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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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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관세 유예에 뉴욕증시 급등…나스닥, 사상 최고치 경신

글로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대한 50% 고율 관세 부과 시점을 한 달여 연기하겠다고 밝히면서 뉴욕증시가 일제히 급등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40.58p(1.78%) 오른 42,343.65에 거래를 마쳤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8.72p(2.05%) 오른 5,921.5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61.96p(2.47%) 오른 19,199.16에 각각 마감했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EU와의 협상에서 진전이 없다며 내달 1일부터 EU에 5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했다가 이틀 만에 "좋은 합의에 도달하려면 7월 9일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번복했다.전날 현충일(메모리얼데이)을 맞아 휴장한 뉴욕증시는 관세 유예 결정에 따른 안도감에 강세로 출발해 장중 내내 상승 폭을 키웠다.소비자신뢰지수가 '깜짝 반등'한 것도 투자자들의 위험선호 심리를 되살렸다.미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가 이날 발표한 5월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98.0(1985년=100 기준)으로 4월(85.7) 대비 12.3포인트 급등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86.0)도 크게 웃돌았다.미국과 중국이 지난 12일 90일간의 관세전쟁 휴전에 합의한 이후 소비자들의 경제 심리를 짓눌렀던 관세 관련 우려가 크게 개선된 영향을 받았다.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정치 대신 회사 업무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한 영향으로 이날 6.9% 급등했다.엔비디아(3.21%), 애플(2.54%), 마이크로소프트(2.34%), 아마존(2.50%), 알파벳(2.62%), 메타(2.41%) 등 다른 대형 기술주 종목들도 2∼3%대 상승했다.투자심리에 부담을 줬던 미 국채 수익률도 주요 심리 저항선 밑으로 하락했다.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4.45%로, 직전 거래일인 지난 23일 오후 대비 6bp(1bp=0.01%p) 하락, 4.50% 선 밑으로 다시 내려왔다.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같은 시간 4.95%로 직전 거래일 대비 8bp 하락해, 역시 5% 선 밑으로 다시 떨어졌다.미 국채 10년물 및 30년물 수익률은 무디스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대규모 감세 법안 처리 등 여파로 지난주 심리적 저항선인 4.5%와 5.0%를 각각 돌파하면서 안전자산으로서 미 국채의 신뢰성에 금이 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은 바 있다.국제 금값은 EU에 대한 관세 유예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약화되면서 하락했다.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선물 근월물 종가는 온스당 3300.40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1.9% 하락했다.

2025.05.28 08:32

2분 소요
왜 그들은 실리콘밸리를 떠나는가 [실리콘밸리의 사람들]

전문가 칼럼

“여기가 진짜 혁신의 수도인가요?”실리콘밸리에 처음 도착한 이들이 가장 많이 묻는 말이다. 구글·메타·애플·넷플릭스·엔비디아… 이름만 들어도 아는 회사들이 다 모여 있는 곳. 그러나 막상 현장에 가보면 거리엔 노숙자 텐트가 늘어서 있고, 점심 한 끼가 30달러(약 4만2000원)를 훌쩍 넘는다. 대중교통은 낙후돼 있으며, 밤에는 치안 불안으로 발걸음이 뜸해진다.이곳은 1950~60년대 반도체 산업으로 출발해 ▲닷컴 ▲모바일 ▲AI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기술혁신의 성지였다. 스탠퍼드대를 중심으로 한 인재풀과 ‘빠르게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는 문화’가 혁신의 토양이 됐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그 흐름에 뚜렷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2023년 기준 공실률 30%에 육박2020년부터 2024년까지 샌프란시스코의 인구는 약 87만명에서 약 81만명으로 약 6만4000명(7.3%) 감소했다. 이는 캘리포니아에서 인구 20만 명 이상인 지역 중 가장 큰 감소폭이다. 팬데믹 이후 원격근무 확산으로 많은 기업들이 고비용의 샌프란시스코 오피스를 유지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2023년 기준 오피스 공실률이 30%에 육박했다.샌프란시스코의 평균 원룸 월세는 2024년 기준 약 3300달러, 투룸은 약 4500달러로 미국 내 최고 수준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중간 가격 주택을 구입하려면 연소득 26만달러 이상이 필요하며, 이는 2019년보다 30% 이상 오른 수치다. 창업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이나 젊은 창업자, 중산층에게 주거비 부담은 매우 큰 현실적 장애물이다. 캘리포니아 주 소득세는 최고 13.3%로 미국 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과도한 ▲법인세 ▲고용 규제 ▲교통난 ▲도심 노숙자와 범죄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기업과 인재의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중견 기업이나 급성장 중인 스타트업일수록 캘리포니아의 규제 환경은 부담이다.치안 역시 실리콘밸리를 떠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팬데믹 이후 샌프란시스코는 약국·편의점·소매점 등에서의 조직적 절도 사건이 급증했다. 도심에서 대낮 강도 사건이 일어나도 경찰 대응이 늦거나 소극적인 경우가 많아졌다. 일부 기업은 직원들의 출퇴근 안전 문제로 도심 사무실을 줄이거나 아예 철수하는 선택을 했다.테슬라·오라클·HP 엔터프라이즈(HP Enterprise) 등 대표적인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최근 본사를 텍사스 오스틴, 휴스턴 등으로 이전했다. 이들은 ▲낮은 세금 ▲저렴한 주거비 ▲친기업적 환경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텍사스는 주 소득세가 없고, 물가가 낮으며, 기업 환경도 친시장적이다. 실제로 오스틴은 ‘실리콘 힐스(Silicon Hills)’라 불릴 만큼 테크 기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신생 테크 허브’로 재편 중플로리다의 마이애미는 금융과 부동산 중심 도시였지만, 최근에는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이 모이는 ‘신생 테크 허브’로 재편되고 있다. 2023년 기준, 마이애미로 이전한 기술 기업 수는 팬데믹 이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들은 저렴한 세금, 높은 생활 만족도, 빠른 정책 대응을 이유로 이주를 선택했다.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주소 이전을 넘어 ‘어디에서 일할 것인가’에 대한 집단적 재설계에 가깝다. 더 많은 기업이 “비싼 곳에서 존재감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면, 굳이 남을 필요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는 것이다.하지만 실리콘밸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최근의 AI 열풍은 실리콘밸리에 다시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엔비디아, 오픈AI 등 AI 중심 기업들이 샌프란시스코에 오피스를 확장하고 있다. AI 기업들의 오피스 임대 면적은 170만 평방피트를 넘었다. 2024년 실리콘밸리 지역의 VC 투자액은 약 900억달러로, 미국 전체 투자금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2021년 27% 수준에서 다시 반등한 결과다.또한, 글로벌 인재 유입도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실리콘밸리는 국제 인재가 많은 곳이었지만, 최근 AI 붐과 함께 그 수는 더 늘었다. 2024년 기준 실리콘밸리 인구의 41%가 외국 출신이고, 기술직 종사자의 66%가 이민자다. 특히 인도와 중국 그리고 한국 출신 인재들이 AI와 반도체 분야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서울대, 카이스트 출신 인재들이 구글·테슬라·메타 등에서 일하고 있다. 쿠팡이나 뤼튼테크놀로지스 같은 스타트업은 실리콘밸리 네트워크를 통해 미국 시장을 공략 중이다.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도 점점 글로벌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렇게 ‘장소’에 집착하는가?한국 사회는 중앙집중형 구조와 학벌 중심 문화가 뿌리 깊다. 서울이라는 물리적 장소는 오랜 시간 동안 기회와 성공의 상징이었고, 자산 형성도 부동산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그래서 '어디에 있느냐'는 질문은 여전히 경력, 재산, 지위와 직결된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된 지금조차 우리는 ▲서울 ▲강남 ▲본사에 묶인 사고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하지만 실리콘밸리의 변화는 이 고정관념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곳은 더 이상 ‘모여 있는 장소’가 아니다. 전 세계를 연결하는 네트워크이자 사고방식이다. 혁신은 특정 도시에 국한되지 않고, 텔아비브, 방갈로르, 자카르타, 서울 같은 도시들로 복제되고 있다. ‘디지털 실리콘밸리’는 물리적 본사를 넘어 존재한다.이제 중요한 건 물리적 위치가 아니라 연결성과 민첩성이다. 우리는 묻고 고민해야 한다. ‘우리 조직은 아직도 본사 중심, 회의 중심, 보고 중심의 사고에 갇혀 있지는 않은가?’ ‘우리는 어디에 있든 빠르게 연결되고, 실험하고, 실행할 수 있는 유연한 구조를 갖추고 있는가?’실리콘밸리를 떠나는 사람들은 단순히 도시를 떠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새로운 방식의 일과 삶, 그리고 조직 문화를 선택한 것이다.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은 명확하다. 우리는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 그리고 어디에 있든 얼마나 잘 연결되어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필자는 칼럼니스트이자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톱 액셀러레이터·VC 2080벤처스의 공동대표다. 글로벌 스타트업과 대기업을 연결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문가이며 '실패하는 Vs 성공하는 기업'의 공동저자다. 실리콘밸리·일본·사우디아라빙 등에서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투자 ▲M&A ▲글로벌 진출 전략을 지원하고 있으며, SpaceX 등의 투자자로도 활동 중이다. 해외 스타트업 두 곳에서 실무를 맡아 성공적인 엑시트를 이끌어낸 바 있다.

2025.05.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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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은행·상사·건설 ‘빅3’…대한민국 성장 엔진 자화상

증권 일반

1984년 대한민국은 경제 발전의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었다. 1970년대 말 제2차 석유 파동과 1980년의 정치적 격변기를 거치며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경험한 한국 경제는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했다.당시 한국 경제는 구조적 위기를 벗어나려는 동력이 응축돼 있던 시점이었다. 과거 고도성장의 그림자였던 ▲물가 불안 ▲산업 간 불균형 ▲외환 부족 등 누적된 문제가 표면 위로 떠오르며 경제 체질 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고도성장 일변도에서 ‘안정과 균형’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제5차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1982~1986년)을 추진했다.은 여전히 유지됐고, 1970년대에 구축된 중화학공업 기반은 주요 수출 산업의 경쟁력을 떠받쳤다. 국내외 불확실성이 남아 있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제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1983년 실질 국민총생산(GNP)는 9.5% 성장했다. 1984년에는 10.6%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빠르게 반등했다 과열이 아닌 복원, 팽창이 아닌 질적 전환을 지향한 경제 회복이었다.이 격동의 시기에 한국 자본시장의 미약하지만 중요한 맥박을 대변하는 지표가 바로 한국종합주가지수(KOSPI)였다. 1980년 1월 4일을 기준(100포인트)으로 정해 1983년부터 소급 산출된 KOSPI는 단순한 주가 지수를 넘어, 당시 한국 경제의 향방과 정부 정책의 의지를 가늠하는 핵심적인 ‘경제의 거울’이자 ‘정책의 바로미터’로 기능하기 시작했다. 자본시장의 관점에서 KOSPI는 정부 주도 경제 성장 전략하에서 제한적이나마 기업 자금 조달의 장(場)이자, 국가 경제 목표가 금융시장에 투영되는 통로였다.‘은행·종합상사·건설업’이 만든 대한민국 초기 자본시장1984년 당시 KOSPI 시가총액 상위권은 정부의 개발 전략과 수출 드라이브의 최전선에 있던 은행·종합상사·건설업종이 차지했다. 한국거래소(KRX)의 공식 집계는 1995년부터 시작돼 정확한 순위 확인은 어렵지만, 1983년 말 기준으로 한일은행·한국상업은행·조흥은행·대한석유공사(현 SK이노베이션)·서울신탁은행 등이 상위권을 형성했다.은행 외에도 종합상사와 건설업체들이 KOSPI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종합상사는 수출 한국의 첨병으로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해외 시장을 개척했고, 건설업체들은 국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와 중동 건설 붐의 수혜를 바탕으로 성장 가도를 달렸다. 이처럼 1984년 KOSPI는 민간 부문의 자율적 혁신보다는 정부의 산업 정책 방향을 그대로 투영하는 거울과 같았다. 정부가 육성하고자 하는 특정 산업과 기업들이 KOSPI 상위권을 형성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특히 ‘빅3’로 불린 은행·종합상사·건설업종은 단순히 시가총액 순위 상위 3개 업종을 의미하기보다는 당시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자 정부 정책의 핵심 수혜 분야였다. 은행이 자금줄을, 종합상사가 수출길을, 건설업이 국가 기반 시설과 외화벌이를 담당하며 ‘수출 한국’의 성장을 견인하는 모습을 그렸다.제도는 태동기, 참여는 제한적 다만 1984년 한국 자본시장은 여러 측면에서 오늘날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성숙하고 통제된 모습을 보였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외국인 투자에 대한 굳게 닫힌 문이었다. 외국인의 국내 상장주식 직접 투자가 본격 허용된 것은 1992년으로, 당시 시장은 국제 자본의 유입으로부터 철저히 격리돼 있었다. 당시 외국 자본 조달은 주로 해외 차관에 의존했다. 1982~1986년 도입된 차관 총액은 약 120억달러, 같은 기간 외국인 직접투자는 11억6000만달러에 불과했다.시장 참여자 구성 또한 미성숙했다. 오늘날과 같은 정교하고 다양한 자산운용 산업은 아직 태동기였다. 투자신탁회사가 일부 기관투자가 역할을 수행했지만, 시장을 주도할 만큼의 규모는 갖추지 못했다. 보험회사들도 기관투자가로서의 역할이 논의되기 시작한 단계였다. 개인투자자 기반도 매우 취약했다. 1980년대 후반 증시가 활황을 보이기 전까지는 대부분 국책은행과 일부 금융기관 등 소수 기관투자가 중심으로 움직였다.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역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1980년대 초반 공시 항목은 20여개에 불과했고, 정형화된 양식 없이 기업 담당자가 임의로 작성해 제출하는 수준이었다. 증권감독원이라는 감독기구가 당시 시장 감독을 맡았지만, 투자자 보호보다는 기업의 재무 건전성이나 산업 육성 같은 거시적 목표가 우선시됐다. 특히 미비한 공시 제도와 제한적인 보호 장치는 시장의 정보 비대칭성을 심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미성숙과 개방의 교차점…본격 서막 오른 자본시장 1984년의 KOSPI는 정부 주도 경제 성장의 압축적인 자화상이었다. 은행·종합상사·건설업이라는 ‘빅3’가 시장을 지배했고, KOSPI는 정부의 산업 전략, 특히 수출 지향적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을 뒷받침하는 자금 조달 창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외국인 직접 투자는 봉쇄됐고, 시장은 소수의 기관과 미미한 개인투자자들로 구성됐으며, 규제와 투자자 보호는 초기단계에 머물렀다.그러나 이러한 통제와 미성숙의 이면에서는 거대한 전환을 향한 씨앗들이 뿌려지고 있었다. 1980년대 초반 경제 안정화 노력과 점진적인 시장 기능 구체화는 이후 1986년부터 본격화된 이른바 ‘3저 호황’(저유가·저금리·저달러)과 맞물려 KOSPI의 유례없는 양적·질적 팽창을 가져오는 기폭제가 됐다. 외국인 투자 제한과 차관 중심의 자금 조달 구조는 점차 자본시장 개방으로 이어졌고, 이는 한국 기업들의 경영 관행과 시장의 투명성 제고에 중요한 계기로 작용했다.

2025.05.26 06:00

4분 소요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유럽 순회하며 ‘글로벌 수익모델 벤치마킹’ 나서

은행

신한금융그룹은 진옥동 회장이 지난 18일부터 일주일간 영국 런던, 독일 프 랑크푸르트, 폴란드 바르샤바 등 유럽 주요 거점을 순회하며 현지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IR(투자설명회)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25일 밝혔다.이번 일정은 최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해외 투자자와의 직접 소통을 통해 신한금융의 기업가치 제고 전략과 이행 상황을 공유하고, 글로벌 수익모델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기획됐다.진 회장은 주요 투자자들과의 미팅에서 최근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 한국의 대선 국면 등 국내외 이슈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신한금융의 대응 전략을 구체적으로 공유했다.특히 지난해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이행 상황과 올해 목표인 ▲자기자본순이익률(ROE) 50bp 개 선 ▲CET1 비율 13.1% 이상 ▲주주환원율 42% 이상 달성을 위한 전사적 노력을 설명하며, 시장과의 약속을 일관되게 이행하고 있음을 강조했다.진 회장은 이번 유럽 방문 기간 중 골드만삭스 경영진과의 연쇄 미팅도 진행했다. 앤써니 굿맨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 공동대표, 로넌 브린 금융산업 담당 전문 이사와 함께 자산운용 등 IB 부문 강화 및 그룹 WM과의 시너지 확대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후 크리스 프렌치 골드만삭스 EMEA PWM 공동대표와 만나 차별화된 글로벌 WM 전략과 조직운영 방식, 글로벌 WM 비즈니스 확장 방향 등을 논의했다.진 회장은 일정 마지막으로 최근 에너지·인프라·방산 분야의 신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폴란드 바르샤바를 찾았다. 현지 진출 법인 및 KOTRA 관계자들을 만난 진 회장은 산업동향 및 금융수요 전망을 들으며 새로운 글로벌 시장 개척의 밑그림을 그렸다.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해외 투자자들과의 직접 소통을 통해 한국 경제와 신한금융의 전략을 명확히 전달하는 것 또한 중요한 밸류업 전략”이라며 “신한금융은 글로벌 금융사의 강점을 국내 현실에 맞게 적용해 지속 가능한 수익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5.05.25 09:01

2분 소요
비트코인, 사상 최고가 경신…4개월 만에 11만달러 돌파 눈앞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21일(현지시간) 장중 10만9000달러를 넘어 4개월 만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21일(현지시간)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이날 오전 11시 7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5.86% 오른 10만9493달러를 기록했다.이는 지난 1월 21일 기록한 10만9358달러를 웃도는 가격으로, 4개월 만에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비트코인은 이후 약 2시간 동안 상승세를 이어가 낮 12시 45분에는 10만9888.11달러까지 치솟았다.하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이날 오후 7시 현재 10만880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이날 미 장기국채 수익률이 급등해 증시 전반에 충격을 준 것이 가상화폐 투자 심리에도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됐다.앞서 지난 1월 이후 글로벌 무역 긴장 등으로 7만4000달러대까지 하락했던 비트코인은 지난달부터 반등에 성공하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이날 가격은 10만7000달러대에서 거래되다가 약 30분 만에 2000달러 이상이 급등하면서 치솟았다.이날 급격한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비트코인은 이제 사상 첫 11만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게 됐다.가상화폐 시장을 둘러싼 규제 소식이 가격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미 상원은 지난 19일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법안'을 통과시켰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미 달러화나 유로화 등 특정 자산에 가치를 고정하는 가상화폐다.이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담보 요건을 강화하고 자금세탁방지 법률 준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이지만, 시장에서는 이 코인을 정당한 금융 수단으로서 인정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여기에 텍사스주 하원이 지난 20일 비트코인 및 기타 암호화폐를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보유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했다는 소식도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미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는 고객들의 비트코인 구매를 허용하기로 했다.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9일 "저는 흡연을 권장하지 않지만, 당신이 흡연할 권리는 옹호한다"며 "비트코인을 구매할 권리 역시 옹호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이에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로 들어오는 자금이 증가하고 있다.지난 19일 하루 동안 비트코인 현물 ETF에 총 6억6740만 달러(9151억원)가 유입됐다. 이는 지난 2일 이후 1일 최대 유입액이다.'비트코인 큰 손'으로 불리는 스트래티지(전 마이크로스트래티지)를 모방해 비트코인에 전략적으로 투자하는 회사들이 늘어난 것도 비트코인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금융투자회사 캔터 피츠제럴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 투자회사 소프트뱅크 그룹과 함께 비트코인 투자에 집중하는 회사 '트웬티원'(Twenty One)을 설립했다.공화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던 기업가 출신 정치인 비벡 라마스와미가 공동 설립한 스트라이브 엔터프라이즈의 자회사는 나스닥 상장사 에셋 엔티티스와 합병해 비트코인 투자회사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아울러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촉발된 금융 시장 혼란 속에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상대적인 '안전 자산'으로 보는 시각이 강해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이런 주장은 최근 미국의 재정적자와 부채 증가 문제가 부각되면서 더욱 힘을 얻고 있다.가상자산 관리회사 갤럭시 디지털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노보그라츠는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이 나라가 이런 부채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정말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장기 (국채)금리와 달러 약세 등을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은 모두 비트코인과 가상화폐 자산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가상화폐 등 금융 거래 플랫폼 업체인 페퍼스톤의 분석가 크리스 웨스턴은 "비트코인의 기술적 흐름과 가격 움직임은 전형적인 강세 신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025.05.22 10:03

3분 소요
미국 SEC, 유니코인에 1억달러 사기 혐의로 민사 소송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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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유니코인(Unicoin)과 주요 경영진이 투자자들을 상대로 사기 행위를 벌였다고 보고, 1억달러(약 1390억원) 규모의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SEC는 21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유니코인과 알렉스 코나이킨(Alex Konanykhin), 실비나 모스키니(Silvina Moschini), 알렉스 도밍게즈(Alex Dominguez) 등 경영진이 “가상자산과 주식 수령 권리를 보장하는 증서를 판매하며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마크 케이브(Mark Cave) SEC 집행국 부국장은 “이들은 유니코인 토큰이 실물자산, 특히 국제 부동산 포트폴리오에 의해 담보된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자산 가치는 주장한 금액의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SEC에 따르면 유니코인은 대형 공항과 뉴욕시 택시 광고를 포함한 대규모 홍보를 통해 5000명 이상의 투자자에게 증서를 판매했다. 투자자들은 해당 증서로 향후 발행될 가상자산 또는 유니코인 주식을 받을 수 있다고 믿고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이번 사건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가 친(親)가상자산 기조를 내세우며 다수의 집행 조치를 철회한 상황에서 발생했다. SEC는 최근 코인베이스(Coinbase Global), 바이낸스(Binance Holdings) 등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를 상대로 제기했던 소송을 포함해 10건 이상의 고강도 조치를 중단한 바 있다.폴 앳킨스(Paul Atkins) SEC 위원장은 “디지털 자산 시장의 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합리적이고 일관된 규제를 통해 시장 신뢰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유니코인 측은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5.05.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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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 ETF’ 신규 상장

증권 일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한국거래소에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 ETF(0052D0)’를 신규 상장한다고 20일 밝혔다.‘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 ETF’는 국내 고배당 우량주 30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월배당 ETF다. ETF 기초지수는 ‘Dow Jones Korea Dividend 30지수’로 미국에 상장된 글로벌 배당 ETF의 대표주자인 ‘SCHD(Schwab U.S. Dividend Equity ETF)’의 투자 전략을 한국 주식 시장에 적용한 ‘한국형 SCHD(K-SCHD) ETF’다. 19일 기준 주요 투자 종목은 KB금융(4.7%), LG유플러스(4.7%), KT&G(4.5%), 하나금융지주(4.3%), 우리금융지주(4.2%) 등이다.SCHD의 ‘고배당+퀄리티’ 전략을 추구하는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 ETF’는 10년 연속 배당금을 지급해온 ‘배당연속성’을 기본으로 과거 5년간 꾸준히 배당을 늘려온 ‘배당성장성’, 높은 수준의 ‘배당수익성’을 모두 고려한다. 이와 함께 재무건정성, 기업성장성 등 기업의 펀더멘탈에도 집중한다. 단, 한국 시장 특성에 맞게 시가총액 1조원, 일평균 거래대금 10억원, 섹터 한도 없이 30개 종목 편입 등 일부 조건을 완화했다.‘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 ETF’는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수익률을 통해 시장 변동성에 대응 가능하다.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배당수익을 통해 포트폴리오 성과를 방어하면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4월말 기준 ETF 기초지수인 코리아배당다우존스 지수는 지난 5년간 코스피200 지수를 약 +69% 아웃퍼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S&P에 따르면 2024년말 기준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 ETF’ 기초지수의 배당수익률은 5.4%다. 해당 시점의 주당 예상 배당금(배당수익률X지수값)은 2018년 대비 196.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성장률 약 20%에 달하는 수치다.‘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 ETF’는 기존 고배당주와 달리 변동성 낮은 섹터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한다. 정보기술(IT)에 편중된 코스피200 지수와 달리 수출과 글로벌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 금융, 자유소비재, 산업재, 필수소비재 중심으로 섹터를 분산했으며, 종목 구성 역시 개별종목 비중을 최대 4%로 한정해 개별 기업의 대내외적 환경 리스크를 최소화한다.월배당형 ETF인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 ETF’는 오는 7월부터 매월 중순(15일 기준) 일정한 주당 분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매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정의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미국 시장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던 배당 ETF 투자가 국내에서도 새로운 투자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으며,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 기업들의 주주환원 기조 등으로 배당 ETF의 매력은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라며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 ETF’의 고배당&퀄리티 포트폴리오를 통해 흔들리는 시장의 변동성을 대응하면서 꾸준한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 ETF’ 신규 출시를 기념해 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상장 기념 이벤트를 진행한다. 오는 5월 27일부터 6월 20일까지 유진투자증권에서 해당 ETF의 일 거래 조건을 충족한 일부 고객에게 문화상품권이 증정된다.

2025.05.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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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ABSTB 부도 사태, 신용카드사 책임은 없는가 [김기동의 이슈&로(LAW)]

증권 일반

홈플러스의 기습적인 기업회생(법정관리) 신청으로 촉발된 시장 혼란, 이른바 ‘홈플러스 사태’가 발생한 지 두 달이 지났다. 이번 사태의 중심에는 유동화된 전자단기사채(ABSTB, Asset-Backed Short-Term Bond)의 지급불능(부도)을 둘러싼 법적 책임 문제가 있다. 2023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발행된 홈플러스 ABSTB의 총액은 2조 7,181억 원 규모이며, 이 중 작년 12월 5일부터 발행된 4,019억 원 상당의 ABSTB가 지급불능되었다. 현재 검찰에서는 ABSTB의 발행과 유통 과정에서의 사기죄 성립 여부에 대하여 수사를 진행 중이다. 지급 불능의 위험을 인식했음에도 불구하고 ABSTB를 발행했다면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번 홈플러스 ABSTB 부도 사태의 이면에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신용카드사들이 관련된 변칙적인 자산유동화 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이례적인 참가계약 통한 유동화 방식ABSTB 구조의 출발점은 홈플러스와 신용카드사 간 체결된 ‘기업구매전용카드 이용계약’에 있다. 홈플러스는 2020년 초부터 롯데카드 등 주요 신용카드사들과 이 계약을 체결하고, 일부 협력업체에 대한 물품 대금을 위 기업구매전용카드로 결제해 왔다. 홈플러스는 기업구매전용카드를 통해 최대 3개월의 여신 기간을 확보하는 대신, 신용카드사에는 3~4%(연 환산 12~16%)의 고금리 수수료를 지급했다.홈플러스가 납품업체로부터 상품을 수령한 후 결제일에 신용카드사가 지정한 계좌로 수수료를 포함한 카드이용대금을 납부함으로써 거래가 종료되는 방식이었다. 납품업체는 업체별로 따로 정해진 결제기일인 10~45일 내 신용카드사로부터 대금을 지급받거나, 필요시 조기상환 수수료(예: 연 7.90% 할인율)를 지급하고 대금을 선지급 받을 수도 있었다. 신용카드사들은 홈플러스와 위와 같은 기업구매전용카드를 통한 거래를 지속하면서 동시에, 2023년 1월부터는 홈플러스에 대한 카드이용대금 채권을 유동화하기 시작하였다. 신용카드사가 해당 카드이용대금 채권을 그대로 보유하되,‘참가권’만을 유동화하는 이례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졌다.신용카드사와 계약을 맺은 자산유동화 목적의 특수목적회사(SPC)가 참가권을 기반으로 ABSTB를 발행하면, 주관 증권사인 신영증권이 이를 연 6~9% 사이의 할인율로 총액 인수한 뒤, 리테일증권사를 통해 일반 투자자에게 재판매함으로써 시장에 유통되었다. ABSTB 투자자는 신용카드사가 회수하는 원금, 카드사용 수수료, 할부수수료, 연체수수료 등에 대해 일정 비율로 수익을 분배받을 수 있는 권리 즉‘참가권’을 취득하는 것이다. 이처럼 참가계약을 통해 카드이용대금 채권을 유동화하는 방식은 2023년 1월경 당시만 해도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이례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이후 신용도가 낮거나 자금 조달이 원활하지 않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 방식을 이용한 유동화 사례가 빠르게 확산되었고, 최근 금융당국 역시 이에 대한 적절한 규제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보인다.그렇다면 홈플러스는 기업구매전용카드만으로도 충분한 신용을 제공받게 되는데, 왜 이례적인 방식의 카드이용대금 채권 유동화까지 시도하였을까?당시 홈플러스와 신용카드사가 처한 상황에 비추어 보면, 신용카드사는 신용등급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온 홈플러스에 신용공여 금액을 증가시키면서도, 그에 따른 위험을 ABSTB 투자자들에게 전가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추단할 수 있다. 만약 ABSTB를 통한 유동화가 없었다면, 신용카드사들은 현재 부도 상태인 4,019억 원 상당의 부실채권을 자신들이 떠안고 있었을 것이다. 2022년도 영업상황은 홈플러스의 사업 지속 가능성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수준이었다. 홈플러스는 2022회계연도(2022년 3월 ~ 2023년 2월) 기준 영업손실 2,602억 원, 당기순손실 약 4,45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영업손실 1,335억 원, 당기순손실 372억 원) 대비 적자 폭도 대폭 확대되었다. 2015년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이후부터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은 계단식으로 하락해 왔다. ABSTB를 발행하기 직전인 2022년 8월에도 ‘A3+’에서 ‘A3’도 또 한단계 하락하였다. 신용카드사들은 그 한달 전 기업구매카드 이용계약 해지 조건으로 설정된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기준도 그에 맞추어 하향 조정하였다. 이는 신용카드사들도 계속되는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는 정황이다.신용카드사들과 SPC 간에 체결한 참가계약에는 비소구 조항, 즉 ‘홈플러스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더라도 신용카드사는 SPC에 대해 별도의 상환 책임을 지지 않는다’라는 조항이 명시되어 있었다. 신용카드사들은 이러한 구조를 통해 ‘무위험 수익’을 확보한 것이다. ‘변칙적 유동화 방식’ 이유 밝혀져야신용카드사들이 카드이용대금 채권을 유동화하기 위한 방식으로,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에 따른 ‘자산양도 방식’이 아닌, 이례적인 ‘수익참가 방식’을 택한 이유는 명확해 보인다.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에 따를 경우, 신용카드사들은 카드이용대금 채권 등을 유동화 함에 있어 동법 제13조에 따른 양도의 방식을 엄격하게 준수하여 원칙적으로 해당 채권과 관련한 Risk로부터 절연되어야 한다. 또한 양수인인 유동화전문회사가 홈플러스에 대하여 카드이용대금 채권 등을 직접 추심하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유동화계획 등록 및 보고, 신용보강, 정보공시 및 설명의무 등 금융당국의 감시와 감독을 받게 되었을 것이다.신용카드사들은 이러한 감시·감독을 회피하기 위한 방안으로 상법상 일반 주식회사인 SPC를 설립하고, ‘수익참가 방식’이라는 변칙적인 방안을 선택하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나아가 SPC의 주주가 개인이라는 사실 외에는 주주 구성 등 SPC의 구체적인 실체가 공개되지 않고 있는데, 해당 SPC는 조기상환수수료 등 일정한 수익을 거둔 것으로 보이는 만큼, 그 수익의 분배구조 역시 공개되어야 할 것이다.따라서 검찰수사를 통해 신용카드사들이 변칙적인 자산유동화 방식을 설계한 이유와 그 과정이 밝혀져야 한다. 또한 ABSTB의 기초자산인 카드이용대금 채권의 상당 부분을 유동화한 롯데카드의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롯데카드는 지난 2019년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회사로서, 결과적으로 MBK파트너스는 채권자(롯데카드)와 채무자(홈플러스)를 동시에 지배하는 이중적 지위에 있었다. MBK파트너스가 이러한 지위를 이용하여 홈플러스 카드이용대금 채권의 유동화 구조 설계와 실행 과정에 관여하였는지 여부 또한 철저히 밝혀져야 한다.금융시장에서의 신뢰는 거래 당사자들이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충실히 수행할 때 비로소 유지될 수 있다. 신용카드사들이 단순한 유동화 플랫폼의 이용자가 아니라, 실질적인 이해관계자로서 신용위험 전가를 위하여 적극 관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의 공유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제 신용카드사들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는 시장의 목소리에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할 때다.김기동 법무법인 로백스 대표변호사

2025.05.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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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바글로벌 수요예측 성공...K뷰티 IPO 온기 살릴까

증권 일반

최근 대어급 기업공개(IPO) 기업들의 잇단 상장 철회에도 불구하고 K-뷰티 기업들이 선전하며 IPO 시장의 온기를 불어넣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브랜드 ‘달바’를 운영하는 달바글로벌이 공모주 시장 침체 속에서도 기관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했다.달바글로벌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7일까지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최종 공모가를 희망 범위(5만4500~6만6300원) 상단인 6만6300원으로 확정했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공모가 기준 공모금액은 434억원이며,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8002억원이다. 최종 경쟁률은 1141 대 1로 집계됐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2225곳의 99.8%가 희망 범위 상단 이상(가격 미제시 포함)의 가격을 제시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연기금, 국부펀드, 자산운용사를 비롯한 장기 투자자들이 다수 참여했다. 의무보유확약 비중 역시 수요예측 전체 물량 가운데 24%로 올해 IPO 기업 가운데 가장 높았다.앞서 DN솔루션즈에 이어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대어급 IPO 주자들이 잇달아 해외 투자자에게 외면 받아 상장을 철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가 주목받으면서 달바글로벌의 성장성에 대한 평가도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6년 설립된 달바글로벌은 ‘승무원 미스트’로 알려진 퍼스트 스프레이 세럼의 인기에 힘입어 외형 성장을 이어왔다. 견고한 실적에 힘입어 K뷰티 기대주로 꼽혔다. 달바글로벌의 매출액은 2021년 690억원에서 지난해 3091억원으로 연평균 65% 성장률을 달성했다. 지난해 달바글로벌의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1400억원, 45.6%)이 해외에서 나왔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025년 매출은 5215억원, 영업이익은 112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일 유통되는 물량(발행주식 중 32.7%)과 1개월 내 보호예수 해제 물량(19.0%)을 고려하면 상장 후 주가의 단기 변동성이 예상되지만, 양호한 실적과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으로 주가는 우상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달바글로벌은 9~12일 일반청약을 거쳐 오는 22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다. 미래에셋증권이 대표 주관사다. K-뷰티 기업 잇단 상장 출사표, 기대감↑앞서 수요예측을 거친 미용 의료 기업 바이오비쥬도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는 총 2466개 기관이 참여했으며 경쟁률은 1094.25대 1을 기록했다. 공모가도 희망범위 상단으로 확정했다. 바이오비쥬는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이틀간 상장을 위한 일반 청약을 진행한 결과 1133.5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은 약 4조229억원으로 집계됐다. 바이오비쥬는 오는 13일 납입을 거쳐 2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K-뷰티기업들의 잇단 수요예측 성공에 향후 IPO를 기다리고 있는 관련 기업들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비나우, 아로마티카, 미미박스, 레페리 등 주요 브랜드들이 최근 IPO 출사표를 잇달아 던지며 상장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아로마티카는 자연 유래 성분을 기반으로 한 비건 뷰티 브랜드로, 내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IPO를 추진하고 있다. 이달 상장 예비심사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2012년 뷰티 구독 서비스로 시작한 미미박스도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며 본격적인 IPO 절차에 돌입했다. 미미박스는 ‘아임미미’, ‘포니이펙트’, ‘카자’, ‘누니’ 등 5개의 브랜드를 운영하며 매출의 90% 이상을 해외에서 발생시키고 있다.2018년에 설립된 비나우도 2026년 IPO를 목표로 상장 준비에 돌입했다. 비나우는 스킨케어 브랜드 ‘넘버즈인’, 메이크업 브랜드 ‘퓌(Fwee)’, 헤어케어 브랜드 ‘라이아(Rya)’ 등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으며, 코스피와 코스닥을 모두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밖에 뷰티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 기반으로 성장한 레페리는 올해 하반기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하고,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IPO 절차를 진행 중이다.최근 화장품 업종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 관세전쟁에도 무풍지대로 꼽히며 주가가 양호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K-뷰티 인기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 등 서구권까지 확대되고 있고, 미국 시장에서도 초저가 중국산 화장품의 관세 부담이 크게 늘면서 가격 경쟁력 면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더해 중국의 한한령 해제 기대감으로 중국 시장 역시 조금씩 입지를 회복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종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K뷰티의 핵심 경쟁력 ‘가성비’와 ‘혁신성’으로 중국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며 “한류와 결합한 K뷰티 브랜드의 침투율은 생각보다 빠르게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25.05.13 08:51

3분 소요
넥스트레이드 외국인 비중 6% 돌파…기관 진입도 가시화

증권 일반

국내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에서 외국인 투자자 거래 비중이 처음으로 6%를 넘어섰다. 글로벌 관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결과다. 기관투자자의 참여도 구체화되는 가운데, 출범 초기 제기됐던 ‘개인 쏠림’ 구조도 점차 해소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4월 마지막 주(4월 28일~5월 2일) 외국인 거래 비중은 6.3%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4월 21일~25일) 대비 1.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출범 초기인 3월에는 외국인 거래 비중이 0.4%대에 머물렀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며 약 두 달 만에 6배 가까이 확대됐다.이는 최근 미국의 고율 관세 부활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면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자 시간외 거래를 지원하는 넥스트레이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무역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다양한 거래 경로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기존 거래소 외의 대체 플랫폼에도 외국계 자금이 분산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주목할 점은 넥스트레이드의 거래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에서도 외국인 비중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넥스트레이드의 일 평균 거래량은 거래가능 종목이 800여개로 늘어났던 3월 말 약 2조8000억원 수준이었지만, 4월 말에는 4조5000억원대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 4월 28일에는 하루 거래대금이 5조347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가운데 외국인 비중까지 함께 확대됐다는 점은 단순한 비율 증가를 넘어 실질적인 자금 유입 강도까지 커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이와 함께 외국계 증권사의 연동 가능성도 외국인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최근 복수의 외국계 증권사들이 넥스트레이드 연동을 검토 중으로, 일부는 하반기 내 참여를 목표로 기술적 협의를 진행 중이다. 연동이 본격화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의 거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넥스트레이드 내 외국인 거래량이 한층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이 밖에 기관투자자 유치를 위한 넥스트레이드의 노력도 가시화되고 있다. 사모 및 공모 운용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일부 기관은 실제 거래 진입 여부를 검토 중인 단계다. 기관들은 수수료보다는 전체 시장 평균 수준의 가격에서 원하는 물량이 안정적으로 체결될 수 있는지를 핵심 조건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시장 일각에서는 넥스트레이드의 최근 거래 증가세와 외국인·기관 투자자 참여 확대 가능성을 감안할 때,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거래점유율이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약 20%대에 달하는 점유율이 중장기적으로는 30%에 근접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외국인 거래 비중이 주 단위로 꾸준히 늘고 있고, 시장 전반의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지만 아직은 출범 초기인 만큼 특정 흐름에 해석을 덧붙이기엔 조심스러운 단계”라며 “기관 투자자 유치를 위해 사모·공모 운용사와의 접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2025.05.13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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