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노스2200' 검색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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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가 중저가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고성능 AP 시장에서는 반대 모습을 보이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팹리스(설계) 등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초격차를 이어가기 위해선 미세공정이 적용된 고성능 AP의 성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5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 '엑시노스'의 출하량은 2280만 대로 1분기(1490만대) 대비 53% 급증했다. 중저가 AP인 엑시노스 1080과 850이 탑재된 보급형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출하 실적이 크게 개선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엑시노스 850을 탑재한 갤럭시 A13 LTE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 엑시노스 1080이 적용된 갤럭시 A53 5G 역시 10위권 내에 포함됐다. 이처럼 중저가 시장에서 쾌거를 거둔 엑시노스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고성능 AP 시장에서는 압도적 성능을 자랑하는 애플은 물론 직접적 경쟁사인 퀄컴보다 한 수 아래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고성능 AP 시장에서의 엑시노스 점유율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엑시노스는 2분기 모바일 AP 시장에서 7.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4.8% 대비 3%p 상승한 수치지만 퀄컴(21.8%), 애플(16.6%)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올해 초 출시된 엑시노스 2200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능과 흥행 성적을 보여주면서 회의적인 시각은 더욱 깊어진 상태다. 4나노 미세공정에서 생산된 엑시노스 2200은 출시 직전까지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부문의 퀄컴 의존도를 낮춰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수율과 발열 문제 등으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유럽 등 일부 지역 외에 출시되는 갤럭시S22 시리즈에 퀄컴 스냅드래곤 8 Gen1을 탑재했다. ━ 엑시노스 성공 여부가 파운드리 신뢰성과 직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고성능 AP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서 엑시노스의 흥행이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는 설명이다. 메모리에 치중된 현재의 반도체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엑시노스가 첨병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차세대 모바일 엑시노스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며 “선도업체와의 협력 강화, 조기개발 착수를 통해 시장점유율 증대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장 팹리스만 보더라도 4나노 공정 설계 능력을 입증하는데 고성능 엑시노스의 존재가 절실하다. 지난 2분기 엑시노스 점유율 확대에 중저가 AP인 엑시노스 1080과 850이 상당한 기여를 했음에도 4나노 공정의 엑시노스 2200보다 중요도가 떨어지는 이유기도 하다. 엑시노스 1080과 850은 각각 5나노, 8나노 공정에서 생산된다. 삼성전자가 공을 들이고 있는 파운드리의 분야에서도 엑시노스의 존재감은 확실하다. 미세공정이 삼성전자 초격차 전략의 핵심인 만큼 이를 활용해 생산되는 엑시노스의 성공 여부가 파운드리 사업의 신뢰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통상 시스템 반도체는 설계 역량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경향이 있지만 미세공정이 요구되는 IT향 제품의 경우 파운드리의 수율도 큰 변수가 된다. 아무리 뛰어난 설계를 하더라도 이를 구현할 수 있는 미세공정 라인이 받쳐주지 못하면 ‘그림의 떡’에 그칠 공산이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엑시노스 시리즈는 고성능 AP 시장에서 점차 영향력을 잃어왔다”며 “이 때문에 초미세공정 파운드리를 비롯한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역량에 대해서도 다소 의구심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성능 AP의 성공적인 개발을 통해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경쟁력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건엄 기자 Leeku@edaily.co.kr
2022.09.0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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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사업에서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반도체 사업 매출은 초호황기였던 2018년(86조2900억원)을 넘어서는 94조1600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지난해 경쟁사인 미국의 인텔을 꺾고 3년 만에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반도체 영업이익은 29조원을 넘기며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60% 가까이를 차지했다. 다만 사상 최대 설비투자로 비용을 지출하며 최대 영업이익은 달성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3조6000억원을 반도체 설비 투자에 쏟아부었다. 삼성전자는 당장 올해에만 경기 평택캠퍼스의 세 번째 반도체 생산라인 ‘P3’ 공장 완공과 네 번째 생산라인 ‘P4’ 착공,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2공장 착공을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기존 투자 기조를 유지하고 비트그로스(비트단위당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는 투자와 생산성 최적화를 통해 끌어올린다는 입장이다. ━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반기 반등 가능 시나리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시장을 비교적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와 공급망 차질 등으로 인한 수요기업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글로벌 IT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와 고성능 CPU 등을 중심으로 하는 시장 수요에 기대를 걸었다. 한진만 삼성전자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서버는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투자 확대 및 고용량화가 이어지고 있고, 하이코어 CPU 비중도 지속 증가해 수요는 견조할 것”이라며 “상반기 D램 가격 반등 시나리오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첨단공정·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극자외선(EUV) 공정을 선도적으로 적용하고 이를 확대해 시장 리더십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EUV 공정을 적용한 업계 최첨단 14나노 D램 양산에 들어갔다. EUV 노광 기술을 활용하면 반도체 회로를 보다 세밀하게 구현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메모리 출하량이 가이던스(전망치)를 밑돈 데 대해선 "4분기에 서버 중심 수요는 견조했으나 글로벌 공급망 이슈가 예상보다 장기화하고 세트 생산에 차질이 있어 메모리 수요에 일부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재고 수준이 높지 않고, 시안 봉쇄에 따른 생산 영향 가능성을 고려해 무리한 판매 확대를 자제했다"고 덧붙였다. ━ 시스템반도체, 4분기 최대 매출 달성 만년 조연이었던 비메모리 사업부의 존재감도 커졌다. AP, 이미지센서, 차량용반도체 등 시스템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 LSI사업부가 4분기에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특별 상여금 지급 등의 영향으로 소폭 하락했지만, 1월 출시한 삼성전자의 새로운 AP인 '엑시노스2200' 등 새로운 제품 공급을 시작하고 1억화소 이미지센서 등 다양한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다음 분기 실적 개선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올해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에 따라 GPU와 NPU 성능이 크게 개선된 엑시노스 2200 등 시스템온칩(SoC)와 고화소 이미지 센서 공급 확대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한규환 시스템LSI사업부 상무는 "2022년은 볼륨형 5G SoC 및 1억 혹은 2억 고화소 이미지센서 공급 극대화를 추진하고 시황을 반영한 판가 인상을 통해 전년 성장률을 상회하는 매출 상승 및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대급 설비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 역시 성장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 주요 응용처 공급을 크게 확대했다. 이에 따라 파운드리 사업이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의 구체적인 매출을 따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고성능컴퓨팅(HPC)향 대형 고객사의 제품 수주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내 두 번째 파운드리 공장 투자를 확정했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확대와 첨단 반도체 수요 대응에 나섰다. 또한 올해 첨단공정 수율을 끌어올려 기술 리더십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를 향해 전진하겠다는 전략이다. 강문수 반도체 파운드리 부문 부사장은 “첨단 공정에 따른 글로벌 수요 맞춰서 전례 없는 투자로 기술 리더십 유지하겠다”며 “첨단공정 수율 개선에 더욱 주력해 수요 안정성 증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2022.01.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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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새로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200'을 18일 공개했다. 엑시노스 2200은 전작에 비해 인공지능(AI) 성능을 대폭 강화했다. 신경망처리장치(NPU) 연산 성능이 전작 대비 두 배 이상 향상돼, 클라우드 서버를 거치지 않고 스마트 기기에서 AI 기능을 구현하는 온-디바이스(On-Device) AI 기능을 강화했다. 하지만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성능 개선 정도는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그간 약점으로 꼽혀왔던 그래픽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GPU 강자인 AMD와 손잡았다. ━ AMD와 공동 개발 GPU 탑재 엑시노스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 칩이다. 새 칩의 핵심은 삼성전자가 AMD와 공동 개발한 GPU '엑스클립스(Xclipse)'의 탑재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2200이 콘솔 게임 수준의 고성능·고화질 게이밍 경험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엑시노스 2200은 모바일 AP 최초로 광선추적 기능을 추가했다. 광선 추적 기능은 물체에 투과, 굴절, 반사되는 빛을 추적해 사물을 실감 나게 표현하는 기술로 게임을 더욱 현실적으로 구현한다. 또한 전력 효율을 최적화하는 자체 솔루션인 '‘아미고(Advanced Multi-IP Governor)'를 탑재해 고화질·고사양 게임과 프로그램에서 배터리 소모에 대한 부담도 줄였다. 최대 2억 화소의 영상을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이미지 신호 프로세서(ISP)도 채택됐다. 최대 7개의 이미지센서를 지원하고, 4개의 이미지센서를 동시에 입력하는 영상과 사진을 처리할 수 있다. NPU와 연계해 배경에 포함된 다양한 사물, 환경, 인물 등을 인식해 전문가 수준의 사진 촬영을 지원한다. ━ AP시장 5위 삼성, 엑시노스2200으로 점유율 올릴까 엑시노스 2200의 생산은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 첨단 4㎚(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으로 한다. 다만 엑시노스 2200을 어느 기기에 탑재할지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오는 2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S22(가칭)'에 엑시노스 2200과 퀄컴의 새로운 AP인 '스냅드래곤 8 1세대'가 병행 탑재된다는 예측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를 목표로 내건 만큼 AP 경쟁력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은 성장하고 있지만, 반도체 설계의 핵심 분야 중 하나인 AP시장에서는 여전히 고전하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 세계 AP·SoC(시스템온칩)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5%로 5위에 머물렀다. 1위는 점유율 40%를 가져간 대만 미디어텍이었다. 퀄컴은 27%로 2위를 차지했고 애플은 15%로 3위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새로운 AP로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퀄컴과 대만 미디어텍에 도전하는 양상이다. 퀄컴과 미디어텍 역시 지난해 말 프리미엄 AP를 출시하며 글로벌 AP강자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퀄컴은 삼성전자의 AP경쟁자이면서 MX(모바일) 사업부의 핵심 부품 납품사이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핵심 고객사다. 삼성은 그동안 퀄컴의 AP인 스냅드래곤과 자사 AP인 엑시노스를 함께 탑재해왔다. 하지만 현재 삼성전자의 프리미엄폰에는 엑시노스보다 퀄컴 스냅드래곤의 비중이 더 높다. 엑시노스보다 스냅드래곤의 성능이 더 우수하다고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에는 퀄컴이 중요한 고객이다. 퀄컴은 지난해 '스냅드래곤8 1세대'를 발표하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이를 전량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엑시노스2200과 마찬가지로 4나노미터 미세공정을 적용한다. 삼성전자는 모바일AP뿐 아니라 전략 제품을 지속 출시해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이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은 "‘엑시노스 2200′은 최첨단 4㎚ 극자외선(EUV) 공정, 최신 모바일 기술, 차세대 GPU, NPU가 적용돼 게임, 영상처리, AI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차원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라며 "삼성전자는 모바일AP 뿐만 아니라 차별화된 전략 제품을 지속 출시하며 시스템 반도체 전반에 걸쳐 혁신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2022.01.1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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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차세대 스마트폰 시리즈에 탑재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2200' 공개를 미뤘다. 1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당초 11일(현지시각) 미국에서 엑시노스2200을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스마트폰 신제품의 론칭 시점을 고려해 AP 공개 시기를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엑시노스2200이 탑재될 삼성전자의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는 오는 2월 8일 공개된다. 같은 달 사전예약을 한 뒤 2월 18일 정식 출시될 전망이다. 따라서 엑시노스2200은 갤럭시S22 공개일 전인 1월 말부터 2월 초 사이 발표될 것으로 기대된다. 엑시노스2200에는 글로벌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 AMD의 'RNDA2' 아키텍처(설계구조) 기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탑재된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퀄컴의 스냅드래곤 제품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는 업계 평가를 개선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전까지 갤럭시 플래그십 모델에 엑시노스와 퀄컴 스냅드래곤 칩셋을 동시 적용했다. 하지만 엑시노스 성능이 낮아지며 자체 CPU 개발을 포기하고 ARM의 아키텍처를 사용하는 등 조처를 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2 시리즈에 엑시노스2200과 퀄컴 스냅드래곤8 1세대 칩셋을 출시 지역에 따라 구분해 탑재할 예정이다. 선모은 기자 seon.moeun@joongang.co.kr
2022.01.12 15:47
1분 소요![[2021 산업계 리뷰-반도체] 파운드리는 잘나가는데…삼성 ‘시스템 1위’ 마지막 퍼즐은 ‘설계’](https://image.economist.co.kr/data/ecn/image/2022/01/13/ecn3b4724b5-9cf2-4196-ac9e-670ce8834b1e.353x220.0.jpg)
삼성전자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가 올해 100여 곳이 넘는 빅테크 기업들의 반도체 생산 물량을 수주했다. 20조원에 달하는 미국 파운드리 제 2공장 역시 텍사스주 테일러시로 확정됐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이 호황을 맞으면서 성장세도 매섭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시스템반도체 1’위라는 삼성의 목표 달성에 속도가 붙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목표를 구현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이 남아있다. 반도체 설계와 개발을 담당하는 ‘시스템 LSI’ 사업부의 성장이다. 메모리반도체를 기반으로 성장한 삼성전자는 압도적인 시설투자를 이어가며 뛰어난 공정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반도체 설계 시장에서는 뚜렷한 성과가 없다. 이종환 상명대(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메모리반도체에서 기술을 축적한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에서도 파운드리 등 압도적인 시설투자로 시장을 빠르게 장악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가 설계에 쏟은 시간이 길지 않은 만큼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설계보다는 시장 성장성이 뚜렷하고 성과가 바로 나타나는 파운드리에 무게중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AP 시장 점유율 5%…엑시노스 2200으로 승부수 시스템반도체 시장은 설계와 생산으로 분업화돼 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LSI 사업부에서 설계를 맡고, 생산은 파운드리 사업부가 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1위를 위해서는 파운드리 시장뿐 아니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AP), 이미지센서, 차량용반도체 등 반도체 설계 시장을 잡아야 한다. 스마트폰의 두뇌로 불리는 AP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3분기 전 세계 AP·SoC(시스템온칩)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5%로 5위에 머물렀다. 1위는 점유율 40%를 가져간 대만 미디어텍이었다. 퀄컴은 27%로 2위를 차지했고 애플은 15%로 3위였다. 삼성은 자체 AP인 엑시노스를 개발해 자사 스마트폰에 탑재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삼성전자의 프리미엄폰에는 엑시노스보다 퀄컴의 AP인 스냅드래곤 비중이 더 높다. 엑시노스보다 스냅드래곤의 성능이 더 우수하다고 평가 받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IM사업부는 3분기 모바일 AP 비용으로 미디어텍과 퀄컴에 4조1032억원을 지불했다. 삼성전자는 다른 스마트폰 AP 경쟁사와의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 갤럭시 S22에 탑재될 모바일 AP 엑시노스2200(가칭)에 4㎚(나노미터) 공정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엑시노스2200은 미국 반도체업체 AMD와 협력해 개발하고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 2위인 AMD의 GPU를 탑재할 예정이어서 성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경쟁제품인 ‘퀄컴 스냅드래곤 8 1세대’와 설계와 공정이 같아, GPU가 둘의 성능을 좌우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퀄컴 스냅드래곤 8 1세대’ 역시 최신 ARM 아키텍처에 삼성전자 4나노 공정을 적용해 삼성 파운드리에서 생산한다. AP와 함께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핵심으로 꼽히는 분야는 이미지센서와 차량용반도체다. 삼성전자는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소니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차량용반도체 개발은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전장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1월에 폭스바겐 전기차에 탑재되고 있는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3종을 공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당시 “미래차 시장 변화에 맞춰 통신칩, 프로세서, 전력관리칩 등 3종 시스템반도체를 통해 첨단 차량용 반도체 수요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 LSI 새 수장 박용인, 이미지센서 성장 일등공신 삼성전자는 시스템LSI 사업부의 역량 강화를 위해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파운드리에서 아날로그반도체까지 정통한 박용인 사장이 시스템LIS사업부를 이끈다. 박 사장은 LG반도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동부하이텍 등에서 재직했고 2014년부터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센서사업팀장, 전략마케팅실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삼성전자에서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전력반도체(PMIC), 센서 사업 성장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박 사장은 그동안 이미지센서 사업을 담당하며 고성능 이미지센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삼성의 자체 브랜드인 ‘아이소셀’의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이미지센서 절대강자인 소니에 맞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며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외부 고객사를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공을 인정받아 내부 출신이 아닌 박 사장이 시스템LSI사업부장을 맡게 됐다는 분석이다. 박 사장과 시스템LSI는 새로운 엑시노스를 주축으로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차량용반도체 시장을 확대해야 과제를 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박 사장이 맡은 중책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엑시노스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일”이라며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엑시노스 탑재 비중을 높인다면 생산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가동률과 스마트폰 사업부의 원가 경쟁력까지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2021.12.2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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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최강자 인텔이 글로벌 파운드리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들리고, TSMC가 2분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최강자 지위를 공고히 하면서다. 2년 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나서 시스템반도체에 대한 대대적인 비전을 밝혔음에도 여전히 메모리 반도체에 실적을 의존하는 상황 역시 달라지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2019년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1위를 차지하겠다는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2년이 지났지만 파운드리사업은 대만 TSMC와 격차가 더 커졌고, 시스템반도체도 이렇다 할 실적은 내지 못하고 있다.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에 투입하겠다던 투자액 133조원 역시 171조원으로 늘렸지만 미국 파운드리 시설 투자에도 최종 투자결정이 늦어지고 있다. ━ 삼성 반도체 영업이익 95%가 메모리 삼성전자는 명실상부 메모리 강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D램 점유율이 41.2%로 1위를 차지했다. 메모리의 또 다른 축인 ‘낸드플래시’ 역시 삼성전자가 1위로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며 그동안 한국 경제를 받쳐왔다. 2분기 업계를 놀라게 한 깜짝 실적 역시 메모리반도체가 견인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영업이익 12조5000억원 가운데 반도체가 절반이 넘는 7조∼7조3000억원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매출은 22조∼22조7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업계는 이 중 메모리에서만 매출 17조∼18조원, 영업이익은 6조8000억∼7조원을 올린 것으로 본다. 반도체 전체 매출의 75%, 영업이익의 95% 이상을 메모리가 차지한 것이다. 이에 비해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의 2분기 매출은 5조원 내외, 영업이익은 2000억∼3000억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예상했다. 비메모리가 차지하는 영업이익은 여전히 5%도 안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TSMC를 따라잡고 ‘시스템반도체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크게 설계와 생산 분야로 나뉜다. 개발과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곳을 팹리스(fabless),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을 파운드리라고 부른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와 생산, 판매까지 모두 수행하는 종합반도체회사(IDM)다. 비메모리 생태계의 두 축인 팹리스와 파운드리에서 현재 세계 1위는 각각 퀄컴, TSMC다. 퀄컴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분야에서 40% 점유율을 가지고 있고 삼성전자는 업계 5위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퀄컴과 달리 삼성전자의 팹리스 매출 중 대부분이 삼성전자로부터 나온다. 현재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폰에도 삼성전자의 AP인 엑시노스보다 퀄컴의 AP인 스냅드래곤 비중이 높다. 삼성이 설계하고 개발해서, 삼성이 사용한다는 말이다. 파운드리에서는 TSMC가 55%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삼성전자(17%)가 2위로 TSMC를 쫓고 있다. ━ 새로운 두뇌 '엑시노스2200'은 다를까 삼성전자는 AP와 차량용 반도체, 이미지센서를 중심으로 시스템반도체에 힘을 싣고 있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AP는 삼성 엑시노스2200을 미국 반도체업체 AMD와 협력해 개발 중이다. AMD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개발사다. CPU는 인텔에 이어, GPU는 엔비디아에 이어 2위다. 새로운 엑시노스에 탑재될 GPU는 AMD가 최신 아키텍처 RDNA2를 기반으로 개발했다. 내년 초 출시 될 ‘갤럭시 S22(가칭)’ AP로 엑시노스2200와 퀄컴 스냅 드래곤 895가 탑재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에서는 엑시노스2200이 그동안 약점으로 꼽혔던 그래픽 성능을 한 차원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사수 AMD CEO는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1'에서 "차세대 엑시노스에 RNDA2 커스텀 GPU가 탑재된다"며 "향후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현실과 같이 실감나는 그래픽 기능이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최근 차량용 반도체, 이미지센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가 아우디에 이어 폴크스바겐에도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하며 전장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다. 지난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는 올 초부터 폴크스바겐 완성차 모델에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를 공급 중이다. 시스템 반도체 제품 '엑시노스 오토'는 삼성전자의 자체 차량용 시스템온칩(SoC) 부품으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두뇌 역할을 담당한다. 차량 상태의 정보와 멀티미디어 재생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결합해 운전자에게 각종 정보를 제공한다. 차량용 이미지센서 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차량용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오토 4AC'를 출시했다. 삼성전자 이미지센서가 자동차에 들어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통해 이미지센서 1위인 소니를 잡겠다는 목표 달성에 한 발 다가섰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부문에서의 성과를 위해 인수합병(M&A)과 같은 예상치 못한 이벤트도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기존 주력 사업에서의 성과보다는 파운드리나 M&A와 같은 보다 더 근본적인 변화가 뒷받침 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2021.07.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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