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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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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퍼시스템, 냉·난방/공조 시스템 에너지 소모 줄이는 'EPER SYSTEM' 상용화 성공

산업 일반

2050 탄소중립을 향한 글로벌 규제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국내 냉·난방/공조 전문기업 에퍼시스템이 획기적인 에너지 절감 기술인 'EPER SYSTEM'의 상용화에 성공했다. 유럽연합(EU)은 2026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를 본격 시행한다. 철강, 알루미늄, 전기, 시멘트, 비료, 수소 등 6개 품목이 우선 대상이며, 이들 품목을 EU로 수출하는 기업은 제품별 탄소 배출량에 따라 인증서를 구매해 제출해야 한다. 이미 2023년 10월부터 배출량 보고가 의무화됐고, 제도 시행 이후에는 수출 비용 증가와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이처럼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에퍼시스템이 독자 개발한 EPER 기술은 탄소 감축과 에너지 효율 개선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고 있다. EPER SYSTEM은 공기 및 물을 매개로 에너지의 생성, 소멸, 재생 과정을 거치는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하며, 냉난방 및 공조 시 소비되는 에너지를 45~80%까지 절감할 수 있다. 특히 전기 및 가스 사용량을 대폭 줄여 탄소발자국 측정 기준인 Scop2 항목의 절감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에퍼시스템은 해당 기술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베트남 현지에서 2년간 기술개발 및 1년간의 검증 작업을 수행했으며, 최근 상용화 단계에 돌입했다. 이미 발전소, 제조공장, 스마트팜, 데이터 센터, 호텔, 대형 쇼핑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으며, 냉방 수요가 높은 아열대 기후에서도 높은 효율을 입증한 바 있다.산업용 냉난방은 공장 및 대형 시설의 기본 인프라로, 에너지 소비량과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따라서 EPER SYSTEM은 탄소배출권 감축이 실질적으로 어려운 제조업과 수출 산업군에 필수적인 전력 효율화 솔루션이 될 수 있다.에퍼시스템 관계자는 “EPER 기술은 단순한 절감 기술을 넘어 탄소중립과 RE100 이행을 위한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솔루션”이라며 “향후 CCUS(탄소포집 및 저장 기술)와 함께 결합할 경우, 전 세계적으로 한국 기업의 기술적 우위를 선점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컨설팅과 교육을 통해 탄소 감축 대응을 지원하고 있지만, 정작 실질적인 탄소배출량 감축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에퍼시스템의 기술력은 기업들이 CBAM과 같은 규제 환경에서 실질적인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향후 국내뿐 아니라 탄소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한 기술 수출 가능성도 높아지면서, 에퍼시스템의 EPER SYSTEM은 에너지·환경 분야의 혁신 기술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5.05.14 15:11

2분 소요
퍼시스그룹, 쏘니의 토트넘과 함께한다

유통

퍼시스그룹이 손흥민 선수가 소속된 영국 프리미어리그 명문 축구 구단 토트넘 홋스퍼 FC와 공식 글로벌 가구 파트너사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이번 파트너십 조인식은 지난 10월 22일(현지시간) 영국 토트넘 홋스퍼 트레이닝센터에서 진행됐다. 조인식은 퍼시스그룹을 대표해 시디즈 브랜드 측에서 참석했다.현장에는 강성문 퍼시스그룹 시디즈 브랜드 대표이사, 우인환 퍼시스그룹 시디즈 브랜드 부사장, 홍석준 퍼시스그룹 시디즈 브랜드 관리팀장, 토트넘 홋스퍼 FC 애비 마샬콕스 파트너십 디렉터, 토트넘 홋스퍼 FC 손흥민, 아치 그레이, 벤 데이비스, 페드로 포로 선수 등이 함께했다.퍼시스그룹은 이번 파트너십 계약에 따라 2024-2025 시즌부터 토트넘 홋스퍼 FC의 공식 후원사로서 토트넘 홋스퍼 FC 홈경기를 통해 전 세계 축구팬들에 브랜드를 노출할 수 있는 특권을 얻게 됐다. 또한 퍼시스그룹은 토트넘 홋스퍼 FC 홈경기 구장 LED 전광판을 비롯한 토트넘 보유 시설물 및 공식 홈페이지, SNS 등 온·오프라인에서의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토트넘의 두터운 글로벌 팬층과 직접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예정이다.이외에도 퍼시스그룹은 손흥민 선수를 비롯한 토트넘 소속 선수들과의 공동 이벤트 진행, 판촉 프로모션 활동 권한 등도 확보했다. 토트넘 홋스퍼 FC의 프리매치, 애프터매치 공식 기자회견 파트너로서 글로벌 시팅 솔루션 브랜드인 시디즈의 제품을 통해 기자회견 룸 감독석, 선수석 의자 브랜딩도 선보인다. 퍼시스그룹은 본 파트너십을 토대로 퍼시스와 시디즈를 필두로 한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을 적극적으로 개진해나갈 계획이다.라이언 노리스 토트넘 홋스퍼 FC 최고수익책임자는 “퍼시스그룹을 파트너로 맞이하게 돼 기쁘다”며 “퍼시스그룹의 혁신적이고 업계를 선도하는 모습은 우리 구단의 가치와 일맥상통한다. 이를 통해 토트넘 홋스퍼 FC의 아시아 확장과 퍼시스그룹의 이름을 높이는 데에 함께 협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손태희 퍼시스그룹 사장은 “토트넘 홋스퍼 FC와의 파트너십을 체결해 기쁘다”며 “구단의 도전정신을 담고 있는 ‘To dare is to do’라는 슬로건처럼 퍼시스그룹과 토트넘 홋스퍼 FC는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라고 말했다.그러면서 “토트넘 홋스퍼 FC가 승리를 위해 도전하고 싸우듯이 우리 그룹은 소비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늘 끊임없는 혁신을 거쳐왔다. 본 파트너십은 퍼시스그룹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상징적인 파트너십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업계를 선도하는 우리 제품의 우수성을 선보일 기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2024.11.01 14:16

2분 소요
가구값, 또 오른다…현대리바트 7월 5% 인상 예정

유통

올 들어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부터 치킨, 맥주 등 음식료 가격까지 줄줄이 오르는 가운데, 가구 가격도 인상 행렬에 동참한다. 가구·인테리어업계 2위 업체인 현대리바트가 오는 7월 약 5% 가격 인상을 단행할 예정이다.11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현대리바트는 7월 초에서 중순께 전 품목 또는 일부 품목 가격을 약 5% 올릴 예정으로 알려졌다.지난 1월 가격을 올린지 약 6개월 만에 올 들어 두 번째 인상에 나서는 것이다. 현대리바트는 1월 2일 침대·소파·의자 등 가정용가구 주요 품목 가격은 약 5%, 사무용가구 주요 품목 가격은 약 7% 올린 바 있다.이에 따라 현대리바트의 이 같은 하반기 가격 인상이 다른 가구 업체로도 번질지 주목된다. 올 초에는 현대리바트를 비롯해 한샘, 퍼시스 등 가구업계 1~3위 브랜드들이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해에도 국내 가구업체들은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등을 이유로 3~5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이 같은 가격 인상은 실적 악화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침체와 ‘코로나 엔데믹’ 이후 수요 축소로 가구 업체들은 줄줄이 적자를 기록했다. 올 1분기 현대리바트는 76억원 영업손실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고, 한샘 역시 157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로 전환됐다.

2023.06.11 17:19

1분 소요
집에서 ‘나 혼자 일한다’…침대·의자 ‘훨훨’, 사무가구는 ‘삐걱’

유통

가구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수혜’를 입은 대표적인 산업군으로 꼽힌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며 홈퍼니싱(집꾸미기)에 대한 관심이 커진데다 재택근무와 원격 수업이 늘면서 가구를 바꾸는 소비자가 늘어난 탓이다. 그 결과 지난해 가구업계의 소매판매액은 9조2476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가량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한샘·일룸·에이스침대 등은 지난해 일제히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한샘은 매출 2조원, 영업이익이 93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일룸도 매출과 영업익이 모두 2배 넘게 증가했다. 시몬스도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30% 이상 증가했고, 에이스침대는 전년도와 비슷한 성적을 거뒀다. 이러한 추세는 올 들어서도 계속됐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7개 주요 가구업체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 합계(개별재무제표 기준)는 전년 동기(513억원) 대비 19.7% 증가한 614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업체별 희비는 크게 갈렸다. 한샘 등 4개 기업의 영업이익이 늘어난 반면, 현대리바트 등 3개 기업은 오히려 줄었다. 현대리바트의 경우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해 주요 가구업체 중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현대리바트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9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145억원)보다 37.2% 감소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가구부문에선 4.6% 성장했지만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 부문에서 해외 가설 공사(본공사를 하기 위한 준비 단계 공사) 사업이 종료된 데 따라 일시적인 영향을 받았다”며 “1분기 빌트인 가구 공급이 감소한데다 신규매장이 늘면서 판매관리비가 전년에 비해 늘어난 탓도 있다”고 설명했다. ━ 현대리바트, 1분기 영업이익 전년 대비 37.2% 감소 퍼시스그룹의 브랜드인 퍼시스와 시디즈는 한 그룹 내에서도 상반된 실적을 보였다. 사무용 가구 브랜드 퍼시스는 올 1분기 매출 84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0.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6억7027만원으로, 지난해보다 소폭(-0.8%) 낮아졌다. 반면 사무용 의자 브랜드인 시디즈는 매출 698억원, 영업이익 58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26.0%, 34.9% 늘었다. 이에 대해 퍼시스그룹 관계자는 “퍼시스의 경우 기업을 대상으로 오피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B2B 브랜드이기 때문에 오히려 재택근무가 늘며 일감이 줄어든 것”이라며 “여기에 원자재비와 생산비가 증가하며 실적에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B2C를 대상으로 한 시디즈는 재택근무가 정착되면서 오히려 수혜를 입었다. 시디즈 관계자는 “집에서 일하면서도 업무 능률을 높일 수 있는 홈오피스 가구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특히 올해 1분기에는 네이버·SSG닷컴 등 다양한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라이브 커머스와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온라인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샘 역시 올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3.6% 증가한 24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식탁·소파 등 가구를 비롯해 생활용품이 잘 팔린 덕이다. 에이스침대는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1.2%, 106.9% 증가해 807억원과 149억원을 기록했다. 에넥스는 전년 대비 매출은 소폭 하락했지만 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가구업계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B2C 거래에선 대부분 좋은 실적을 거뒀지만, 전반적인 산업군의 부진으로 B2B에서는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코로나19 영향으로 전 세계 벌목량이 줄어들면서 목재 가격과 운송비가 상승해 판매량 증가가 실적으로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를 뒷받침하듯 가구업계는 일제히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현대리바트는 지난 14일 2019년 이후 2년 만에 소파·침대·의자 등 가정용 가구 일부 품목을 평균 3~5% 가량 인상했다. 일룸도 지난 1일 제품 가격을 평균 5.9% 올렸고, 침대업계 1·2위인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도 4월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8~15% 인상했다. 한샘은 올 들어 두 차례에 걸쳐 제품 가격을 평균 5% 가량 올렸다. 가구업체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전체 목재의 약 90% 가량을 수입산으로 사용해 원자재값 상승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판매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결정”며 “코로나19로 인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홈퍼니싱에 대한 수요가 늘었지만 그만큼 목재 값도 올라 매출 증가에 비해 영업이익이 크게 늘지 못했다”고 말했다.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2021.06.26 14:12

3분 소요
[허정연 기자의 ‘스칸디나비안 파워’(16) 리낙(LINAK)] 스마트 워킹(Smart Working) 돕는 ‘오르락내리락’ 기술력

산업 일반

전동 책상·침대 등 높낮이 조절하는 액추에이터 생산…유럽 병원용 침대 시장점유율 60% 차지 ‘헤이(Hej)’는 노르웨이·덴마크·스웨덴·핀란드에서 모두 통하는 인사말이다. 철자는 차이가 있지만 뜻은 하나다. 북유럽 4개국은 비슷한 언어만큼이나 정치·경제·문화적으로 공통점이 많다. 세계적인 경제 불황 속에서 재빨리 침체를 벗어난 점도 닮았다. 위기 극복의 저력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에서 나왔다. 각국 인구가 1000만명이 채 되지 않는 북유럽 국가들은 작은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일찍이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덕분에 우리에게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세계 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북유럽 출신 ‘히든챔피언’이 적지 않다. 우리에게는 다소 낯설지만 세계 시장을 휘젓는 북유럽의 숨은 강자들을 소개한다. 사무직 종사자나 학생은 일과중 대부분을 책상에 앉은 자세로 보낸다. 장시간 앉아있는 생활이 일상화되면 척추와 허리로 가해지는 부담이 커지게 마련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된 방법이 바로 ‘스탠딩 워크(standing work)’다. 말 그대로 일정 시간 서서 일하면 건강은 물론 집중력을 높이는 데도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일부 기업과 관공서를 시작으로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책상을 도입한 것도 그런 배경에서다. 국내 가구기업인 퍼시스는 2015년 업계 최초로 자동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전동 책상을 선보였다. 이 회사가 출시한 ‘인에이블 모션 데스크’는 버튼 하나로 65~117cm 범위 내에서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전동식 스탠딩 데스크다. 퍼시스 관계자는 “개개인의 체형과 업무방식에 맞게 책상의 높이를 조절할 수 있어 사용자의 건강 개선과 업무 효율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서서 일하는 방식이 각광받으며 퍼시스 모션 데스크 시리즈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5% 이상 증가했다. ━ 스탠딩 데스크, 모션 메트리스에 적용 책상만이 아니다. 생활가구 전문 브랜드 일룸은 2016년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침대를 출시했다. 침대에서 잠만 자는 것이 아니라 TV 시청이나 독서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등받이 각도를 조절 가능하게 한 제품이다. 전동 침대 역시 출시 후 1년 만에 월평균 판매량이 전년 대비 9배가량 늘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전동 책상, 전동 침대 등 ‘움직이는 가구’가 인기를 끌자 퍼시스 그룹은 최근 매트리스 자체에 모션 매커니즘을 적용한 ‘모션 매트리스’까지 선보였다. 퍼시스 관계자는 “전동 책상과 침대에 장착해 높낮이를 조절하는 모터가 기술의 핵심”이라며 “버튼 하나로 높낮이를 조절이 가능할 뿐 아니라 진동과 소음을 최소화한 기술로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기에 편리하다”고 설명했다.퍼시스 그룹의 모션 데스크, 모션베드에 들어가는 모터는 덴마크 리낙(LINAK)사의 제품이다. 리낙은 세계적인 액추에이터 전문 기업으로, 글로벌 시장 1위를 자랑한다. 액추에이터는 무거운 물체나 손에 닿지 않는 물체를 들어올리거나 높이를 조절하고, 기울이거나 밀고 당길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액추에이터 기술 덕분에 오늘날 전동 책상과 침대의 대중화도 가능했다.리낙의 역사는 19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 리낙그룹의 회장인 벵트 얀센의 조부인 크리스티안 얀센은 ‘크리스티안 얀센 앤 선즈’라는 작은 기계 가게를 창업했다. 직원 7명이 전부인 소규모 회사였던 이곳은 1976년 손자 벵트 얀센이 회사를 맡으며 전환기를 맞았다. 이전까지 이 회사는 평형 벨트 도르래, V형 벨트 도르래와 같은 기계류와 농업용 그라인딩 기기, 관련 부품 등을 제조했다.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기계공학도였던 벵트는 할아버지 사업에 별 관심이 없었다. 엔지니어로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싶던 그에게는 가업을 잇는 것이 그저 따분하게 느껴졌다.뭔가 새로운 게 없을까 고민하던 그는 어느 날 사고로 걷지 못하는 장애인 친구와 휠체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벵트는 친구를 위해 편하게 작동할 수 있는 휠체어를 만들고 싶어 고민했고, 그 결과 전동 액추에이터가 탄생했다. 벵트가 개발한 제품은 최초의 리니어 액추에이터였다. 리니어 액추에이터는 수평으로 선 운동을 하는 모터를 말한다. 벵트는 연구를 거듭해 1년여 만에 첫번째 액추에이터 시제품을 내놓았다. 휠체어 작동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제품이지만 첫 번째 대량 주문은 사료 작물 수확기용 액추에이터를 제작해달라는 것이었다. 첫 주문에서 2000대 제작을 의뢰받은 벵트는 전동 액추에이터가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벵트는 1984년 사명을 ‘리낙’으로 변경하고 액추에이터 사업에 나섰다. 리낙은 덴마크어로 ‘리니어 액추에이터(Linear Actuator)’의 줄임말이다. ━ 휠체어 타는 친구 위한 아이디어에서 출발 이듬해 벵트는 스웨덴에 리낙의 첫번째 해외 지사를 설립하고, 해외 시장을 두드렸다. 농기구뿐 아니라 병원, 헬스케어 분야에서 사용하는 각종 기기에 들어가는 액추에이터를 선보이며 사업을 확대해나갔다. 전동 시스템을 구현하는 기본 구성품이 액추에이터와 칼럼이다. 이는 각각 사물을 올리고, 내리는 역할을 한다. 이 시스템에 전원이 들어오도록 하려면 컨트롤 박스가 필요하다. 사용자가 직접 조절할 수 있는 핸드 스위치를 장착하기도 한다. 리낙은 본격적으로 액추에이터를 생산한 이후 1993년 들어서 자사 액추에이터에 적합한 컨트롤 박스를 제조하기 위한 전자부서도 설립했다. 사업은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을 거쳐 미국과 아시아 지역까지 커졌다. 1997년 아시아에서 최초로 말레이시아에 지사를 설립한 데 이어 중국 현지 공장을 지었다. 이후 일본(2003년)과 한국(2012년)에 차례로 진출해 발을 넓혔다.오늘날 리낙은 리니어 전동실린더 솔루션 개발 및 제조 부문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전했다. 판매 지사를 둔 35개국을 비롯해 약 100개국에 진출해 제품을 공급한다. 이 회사의 사업 부문은 크게 의료·헬스케어라인, 데스크라인, 테크라인, 홈라인 등 4개로 구분된다. 의료·헬스케어 사업 부문은 병원·요양원은 물론 일반가정에서 환자와 간병인의 생활을 돕기 위한 리니어 액추에이터 솔루션을 개발한다. 병원용 침대의 경우 유럽에선 이 회사 제품이 6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국내 대형 병원에서도 리모콘으로 높이를 조절해야 하는 전동 침대나 환자 리프트, 전동 휠체어 등의 부품으로 리낙 제품을 사용한다. ━ 위치 기억 기능, 충격방지 센서 등 기술 진화 거듭 데스크라인은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책상을 비롯해 작업대나 계산대 등에 쓰는 액추에이터 시스템을 만든다. 1990년대 처음으로 사무실 책상 시장에 진출한 리낙은 가구 디자인을 헤치지 않으면서도 조절이 쉬운 모듈 방식을 강점으로 세계 시장에서 각광받는다. 또 자주 사용하는 높이에 대한 위치 기억 기능을 적용해 편의성을 높였다. 칼럼 내부에 장착된 충격방지 센서를 통해 책상이 움직이다가 장애물에 걸릴 경우 즉각적으로 인지, 동작을 멈춘다. 여기에 대기전력을 최소화해 전력 낭비를 막고, 친환경 제품으로의 기능까지 갖췄다.리낙코리아 측은 “현재 국내 4대 주요 가구기업에 리낙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약 7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며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자유자재로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어 앞으로 진출할 수 있는 분야도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홈라인은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동 침대에 들어가는 시스템이 대표적이고, 테크라인은 고강도 산업작업 용도를 위해 디자인된 리니어 전동실린더 솔루션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최초의 리니어 액추에이터가 1980년대 농업용·산업용 중장비에 설치된 만큼 이 분야에 있어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한다는 설명이다.미국·유럽에 비해 국내에서 인지도는 낮지만 한국 내 브랜드 파워도 점차 커지고 있다. 2012년 설립한 리낙코리아는 지난 5년 간 4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가구와 의료기기는 물론 농기계·건설·중장비 등 산업용 제품도 다양하게 보급한 결과다. 최근에는 가정용 침대 분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박삼락 리낙코리아 대표는 “(자사 제품은) 전동식 구동 시스템으로 구현해 설치나 유지보수가 쉽고,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것도 강점”이라며 “시대 흐름에 맞춰 사물인터넷(IoT)과 친환경 분야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8.05.0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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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대기업 인공지능에 올인!

헬스케어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애플 모두 최근 AI 중심으로 조직 개편 단행해 지난 몇 년 사이 인공지능이 IT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트렌드 중 하나로 떠올랐다. 딥러닝과 머신러닝 같은 인공지능 기술은 검색향상, 이미지 인식, 음성기반 디지털 비서, 자율주행차 등 갖가지 새로운 산업을 낳았다.이런 기술의 미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시장규모 예측은 천차만별이다. 시장조사 업체 퍼시스턴트 마켓 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 연구 중 가장 유망한 분야인 딥러닝의 지난해 매출액은 48억 달러에 달했으며 2027년에는 261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성장률(CAGR)은 49%에 달한다.지나치게 낙관적인 예상치라 하더라도 이는 인공지능이 얼마나 큰 기회를 창출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MS)·알파벳·애플이 각각 그 신흥기술에 더 역점을 두겠다고 최근 발표한 배경을 설명해준다. ━ 기업 구조개편 지난 3월 말 MS는 최대 성장기회인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컴퓨팅에 회사 자원을 집중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발표했다. MS는 3개 엔지니어링 팀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다. ‘클라우드+인공지능 플랫폼’으로 불리는 첫째 팀은 신흥 고도성장 기술에 초점을 맞춰 4개 사업부로 분리된다. 기업 인공지능, 보편적 스토어·상거래 플랫폼, 인공지능 지각과 혼합 현실, 인공지능 인지 서비스와 플랫폼이다.‘경험과 기기로 불리는 둘째 팀은 윈도와 오피스뿐 아니라 서피스 제품군을 총괄한다. 복수의 기기 전반에 걸쳐 체험을 통합하는 작업을 한다. 기기, 윈도, 신경험과 기술, 그리고 기업 이동성과 관리 등 4개 부문으로 분리된다.기존의 세 번째 팀 인공지능+리서치는 지난 2년간 해온 대로 “리서치에서 상품화까지 인공지능 혁신의 도입”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이는 MS의 인공지능 기반 ‘애저’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부가 최근 분기 전년 동기 대비 98%의 성장을 기록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된 변화다. MS는 현재 이 분야의 선두업체인 아마존 웹 서비스(AWS)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 구글도 뒤 따른다 그러나 알파벳의 자회사 구글도 며칠 뒤 나름의 사업개편에 착수했다는 소식은 뜻밖이었다. 지난 2년간 구글의 검색·인공지능 그룹을 이끌었던 존 지아난드레아가 물러나고 검색과 인공지능 사업부를 분리해 회사 전체의 인공지능 사업을 전담하는 사업부를 신설했다. 이 신사업부는 저명한 딥러닝 전문가 제프 딘이 이끌게 된다. 구글 브레인의 공동설립자이며 회사의 선구적인 인공지능 리서치 상당부분을 책임지는 인물이다. 검색 엔지니어링을 담당하는 벤 곰스가 검색 그룹을 이끈다. 구글은 이 같은 조직개편을 아직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 구글의 손실은 애플의 소득 구글 검색·인공지능 사업부 전 책임자의 백수 생활은 오래 가지 않았다. 애플은 바로 하루 뒤 지아난드레아를 ‘머신러닝과 인공지능 전략’ 책임자로 영입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지아난드레아는 구글 시절 지메일·검색 그리고 인공지능 기반 디지털 비서 등 구글 제품 다수에의 인공지능 통합을 이끌었다.애플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후발주자인 것은 프라이버시와 보안에 역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팀 쿡 애플 CEO는 지아난드레아 영입을 알리는 이메일에서도 이 문제를 언급했다. “우리 기술에는 우리 모두가 중시하는 가치가 배어 있어야 한다. 지아난드레아는 컴퓨터를 더 스마트하고 개인적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이용자를 배려하는 우리의 접근방식을 공유한다.” ━ 회사의 미래가 걸려 있다 인공지능 시장이 막대한 기회를 제공하지만 모두 정량화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구글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검색을 개선하며 MS는 클라우드 사업에 인공지능을 도입했다. 애플은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플래그십 아이폰의 혁신을 추진한다. 모든 IT 대기업이 모두 이들 미래지향적인 알고리즘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할 만큼 인공지능의 혁신적인 성격은 의미심장하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기술임은 분명하다.- 대니 베나 모틀리 풀 기자※

2018.04.3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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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스가 제안하는 사무환경 트렌드] 수시로 변신하는 트렌스포머형 사무실 뜬다

산업 일반

직군별 특색 맞는 공간 제시 … 수평적 소통 늘며 협업 공간 ‘쑥’ ‘사람은 건물을 만들고 건물은 사람을 만든다.’ 윈스턴 처칠이 공간의 중요성을 두고 한 말이다. 최근 집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가구나 인테리어 등 홈퍼니싱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직장인이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 환경은 어떨까. ‘사무환경이 기업문화를 만든다.’ 사무가구 전문기업 퍼시스가 가구 제조를 넘어 사무환경 컨설팅 기업으로 거듭난 배경이다. 이종태 퍼시스 부회장은 5월 31일 서울 오금동 퍼시스 본사에서 열린 ‘퍼시스 사무환경 세미나’에서 “사무실은 이제 단순히 일하는 공간을 넘어 기업문화와 업무 특성을 고려한 하나의 핵심 경영전략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른바 ‘오피스 4.0 시대’가 열렸다는 얘기다. 이날 퍼시스는 신규 브랜드 캠페인을 소개하고, 사업전략과 최신 사무환경 트렌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윤기언 퍼시스 사업부 상무는 “조직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스마트 기기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직원의 업무 특성을 고려한 공간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서울 강남 삼성동 GS리테일 편의점사업부 지역사무소에는 25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이들 중 75% 이상이 가맹점을 관리하는 영업직 사원이다. 일주일 중 월요일만 회사로 출근한다. 김태진 GS리테일 총무팀 차장은 “월요일은 회의실을 잡기 힘들 정도로 사무실이 붐비지만 나머지 요일은 대부분의 책상이 텅텅 빈 상태였다”고 말했다. GS리테일은 직원들의 업무 특성을 고려해 공간 효율성을 높이고자 사무가구 전문회사인 퍼시스에 사무환경 컨설팅을 맡겼다. 지난해 5월부터 약 5개월간의 컨설팅을 거쳐 재탄생한 사무실은 하루에도 몇 번씩 변신하는 ‘트랜스포머형’이다. ━ TF팀 늘며 4명 이하 소규모 회의 필요성 커져 책상을 옮기는 것은 물론 움직이는 문을 여닫는 방식으로 오전에는 대규모 회의실로, 오후에는 고객 상담실로 바뀐다. 박정희 퍼시스 사무환경기획팀장은 “사무실에 있는 시간이 거의 없는 영업직원의 특성을 고려해 고정석을 없앤 대신 개인 사물함을 설치하고, 요일에 따라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움직이는 사무실’을 만들었다”고 말했다.앞서 5월 22일 퍼시스는 서울 광화문 디타워에 전시공간과 업무공간을 결합한 ‘워킹(Working) 쇼룸’을 선보였다. 퍼시스 광화문 센터에서는 직군별 업무 행태와 특성을 연구·분석해 도출한 5가지 콘셉트의 전시 공간을 체험할 수 있다. 5가지 유형은 크게 영업, 인사·총무, IT개발·연구, 디자인·설계, 마케팅·기획 직군으로 나뉜다.우선 영업직은 외근과 회의가 잦은 점에 착안해 책상을 공유하는 비지정석 형태로 공간을 구성한다. 대신 별도의 개인 사물함을 제공해 공간 효율을 높인다. 반대로 업무체계가 명확하고, 문서 작업이 많은 편인 인사담당자와 총무관리자는 독립된 업무 공간이 필수다. 업무상 많은 서류를 검토하는 점을 고려해 확장이 가능한 책상을 배치해 넓은 작업면을 확보하는 것을 추천한다. 전문 분야에서 고도의 집중 업무를 수행하는 IT 개발자나 전문연구원 역시 독립된 공간을 필요로 한다. 팀원 간 교류가 적고,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므로 칸막이를 설치하는 것도 좋다.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높낮이가 조절되는 모션데스크를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디자인과 설계를 주로 하는 업무에서는 넓은 작업 면적이 필요하다. 또 참고 서적이나 샘플 등을 보관하기 위해 넉넉한 수납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3~4인 규모의 프로젝트가 잦은 특성을 고려해 팀 협업이 가능하도록 업무 공간 가운데 간이 테이블을 배치한다. 개인 업무와 협업의 비중이 비슷한 마케터나 기획자의 경우 파티션이 있는 책상과 라운드 테이블을 둘 다 두는 것이 업무 효율을 높인다. 업종이나 업무 스타일에 따라 사무실 분위기는 다르지만 공통적인 흐름도 있다. 갈수록 협업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퍼시스의 조사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오피스 내 협업 공간은 전체 업무 면적의 11% 가량을 차지한다. 이는 2007년 이전보다 3% 상승한 비율이다. 회사 내 TF팀과 팀 내 협업이 증가하면서 여럿이 소통하고, 업무를 공유하는 공간 역시 늘었다는 분석이다. 박정희 팀장은 “중대형 크기의 회의실을 선호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의 협업 공간은 여러 개의 소회의실로 구성하는 추세”라며 “국내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더라도 평균 회의 참석 인원이 4인 이하라는 답변이 60%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에 스마트 기기와 연동 가능한 디스플레이 장비를 갖춘 소규모 회의실 조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퍼시스 측은 “회의 공간이 늘어나는 것과 더불어 직원 휴게 공간도 지속적으로 커지는 추세”라며 “일하는 공간도 편하고, 즐거워야 한다는 인식이 국내에서도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 인터뷰 | 권수범 퍼시스 가구연구소 수석 디자이너 - 집처럼 편한 사무환경 욕구 커질 것 퍼시스는 1989년 국내 가구업계 최초로 기업 부설 가구연구소를 설립했다. 디자이너뿐 아니라 엔지니어가 공동 연구해 만든 사무가구는 국내 가구업계에서 유일하게 세계 3대 디자인상((iF, 레드닷, IDEA)을 휩쓰는 쾌거를 안았다. 그 중심에는 권수범 수석 디자이너가 있었다. 1999년 퍼시스 가구연구소에 공채로 입사한 권 디자이너는 올해 초 상무이사 자리에 오르며 ‘공채 출신 1호 임원’이 됐다. IT와 결합한 회의 시스템인 ‘비콘’, 수평적인 소통을 중시하는 오피스 시스템 ‘인라인트 & 인에이블’ 시리즈 등이 그의 최신작이다. 권 디자이너에게 국내 사무가구 시장에 대해 물었다.사무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과거에는 사무공간과 주거공간의 차이가 컸다. 그런데 갈수록 그 간극이 줄어들고 있다. 말 그대로 회사가 ‘집처럼 편안한 공간’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대두하면서부터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공간에 대한 관심, 환경에 대한 관심도 생겼다. 초반에는 가구산업이 제조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를 잡았다.”사무가구와 가정용 가구는 어떻게 다른가.“기본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누가 구매하느냐의 차이다. 사무가구를 일종의 비용이라고 여기는 기업은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 해도 비싸면 사지 않을 것이다. 이 때문에 일반 가구보다는 합리적인 부분을 많이 고려하는 편이다.”사무가구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주거공간은 싫증이 나면 바꿀 수 있지만 사무가구는 그렇지 않다. 한번 구매하면 교체하기에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내구성을 높이는 게 최우선이다. 미국·유럽 등 우리나라보다 안전에 대한 기준이 더욱 까다로운 국가의 기준에 맞춰 실험을 실시한다. 기술적인 부분은 계속 업그레이드하지만 디자인에 있어서는 유행을 타지 않는 게 중요하다. 너무 튼튼하게 만들다 보니 새로 구매를 잘 안 하는 게 문제다(웃음).디자인과 기술이 상충하는 부분은 어떻게 극복하나.”“디자인을 하는 행위 자체가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다. 사무가구는 장식을 하거나 군더더기를 붙일 수가 없다. 그래서 어떤 소재와 부품을 쓰느냐가 중요하다. 소재가 디자인인 동시에 구조체가 된다.”좋은 사무환경이란 무엇일까. 앞으로의 시장을 전망하자면.“사용자의 편의를 극대화한 사무실이다. 집처럼 편안한 사무공간에 대한 요구는 점점 커질 것이다. 다만 개인 가구보다 가격 장벽이 높은 시장이라 원목 등 값비싼 자재를 쓰는 데는 한계가 있다. 원목이 아니더라도 자연친화적이고, 편안한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해야 한다고 본다.”

2017.06.1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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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50대 부자]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

CEO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은 현장 경영에선 물러났지만 디자인 방향을 제시하는 등 기업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주식 재산 1조29억원으로 한국 부자 42위에 오른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77)은 대한민국 가구 산업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는 가구를 만들어 파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간 디자인 개발에 주력해 왔다. 시장에선 조 명예회장에 대해 “시장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대처가 빠르다”고 평가한다. 그는 이미 20년 전부터 이케아의 한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사업전략을 세우는 통찰력을 보여준 바 있다. 그 결과 이케아의 한국 진출에도 한샘의 매출은 급성장 중이다. 주방가전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온라인·홈쇼핑으로 유통채널을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전략이 주효했다.한샘은 올해 매출 2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매출 1조7123억원, 영업이익 1465억원을 거둬 사상 최대실적을 냈다. 2014년 대비 매출 29.2%, 영업이익 32.7% 증가한 수치다. 2013년 가구업계 처음으로 매출 1조 시대를 연 이후 연간 30% 안팎의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샘 측은 이에 대해 “한샘 플래그숍 등에 힘입어 기업·소비자간(B2C) 거래 매출이 증가했으며, 기존 유통사업 성장과 대리점 확대도 실적이 좋다”고 설명했다. 한샘은 대형 직영매장인 한샘 플래그숍과 생활 소품 전문매장 한샘홈을 통해 생활용품 매출을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가구 판매가 한계에 이른 만큼 생활 소품의 비중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 “디자인 산업이 한국의 미래 경쟁력” 1939년 황해도에서 태어난 조 회장은 서울대 건축공학과와 국제디자인대학원을 졸업한 후 건축사로 일하다가 1970년 한샘산업을 세웠다. 한국의 아궁이 부엌을 바꿔 주부들을 편하게 해주겠다는 목표로 대학동창인 김영철 전 퍼시스 회장과 함께 서울 연신내에서 만든 7평(23.14㎡)짜리 비닐하우스가 첫 회사였다. 싱크대 상판과 싱크볼 정도를 만드는 것이 전부였던 시절 그는 부엌에 ‘입식 주방’ ‘주방가구’라는 개념을 도입했다.1970년대 중반 국내 아파트개발과 1980년대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 진출 붐에 힘입어 회사는 1983년 수출 500만 달러를 돌파하며 승승장구했다. 조 회장은 1990년대 초반 신도시가 건설되고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를 넘어서자 한샘을 부엌가구 전문에서 종합 인테리어기업으로 확대 전환시켰다. 그 결과 IMF구제금융시기에도 한샘의 매출은 크게 늘었다.조 회장은 1990년대 중반 최양하 현 한샘 회장에게 경영을 맡기고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디자인 산업은 다가올 미래 사회에서 한국이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대표 분야 중 하나”라고 강조하며 ‘디자인 경영’을 설파했다. 건축가, 미술가들과 교류 끝에 2012년 사재를 털어 공익법인 한샘드뷰(DBEW)연구재단을 설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디자인 개발에 대한 이 같은 노력은 한샘이 내세울만한 경쟁력이 되었다. 그는 “다가올 미래 사회는 동·서양의 문명이 만나 일방적 지배가 아닌 두 문명의 장점이 조화를 이뤄 새로운 문명을 창조하는 모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그의 철학은 ‘드뷰(Design Beyond East&West)’라는 이름에 반영됐다.조 회장의 디자인 발전 프로젝트는 주방 디자인에서 공간 디자인으로, 이어 라이프 디자인으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엔 진공블렌더 등 소형가전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중국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이를 위해 ‘한샘(중국)가구유한공사’의 지분 100%를 300억원에 사들였다. 현지인을 채용해 중국 내수사업 준비팀을 꾸리는 등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조 회장은 이를 통해 한샘을 한국 대표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그는 지난해 11월 서울 방배동에 있는 한샘 본사에서 그 원동력이 될 프로젝트를 밝혔다. 조 회장은 “2020년까지 대한민국 3대 브랜드로 키울 것이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그리고 한샘”이라고 말했다. 한샘의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면 매출은 저절로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이다. ━ ‘한국판 브루킹스 연구소’ 설립해 비전 제시 최근 조 회장의 화두는 ‘국가의 미래전략을 제시할 싱크탱크 설립’이다. 그는 지난해 3월 한샘드뷰연구재단에 보유 주식의 절반인 260만주(약 4400억원)를 순차적으로 내놓기로 하고 우선 60만주(약 1000억원)를 기부한 바 있다. 미국의 브루킹스 연구소 같은 싱크탱크를 만드는데 필요한 자원을 지원하겠다는 것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의 서유럽 원조정책인 마셜플랜을 내놓은 브루킹스 연구소는 헤리티지 재단과 함께 미국의 양대 싱크탱크로 꼽힌다.한국판 브루킹스 연구소인 ‘여시재(與時齋)’는 올 연 초 재단법인 등록을 마쳤다. 초대 이사장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맡았다. 재계에서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박병엽 팬택 창업자가 이사로 참여했다. 조 명예회장은 지난해 사재를 출연하면서 “한일합병, 남북 분단, 한국전쟁 등은 우리나라가 미래의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고 이를 대비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비극”이라며 “앞으로도 한국은 주변의 강대국 사이에서 이들과 함께, 그리고 이들을 조정하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하므로 싱크탱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과 동북아, 나아가 세계를 이끌어갈 미래의 리더를 육성하겠다는 포부다.-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2016.05.26 10:04

4분 소요
[글로벌 유통기업 무덤에서 웃은 이케아의 비결은] 현지화+이케아식 독창성의 조화

산업 일반

진출 전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글로벌 홈퍼니싱 기업 이케아(IKEA)가 한국에서 첫 해를 났다. 현재 국내 유일의 매장인 이케아 광명점의 성적표는 일단 ‘합격’이다. 이케아 코리아는 12월 16일 서울 광화문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열린 ‘이케아 코리아 1주년 간담회’에서 이케아 광명점 개점 이후 지난 1년의 사업성과와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12월 18일 문을 연 광명점은 올해 12월까지 약 30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누적 방문객 수는 670만 명, 멤버십 회원 수는 60만6000명을 기록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만난 안드레 슈미트갈 이케아 코리아 대표를 비롯한 회사 관계자들은 “기대 이상의 성공적인 첫 해를 보냈다”고 입을 모았다. 첫 매장의 성공에 힘입어 이케아 코리아는 오는 2020년까지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해 경기 고양과 서울 강동에 이어 서울·경기권과 대전·충청, 부산·경남권에 각각 매장 하나씩을 신설, 총 6개 매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 3500명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2호점이 될 고양점의 경우 연면적 16만4000㎡(약 4만9610평) 규모로 2017년 하반기에 문을 연다. 1호점인 광명점보다 25% 넓다. 슈미트칼 대표는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이 실내장식에 대한 영감을 얻고, 직접 제품을 만져볼 수 있도록 오프라인 매장을 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1년 전 광명점 개점 당시 이케아는 현재 계획보다 1개 적은 5개 매장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케아가 1년 만에 1개점을 추가로 계획한 데는 첫 매장이 그만큼 좋은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슈미트갈 대표는 “조사 결과 광명점 고객의 75%가 10km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전국 각 지역에 거점을 마련해 더 많은 고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기대 이상의 성공적인 첫 해” 이케아의 지난 1년은 비교적 성공적이었지만, 사실 한국 시장은 ‘글로벌 유통기업의 무덤’으로 통한다. 1996년 중동점을 시작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한 프랑스 유통업체 까르푸는 진출 10년만인 2006년 짐을 쌌다. 당시 까르푸는 현지적응 실패로 고전하다 매장을 이랜드그룹에 매각하고 철수했다. 까르푸 매장은 이후 이랜드의 홈에버가 됐고, 2008년 홈플러스에 다시 인수됐다.1998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세계 1위 대형마트 월마트 역시 지난 2006년 철수를 선언했다. 한국식 맞춤경영에 실패해 실적이 부진한 탓이었다. 월마트는 국내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가 인수했다. 1999년 진출한 영국 테스코는 앞선 두 업체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일찌감치 삼성과 손을 잡았다. 국내 기업의 대형 유통망을 활용해 진출 초기 연착륙하는 듯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줄곧 이어진 경기 불황과 과도한 규제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올해 9월 철수했다. 영국 본사의 자금 사정이 악화된 것도 철수 요인으로 작용했다. 테스코와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9월 홈플러스 그룹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하면서 1997년 삼성물산이 대구 1호점으로 시작한 홈플러스는 1999년 영국 테스코에 경영권을 넘긴 이후 16년 만에 다시 한국 투자자의 손에 들어오게 됐다.‘마지막 자존심’ 테스코까지 두 손을 들게 한 한국 시장은 글로벌 유통기업에게 결코 쉽지 않은 상대다. 홈퍼니싱 업체인 이케아는 비록 일반적인 유통 업체와는 차별성을 지닌다. 그러나 28개국에서 328개 매장을 운영하는 이케아 그룹의 경쟁상대는 이미 가구·인테리어 업체가 아니다. 이케아가 올해 전 세계에서 올린 매출은 327억 유로(약 42조원)였다. 미국 종합 유통기업 아마존(약 80조원)이나 타깃(약 85조원)에 견줄 만하다. 지난해 월마트 매출(약 565조원)과 비교하면 작은 규모지만 이미 매장 수로는 월마트는 물론 까르푸·토이저러스를 압도한다.월마트와 까르푸가 국내 사업을 접은 요인은 현지화 전략의 실패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테스코는 삼성물산을 내세워 현지화에는 성공했지만 가격과 서비스 경쟁에서 밀렸다는 평가다. 결국 어느 정도의 현지화 전략은 필요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너무 한국화된 글로벌 업체는 오히려 구미가 당기지 않는 법이다. 이케아는 이런 면에서 적당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케아는 해외 진출 전 각 나라의 중산층 가정을 방문해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할 만큼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친다. 한국에 매장을 열기 전에도 80여 곳의 가정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한국에서 많이 사용하는 제품을 전면에 배치하고, 수량과 가격을 책정한다.각 나라의 문화를 반영하긴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수용하진 않는다. 지난 1998년에 중국에 진출할 때도 젓가락·프라이팬·부엌칼 등 일부 품목만 현지에 맞게 추가했을 뿐 이케아에서 파는 제품 종류는 전 세계 어디서나 비슷하다. 이케아의 CEO였던 안데르스 달비그는 자신의 저서에서 “우리가 현지화 전략만 펼쳤다면 한 도시나 나라의 가구점에 불과했을 것”이라며 “우리의 생각은 독창적인 모습, 다시 말해 스칸디나비아식, 이케아식 독창성을 지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케아는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때 자국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십분 활용한다. 스웨덴 국기를 상징하는 로고 색깔은 물론, 북유럽 언어를 그대로 사용한 제품명이 대표적인 예다.대량생산을 기반으로 하는 이케아 모델은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 한 가지 제품을 대량으로 제조해 공급 업체에 지급하는 단가를 낮게 유지하고, 소비자가도 낮춘다. 이케아를 상징하는 제품 중 하나인 ‘빌리’ 책장은 전 세계에서 10초마다 한 개씩 팔린다. 매장 수가 늘면 그만큼 공급량도 늘어 가격 역시 낮출 수 있다. 그 결과 이케아는 지난해 평균 1% 정도 가격을 낮췄다고 밝혔다.지난해 처음 공개된 국내 소비자가를 두고 한때 외국에 비해 비싼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럼에도 국내 가구 업체의 제품보다는 저렴하다는 것이 대다수 소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이케아 관계자는 “각국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결정해 수량을 정하다 보니, 나라별 가격이 상이하다”면서도 “외국보다 비싸게 가격을 책정한 제품은 국내 업체가 비슷한 제품을 얼마에 팔고 있는지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이케아코리아가 제시한 가격은 외국보다는 비싸지만 국내 다른 가구 업체와 비교하면 여전히 저렴하다는 뜻이다.애초 이케아 진출로 국내 가구 업체는 물론 주변 상권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됐지만 이 역시 기우로 끝나는 분위기다. 지난 3분기 국내 가구 업계 1위인 한샘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2% 증가한 32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리바트의 영업이익 역시 93억원으로 30.9% 늘었다. 퍼시스(38.3%)·에넥스(20.4%)의 영입이익도 크게 늘었다. 문미성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케아의 국내 시장 진입 효과를 분석하며 “이케아가 중소 가구 업체에 미친 부정적 영향은 우려한 만큼 크지 않았다”며 “오히려 산업의 구조 고도화와 소비시장 확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케아의 국내 진출이 시장을 키웠다는 평가가 나오자 이젠 ‘이케아 효과’ 혹은 ‘메기 효과’라는 말도 나온다. 미꾸라지들이 있는 논에 메기 한 마리를 넣어두면 미꾸라지들이 메기를 피해 다니느라 더욱 활발해지고 생존력이 높아지는 것처럼 새롭게 등장한 강한 경쟁자가 오히려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키웠다는 것이다.가구 업체뿐 아니라 주변 상권 역시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다는 반응이다. 광명점 지하 공간 일부를 소상공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이케아가 한국 시장에 연착륙하기 위한 전략의 일부다. 이케아 코리아 측은 한국유통학회가 지난해 12월부터 8월 사이 신용카드 거래 내용을 조사한 자료를 내세워 “광명점 주변 10㎞ 이내 상점 매출이 7.5%에서 27.4%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슈미트갈 대표는 “지역상생 정책은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정책”이라며 “광명점 지하 공간 일부를 소상공인들이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것은 전 세계 이케아 매장 가운데 이곳이 유일하다”고 밝혔다. ━ 시장 키운 ‘메기효과’? 기대 이상의 기분 좋은 성적표를 받아든 이케아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두 손을 들게 한 정부의 높은 규제 장벽이다. 올 초 국회에서는 이마트·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의 월 2회 ‘의무휴업’ 규제를 이케아로 확대 적용하려는 ‘이케아 규제법’ 논의가 오가기도 했다.이에 대해 슈미트갈 대표는 “어느 시장이나 초기 진입단계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정부기관·규제당국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케아가 저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중국 등에서만 가구를 만들어 한국산은 적다는 지적에 대해서 그는 “단순히 임금이 저렴한 곳에서 가구를 만드는 게 아니라 효율성을 고려해 독일 같은 선진국에서도 제작한다”며 “화분·식재료·가구 부품 등 일부에 그친 한국산 비중을 높이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허정연 기자 hur.jungyeon@joins.net

2015.12.20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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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진출 30년 프랑크 셰퍼스 한국로버트보쉬 대표

CEO

1886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정밀 기계로 시작해 자동차 기술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한 보쉬그룹은 현재 전 세계 150여 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이다. 올해 초 새로 부임한 프랑크 셰퍼스 한국로버트보쉬 대표에게 보쉬의 기업 철학과 미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 10년 동안 보쉬의 비약적인 성장은 한국의 자동차 산업과 동반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원동력이었습니다. 보쉬의 한국 사업을 총괄하는 CEO로서 책임감을 갖고 보쉬의 성장세를 계속 이어나갈 것입니다.”지난 8월 21일 경기도 용인 본사에서 만난 프랑크 셰퍼스 한국로버트보쉬 대표는 취임 8개월째 소감과 각오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그의 말처럼 보쉬는 자동차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기업이다. 1886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로버트 보쉬(Robert Bosch, 1861~1942)가 두 명의 동료와 함께 세운 ‘정밀 기계 및 전기 공학을 위한 작업장’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보쉬는 이듬해인 1887년 자동차용 엔진 점화기를 만들면서 자동차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이후 1913년 헤드라이트, 1926년 윈드실드 와이퍼, 1927년 세계 최초의 디젤 엔진용 연료 공급 펌프를 생산했다. 1976년에는 세계 최초로 ABS(Anti-lock Break System)를 개발했고, 1986년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TCS), 1997년 커먼 레일 시스템, 2000년 휘발유 직분사 시스템, 2004년 피에조 인젝터를 곁들인 3세대 커먼 레일 시스템을 선보였다. ━ 지속적인 투자와 사업 다각화 보쉬그룹은 현재 자동차 부품을 비롯해 전동공구, 산업기술, 소비재, 에너지 및 빌딩 기술 부문에 걸쳐 전 세계에 440여 개의 지사를 두고 있다. 2014년 매출액은 490억 유로(약 66조원)로, 이 가운데 47%를 유럽 이외의 나라에서 벌어들였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매출 16조원을 달성해 전체 매출액 중 27%를 기록했다. 보쉬그룹 직원 36만 명(2015년 4월 1일 기준)이 전 세계 각지에서 일하고 있다.보쉬그룹은 1985년 서울에 사무소를 열면서 올해로 한국 진출 30년째를 맞았다. 셰퍼스 대표도 한국 근무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2001년부터 2004년까지 한국 로버트보쉬의 전신인 한국로버트보쉬기전에서 CFO로 근무했다. 그가 한국에 있었던 10여 년 전과 지금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제가 있던 당시에는 한국에 보쉬의 커먼 레일 시스템이라는 디젤연료분사장치 기술이 처음 소개됐고, 이것이 보쉬가 한국에서 급성장을 이룰 수 있는 토대가 됐지요. 그때로부터 10년이 넘은 지금은 보쉬의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화에 접어든 시기이자 새로운 기술과 혁신적인 제품으로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도전의 시기라고 봅니다.”한국로버트보쉬는 국내에서 실적이 좋은 기업으로 꼽힌다. 2014년 보쉬그룹의 한국 내 매출은 2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1% 성장한 수치다. 그런 측면에서 그가 말하는 도전의 시기가 무엇을 뜻하는지 궁금해졌다. 그는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전자와 선박, 자동차를 선도하는 시장인 만큼 한국로버트보쉬가 도전할 수 있는 기회는 충분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공격적인 전략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셰퍼스 대표는 “한국에서의 꾸준한 실적은 보쉬의 지속적인 투자 및 사업 다각화에 기반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이와 같은 전략으로 보쉬의 각 사업을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셰퍼스 대표의 말처럼 보쉬의 좋은 실적의 배경은 과감한 투자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셰퍼스 대표는 “보쉬는 국내 고객사의 요구에 부합하는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쉬는 한국에서 지난 5년 동안 2650억원을 투자했고, 올해도 3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보쉬의 대전 공장에서 가솔린과 디젤 엔진에 들어가는 인젝터를 생산 중인데, 유럽연합(EU)의 배출가스 기준인 유로6에 맞추기 위해 생산 설비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이 돈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보쉬는 국내 R&D 분야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1900여 명의 직원 가운데 250명 이상의 엔지니어가 R&D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2007년 217억원을 투입해 증축한 ‘기술 연구’는 최첨단 테스트 및 어플리케이션 설비를 갖추고 있다. 꾸준한 투자와 R&D의 강화가 보쉬의 성공요인인 셈이다.사업 다각화도 빼놓을 수 없는 보쉬의 핵심 전략이다. 보쉬는 올해 KCW(주)와 함께 ‘KB와이퍼시스템’이라는 합작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6월 두 회사는 대구국가산업단지 내에 KB와이퍼시스템 본사 및 제조 공장 구축을 위해 대구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새로운 공장은 2000억원을 투자해 2016년 말 생산을 시작하게 된다.보쉬는 최근 주력 사업인 ‘자동차부품 기술 사업 부문’의 명칭을 ‘모빌리티 솔루션 부문’으로 변경했다. 자동화, 전기화, 연결성 등 이동성의 모든 영역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보쉬가 자동차 업계를 넘어 다양한 산업에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선두업체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이에 대해 셰퍼스 대표는 “과거 두 발 또는 네 발 자동차를 의미하던 자동차 기술이 현재는 전기자동차, 자율주행, 사물 기반 인터넷이 접목된 커넥티드 카로 옮겨가고 있다”며 “기존 자동차 사업의 콘셉트를 넘어서 좀 더 넒은 의미의 모빌리티를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셰퍼스 대표에 따르면 모빌리티 솔루션으로의 명칭 변경은 시장의 확장을 겨냥한 전략이다. “현재 전기자동차 부문에서 연료효율과 친환경성이 가장 중요한 기술로 대두되고 있는데, 우리는 2025년까지 신차의 15%가 전기자동차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마저도 100% 완전한 전기자동차가 아닌 하이브리드 또는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이는 향후 10년 동안 내연기관 엔진을 기반으로 한 파워트레인 기술이 주도적인 기술로서 지속된다는 것을 의미하죠.” 그러면 이에 대응하는 보쉬의 전략은 뭘까? 그는 “2020년까지 배터리 가격을 절반으로 낮출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보쉬는 매년 4억 유로를 투자하고 있다”라는 말로 대신했다.보쉬는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기술인 자동화 주행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안전 기술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한다. 특히 운전자 조력 시스템(DAS) 시장에서 보쉬의 매출은 매년 30% 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무사고 주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구글, 애플 등 IT 업계의 자율주행 자동차 산업 진입이 늘고 있지만, 신흥 경쟁자들을 물리칠 만한 강력한 기술력을 갖췄다는 것이 세퍼드 대표의 설명이다. 실제로 보쉬는 레이더 센서의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리더이다. 어댑티브크루즈 컨트롤(ACC) 분야에서 선도적인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데, 이는 자율주행 분야에 응용이 가능한 기술이다.“현재 유투브에서는 보쉬의 기술로 완성한 자율주행 자동차의 영상을 볼 수 있는데요. 2020년까지 자율주행 자동차가 고속도로를 다닐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우리는 이에 필요한 레이더 및 소프트웨어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 자동주차 기술도 보유하고 있는데 공항의 렌트카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 창립자의 경영철학 이어간다 독일과 중국의 요직을 두루 거쳐 올해 1월 한국에 온 셰퍼스 대표는 “뛰어난 기술력과 강력한 중공업 인프라를 갖춘 한국이야말로 여전히 다양한 기회가 있는 곳”이라며 “임기 동안 한국에 있는 다양한 형태의 법인들을 통합하는 조직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민첩한 조직을 만들어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겠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창립자의 경영철학을 이어받아 인재를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인사 제도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셰퍼스 대표에 따르면 보쉬는 창립자인 로버트 보쉬의 기업가 정신을 잘 지켜가고 있는 회사다. 지난 129년 동안 7명의 전문 경영인이 창립자의 인간 중심 정신을 이어받아 회사를 운영해 왔다. 이들 전문 경영인들은 개인의 이익보다는 회사의 이익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자세, 그리고 능력을 갖고 있는 인물들로 평가받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그러면 한국로버트보쉬의 CEO로서 그의 포부는 무엇일까?“직원들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교육을 시키고,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자 의무라고 생각해요.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보쉬의 다음 100년을 위한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현재 국내에서 벌이고 있는 보쉬의 사업은 다양하다 못해 광범위하다. 우리가 대형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는 가정용 전동드릴부터 자동차 부품 및 애프터마켓 제품, 산업자동화 및 모바일 제품, 보안 시스템까지 아우른다. 그만큼 보쉬는 한국 상륙 30년 만에 우리의 생활 속에 깊이 들어와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로버트보쉬의 간판으로 부임한 셰퍼스 대표의 리더십이 어떻게 발휘돼 경영성과에 반영될지 기대된다.- 글 오승일 포브스코리아 기자·사진 오상민 기자

2015.09.2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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