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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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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 대우건설 해외시장 확대 전폭 지원

부동산 일반

2022년 하반기 국내 부동산 시장의 위축으로 내년 국내 건설시장 침체가 전망되면서 해외 건설 시장에 대한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 이에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이 대우건설의 신규 해외시장 개척에 전폭 지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2월 29일 대우건설은 정원주 부회장은 대우건설의 해외시장 확대 발판 마련을 위해 한해 동안 많은 해외 정상급 지도자들을 만났다고 전했다. 정 부회장은 기존 거점시장인 ▶베트남 ▶나이지리아 ▶이라크 등지에서 시장 경쟁력을 공고히 함과 동시에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케냐 ▶필리핀 등의 정상급 지도자를 잇따라 면담하며 신규 시장 개척을 이어갔다. 지난 5일 정 부회장은 수교 30주년을 맞이해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주석을 개별 면담했다. 이날 정 부회장은 대우건설의 대표적 아시아 거점시장인 베트남 시장에서의 투자 확대 의지를 전했다. 정 부회장은 “대우건설은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사업 외에도 다수의 신도시 사업을 추진 중에 있으며 스마트시티 오픈플랫폼 구축 등으로 베트남 경제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향후 가스, 오일은 물론 스마트 시티를 적용한 신도시 개발, 녹색성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베트남과 긴밀하게 협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응우옌 쑤언 푹 주석은 “대우건설은 베트남에 최초로 투자한 한국 기업으로 대우건설의 성공과 투자확대를 기대한다”며 “외국 기업의 성공을 위해 투자 환경을 지속해서 개선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정 부회장은 2022년 11월 방한한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도 만났다. 원자력 발전과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개발사업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정 부회장은 같은 달 방한한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상원의장을 접견하고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2022년 10월 정 부회장은 우즈베키스탄을 직접 방문해 우즈베키스탄의 에너지 및 수력발전과 고속도로 건설 등 인프라 개발사업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다. 정 부회장은 사디크 사파예브 국회 상원 제1부의장, 라지즈 쿠드라토프 대외무역부 제1차관 등을 면담했다. 10월 말에는 방한한 무함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을 예방하고 카두나 정유시설 긴급보수공사에 대한 낙찰의향서(LOI)를 접수했다. 대우건설은 올 초부터 이어온 정 부회장의 해외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글로벌 디벨로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천연자원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경제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국가를 선별해 신규 시장을 개척하고 기존 거점시장에서의 투자 확대를 통해 국내 시장에 대한 대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도심항공교통(UAM),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미래 성장 산업 참여에도 그룹 차원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대우건설이 지난 5일 전라남도와 고흥군과 맺은 ‘미래 UAM 산업육성 및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의 경우 정 부회장 등이 직접 협약 성사를 위해 지원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국내 부동산 시장은 유동성과 정책에 따라 등락을 반복해왔기 때문에 당분간 시장의 하락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미래먹거리 확보와 해외시장 확대로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가 필수적”이라며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위기를 기회로 삼아 글로벌 건설 디벨로퍼로 도약하는 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서 기자 yonso@edaily.co.kr

2022.12.29 11:16

2분 소요
대우건설, 우즈베키스탄 건설시장 진출 모색

부동산 일반

대우건설이 대주주 중흥그룹 정원주 부회장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우즈베키스탄 건설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6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정원주 부회장은 대우건설 실무진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현지 건설시장을 점검하고 정부 주요 인사들과 다양한 사업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지난 5일 정원주 부회장은 타슈켄트 부시장, 타슈켄트 주지사를 연이어 면담하면서 타슈켄트주의 신도시 및 인프라 개발사업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이 자리에서 타슈켄트주 관계자는 양기하욧(Yangihayot) 지역의 테크노 파크 신도시 및 누랍샨 신도시 개발 등 다양한 인프라 건설사업에 참여를 희망한다고 표명했다. 스마트 시티 건설 프로젝트 등 포괄적 협력증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정원주 부회장과 대우건설 실무진은 우즈베키스탄 주요 정부인사들과의 면담을 진행하면서 타슈켄트 지역의 주요 개발사업지를 방문하고 발주처들과 면담하는 등 현지 사업진출을 위한 시장조사도 동시에 진행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세계적인 천연가스 매장국이자 산유국으로 최근 에너지가격 상승에 힘입어 높은 경제성장이 가능한 곳이다. 대우그룹 시절 대우자동차가 현지에 진출하며 깊은 우호 관계를 맺으면서 대우라는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와 선호도도 높은 국가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의 베트남 하노이에 대규모의 신도시 개발사업 수행 경험과 모기업인 중흥그룹의 평택 브레인 시티, 순천 신대지구 등 다수의 도시개발 사업 수행 경험과 더불어 세계경영을 이끌었던 대우건설의 해외 인지도를 바탕으로 우즈베키스탄을 포함한 글로벌시장에 대규모 한국형 스마트 신도시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윤 기자 jypark92@edaily.co.kr

2022.10.06 18:26

1분 소요
한국의 온돌 세계 시장 ‘노크’

산업 일반

안동대에서 민속학을 가르치는 임재해 교수가 한 강연에서 우리 민족과 온돌에 얽힌 웃지 못할 일화를 소개한 적이 있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에 밀입국하는 조선인들이 많던 시절, 밀항자들과 숨바꼭질을 벌인 일본 경찰이 이들을 색출해내려고 묘안을 생각해냈다. 부둣가에 모닥불을 피워두고 불을 쬐려고 몰려드는 사람들 가운데 조선인들을 손쉽게 골라낸 것이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오랫동안 온돌방 생활을 하면서 등과 허리를 따뜻하게 해왔던 조선 사람들은 불을 쬐다가 은연중 불을 등지는 습성을 드러냈다. 이런 습성을 간파한 일본 경찰들이 이들을 조선인 밀항자라고 점 찍어 연행한 것이다. “온돌 문화는 일본에선 볼 수 없었던 독특한 난방 양식이었기 때문”이라고 임 교수는 설명했다. 한국 고유의 주거 문화로 평가 받는 온돌이 세계로부터 주목 받는 주거 아이콘으로 떠오른다.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사계절 국가뿐만 아니라 열사의 나라 중동 국가에서도 한국형 난방문화가 관심을 끌고 있다. 온돌을 시공한 한국형 아파트와 온돌이 접목된 황토 침대, 온돌 난방에 사용되는 보일러 설비사업이 호황을 누린 덕분이다. 온돌 난방의 강점을 꼽으라면 자연친화적인 난방이란 점을 들 수 있다. 서양 난방은 흔히 대류식 난방이어서 더운 공기가 위쪽으로 몰린다. 위가 따뜻하고 아래는 차다는 얘기다. 하지만 사람의 몸은 머리가 차고 발은 따뜻해야 혈액순환에 좋다고 본다. 집안에서 신발을 벗고 지내게 돼 청결함도 유지한다. “바닥 난방이 방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때문에 에너지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국제온돌학회 김준봉 회장(중국 베이징공업대학 건축과 교수)의 설명이다. 아시아 국가 말고도 서양에서도 한국형 난방 시스템에 대한 관심은 날이 갈수록 느는 추세다. 그는 “친환경 에너지 절감 기술을 강조하는 선진국에서는 온돌 원리를 이용한 바닥 난방 기술의 개발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고 말한다. 온돌 난방을 사업기회로 활용하는 기업들이 생겨난다. 해외 진출을 꺼리던 중견 업체들이 해외로 나선 것이다. 건설업계는 최근 몇 년간 해외에서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2007년 해외 건설 수주액은 전년도 165억 달러의 두 배가 넘는 398억 달러에 달했다. 한국신용평가 노익호 연구위원은 지난달 발표한 ‘사상 최대 호황기의 해외 건설’보고서에서 올해는 높은 기술력과 운용 노하우가 필요한 1억 달러 이상의 대형 플랜트와 토목 공사 비중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플랜트나 토목 같은 대형 사업부서를 갖추지 못한 국내 중견업체는 잔치판에 끼어들 여지가 없다는 말도 된다. 게다가 공사 대금을 미리 정해 놓은 플랜트, 토목사업과 달리 주택사업은 분양에 실패하면 해당 업체는 직격탄을 맞는다. 동일하이빌과 우림건설 같은 기업들은 여러 불안 요인에도 불구하고 주택 건설에 뛰어들었다. 부진에 빠진 국내 건설시장에 더는 머뭇거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두 회사 모두 카자흐스탄 아파트 건설에 뛰어들었다가 재미를 봤다. 동일하이빌은 2004년 해외 진출을 앞두고 회사 고위층 간에 난상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첫 사업지로 낙점한 카자흐스탄이 한국 기업들엔 불모지나 다름없는 데다 기술 수준이나 건축 기반 환경이 많이 뒤처졌기 때문이다. 장점이라던 싼 노동력도 생산성이 낮아 결국 한국에서 인력을 데려가야 했다. 하지만 이른바 ‘한국형 아파트’로 욕실과 화장실을 전기로 가열하는 온돌을 놓고, 실내도 동양적 인테리어로 마감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동일하이빌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 비중이 2006년 17%(438억/2440억)에서 지난해 37%(1745억/4715억)로 늘어났다. 동일하이빌 이준동 홍보실장은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다른 중앙아시아권 주택 사업도 적극 추진하며 베트남 하노이와 일본에서의 리모델링 등으로 해외 사업을 다각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림건설도 카자흐스탄 알마티시에 3500여 가구의 아파트와 상가를 짓고 있다. 이 회사 역시 홍보 효과를 높이려고 아파트에 온돌식 난방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회사 해외공사지원실 최병준 이사는 “눈에 거슬리는 라디에이터 대신 실내가 깔끔한 온돌을 깔고 한국산 창호지로 바람을 막아 다른 아파트보다 따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우림건설은 올해 전체 매출 예상치 8500억원 중 2000억원가량을 해외사업으로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온돌 문화를 건축 선진국 영국에 팔고 있는 업체도 있다. 한국의 건축사무소 ‘코다(CoDA)’는 오는 7월 착공 예정인 영국 웨일스 지역 아파트 424가구를 짓는데 온돌 난방을 적용했다. 2006년 9월 웨일스 정부의 주거 시설 신축 사업 1순위 업체로 지정된 뒤 1년간의 토지 매입 과정을 거쳐 지난해 9월 건축허가를 받았다. 사업비 1500억원의 80%는 영국은행에서 빌리고 나머지 20%는 한국에서 자금을 조달한다. 코다의 지호식 대표는 “영국인들 사이에서 온돌의 장점이 알려지면서 새로운 주거 개념으로 평가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현지업체들도 거실이나 욕실 등 주거공간 일부를 온돌로 시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파트 전 세대의 실내 바닥에 온돌을 놓는 사례는 드문 편이다. 지 대표는 내친 김에 미국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뉴욕과 뉴저지 인근에 주상복합 아파트 1000가구 건설 제안서를 제출했다. 물론 100% 온돌이다. 국내 건설업체나 건축사무소가 미국 시장에 온돌 아파트 건설에 나선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미국 주택시장이 워낙 불경기라서 성사 여부는 내년 초 판가름 날 예정이다. 귀뚜라미 보일러는 1999년 중국에 진출하면서 한국식 난방법을 홍보하는 온돌 마케팅을 내세웠다. 중국인들이 새로운 난방 방식에 눈을 뜨면서 중국 매출을 10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귀뚜라미는 2012년까지 현재 6400억원 매출을 1조1000억원으로 두 배가량 끌어올리고 같은 기간 해외 매출도 2000만 달러에서 1억 달러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러시아와 유럽, 중동 진출도 서두른다. 상반기 중에 회사는 러시아 극동지방의 하바롭스크에 물류법인 설립 문제를 매듭짓는다. 또한 모스크바 인근에 생산기지를 만들어 러시아 전역에 보일러 공급망을 갖춘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유럽 등 선진국에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갖춘 보일러 업체가 수두룩해 시장 개척이 수월치는 않다. 이들 업체는 중국, 러시아의 대부분 지역에 이미 탄탄한 영업망을 갖추고 인지도를 쌓아온 선발주자들이다. 40년 갓 넘은 귀뚜라미가 이들 기업을 대적하기가 버겁다. 한국 고유의 온돌 문화가 아니었다면 해외 진출을 더 망설였을지도 모른다. 온돌 문화가 보급되면서 온돌 기능을 갖춘 국산 침대들도 해외시장에서 관심을 끈다. 황토침대(흙침대)는 한국적인 주거 문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되살린 제품으로 국내외에서 인기다. 몸에 이로운 원적외선을 방출하는 황토를 이용해 온돌침대를 만들어 전기 난방을 채택하는 방식이다. 국내 대표적인 흙침대 제작업체인 흙표흙침대는 지난해 미국, 중국, 일본 등에 50만 달러어치의 침대를 수출했다. 2010년에는 100만 달러어치를 수출할 계획이다. 얼마 전엔 해외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 LA에 해외지사도 설립했다. 10년여 동안 기술 개발을 통해 산소 발생 흙침대 등 신제품을 선보이는 등 제품의 완성도를 꾸준히 높여왔다. 비만 인구가 많은 미국에서는 혈액순환을 돕는 온돌침대를 수출하면서 현지 TV와 신문 광고를 통해 제품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맨해튼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관저가 한국 전통미를 한껏 살려 새 모습으로 거듭났다. 특히 각국의 귀빈들이 묶는 4층의 게스트룸은 전주 한지로 단장됐다. 기능성 한지 벽지와 한지 조명등, 한지 가구, 한지 침장류 등으로 내부를 꾸몄다. 게스트룸 단장은 전주시가 주관하고, 예원예술대 한지문화연구소가 실무를 맡았다.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전주시는 지난 1월 미국 LA 한국문화원에서 ‘전주 한지 전시회’를 열어 한지 수출 산업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악취제거, 살균기능에다 원적외선 방출 기능까지 겸한 한지는 차가운 페인트 문화에 젖어 있는 서구인들에게 정신적 안정감을 준다”고 예원예술대 한지문화연구소장으로 있는 차종순 교수는 말했다. 한지의 사업성을 간파한 미국 뉴저지의 한인 기업인 5, 6명은 한지판매점 개설 의향을 전해왔다고 한다. 한옥을 해외로 수출할 날이 올까? 서울 북촌의 한옥 복원 작업으로 잘 알려진 황두진 건축사는 2, 3년 내 미국에서 한옥 전시전을 여는 게 꿈이다. 나아가 미국인들에게 현대화된 한옥을 지어주고자 한다. 그는 그 가능성을 미국 일각에서 일고 있는 일본식 다실 건축 붐에서 찾았다. 한국 전통 건축의 독자성을 제대로 다듬어낸다면 현지인들에게 호소력을 가질 거라는 판단 때문이다. 물론 그러자면 한옥 아파트와 같은 현대감각에 충실한 한옥이 한국인들로부터 먼저 사랑 받아야 한다. 한국에서 먼저 그 가능성을 입증하는 게 숙제라는 얘기다.

2008.03.25 11:19

6분 소요
[중앙아시아의 건설자] 중앙亞·중동은 ‘made by 터키’

산업 일반

▶투르크메니스탄 수도 아슈하바트에서도 터키 건설업체를 발견할수 있었다. 투르크메니스탄의 아슈하바트는 건설붐이라기보다 건설 실험장이다. 가스의 바다 위에 떠 있다고 할 수 있는 투르크메니스탄은 독재자가 그 돈으로 수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두바이 못지않은 장대한 건물들이 들어서는 이 도시를 건설하는 주요 업체의 70% 이상이 터키 회사들이다. 건설 현장마다 내걸린 터키 국기는 때론 이곳이 터키인지, 투르크메니스탄인지 헷갈리게 할 정도다. 비단 투르크메니스탄만이 아니다. 카자흐스탄의 새 수도인 아스타나 역시 터키 건설업체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 이들 나라를 포함해 중앙아시아 5개국의 공항은 모두 터키가 건설했다.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그루지야·몰도바 등 소비에트연방에 속한 모든 국가에 터키 건설회사가 진출해 있고, 부동산 개발도 하고 있다. 러시아도 예외가 아니다. 오만·이라크·사우디아라비아·리비아·시리아·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국가 역시 터키 건설사의 사업 지역이다. 터키가 이 지역 전체를 건설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터키 건설협회의 에르달 에렌 회장은 “현재 터키의 건설업체가 62개국에 진출해 있다”면서 “건설업은 터키 경제의 견인차(locomotive)”라고 설명했다. 지난 30년간 터키가 해외건설에서 벌어들인 돈은 750억 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93억 달러였다. 올해는 150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터키 건설업이 이처럼 역내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것은 오랜 해외건설 경험과 특유의 지역적 위치에서 비롯된다. 1980년대 초반 리비아에서 처음 해외건설을 시작한 터키는 이후 아랍 국가들 위주로 해외 사업을 했었다. 특히 90년대 초 소비에트연방이 붕괴하면서 터키는 소련 지역으로 눈을 돌렸다. 개별 국가로 독립한 공화국들은 건설에 열을 올렸고, 그 과실이 고스란히 터키에 넘어온 것이다. 터키 건설이 지금의 세계화를 이룬 결정적 계기는 2001년에 맞은 터키 경제위기 덕분이다. 경제위기 후 국내 경기가 나빠지면서 일감이 없어진 건설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렸다. 때마침 카스피해 연안의 오일이 개발되면서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건설붐이 일기 시작했다. 80년대 첫 해외 사업도 그랬지만 20년이 2000년대에도 터키 건설업체의 주요 공략 대상은 오일 머니다. 다행히 터키는 주변에 산유국이 포진해 있다. 남쪽으로는 중동이, 동쪽과 북쪽으로는 중앙아시아와 러시아가 있다. 중앙아시아와 중동은 민족적·종교적으로 공유하는 부분이 많아 터키가 진출하기에 적격이다. 중앙아시아 5개국은 물론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조차도 터키와 언어적으로 유사한 점이 많다. 투르크메니스탄이나 아제르바이잔의 경우 터키어로 의사소통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건설협회 할룩 뷔유크바쉬 사무총장은 “터키인들은 중앙아시아나 카프카스 국가의 언어를 마스터하는 데 2개월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인종적으로도 터키민족과 매우 가깝다. 중동 역시 터키와 이슬람교를 공유하고 있고, 쿠르드족을 비롯해 중동 민족과 유사점이 많아 사업에 큰 이점이 있다. 이런 배경으로 소련 지역과 중동 지역에서 터키 건설업체가 맹활약을 하고 있다. 특히 터키는 그동안의 건설 경험을 바탕으로 몇몇 지역에서는 단순 건설이 아닌 개발사업과 투자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모스크바에는 터키인이 소유한 여러 개의 오피스 빌딩이 있다.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리투아니아와 몰도바 등에도 터키가 개발해 분양 혹은 임대하는 빌딩이 있다. 최근 터키 건설업계도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인건비 문제가 대두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건설 근로자들의 경우 파키스탄·인도·방글라데시 등 서남아시아 인력을 이용한다. 또 유럽이나 두바이 등 고급 건설시장에는 일본이나 미국 등 선진국 건설업체와 조인트벤처로 진출하고 있다. 에렌 회장은 “한국 건설업체도 터키와 합작으로 중동이나 중앙아시아에 진출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6.03.13 14:40

3분 소요
['기회의 땅' 터키를 가다] 산유국 아닌데도 오일 特需 누려

산업 일반

지난해 10월 신흥 산유국들로 주목받고 있는 중앙아시아 일대를 취재할 때 목격한 일이다. 당시 중앙아시아 산유국들은 기름 팔아 번 돈으로 앞다퉈 인프라 투자를 벌이고 있었는데, 그 일을 대부분 터키 건설회사들이 맡고 있었다. 두바이의 대형 프로젝트들을 비롯해 카자흐스탄의 신수도 건설, 아제르바이잔과 우즈베키스탄, 그리고 이라크의 쿠르드 지역에 이르기까지 길을 닦고 다리를 놓고 집 짓는 공사의 대부분을 터키가 싹쓸이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치 1970년대의 한국이 중동건설시장을 주름잡던 때를 그대로 연상케 했다. 한국이 판을 쳤던 자리가 지금은 터키의 몫으로 변해 가고 있는 셈이다. 야피크레디의 아멧 치멘노글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카자흐스탄·아제르바이젠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터키는 역사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며 “아제르바이젠은 언어가 같고, 카자흐스탄은 언어가 비슷할 뿐 아니라 민족도 같아 이들이 터키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은 대단히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이시은행의 오자제 행장은 “터키는 80년대부터 시장경제를 도입,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터키의 기업인들은 돈을 벌기 위해 발칸 반도와 카스피해 쪽으로 떠났다”며 “그 지역의 어떤 곳을 가더라도 터키 회사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터키가 지난 한 해 중동과 중앙아시아 등 해외 건설로 올린 수주 실적만 해도 93억 달러. 애초 70억 달러만 해도 잘한다고 했었는데 목표치를 훌쩍 넘겨 버렸다. 터키 정부조차 예상치 못 한 일이라고 할 정도다. 2001년 해외건설 진출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무려 62개 나라에 진출해 있다. 산유국도 아니면서 제3의 오일 붐을 맞아 소리 소문 없이 재미보며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 셈이다. 앙카라에서 만난 터키 건설협회의 에르달 에렌 회장은 “해외 건설은 터키 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할 것”이라며 “중동과 중앙아시아는 물론이고 러시아의 대형 건설공사도 터키가 일찌감치 터를 잡아 놓고 있기 때문”이라고 큰소리를 쳤다. 에렌 회장이 이처럼 중동과 중앙아시아 무대에서 자신감을 내보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는 “쿠르드 출신인 내가 이라크 쿠르드 지역에 가서 그들과 사업흥정을 하는 데 다른 나라 사람들이 무슨 재주로 자기를 당해 낼 수 있겠느냐”며 자신감을 비췄다. 역사로 보나 종교 면에서 보나 한 울타리 속에서 살던 나라를 상대로 공사를 따내는 데 있어 터키가 결정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터키가 이곳에서 단순히 건설로만 재미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석유가 나지 않는 터키에서 석유가 강력한 무기로 떠오르고 있다. 카스피해에서 퍼올린 석유를 지중해로 실어 나르는 BTC(바쿠~트빌리시~세이한)의 최종 종착역이 바로 터키의 세이한이기 때문이다. 터키가 카스피해에서 퍼 나르는 석유의 수도꼭지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그와 관련한 부가가치도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이뿐이 아니다. 러시아에서 카자흐스탄으로 이어지는 CPC 라인이 터키에 의해 제어되고 있다는 점이다. 흑해 연안의 러시아 노보로시스크항에서 해상 운송으로 유럽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바로 터키의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해야 한다. 최근 터키는 보스포루스의 유조선 출입 급증으로 인한 해협의 혼잡과 사고에 따른 원유 유출 가능성을 문제 삼기 시작했다. 이런 이유로 길이 200m를 초과하는 선박의 야간 출입을 통제하고 탱커의 출입에도 쿼터를 적용하기 시작해 월간 원유 수송량이 급감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말 완공된 러시아와 터키 간 가스 파이프 라인 블루스트림을 통해 가스 수송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는 서방과 터키가 합작해 터키 통과 파이프 라인을 통해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카드라고 해석되고 있다. EU 가입을 이유로 친미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터키가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제할 경우 러시아의 대서방 수출로는 막히게 돼 있다. 지난해 10월 터키의 EU 가입 협상이 막바지에 타결된 것도 미국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 장관의 외교력이 컸다는 후문. 당시 일부 유럽 언론들은 터키를 미국이 유럽에 심어놓은 ‘트로이의 목마’라고 비아냥거릴 정도였다. 결국 어떤 식으로든지 중앙아시아의 발전 여부는 터키 경제와도 직결돼 있었다. 터키가 뜨는 날에는 오스만 투르크 제국이 누렸던 왕년의 영광까지는 못 미친다고 해도 유라시아의 중요한 축으로 새롭게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2006.03.09 11:09

3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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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1호 (2025.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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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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