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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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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25번째 이사, 마지막 꿈 위해 상경”

정책이슈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선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했다.홍 시장은 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음 주는 매우 바쁜 한 주가 될 것 같다”며 일정을 상세히 공개했다. 먼저 그는 “월요일에는 책 ‘꿈은 이루어진다’를 출간하고, 화요일에는 퇴임 인사를 다니며, 수요일에는 ‘제7공화국, 선진대국시대를 연다’를 출간한다”고 밝혔다. 이어 “목요일에는 시의회를 찾아 퇴임 인사를 하고, 금요일에는 대구시청 직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그는 “25번째 이사를 한다”며 “53년 전 동대구역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무작정 상경했던 때와 달리, 이번에는 고속열차를 타고 마지막 꿈을 향해 즐거운 마음으로 올라간다”고 전했다.전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논란과 관련해서는 “당부(當否)를 떠나 이제는 과거가 됐다”며 “탄핵 논쟁에 더 이상 휩쓸릴 시간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60일밖에 남지 않은 단기 대선에서 하루의 치유면 충분하다. 우리는 다시 일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탄핵 반대의 열정을 차기 대선으로 모아야 한다”며 “갈등과 분열을 넘어서는 국민통합의 나라를 세우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이라고 밝혔다.홍 시장은 전통적인 진영논리를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하며 “정권교체나 연장의 차원을 넘어서 전혀 새로운 대한민국, 공존과 공영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국 근대화와 민주화를 넘어 선진국 시대를 달려온 대한민국이 다시 한 번 도약할 때”라며 “대한민국 100년 미래를 위한 제7공화국, 선진대국시대를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끝으로 그는 “다음 주부터 절차를 차례로 밟아 국민 앞에 다시 서겠다”며 “원 코리아, 그레이트 코리아(One Korea, Great Korea)를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2025.04.06 10:01

2분 소요

정책이슈

홍준표 대구시장을 둘러싼 각종 고발 및 감사청구에 대한 수사와 감사가 기약없이 미뤄지며 답보 상태다. 가장 오래된 사건은 2023년 7월 퀴어축제집회 및 공무집행방해 사건과 2023년 6월 인사특혜 및 인사권 남용 관련 공익감사 청구건이다. 그러나 최근 대구검찰청과 감사원이 밝힌 바에 따르면, 최소 6월까지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대구시는 2023년 대구퀴어문화축제 당시 공무원 500명을 동원해 경찰의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고발됐다. 그러나 수사가 시작된 지 21개월이 지나도록 홍준표 시장은 소환조차 되지 않았다.그동안 해당 사건을 담당한 검사는 여러 차례 교체됐고, 심지어 퀴어축제 주최 측이 제기한 민사소송의 2심 결과까지 나왔음에도 별다른 진척없이 시간만 흘렀다. 이에 대구참여연대는 검찰에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매번 똑같았다. 최근에도 대구검찰청 관계자는 "6월 중에는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홍 시장의 인사특혜 의혹도 여전히 감사원 캐비넷 속에 갇혀 있다. 그는 측근들을 대구시 별정직 및 고위 간부로 채용하면서 채용공고를 생략하거나 행정안전부 규정을 위반한 정황이 포착됐다. 또한, 전용 차량 제공 등 특혜 의혹도 감사 대상이다.이 사건은 2023년 6월 대구참여연대가 공익감사를 청구했으나, 10개월이 지나서야 감사가 시작됐고, 이후 또다시 10개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내부 검토 중'이라는 이유로 처분이 미뤄지고 있다. 최근 감사원은 "6월에 감사위원회를 개최해 처분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대구참여연대는 검찰과 감사원이 사건 처리를 정치적 상황에 맞춰 지연시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홍 시장의 유튜브 운영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명태균 게이트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대구MBC 취재거부 지시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사건에 대해서도 경찰·검찰·공수처가 보다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5.04.03 18:22

2분 소요
증권사 CEO 줄줄이 연임 성공…‘안정’ 택했다

증권 일반

올해 증권가 주주총회에서 주요 증권사 대표들이 대거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해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호실적을 거둔 데 이어, 올해 역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존 경영 체제를 유지하는 방향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임기가 만료 예정이었던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지난달 열린 증권사 주주총회에서 대부분 연임이 확정됐다. 우선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지난달 12일 제2차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최고경영자(CEO) 최종 후보로 단독 추천되며 연임이 결정됐다. 김 대표는 지난해 증권업계 최고 실적을 올린 공을 인정받으며 사실상 연임이 확실시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1조원을 넘겼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2837억원, 순이익은 1조112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3.3%, 86.5%로 급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성공한 미래에셋증권 역시 지난달 27일 정기주주총회에서 김미섭, 허선호 각자 대표이사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두 대표는 지난 2023년부터 공동 부회장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임추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2023년 취임 이후 지난해 인도 증권사 ‘쉐어칸’을 성공적으로 인수했다. 허 부회장은 업계에서 처음으로 해외주식 잔고와 연금자산 각 40조원을 넘기는 등 경영역량을 검증 받았다. 교보증권은 지난달 25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석기 대표의 세 번째 연임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박봉권 대표와 함께 2인 각자대표 체제로 계속 회사를 이끌게 됐다. 이 대표는 지난해 ‘랩신탁 돌려막기’ 사태로 인해 금융당국의 중징계가 예고되면서 연임이 불투명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의 제재 수위가 예상보다 낮았고, 교보증권이 중소형 증권사 중에서 두드러진 실적 성장을 기록하면서 연임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교보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5.6% 증가한 1163억 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77% 증가한 1195억 원으로 집계돼 중소형사 중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 부국증권은 지난달 27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박현철 대표이사 사장을 재선임했다. 박 대표는 2019년 첫 임기를 시작한 데 이어 네 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박 대표는 취임한 이후 투자은행(IB) 부문을 중심으로 부국증권의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며 체질과 수익성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최근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제고해 안정적인 경영성과를 인정받았다.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도 연임에 성공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달 28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서 대표의 재선임 의안을 가결했다. 서 대표는 재임 중 IBK금융그룹 내 시너지 등을 통해 수익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IBK투자증권 지난해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8.8% 증가한 956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455억원으로 전년 대비 45.4% 늘었다. 중소형 증권사 실적 악화 불구 체제 유지 이밖에 ▲한두희 한화투자증권 대표 ▲김원규 LS증권 대표 ▲전우종·정준호 SK증권 대표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대표 등이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연임이 확정됐다. 앞서 해당 중소형 증권사들은 지난해 부진한 실적 성적표를 받은 탓에 대표들의 연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컸었다. 하지만 경영 안정화를 위해 수장 교체보다는 연임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18.2% 증가한 388억9035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9억6601억원으로 전년 대비 87.4% 줄었다. 실적 부진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증가와 토스뱅크 지분 계정대체이익 인식에서 기인했다. 한화투자증권 측은 한 대표가 재임 기간 보여준 성과와 리더십, 사업 추진력 등을 고려하면 회사의 발전에 지속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LS증권과 SK증권의 실적 부진 역시 부동산 PF 충당금 부담 여파가 컸다. LS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이 각각 166억원과 218억원으로 전년 대비 42.0%, 34.3% 줄었다. 김 대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수재 및 배임 방조 혐의로 사법 리스크가 겹쳐 연임이 불투명했었다. SK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1089억7000만원, 당기순손실 796억60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PF 부실 여파로 위기에 직면했던 다올투자증권은 당초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를 신임 CEO로 내정했다. 하지만 지난달 14일 임 대표가 돌연 한양증권 대표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히자, 다올투자증권은 지난달 17일 임추위를 열어 황 대표를 최고경영자 후보로 추천했다. 변화보다 안정을 택한 이번 CEO들의 연임 결정은 CEO 교체 칼바람이 불었던 직전 인사 시즌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지난 2023년 말에는 미래에셋그룹 창립 멤버이자 7년간 증권부문 CEO였던 최현만 회장이 용퇴하며 증권업계 세대교체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장수 CEO로 꼽혔던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4연임),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5연임)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밖에 박정림 KB증권 대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 홍원식 하이투자증권(현 iM증권) 대표, 김신 SK증권 대표 등이 사임했다. 특히 올해는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확전 양상을 보이면서 글로벌 증시에 미칠 영향을 두고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사들은 경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 경영진을 유임시키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증권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리더십보다는 검증된 경영진과 함께 위기를 극복하려는 전략이 반영된 것”이라며 “지난해 주요 증권사들이 증시 변동성 확대 등 악조건 속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한 점 등도 대표 연임에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2025.04.02 09:07

4분 소요
제주맥주, 실적 부진 속 수장 교체…김백산 한울반도체 대표 취임

시세/공시

수제맥주 업계 최초 상장사인 제주맥주가 대표이사를 교체했다.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에 따르면 제주맥주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김백산 한울반도체 및 한울소재과학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신성현 대표의 사임에 따른 조치다.김 신임 대표는 현재 한울반도체와 한울소재과학 회장을 겸임하고 있으며, 이번 인사는 제주맥주의 최대 주주 변경과도 맞물려 있다. 지난해 12월 제주맥주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방산장비 사후관리 전문 기업인 한울반도체를 새 최대 주주로 맞이했다.이로써 지난해 3월 자동차 수리업체 더블에이치엠으로 최대 주주가 바뀐 지 약 9개월 만에 또다시 주인이 바뀌게 됐다. 더블에이치엠은 인수 당시 유상증자를 예고했지만 실행 과정에서 난항을 겪었고, 결국 경영권이 한울 측으로 넘어갔다.제주맥주는 2015년 설립돼 '크래프트 맥주의 대중화'를 기치로 내세우며 여러 수제맥주 상품을 내놓으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주류 트렌드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제주맥주의 영업손실은 48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을 줄였다. 하지만 매출은 16.1% 감소한 182억원, 당기순손실은 209억원으로 오히려 70% 가까이 늘었다.

2025.03.31 17:31

1분 소요
홈플러스 사태, MBK가 간과한 것들...법제도개선 논의가 필요한 까닭 [스페셜리스트 뷰]

산업 일반

인간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장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듯이, 기업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며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경영의 본질이다. 그러나 사모펀드의 M&A 전략은 종종 단기적인 수익 극대화를 목표로 하며, 특히 차입매수(Leveraged Buyout, 이하 LBO) 방식은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해칠 위험이 크다. LBO 방식은 인수 자금을 차입하여 기업을 인수한 후, 인수된 기업의 자산을 매각하여 차입금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러한 방식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근로자, 채권자, 주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크다.최근 홈플러스 사례는 이러한 논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MBK는 홈플러스를 인수한 후 주요 점포를 매각하는 전략을 사용했고 기업의 재무 상태는 악화되었다. 이 과정에서 근로자, 협력업체, 소비자들까지 피해를 입게 되었다. MBK는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보다는 단기적인 투자금 회수에 집중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본고에서는 PEF의 일반적인 투자방식과 MBK의 홈플러스 인수구조를 살펴보고 LBO 방식의 법적 문제를 포함하여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저해하는 요소들을 살펴본 뒤 향후 사모펀드의 책임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보고자 한다.인수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투자회수를 목적으로 하는 PEF일반적으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즉, PEF는 대규모 자본을 조달하여 기업을 인수하고 일정 기간 운영한 후 매각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PEF가 기업을 인수하는 대표적인 방식은 LBO이다. LBO는 인수 대상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기업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PEF가 최소한의 자기자본을 투입하면서도 대규모 기업을 인수할 수 있도록 한다.PEF는 기업 인수 후 다양한 전략을 통해 기업 가치를 제고하고 수익을 실현한다. 인수한 기업의 비용 구조를 재검토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인력 재배치, 프로세스 개선, 기술 도입 등을 활용한다. 핵심 역량에 집중하기 위해 비핵심 사업 부문을 매각하거나 중단하기도 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자원을 재배치하며, 부채 구조를 최적화하여 금융비용을 절감하고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재무구조 개선을 실행한다. 또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업종의 기업을 추가로 인수하거나 신규 시장에 진출하여 매출기반을 확대기 위한 신규 투자나 M&A를 실행하기도 한다.사모펀드의 투자 방식은 투자 대상 기업의 특성과 시장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그중 LBO를 활용한 인수 후 대상 기업과의 합병, 그리고 인수를 위한 채무변제를 위해 기업 자산을 매각하는 전략은 일부 사모펀드에서 활용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PEF는 단기 자본수익 극대화를 위해 차입 인수를 하고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기업의 자산을 매각하는 전략을 사용하는데, 이러한 방식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할 뿐 아니라 근로자, 채권자, 주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MBK의 홈플러스 인수구조PEF의 인수 전략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① 인수를 위해 별도의 특수목적회사(SPC) 설립, ② SPC가 차입을 통해 인수 자금을 조달, ③ SPC가 차입한 자금으로 대상 기업을 인수, ④ SPC와 대상 기업을 합병하여 대상기업이 인수금융(차입금)을 부담하도록 설계, ⑤ 기업의 부동산 및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여 인수금융을 상환, ⑥ 경영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 단행 및 기업 가치 상승 후 엑시트. 이러한 방식은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과정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었다.MBK는 2015년 총 7.2조 원의 거래로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하지만 이 중 MBK가 직접 투입한 자금은 약 3조 원 수준이었으며, 나머지는 차입 및 기존 부채 승계 방식으로 조달되었다. MBK의 홈플러스 인수구조는 전형적인 SPC를 활용한 복잡한 LBO 구조였다. MBK는 한국리테일투자 등 3개의 사모펀드를 활용하여 자금을 조성했다. 또한 홈플러스의 자회사였던 홈플러스베이커리를 '홈플러스홀딩스'로 변경하고 이를 최상위 지배기업으로 설정하고 홈플러스홀딩스가 홈플러스스토어즈(구 홈플러스테스코)를 인수, 이후 홈플러스스토어즈가 홈플러스 본사를 인수하는 '역인수' 구조를 설계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홈플러스가 SPC(홈플러스홀딩스)의 부채를 떠안는 구조가 완성되었다. 이러한 구조는 사모펀드의 직접적인 책임은 가능한 한 줄이고 금융기관으로부터 유리한 조건으로 차입을 받기 위한 것으로 이해된다.MBK의 홈플러스 인수 후 기업가치 변화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매출과 수익성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인수 전인 2014 회계연도에 약 8조 5682억 원이었던 매출은 2023 회계연도에 약 6조 9315억 원으로 감소했고, 또한 2021 회계연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자본총액도 크게 감소했다. 이러한 실적 악화는 투자 및 전략 부재, 핵심 자산 매각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부연하면, MBK는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투자자들에게 배당금과 이자, 우선주 상환액 등으로 약 6701억 원을 지급했다. 인수 당시 MBK는 약 2조 7000억 원의 인수금융을 활용했으며, 이후 알짜 점포 매각 등을 통해 재무 구조 개선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러한 자산 매각에도 불구하고 차입금 부담은 크게 줄지 않았으며, 현금 창출력은 오히려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했다.MBK는 홈플러스 인수 후 부동산을 매각하여 차입금을 상환하는 전략을 폄에 따라 홈플러스 자산은 2018년 12.6조 원에서 2022년 9.8조 원으로 4년 만에 3조 원이 감소했다. 그런데 이후 홈플러스는 매각한 점포를 다시 임차하는 방식을 택했고 결과적으로 리스 비용이 증가하였다. 2015년 리스료는 2.303억 원이었으나 2021년에는 4,604억 원으로 증가해 점포 매각의 부작용이 드러났다. 인수금융 채무상환을 위한 자산매각은 단기적으로 금융비용을 절감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결과가 된다. 해외 사모펀드의 투자 방식을 살펴보면, 차입매수를 활용한 인수는 일반적인 전략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이 항상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의 장난감 유통업체인 토이저러스의 파산을 들 수 있다. 2005년 KKR, 베인캐피탈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토이저러스를 차입매수 방식으로 인수하였으나 과도한 부채 부담으로 인해 2017년 파산보호를 신청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례는 차입매수 후 기업의 부채 부담이 과도해질 경우 기업의 재무 건전성과 지속가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인수 후 기업 자산을 매각하여 채무를 상환하는 방식은 단기적인 재무 개선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저해할 수 있다.국내에서는 사모펀드의 적극적인 경영 참여와 지원을 통해 기업 가치를 제고한 사례도 있다. 예컨대 KKR과 어피니티의 OB맥주 투자는 단순한 자본 투자를 넘어, 탁월한 수익 창출과 기업 가치 증진을 동시에 달성한 성공적인 사례이다. 2014년 초 AB인베브는 KKR과 어피니티로부터 OB맥주 지분 100%를 58억 달러에 재인수하였는데 이는 KKR과 어피니티가 2009년 18억 달러에 OB맥주를 인수한 금액의 약 3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결과적으로 KKR과 어피너티는 약 40억 달러, 한화 약 4조 2,500억 원의 매각 차익을 거두었으며 이는 사모펀드 투자가 어떻게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KKR과 어피너티는 OB맥주 인수 후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생산 설비를 증설하고 노후 시설을 교체하여 제품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시장 경쟁력을 강화했다. 또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과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통해 OB맥주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켰다. 이러한 노력은 OB맥주가 경쟁사인 하이트를 제치고 국내 맥주 시장 1위를 탈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러한 사례들을 종합해 볼 때 사모펀드의 투자 전략은 기업의 상황과 시장 환경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선택되어야 한다. 특히 차입매수를 활용한 인수 후 과도한 부채 부담을 지우는 전략은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과 재무 건전성을 고려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사모펀드의 적극적인 경영 참여와 지원을 통해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방식은 긍정적인 투자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합병형 LBO의 배임 이슈 LBO는 그 특성상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지점이 많아 법률적으로 많은 쟁점이 발생한다. 특히 LBO 과정에서 피인수회사의 자산이 담보로 제공되거나 합병 후 피인수회사의 자산이 인수자의 채무 변제에 사용되는 경우 회사와 주주, 채권자 등 이해관계자 간의 이익 균형을 어떻게 맞춰야 할지가 문제된다.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 성립한다. 핵심은 '신임관계 위반'이며, 이는 재산권에 대한 침해 위험을 야기하는 행위를 포함한다. 판례는 '재산상 손해'를 경제적 관점에서 판단하며, 손해액이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아도 배임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본다.담보제공형 LBO의 경우 피인수회사가 '반대급부'를 제공받지 못한 점을 근거로 배임죄를 인정하기도 한다. 합병형 LBO 사례로는 과거 동양그룹이 한일합섬을 인수합병한 사건이 있다. 동양그룹은 SPC인 동양메이저산업을 설립하여 금융기관으로부터 인수자금을 대출받아 한일합섬의 주식을 취득한 후, 동양메이저산업과 한일합섬을 차례로 흡수합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일합섬의 현금성 자산이 동양메이저로 이전되었고, 이로 인해 한일합섬에 손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배임죄 성립 여부가 문제되었다. 대법원은 차입매수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의 행위가 배임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동양메이저의 한일합섬 인수합병이 배임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서는 합병형 LBO도 담보제공형 LBO와 마찬가지로 피인수회사의 자산이 부당하게 유출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으며, 결과적으로 이는 피인수회사의 이익을 침해하고 주주와 채권자들에게 손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이 있다.그런데 배임죄의 책임 여부는 형사법의 관점에서 배임의 고의가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고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 특별결의 통과라는 절차를 거치게 되면서 설령 배임의 범의가 있는 경우에도 그것이 희석되어 겉으로 드러나기 쉽지 않다.그런데 회사법적 관점에서, 합병형 LBO로 인수금융 채무를 피인수기업의 채무가 되게 하고 해당 채무 변제를 위해 피인수기업의 자산을 매각하는 행위는 채권자들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사해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사해행위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자신의 재산을 감소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결국 대상 기업 인수를 위한 채무를 대상기업의 자산으로 변제하게 하는 것은 대상기업의 가치를 저해시켜 주주와 채권자들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MBK의 홈플러스 사례는 사모펀드의 투자 방식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PEF의 투자 방식이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해외에서는 차입매수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대규모 차입매수를 통한 인수 후 자산 매각이 과도할 경우 채권자 보호를 위한 법적 조치를 강화하고 있으며, 또 EU에서는 LBO를 통해 기업이 과도한 부채 부담을 지게 될 경우 이를 제한하는 법안이 논의되고 있다. 한국 역시 이를 반영하여 사모펀드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피인수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과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 금융당국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PEF는 단기적인 수익 극대화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울 수 있는 책임 있는 투자자로 자리 잡아야 하며,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 송태원 변호사는 경제법 전문가로 현재 법무법인(유한) 해광 파트너 변호사이다. 2007년 법무법인 광장에서 변호사 업무를 시작하여 삼성증권, DB금융투자,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에서 사내변호사로 자본시장 분쟁, 기업지배구조 이슈를 전담하였다. 또한 기업 법무에 대한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2023년부터 현재까지 서울시립대 경영학과에서 기업법 강의를 담당하고 있다.

2025.03.31 09:00

8분 소요
돌아오는 이해진, 변화의 바람 부는 네이버

산업 일반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돌아온다. 8년 만에 이사회 의장직에 복귀하는 것이다. 이해진 창업자는 지난 2017년 의장직에서 물러난 뒤 글로벌 사업에 집중해 왔다. 이랬던 그가 이사회 의장직에 복귀를 하는 것을 두고, 업계는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평가하고 있다. 돌아오는 승부사 이해진이해진 창업자는 지난 1999년 네이버를 창업했다. 당시는 야후나 구글 등이 글로벌 검색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시절이다. 이 창업자는 한국어에 최적화된 검색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점을 깨닫고, 네이버를 한국에 등장시켰다. 그가 한국 IT 산업을 선도한 기업가 중 한 명으로 평가 받는 이유다.네이버는 창업 초기 검색 기술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특히 2002년 출시한 ‘지식iN’ 서비스는 사용자 참여형 Q&A 시스템을 도입해 검색 품질을 대폭 향상시켰다. 이 같은 차별화 전략을 바탕으로 네이버는 국내 포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며, 2004년 한게임과 합병해 NHN을 출범시켰다.이후 네이버는 2000년대 중반부터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섰다. 그러나 일본 검색 시장 진출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 같은 좌절에도 불구, 이해진 창업자의 승부사 기질은 되려 빛을 발했다. 모바일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한 그는 지난 2011년 일본에서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을 출시했다.라인은 동일본 대지진 당시 무료 메시지 서비스로 입소문을 타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출시 2년 만에 1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한 라인은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으며 네이버의 글로벌 확장을 이끄는 핵심 사업으로 성장했다.이후 시간이 흐른 2017년 이해진 창업자는 네이버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글로벌투자책임자(GIO)로 전환했다. 이후 ▲AI ▲클라우드 ▲자율주행 ▲로봇 등 차세대 기술 분야에 집중하며 네이버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특히 프랑스에 AI 연구소(Naver Labs Europe)를 설립하는 등 유럽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또한, 네이버 클라우드를 통해 글로벌 데이터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하는 등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추진해왔다.이런 상황 속에서 이해진 창업자가 다시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하면서 네이버의 AI 및 글로벌 전략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AI 기술을 기반으로 ▲검색 ▲커머스 ▲클라우드 ▲콘텐츠 등의 사업을 더욱 확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변화 맞이하는 네이버이해진 창업자의 복귀와 함께 네이버는 오는 3월 26일 오전 10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그린팩토리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이해진 창업자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또한, 최수연 대표의 연임 여부도 함께 논의된다. 이 외에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건과 함께 이사 보수 한도 승인 건도 함께 안건에 올랐다.먼저 이해진 창업자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다. 해당 안건이 통과될 겨우 이 창업자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 의장을 맡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렇게 되면 현재 의장인 변대규 기타비상무이사는 의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고, 기타비상무이사로서의 역할만 수행하게 된다. 변대규 기타비상무이사는 이 창업자가 이사회를 떠난 지난 2017년부터 의장 자리를 맡아왔다. 다음은 최수연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다. 최 대표는 이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다만, 해당 안건이 가결되면 최 대표는 연임에 성공하고 3년 더 네이버를 진두지휘 하게 된다. 연임 가능성은 높다는 평가다. 최 대표가 연매출 첫 10조원을 돌파하며 신기록을 세웠고, 임기 중 네이버웹툰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는 등의 성과 때문이다.네이버는 이번 주주총회와 별개로, 조직 개편을 단행하는 등 글로벌 전략사업 강화에 나선다. 이번 개편에서는 최고재무책임자(CFO) 교체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글로벌 사업 확장을 전담할 전략사업부문이 신설됐다. 또한, 1980년대생 젊은 임원들을 대거 발탁해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 대응하는 전략을 내세웠다.먼저 네이버는 신임 CFO로 김희철 기업가치(CV) 센터장을 내정했다. 기존 CFO였던 김남선은 네이버 전략투자 대표로 자리를 옮겨, 이해진 창업자의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역할을 이어받는다. 김 대표는 네이버의 해외 전략투자, 벤처기업 투자, 그리고 2023년 인수한 북미 최대 패션 플랫폼 포시마크(Poshmark) 경영을 총괄할 예정이다.이번 조직 개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전략사업부문의 신설이다. 이 부서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글로벌 전략사업 추진을 전담하며, 네이버의 해외 시장 확장에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 신설 부문을 총괄하는 인물로는 채선주 대외·ESG 정책 대표가 선임됐으며, 그는 네이버 아라비아 법인장 역할도 함께 수행한다. 네이버는 이번 개편을 통해 중동을 거점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다.네이버는 창업자인 이해진 창업자의 이사회 복귀에 앞서, 1980년대생 젊은 임원들을 전면에 배치하는 인사 개편을 단행했다. 이달 신규 임원으로 선임된 6명 중 5명이 80년대생으로, 네이버의 젊은 리더십 강화 전략이 뚜렷하게 나타났다.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젊은 리더를 대거 기용하는 배경으로, 급변하는 디지털 시장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IT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빠른 의사결정과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 구조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윤소영(1981년생) 쇼핑사업 제휴담당 리더 ▲서명원(1981년생) 커머스 설계 담당 리더 ▲전용우(1981년생) 검색 프로덕트 담당 리더 ▲주건범(1983년생) 스포츠&엔터테인먼트 리더 ▲허규(1983년생) 보안 담당 리더가 신규 임원이 됐다. 리더는 네이버 내에서 임원급 직원을 일컫는 명칭이다.네이버는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재무·전략·글로벌 사업 부문의 혁신을 동시에 추진하며,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글로벌 투자와 신사업 확장을 담당할 전략사업부문과 전략투자 대표직 신설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5.03.24 07:00

4분 소요

유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5년 만에 롯데쇼핑 사내이사직으로 복귀한다. 유통 부문은 롯데그룹 핵심 사업의 한 축이다. 신 회장의 사내이사 복귀는 향후 롯데쇼핑의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 추진에 좀 더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시그널이기도 하다. 신 회장이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롯데의 유통사업군을 되살릴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롯데, ‘본원적 경쟁력’ 강화 나선다3월 24일 열리는 롯데그룹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신 회장의 롯데쇼핑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상정됐다. 신 회장은 현재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4개사의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롯데쇼핑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5년 만의 복귀다. 신 회장은 2020년 3월 롯데쇼핑 사내이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사임했었다. 롯데쇼핑은 이번 정기주총에서 강성현 대표(부회장)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김원재 롯데유통군HQ 재무지원본부장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계획이다. 롯데 측은 신 회장의 롯데쇼핑 사내이사 복귀에 대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최근 재무 구조 안정화 작업에 돌입한 롯데 입장에서는 기존 핵심 사업군의 재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신 회장의 사내이사 복귀로 빠른 의사결정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롯데는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신 회장은 올 초 열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지난해는 그룹 역사상 가장 힘들었던 한 해”라며 빠른 시간 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유형자산 매각, 자산 재평가 등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로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롯데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경기 불황과 자체 경쟁력 둔화, 롯데온 등 이커머스 사업 부진 등이 겹치며 최근 실적이 좋지 않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매출은 13조9866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473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9% 줄었다. 롯데쇼핑의 매출은 2021년 15조5811억원, 2022년 15조4760억원, 2023년 14조5559억원으로 꾸준히 감소세다. 어떤식으로든 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미 신 회장은 지난해 고강도 인적쇄신에 나선 바 있다. 롯데지주를 포함해 37개 계열사 이사회를 열고 임원인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전체 임원 규모가 전년 말 대비 13% 감소했다. 최고경영자(CEO)는 무려 21명이 교체됐다. 경영 체질을 본질적으로 혁신하고 구조조정을 가속화 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반영한 셈이다.다만 임원인사 당시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부회장과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 및 주요 식품·유통 계열사의 CEO는 유임된 바 있다. 롯데 식품군과 유통군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 전략의 일관성을 유지하되, 올해 중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사업실행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신 회장이 롯데쇼핑 사내이사로 복귀하며 빠른 의사결정으로 사업 전개에 속도가 붙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인도 시장 공략으로 ‘제2의 도약’ 꿈꾼다올해 신 회장의 눈은 해외로 향하고 있다. 내수 부진에 시달리는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유통사업이 더 날개를 펼 수 있어서다. 특히 인도는 신 회장이 특별히 공을 들여 공략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 2월 초에는 신 회장이 직접 인도로 건너가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그룹 회장, 아난드 마힌드라 마힌드라그룹 회장, 빌 윈터스 스탠다드차타드그룹 회장 등 인도의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진과 릴레이 미팅을 갖고 비즈니스 현안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롯데의 유통사업은 과거 중국을 거점으로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신 회장은 이제 14억명 내수 시장을 가진 인도를 중심으로 해외사업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특히 롯데 계열사 중 롯데웰푸드는 지난 2월 인도에서 신공장 준공식을 진행하며 인도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날 준공식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이사,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등 롯데그룹의 핵심 임원들이 모두 참석하기도 했다.롯데웰푸드가 인도 서부지역의 푸네(Pune)시에 짓는 ‘하브모어 푸네’ 신공장은 면적만 6만제곱미터로 축구장 8개 크기에 달한다. 롯데웰푸드는 빙과 성수기에 안정적인 제품 생산 및 공급이 가능해지며 올해에만 인도 시장 빙과 매출이 전년 대비 15% 이상 신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웰푸드의 2023년 기준 인도 매출은 2700억원이다. 이번 신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롯데웰푸드의 생산량이 늘면서 매출도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롯데웰푸드는 2030년까지 인도 시장 연매출 1조원 달성이 목표다.이와 관련 롯데웰푸드는 3월 25일 열리는 정기주총에서 ‘인도 전문가’로 알려진 김도식 현대자동차 자문역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계획이다. 그는 2020년부터 3년간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에서 대외협력파트를 맡았고 지난해까진 현대자동차에서 기획조정실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실장을 지냈다. 또 다른 쇼핑사업인 롯데마트는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더욱 강화한다. 롯데마트는 2008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첫 진출한 이후 현재까지 총 63개(베트남 15개, 인도네시아 48개)의 해외 점포를 운영하며 동남아시아 리테일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그로서리 전문 매장’이라는 포멧에 현지 쇼핑 문화를 적절히 접목한 리뉴얼 매장을 중심으로 우수한 실적을 거두며, 지난해 롯데마트의 해외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3%, 영업이익은 19.6%나 증가했다. 롯데마트 측은 “K-푸드를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늘며 지난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즉석 조리 식품 매출은 2023년 대비 25% 이상 늘었다”며 “올해는 즉석 조리 식품을 중심으로 한 그로서리 전문 매장으로의 전환을 더욱 가속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5.03.24 06:00

4분 소요
GS네오텍, ‘밴티크 GenAI 서밋 코리아’서 AI 방문객 분석 솔루션 공개

산업 일반

GS네오텍이 지난 12일 개최된 ‘밴티크 GenAI 서밋 코리아’에서 자사가 개발한 ‘AI 기반 방문객 분석 솔루션’을 공개했다고 13일 밝혔다.미국의 IT 기업 밴티크(Vantiq)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서울 역삼동 마루 180 이벤트홀에서 진행됐으며, 국내외 IT 기업 및 AI 전문가들이 참석해 다양한 산업에서의 AI 활용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재난 대응, 디지털 헬스케어, 스마트 시티, 산업 자동화, 리테일 등 여러 분야에서의 AI 혁신 사례가 공유됐다.GS네오텍을 대표해 연단에 오른 AI센터의 임성균 AI 리서치 엔지니어는 ‘사례 중심의 GS네오텍 리테일 AI’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리테일 산업에서 AI 기술을 활용하는 중요성을 강조하며, ‘AI 기반 방문객 분석 솔루션’이 제공하는 소비자 행동 데이터 분석 및 이를 통한 비즈니스 성장 방안을 제시했다.이 솔루션은 매장 내 설치된 CCTV를 활용해 방문객의 성별, 연령대 등의 기본 정보는 물론 이동 동선, 체류 시간, 동일 방문객 여부 등의 행동 데이터를 수집한다.수집된 데이터는 밴티크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으로 처리되며, 생성형 AI가 이를 분석해 매장 운영 최적화를 위한 인사이트를 도출한다. 이를 통해 특정 상품 진열의 최적화, 비선호 제품 교체, 특정 고객층 타깃 마케팅 등의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GS네오텍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영상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자체 개발한 AI 기반 영상 전처리 기술을 적용해 방문객의 얼굴을 비식별화 처리하는 등 보안 문제도 철저히 대비했다.임성균 AI 리서치 엔지니어는 “본 솔루션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지원해 유연한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며, 이벤트 드리븐 방식(Event Driven)을 적용해 사용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만을 제공한다”며 “백화점, 편의점, 음식점, 의류 및 화장품 매장 등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서정인 GS네오텍 IT사업본부장은 “이번 솔루션은 오프라인 매장의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비즈니스 성장을 촉진하는 혁신적인 도구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사용자 중심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아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DX)과 고객 경험 혁신(AX)을 이끌어 갈 혁신적인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2025.03.1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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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신세계' 밑그림 그린 정용진...변화는 시작됐다

유통

2023년 이마트가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는 이마트 계열사인 신세계건설의 실적 부진이 주원인이었지만 본업인 유통업에서의 위기감은 고조됐다. 당시 정용진 신세계그룹 총괄부회장에게는 결단이 필요했다. 전략회의를 열어 “나부터 바꾸겠다”며 신세계의 조직, 시스템, 업무 방식까지 싹 다 바꿀 것을 지시한 배경이다. 지난해 3월, 18년 만에 그룹 회장 자리에 공식 취임한 정용진 회장은 이미 지난 2023년부터 대대적인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주요 계열사 대표를 대거 물갈이하는 등 이미 ‘뉴 신세계’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신상필벌 인사 원칙을 지난해에도 꾸준히 유지하며 변화와 혁신의 동력으로 삼았다. 취임 1년이 지난 현재, 정 회장의 전방위적인 빅스텝은 이마트 재도약을 위한 발판이 되는 데 성공했을까. 과감한 인사...수치로 증명됐다정용진 회장은 지난해 3월 8일 그룹 수장에 오른 이후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부회장 시절에도 여러 사업을 개시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활발한 소통 활동을 해온 그지만 회장 취임 후 보여준 1년은 보다 ‘집중적’이고 ‘효율적’이다. 그룹의 명운이 걸린 1년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정 회장은 이 시간을 결코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 우선 수치가 ‘정 회장의 1년'이 긍정적이었음을 보여준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간 연결기준 29조209억원의 순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5%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471억원으로 전년보다 940억원 개선됐다. 퇴직충당부채와 희망퇴직보상금 등 일회성 비용 2132억원을 감안하면 실질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072억원 증가한 2603억원이다. 2023년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창립 이후 첫 적자를 낸 이마트가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뤄낸 셈이다. 이 밖에 이마트의 주요 자회사들인 SSG닷컴과 SCK컴퍼니(스타벅스), 신세계프라퍼티(스타필드) 등도 실적 반등을 이뤄냈다. 사상 첫 적자의 주범이었던 신세계건설도 전년 1800억원대 영업손실을 냈지만 지난해에는 영업손익을 538억원 개선하며 손실 규모를 축소하는 데 성공했다. 정 회장은 취임 후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사람부터 바꿨다. 실적 부진의 원인이었던 신세계건설의 대표를 경질한 데 이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에서 부진하던 SSG닷컴과 G마켓 수장을 나란히 교체했다. 지난해 인사 때는 ‘내 사람'이었던 임원들을 과감히 내치는 모습을 보여줘 업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그룹들이 성과주의에 기반한 인사제도를 도입해 경쟁심을 고취시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세계는 그동안 그런 부분이 다소 약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아마 혁신 인사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정 회장이 크게 깨우친 것 같다”고 했다. 이처럼 철저한 성과주의에 기반한 수시 인사제도는 그룹 내 임직원들에게 긴장감을 조성하게 했고 이마트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또한 정 회장은 부진한 사업들의 정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적자로 전환된 스무디킹코리아 사업 정리를 결정했고(올해 10월 사업 철수) 2016년 인수했던 ‘제주소주’는 더 이상의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오비맥주에 매각했다. 신세계L&B의 주류 매장들도 정리를 시작했다. 신세계건설은 상장폐지를 단행하면서 추가적인 재무 리스크를 덜어냈다.두 가지 핵심 축, 그리고 얻은 성과정 회장이 취임 후 지난 1년간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한 핵심 과제는 두 가지다. 신세계 이커머스(전자상거래)의 지속 가능한 성장 시스템 구축과 바로 본업인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다.올해 이마트의 이커머스 사업군에서는 두 가지의 큰 변화가 있었다. 먼저 지난해 6월 CJ그룹과 물류협력 MOU를 체결하며 물류 경쟁력을 강화했다. CJ그룹은 국내 최대 물류 인프라를 보유한 CJ대한통운을 보유 중이다. 현재 G마켓과 SSG닷컴을 운영 중인 이마트는 CJ와의 제휴를 통해 강력한 우군을 얻게 된 셈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와 G마켓의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지난 2021년 3조4400억원을 들여 이베이코리아(G마켓)를 인수했지만 쿠팡 등에 밀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지 못해왔다. 이에 새로운 돌파구로 글로벌 이커머스 회사로 성장한 알리익스프레스와 손을 잡은 것이다. 합작법인 발표 후 알리바바코리아 총괄 등을 지낸 정형권 G마켓 대표는 “G마켓의 상품 신뢰도 및 서비스 체계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알리바바의 상품을 통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선도하는 플레이어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하며 성공을 자신했다. 이처럼 정 회장은 지난 1년간 물류 경쟁력 강화와 함께 가격 경쟁력을 갖춘 알리익스프레스와의 합작을 통해 단숨에 이커머스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본업인 오프라인 사업은 이마트를 넘어 신세계그룹의 자존심이다. 최근 유통업 무게의 추가 온라인으로 많이 넘어간 추세지만 여전히 오프라인은 중요한 사업군이다. 국내 오프라인 사업의 또 다른 축이었던 롯데그룹이 최근 부진을 거듭하며 성장 동력의 추를 인도 등 해외에서 찾고 있는 것과 달리 정 회장은 여전히 국내 오프라인 사업에서 승부를 보려한다. 스타필드와 이마트의 결합인 ‘스타필드 마켓’과 창고형 할인점인 ‘이마트 트레이더스’ 점포 확장, 차별화된 푸드점포인 ‘이마트 푸드마켓’ 등은 정 회장의 전략을 잘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여기에 더해 정 회장은 경기도 화성시에 여의도 1.4배 규모의 대형 테마파크인 ‘스타베이 시티’ 개발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곳은 국내 최초 파라마운트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미래형 혁신 관광 도시가 될 전망이다.오프라인 미래 어둡지만…차별화가 관건그렇다면 향후 이마트의 오프라인 사업 전망은 어떨까. 온라인 소비가 꾸준히 늘고 있고, 오프라인의 경우 대형마트보다는 백화점·복합쇼핑몰·편의점·균일가 생활용품점 등으로 소비가 몰리고 있다. 실제로 대형마트 업계 2위였던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을 신청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 정 회장의 광폭행보에도 올해가 이마트 같은 오프라인 사업군에게 쉽지 않은 한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앞으로 온라인이 전체 소매 규모인 600조원 중 70~80%까지 성장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에게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은 만남의 장소 또는 가족의 놀이 장소 정도로 여겨지고 있으며, 실제 물건 구매는 온라인 채널을 통해 진행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오프라인 유통사는 결국 사람들을 온라인 밖으로 끌어와야 한다”며 “사람들이 만나는 장소를 제공하고 가족들이 와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이마트 등 오프라인 대형마트가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해법은 ‘빠른 배송’과 ‘신선식품’ 경쟁력 강화뿐이라는 의견도 나온다.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스마트폰의 보급과 맞물린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요구를 맞추지 못한 것이 대형마트 경쟁력 약화의 근본적 원인”이라며 “예컨대 온라인 수요 증가에도 즐길거리, 먹거리가 있는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은 선방하고 있고, 온라인보다 저렴한 다이소 역시 잘 되고 있는데 마트는 이런 요소가 없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4년 연간 주요 유통업체 매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오프라인 유통채널(대형마트·백화점·편의점 등) 중 대형마트만 전년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 이 기간 백화점과 편의점의 연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1.4%, 4.3% 증가했다. 그러면서 “체험형 매장을 늘리거나 온라인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빠른 배송과 신선식품을 핵심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마트가 강화하고 있는 신선식품 할인 등에 앞으로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신선식품에 대한 투자가 수반돼야 하며, 이 부문에서 결국 승부가 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여기에 최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가 이마트 등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교수는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돌입으로 인해 시장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 영향으로 쿠팡 등 이커머스 플랫폼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대형마트 이용객은 대형마트만 이용하기 때문에 이마트 또는 롯데가 이득을 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한편 이마트를 넘어 신세계그룹이 미국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낼지도 관심사다. 정 회장이 지난 1월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이후 주요 인사만 참석할 수 있는 한 사교 행사에서 트럼프 주니어와의 친분을 과시하는 등 트럼프 가문과의 남다른 인연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당시 트럼프 취임식 참석을 앞두고 정 회장은 “(트럼프 주니어와) 원래 친한 사이였다”며 “둘이 같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5.03.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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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하게 일만 했는데...‘취임 1주년’ 정용진 “갈길 멀어, 더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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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8일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취임 1주년’이다. 독하게 일만 한 것으로 알려진 정 회장은 고강도 혁신을 통해 신세계그룹의 재도약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점포 방문객 증가와 실적 개선이라는 가시적 성과를 낸 것이 대표적이다.그럼에도 정 회장은 아직 갈길이 멀다고 판단한 모습이다. 그는 취임 1주년을 앞두고 1위 사업군의 초격차 지배력과 개선 사업군 완전 정상화를 주문했다. 본격적인 신세계그룹 성장의 시대를 열기 위함이다.투 트랙 전략으로 성장 페달 밟는다5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최근 본업 경쟁력을 한층 극대화해 내실 있는 성장 페달을 밟기 위한 계획을 밝혔다.성장 전략은 ‘투 트랙’으로 나뉜다. 이마트, 스타벅스 등 시장을 리드하는 계열사들은 초격차 시장 지배력을 위해 뛴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와 건설 등 정 회장이 지난 한 해 부실 요소를 덜어내는 데 힘쓴 사업군은 올해 완전한 경영 정상화로 확실한 성장 기틀을 완성한다.선봉장은 이마트다. 앞서 지난달 정 회장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이마트 지분 10%를 매입하며 책임경영 의지와 실적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준 바 있다.이마트는 지난달 문을 연 트레이더스 마곡에 이어 푸드마켓 고덕을 상반기 중 오픈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트레이더스 구월도 오픈 예정이다. 최대 상권인 수도권에만 올해 3개의 매장을 선보이는 것이다.정 회장은 “경기가 안 좋고 시장 상황이 혼란스러울수록 우리의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 경쟁자가 넘볼 수 없는 압도적인 지배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다.이마트는 올해 3곳에 이어 2027년까지 신규 점포를 3곳 이상 열 계획이다. 신규 부지도 5곳 이상 확보해 점포 신설을 구상 중이다. 이는 대부분 트레이더스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그룹이 지난 2010년 처음 선보인 트레이더스는 현재 창고형 할인점 국내 1위(매장 수 기준)다. 정 회장은 트레이더스가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린 결정적 한 방이었다고 보고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물론 ‘점포 수’ 증가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매장을 ‘일부러 가고 싶은’ 접점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신세계그룹의 핵심 미션이다. 이마트가 푸드마켓 등 차별화 매장을 지속적으로 늘려온 이유다. 지난해 대구에 1호점을 선보인 푸드마켓은 상반기 중 고덕점도 오픈한다. 이마트는 매장 리뉴얼을 통한 ‘몰 타입 전환’도 계속 확대할 방침이다.지난해 연매출 3조원을 넘어선 스타벅스도 초격차 지배력 확대를 지속한다. 스타벅스 매출 규모는 신세계그룹 내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다음이다. 올해는 100곳 이상의 점포를 새로 열고, 스페셜 스토어 확장에도 힘쓸 계획이다. 정 회장은 “한국만의 테마를 가진 ‘한국의 스타벅스’들이 ‘스타벅스의 한국’을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위험 요소 제거...완전 정상화 원년으로정 회장은 위험 요소를 제거한 사업군의 완전 정상화도 모색한다. 지난해 승진한 정 회장이 지체 없이 힘을 쏟았던 업무가 이커머스, 건설 등 부실 사업군 재정비다. 신세계건설 대표 경질과 SSG닷컴 및 지마켓 수장 동시 교체, CJ그룹과의 협업을 통한 물류 경쟁력 강화 등이 대표적이다.정 회장은 올해를 다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완성하는 ‘완전 정상화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지난해 첫 연간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흑자를 달성한 SSG닷컴은 수익성 개선과 물류 경쟁력 강화를 가속한다. SSG닷컴은 CJ대한통운이 보유한 전국 700여개의 물류 인프라를 통해 배송 범위를 빠르게 확장 중이다.지마켓은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글로벌 플랫폼과 시너지 창출에 나선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 합작법인 설립에 대한 기업결합신고서가 제출된 상태다. 공정위의 심사 마무리 후 현물 출자에 대한 법원 인가를 마치면 JV 설립이 마무리될 예정이다.해외 기업과의 JV 설립, 물류 전문 기업과의 전략적 협업은 격변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신세계그룹의 새로운 도전이다. 정 회장은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려면 고정관념을 뒤집는 발상이 필요하며 특히 외부와의 적극적인 협업은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상장 폐지를 계기로 보다 효율적인 경영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한 신세계건설은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 수립 전략을 보다 신속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신세계건설 재건을 위해 그룹 계열사 간 유기적 조율을 이끌었다. 특히 회장 취임 직후 경영전략실 허병훈 부사장을 건설 신임 대표로 임명하며 회사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실천했다.이마트24는 지난해 3~4분기 연속 영업손실이 개선된 흐름을 올해도 이어간다는 목표다. 이를 위한 결정적 무기는 ‘노브랜드’다. 관련 상품 도입 점포는 평균 일매출이 전체 점포 평균 대비 38% 높게 나타났다. 올해 말까지 노브랜드 점포를 2500개, 내년 4000개까지 확대해 전체 점포의 60% 이상에서 노브랜드 상품을 판매한다는 게 이마트24의 계획이다.이 외에도 성장을 위한 성과 중심의 수시 인사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정 회장은 “고객 만족이라는 그룹의 본질적 가치를 높이고 성장을 위한 가속 페달을 밟기 위해 신상필벌에 입각한 인사는 필수”라며 “변화와 도전으로 성과를 낸 조직 구성원에는 합당한 보상을 하며 계속 혁신을 독려하겠다”고 강조했다.

2025.03.0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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