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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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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피해 기부액' 100억 내놓은 애터미 화제...어떤 기업이길래

정책이슈

산불 피해 지원금으로 100억원을 내놓은 기업이 화제다. 화제의 기업 애터미는 다단계 판매업체로 알려졌다.지난 28일 애터미 주식회사(회장 박한길)는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김병준)에 영남 지역 산불 피해 지원을 위한 성금 100억원을 기부했다.또 이재민과 산불 진화 인력을 돕기 위한 구호물품(3억5000만원 상당)을 별도 기탁했다.애터미의 산불 피해 지원 성금 100억원은 지금까지 사랑의열매 재해재난 성금 가운데 단일 기부액으로는 역대 최고액이다.현재 가수 지드래곤을 비롯해 방탄소년단(BTS) RM, 블랙핑크 멤버 제니 등 연예인들의 산불 피해 지원 기부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도 속속 기부 소식을 전해오고 있다. 하지만 단일 기업이 100억원 수준의 기부금을 사례는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30억원, 현대차그룹은 20억원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터미는 다단계 판매업체로 현재 건강기능식품과 더불어 화장품과 식품 그리고 가정용품까지 약 600여가지의 다양한 생활 필수품을 판매하고 있다.박한길 애터미 회장은 “역대 최악의 산불로 인해 지금 이 시간에도 산불 진화를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분들과 터전을 잃은 이재민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며 “영혼을 소중히 여기는 기업 애터미는 300만 회원들과 함께 앞으로도 재난 및 재해 극복을 위한 나눔을 이어 나가겠다”고 전했다.한편 지난 2019년, 애터미는 한부모가정을 위한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맘(MOM)’ 기금으로 사랑의열매에 중견 기업 역대 최고액인 100억원을 기부했다. 이어 취약계층 지원 및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100억원을 쾌척했으며, 이번 산불 피해 지원 기부금 100억원과 물품 기탁으로 누적 기부액은 1200억원을 넘게 되었다.

2025.03.29 15:17

2분 소요
애터미, 산불피해지원에 100억 기부, 역대 재난재해 성금 중 최고액

산업 일반

애터미 주식회사(회장 박한길)가 28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김병준)에 영남 지역 산불 피해 지원을 위한 성금 100억 원을 기부했다. 이재민과 산불 진화 인력을 돕기 위한 구호물품도 별도로 기탁했다. 이번 성금은 ▶소방공무원 사망자 유가족 지원 ▶부상자 치료비 지원 ▶산불 피해 지역 구호 및 복구 ▶이재민 생필품 및 주거 지원 ▶경남지역 아동양육시설 피해 복구 지원 등에 사용될 계획이다.또한 역대 최악의 대규모 산불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과 산불 진화 인력을 위해 생수, 물티슈, 라면, 두유 등 현장에 필요한 3억 5,000만 원 상당의 물품을 긴급 지원한다.사랑의열매 재난재해 성금 중 역대 최대 기부액애터미의 산불 피해 지원 성금 100억 원은 지금까지 사랑의열매 재해재난 성금 가운데 단일 기부액으로는 역대 최고액이다. 애터미의 산불 피해 지원은 애터미 회원들의 모금에서 비롯됐다. 애터미 회원들의 자조단체인 ‘애스오애스 나눔회’는 최근 산불 피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회원들을 위해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회원들의 모금 소식이 전해지며 조속한 산불 진화 및 피해 회복 지원을 위해 회사가 100억 원 기부를 결정했다. 애터미 박한길 회장은 “역대 최악의 산불로 인해 지금 이 시간에도 산불 진화를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분들과 터전을 잃은 이재민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며 “영혼을 소중히 여기는 기업 애터미는 300만 회원들과 함께 앞으로도 재난 및 재해 극복을 위한 나눔을 이어 나가겠다”고 전했다.사랑의열매 김병준 회장은 “중견기업으로는 최대 규모의 기부를 이어오고 있는 애터미에서 또 한 번 큰 기부를 실천해주심에 감사드린다”며 “기부금과 구호물품은 이재민의 생계 지원, 긴급한 지원과 피해 복구에 신속히 사용될 예정이며 귀한 마음이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로 전달 될 수 있도록 사랑의열매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19년부터 미혼한부모 지원 위해 100억 기부 시작… 누적 기부액 300억 원지난 2019년, 애터미는 한부모가정을 위한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맘(MOM)’ 기금으로 사랑의열매에 중견 기업 역대 최고액인 100억 원을 기부했다. 이어 취약계층 지원 및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100억 원을 쾌척했다. 그리고 이번 산불 피해 지원 기부금 100억 원을 기부하며 누적 기부액은 300억 원에 달하게 되었다.애터미 박한길 회장과 도경희 부회장 부부는 사재로 각각 10억 원 이상을 기부하며 사랑의열매 10억 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 아너 소사이어티 오플러스에 전국 최초 부부 회원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나아가 나눔이라는 부부에게 주어진 소명을 다하고자 가족들에게도 기부의 뜻을 전하며 자녀, 며느리, 손자 등도 1억 원씩 기부해 패밀리 아너 소사이어티로 가입하는 등 3대 가족 일가가 모두 나눔에 동참해왔다.이 밖에도 국제 어린이 양육기관인 한국컴패션에 2,000만 달러 이상을 기부, 양육아동 11,000명과 결연하여 매년 66억 원을 기부하고 있다. 기업경영분석 전문연구소 CEO스코어 자료에 따르면 애터미 기부액은 유통업계, 더 나아가 국내 500개 기업을 통틀어서도 최고 수준이다. 애터미의 최근 3년 평균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은 1.8%로 유통업 평균(0.06%)의 30배에 달한다. 2023년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 또한 1.4%로 유통업은 물론 2023년 결산 매출 상위 500대 기업과 비교해도 가장 크다.

2025.03.28 17:00

3분 소요
재계, 연말 이웃돕기 성금 쾌척

산업 일반

삼성그룹,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그룹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이 연말 이웃돕기 성금을 전달했다. 14일 재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전날 서울 중구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이웃돕기 성금 전달식을 갖고 25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2003년부터 매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성금을 전달해온 현대차그룹은 올해까지 3340억원을 기탁했다. 현대차그룹이 이번에 전달한 성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상 회복 지원 ▶사회복지시설 지원 ▶아동·청소년 인재 육성 및 자립 지원 ▶장애인·어린이·노인 등 교통약자 지원 등 다양한 사업에 쓰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소외이웃에 대한 관심과 함께 코로나19로 인해 심화된 다양한 사회 문제, 기후 변화를 비롯한 환경 이슈의 해결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그룹 역시 전날 이웃돕기 성금 10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포스코가 80억원을,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포스코케미칼, 포스코에너지, 포스코강판, 포스코SPS, SNNC, 포스코엠텍 등 8개 그룹사가 20억원을 출연한다. 포스코는 1999년부터 매년 연말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이웃돕기 성금을 기탁해왔으며, 2004년부터는 그룹사들도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올해까지 총 1720억원의 성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앞서 삼성그룹도 지난 1일 이웃돕기 성금 50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한 바 있다. 이웃돕기 성금 기탁에 참여한 삼성 계열사는 지난해 13개사에서 올해 16개사로 늘어났으며, 각 회사들은 자체적으로 대외 기부금 출연 승인 절차를 거쳤다. 삼성이 1999년부터 현재까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한 기금은 7200억원에 달한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2021.12.1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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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BRIEFING

산업 일반

━ 삼성전자 | 2020년형 QLED 8K 사전판매 삼성전자가 2020년형 QLED 8K TV 공식 출시에 앞서 3월 3일부터 16일까지 사전판매 행사를 실시한다. 삼성 TV가 14년 연속 전 세계 판매 1위를 달성한 것을 기념해 2020년형 QLED 8K 2개 모델(85ㆍ75형)에 대해 300대 한정으로 진행한다. 사전 구매 고객에게는 라이프스타일 TV ‘더 세리프’ 55형 모델을 무상으로 증정하며 5년 무상 보증, 10년 번인 보증, 프리미엄 설치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Q 케어 서비스’를 지원한다. 또한 삼성전자 제품 구매 시 사용할 수 있는 ‘삼성전자 멤버십 포인트’ 등 유통별로 50만~100만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하며, 사운드바 등 다양한 음향기기 제품을 5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사운드 쿠폰팩’도 증정한다. 2020년형 QLED 8K는 한층 진화한 AI 기술로 화질에서 사운드, 스마트 기능까지 제품 전반에 걸친 혁신을 통해 차원이 다른 8K 경험을 제공하는 TV이다. 인피니티 스크린이 적용된 QLED 8K 최상위 라인업으로, 출고가 기준 85형이 1940만원, 75형이 1390만원이다. ━ 휴온스그룹 | 코로나19 극복 위해 2억5000만원 쾌척 휴온스그룹이 3월 4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지주사 휴온스글로벌을 중심으로 휴온스, 휴메딕스, 휴베나, 휴온스메디케어, 파나시, 휴온스네이처, 휴이노베이션 등 계열사들이 2억원의 성금을 모아 대한적십자사 등에 기부했으며, 기부금은 코로나19 방역 및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및 구호 물품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5000만원 상당의 휴온스 복합 비타민 ‘메리트 C&D’도 지원한다. 윤성태 휴온스글로벌 부회장은 “국민 모두가 하나된 마음으로 ‘코로나 19’를 극복해야 한다는 마음에서 미력하지만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자 기부를 결정했다”며 “하루 빨리 코로나 19 사태가 안정되길 바라며 국민 건강 보건 증진을 위해 휴온스그룹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 2월 수입 승용차 1만6725대 판매 2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대수가 1월 1만7640대 보다 5.2% 감소, 2019년 2월 1만5885대 보다 5.3% 증가한 1만6725대로 집계됐다. 2020년 누적대수 3만4365대로, 전년 동기 3만4083대 보다 0.8% 증가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4815대로 가장 많았고, BMW(3812대), 쉐보레(973대), 볼보(928대), 미니(768대) 순이었다. 배기량별 등록대수는 2000cc 미만이 1만1019대(65.9%)로 가장 많았고, 전기차는 189대(1.1%)로 나타났다. 2월 베스트셀링 모델은 BMW 520, 메르세데스-벤츠 E 300 4MATIC, 메르세데스-벤츠 A 220 세단 순이었다. 박은석 KAIDA 이사는 “2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은 일부 브랜드의 물량 부족과 내방객 감소 등으로 전월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 현대자동차 | 3월에 최대 7% 할인, 1.5% 저금리 할부 현대자동차는 3월 2일부터 아반떼, 쏘나타, 코나, 싼타페 등 주요 인기 차종 약 1만1000대를 최소 2%에서 최대 7%까지 할인한다. 각 차종별 할인율은 정상가 대비 아반떼 5~7%, 쏘나타 3~7%, 코나 2~7%, 싼타페 4~7%이며, 아반떼는 1.5%의 저금리 할부 혜택도 함께 제공한다. 세부 할인금액 및 대상 차종 유무 등은 현대자동차 전국 영업점에서 확인 가능하다. ━ BMW 코리아 | 가솔린 엔트리 모델 뉴 320i 출시 BMW 코리아가 준중형 세단 3시리즈의 가솔린 엔진 엔트리 모델 ‘뉴 320i’를 3일 출시했다. 뉴 330i, 뉴 320d, 뉴 M340i 등 기존 모델에 더해 가솔린 엔진 엔트리 모델이 추가된 셈이다. 뉴 320i는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0.6㎏·m의 성능을 내는 2.0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7.1초, 최고속도는 235㎞/h이다. RPM에서도 최대 토크를 낼 수 있어 경쾌한 주행감이 특징이다. 가격은 5020만~5320만원이다. 3~6월 개별소비세 일시 인하가 반영된 금액이다. ━ 이랜드월드 | 6일(금)부터 봄맞이 패션 대축제 열어 국내 최대의 아웃렛인 마리오아울렛이 3월 6~12일 ‘봄맞이 패션 대축제’를 연다. 이번 행사에서는 ‘LF팩토리 창고 대개방’이 진행되고, 신규 골프브랜드 ‘르꼬끄골프’와 ‘볼빅’을 선보인다. 또한 31일까지 펜션 숙박권을 증정하는 ‘연천 허브빌리지 경품 대축제’ 이벤트도 진행한다. 1관 1층 ‘린’과 ‘데무’에서는 최대 70%까지 할인된 여성 의류 상품을 선보인다. 1관 4층 남성 봄 정장 제안전도 들릴만 하다. 6층에서는 LF팩토리 창고 대개방 이벤트가 열려 ‘헤지스’, ‘닥스’, ‘질스튜어트’, ‘마에스트로’ 등의 상품을 균일가로 만날 수 있다. ━ 한국부동산개발협회 | 회장에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추대 한국부동산개발협회는 3월 5일 제12회 정기총회에서 김승배(59) 피데스개발 대표를 제5대 회장으로 추대했다. 김 회장은 대우건설 주택 사업 부문 이사를 역임한 뒤, 2004년에 피데스개발을 설립했으며, 2009년부터 지금까지 한국부동산개발협회 수석부회장으로 활동했다. 그는 총회에서 앞으로 추진할 역점사업으로 부동산개발연구원과 장학재단 설립 등 9개 계획을 발표했다. 내용은 ▷신규회원의 지속적인 영입과 회원서비스 강화 ▷부동산개발업 제도의 안정적 운영·정착 ▷부동산개발업 등록 등 법정위탁업무의 원활한 운영 ▷부동산개발 전문인력 종합관리기관으로서 역할 이행 ▷부동산개발업계의 전문성·경쟁력 강화 ▷견학 등 기회 확대와 개발 금융환경 개선 ▷협회 대국민 서비스 강화 ▷부동산개발연구원·장학재단 설립 ▷ 부동산개발업계 윤리·직업정신 함양 시스템 구축이다.

2020.03.08 18:01

4분 소요
한국 럭셔리 산업의 리더들(2) 이충희 듀오 대표

CEO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에트로를 수입하는 이충희 듀오 대표는 지난 25년간 국내 럭셔리 산업의 대중화를 위해 앞장서온 인물로 꼽힌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명품업계의 대표적인 기업가인 그에게 성공과 나눔의 비결을 물었다. 1985년 정부가 해외 명품 브랜드의 수입을 허가한 이후 90년대 국내 명품 시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이 해외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갤러리아백화점에 명품관이 들어선 것도 이때였다. 백화점의 명품 판매율은 매년 20~30%씩 꾸준히 성장했다. ‘물건을 갖다 놓기만 하면 저절로 팔린다’는 우스갯소리가 생겨날 만큼 명품업계는 호황을 누렸다.이충희(62) 듀오 대표는 강산이 두 번 넘게 변하는 세월 동안 국내 명품 시장을 이끌고 있는 명품업계의 산증인이다. 79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면세점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 대표는 91년 버버리를 수입하던 유로통상 영업이사를 거쳐 93년 듀오를 설립했다. 지난 6월 12일 서울 청담동 듀오 본사에서 만난 이 대표는 “신라면세점에서 첫 근무를 시작했지만 그때만 해도 명품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회상했다. “매출 전표가 뭔지도 모르는 어리숙한 사회 초년생이었어요. 업무를 빨리 익혀야 한다는 생각에 3개월간 회사 창고에서 살다시피 했어요. 밥도 거기서 배달시켜 먹고, 창고 한편 비좁은 곳에서 새우잠을 자기 일쑤였죠. 주변에서 모두 일벌레라 부를 정도였으니까요. 그렇게 1년 정도 악착같이 매달렸더니 비로소 상사들이 인정을 해주기 시작하더군요.”이 대표의 성실한 자세와 부단한 노력은 입사한 지 불과 10년 만에 신라면세점 점장이라는 위치까지 오르는 밑거름이 됐다. 하지만 그는 거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12년 만에 호텔리어 생활을 청산한 이 대표는 당시 1세대 명품 수입업체로 이름을 떨치던 유로통상에서 백화점 영업을 담당하며 경험을 쌓던 중에 독립을 결심했다. “명품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이 쌓이고 자신감도 생기면서 저만의 사업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월급쟁이였던 저에게 가장 큰 걸림돌은 사업 자금이었죠. 당시 수중에 있던 전재산을 탈탈 털어보니 800만원이더군요.(웃음) 이걸 들고 에트로의 아시아 판권을 갖고 있던 일본의 한 회사를 찾아갔어요. 에트로는 제가 신라면세점에 있을 때부터 들여오려고 공을 들였던 브랜드였거든요. 그런데 담당자가 처음에는 만나주지도 않더라고요. 이름도 없는 한국의 조그만 회사 대표가 무작정 찾아와 만나달라고 떼를 쓰니 그들도 황당했을 거예요. 그 회사에 매일 같이 출근 도장을 찍으며 수차례 설득을 했고, 마침내 국내 독점 판매권을 따낼 수 있었습니다.” ━ 남다른 판매 전략 창안해 승부수 이 대표는 1993년 신라호텔 면세점에 에트로 매장을 처음 연 이후 1995년 롯데백화점 본점, 1996년 현대백화점 본점과 무역센터점에 연이어 매장을 오픈하면서 사업을 확장시켜 나갔다. 면세점 한 곳으로 출발했던 에트로는 현재 전국에 4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중 백화점이 30개, 면세점이 11개, 아웃렛이 5개다. 전세계 에트로 매장을 다 합해봐야 200여 개인 것을 감안하면 한국은 이제 이탈리아 본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시장이 됐다. 덕분에 최근 명품 브랜드가 직접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추세와 상관없이 에트로만큼은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듀오가 국내 모든 유통을 도맡고 있다.이 대표는 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독특한 판매 전략으로 에트로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명품업계에서 아직까지도 획기적인 사건으로 회자되고 있는 홈쇼핑 진출이 대표적이다. 이 대표는 “에트로의 홈쇼핑 진출 결정은 제품의 인지도를 높여 판매를 늘리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했다. “당시 서울과 수도권에선 우리 제품이 제법 알려졌지만 지방으로 갈수록 인지도 면에서 경쟁업체에 밀리고 있었어요. 그렇다고 대규모 광고비를 책정할 만큼 자금이 풍부했던 상황도 아니었죠. 그때 대안으로 생각해낸 해결책이 바로 홈쇼핑이었던 거예요. 무모한 생각이라며 말리는 사람도 많았지만 제 결심은 확고했어요. 어차피 광고나 마케팅을 못해서 회사문 닫을 거라면 차라리 전국구 홈쇼핑에라도 내보내 보자는 심정이었죠. 명품이란 이미지만 생각해서 백화점만 고집했다면 망해도 벌써 망했을 겁니다.(웃음)”2006년 4월 에트로가 명품 브랜드 최초로 홈쇼핑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주위에선 회의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값비싼 명품이 홈쇼핑에서 통할 수 있겠느냐’, ‘괜히 고급스러운 이미지만 깎아먹지 않겠느냐’라는 핀잔도 많았다. 그러나 기우였다. 방송이 첫 전파를 타자마자 그간의 우려는 씻은 듯이 해소됐다. 방송마다 매진 행렬이 이어졌고 당시 내놨던 제품은 1만 개가 넘게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길거리에서 7초마다 볼 수 있다고 해서 ‘7초백’이라는 별명까지 붙을 정도였다. 에트로 한국 론칭 25년 역사에 남을 만한 기념비적인 순간이었다.에트로는 현재 3개의 홈쇼핑 채널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홈쇼핑을 넘어 아웃렛에 뛰어든 것도 에트로가 가장 먼저였다.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과감하게 도전을 선택한 이 대표의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한 성과였다. 이 대표는 “현재 매출 중 홈쇼핑과 아웃렛이 각각 20%, 백화점이 60% 정도 된다”면서 “작은 기업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언제나 리스크에 대비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트로는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그림 같은 브랜드에요. 명품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고집스러운 면도 있고 장인정신을 중요하게 생각하죠. 하지만 어떨 땐 너무 천천히 바뀐다는 생각도 하게 돼요. 엄마와 딸이 같이 쓸 수 있는 제품, 대를 이어 물려받을 수 있는 제품도 좋지만 시대의 변화에 맞춰 빨리 움직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봐요. 이제는 다양한 연령층에 어울리는 제품도 만들어야 해요. 두 세대에 걸쳐 가방 하나 팔아서는 먹고 살기 힘듭니다. 젊은 층에 어필할 수 있는 세컨드 브랜드를 만들어보자고 본사에 갈 때마다 꾸준히 건의하고 있습니다.”월세 40만원짜리 12평 사무실에서 책상 두 개 놓고 시작한 듀오를 25년 만에 매출 1000억원대 기업으로 성장시킨 이 대표는 나눔을 실천하는 기업가다. 해마다 전국의 군부대를 돌며 장병들에게 자신의 사업 경험담을 들려주는 재능기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도 30회 정도 군부대 강연을 했다. 1년에 한 달이란 시간을 오롯이 강연에만 매달린 셈이다. 게다가 강연을 위해 대부분 지방에 있는 군부대를 오가려면 하루가 꼬박 걸린다. 이 대표가 사업가에게 돈보다 더 귀하다는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하며 재능기부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뭘까?이 대표는 “사회는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장병들이 부대에만 있다 보면 사회 얘기를 들을 기회가 없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며 “강연에서는 주로 인생 선배로서 군 전역 후에 있을 새로운 미래를 위해 철저히 준비할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제 첫 강연 무대는 2001년 큰아들이 입소한 부대였어요. 당시 부모가 와서 강연을 하면 2박 3일 특별휴가를 주는 제도가 그 시초였죠. 평범한 샐러리맨에서 사업을 시작해 그간 경험했던 일들을 담담하게 얘기해 줬더니 다행히도 모두가 귀를 기울여 주더군요. 나중에 들어 보니 제 강연이 장병들 입소문 덕분에 육군본부 명강사 리스트 톱10에도 올랐다고 하더군요(.웃음) 그래선지 요즘 군부대뿐만 아니라 대학에서도 강연 요청이 들어오고 있어요. 제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기쁜 마음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학군단(ROTC) 15기로 군복무를 마친 이 대표의 후배 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 대표는 군부대와 자매결연을 맺고 클래식 및 오페라 공연 개최, 미술품 전시, 도서 기증 등을 통해 장병들에게 다양한 문화 체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국내 명품업계를 대표하는 나눔 전도사로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는 이 대표는 ‘백운장학재단 이사장’이란 직함도 갖고 있다. 그는 사업이 성장궤도에 오른 2002년 중학교 교장을 지낸 선친의 호를 따서 장학재단을 세웠다. 현재 백운장학재단의 기금은 55억원이며, 그동안 중·고교 및 대학생 1200명에게 28억원이 넘는 장학금을 지급했다. 대상은 주로 군인·경찰·소방관·교사의 자녀들이다. 국가를 위해 묵묵히 봉사하는 사람들이 더 대접받아야 한다는 선친의 가르침을 따른 것이다. 이 대표는 “학창시절 집안 형편이 어려워 일곱 번이나 장학금을 받았는데 그때 진 빚을 갚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어린 시절 꿈이 교사였던 만큼 기회가 된다면 작은 학교를 짓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이 대표는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의 마흔 번째 회원이기도 하다. 지난 2010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비리로 인해 성금이 줄어들면서 복지시설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 1억원을 선뜻 쾌척한 것이다. 지난해부터 국민연금 수령 대상자가 됐지만 그것도 전액 사랑의열매에 기부하고 있다. 이 대표의 나눔 바이러스는 직원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듀오의 모든 직원들은 11년째 매달 5000원을 월급에서 공제해 사우회 이름으로 고아원과 장애인 시설 등을 돕고 있다. 6년 전부터는 연말에 송년회를 여는 대신 그 비용을 연탄은행에 기부하고 있다. ━ 선친 뜻 이어받아 장학재단 설립 이 대표의 나눔 실천과 사회 공헌은 에트로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듀오의 활발한 선행 활동이 자국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판단한 주한 이탈리아 대사의 추천을 통해서다. 2008년 4월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문화훈장을 수상한 이 대표는 2011년 대통령 국민포장을 수상했으며, 2013년에는 세종대왕 나눔봉사대상 시상식에서 국방부장관상과 나눔대상을 동시에 수상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두 명의 자녀를 둔 이 대표는 그들에게 각각 재산의 10%씩만 나눠주고 나머지 80%는 장학재단을 통해 사회에 환원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자식들에게 나눠줄 돈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밑바닥에서 사업을 시작한 나보다 훨씬 좋은 조건 아니냐”며 “좋은 일에 돈을 쓰는 것만큼 큰 행복은 없다”고 말했다. 또 “나눔은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며 “나중에 돈 많이 벌면 하겠다고 미루지 말고 커피 한잔 마실 돈으로 지금 당장 기부를 시작하면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나눔은 어떤 대가를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두가 더 잘 사는 사회를 만들고,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고 성공해서 이웃을 살피는 일에 동참하다 보면 언젠가는 반드시 자신에게 그 혜택이 돌아옵니다. 남을 돕는 것은 사실은 자신을 돕는 거라고 생각해요.”-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사진 김춘식 기자이충희 대표1955년: 서울 출생1973년: 서울 휘문고 졸업1977년: 경기대 관광경영학과 졸업1979년: 신라호텔 입사1991년: 유로통상 입사1993년∼현재: 듀오 대표2002년∼현재: 백운장학재단 이사장2010년∼현재: 백운갤러리 이사장

2017.06.28 11:02

7분 소요
창립 20주년 맞은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

자동차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는 한국 자동차산업의 리더다. 지난 20년 동안 줄곧 수입차 판매 1위를 지켰고, 자동차산업에 대한 기여와 사회공헌 활동에서도 독보적이다. 그의 리더십은 지금도 진화하고 있다. “한국시장에 자신이 없으면 지금 철수하십시오. 하지만 다시 한국에 진출하려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할 것입니다. 한국 경제는 분명 살아납니다. BMW가 사업을 지속한다면 고객의 신뢰감은 엄청날 것입니다.”1997년 말 외환위기가 터지자 수입차업체들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BMW그룹도 철수 혹은 축소를 계획했다. 당시 BMW코리아의 마케팅 담당 전무였던 김효준 대표는 자신과 회사의 운명을 건 승부수를 던졌다. 독일 본사에 보낸 보고서를 통해 “경쟁사가 물러나는 지금이 기회이고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만큼 비용이 절감되므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BMW그룹은 이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했다. 뒤이어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졌다.한국의 수입차 시장은 지난 20년 동안 30배 성장하면서 지난해 19만6359대 판매를 기록했다. 전체 자동차 시장의 14%다. 1995년 한국 진출 당시 판매대수 714대에 불과했던 BMW코리아도 그 사이 급성장했다. 수입차 브랜드 최초로 2만대(2011년), 3만대(2012년) 판매를 돌파하더니 지난해엔 4만대(BMW, MINI 포함 4만6746대)를 넘어섰다. BMW그룹 현지법인 중 중국, 미국, 독일 등에 이어 8위에 올랐다. 판매량은 고스란히 실적으로 이어져 지난해 수입차 최초 매출 2조(매출 2조3000억원, 영업이익 570억원) 시대를 열었다. 올 상반기에도 BMW와 MINI를 2만7859대 팔며 지난해 같은 기간 2만2801대 보다 22%나 성장했다. ━ 혁신 앞세워 시장을 주도하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김효준 대표의 리더십을 성공의 원동력으로 평가한다. 그는 독일차 브랜드 중 유일한 한국인 CEO로 BMW코리아 20년 역사와 함께 했다. 1995년 BMW코리아 출범 당시 재무담당 상무로 합류해 1997년 부사장, 2000년 BMW그룹 최초의 현지인 사장으로 선임됐다. 사장 취임 당시 1626대에 불과했던 BMW 연간 판매량은 지난해 4만174대로 급성장했다. 2013년에는 그동안의 성과를 인정받아 BMW그룹 수석 부사장에 선임됐다. 수석 부사장은 80여개 국가에 진출해 있는 BMW의 현지법인 대표 중 가장 높은 지위다. 김 대표는 최근 발간한 BMW코리아 20년 사사(社史)에서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 요인으로 ‘3P’를 꼽았다. 프로덕트(Product), 피플(People), 파트너(Partner)다. 이를 통해 지난 20년 동안 생산·판매자 중심의 자동차 산업을 고객과 시장이 중심이 되는 문화로 바꾸었다.BMW는 그동안 세단뿐 아니라 고성능 로드스터, 스포츠카(SAV), 모터사이클에 이르기까지 풀 라인업 모델을 한국 시장에 공격적으로 출시했다. 2004년에는 롤스로이스를, 2005년에는 MINI를 투입했다. 2008년 미국 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동차업계가 시련을 겪을 때도 김 대표는 ‘가속 페달’을 밟았다. 디젤 세단 라인업을 강화했고 쿠페와 해치백 등 비인기 차종으로 분류되던 모델에도 힘을 쏟았다. 그 결과 대형차 위주로 구성되어 있던 역피라미드 모양의 수입차 시장 구조가 중형차 위주로 재편되면서 지속성장 가능성이 커졌다. 베스트셀링 차량 520d 론칭도 그의 작품이다.고객서비스 프로그램에서도 BMW코리아는 차별화를 꾀했다. 김 대표는 100인의 고객평가단이 전시장 대응부터 AS까지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 ‘BMW 고객 서비스 평가단 백서’, 수리비의 적정성을 점검하는 ‘인보이스 핫라인’, 수리기간 동안 차를 무료로 빌려주는 ‘대차 서비스’ 등을 선보였다. 파트너와의 관계도 중시했다. 그는 현지법인에 대한 평가 항목에 ‘딜러사의 수익성’을 추가해 달라고 독일 본사에 요청하기도 했다.BMW그룹 본사나 국내 수입차업계가 김 대표를 신뢰하는 이유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회사 이미지와 브랜드를 끌어올리는 그의 경영 전략 때문이다. 2006년부터 9년간 BMW그룹의 수장이었던 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 전 회장은 “‘HJ(김효준 대표 영문 이니셜)’는 항상 경쟁자들보다 앞서 달려가는 CEO”라는 말을 자주 한다. 김 대표는 이를 ‘일관성의 힘’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지난해 포브스코리아와 인터뷰에서 “BMW코리아의 장점은 15년 동안 자리를 지킨 대표가 있고 그 대표가 15년 동안 본사에 일관된 목소리를 반영했다는 것”이라며 “2년마다 본사에서 파견된 사장들과는 다르다”고 말했다.이는 사회공헌활동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수백억 원 영업 이익을 내도 기부금 한 푼 내지 않는 수입차 회사에 대한 질타가 여전하지만 BMW코리아는 다르다. BMW코리아 미래재단, BMW 학술상, 산학 협력과 후원 등을 통해 교육과 문화 분야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가장 먼저 10억원의 성금을 쾌척하면서 다른 기업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2011년 출범한 BMW코리아 미래재단은 BMW 그룹 해외법인 중 유일한 공익재단이다.독일과 미국에 이어 세계 3번째,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지난해 8월 개장한 BMW 드라이빙센터는 국내 산업 지원과 자동차 문화 조성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다. 드라이브 트랙과 브랜드 체험관, 주니어캠퍼스, 체육공원, 레스토랑과 세일즈 교육센터가 들어선 일종의 자동차 테마파크다. 김 대표는 “올해부터 2020년까지 200억원을 투자해 BMW R&D센터를 설립한다”며 “우선 하반기에 국내의 맵 데이터 회사와 손잡고 새로운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전기차·7시리즈로 브랜드 가치 가속 김 대표는 여전히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찾고 있다. 최근엔 전기차 i3 같은 미래 성장 엔진 확보에 주력하며 상용화를 위한 사회적 인프라 조성에도 나섰다. 그는 “‘한국엔 전기차 수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면 그 누구도 시작하지 않게 되고 결국 차세대 스마트 카 시장에서 뒤처지게 된다”며 “하지만 누구든 먼저 전기차를 도입하고 시장을 형성하면 현대차나 기아차, 다른 수입차 브랜드들도 자극받아 같이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 가을엔 BMW 뉴 7시리즈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김 대표는 “대표를 맡은 후 본사에 말했던 첫 번째 약속은 대한민국 고객이 BMW의 철학과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감대를 마련하겠다는 것이었다”라며 “20년을 맞아 그 때의 첫 결심을 되새기며 이제 미래로 간다”고 말했다. “BMW코리아가 추구하는 철학은 ‘지속 가능성’ ‘고객 만족’입니다. 우리는 하나의 브랜드가 사회에 어떤 가치를 제공해야 성공할 수 있는지 기준이 되고자 합니다.” 판매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여나가겠다는 포부다.-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2015.07.26 18:47

4분 소요
BMW KOREA PRESIDENT KIM, HYO -JOON |먼저 출발해 길을 연다

자동차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는 한국 자동차산업의 리더다. 수입차 판매 1위뿐 아니라 사회공헌을 위해 공익재단을 세우고, 자동차 문화를 바꿀 드라이빙센터를 건립했다. 그는 여전히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구상 중이다. 인천대교를 넘으니 비행기 소리가 크게 느껴졌다.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화물청사 부근 고속도로 오른편으로 대규모 아스팔트 서킷이 눈에 들어온다. 지난 7월 오픈한 BMW코리아 영종도 드라이빙센터다. BMW의 드라이빙센터는 독일과 미국에 이어 세계 3번째, 아시아에서는 최초다. 드라이브 트랙과 브랜드 체험관, 주니어캠퍼스, 체육공원, 레스토랑과 세일즈 교육센터가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됐다.BMW 드라이빙센터 오픈은 국내 수입차업계의 존재감을 드러낸 일종의 ‘역사’로 평가된다. 드라이빙센터에서 만난 김효준(57) BMW코리아 대표는 “한국은 자동차 생산량 5위, 수출량 4위의 자동차 강국이다. 자동차 강국에 걸맞는 문화시설이 처음 들어섰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우리가 가진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를 이번 드라이빙센터를 통해 보여줄 수 있어서 가슴 뿌듯하다”고 말했다.2008년에 인터뷰했으니 6년 만의 만남이다. 그 사이 BMW코리아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다. 매출뿐 아니라 고객서비스, 사회공헌활동 등에서 다른 수입차 브랜드와 격차가 상당하다. 8월 초에 만난 김 대표는 로멘스그레이의 매력이 넘쳐났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 기업가의 책무에 대한 고민도 깊어 보였다. 그는 “자동차 산업은 이동수단을 파는 게 아니라 문화를 파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가 먼저 했어야하는 거 아닌가?”“이런 시설은 현대차나 기아차가 먼저 만들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국내 완성차 브랜드도 해내지 못한 ‘거사’에 대해 축하 섞인 질문을 던졌더니 그의 답은 의외로 겸손했다. “BMW코리아의 꿈을 다 펼치기에는 면적이 좁다. 우리는 자동차 문화의 방향성을 제시한 것에 만족한다. 현대차가 이보다 더 넓은 땅에서, 더 많은 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다른 수입차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자동차 산업이 기술 산업에서 문화 산업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한국보다 시장이 훨씬 큰 중국이나 일본을 제치고 한국에 드라이빙센터가 들어선 것은 BMW 본사가 국내 시장에서 BMW 성장세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7월 18일 준공식에 참석한 이안 로버슨 BMW그룹 세일즈·마케팅 총괄사장은 “김효준 대표가 8년 전부터 이 같은 비전을 제시했다”며 “지난 5년간 두자리수 성장을 하고 글로벌 판매 톱10 안에 진입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며 본사를 움직였다”고 말했다.BMW 드라이빙센터의 최고 장점은 서울시내 대부분 지역에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지리적 조건이다. BMW코리아 측은 연간 20만 명이 다녀갈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역시 드라이브 트랙. 2.6㎞의 트랙에 핸들링, 오프로드, 다이내믹, 가속 및 제동, 원형 등 다양한 코스를 넣었다. 지난해 문을 연 강원도 인제나 기존 영암 서킷보다 길이가 2㎞ 가량 짧지만 구성이 다양해 고객 체험에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다.김 대표는 “소형부터 대형차, 세단에서 SUV까지 BMW 모든 모델의 성능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다”며 “일반 시내 주행이나 고속도로 주행에서 맛볼 수 없는 경험”이라고 했다. “높아진 고객 수준에 화답하기엔 시내의 쇼룸만으로는 부족하다. 고객은 트랙에서 시속 170㎞로 달려보고 급격하게 코너링도 해보고 또 빗길, 통나물길, 흙길에서 자동차의 성능을 직접 따져보길 원한다.”브랜드 체험관도 돋보인다. BMW, 미니, BMW 모토라드(모토 사이클)를 공부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김 대표는 “4~5년 전만 해도 고객이 수입차를 선택하는 기준은 가격, 연비, 수리비 등 주로 돈과 관련됐다. 하지만 이젠 브랜드와 디자인을 따지고 엔진의 퍼포먼스를 체크한다”며 “자신이 꿈꾸는 삶의 가치를 투영할 수 있는 차를 이곳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니어캠퍼스 또한 야심차게 만든 곳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자동차 관련 과학기술을 전달한다. “산업과학기술이 우리 생활에 밀접하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미래 과학자의 꿈을 키울 수 있는 곳이다.”BMW코리아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수년째 부동의 판매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올해로 15년째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는 김효준 대표의 역할이 크다는 평가다. 덕수상고를 졸업한 뒤 증권사 등을 다니다가 1995년 BMW코리아 상무로 입사한 김 대표는 1997년 부사장, 2000년 BMW그룹 최초의 현지인 사장으로 선임됐다.BMW의 연간 판매는 2000년 1650대 수준에서 지난해 3만9397대로 늘었다. 매출 규모도 2조원에 이른다. 김 대표는 높은 성과를 인정받아 2003년 아시아인 최초로 BMW그룹 본사 임원에 오른데 이어 지난해엔 본사 수석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수석부 사장은 80여 국가에 진출해 있는 BMW의 현지 법인대표 중 가장 높은 지위다.“한국은 신차에 대한 반응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다. 한국에서 성공하면 전 세계에서 성공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한국 소비자는 까다롭기 때문에 한국시장을 통해 선도적인 마케팅이나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드라이빙센터를 구상하고 독일 본사를 찾아 임원 한 분 한 분을 설득했다. 한국의 수입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미래시장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자동차업계에서 김 대표는 선구자적 역할을 해 왔다. 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 BMW그룹 회장도 “‘HJ(김효준 대표 영문 이니셜)’는 항상 경쟁자들보다 앞서 달려가는 CEO”라는 말을 자주 한다. BMW그룹 본사나 국내 수입차업계가 김 대표를 신뢰하는 이유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회사 이미지와 브랜드를 끌어올리는 그의 경영 전략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를 ‘일관성’이라고 표현했다.“BMW코리아의 장점은 15년 동안 자리를 지킨 대표가 있고 그 대표가 15년 동안 본사에 일관된 목소리를 반영했다는 것이다. 현지법인이 시장과 고객, 그리고 직원들에 대해 일관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2년마다 본사에서 파견된 사장들과는 다르다. 나는 15년 동안 같은 시장의 흐름을 지켜보고 그에 맞게 전략을 세워왔다. 차별화를 위해 남이 하지 않은 것을 면밀히 보고 아이디어를 냈다. 드라이빙센터, 연구개발(R&D)센터, 일대일 모터쇼, 모빌라운지 등 모두 전 세계 BMW 현지법인 중 우리가 처음 시작한 것이다.” “ 1등 좇는 것은 2등끼리의 게임”국내 시장에서 불멸의 베스트셀링 차량으로 자리한 520d 론칭도 그의 작품이다. 2009년 당시만 하더라도 국내 세단 시장에서 디젤 엔진 차량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반면 유럽은 디젤 엔진 차량이 대세로 등장하고 있는 상황. 김 대표는 친환경적이며 효율적인 디젤 엔진 세단을 더 많이 보급하기 위해 뉴520d를 출시하면서 판매가격을 1900만원이나 낮췄다. 전략적인 가격 포지셔닝이었다.520d는 비즈니스 세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적절한 타이밍에 국내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 것이 주효했다. 그 결과 타 수입차 업체나 국산차 업체들도 잇따라 디젤 세단을 선보였다. 그는 “단순히 차만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라이프스타일을 그대로 차에 투영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고객 서비스프로그램에서도 BMW코리아는 차별화했다. “수입차에 대한 불만이 여전하다”고 지적하자 김 대표는 “수입차 브랜드를 몽땅 몰아서 이야기하면 억울하고 서운하다”고 했다. 그럴 만도 하다. 2000년 대표 취임 후 그가 줄기차게 주장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은 분야가 바로 고객 서비스다. 그는 지금도 주말마다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직원과 고객을 직접 만난다. “나는 경리·회계출신이라 자동차를 잘 몰랐다. 처음 자동차업계에 들어오니 프리미엄 브랜드,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말을 많이 했다. 하지만 프리미엄 서비스라는 말은 어디서도 듣지 못했다. 왜 서비스에는 프리미엄이라는 표현이 붙지 않을까? 나는 역으로 생각했다. 서비스부터 프리미엄을 만들자.” 그렇게 등장한 것이 100인의 고객평가단이 전시장 대응부터 AS까지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 ‘BMW 고객 서비스 평가단 백서’, 수리비의 적정성을 점검하는 ‘인보이스 핫라인’, 수리기간 동안 차를 무료로 빌려주는 ‘대차 서비스’ 등이다. ‘BMW를 몰고 싶긴 한데 너무 비싸다’는 일부 고객의 불평은 자동차 리스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도입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사회공헌에서도 그는 선구자이자 개척자다. 최근 수입차업계에 대해 사회공헌 요구가 거세다. 수백억 원 영업이익을 내도 기부금 한 푼 내지 않는 인색함 탓이다. 하지만 BMW코리아는 다르다. 지난해 수입차업체 중 가장 많은 금액을 기부했고, 최근엔 세월호 침몰 사고 피해자를 위해 10억 원의 성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쾌척했다. 2011년 출범한 BMW코리아 미래재단은 BMW그룹 해외법인 중 유일한 공익재단이다. 이번에 오픈한 드라이빙센터도 동일선상에 있다. (54쪽 참조)김 사장이 스스로 말하는 성공비결은 경영철학의 공유다. BMW코리아 직원은 딜러 포함 3500여 명. 이들이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이 때문에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영은 수없이 반복되는 의사결정의 과정”이라고 말했다.“BMW코리아의 모든 매니저를 리더로 만들고 싶다. 누구나 시키는 대로 열심히 하면 매니저는 된다. 하지만 리더는 다르다. 리더는 남을 좇지 않는다. 1등을 좇는 것은 2등 끼리의 게임이다. 대신 리더는 남들이 보지 않는 것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상상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 그 훈련을 시키고 있다. 다행히 BMW그룹이 나의 생각과 가치관을 존중해 주고, 우리 직원과 딜러들이 공감하고 함께 움직여 주고 있다.”김 대표는 여전히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찾고 있다. 최근엔 전기차 i3 같은 미래 성장 엔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각종 행사를 줄줄이 취소했지만 i3 출시 행사만은 강행했다. 지난 4월 24일 출시된 i3는 차체를 철보다 가벼운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으로 만들었고, 실내는 천연 양모 원단이나 유럽산 유칼립투스 나무 등 재생 가능한 친환경 소재로 꾸며 BMW의 기술력을 집약했다는 평가다.“‘서울 같은 인구 1000만 명 이상의 메가시티에 맞는 적합한 차는 무엇일까’에 대한 연구가 자동차 생산업체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통계를 보면 메가시티에서 차를 가진 소비자가 하루 종일 운행하는 거리는 평균 48㎞에 불과하다. 이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차는 무엇일까에 대한 답이 바로 순수 전기차 i3다.”문제는 전기차 상용화를 위한 사회적 인프라 조성이다. BMW코리아는 전기차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2009년부터 E-모빌리티 콘퍼런스를 지속적으로 개최했다. 지난해엔 제주도에 전기차 충전기 30대를 기증했고 최근 이마트, 포스코ICT와 협력해 전국 60개 이마트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했다. 그는 “아무도 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엔 전기차 수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면 그 누구도 시작하지 않는다. 결국 차세대 스마트 카 시장에서 뒤처지게 된다. 하지만 누구든 먼저 전기차를 도입하고 시장을 형성하면 현대차나 기아차, 다른 수입차 브랜드들도 자극받아 같이 움직이게 된다.”“김 대표, 다음에 준비한 건 뭐요?”그는 최근 “다음에 준비한 건 뭔가?”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지난 드라이빙센터 준공식에서 만난 정치인, 기업인들도 그의 다음 행보를 물었다. 공익재단도 만들었고, 드라이빙센터도 만들었으니 그 다음 작품이 궁금한 것이다. 일각에선 지금과 같은 여세를 몰아 국내에 BMW 생산 공장이 들어설 수도 있지 않냐는 전망도 나온다. BMW그룹은 13개국에서 28개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김 대표는 “현재 그룹 차원에서 보면 한국에서 생산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시장 규모에 있어서 메리트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그러나 굳이 안 될 것도 없다고 했다. BMW가 한국에서 연간 10만대 이상 팔리고, 주변국의 수요가 늘어나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말이다. “한국엔 양질의 노동력이 있고, 자동차와 밀접하게 연관된 IT가 발달했으며, 훌륭한 부품업체들이 많아 ‘욕심 못 낼 이유’가 없다. 특히 한국은 많은 FTA를 체결한 국가이기 때문에 생산 공장으로서의 이점도 존재한다. 현재로선 한국에 공장을 세우려면 내가 BMW를 더 많이 팔아야 한다.” (웃음)자동차 외 관심사는 무엇일까. ‘BMW모토라드’라는 대답은 빼달라고 했다. 그는 웃으며 “사람에게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남은 시간 동안 국가 경제와 국내 자동차산업에 도움이 될 또 하나의 작품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다. 하지만 남들이 해왔던 일을 관행적으로 답습하고 반복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그것은 발전이 아니라고 본다. 기업은 지속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한데 나는 사람에게서 그 가치를 보고 있다.”BMW그룹의 정년은 60세다. 하지만 최근 독일에서는 63세까지 정년을 연장하는 분위기다. 이미 본사에서 김 대표에게 ‘63세까지 할 수 있냐’는 제안이 들어온 상태다. 그는 “언제까지 현직에 있을지 몰라도 자동차를 파는 장사꾼이 아닌, 사회를 위해 고민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며 “내가 오늘 행한 일이 사회적 가치를 만들고 있는지 늘 자문한다”고 말했다.

2014.08.2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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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S |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 째째하게 굴지 말고 CSR(사회공헌 활동) 기여를

ESG

수입차업계에 대해 사회공헌 활동 요구가 거세다. 수백억원 영업이익을 내도 기부 활동 등에 인색한 탓이다. 서비스센터 확충, 드라이빙센터 건설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9만4263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7월 4일 발표한 올 상반기 등록 수입차 대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5% 증가한 것으로, 1987년 시장 개방 이후 역대 최고치다. 업계에서는 올해엔 국내 자동차시장 점유율 15%에 해당하는 약 20만 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한다.수입차 시장이 커지면서 사회공헌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수입차업계가 기부금은 물론이고 사회공헌 활동에서도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포브스코리아가 각 수입차업체의 감사보고서를 통해 조사한 결과 지난해 수입차업체들의 매출과 영업이익, 광고선전비는 지난해 동기 대비 모두 20% 이상 늘었다. 하지만 기부금은 오히려 2.4% 줄었다. 기부금 외 사회공헌 활동 등에 쓰인 금액은 제외했다.매출 1000억원이 넘는데도 기부금 한 푼 내지 않은 수입차업체도 있다. 한불모터스(푸조, 시트로엥)와 볼보자동차코리아가 대표적이다. 한불모터스의 매출은 2012년 949억원에서 지난해 1109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1% 증가한 74억원이다. 감사보고서를 보면 광고선전비는 2012년 대비 26%나 증가했지만 기부금은 한푼도 없다. 이 업체의 기부금은 2012년 0원, 2011년에는 고작 310만원이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도 지난해 매출 854억원, 영업이익 68억원을 올렸으나 기부금은 0원이었다. 크라이슬러코리아와 GM코리아도 지난해 기부금이 0원으로 파악됐다.지난해 수입차업체 중 가장 많은 금액을 기부한 곳은 BMW코리아다. 16억7200만원으로 영업이익 대비 6.5%, 광고선전비 대비 3.8%를 기부금으로 썼다. 최근엔 공식 딜러 8개사와 함께 세월호 침몰 사고 피해자를 위해 성금 1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쾌척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4억5000만원),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2억2700만원), 한국도요타자동차(2억1100만원),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2억100만원)가 그 뒤를 이었다.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매출액 1조3605억원)와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2조1532억원)는 매출액 대비 기부금 액수가 상당히 낮다. “한국에서 조 단위 이상의 매출을 올리면서 기부금은 쥐꼬리 수준”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2012년 300만원을 내놓아 비난을 받았던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지난해엔 2억2700만원을 기부했다. 영업이익이 적자가 나도 꾸준히 기부하는 기업도 있다. 2000년 1000만원으로 기부를 시작한 한국도요타는 2010년 4억8700만원까지 내놓았고, 실적 저조로 힘겨웠던 지난해에도 2억1100만원을 기부했다.기부금 한 푼 안 낸 업체도사회공헌 활동에서도 BMW코리아와 한국도요타가 눈에 띌 뿐 나머지 업체들은 기대 이하다. 2011년 7월 출범한 BMW코리아 미래재단은 국내 수입차업계 최초의 사회공헌 재단이며 BMW 해외지사 중 유일하다. 핵심 사업은 ‘인재양성’이다. 실험실로 개조한 11.5t 하늘색 대형트럭 ‘주니어 캠퍼스’는 산간벽지 학교를 찾아다니며 3~6학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과학 창의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지난해 전국 110개 초등학교와 아동복지시설에서 7900명의 아이들을 만났다.지난해 11월 시작한 ‘영 엔지니어 드림 프로젝트’도 좋은 반응이다. BMW코리아의 협력사 직원들이 공업고등학교와 마이스터학교 자동차학과에 다니는 청소년들에게 지식을 전수하거나 진로 상담을 진행한다. 굿네이버스와 함께 3년째 진행하는 ‘희망나눔학교 겨울방학교실’, 대학생 창업경진대회 ‘From Idea to Start-Up’ 등도 인재양성을 목표로 한 사회공헌 캠페인이다.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는 연초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잘 이행하고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2006년 사회공헌추진부를 발족한 한국도요타는 환경, 교통안전, 인재육성의 3개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장학금 200만원을 지원하는 ‘도요타 꿈 더하기 장학금’, 국립암센터의 암 연구 활동을 위한 ‘도요타 암연구기금’,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도요타 환경학교’, 환우를 찾아 위로하는 ‘도요타 병원 자선 콘서트’ 등이 대표적이다.그러나 나머지 업체의 사회공헌 활동은 생색내기 수준이다. 지난해 가장 큰 영업이익을 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도 그중 하나다.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수입차 판매 2위 업체답지 않은 소극적인 활동은 늘 비판의 대상이었다. 한국에서 돈만 벌어가냐는 ‘먹튀 논란’까지 불거질 정도였다.이를 의식한 듯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6월 26일 신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어린이 교통안전교육과 대학생 산학협동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각 계열사 별로 차량 판매대수 또는 금융상품 이용대수 1대당 일정 금액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고용창출·인프라 조성 투자 필요아우디코리아와 폴크스바겐코리아의 사회공헌 활동도 아직은 미진하다. 아우디코리아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이 시행하는 ‘탄소중립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또 산학협동 프로그램 ‘아우디 어프렌티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 58명을 채용했다.국내 모터스포츠 활성화 지원, 대한스키협회 후원에도 참여한다. 2005년 한국시장에 법인을 설립한 폴크스바겐코리아는 자동차학과 학생을 대상으로 3개월 동안 폴크스바겐 기술아카데미에서 산학 협동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또 차세대 축구 꿈나무를 위해 2011년부터 ‘폴크스바겐 주니어 마스터즈 코리아’를 개최하고 있다.국내 고용 창출을 위한 시설 투자도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수입차업계는 국내 완성차업계와 비교하면 일자리 창출에 소극적이다. 지난해 445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르노삼성자동차의 직원 수는 4400여 명이다. 하지만 영업이익 1090억원을 올린 BMW코리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아우디코리아·폴크스바겐코리아 4개 브랜드의 본사 직원을 모두 합해도 400여 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정치권에서 “급성장하는 수입차업체가 국내 시장에서 얻는 것에 비해 경제 기여도가 낮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하지만 수입차업계 특성상 고용창출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어렵다. 다른 현실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 최영우 한국고용노동연구원 교수는 “수입차는 제조(생산공장)가 없고 판매·영업 위주여서 고용 유발 효과가 미미하다”며 “위탁에 의존하는 서비스센터 직영 전환이나 고객 서비스 관련 시설 등을 만들어 고용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수입차업체도 이런 방향으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그런 측면에서 BMW코리아가 지난 7월 14일 인천 영종도에 오픈한 ‘BMW 드라이빙센터’는 큰 의미를 갖는다. BMW 드라이빙센터 오픈은 독일·미국에 이은 것으로 아시아지역에선 최초다. 축구장 33개 크기인 24만㎡ 면적에 드라이빙 트랙과 자동차 문화 전시공간, 체험공간, 체육공원 등이 들어선 복합 문화 공간이다. 특히 브랜드 체험센터 2층에는 어린이를 위한 과학 창의교육프로그램 ‘주니어 캠퍼스’와 체험형 안전운전 교육프로그램 ‘키즈 드라이빙 스쿨’이 마련됐다. BMW코리아 측은 일반 방문객과 교육 참가자를 포함해 연간 약 20만 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한다.드라이빙센터는 완공까지 14개월이 걸렸다. 시설 보완 등 2020년까지 약 770억원이 투자된다. BMW코리아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공사과정에 인천지역 건설업체와 주민을 적극 참여시켰다.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는 준공식에서 “드라이빙센터는 BMW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잘 전달할 수 있는 공간으로 오랫동안 이 시설을 꿈꿔왔다”며 “고객 중심으로 문화 생성의 틀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BMW코리아의 영종도 드라이빙센터 개관에 타 업체들도 긴장하는 눈치다. 한국도요타는 서울에 렉서스 브랜드 체험관을 개장하게 되면 이를 운영할 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도 연구개발(R&D)센터와 부품물류센터를 신설하고 기술 인력을 가르치는 트레이닝센터를 건립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도 경기도 화성에 부품센터를 짓는 중이다.

2014.07.3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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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es] 부자가 ‘잔인한 5월’을 즐기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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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잔인한 4월’이라고 한다. 강남 부자들에겐 다르다. 잔인한 달은 바로 5월이다. 지난 1년간 벌어들인 임대소득, 사업소득, 이자소득, 배당소득 등 종합소득에 대한 종합소득세를 신고·납부해야 하는 달이라서다. 현재 우리나라의 종합소득세율은 주민세를 포함해 6.6~38.5%에 이른다. 과표가 8800만원 이상이면 최고 세율인 38.5%에 해당한다. 재산이 많고 적음을 떠나 세금을 줄이려는 본능은 마찬가지라 아까울 수밖에 없다.5월이 되면 절세에 큰 관심을 갖게 된다. 2010년에 올린 소득에 대한 종합소득세를 1억원 가까이 신고·납부하게 되는 개인사업자 P씨는 조금이라도 절세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근로소득자라면 다양한 절세방법이 있지만 사업소득자는 다르다. 소득공제 등의 방법이 많지 않다. 사업소득자가 한 푼이라도 아낄 수 있는 간단한 종합소득세 절세 상식을 정리해 보자.인적공제만으로도 세금 꽤 줄여우선 가족을 꼼꼼히 되돌아봐야 한다. 종합소득세 인적공제 내용을 빠짐없이 챙기는 것이다. 종합소득세의 소득공제에는 인적공제, 연금공제, 특별공제, 기타공제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사업소득자가 가장 빠뜨리기 쉬운 게 인적공제다. 소득금액이 100만원이 안 되는 배우자, 부모, 형제자매, 자녀 등을 부양하고 있다면 1인당 15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특히 같이 거주하지 않는 부모, 장인·장모를 챙기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주민등록표상에 같이 거주하지 않더라도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출하면 증명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챙겨야 한다. 기본공제 대상자 중 70세 이상인 사람이 있다면 1인당 100만원, 장애인이 있으면 1인당 200만원, 2명 이상의 부양자녀가 있다면 다자녀 추가공제 등도 받을 수 있다.보통 사업소득자들은 이런 인적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알더라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무시하는 경우가 더 많다. 최고 세율인 38.5%를 적용 받는 임대사업을 하는 K씨는 부모뿐만 아니라 소득 없는 장인, 장모까지도 소득공제 신청을 해서 인적공제만으로 2100만원을 공제 받아 800만원이 넘는 세금을 절약했다.다음으로 꼭 챙겨야할 절세 방법은 연금저축상품에 가입하는 것이다. 2011년부터 연금저축상품의 연간 납입금액 400만원까지 100%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400만원 전체에 대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어 38.5% 세율 대상자인 경우 154만원의 세금을 절약할 수 있다. 강남에서 대형 음식점을 운영하는 P씨는 지난해 이 상품에 들지 않은 걸 후회하며 새로 연금저축펀드에 가입했다.연금저축상품에는 크게 연금저축신탁, 연금저축펀드, 연금저축보험의 세 가지가 있다. 은행에서 다루고 있는 연금저축신탁은 안전성을 추구하는 상품으로 원금이 보장되는 게 특징이다. 연금저축펀드는 주로 증권사에서 가입할 수 있다. 주식 및 채권 등에 투자해 수익을 추구하는 적립식 펀드형 연금이다. 보험사에서 주로 다루는 연금저축보험은 평생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종신지급형 연금을 선택할 수 있다.특히 연금저축상품은 금융회사 간 계좌 이동이 가능하다. 연금신탁에 가입하고 있는 상태에서 그 금액을 그대로 연금펀드로 옮길 수 있다. 서울 일원동에 거주하는 A씨는 연금저축신탁, 연금저축펀드, 연금저축보험 계좌를 모두 개설해 놓고 연간 400만원을 나누어 투자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연금저축펀드의 비중을 높이고, 주가 조정기에는 연금저축신탁이나 연금저축보험의 비중을 높이는 방법으로 조절한다.기부금을 챙기는 것도 방법이다. 종교생활을 하면서 교회, 성당, 사찰 등에 헌금하게 마련인데, 본인 소득금액의 10% 범위 내에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강남 부자 중에는 종교적인 헌금뿐 아니라 학교, 봉사단체 등에 상당액을 기부하는 사람도 많다. 이에 대해서도 소득공제가 가능하니 꼼꼼히 챙길 필요가 있다. 특히 모교에 장학금으로 거액을 쾌척하거나 사회복지기금,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 성금을 내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반드시 기부처에서 발행한 기부금영수증 및 기부금명세서를 받아두었다가 소득공제 신청을 할 때 제출해야 한다.금융소득종합과세 예외인 상품에 가입해볼 만분납제도 역시 활용도가 높다. 납부해야 할 소득세가 1000만원이 넘는 경우 세액의 일부를 나누어 납부할 수 있다. 납부세액이 1000만~2000만원이면 10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을 2개월 이내에 분납할 수 있고, 납부세액이 2000만원을 초과하면 50%를 2개월 이내에 분납할 수 있다. 종합소득세 납부기한이 5월 말일까지이므로 분납금액을 2개월 후인 7월 31일까지 납부하면 된다. 분납 제도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가산세가 없다는 점이다.세금을 납부할 수 있는 유동성이 충분하다고 하더라도 분납을 활용해 추가로 이자수익을 거둘 수 있다. 4억9000만원의 종합소득세를 납부하게 될 L씨의 경우 그 절반인 2억4500만원을 분납하기로 하고 2개월간 금융상품으로 굴려 170만원가량의 이자소득을 추가로 올렸다.이자 및 배당소득도 잘 관리해야 한다. 다른 종합소득이 없는 경우에는 이자 및 배당소득이 9300만원이 되더라도 추가적인 세금을 납부할 필요가 없다. 이미 원천징수한 14%의 이자소득과 1.4%의 주민세가 존재하기 때문에 5월에 세금을 더 낼 필요는 없다. 임대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있는 경우에는 다르다. 4000만원을 초과하는 이자소득은 바로 38.5%의 최고세율에 해당돼 고율의 세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역외해외펀드, 1년 이상의 정기예금 등은 몇 년치 이자가 한꺼번에 과세될 수 있기 때문에 만기 조절을 통해 이자소득을 분산하는 게 유리하다.배우자 명의로 금융자산을 운용해 누진되는 세율을 조절할 수도 있다. 배당이 나오기 전에 주식을 매각해 배당소득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 대기업 CEO로 은퇴한 W씨는 아예 금융소득종합과세에서 제외되는 비과세즉시연금에 20억원을 가입하고, 매월 나오는 이자로 주식형 적립식 펀드에 가입해 거액을 운용하면서도 금융소득종합과세에 대한 부담을 잊고 살고 있다.

2011.05.2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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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도 나눔도 ‘Good 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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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동해오픈에 참가한 최경주(가운데), 양용은(오른쪽) 선수가 김만덕 기념사업회(위원장 고두심)에 나눔쌀을 기증했다. 사회 공헌에 헌신적인 스포츠 스타가 많지만 골프 스타의 나눔 활동이 유난히 두드러진다. 골프가 개인 스포츠인 데다 대회별 상금 규모가 크고 각종 스폰서 계약으로 해마다 많은 돈을 버는 게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그러나 돈이 많다고 기부를 많이 하는 것은 아니다. 나누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골프 스타의 나눔은 아름다운 일이다.기부 물꼬 튼 박세리 선수뿐 아니라 기업들도 골프를 이용한 다양한 마케팅으로 ‘나눔 경영’을 펼치는 곳이 많다. 골프 대중화가 꽤 이뤄졌지만 아무래도 상류층이 많이 즐기는 스포츠여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까닭이다.국내 골프 스타의 기부문화는 미국을 비롯한 해외 진출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물꼬는 박세리(32)가 텄다. 1998년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박세리는 LPGA투어를 주름잡으면서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거머쥐었다.박세리는 “미국은 번 만큼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인식이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배어 있다. 우리는 남을 돕는 게 왠지 쑥스럽고 어색한 느낌이 들어 망설이기도 하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다.돈의 액수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세리는 미국 진출 이후 해마다 수 천만원에서 수 억원대의 성금을 불우이웃을 위해 내놓았다. 모 시상식장에서 받은 상금 1억원을 백혈병 등 불치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 6명의 수술비로 전달하기도 했다. 박세리의 뒤를 이어 미국에 진출한 김미현(32)도 해마다 상금 일부를 불우이웃 기금으로 내놓았다.김미현은 2007년 LPGA투어 셈그룹 챔피언십 대회에서 우승해 받은 상금 21만 달러 가운데 절반인 11만 달러를 캔자스주의 토네이도 이재민에게 써달라며 쾌척했다. 김미현은 “당시 토네이도로 집과 건물이 초토화된 사진을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한국인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남기고 싶어 성금을 내놨다”고 그때를 떠올렸다.2000년대 들어 한국 낭자들의 미국 진출이 봇물을 이루면서 한국 선수들은 이미지 개선을 위해 미국 내 기부 행사에도 적극 참가했다. 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한국 선수 30명은 2009년 7월 미국 오하이오주 톨레도의 로널드 맥도널드 하우스 채러티에서 봉사활동을 했다.집 청소, 화단 정리, 빨래하기 등 두 시간 넘게 힘든 일을 했다. 이곳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동 환자들이 입원하는 보호 시설이다. 한국 선수 47명 전원이 참가해 성금 1만5000달러를 모아 전달하기도 했다.2009년 시즌 LPGA투어에서 신인왕과 상금왕 타이틀을 거머쥔 ‘골프 지존’ 신지애(21)는 국내에서 활동할 당시 ‘파이널 퀸’이나 ‘역전의 명수’ 등으로 불렸다. 하지만 요즘은 ‘기부천사’로 더 유명하다.불우 청소년에 각별한 신지애 데뷔 초부터 해마다 수 천만원씩 불우 청소년 장학금이나 불우이웃돕기 등에 성금을 내왔고, 2008년 9월에는 경기도 용인의 독거노인과 소년소녀 가장을 위해 2400만원어치의 쌀과 지원금을 건네기도 했다.2009년 10월 KLPGA투어 하이트컵 챔피언십 1라운드를 마친 뒤에는 난치성 어린이 환자를 돕는 데 써달라며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후원금 3000만원을 전달했다. 신지애는 특히 불우 청소년에게 애정이 많다.중학교 3학년 때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여읜 신지애는 풍족하지 못한 환경에서 프로 골퍼의 꿈을 키웠다. 그러다 보니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청소년에게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신지애는 “어려울 때 주변에서 많이 도와줬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며 “프로가 되면서 기부활동에 적극 동참하기로 아버지와 약속했다”고 말했다.그는 “특히 재능은 있는데 가정 형편 때문에 자신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청소년들을 돕고 싶다”며 “당장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성공하면 재단을 설립하는 게 꿈”이라고 덧붙였다.최경주의 통 큰 기부 행진골프 선수 가운데 기부를 말할 때 ‘탱크’ 최경주(39)를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인 최초로 PGA투어에 진출해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최경주는 기부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PGA투어에 진출하면서 다짐한 목표 중 하나가 어려운 이들을 돕는 재단을 세우는 것이었다. 최경주는 PGA투어 진출 5년 만인 2007년 11월 마침내 목표를 이뤘다.재단을 설립하기 전에도 PGA투어 상금과 광고 수익 대부분을 기부해 온 최경주는 자신의 상금과 후원인단을 모아 ‘최경주 재단’을 출범시킨 것이다. 최경주는 2009년 시즌 PGA투어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지난해 시즌 상금 268만 달러로 랭킹 16위에 올랐지만 2009년에는 96만 달러로 93위에 머물렀다.수입이 거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그의 기부 행진은 멈추지 않았다. 최경주는 서울 신월동 아동센터 건립기금 1억7500만원, 제주지역 보육기관 1억원, 골프 꿈나무 지원 1396만원, 행복나눔재단 1억원 등 4억7500만원과 미화 16만 달러(약 1억8000만원) 등 6억5500만원을 국내외 개인 및 단체에 기부했다.재단 수익금과 사재로 마련한 것이다. 97년 결손가정 어린이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기 시작한 최경주는 12년째 자선단체인 ‘부스러기 사랑 나눔회’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최경주는 연말연시뿐 아니라 자연재해, 대형 인명사고 등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2002년 태풍 루사로 수해가 발생했을 때는 6000만원의 수재의연금을 냈고, 2006년 인제·평창에 물난리가 났을 때도 KPGA 신한동해오픈 대회에서 받은 상금 전액을 기부했다. 2008년 경기도 이천 냉동창고 화재 사고 당시 피해 가족에게 선뜻 3억원을 내놓아 훈훈한 감동을 주기도 했다.동양인으론 최초로 메이저 대회인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양용은(38)도 2009년 4월 혼다클래식에서 우승한 후 상금 중 1억원을 최경주 재단에 쾌척해 제주지역 불우 어린이를 도왔다.

2010.01.0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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