, 중국에서 지출하는 한국인 여행객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경제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한국 면세점 업계의 수익성 하락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면세점들은 최근 질적 및 양적 경쟁력을 급속히 키워가고 있다. 특히 중국 남부의 휴양지인 하이난다오(海南島) 같은 지역은 앞으로 중국의 내국인 관광객은 물론 한국인 관광객들도 본격적으로 찾기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 하이난다오는 현재로서는 외국 일반인 관광객에게 '핫 플레이스'가 아니지만, 앞으로 관광객이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이곳은 중국의 1개 성으로, 인구 1200만 명에 비해 연간 방문객이 9000만명을 넘는 인기 관광지다. 섬 전체가 면세 지역이자 자유무역지대라는 점에서 향후 관광 수요가 매우 크다. 하이난다오 방문객의 1회 면세 한도는 10만 위안(한화 약 2000만원)이나 돼 한국 면세점과는 이미 몸집 경쟁에서 크게 앞섰다는 평가도 나온다.이번 조치가 양국 간 지속적인 인적 교류 증가로 이어진다면 서비스업과 프랜차이즈 등의 상호 진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의 관련 업계가 중국 시장에 진입하는 여건이 개선되겠지만 동시에 탕후루나 마라탕 같은 중국의 파워 브랜드를 한국에 더 많이 들어와 국내 업계에 압력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관측은 한국이 중국과 추진 중인 FTA 2단계 서비스·투자 분야 협상에서 복잡한 전략적 판단을 요구한다. 중국의 비자 면제 조치는 한국과 중국 간 정치 관계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동시에 여러 가지 도전 과제와 잠재적인 리스크도 동반하고 있다. 한국은 외교적 및 산업적 대응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하며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한국의 외교적 입지를 다져야 할 것이다. 산업 협력 분야에선 관광 및 문화 교류를 지렛대로 삼아 한중 간 경제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정책을 마련하여 기업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024.11.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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