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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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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만든 소형 SUV...미국 시장 휩쓸었다

산업 일반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이하 GM)가 2024년 1분기 미국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4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달성했다. 쉐보레(Chevrolet)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의 활약 덕분이다. 두 모델은 1분기 미국 소형 SUV 판매량 톱(TOP) 3에 오르며 글로벌 시장에서 뛰어난 품질과 상품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15일 미국 시장조사기관 제이디파워(J.D.Power)의 PIN(Power Information Network)에 따르면 GM은 올해 1분기 미국 전체 소형 SUV 시장에서 39.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소형 SUV를 구매하는 미국 소비자 10명 중 4명이 GM 모델을 선택한 것이다.1분기 미국 소형 SUV 시장에서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는 각각 점유율 18.6%와 11.5%를 기록했다. GM 산하 브랜드로 판매되는 파생 모델의 판매량까지 합산하면 두 모델의 실적은 1분기 미국 소형 SUV 전체 판매량의 40%에 육박한다.특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시장 점유율이 작년 1분기 대비 15% 포인트나 상승하며 미국 소형 SUV 시장 돌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지난 2월 미국 소형 SUV 시장에서 스바루 크로스트렉을 제치고 처음으로 월간 소형 SUV 판매 1위 모델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GM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등 인기 모델의 활약에 힘입어 1분기 미국 시장에서 총 59만4233대를 판매했다. 이에 힘입어 가장 높은 판매고를 기록한 자동차 회사가 됐다.파생 모델을 포함해 GM 한국사업장에서 생산·수출되는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는 국내 시장에서도 놀라운 판매 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국내 시장에 출시된 후 단 한 번도 소형 CUV 세그먼트 월간 판매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지난해 약 73%라는 압도적인 판매 점유율로 크로스오버 시장 전체를 이끌었다. 지난해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집계 기준 각각 21만6833대, 21만4048대씩 해외 시장으로 수출됐다. 전체 자동차 수출 1~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특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작년 3월부터 본격적인 선적이 이뤄졌음에도 전체 수출량 1위 자리를 차지했다.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의 뛰어난 품질과 시장의 높은 평가는 공신력 높은 국내외 자동차 평가기관 및 미디어가 수여한 다수의 수상으로 입증되고 있다.미국의 유력 자동차 전문지 카앤드라이버(Car and Driver)는 매년 차량이 가진 가치와 뛰어난 주행 능력을 바탕으로 최고의 트럭과 SUV를 뽑는 ‘2024 베스트 10 트럭 & SUV’ 모델에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선정했다.미국의 유명 시장조사업체가 발표한 ‘2024 잔존가치상’에서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마이크로 SUV(Micro SUV)부문 최고의 잔존가치 모델로 평가받기도 했다. 신차품질조사(IQS)에서 트레일블레이저와 동일한 파워트레인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형제 모델인 뷰익 앙코르GX가 품질 1위 모델로 선정되기도 했다.한편, 쉐보레는 지난달 스페셜 에디션 모델과 새로운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적용한 2025년형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2025년형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기존 LS와 RS, ACTIV 트림과 함께 내외장 디자인에 강렬한 레드 포인트를 더하고 상품성을 높인 레드라인(REDLINE) 트림이 새롭게 추가된 것이 특징이다. ACTIV, RS 트림에는 모바일 앱을 통해 원격 제어(시동, 도어 잠금, 경적 & 비상등), 차량 상태 정보(주행기록, 타이어 공기압, 연료량, 엔진오일수명, 연비), 차량 진단 기능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온스타(Onstar) 서비스가 탑재된다.

2024.04.15 10:40

3분 소요
‘명불허전’ 현대차그룹, 글로벌 최고 브랜드 거듭났다

산업 일반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최고 권위의 품질조사에서 자동차그룹 기준 2년 연속 1위를 달성하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품질을 또 한 번 인정받았다.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J.D.Power)가 9일(현지시간) 발표한 ‘2023년 내구품질조사(VDS, Vehicle Dependability Study)’에서 글로벌 16개 자동차그룹사 중 가장 우수한 종합 성적을 거뒀다고 10일 밝혔다.세부적으로 보면 고급브랜드를 포함한 전체 31개 브랜드 가운데 제네시스가 2위(144점), 기아가 3위(152점), 현대차가 8위(170점)로 모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기아는 3년 연속 일반브랜드 1위에 오르며 ‘최우수 일반 브랜드상(Mass Market Nameplate)’을 받는 영예를 누렸다. 또한 제네시스는 13개 고급브랜드 중 2위, 현대차는 18개 일반브랜드 중 6위를 기록했다.이로써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16개 자동차그룹 가운데 가장 낮은 평균점수인 160점을 기록, 도요타(163점)와 제너럴모터스(165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와 함께 차종별로 ▶기아 K3(현지명 포르테)는 준중형차(Compact Car) ▶기아 K5 (현지명 옵티마)는 중형차(Midsize Car) ▶기아 스포티지는 준중형 SUV(Compact SUV) 차급에서 각각 1위에 올라 총 3개 차종이 ‘최우수 품질상(Segment Winner)’을 수상했다.이어 ▶현대차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는 준중형차(Compact Car) ▶현대차 싼타페는 중형 SUV(Midsize SUV) ▶기아 쏘렌토는 어퍼미드 SUV(Upper Midsize SUV) ▶기아 카니발(현지명 세도나)는 미니밴(Minivan) 차급에서 우수 품질상을 받았다.내구품질조사는 차량 구입 후 3년이 지난 고객들을 대상으로 184개 항목에 대한 내구품질 만족도를 조사한 뒤, 100대당 불만 건수를 집계한다. 점수가 낮을수록 품질만족도가 높음을 의미한다.신차품질조사(IQS, Initial Quality Study)와 함께 자동차 품질 평가의 양대 척도로 여겨지는 내구품질조사에서 현대차그룹이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결과는 앞으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판매 확대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자동차그룹 중 가장 우수한 내구품질을 거둔 배경에는 품질향상에 대한 전 부문의 끊임없는 노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고객의 기대에 지속적으로 부응할 수 있는 품질 유지를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2023년 내구품질조사는 2019년 7월부터 2020년 2월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총 31개 브랜드, 227개 모델, 3만62대의 차량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2023.02.10 12:06

2분 소요
현대차그룹, 美 제이디파워 내구품질조사 1위

산업 일반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J.D.Power)의 내구품질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은 제이디파워가 10일(현지시간) 발표한 2022년 내구품질조사에서 기아가 고급 브랜드를 포함한 전체 32개 브랜드 가운데 1위(145점)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기아는 일반 브랜드 1위에 오른 지난해에 이어 올해엔 전체 브랜드 1위를 차지해 ‘최우수 브랜드상’을 받았다. 이 조사에서 일반 브랜드가 고급 브랜드를 제치고 단독으로 전체 브랜드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구품질조사는 차량 구입 후 3년이 지난 고객을 대상으로 184개 항목에 대한 내구품질 만족도를 조사한 뒤, 100대당 불만 건수를 집계하는 조사다. 점수가 낮을수록 품질 만족도가 높다는 의미다. 올해 내구품질조사는 2018년 7월부터 2019년 2월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총 32개 브랜드, 139개 모델, 2만9487대의 차량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지난해 7위를 기록한 현대차는 올해 네 계단 상승해 전체 브랜드 3위(148점)를 차지했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고급 브랜드 4위에서 올해 1위(155점)로 올라서며 렉서스(159점)을 제쳤다. 고급 브랜드 1위이자 전체 브랜드 4위를 기록한 제네시스는 ‘최우수 고급브랜드상’을 받았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그룹은 글로벌 15개 자동차그룹 가운데 가장 낮은 평균점수인 147점을 기록해 도요타(158점)와 제너럴모터스(172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와 함께 차종별로는 현대차 싼타페가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현대차 쏘나타는 중형, 기아 쏘렌토는 중대형 SUV 차급에서 각각 1위에 올라, 총 3개 차종이 ‘최우수 품질상’을 수상했다. 또한 현대차 엘란트라(아반떼)가 준중형차, 현대차 투싼은 준중형 SUV, 현대차 벨로스터는 준중형 스포츠카, 기아 스포티지는 준중형 SUV, 기아 쏘울은 소형 SUV, 기아 옵티마(K5)는 중형차 차급에서 각각 우수 품질상을 받았다. 현대차그룹은 브랜드상 2개와 차종상 9개 등 11개 부문을 거머쥐며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을 경신했다. 현대차그룹은 신차품질조사와 함께 자동차 품질 평가의 양대 척도로 인식되는 내구품질조사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만큼, 향후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판매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신차품질조사에서 2년 연속으로 1~3위(전체 브랜드 기준 제네시스 1위, 기아 2위, 현대 3위)를 달성한 바 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2022.02.11 09:27

2분 소요
품질 강조한 추격자 정몽구 명예회장 '자동차산업 영웅' 됐다

산업 일반

미국이 현대자동차그룹을 인정했다. ‘3걸음 이상이면 차를 탄다’는 세계 1위 자동차 시장인 미국이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을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헌액했다. 한국인 최초다. 1939년 설립된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은 세계 자동차 역사에 남을 성과와 업적을 토대로 산업 발전에 중대한 기여를 한 인물을 엄선해 헌액한다. 2018년에는 토요타 창립자 토요타 기이치로가 2019년에는 FCA그룹 회장이었던 세르지오 마르치오네가 헌액됐다. 특히 벤츠 창립자 칼 벤츠, 포드 창립자 헨리 포드도 헌액된 자동차 명예의 전당은 이른바 ‘자동차 영웅관’으로 불린다. 자동차 명예의 전당은 7월 22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연 ‘2020·2021 자동차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을 헌액하고 “현대자동차그룹을 성공의 반열에 올린 글로벌 자동차업계 리더”라고 평가했다. 또 “글로벌 생산기지 확대, 고효율 사업구조 구축 등 정몽구 명예회장의 수많은 성과는 자동차산업의 전설적 인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밝혔다. 2001년 2월 정 명예회장(당시 현대·기아차회장)이 기아차 인수 등으로 자동차 명예의 전당으로부터 자동차업계 노벨상인 ‘올해의 자동차산업 공헌상’을 받은 지 20년 만이다. ━ ‘고장이 잦은 싸구려 차’에서 품질 1위로 실제 정 명예회장은 2001년 올해의 자동차산업 공헌상을 수상한 이후 현대차를 완전히 다른 회사로 만들었다. 그가 자동차 계열사들을 이끌고 현대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를 해 현대자동차그룹을 출범한 2000년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에서 ‘고장이 잦은 싸구려 차’로 불렸다. 같은 해 전체 37개 완성차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미국 신차품질조사에서 현대차는 34위 기아는 꼴찌(37위)를 기록할 정도였다. 하지만 현재 현대차와 기아는 제이디파워 신차품질조사에서 매년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현대차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4년 연속 1위를 꿰차고 있다. 정 명예회장의 ‘타협 없는 품질’ 경영이 빛을 발했다. 1970년 현대자동차 서울사업소 부품과 과장으로 현대그룹에 입사해 현대건설 자재부 부장, 현대차 서울사업소 이사 등을 거쳐 1999년 현대차 회장으로 취임한 정 명예회장은 취임 후 처음 떠난 미국 출장에서 차량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당시 품질이 뒷받침되지 못했던 현대차가 소비자들로부터 수없는 리콜 요청을 받으며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어서였다. NBC의 ‘쟈니 카슨 쇼’ 등 미국 코미디 프로그램은 정부의 정책 결정 오류를 현대차 구매 결정과 비교하며 현대차를 ‘현다이(die)’로 불렀다. 당시 현대차는 1986년 엑셀로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뒤 첫 해 12만6000대, 다음 해 26만4000대를 판매한 데 취해 '얼마나 잘 만드느냐'가 아닌 '얼마나 많이 만드느냐'에만 관심을 뒀다. 정 명예회장은 1999년 미국 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신차 출시 일정을 미루더라도 부실한 생산라인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제이디파워에 품질 관련 컨설팅을 받도록 했고, 품질 문제만큼은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또 경기도 화성시에 세계적 규모의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하고 한 달에 두 번씩 열리는 품질회의를 통해 품질을 개선했다. 그리고 미국 시장에서 ‘10년 10만 마일 워런티(품질보증)’ 공약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당시만 하더라도 워런티는 ‘2년, 2만4000 마일’이 일반적이었다. 토요타나 혼다 등 일본 완성차업체는 미친 결정이라고 비웃었다. 정 명예회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이 믿고 탈 수 있는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이라며 “그 기본이 바로 품질”이라고 받아쳤다. 정 명예회장의 품질제일주의는 미국에서 극적인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2016년 제이디파워가 발표한 ‘신차품질조사’에서 전체 33개 완성차 브랜드 가운데 기아는 1위(83점), 현대차는 3위(92점)에 올랐다. 그는 동시에 ‘빠른 추격자’ 전략을 폈다. 독일이나 미국의 선진 자동차 제조사들을 벤치마킹하거나 제휴해 그들과의 기술적 격차를 줄였다. 2002년 중국, 2004년 미국에 공장을 세우며 생산 물량을 빠르게 늘려나갔다. 그리고 2010년 올해의 자동차산업 공헌상을 수상할 당시인 2001년 시무식에서 밝힌 세계 5대 완성차업체로 성장 비전을 이뤄냈다. 미국 시장에서의 ‘10년, 10만 마일 워런티’는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토대가 됐고,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 판매량에 힘입어 2010년 토요타, GM, 폴크스바겐, 르노닛산에 5위가 됐다. 품질과 생산 확대를 모두 잡은 정 명예회장은 2013년 또 하나의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출범했다. 대중차만 만들던 현대차가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몽구 회장의 마지막 숙원 사업이었다. 일단 제네시스라는 자동차를 내놓은 다음 독립적인 고급차 브랜드로 키운다는 장기적인 계획이었다. 엔진은 물론 강판까지 직접 만드는 완성차 생산 수직계열화를 이룬 정 명예회장은 2013년 11월 제네시스용 강판을 만드는 현대제철을 방문해 “최고 품질의 강판 생산에 매진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 자필 서명 명판 디트로이트에 영구 전시 현대차그룹은 정 명예회장이 마련한 품질, 생산 규모, 고급차라는 3개의 축으로 최근 더욱 주목받고 있다. 2021년 제이디파워는 2021년 자동차 브랜드 충성도 조사에서 충성도 지표인 재구매율 순위에서 현대차(51%)와 기아(52.2%)가 각각 7위와 6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현대차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제이디파워의 신차품질조사에서 4년 연속 고급차 브랜드 1위를 차지 판매량 확대 및 수익성 개선을 이끌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기준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9.6%로 GM을 바짝 쫓고 있다. 유럽에선 시장 점유율 5위 업체가 됐다. 7월 22일 자동차 명예의 전당은 정 명예회장 자필 서명이 음각된 대리석 명판을 미국 디트로이트에 있는 자동차 명예의 전당 기념관에 설치·전시했다. 명판은 헨리 포드, 벤츠 창립자 카를 벤츠 등 자동차업계 전설과 나란히 영구 전시된다. 헌액식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아버지는 자동차를 사랑하는 분이셨습니다”라며 “탁월한 품질과 성능을 향한 지치지 않는 열정이 현대차그룹 제품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존의 틀을 과감히 탈피하고, 최고의 모빌리티 서비스 구현을 위해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배동주 기자 bae.dongju@joongang.co.kr

2021.07.27 18:18

4분 소요
[희미해지는 ‘랜드로버’의 존재감] 억대 가격에도 ‘품질 논란’ 확산, 1분기 판매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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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운동’ 일었던 일본차 판매 수준… 서비스센터 확충은 소극적 2016년 한국 시장에서 처음으로 1만대 판매를 넘어서며 수입차업계 안팎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랜드로버’가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다. 한때 ‘강남 싼타페’라는 수식어를 얻을 정도로 수입차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었지만 지난해부터 급격한 판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지난해 랜드로버의 판매량은 7713대로 전년(1만1772대) 대비 34.5% 급감했다. 수입차시장 점유율도 2018년 4.52%에서 2019년 3.15%로 떨어졌다. 올해 1~3월 판매는 더 심각하다. 1분기 동안 1494대 판매에 그쳤는데, 지난해 1분기 2796대 판매에 비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올해 1분기 수입차시장 점유율은 2.73%로 더 떨어졌다. 2014년 수준이다.업계에서는 랜드로버의 판매 급감 요인으로 ‘고객들의 품질 불만’을 꼽는다. 서비스 인프라 부족에 따른 서비스센터 이용 불편이 불만을 가중시켰다. 무리한 고가트림 전략도 판매 절벽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런 가운데 경쟁업체들이 SUV 라인업을 확충하며 ‘SUV 대표 브랜드’ 랜드로버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 ‘품질 불만’ 꼬리표에 판매 급감 랜드로버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2010년대 들어서다. 2012년부터 매년 150%의 성장세를 거듭했고, 2016년에는 연간 판매 1만대 고지를 넘어서며 수입차업계 판매 6위에 올랐다. 2013년까지 1%대에 그쳤던 수입차시장 점유율은 2014년 2%대(2.38%)로 올라섰고, 2017년엔 4.61%까지 비중을 높였다.하지만 연간 1만대 판매는 2018년에서 멈추었고, 이후 판매량이 급감했다. 지난해 랜드로버의 판매량 감소폭(34.5%)은 전체 수입차 판매량 감소폭(6.1%)을 훨씬 넘어선 수치다. 일본상품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은 닛산(-39.6%), 토요타(-36.7%)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수입차 시장 점유율도 전년 4.52%에서 1.37%포인트나 떨어졌다. 랜드로버의 판매 부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랜드로버는 신차 출시 효과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재규어 랜드로버코리아는 지난해 7월 2세대 레인지로버 이보크를 출시했는데, 출시 이후 9개월간 이보크의 판매는 월평균 77대에 그쳤다. 이전 모델의 2019년 1~5월 월평균 판매량(89대)보다 적은 수치다. 올해 2월 부분변경해 내놓은 디스커버리 스포츠도 2월 한달 동안 72대가 팔리는데 그쳤다.판매저조는 같은 회사 브랜드인 재규어도 마찬가지다. 재규어는 2017년 연간 판매량이 4125대까지 올랐으나 판매 감소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판매량은 2484대에 그쳤으며 올해 1~3월에는 225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월 평균 판매량이 75대 수준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연간 1000대 판매에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자동차업계에선 재규어랜드로버에 대한 ‘품질 논란’을 판매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교수(자동차학부)는 “일본차 브랜드의 판매 감소는 무역 갈등으로 인한 불매운동이라는 외부적 요인에 기인한 측면이 크지만, 랜드로버는 ‘품질’에 대한 불만족이 판매 감소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며 “브랜드의 매력도를 보고 비싼 가격에 차를 산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만 여론이 커지면서 급격한 판매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랜드로버의 품질에 대해서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가 있었는데, 2018년 가수 출신인 황현민씨와의 분쟁이 화제가 되며 표면에 드러났다. 황씨가 리스한 2016년식 랜드로버 디스커버리4가 6개월 사이 3번 멈춰서는 등 중대한 결함이 반복됐고, 결함에 대해 항의하는 과정에서 황씨는 딜러사 직원에게 폭언을 했다. 사건 초기 ‘전직 연예인의 갑질’로 보도됐지만, 랜드로버의 품질과 고객대응의 문제로 번졌다. 랜드로버의 품질과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많던 소비자들의 질타가 쇄도한 것.현재 황씨는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딜러사 천일오토모빌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진행 중이다. 황씨의 소송을 대리하는 정양훈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원고는 자동차의 결함으로 생명의 위협을 느꼈고 이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요구했는데, 피고는 허위·왜곡 보도를 사주해 연예인인 원고를 사회적으로 매장시켰다”고 주장했다.랜드로버의 품질에 대한 불만족은 우리나라의 일만은 아니다. 공신력 있는 시장조사 매체 미국 제이디파워(JD Power)가 지난 2월 발표한 ‘2020 내구품질조사(Vehicle Dependability Study, VDS)’에서도 랜드로버는 꼴찌를 기록했다.제이디파워의 내구품질조사는 조사 당시 기준 3년 전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을 대상으로 고객들의 만족도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총 177개 항목으로 만족도를 조사해 100대 당 발생한 문제·불만 건수를 집계한다. 그 점수가 낮을수록 높은 품질만족도를 의미한다. 이 조사에서 랜드로버는 220점을 받아 조사대상 32개 브랜드 중 32위를 기록했다. 1대당 2.2건의 문제나 불량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랜드로버와 같은 회사의 브랜드인 재규어 역시 186점을 받아 30위에 그쳤다.3개월 동안 판매된 신차 구매자의 만족도를 조사하는 JD파워의 신차품질조사(IQS) 결과 역시 비슷하다. 지난해 6월 발표된 신차 품질조사 결과에서 랜드로버는 123점을 받아 32개 브랜드 중 31위를 기록했다. 32위는 재규어(130점)다. ━ 서비스센터 37개로 늘린다더니 29개 그쳐 랜드로버 소유자들은 출고된 차의 잦은 고장에 더해 서비스에 대한 불만도 토로한다. 전문가들은 랜드로버의 판매가 짧은 기간 동안 빠른 속도로 늘었지만, 서비스에 대한 투자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고객들의 불만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호근 교수는 “랜드로버가 급격히 판매량을 늘리면서 운행되는 차가 늘어난 반면 서비스센터의 증설은 늦어졌다”며 “잔고장이 많은데 서비스센터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브랜드에 대한 만족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그럼에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서비스 투자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백정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대표이사는 품질 및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는 점을 의식해 지난해 1월 ‘서비스 네트워크 확충 및 품질 강화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마저도 지키지 않았다.해당 계획에서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당시 27개이던 서비스센터를 2019년 말까지 37개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현재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서비스센터는 29개에 그친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관계자는 “2019년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신규 서비스센터 개소가 연기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올해 서비스센터 확충 계획을 보면 단순한 연기로 보기 어렵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3개의 신규 서비스센터 오픈을 준비하고 있고, 기존 2개의 서비스센터는 규모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말까지 37개를 확충하겠다던 계획이 2020년 말까지 32개로 바뀐 셈이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는 올해 들어 벌어진 일이다.서비스센터를 만드는 것은 딜러사의 몫이다. 하지만 판매량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딜러사가 적극적으로 서비스센터 투자에 나설 리는 만무하다. 국내 한 수입차 딜러사 관계자는 “랜드로버의 경우 1년 사이 판매량이 급감했고 앞으로도 판매량이 회복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며 “수입사가 딜러에게 부여하는 판매 목표도 지난해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설정돼있다”고 말했다.본사가 모든 이익을 가져가는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구조적 문제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발생하는 이익을 모두 본사에 배당한다. 3월 결산법인인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최근 감사보고서(2018년 4월~2019년 3월)를 살펴보면 133억5697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133억5630만원을 영국 본사에 배당했다.고배당을 무조건 비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배당을 위해 필요한 비용마저 절감한다면 국내에서 판매 확대를 도모하긴 어렵다. 실제 2018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늘었지만 이 회사가 딜러사에 2018년 4월~2019년 3월 지급한 판매촉진비는 약 119억원으로 직전회계년도(약 137억원) 대비 오히려 줄었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랜드로버는 본사의 경영사정이 악화하다보니 조금이라도 더 비용을 절감하는 데 집중하는 듯 하다”며 “수입사 사정이 이렇다보니 딜러사가 서비스인프라 확대를 추진할 리는 만무하다”고 말했다. ━ 경쟁모델 늘면서 ‘고가 전략’이 자충수로 랜드로버의 판매 저조 이유는 제품 자체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찾을 수 있다. 랜드로버의 반짝 인기는 ‘SUV 특화 브랜드’가 제공하는 다양한 라인업의 SUV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는데, 다른 브랜드들이 최근 몇 년 사이 앞다퉈 SUV 라인업을 강화해 이런 효과가 희석됐다는 분석이다.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자동차학과)는 “랜드로버는 오프로드 SUV 분야에서 독보적인 브랜드 가치를 가지고 있었지만 최근의 신차들은 이런 측면에서 혁신적이지 못하고 다소 개성이 흐려진 측면이 있다”며 “재규어랜드로버 영국 본사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실제 랜드로버가 우리나라에서 판매하는 SUV 라인업은 6종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이 정도의 SUV 라인업을 가진 브랜드는 없었다. 하지만 벤츠와 BMW는 물론 지프, 볼보 등이 한국 시장에서 SUV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볼보와 지프는 지난해 1만대 판매를 돌파하는 등 가장 큰 성장률을 보이는 브랜드로 주목받는다. 현대차도 2018년 팰리세이드와 올 초 제네시스 GV80 등 라인업을 더하며 경쟁자로 가세했다.랜드로버의 무리한 고가트림 위주의 전략도 구매 유인을 줄이는 요인이다. 랜드로버코리아가 국내에 수입하는 차는 고가 트림 위주다. 이 때문에 고객들의 선택지는 좁다. 랜드로버 브랜드의 플래그십으로 불리는 레인지로버의 경우 3리터 디젤 기준 권장소비자가격이 미국에선 9만1700달러(약 1억1000만원)부터 시작한다. 영국에선 8만4105파운드(약 1억2600만원)이다. 이에 반해 한국에선 가장 저렴한 모델이 1억8000만원부터다.이에 대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측은 “생산공장이 영국을 포함한 유럽 지역에 위치해 재고 판매를 할 수밖에 없어서 국내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옵션들을 탑재해 신차를 출시한다”며 “개별 주문 방식도 제공하고 있으나, 주문 후 차량 인도까지 최소 6개월 이상의 대기 시간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필수 교수는 “랜드로버의 브랜드 가치는 결국 충성고객에 있다”며 “랜드로버코리아로선 충성고객을 우대하는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다양한 선택권을 부여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2020.04.11 10:35

7분 소요
품질로 미국 시장 점령한 현대차그룹

산업 일반

제네시스·현대차·기아차가 미국서 실시된 신차 품질조사 1~3위 석권 … “차체 성능뿐만 아니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도 뛰어나” “한국 자동차 브랜드는 미국인 운전자가 원하는 것을 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한국 자동차 브랜드 품질이 일본과 독일을 넘어섰다.” (포브스)“한국 자동차가 품질 순위에서 포르쉐를 눌렀다.” (블룸버그)지난 6월 20일 미국 주요 일간지를 장식한 헤드라인이다. 이날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의 신차 품질조사(IQS)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브랜드인 제네시스, 기아, 현대차가 1~3위를 석권하자 미국 언론은 해당 사실을 앞다퉈 보도했다.제네시스는 이번 신차품질조사에서 전체 브랜드 중 1위, 프리미엄 브랜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하며 독일과 일본 프리미엄 브랜드가 양분해온 미국 시장 진출 2년 만에 최고 성적인 68점을 기록했다. 제네시스에 이어 전체 2위를 차지한 기아차는 독일·미국·일본 등 수많은 경쟁 브랜드를 제치고 4년 연속 일반 브랜드 1위에 올랐다. 현대차도 전체 3위, 일반 브랜드 2위를 달성하고 투싼으로 소형SUV 차급 최우수 품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차종 개별 순위에서도 현대차그룹은 두각을 나타냈다. 각 차급별로 선정된 우수 품질 차종 54개 가운데 10개가 현대차그룹에서 나왔다. 제네시스 EQ900(현지명 G90)과 현대차의 투싼, 기아차의 리오와 쏘렌토는 각 차급에서 최우수 품질 차종으로 평가받았다. 미국 IT전문지 씨넷은 “한국 자동차가 품질보다 저가 공세로 미국 시장을 공략한다는 잘못된 믿음은 이제 완전히 산산조각났다”고 보도했다.IQS는 JD파워가 1987년부터 매년 실시하는 미국 최고 권위의 신차 품질조사다. JD파워는 11월부터 그 다음 해 2월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신차를 대상으로 구입 후 3개월이 지난 차량의 고객에게 233개 항목에 대한 품질 만족도를 조사한다. 이를 100대당 소비자의 불만건수로 수치화해 순위를 매긴다. 점수가 낮을수록 품질만족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IQS는 미국인 소비자의 차량 구매 기준이 되기 때문에 자동차 업계에 중요한 지표”라고 설명했다.미 언론과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블루링크, 기아차의 UVO(유보) 등 IT 시스템의 우수성을 높은 순위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포브스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차체의 성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업계 최고의 커넥티드카 기능도 갖췄다”며 “블루링크와 UVO는 사용이 간편해 다른 커넥티드카 개발 업체들도 현대차와 기아차를 뒤따른다”고 분석했다. 데이브 사젠트 JD파워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의 제조사들은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제품의 사소한 부분에도 신경을 기울인 결과 상위권을 휩쓸었다”며 “그들은 설계 단계부터 미국 소비자의 요구에 관심을 기울이고 소비자에 대한 지식을 철저하게 제품에 적용했다”고 평했다. 사젠트는 “요즘엔 기계에서 불량이 발생하는 일이 잘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 시스템이다. 기계 고장보다 인포테인먼트 디자인 결함이 소비자를 더 화나게 한다”며 현대차와 기아차가 이 부문에서 뛰어나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차량 순위가 높은 이유는 제품의 전자장치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복잡하지 않고 간편해서 소프트웨어로 인한 고장이나 사용자의 혼란 등의 문제가 적기 때문이다.” 사젠트에 따르면 이번 순위에서 하위권을 기록한 볼보나 랜드로버 등 브랜드의 경우 소비자는 복잡하고 쓰기 어려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많은 불만을 표했다.런칭하자마자 2년 연속 최고의 성적을 낸 제네시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제네시스는 2015년 11월 탄생해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16년 8월 독자 브랜드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자마자 이듬해 IQS 프리미엄 브랜드 1위를 거머쥐었다. 씨넷은 “제네시스는 독립 브랜드가 된 지 2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개량된 G80과 신형 G70이 앞장서서 브랜드 순위를 끌어올렸다”며 놀라움을 나타냈다.미국은 중국과 함께 전 세계 고급차 시장에서 포르쉐, 벤츠, BMW, 렉서스 등 글로벌 프리미엄 세단의 대표적인 판매 거점이자 가장 치열한 격전지로 여겨진다. 제네시스가 이번 신차품질조사에서 우수한 품질평가를 받은 것은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음은 물론, 대한민국 프리미엄 브랜드의 높은 품질기술력을 증명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G70, G80, G90 등으로 프리미엄 라인업을 완성한 제네시스 브랜드는 내년 브랜드 최초의 프리미엄 SUV를 선보이며 프리미엄 SUV시장에서 다시 한번 우수한 품질 경쟁력을 입증할 계획이다.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제네시스사업부 부사장은 “JD파워의 신차품질조사에서 2년 연속 최고의 성적을 낸 것은 제네시스가 소비자로부터 신뢰받는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라며 “제네시스는 앞으로도 항상 고객을 최우선으로 두고 최고의 품질을 위해 타협하지 않는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준 기자※

2018.07.10 13:12

3분 소요
품질로 미국 시장 점령한 현대차그룹

산업 일반

제네시스·현대차·기아차가 미국서 실시된 신차 품질조사 1~3위 석권 … “차체 성능뿐만 아니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도 뛰어나” “한국 자동차 브랜드는 미국인 운전자가 원하는 것을 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한국 자동차 브랜드 품질이 일본과 독일을 넘어섰다.” (포브스)“한국 자동차가 품질 순위에서 포르쉐를 눌렀다.” (블룸버그)지난 6월 20일 미국 주요 일간지를 장식한 헤드라인이다. 이날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의 신차 품질조사(IQS)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브랜드인 제네시스, 기아, 현대차가 1~3위를 석권하자 미국 언론은 해당 사실을 앞다퉈 보도했다.제네시스는 이번 신차품질조사에서 전체 브랜드 중 1위, 프리미엄 브랜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하며 독일과 일본 프리미엄 브랜드가 양분해온 미국 시장 진출 2년 만에 최고 성적인 68점을 기록했다. 제네시스에 이어 전체 2위를 차지한 기아차는 독일·미국·일본 등 수많은 경쟁 브랜드를 제치고 4년 연속 일반 브랜드 1위에 올랐다. 현대차도 전체 3위, 일반 브랜드 2위를 달성하고 투싼으로 소형SUV 차급 최우수 품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차종 개별 순위에서도 현대차그룹은 두각을 나타냈다. 각 차급별로 선정된 우수 품질 차종 54개 가운데 10개가 현대차그룹에서 나왔다. 제네시스 EQ900(현지명 G90)과 현대차의 투싼, 기아차의 리오와 쏘렌토는 각 차급에서 최우수 품질 차종으로 평가받았다. 미국 IT전문지 씨넷은 “한국 자동차가 품질보다 저가 공세로 미국 시장을 공략한다는 잘못된 믿음은 이제 완전히 산산조각났다”고 보도했다.IQS는 JD파워가 1987년부터 매년 실시하는 미국 최고 권위의 신차 품질조사다. JD파워는 11월부터 그 다음 해 2월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신차를 대상으로 구입 후 3개월이 지난 차량의 고객에게 233개 항목에 대한 품질 만족도를 조사한다. 이를 100대당 소비자의 불만건수로 수치화해 순위를 매긴다. 점수가 낮을수록 품질만족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IQS는 미국인 소비자의 차량 구매 기준이 되기 때문에 자동차 업계에 중요한 지표”라고 설명했다.미 언론과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블루링크, 기아차의 UVO(유보) 등 IT 시스템의 우수성을 높은 순위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포브스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차체의 성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업계 최고의 커넥티드카 기능도 갖췄다”며 “블루링크와 UVO는 사용이 간편해 다른 커넥티드카 개발 업체들도 현대차와 기아차를 뒤따른다”고 분석했다.데이브 사젠트 JD파워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의 제조사들은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제품의 사소한 부분에도 신경을 기울인 결과 상위권을 휩쓸었다”며 “그들은 설계 단계부터 미국 소비자의 요구에 관심을 기울이고 소비자에 대한 지식을 철저하게 제품에 적용했다”고 평했다. 사젠트는 “요즘엔 기계에서 불량이 발생하는 일이 잘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 시스템이다. 기계 고장보다 인포테인먼트 디자인 결함이 소비자를 더 화나게 한다”며 현대차와 기아차가 이 부문에서 뛰어나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차량 순위가 높은 이유는 제품의 전자장치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복잡하지 않고 간편해서 소프트웨어로 인한 고장이나 사용자의 혼란 등의 문제가 적기 때문이다.” 사젠트에 따르면 이번 순위에서 하위권을 기록한 볼보나 랜드로버 등 브랜드의 경우 소비자는 복잡하고 쓰기 어려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많은 불만을 표했다. 런칭하자마자 2년 연속 최고의 성적을 낸 제네시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제네시스는 2015년 11월 탄생해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16년 8월 독자 브랜드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자마자 이듬해 IQS 프리미엄 브랜드 1위를 거머쥐었다. 씨넷은 “제네시스는 독립 브랜드가 된 지 2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개량된 G80과 신형 G70이 앞장서서 브랜드 순위를 끌어올렸다”며 놀라움을 나타냈다.미국은 중국과 함께 전 세계 고급차 시장에서 포르쉐, 벤츠, BMW, 렉서스 등 글로벌 프리미엄 세단의 대표적인 판매 거점이자 가장 치열한 격전지로 여겨진다. 제네시스가 이번 신차품질조사에서 우수한 품질평가를 받은 것은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음은 물론, 대한민국 프리미엄 브랜드의 높은 품질기술력을 증명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G70, G80, G90 등으로 프리미엄 라인업을 완성한 제네시스 브랜드는 내년 브랜드 최초의 프리미엄 SUV를 선보이며 프리미엄 SUV시장에서 다시 한번 우수한 품질 경쟁력을 입증할 계획이다.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제네시스사업부 부사장은 “JD파워의 신차품질조사에서 2년 연속 최고의 성적을 낸 것은 제네시스가 소비자로부터 신뢰받는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라며 “제네시스는 앞으로도 항상 고객을 최우선으로 두고 최고의 품질을 위해 타협하지 않는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준 기자

2018.07.09 15:00

3분 소요
[美 JD파워 품질평가 석권한 현대차그룹] 제네시스·현대차·기아차 1~3위 휩쓸어

자동차

세계 최대 미국 시장에서 품질 인정받아…“결함 없는 자동차” 신뢰 쌓아 ‘사람이 개를 물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그리고 기아자동차가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JD파워의 신차품질조사(IQS)에서 1∼3위를 휩쓸자 6월 21일자 포브스 인터넷 판에 실린 기사 제목이다. 기사를 작성한 포브스의 데이비드 켈리 기자는 “한국 자동차 브랜드가 품질로 명성 높은 도요타와 BMW를 제쳤다”며 “현대차그룹의 제네시스, 현대차, 기아차는 제이디파워의 2018 신차품질조사에서 100대당 가장 적은 문제를 기록했다”고 기사에 소개했다. JD파워의 신차품질조사는 지난 2∼3월 미국 시장에서 2018년형 모델을 구매한 운전자 7만5700명을 대상으로 구입 직후 90일 간 차량에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했는지 품질 만족도를 설문 형태로 파악해 점수를 매긴 것이다. 점수가 낮을수록 품질이 우수하다. IQS는 일반브랜드(18개)와 프리미엄 브랜드(13개), 그리고 이 둘을 합친 전체 브랜드(31개)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발표한다. JD파워의 글로벌 담당 부사장 데이브 서전트는 이번 조사와 관련해 “자동차가 점점 복잡해지고 자동화됨에 따라 소비자에게 결함 없는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제이디파워의 브랜드 품질조사에서 현대차그룹의 3개 브랜드가 1∼3위를 휩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브스뿐만 아니라 USA 투데이, 월스트리트 저널, FOX, 불름버그 같은 주요 외신에서도 이를 비중 있게 다뤘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들 3개 브랜드가 톱 3에 올랐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한국 자동차 브랜드가 미국 운전자들이 원하는 바를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USA 투데이는 “JD파워 신차품질조사의 우승자는 메르세데스-벤츠, BMW가 아니라 놀랍게도 한국 자동차 브랜드였다”라고 보도했고, CBS뉴스는 “한국이 또 뉴스를 만들어냈다”며 “국제정치 상황이 아니라 미국인들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JD파워의 신차품질조사 톱 3를 석권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JD파워 신차품질평가 순위에서 4위는 포르쉐, 5위는 미국 브랜드인 포드, 6∼10위 쉐보레(GM 브랜드), 링컨, 렉서스, 램(피아트크라이슬러의 트럭 브랜드), 닛산 순이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의 품질경영이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인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인정받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 현대차 공장도 최초로 수상 이번 조사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차지한 브랜드는 제네시스다. 68점으로 전체 브랜드와 프리미엄 브랜드 순위 모두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제네시스는 또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2년 연속으로 1위에 올랐다. 제네시스는 또 EQ900(현지명 G90)이 대형 프리미엄 차급 1위 최우수 품질상(Segment Winner)을 수상했고, G80이 중형 프리미엄 차급 우수 품질상을 탔다. 베스트 프리미엄 브랜드상도 받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독일과 일본 프리미엄 브랜드가 양분해온 미국 시장에 2016년 8월 독자 브랜드로 진출해 2년 만에 이룬 성과”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 확대를 반영해 내년에 브랜드 첫 프리미엄 SUV를 출시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독일·미국·일본 등 수많은 경쟁 브랜드를 제치고 총점 72점으로 일반브랜드 1위에 올랐다. 이는 2015년, 2016년, 2017년에 이어 4번째다. 전체 브랜드 순위에서는 제네시스에 이어 2위였다. 차종별로는 쏘렌토가 중형 SUV 차급에서, 프라이드(현지명 리오)가 소형 차급에서 각각 1위에 올라 ‘최우수 품질상’을 받았다. 또 준중형(Compact) 차급에서 K3, 중형 차급에서 K5, 소형 SUV 차급에서 스포티지, 미니밴 차급에서 카니발이 각각 우수 품질상을 수상하며, 기아차는 총 6개 차종이 최우수·우수 품질상을 받았다. ━ 빛 발한 정몽구 회장의 품질 경영 현대차는 기아차에 이어 일반브랜드 2위(74점)에 올랐다. 74점은 현대차가 받은 역대 최고 점수다. 지난해 4위에서 2계단 상승했다. 현대차는 2006년, 2009년, 2014년 일반브랜드 1위에 오른 바 있다. 차종별로 보면 투싼은 소형 SUV 차급에서 1위인 최우수 품질상을 받았고, 싼타페가 중형 SUV 차급에서 우수 품질상을 수상했다. 또 현대차의 울산 52공장(투싼 생산)이 아태지역 최우수 품질공장상 동상을 받았다. 울산 52공장은 아태지역 33개 공장 중 품질 3위에 올랐다. 현대차 공장이 수상한 것은 처음이다. 현대차 관게자는 “앞으로도 고객에게 최고의 품질을 제공하며 고객 감동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번 JD파워의 높은 평가는 그동안 현대자동차가 추구해온 품질경영의 성과로 꼽힌다.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1999년 취임 이후 품질경영을 강력하게 추진했다.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기업의 미래를 좌우한다고 판단해서다. 정 회장은 생산·영업·애프터서비스로 나뉘어 있던 품질 부서를 모아 품질총괄본부를 만들었다. 매달 품질 및 연구개발, 생산 담당 임원들을 모아 품질 관련 회의를 주재했다. 미국과 유럽·중국 같은 주요 시장을 직접 찾아 다니며 현장 상황도 파악했다. 미국에서 현대차가 ‘품질이 가장 떨어지는 차’로 통하는 모습을 본 정 회장은 JD파워에 품질 컨설팅을 의뢰한 일도 있다. 정 회장은 “고객이 만족하는 품질 수준을 넘어서 고객에게 감동을 주고 감성을 만족시키는 품질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며 앞장서서 품질경영을 이끌고 있다.

2018.07.0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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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공백 76일 경영 손익] 상처 입었지만 체질 바꾸는 기회

산업 일반

정몽구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현대차 비자금 사건으로 자리를 비운 지 76일(구속 61일, 병원 15일) 만이다. 7월 14일 앨라배마 주지사를 접견하기 위해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에 모습을 드러낸 정 회장은 특유의 현장경영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도 “회장의 특성상 칩거하거나 사무실에 머물러 있는 모습을 상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당장 정 회장 구속으로 중단된 해외 공장 착공식 등 직접 나설 일이 많다. 또다시 시작된 파업도 정 회장의 결심이 있어야 풀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경영은 곧바로 정 회장의 경영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오너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다. 그것 때문에 정 회장이 결국 구속됐다. 이제 다소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삼성의 이건희 회장과 달리 정몽구 회장은 직접 실무를 챙기는 스타일이다. 그 때문에 그의 공백으로 경영 손실도 적지 않았다. 경영 손실= 가장 큰 손실은 정 회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글로벌 경영에 차질이 생긴 점이다. 지난 4월 26일로 예정됐던 기아차의 미국 조지아주 공장 착공식이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지난 5월 17일로 예정돼 있던 현대차 체코 공장 착공식도 연기됐다. 정 회장 복귀로 이 두 사업은 정상 궤도에 오르겠지만 상대국 정부와 주 정부는 물론 해외 투자가들도 현대자동차의 경영 안정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독일 월드컵 공식 스폰서인 현대차로서는 정 회장이 월드컵 기간 구속돼 있었다는 게 큰 타격이다. 공식 후원업체인 현대차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를 상대로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특히 정 회장은 개막 때, ‘굿윌볼 로드쇼 피날레’ 등을 비롯한 각종 공식 행사에 참석해 다양한 월드컵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었으나 불발됐다. 현대차는 전 세계 213개국 350억 명이 시청할 것으로 예상되는 독일 월드컵의 경기장 로고 노출, 차량 지원 등을 통해 7조원의 브랜드 홍보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정 회장 불참으로 세계 최고경영자 및 오피니언 리더들과의 ‘경제 정상 외교’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지난 4, 5월에 계획됐던 국내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한 1분기 기업설명회와 해외 IR을 취소한 것도 정 회장 구속 여파다. 특히 해외 IR은 현대차 그룹의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현대차 그룹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도 있다. 현대차 그룹의 또 다른 숙원사업인 일관제철소 일정도 차질을 빚었다. 특히 정 회장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추진해온 일관제철소 가동을 위해서는 해외에서 양질의 철광석을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정 회장은 7월께에 중남미를 직접 방문해 세계 최대의 철광석 공급업체와 철광석 장기 공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해 말 정 회장은 호주 BHP 발리튼사를 직접 방문해 철광석 광산을 시찰하고 2010년부터 10년간 양질의 철광석과 유연탄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원료 공급 방안을 직접 챙겨왔다. 하지만 정 회장의 부재로 중남미 방문이 연기됨에 따라 하반기로 계획돼 있던 일관제철소 기공식 일정도 불투명하게 됐다. 무엇보다 가장 큰 손실은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 훼손이다. 최근 몇 년간 품질경영, 속도경영을 앞세워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던 현대차가 뜻밖의 비자금 사태라는 암초를 만나 브랜드 가치에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 저널 아시아판은 지난 4월 10일자 신문에서 “그동안 현대차는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세계적 자동차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약진해 왔지만 검찰 수사로 인해 앞길에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뉴욕 타임스, 파이낸셜 타임스, ABC TV 등도 현대차의 검찰 수사를 비중있게 다뤘다. 최근 발표된 2006년 제이디파워 신차품질조사(IQS)에서 현대차는 도요타, 벤츠, BMW 등 유명 브랜드를 추월하고 고급 브랜드를 제외한 일반 브랜드 순위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지만 그간의 부정적인 보도에 묻히는 느낌이다. 정 회장의 현장 경영에 의지해온 현대차로서는 정 회장 부재 중 일부 해외 판매망의 이탈과 시장 점유율 하락 등이 겹친 것도 적지않은 손실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을 정 회장 부재와 직결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그동?직접 실무를 챙겨오던 정 회장이 손을 놓으면서 현대차 임원들도 한동안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보이지 않는 이익= 외형적으로 정 회장 구속이 큰 손실을 가져다 주었지만 사실 보약이 된 점도 있다. 글로벌 기업으로 급성장하고 있던 현대차 그룹에 시스템 경영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시켜 주었다. 그동안 현대차는 정 회장의 의사결정에 모든 것을 의존했다. 정 회장이 원래 진두지휘하는 업무 스타일이긴 하지만 매출 50조원이 넘는 대기업에는 다소 어색한 면이 있었다. 모든 의사결정을 회장에게 맡기다 보니 리스크도 회장이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번 사태 직후 언론에서도 집중적으로 시스템 경영 부재, 럭비공 인사의 문제를 거론한 것도 이런 현실을 반영해 주고 있다. 일단은 보석 상태고, 또 감옥에 갔다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당분간 현대차 경영은 정 회장이 직접 나서는 것보다 대리인을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 물론 정 회장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전문경영인들의 활동반경이 다소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어차피 글로벌 기업으로 가기 위해서는 1인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실행하는 체제로는 한계가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당분간 회장이 직접 전면에 나서기에는 부담스럽지 않겠느냐?”고 했다. 현대차 사태가 터지기 직전 과장급 이상 직원의 연봉 동결과 협력업체 납품단가 10% 인하 요구 등이 있었다. 당시 협력업체들은 “이렇게 가면 회사가 적자난다. 대기업의 횡포”라는 말을 했다. 과장급 이상 직원들도 연봉 동결에 볼멘소리가 있었다. 최근 현대차가 급성장을 계속해 가면서 주변에서는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납품업체는 물론 정부, 언론에서도 “현대차가 지나치게 공격적이다”는 말이 나왔다. 승승장구하면서 주변에 대해 돌아보거나 다른 목소리에 귀를 닫았다는 비판도 있었다. 이번 사태를 통해 현대차는 몸을 낮추고 다양한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등 과거와 다른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급조된 듯한 발표지만 사회공헌에 관심을 돌리겠다는 것도 어쨌든 긍정적이다. 특히 현대차처럼 부품·협력 업체가 많고, 종업원 등 많은 관계자가 있는 회사가 별다른 사회공헌 프로그램 없이 글로벌 기업으로 가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SK그룹도 최태원 회장의 구속과 소버린 사태를 지나면서 사회공헌에 눈을 떴다. 현대차의 1조원 사회 헌납 건도 당초 계획했던 복지재단 일임 기부 방안 외에 사회단체의 저명인사를 재단장으로 한 별도의 사회재단 구성과 자동차산업발전기금으로의 전환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이 논의 중이다. 현대차는 최근 구매관리사업부 내에 실무진 6명으로 구성된 상생협력추진팀을 조직했으며,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도 업체협력팀과 상생협력추진팀을 통해 그룹 차원의 상생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왕자의 난 등 개인적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최근 현대차의 경영권 승계작업은 다소 빠르다는 주변의 우려가 있었다. 이번 사건도 결국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특히 최근 정부도 경영권 승계에 법 잣대를 엄격히 적용하고 있고, 시민단체도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등 과거와 상황이 달라졌다. 글로벌 기업에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불가피하다. 현대차가 이런 보약들을 어떻게 활용할까?

2006.07.1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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