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CONOMIST

477

기업의 성공에 필수적인 게 무엇이냐고 묻는다면…[새로 나온 책]

벌써 4년이 흘렀다. ‘크래프톤 웨이 배틀그라운드 신화를 만든 10년의 도전’은 게임 분야뿐만 아니라 스타트업계에서도 화제가 됐다. 이 책은 성공이라는 길에 숨겨진 노력과 사람들의 갈등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가야만 하는 기업의 속살을 생생하게 보여줬다. 특히 독자의 눈길을 끈 것은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과 구성원들 사이의 적나라한 갈등이다. 어떤 기업에 관련된 책에서는 볼 수 없는 날것의 이야기였다. 이는 기자 출신의 이기문이 크래프톤의 내부 인사들의 인터뷰와 내부 인사들의 메일 등 촘촘한 자료를 근거로 해서 작성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크래프톤 웨이’를 기억하는 이들의 눈길을 다시 한번 끄는 책 ‘배틀그라운드, 새로운 전장으로’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이 책을 끌고 간 이는 다시 이기문이다. 첫 책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에 저절로 눈길이 간다. 첫 번째 책이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을 내놓고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선 과정을 그렸다면, 두 번째 책은 배틀그라운드 출시 이후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의 고군분투기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첫 책이 끝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크래프톤의 5년의 성장과 분투기를 담았다. 기자 출신의 저자는 다시 한번 크래프톤의 회의록과, 경영평가, 이메일 등 내부 자료 500기가바이트의 파일을 꼼꼼하게 살피면서 이 책을 엮었다. 2017년 591명의 임직원이 2021년에는 2110명으로 늘었다. 인원이 급격하게 늘면서 잡음과 갈등은 또 다시 커졌다. 조직 개편부터 점심값과 출퇴근 시간 등 다양한 이슈가 터졌지만 이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고 실행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회사의 급격한 성장에는 필수적으로 성장통이 이어진다. 크래프톤 웨이가 보여줬던 창업 초기의 갈등과 성장 이후에 벌어지는 갈등은 다르지만 결론은 비슷하다. 사람이 모여 있는 곳에는 언제든 갈등이 발생한다는 것이고, 이를 해결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회사 내부의 민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자신 있게 보여줄 수 있는 크래프톤과 장병규 의장의 자신감은 여전히 부럽기만 하다.◆이주의 신간 단 한 번의 삶베스트셀러 작가 김영하가 ‘여행의 이유’ 이후 6년 만에 선보인 산문집이다. 초기 구독자의 초대로만 가입이 가능했던 유료 이메일 구독 서비스 ‘영하의 날씨’에 2024년 연재했던 글을 다듬어 묶은 책이다. 진솔한 가족사와 직접 경험한 인생의 순간을 바라보는 그만의 사유는 독자들을 매혹시킨다. 저자의 이야기는 하나로 집중된다. 내 앞에 놓인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다. 저자가 담담히 풀어낸 솔직한 경험과 고민은 내 자신의 삶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도와준다. ‘시작은 모르는데 어느새 내가 거기 들어가 있었고, 어느새 살아가고 있고, 어느새 끝을 향해 가고 있다’는 작가의 말을 다시 한번 곱씹어 보자. 인생을 바라보는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듀얼 브레인아마존이 ‘2024년 과학 분야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책이다. 저자인 이선 몰릭은 영국의 ‘타임스’가 선정한 ‘인공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현재 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의 부교수로 일하고 있다. 인공지능(AI)와 시뮬레이션이 교육 현장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오랫동안 연구했다. 이 책은 AI 시대에 어떻게 적응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실용적인 관점의 책이기도 하다. 챗GPT 등의 특징과 한계를 명확하게 알려주고, AI를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한다. 저자는 AI가 바꿔놓을 시대를 예측하고 그 가능성을 전문가의 시각으로 분석한다. 한국이란 무엇인가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우리 사회에 질문을 던진다. 계엄이라는 낯선 환경과 상황을 접하면 자연스럽게 ‘한국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저자인 김 교수는 한국 사회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사유한다. 거침없는 상상력과 리듬감 있는 문장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김 교수는 오랫동안 품은 이 질문을 가지고 한국 사회를 새롭게 해체한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로 나눴지만 시간 순서로 기술한 게 아니다. 무엇보다 12.3 계엄을 접하고 김 교수는 한국 사회의 정치적 기반의 취약성과 우리의 일상이 어떤 질서 위에 있는지 고발한다. 김 교수는 한국 사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가를 바라보는 시선의 재구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2025.04.11 11:00

3분 소요
흥국화재, 생성형 AI 경진대회 개최…실무 혁신 본격 시동

보험

태광그룹 금융계열사인 흥국화재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실무 혁신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생성형 AI 경진대회’를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생성형 AI 경진대회’에는 총 30개 팀, 63명이 참가해 AI 기반 자동화 및 문제 해결을 주제로 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참가자들은 3월 10일부터 28일까지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아이디어 기획서와 함께 화면 흐름도, 데모 영상, 주요 알고리즘 등을 포함한 실무 중심의 콘텐츠를 준비했다.1차 예선은 인터뷰 심사 방식으로 진행됐고 심사를 통해 선발된 7개 팀은 지난 9일 본선 대비 워크숍에 참가했다. 워크숍에서는 외부 전문가가 초청되어 생성형 AI 도구 활용법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고, 각 팀의 출품작을 보다 완성도 있게 보완할 수 있도록 맞춤형 멘토링이 제공됐다.오는 24일 개최되는 본선에서는 각 팀이 직접 솔루션을 시연하고 발표하며 최종 순위가 결정된다. 수상자에게는 ▲대상(1위) 상금 200만 원과 ChatGPT Plus 3개월 구독권 ▲우수상(2~3위) 상금 100만 원과 ChatGPT Plus 3개월 구독권 ▲장려상(4~5위) 상금 50만 원과 ChatGPT Plus 3개월 구독권이 수여되며, 본선 진출팀과 전체 참가자에게도 각각 ChatGPT Plus 구독권이 지급된다.최근 보험업계에서는 챗봇을 활용한 고객 응대, AI 기반 리스크 평가,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기술과의 결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성형 AI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흥국화재는 내부 디지털 전환 전략의 일환으로 AI 기술을 실무에 적용하기 위한 실험과 시도를 지속해 왔으며, 이번 사내 경진대회는 구성원 주도의 창의적 솔루션 발굴과 확산을 목표로 기획됐다.이번 대회는 단순한 경연을 넘어, 제안된 아이디어들의 실질적 활용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수상작을 포함한 모든 아이디어는 모음집으로 제작되어 사내 게시판을 통해 전 직원에게 전파되며, 우수 솔루션은 구체화 단계를 거쳐 실제 업무 적용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흥국화재 관계자는 “사내 구성원들이 직접 발굴한 AI 아이디어를 조직 전체의 자산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이번 경진대회의 가장 큰 의미”라며 “워크숍과 본선 과정을 거치며 더욱 정교해진 솔루션들이 실무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5.04.10 13:18

2분 소요
슈퍼센트, 새로운 주주와 함께 글로벌 콘텐츠 테크 기업으로 도약 선언

산업 일반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 중인 하이퍼 캐주얼 게임 퍼블리셔 슈퍼센트(주)가 MC파트너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이번 거래는 슈퍼센트의 고속 성장성과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강한 신뢰를 반영한 결과로 평가된다. MC파트너스는 버고 엠씨 애드텍 신기술 투자조합을 통해 슈퍼센트의 지분을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MC파트너스는 슈퍼센트 인수를 위해 공동운용(Co-GP)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해 투자를 마무리했다. 2021년 설립된 슈퍼센트는 하이퍼 캐주얼 게임 퍼블리셔로서 11분기 연속 매출 성장을 통해 2024년 매출 1,717억, 영업이익 181억원을 달성했다. 누적 게임 다운로드는 8억 건 이상을 기록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20개국 100여개의 글로벌 파트너와 함께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97%를 해외에서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특히 슈퍼센트의 대표 게임 '피자 레디'는 2023년 이후 출시된 전세계 모바일 게임 중 유일하게 누적 다운로드 2억 건을 돌파했다. '버거 플리즈, '스네이크 크래시' 역시 1억 다운로드를 넘기는 등 1000만 다운로드를 넘는 15개의 이상의 게임을 히트 시키며 연속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2023년부터 국내 전체 앱 퍼블리셔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법인 설립 3년만에 2024년 글로벌 게임 퍼블리셔 10위에 진입한 데 이어 2025년 3월 기준으로는 8위까지 오르며 단기간 내 이례적인 성장세를 입증하고 있다.슈퍼센트는 차별화된 글로벌 퍼블리싱 역량과 뛰어난 마케팅 전략을 바탕으로 하이퍼 캐주얼 게임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캐주얼 게임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며 AI 개발, 콘텐츠 전략, 글로벌 마케팅, 데이터 사이언스 등 핵심 직군의 인재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지역 거점 확대 및 진출 등 지속적인 조직 확장을 통해 성장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AI 기반 게임 제작 자동화,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센터 설립 등 콘텐츠 테크(Contents-Tech) 전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콘텐츠 테크(Contents-Tech)란 게임 개발과 광고 크리에이티브, 마케팅까지의 전 과정을 AI와 데이터 기반 기술로 통합 관리하는 새로운 콘텐츠 비즈니스 모델이다. 슈퍼센트는 이를 통해 글로벌 게임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슈퍼센트 공준식 대표는 “이번 거래는 단기 성과 중심의 접근이 아닌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지속가능한 글로벌 게임 퍼블리셔로서의 성장을 가속화와 슈퍼센트의 비전 실현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앞으로의 신사업 개발과 글로벌 오퍼레이션 체계 고도화에 있어 핵심적인 동력이 될 것”이라며 “개발 파이프라인의 고도화, AI와 데이터를 통한 Demand-driven 마케팅, 차별화된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통해 게임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최초의 콘텐츠 테크(Contents-Tech) 기업으로 성장을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MC파트너스 차영훈 대표는 “슈퍼센트는 한국에는 없던 게임 장르와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이를 글로벌 시장에서 실제 성과로 증명해낸 매우 드문 사례”라며 “짧은 시간 안에 전 세계 수 억명의 유저에게 사랑받는 게임을 만들고 퍼블리싱 역량을 갖춘 팀은 글로벌에서도 이례적이고 국내에서는 유일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공준식 대표의 글로벌 시장을 꿰뚫는 전략적 통찰과 슈퍼센트 팀을 단기간에 글로벌 스케일로 성장시킨 리더십에 깊은 신뢰를 갖고 있다”며 “조직의 진정한 주체인 구성원들이 더 큰 비전을 펼칠 수 있도록 MC는 다양한 관점에서 고민하고 장기적 파트너로서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2025.03.28 15:00

3분 소요
영화제서 계약직과 성관계, 도촬까지…난리난 '이 곳'

정책이슈

부산국제영화제가 내부 직원의 성관계 불법 촬영 혐의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12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영화제 직원이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사건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구성원들이 안전하고 성평등하게 일할 조직 문화를 정착시켜야 할 책무를 다하지 못해 죄송하다. 직원들과 부산국제영화제를 사랑하는 모든 분께 실망과 심려를 끼친 점도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앞서 부산지검은 지난 5일 BIFF 직원인 40대 A씨를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앞서 A씨는 2022년 2월 BIFF에 근무하는 단기 계약직 직원 B씨와의 성관계 사진, 영상을 수차례 불법촬영했다.다만 BIFF는 전날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에서 배포한 입장문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정정했다. 든든은 해당 입장문을 통해 BIFF의 사건 처리 과정을 짚으며 △두 사람 간 근무 분리 조치가 미비했고 △사건 처리 전담 기구가 아닌 내부 직원 중 한 사람을 고충팀장으로 지정하는 데 그쳤으며 △징계 또한 가해자의 반발로 해임에서 정직 6개월로 감경하는 등 솜방망이 처분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BIFF는 “2024년 5월 13일 위 사건 신고인의 법률 대리인을 통해 사건 신고서를 접수했다”며 “영화제는 감사팀장을 통해 신고인 그리고 신고인의 법률대리인과 소통하며 성희롱·성폭력 대응 매뉴얼에 따라 사건 처리를 진행했다. 사건 접수 이후 추가 피해 여부 확인을 위한 전 직원 대상 전수조사를 진행했고,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했다”고 밝혔다.든든이 지적한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반박도 이어갔다. 먼저 피신고인과 근무 분리 조치 미비 지적에 대해서는 “신고인 의견을 수렴해 피신고인에게 재택근무를 명했고, 2차례에 걸친 분리 조치와 2차 피해 예방 조치 등을 이행했다”고 밝혔다.이어 부실한 성폭력 사건 대응 체계 지적을 놓고는 “사건 처리 전담기구는 사건 담당자”라며 “당시 사건담당자였던 감사팀장이 개인 사유로 2024년 6월 퇴사 후, 인사팀장이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모든 사항은 신고인 보호에 중점을 두고 영화제 자문 변호사와 감사(변호사) 자문을 거쳐 집행부가 논의해 진행했으므로 ‘공정성과 중립성이 위협받는 상황을 방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솜방망이 처분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BIFF에 따르면 영화제 측은 2024년 11월 말 피신고인에 대한 검찰 불구속 구공판 기소와 그 사유를 확인하고 12월 12일 인사위원회(내부 3인, 노무사 2인·변호사 2인 등 외부 3인으로 구성)를 열였다. 당시 인사위원회(1심)에서는 가해자 대해 형사 유죄 판결이 날 것으로 추정해 징계 양정을 판단, 해임처분을 내렸다. BIFF는 “피신고인의 재심 요구에 따라 (인사규정 시행규칙 42조) 2025년 1월 14일에 열린 인사위원회(재심)는 형사소송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형이 확정되지 아니한 징계대상자를 인사위원회가 임의로 비위행위가 있었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인사위원회(재심)가 의결한 정직 6개월은 최대 기한 중징계에 해당한다”고 짚었다.끝으로 “징계대상자는 현재 재판 계류 중이며, 향후 징계대상자가 형사처벌을 받아 영화제 취업규칙(제61조 제1항)에 해당한다면 해임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며 “평등하고 안전한 조직 문화 확립을 위해 관련 제규정을 보완하고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을 강화하겠다. 다시 한 번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일간스포츠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3.13 10:21

3분 소요
'본업’만으론 힘든 IPO주관사…필수 된 PI투자

증권 일반

기업공개(IPO) 업계가 상장 주관 수수료만으로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지면서, 자기자본(PI) 투자가 주관사들의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주관사들은 상장 예정 기업에 직접 투자함으로써 IPO 성과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동시에 추가적인 수익 창출을 노리고 있다.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상장기업 26곳(예정기업 포함) 중 12곳에 IPO를 주관하는 증권사들이 자기자본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중 46%로, 절반에 가까운 비율이다.3월 상장 예정 기업으로 한정하면 비중은 더 커진다. 업계에 따르면 내달 총 11개의 발행사가 상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중 7곳(63%)에 주관사들의 지분 투자가 이뤄졌다. 투자를 진행한 증권사도 다양하다. 올해 1분기 주관업무를 맡은 기업에 지분 투자를 진행한 증권사는 미래에셋‧KB‧NH투자‧삼성‧대신‧신영 등 6곳이다. 이들은 각 주관기업에 적게는 9억원에서 많게는 30억원 가량의 투자를 단행했다.이는 자기자본 투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던 지난해와 비교해도 부쩍 늘어난 모습이다. 2023년 1분기 상장기업 14곳(스팩제외) 중 주관사가 직접투자를 한 기업들은 우진엔텍, 포스뱅크, 코셈, 에이피알, 삼현등 5곳으로, 전체의 35% 수준이었다. 증권사의 자기자본 투자가 증가한 이유는 IPO 주관 비즈니스가 ‘고비용 저효율’ 구조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IPO를 주관하는 증권사들은 기업들과 수년간 관계를 맺으며, 실사를 진행하고, 피어 그룹을 선정해 적정 기업 가치를 산정하는 등 상장 절차 전반을 지원하지만, 이에 대한 보상은 크지 않다.특히 IPO 시장에서는 다수의 주관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실제 상장까지 이어지는 비율이 낮다. 통상적으로 5건의 주관 계약을 맺어도 1건이 상장되면 ‘타율이 높다’고 평가될 정도다. 여기에 공모금 대비 200~300bp(베이시스포인트) 수준의 낮은 수수료율로 인해, 주관사들은 코스닥 상장기업 기준 건당 약 10억원 내외의 수수료를 얻는다. 그러나 일부 증권사의 경우 인건비와 실사 비용 등을 고려하면 손익분기점(BEP) 달성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이로 인해 주관사들은 IPO 수익성을 보완하기 위해 자기자본 투자를 필수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자기자본투자는 주관 계약을 확보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비상장 단계에서 투자하면 기업과의 신뢰를 높이고 관계를 공고히 할 수 있어, 이후 주관 계약 체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주관사의 자기자본 투자가 이뤄진 상장(예정) 기업 12곳 중 5곳은 주관 계약 체결 이전에 이미 투자가 진행된 곳이었다. 주관 계약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자기자본 투자는 단순한 수익 창출을 넘어 IPO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이전의 성공 사례도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하나증권‧미래에셋증권은 각각 마녀공장‧에이피알‧산일전기를 주관하는 동시에 자기자본투자를 진행해 IPO 주관 수수료의 수 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산일전기 투자 지분에 대한 본격적인 엑시트를 진행하지 않은 상태로, 추가적인 수익이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만 모든 자기자본 투자가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주관사의 자기자본 투자는 기관투자자의 시리즈 투자 방식과 유사하게 진행돼 공모가보다 낮은 취득 단가를 가지지만, 상장 이후 주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위험도 존재한다. 실제로 올해 상장한 기업 중 데이원컴퍼니의 경우, 28일 종가 기준 주가가 6730원으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의 취득 단가(1만7545원)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한편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주관사들의 자기자본투자가 IPO 업무 진행 시 기업의 성장과 지속 가능성보다 단기적인 수익 실현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일반 공모 투자자보다 낮은 가격에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주관사들이 상장 성사 자체에만 집중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이 매입한 지분을 단기 차익 실현의 수단으로 활용할 경우, 시장에 오버행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IPO 비즈니스를 하는 증권사들의 조직이 적게는 20여명, 많게는 60여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현재 구조로는 수수료 수익으로만으로 구성원들을 먹여살리기 어렵다”며 “향후에도 자기자본 투자를 적극 이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025.02.28 17:13

3분 소요
“올해 12단 HBM3E 제품을 주력…더욱 강한 SK하이닉스 만들겠다”

산업 일반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SK하이닉스가 HBM 주도권을 올해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최대 실적의 중추적인 역할을 한 것은 고대역메모리(HBM)다. 올해 신임임원을 선임된 한권환 HBM융합기술 부사장은 사내 인터뷰를 통해 HBM 시장의 주도권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 부사장은 2002년 SK하이닉스에 입사한 후 초기 HBM 개발부터 참여한 이후 모든 세대 HBM 제품 개발을 이끈 주역으로 꼽힌다. 한 부사장은 “HBM이 처음 출시될 당시, 생산 규모나 제품 수요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했다. 하지만 2023년 챗GPT의 등장과 함께 AI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고, 고객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라인보다 훨씬 규모가 큰 생산 라인을 단기간에 구축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당시에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여겼던 일이지만 HBM융합기술 구성원을 비롯한 유관 부서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 부사장은 이런 경험을 살려 HBM융합기술 조직을 총괄해 차세대 HBM 기술 개발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그는 올해 목표에 대해 “2025년 중요 과제는 늘어나는 시장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고, 동시에 차세대 HBM 양산을 위한 기술적 준비를 탄탄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주력으로 12단 HBM3E 제품을 꼽는다. 기존 8단 HBM3E 제품에 비해 공정 기술 난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한 부사장은 “생산량을 급격히 늘려가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고 해결도 매우 어렵다”면서 “HBM융합기술 조직은 이를 사전에 예측하고 철저한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확대되면서 AI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의 맞춤형 제품 요구도 늘어나고 있다. 공정이 많고 생산 과정이 복잡한 HBM 제조 과정 탓에 기업의 요구를 맞추는 것도 어렵다. 이에 대해 한 부사장은 “유관 부서와 함께 기술적인 문제들을 사전에 해결해 최적의 양산 환경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고 설명했다. 한 부사장은 리더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구성원들이 스스로 동기부여하고,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리더가 할 일은 ‘소통’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열정을 가지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젊은 구성원들이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2025.02.26 16:34

2분 소요
불확실의 시대, 리더는 왜 독서를 멈출 수 없는가[순화동필]

전문가 칼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024년 12월 발표한 ‘최근 폐업자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폐업 사업자 수가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경제 상황도 영향을 미쳤지만, 급격한 경영 환경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디지털 전환, AI 기술 도입, 소비자 행동 변화 등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들이 도태되고 있다.이에 더하여, 2025년 1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심리지수(CBSI)가 100 이하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인다. 요즘 시대의 경영자는 위축된 체감경기 속에서도 빠른 변화를 따라잡으며 대응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을 안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시대적 과제 속에서, 필자는 독서가 단순히 정보를 얻는 것을 넘어 전략적 사고와 통찰력을 강화하고, 리더로서 역량을 성장시키는 강력한 도구라고 주장한다. 독서는 지식과 통찰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변화를 주도하는 리더가 되기 위한 필수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독서를 통해 CEO가 얻을 수 있는 구체적인 효과는 무엇일까?놀라운 독서의 효과<전략적 사고의 11가지 법칙>의 저자 김성준 교수는 전략적 사고를 기존과 다른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과 미래를 예측해 새로운 경쟁력을 창출하는 능력으로 정의한다. 이러한 정의에 비춰볼 때, 2013년 미국 에머리대 연구팀이 기능적 뇌 자기공명영상(fMRI) 연구를 통해 밝혀낸 독서의 효과는 주목할 만하다.연구에 따르면, 독서는 언어 처리뿐만 아니라 ▲상상력 ▲비판적 사고 ▲문제 해결을 담당하는 뇌의 다양한 영역을 활성화한다. 지속적인 독서는 뇌의 신경 네트워크를 정교하게 만들고, 복잡한 문제를 분석하며 창의적 해법을 도출하는 능력을 강화한다. 이는 전략적 사고의 핵심 요소인 다각적 시각과 미래지향적 접근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가 된다.실제 비즈니스 사례에서도 독서의 힘은 확인된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독서를 통해 얻은 통찰력을 경영 전략에 적극 활용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폭넓은 독서를 바탕으로 금융 시장을 깊이 이해했고, 국내 최초로 뮤추얼펀드를 도입하는 혁신적 결정을 내렸다. 저서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에서 “나를 키운 건 8할이 독서다”라고 밝히며, 독서가 자신의 전략적 사고와 경영 철학의 근간이 되었음을 강조했다. 결국, 독서는 단순한 정보 습득을 넘어 복잡한 경영 환경에서 혁신적 결정을 내리는 전략적 사고를 키우는 핵심 도구다. 뇌를 활성화하고 사고를 확장시키는 독서의 힘은 리더가 조직을 지속 가능한 성공으로 이끄는 강력한 경쟁력이 된다. 변화와 불확실성이 일상화된 시대, 독서는 전략적 사고를 요구받는 리더들에게 필수적인 자원이다.감정지능형 리더, 조직의 지속가능 이끈다2025년 1월 세계경제포럼(WEF)의 주제가 ‘지능의 시대를 위한 협업’이었다는 점은 오늘날 리더십이 단순한 지시와 관리 능력을 넘어섰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불확실성과 변화가 가속화되는 경영 환경에서 감정 지능(EQ)은 조직 내 다양성을 이해하고 갈등을 조율하며 협업을 이끌어내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전략적 사고와 함께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필수 역량이다.독서는 감정 지능을 높이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입증되고 있다. 흔히 알고 있는 2017년 미국정신의학회 연구뿐 아니라 송지애·조미아(2018)의 연구에서도 감정 지능의 핵심 요소 중 감정이입을 제외한 정서 인식, 정서의 사고 촉진, 정서 지식 활용, 정서 조절 능력이 독서 습관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독서가 단순한 정보 습득을 넘어, 인간 관계에서 공감 능력을 강화하고 갈등 해결력을 높이는 도구임을 보여준다.세계적 리더들은 독서를 통해 감정 지능을 키워왔다. 오프라 윈프리는 “독서는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고, 타인을 이해하는 법을 가르쳐준다”고 강조한다. 독서를 통해 대중과 강한 공감대를 형성한 대표적인 사례다. 감정 지능이 뛰어난 리더는 단순한 의사결정을 넘어, 구성원과의 신뢰를 구축하고 조직을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이처럼 독서는 리더가 조직 내에서 구성원들과의 신뢰를 구축하고,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며 협력을 강화하는 데 필수적인 도구로 자리 잡았다. 감정 지능은 단순히 부가적인 역량이 아닌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되는 핵심 역량이며, 독서는 이를 강화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임을 알 수 있다.결국 독서는 전략적 사고와 감정 지능을 동시에 강화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변화와 불확실성이 일상이 된 시대, 리더는 독서를 통해 문제를 다각적으로 바라보고 창의적인 해법을 모색하며, 구성원과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하는 리더십을 구축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독서는 리더가 변화의 흐름을 주도하고 조직을 지속 가능한 성공으로 이끄는 가장 강력한 전략적 자산이다.

2025.02.23 10:00

3분 소요
‘벼랑 끝’ 고려아연 핵심 기술진 “영풍·MBK 무법질주 막아달라”

산업 일반

영풍·MBK파트너스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의 핵심 기술진들이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반대한다며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했다.고려아연 핵심 기술진들은 19일 대국민 호소문을 내고 “5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적대적 M&A 시도는 모든 이를 극도의 스트레스와 불안감으로 몰아넣고 있고 심지어 임시주주총회 이후에는 더욱 집요해지고 있다”며 “MBK의 기습 공격에 ‘위태로운 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술진들은 “그들은 기습적인 공개매수와 함께 고려아연에 대한 공격을 시작한 이후 지속적인 허위사실 유포와 함께 온갖 소송을 남발했다”며 “조직의 안정성은 훼손되고 현장 근로자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고 전했다.그러면서도 “고려아연의 모든 임직원은 적대적 M&A 등을 비롯한 여러 악재 속에서도 쉬지 않고 제련소를 가동하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 9월 시작돼 최근 들어 그 범위와 강도가 거세지고 있는 중국의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 광물의 회수율(생산량)을 높이는 데 관련 임직원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고려아연은 중국의 수출규제 대상인 안티모니, 인듐, 텔루륨, 비스무트 등 전략광물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기업으로 반도체황산, 니켈 등 국내 산업의 핵심소재를 공급하는 중추 역할을 맡고 있다”고 덧붙였다.기술진은 “제련을 넘어 이차전지·자원순환·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추고 세계 1위에 오르고 싶다”며 “적대적 M&A로부터 회사를 지켜내기 위한 고려아연 전체 구성원들의 싸움에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지지를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영풍·MBK파트너스 측은 최윤범 고여아연 회장을 향한 비판과 압박을 연일 이어가고 있다. 영풍·MBK파트너스는 지난 18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호주 손자회사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을 활용한 영풍 주식 취득행위에 대해 고려아연 이사회가 즉각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영풍·MBK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달 23일 임시주총 파행을 위한 영풍 주식 취득 관련 위법행위들로 인해 최 회장 측을 제외한 고려아연 모든 주주들의 권리가 심각하게 제한되거나 훼손됐으며 회사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며 “조사를 촉구하는 내용증명을 18일 이사회에 발송했다”고 했다. 이들은 “고려아연의 등기이사들인 최 회장과 박기덕 대표이사에 의해 고려아연 손자회사의 귀중한 자산이 경영권 방어라는 최 회장 개인적인 목적에 의해 사용됐고, 특정 주주와 회사와의 이해상충 행위가 발생했다”며 “이로 인해 최 회장 측을 제외한 모든 주주의 권리가 침해됐으며 회사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하는 이사로서의 충실의무를 위반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고려아연 이사회는 SMC가 영풍의 주식을 매입하게 된 경위와 최 회장과 박 대표가 그 과정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개입했는지 등에 대해서 명확하게 밝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임시주총 하루 전날인 지난달 22일 최 회장 측은 영풍 지분 10.3%를 호주에 설립한 손자회사 SMC로 넘겨 고려아연 지분 25%가량을 들고 있는 영풍의 의결권을 배제하고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2025.02.19 18:11

3분 소요
중앙 없는 조직 시대 여는 ‘DAO’가 온다 [스페셜리스트 뷰]

전문가 칼럼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자유로운 정보 공유라는 놀라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하지만 동시에 익명의 사용자들이 가득한 가상 공간에서 신뢰를 보장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익명의 댓글, 가짜 뉴스, 해킹 사고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환경에서 신뢰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적인 기술로 등장했다.블록체인의 핵심 개념은 위변조가 불가능한 분산 원장 기술이다. 이는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암호화폐)을 주고받은 거래 내역이 중앙 서버가 아닌 모든 참여자의 컴퓨터에 공유돼, 한 번 기록된 데이터는 누구도 임의로 변경할 수 없도록 만든다. 이런 구조 덕분에 우리는 가상공간에서도 실물 경제보다 더 높은 신뢰를 기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게 됐다.비트코인에서 이더리움으로…스마트 컨트랙트의 발전블록체인의 시작은 비트코인이었다. 비트코인은 중앙기관 없이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줬지만, 그 기능은 금과 유사한 자산의 저장 수단에 불과했다. 하지만 당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은 비트코인의 블록체인 구조를 보고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개념을 생각해 낸다. “비트코인처럼 단순히 거래 내역만 서로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프로그램을 공유하고 실행하면 어떨까?” “그렇게 되면 프로그램으로 만든 앱 및 앱이 실행되면서 만들어지는 모든 결과물이 공유되므로 아무도 이를 위변조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결과물들을 소유하고 있는 소유권을 위변조할 수 없게 돼 인터넷상에 진정한 소유권이 확립되는 것은 아닌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것이 바로 이더리움(Ethereum)이다.이더리움은 블록체인상에서 자동으로 실행되는 프로그램을 통해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 컨트랙트는 코드에 의해 자동으로 계약이 실행되고 서로 공유되므로, 중개자 없이 이루어지면서도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인터넷상에서의 계약을 가능하게 만든다. 이런 자동화된 계약 시스템은 신속하며, 중개자를 제거해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준다. DAO, 조직의 개념을 바꾸다탈중앙화 자율 조직(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DAO)는 인터넷상에서 운영되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조직이다. 기존의 오프라인 기업들은 경영진이 의사 결정을 내리고 직원들이 이에 따라 움직이는 중앙 집중식 구조를 가졌다. 하지만 DAO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규칙이 미리 정해지고, 구성원들의 투표에 의해 운영된다.DAO는 모든 의사 결정이 블록체인에 기록되어 누구나 검증할 수 있는 투명성, 관리자가 아닌 코드에 의해 운영되는 자율성, 조직 구성원들이 직접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참여자 중심 구조로 핵심 특징을 요약할 수 있다.DAO는 ‘온라인 자판기’에 비유할 수 있다. 우리가 자판기에 돈을 넣으면, 사람의 개입 없이 원하는 상품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DAO 역시 조직 운영이 미리 정해진 코드(스마트 컨트랙트)에 의해 자동으로 진행되므로, 중개자가 필요하지 않게 된다. 즉, DAO는 인터넷 상에서 코드에 의해 운영되는 자판기 형태의 온라인 회사인 셈이다.이런 특징으로 DAO는 온라인상에서 효율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조직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DAO를 통해 중앙화된 조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신뢰 문제를 해결하고,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협업을 가능하게 하며, 중개자 없이 운영되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참여자 중심의 구조를 통해 개인의 의견이 조직 운영에 직접 반영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DAO의 다양한 종류와 실제 활용 사례DAO는 사용 목적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운영된다. 대표적인 DAO의 3가지 종류와 실제 활용 사례를 소개한다.전통적인 벤처 캐피털 투자 방식은 폐쇄적이며, 소수의 투자자가 의사결정을 독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투자 DAO’인 비트(Bit)DAO는 이런 구조를 탈피하고, DAO 구성원들의 투표를 통해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도록 설계됐다. 비트DAO는 탈중앙화 금융(DeFi), 블록체인 인프라 및 웹(Web)3 프로젝트와 같은 분야에 투자하며, 참여자들은 투표를 통해 의사 결정에 직접 참여한다. ‘탈중앙화 거래소 DAO’도 있다. 중앙화된 가상자산 거래소는 높은 거래 수수료, 검열 위험 및 보안 취약점이 존재한다. 그러나 유니스왑(Uniswap) DAO는 탈중앙화된 방식으로 가상자산 거래를 자동화해 중개인 없이 사용자 간 직접 거래를 가능하게 한다. 참여자들이 유니스왑 플랫폼에 다양한 종류의 가상자산을 넣어두면, 이용자들이 이 플랫폼을 통해 원하는 가상자산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한다.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인터넷상에서 운영돼 교환이 신속하며 이를 관리하는 중개자가 필요 없게 된다.전통적인 금융 기관을 거치지 않고 사용자가 직접 대출 및 예치를 할 수 있는 탈중앙화 금융(DeFi)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대출 DAO’도 있다. 에이브(Aave)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중개자 없이 대출을 실행하며, 사용자는 자신의 가상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모든 정책 및 이자율 조정은 에이브 DAO 구성원의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이 외에도 예술가, 크리에이터 및 문화 산업 종사자들이 보다 공정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설립한 DAO 등 다양한 종류가 있고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DAO의 허브를 꿈꾸는 와이오밍州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이 있는 곳으로 유명한 미국의 와이오밍주(州)는 2021년 영리 목적의 DAO를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2024년에는 ‘와이오밍 분산형 비법인 비영리 협회법’(DUNA)을 제정해 비영리목적의 DAO에 법적 지위를 부여했다. 이를 통해 DAO는 와이오밍주 내에서 법인격을 인정받아 ▲제3자와 계약을 체결하고 ▲은행 계좌를 개설하며 ▲세금 납부 등의 법적 절차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이런 법적 인정은 DAO 운영자들에게 법적 안정성과 신뢰를 제공하며, 와이오밍주를 DAO 설립 및 운영을 위한 매력적인 지역으로 만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와이오밍주는 블록체인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2018년 이후 30개 이상의 친(親)가상자산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 인해 산악지역에 자리 잡아 광업과 농업이 주요 산업이었던 와이오밍주에 블록체인 및 DAO 관련 기업과 프로젝트들이 활성화되고 있으며, 이 지역이 미국 내 블록체인 허브로 자리 잡아가는 계기가 됐다.또한 와이오밍주는 2025년 1분기를 목표로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주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자산의 활용과 수용을 촉진하며, DAO와 같은 디지털 조직들이 안정적인 결제 수단을 이용할 수 있도록 기반을 제공한다. 이런 움직임은 DAO가 실생활에서 더욱 활발하게 활용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중요한 정책적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와이오밍주는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 법안도 발의해 디지털 자산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는 DAO와 같은 탈중앙화 조직에게 디지털 자산을 통한 안정적인 금융 생태계 구축 가능성을 시사하며, 정부 차원의 블록체인 지원이 실질적인 경제적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이 법안의 탄생에는 마크 고든(Mark Gordon) 와이오밍 주지사와 신시아 루미스(Cynthia Lummis) 상원의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고든 주지사는 농업과 에너지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블록체인이 와이오밍주의 경제적 다각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보았다. 루미스 상원의원은 비트코인의 초기 투자자로, 탈중앙화 기술이 금융 시스템을 혁신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또한 2024년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 법안을 발의해 와이오밍 주정부가 비트코인을 법적으로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DAO 기업 형태 도입 검토하는 일본일본은 DAO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법적 프레임워크를 마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일본 금융청(FSA)은 그동안 DAO의 법적 지위와 운영 방식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DAO를 기업 형태로 인정하는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DAO가 일본 경제에 미칠 영향과 블록체인 기술의 확산을 고려해, DAO의 법적 정의를 명확히 하고 관련 규제를 정립할 계획이다.일본은 전통적으로 기술 혁신을 수용하는 정책을 펼쳐 왔다. 특히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2017년 가상자산 거래소 등록 시스템을 도입했다. DAO의 법적 지위를 공식화하는 과정도 이러한 기술 수용 정책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으며, DAO를 기업이나 협동조합과 같은 법적 조직으로 간주해 법인격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또한 DAO의 운영 방식과 투표 시스템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스마트 컨트랙트 기반의 의사결정 절차를 법적으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다. DAO의 소득 및 자산 관리 방식을 명확히 해 세금 납부와 회계 기록의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이런 논의를 배경으로 닌자(Ninja) DAO, 와구미 DAO, 슈퍼 사피엔스(Super Sapienss·スーパーサピエンス) 등과 같은 다양한 DAO 프로젝트가 활성화되고 있으며, ▲대체불가능토큰(NFT) ▲웹3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분야에서 탈중앙화된 금융 서비스와 공급망 관리를 실험하고 있다. DAO가 만들어갈 미래는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DAO의 확산은 국경을 초월한 협업을 가능하게 하며, 전통적인 기업 구조를 넘어서는 새로운 형태의 조직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DAO는 중앙집권적 조직 구조에서 벗어나,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사회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DAO를 통해 기업 운영 방식뿐만 아니라 금융·예술·지역 사회 조직 운영 방식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각국 정부는 이에 대한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고 규제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미국 와이오밍주의 DAO 정책과 일본의 DAO 법안 검토 사례는 우리나라와 같이 아직 제도적 정비가 미비한 국가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법적 명확성이 확보된 환경이 기술 발전을 가속화할 수 있으며, 기업과 개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유인책이 될 수 있다. 법률제정이 늦어질수록 글로벌 경쟁력은 뒤쳐질 수밖에 없으며, 향후 글로벌 경제에서 DAO가 차지하는 비중이 많아질수록, 그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다. 많은 국가가 이제 DAO를 단순한 실험적 개념이 아니라 새로운 경제 모델로 인식하고 있다.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국가 경쟁력을 결정짓는 요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 DAO의 성장과 함께, 우리는 새로운 형태의 기업, 커뮤니티, 정부가 등장하는 시대를 맞이할지도 모른다. 중앙이 없는 조직의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전인태 가톨릭대 수학과 교수

2025.02.16 10:00

7분 소요
김범석 배민 대표 “고객 집중, 혁신으로 다시 성장”

유통

올해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을 이끌게 된 김범석 대표가 임직원들에게 향후 사업 계획을 밝혔다. 올해 회사의 핵심 키워드는 ‘고객’과 ‘성장’이다.김범석 대표는 8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더큰집’에서 열린 전사발표에서 “2025년에는 배민을 다시 성장의 궤도에 올려놓겠다”며 “이를 위해서 철저히 고객 가치 극대화와 고객 경험 향상의 관점에서 기본부터 변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전사발표는 회사의 중요한 이슈를 공유하고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배민만의 타운홀 미팅격 행사다. 지난 2일 선임된 김 대표가 직접 나서 올해 경영 방향을 설명한 이날 전사발표에는 현장 참석자 외에도 많은 구성원들이 온라인으로 참여했다.이날 김 대표는 임직원들을 향해 “배민은 다양한 선택의 폭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고 절대적으로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를 위해 배민은 올해 고객 가치를 저해하는 요소를 과감하게 개선하고, 고객 가치를 높이는 데 필요한 요소는 신속하게 도입하며 변화를 꾀한다.먼저 배민 앱의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포함해 적극적인 변화에 나선다. 구체적으로 김 대표는 고객이 음식배달과 가게배달을 구분해 식당을 찾도록 돼 있는 앱의 구조에 대해 “고객 경험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있는지, 고객이 다른 어떤 앱보다 편리하게 원하는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며 “앱의 UI는 고객이 편리하고 직관적으로 가게와 음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고객이 더 많은 가게에서 더 좋은 주문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가게 경쟁력은 고객 경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며 “배달과 CS도 더욱 품질을 끌어올리자”고 당부했다.구독제 서비스인 배민클럽 혜택 강화 및 지역 확대, 고객이 보다 편리하게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서비스 구조 변화도 예고했다. 김 대표는 “고객을 위한 투자를 보다 정교하게 타기팅해 플랫폼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상품 구조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이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고객을 창출하고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과감하게 실행하자”며 “‘고객 경험 최우선’을 통해 성장을 이끄는 2025년을 만들어 내자”고 당부했다.이날 김 대표는 기술 투자와 상생 확산으로 선도 기업 입지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4년의 성과를 이어가고 더욱 확대하기 위해 올해 핵심 가치와 문화, 제도의 일관성을 더욱 강화하고 일하는 방식과 조직을 더욱 효율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실행해 나가자”고 말했다.그러면서 “배달로봇, 인공지능(AI) 등에 대한 기술 투자를 통해 기술로서 업계를 선도하는 회사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생태계 참여자와의 상생 강화도 지속한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배달플랫폼 상생협의체를 통해 타결된 상생안을 구체화한 뒤 이달 중 시장과 공유할 계획이다. 상생안의 본격적인 시행 시점은 2월이다.김 대표는 “사장님, 라이더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해 나갈 것”이라며 “올해도 사장님들에게는 매출을 성장시키고 효율적으로 가게 운영을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라이더분들에게는 안전한 배달을 돕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2025.01.08 15:56

3분 소요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MAGAZINE

MAGAZINE

1781호 (2025.4.7~13)

이코노북 커버 이미지

1781호

Klout

Kl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