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1위 삼성, 메모리 반등 가능성, 시스템 존재감 커져
삼성전자, 지난해 반도체 영업이익 29조2000억원
반도체 설비 투자에 43조6000억원 쏟아 역대 최대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사업에서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반도체 사업 매출은 초호황기였던 2018년(86조2900억원)을 넘어서는 94조1600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지난해 경쟁사인 미국의 인텔을 꺾고 3년 만에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반도체 영업이익은 29조원을 넘기며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60% 가까이를 차지했다. 다만 사상 최대 설비투자로 비용을 지출하며 최대 영업이익은 달성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3조6000억원을 반도체 설비 투자에 쏟아부었다. 삼성전자는 당장 올해에만 경기 평택캠퍼스의 세 번째 반도체 생산라인 ‘P3’ 공장 완공과 네 번째 생산라인 ‘P4’ 착공,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2공장 착공을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기존 투자 기조를 유지하고 비트그로스(비트단위당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는 투자와 생산성 최적화를 통해 끌어올린다는 입장이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반기 반등 가능 시나리오
한진만 삼성전자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서버는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투자 확대 및 고용량화가 이어지고 있고, 하이코어 CPU 비중도 지속 증가해 수요는 견조할 것”이라며 “상반기 D램 가격 반등 시나리오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첨단공정·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극자외선(EUV) 공정을 선도적으로 적용하고 이를 확대해 시장 리더십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EUV 공정을 적용한 업계 최첨단 14나노 D램 양산에 들어갔다. EUV 노광 기술을 활용하면 반도체 회로를 보다 세밀하게 구현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메모리 출하량이 가이던스(전망치)를 밑돈 데 대해선 "4분기에 서버 중심 수요는 견조했으나 글로벌 공급망 이슈가 예상보다 장기화하고 세트 생산에 차질이 있어 메모리 수요에 일부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재고 수준이 높지 않고, 시안 봉쇄에 따른 생산 영향 가능성을 고려해 무리한 판매 확대를 자제했다"고 덧붙였다.
시스템반도체, 4분기 최대 매출 달성
올해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에 따라 GPU와 NPU 성능이 크게 개선된 엑시노스 2200 등 시스템온칩(SoC)와 고화소 이미지 센서 공급 확대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한규환 시스템LSI사업부 상무는 "2022년은 볼륨형 5G SoC 및 1억 혹은 2억 고화소 이미지센서 공급 극대화를 추진하고 시황을 반영한 판가 인상을 통해 전년 성장률을 상회하는 매출 상승 및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대급 설비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 역시 성장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 주요 응용처 공급을 크게 확대했다. 이에 따라 파운드리 사업이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의 구체적인 매출을 따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고성능컴퓨팅(HPC)향 대형 고객사의 제품 수주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내 두 번째 파운드리 공장 투자를 확정했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확대와 첨단 반도체 수요 대응에 나섰다. 또한 올해 첨단공정 수율을 끌어올려 기술 리더십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를 향해 전진하겠다는 전략이다.
강문수 반도체 파운드리 부문 부사장은 “첨단 공정에 따른 글로벌 수요 맞춰서 전례 없는 투자로 기술 리더십 유지하겠다”며 “첨단공정 수율 개선에 더욱 주력해 수요 안정성 증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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