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색조화장품' 검색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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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0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백화점 업계는 마스크를 벗고 화장을 준비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뷰티 행사를 진행한다. 최근 엔데믹 분위기에 실제 백화점 색조 화장품 매출은 급등하고 있다. 28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2~20일에 색조 화장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가량 늘었다. 특히 설 연휴 직후 23∼26일에는 지난해 동기보다 판매량이 40% 이상 늘었다.품목별로는 립글로스·틴트 매출이 80%나 늘었고, 블러셔·셰딩·하이라이터(70%), 립스틱(50%) 순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롯데 측은 “엔데믹 분위기와 정부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앞두고 색조화장품 매출이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 매출도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은 2∼20일 화장품 카테고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6% 늘었고, 현대백화점은 전체 화장품, 색조 화장품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0.7%, 25.8% 증가했다.이 같은 흐름에 백화점 업계는 뷰티 행사를 앞다퉈 기획했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다음 달 3~12일에 '블루밍 뷰티 위크'(Blooming Beauty Week)를 주제로, 뷰티 상품군 이벤트와 체험형 행사를 진행한다.이 행사에서는 #아모레퍼시픽, 시세이도, 맥, 바비브라운 등 37개 브랜드가 참여해 사은 프로모션을 연다. 색조 화장품의 경우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소비자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행사로 진행한다. 행사 기간 메이크업쇼, 메이크업 서비스 등을 열고 브랜드별 단독세트 상품 출시, 메이크업 브랜드 정품 증정 등 프로모션을 연다.신세계백화점은 다음 달 2∼10일 에스티로더, 설화수, 입생로랑 등 70여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신세계 코스메틱 페어'를 연다. #신세계 모바일앱에서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하면 사용할 수 있는 할인권도 증정한다.또 3월 말까지는 코스매틱 마일리지 행사를 열고 신세계 제휴카드로 결제시 금액별로 마일리지도 적립한다.신제품도 공개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는 다음 달 15∼21일 입생로랑 코스매틱 팝업스토어를 열고 뉴 벨벳 틴트 신제품을 선보인다. 이 팝업스토어에서는 메이크업쇼, 포토 부스 등을 운영하고 일정금액 이상 구매 시 사은품을 증정한다.#현대백화점은 다음 달 3∼14일 현대백화점그룹 통합 멤버십 H포인트 회원을 대상으로 16개 점포 뷰티 브랜드에서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플러스포인트를 증정한다.특히 팝업스토어의 성지라고 불리는 더현대 서울에서는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나스 메이크업쇼·팝업 행사를 진행한다. 또 나스 팝업 행사에 이어 다음 달 9∼12일에는 디올 뷰티 팝업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2023.01.28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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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스틱의 시대가 다시 돌아왔다. 지난 4월 29일 정부의 야외 마스크 착용 해제 발표로, 지난 2년간 마스크 착용으로 가려져 왔던 입술이 다시금 보이면서다. 특히 야외활동, 사적 모임 등을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외적으로 자신을 생기 있게 표현하는 색조 화장이 주목받고 있다. 사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까지만 해도 젊은 여성 사이에서 볼에 과일을 얹은듯한 발그레한 ‘과즙 화장’ 등이 인기였지만 코로나19 이후 마스크 착용이 일상이 되면서 립스틱, 볼 터치와 같은 색조 화장에 대한 필요성이 줄어들었다. ━ 색조화장품 매출 ‘껑충’…화장품 테스트도 가능 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립스틱 등을 비롯한 색조화장품 매출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마스크 착용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4월부터 매출이 껑충 뛰었다. 실제 지난 4월 롯데백화점의 색조 화장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증가했고, 신세계백화점은 24%, 현대백화점 역시 25%가 상승했다. 오프라인 매장뿐만 아니라,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색조 화장품은 승승장구다. 먼저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의 지난 4월 립스틱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6% 상승했고, SSG닷컴 ‘선물하기’ 쇼핑 목록에서도 색조 화장품이 전년 동기 대비 8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4월 25일부터 매장에서 화장품 테스트가 가능해진 것도 색조 화장품 구매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지난 1년간은 코로나19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소비자가 매장에서 마스크를 벗고 립스틱, 볼 터치 등 화장품을 테스트하는 것이 금지된 바 있다. 이 같은 색조 화장품 훈풍세에 유통업계는 다시 돌아온 화장품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한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지난 8일까지 잠실 롯데월드몰 1층에 ‘발렌티노 뷰티’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오는 25일에 국내 백화점 최초의 공식 매장 1호를 오픈할 계획이다. ━ 소비자 모시기 경쟁 치열…립스틱 효과는 계속 공식매장 오픈에 앞서 롯데백화점은 팝업스토어를 통해 주말마다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색조 화장하는 법을 알려주는 메이크업쇼를 진행하는 등 손님 모으기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은 5월 초, 코스메틱페어를 열고 뷰티 소비자를 끌었다. 행사 기간 동안 신세계백화점은 화장품을 20만원, 40만원, 60만원 이상 구매한 소비자에게 상품권 7% 사은 혜택을 제공하고, 브랜드별 최대 10% 할인 쿠폰을 증정했다. 또 대구신세계 샤넬 매장과 경기점 디올 매장에서는 메이크업쇼를 펼쳤고, 신세계 뷰티 편집숍 시코르에서는 오는 16일까지 최대 30% 할인 판매하는 행사도 진행한다. 김묘순 신세계백화점 코스메틱 잡화담당 전무는 “최근 화장품 수요가 점점 커지는 만큼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상품을 온·오프라인에서 준비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5월 한 달 간 뷰티 페어를 진행한다. 금액대별로 10% 현대백화점 상품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부터 디올, 나스, 입생로랑메이크업쇼 등을 연다. 콧대 높은 해외 명품 뷰티 브랜드도 손님 모시기에 적극적이다. 디올은 지난달 ‘NEW 디올어딕트 립스틱’ 출시를 기념하며 서울 성수동에 디올어딕트 팝업 스토어를 운영했다. 디올은 이 매장을 통해 새로 출시한 립스틱 35가지 전 색상과 4가지 립스틱 쇼케이스 등을 선보였다. 구찌는 온라인을 통한 립스틱 판매에 나섰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한 구찌는 카카오톡을 통해 립스틱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중 리미티드 에디션 립스틱 제품은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만 단독으로 판매하고 있다. 구찌 립스틱 제품들은 카카오톡 MD가 추천하는 제품으로도 홍보되고 있다. 색조화장품 매출 상승세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립스틱 효과에 보복소비가 더해지면서 색조화장품 소비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경영학과)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경제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불경기일수록 립스틱 판매가 증가한다는 일명 ‘립스틱 효과’가 나타나는데, 여기에 2년간 코로나19로 눌러왔던 보복소비 심리까지 더해지면서 비교적 작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강렬한 색상의 립스틱을 찾는 사람이 더욱 늘 것”이라고 분석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2022.05.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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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첫날 리오프닝(경기 재개)주인 화장품주가 동반 상승했다.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는 기대감 등이 나오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다만 앞으로 주가가 탄력받기 위해선 중국발 봉쇄 조치가 해결돼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LG생활건강은 전 거래일보다 3.08%(2만6000원) 오른 90만3000원에 장 마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전 거래일보다 4.02%(6500원) 오른 16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맥스는 4.09%, 한국콜마는 2.89% 상승 마감했다. 특히 한국콜마는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 연우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시장 확대 기대감이 커졌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색조 수요 증가 기대로 토니모리가 전 거래일보다 7.32%(410원) 오른 601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이날 화장품주 주가 상승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완화가 큰 영향을 줬다. 정부는 18일부터 실내·외 마스크 쓰기를 제외한 모든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전면 해제했다.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이나 영업시간 제한 등 규제가 모두 풀려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 체제로 들어갔다. 실외 마스크도 2주간 착용 의무를 유지한 이후 벗는 방안 논의할 계획이다. 일상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백화점 화장품 색조 매출도 늘었다.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 3사에서 지난 1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 봄 정기세일에서 평균 매출 증가세는 20%를 웃돌았다. 이번 봄 정기세일은 패션·레저·색조화장품이 매출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백화점별로는 롯데백화점 20%, 신세계백화점 27.1%, 현대백화점 20.1% 각각 상승했다. 특히 현대백화점 색조화장품 매출은 45.1%에 달했다. 중국의 코로나19 조치 완화 소식도 국내 화장품 업종 주가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이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매출 부진 우려 해소가 가능해져서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7일(현지 시간)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중국 상하이의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오는 20일 추가 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가는 화장품주를 대표적인 리오프닝주로 꼽는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오는 3분기에는 중국 법인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세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박현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은 리오프닝 수혜 대표 기업”이라면서 “중국의 코로나 봉쇄 조치가 풀리는 시점에 럭셔리 브랜드 ‘후’ 중심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업황 회복 개선을 반영해 목표 주가 115만원을 제시했다. 홍다원 기자 hong.dawon@joongang.co.kr
2022.04.1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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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말 공식석상에 첫 등장하며 ‘은둔의 경영자’ 타이틀을 뗀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백화점 부문)의 광폭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명품 브랜드 확보, 면세점·백화점 확장에 이어 화장품 제조에도 진출했다. 공격적인 경영은 신세계그룹 분리를 촉발하고 있다. 6년 전인 2011년 2월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뜬 “신세계에서 ‘이마트’를 인적 분할해 신설한다”는 공시는 신세계그룹 남매 경영의 ‘신호탄’이었다. 당시 신세계 측은 “분할 신설되는 이마트는 대형마트 사업 부문을 영위하고, 분할존속회사 신세계는 백화점사업 부문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분할에 따라 신세계인터내셔날·신세계첼시·광주신세계·신세계의정부 역사 등은 백화점 사업부문인 신세계로, 조선호텔·신세계푸드·신세계아이앤씨·신세계건설·스타벅스코리아·신세계L&B·이마트중국현지법인은 이마트로 귀속됐다. 자본금 기준 신세계 26.1%, 이마트 73.9%로 분할했다.“전문성을 제고하고, 핵심 경쟁력을 강화해 지속적인 성장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는 신세계 측의 설명과 달리 재계 안팎에선 “사실상 정용진-정유경 남매의 ‘분리경영’을 위한 발판”이라고 분석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자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의 3세 경영승계를 본격화했다는 것. 이후 2016년 4월 두 사람은 각자 보유하고 있던 신세계와 이마트 주식을 교환 매입하면서 지분 교통정리에 나섰다. 정 부회장의 이마트 지분율은 7.3%에서 9.8%로, 정 사장의 신세계 지분은 2.5%에서 9.8%로 높아졌다.그리고 지난해 12월 15일 대구 신세계백화점 오픈식 현장에 정유경 사장이 20년 만에 모습을 나타냈다. 1996년 조선호텔 마케팅담당 상무보(당시 25세)로 입사한 이래 단 한 번도 공식석상에 등장하지 않아 ‘은둔의 경영자’로 불렸던 그다. 업계에선 “정 사장이 본격적으로 경영일선에 모습을 비추며 후계구도를 더 확고히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틀 후 정 사장은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권(반포 센트럴시티점)까지 따내며 더욱 주목 받았다. ━ 후발주자지만 펄펄 난 면세점 사업 정유경 사장의 ‘공격모드 경영’이 주목받고 있다. 정 사장은 지난해 백화점 신규 프로젝트 전략을 진행하며 두 자릿수 성장을 이뤘고, 자체 의류 브랜드와 주얼리 브랜드를 내놓았다. 최근엔 수년간 공들여온 뷰티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제조공장도 완공했다. 유통업계뿐 아니라 패션·화장품업계에서도 ‘게임 체인저’로 등장하고 있다.우선 백화점과 면세점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정 사장이 총괄하는 신세계의 백화점 사업부문은 올해 3분기 매출 9853억원, 영업이익 74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각각 34.3%, 80.4% 증가했다. 특히 정 사장이 크게 공을 들이고 있는 신세계디에프의 시내 면세점 사업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신세계디에프는 뒤늦게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3분기에 매출 2707억원, 영업이익 97억원을 기록하면서 신규 시내면세점 중 유일하게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이는 지난해 5월 오픈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신규 시내면세점 중 유일하게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루이비통 매장을 유치하면서 매출이 급상승한 덕분이다. 신세계디에프는 디올·펜디·까르띠에 등을 잇달아 유치한데 이어 샤넬·에르메스 측과도 입점 논의를 진행 중이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수요 회복기에는 수요 부진을 잘 견뎌온 대형 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신세계는 신규 사업자이지만 사업 규모를 유지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했기 때문에 중국인 관광객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업계에선 정 사장의 안목을 높이 평가한다. 명품과 프리미엄 브랜드는 시황을 잘 타지 않는다는 점을 정 사장이 꿰뚫었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동남아와 무슬림에서 온 개별 관광객 유치에 공을 들였고, 각국 현지 유명 인사를 유치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매출 비중이 가장 큰 백화점 역시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선방했다. 신세계백화점의 3분기 매출액은 4426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 대비 8.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97억원으로 7.7% 늘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업계에선 “롯데·현대백화점이 중국의 사드 보복과 소비 침체 여파로 고전을 면치 못한 반면 신세계백화점은 신규 출점 효과 등으로 매출이 늘었다”며 “백화점 내에 아쿠아리움, 옥외 테마파크, 스포츠 테마파크 등을 입점해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지난해 8월 새로 단장한 강남점은 재오픈 1년 만에 매출이 21.8% 증가하는 등 순항 중이다. 지난 연말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에 문을 연 대구점 역시 오픈 100여 일 동안 하루 평균 10만 명을 끌어 모으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선 현재 롯데-현대-신세계인 백화점 매출 순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명품 브랜드 잡고 죽은 브랜드 살리고 신세계의 면세점·백화점 사업 성장 원동력은 ‘명품 브랜드 확보’에 있다. 특히 정유경 사장은 남매 분리 경영 이후 패션·화장품 분야에서 돈 되는 ‘메가 브랜드’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우선 유명 해외 브랜드 확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방시·셀린·브루넬로쿠치넬리·알렉산더맥퀸·아르마니·돌체앤가바나·스텔라메카트니 등 40여 개의 명품브랜드 판권을 보유했다. 올해는 폴스미스·끌로에 등을 새로 선보였다.정 사장은 고사 직전의 브랜드를 인수한 뒤 꾸준한 투자로 부활시켰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튜디오톰보이’다. 2010년 “한국에서도 오랜 역사를 지닌 헤리티지 브랜드가 나와야 한다”며 부도난 여성복 브랜드 ‘톰보이’를 사들인 후 지속적으로 투자해 지난해 매출 1413억원의 메가 브랜드로 부활시켰다. 앞서 정 사장은 1998년 외환위기로 어려움에 빠진 유니섹스 브랜드 ‘보브’를 인수해 지난해 매출 1430억원으로 키웠고 2002년 인수한 여성복 브랜드 ‘지컷’은 500억원대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업계엔 ‘망한 브랜드를 되살리는 것은 새 브랜드 띄우기보다 힘들다’는 말이 있다. 정 사장의 성공 사례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이른바 ‘브랜드 부활 프로젝트’는 잘나가는 디자이너를 영입해 그에게 브랜드 콘셉트부터 디스플레이, 매장 인테리어까지 전권을 맡기는 식이다.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에서 공부한 정 사장은 평소 패션사업에서 디자이너 역할의 중요성을 높이 쳐왔다. 이처럼 부활시킨 브랜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성장동력이 됐다. 2013년 8000억원대에 머물던 매출은 2015년 1조원을 넘어선 후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정 사장의 패션사업에 대한 영토 확장 의지는 자체 브랜드 개발로 이어졌다. 수입브랜드와 달리 시즌에 맞게 기획·생산이 가능해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자체 란제리 브랜드 ‘언컷’을 선보였다. 지난해 9월 캐시미어 브랜드 ‘델라라나’ 출시 후 뷰티편집숍 ‘시코르’, 럭셔리 주얼리 ‘아디르’에 이은 4번째 자체 브랜드다. 업계 관계자는 “몇 해 전만 해도 ‘신세계 패션사업은 해외 브랜드에 의존한다’는 인식이 컸지만 최근 자체 브랜드 확보에도 주력하며 그런 이미지를 떨쳐내고 있다”고 말했다.최근엔 뷰티사업에서도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세계 1위 색조화장품 브랜드 인터코스와 합작한 세계인 터코스코리아는 경기도 오산공장에서 색조화장품을 생산하고 있다. 제조 노하우를 익혀야 제대로 된 자체 브랜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정 사장의 화장품 시장 진출 전략은 소비자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브랜드 판권을 인수해 당장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비교 평가할 수 있는 편집숍을 확대하면서 기존 시장의 구조를 소비자 중심으로 재편해나간다는 설명이다. 장기적 목표는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제품을 자체 생산하는 것이다. ━ 화장품 제조업 등 외연 확대 백화점과 면세점 등 오프라인 매장의 확장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연말 문을 연 대구 신세계백화점은 투자비만 8800억원으로 신세계백화점 단일점포로는 역대 최대의 규모다. 1973년 삼성그룹 계열 신세계백화점은 대구 동성로에 점포를 차렸지만 3년 만인 1976년 문을 닫았다. 정 사장은 이번엔 현지법인을 통해 지역 친화전략을 내세웠다. 그는 오픈 전 다섯 차례 이상 현장을 방문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고 한다. 정 사장의 작품으로 불리는 뷰티멀티숍 ‘시코르’에는 20개가 넘는 화장품 브랜드가 들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시장 불황 탓에 업계가 브랜드 철수 등 사업 규모를 줄이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며 “주력사업인 백화점이 유통시장의 변화 등으로 위기를 겪으면서 결국 패션 브랜드 강화를 통해 백화점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정 사장의 본격적인 경영 시험 무대는 내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 추가 개점, 호텔 개·보수, 백화점 본사 이전 등 신규 사업이 줄줄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분리경영이 2년째에 접어드는 만큼 과거와는 다른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줄 때가 됐다는 목소리도 높다. 게다가 ‘이마트는 정용진, 신세계는 정유경’으로 교통정리를 끝냈지만 면세사업과 호텔사업을 누가 맡게 될지 아직 명확한 정리가 이뤄지지 않은 터라 경영성과가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최근 면세사업은 정 사장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양새다. 현재 신세계그룹의 면세사업은 이마트 자회사 신세계조선호텔이 부산 시내면세점과 인천공항면세점을, 신세계 자회사 신세계디에프가 서울 명동·강남의 시내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신세계그룹은 이 두 사업체를 일원화해 ‘신세계면세점글로벌’(가칭)을 세운다는 방침을 정했다. 통합된 면세사업을 정 사장이 맡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 아직 ‘면세·호텔’ 교통정리 남았다 이에 반해 호텔사업의 일원화에 대한 전망은 분분하다. 내년 초부터 6개월간 리뉴얼 공사에 들어가는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 호텔 서울은 신세계 지분이 60%인 센트럴시티 소유로, 정 사장이 경영하고 있다. 문제는 정 부회장이 책임지고 있는 신세계조선호텔 역시 호텔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서울·부산에 웨스틴조선호텔, 서울 용산에 포포인츠바이쉐라톤 서울남산을 운영하고 있다. 내년엔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웨스틴을 떼어내고 독자 호텔브랜드로 새롭게 출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서울 중구에 새로운 호텔도 오픈 예정이다.일단 호텔사업은 면세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정유경 사장과 연관성이 높다. 국내 면세업계 양강인 롯데 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을 각각 호텔롯데와 호텔신라가 운영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정 부회장 역시 호텔사업에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선 “신세계그룹 호텔사업에 대한 교통정리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다. 결국 호텔과 연관한 사업의 경영 실적이 결정 요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자체 브랜드 강화를 통해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 정 사장이 향후 면세점 사업에서 어떤 성과를 내느냐가 호텔사업 획득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정 사장은 어머니 이 회장과 미술 전공, 패션 감각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 강화, 트렌드 파악 등 사업 풍토까지 닮아 ‘리틀 이명희’로 불리기도 한다. 1997년 삼성그룹에서 신세계백화점 2곳과 조선호텔만 들고 나와 국내 최대 유통그룹 신세계를 세운 이 회장의 길을 정유경 사장이 걸을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2017.11.28 08:27
7분 소요▶지난 15일부터 4일간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유아교육전’에서는 도서, 완구부터 가구, 인테리어 소품까지 유아 용품의 최신 경향을 알 수 있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요즘 아기들은 엄마 뱃속에서부터 태교 발레를 느끼며 자란다. 태어나면 분유 대신 60㎖ 한 병에 5000원인 미국산 액상조제유 엔파밀을 먹고, 100만원이 넘는 호주산 보리 침대에서 32만원대 압소바 유아 이불을 덮고 잔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귀족풍의 200만원대 이탈리아산 잉글레시나 침대형 유모차에 누워 엄마와 산책을 하다 좀 더 크면 120만원대 영국산 맥클라렌 유모차나 노르웨이산 스토케 유모차를 타고, 60만원짜리 독일산 콩코드 카시트에 앉아 드라이브를 즐긴다. 유모차를 타고 외출할 때면 12만8000원의 베이비 디올(크리스찬 디올 키즈 라인) 유아용 신발이나 22만원이 넘는 구치 신발을 신고 10만원대 버버리 키즈 유아 스커트를 입는다. 밥을 먹을 나이가 되면 30만원대 이탈리아산 뻬그뻬레고 식탁의자에 앉아 국산 뽀뽀뜨 4만원대 아기 전용 김치와 과일소스 간장, 된장 세트를 곁들인다. 놀이와 학습을 겸한 독일산 슈펠가베&셀렉타의 41만원대 완구 세트를 가지고 놀다 볼일이 급하면 스웨덴산 베이비뵨의 5만9000원짜리 유아용 변기에 앉는다. 아장아장 걸음을 떼기 시작하면 국내 제조 페어리테일즈의 59만5000원짜리 공주풍 원피스를 입고 나들이를 한다. 날씨가 쌀쌀하면 미국산 리틀마크(마크제이콥스 키즈 라인)의 27만원대 트렌치코트를 덧입기도 한다. 엄마를 따라 키즈 카페에 가면 또래들과 모여 밀가루 반죽놀이를 할 수 있다. 월 수강료 60만원인 감성놀이 학교에 가거나 어린이 전용 피트니스센터에서 신나게 놀 때쯤이면 어린이 전용 미용실에 가서 6만원에 파마나 염색을 하고, 3만원 안팎의 바비코스메틱 색조화장품으로 화장한 후 30만원대 모크베이비 목걸이를 걸고 파티에 가기도 한다. 엄마 뱃속부터 이미 ‘명품족’ 종종 어린이 전용 사진관이나 병원을 이용할 때도 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일상용품으로 20만원대 일본산 전자사전 키즈딕과 닌텐도 게임기, 작고 깜찍한 아이리버 MP3 플레이어를 갖고 다닌다. 어린이 전용 백화점에 가거나 유치원에서 친구를 사귀려면 우아하고 세련된 품위와 이미지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골드키즈 이미지스쿨에 등록해야 한다. 아동의 최근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생활 문화의 글로벌화를 실감하게 된다. 이민훈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에 따르면 우리 사회는 해외여행 증가와 세계화의 여파로 지난 10년간 글로벌 경험을 축적해 왔고 이는 ‘아는 것이 없는 소비자’를 ‘모르는 것이 없는 소비자’로 진화시켰다. 안방에 앉아 해외 쇼핑몰을 드나들며 실시간 유행 정보를 체크하고 안목을 높이면서 수입 키즈 용품들을 국내로 대량 유입하게 된 것이다. 초등학교에서 바이올린 레슨을 하는 심태연씨는 얼마 전 갓 돌 지난 딸을 위해 호주산 침대를 140만원에 구입했다. 국내에서 70만원에 팔리는 뻬그뻬레고 유모차는 미국에 있는 동생에게 부탁해 반값에 샀다. 하루 열다섯 병 정도의 엔파밀을 아기에게 먹이는 그는 “우유를 데워 먹이면 영양분이 파괴되는데 엔파밀은 뚜껑을 열고 젖꼭지만 끼워 바로 먹이면 된다. 외출시 휴대가 간편하고 젖병 소독을 안 해도 되니 편리하다”고 전했다. 몇 년 전 첫아이를 키울 때 일본산 유모차를 80만원에 구입한 주부 이주언씨는 “처음엔 국산 유모차를 샀는데 사용할 때 느낌이 별로 안 좋아 1년 만에 바꿨다. 일본 유모차는 품질이나 색상, 디자인이 고급스럽고 바퀴가 굴러가는 느낌이 국산과 다르다. 요즘 주부들은 아이한테 돈 쓰는 걸 아까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1~2년 사이 쌍춘년과 황금돼지 해를 맞아 집안에 하나뿐인 ‘골드 키즈(Gold Kids)’를 타깃으로 프리미엄 유아·아동용품 시장이 폭발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눈에 띄게 성장한 키즈산업(0∼14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사업)은 최근 몇 년 동안 연 10∼20%의 급성장을 구가하는 중이다. 유럽산 키즈 용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 쿠크몰의 박강 팀장에 따르면 인터넷 쇼핑몰에서 수입 성인용품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2000년 초부터 유아용품으로 방향을 튼 곳이 많다. 이들이 기존 유아용품 업계와 경쟁하면서 시장이 더욱 커졌다. 그뿐만 아니라 키즈 용품을 취급하는 해외 구매대행 사이트가 급증하고 키즈카드, 키즈보험 등 틈새시장이 속속 생겨나면서 키즈산업의 시장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조차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듀크족(Dual employed with kids)이란 어린 자녀를 둔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의 경제력 있는 맞벌이 부부를 일컫는 말. 아이를 낳지 않는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과 달리 아이를 낳고도 잘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육아와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 아이를 위한 지출에 돈을 아끼지 않는 것이 특징. 업계 추정에 따르면 국내 키즈산업 규모는 2003년 10조원을 넘어선 이후 매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지난해 18조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아동을 대상으로 한 교재·교육 시장 규모는 12조원, 의류시장은 2조원에 육박했다. 그 밖에 유아용 젖병 시장 100억원, 키즈 헤어 시장 2500억원, 아동 가구시장 4000억원, 완구 시장 7500억원 등을 포함해 올해 키즈산업 전체 시장규모는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키즈산업의 급성장 추세는 특허청 상표출원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키즈 용품 관련 상표출원 건수가 최근 몇 년간 급증했는데 2002년 4000건에 훨씬 못 미치던 출원 건수는 2003년 6923건, 2004년 1만1721건, 2005년 1만5203건, 2006년 1만8301건으로 4년 만에 무려 5배가량 증가했다. 분야별 출원현황을 보면 의류와 신발, 모자류가 36.6%로 가장 많았고 화장품 및 비누류 22.5%, 식품 및 약제류가 16.1%를 차지했다. 서비스표심사팀 관계자는 “황금돼지 해를 맞아 올해 출산이 크게 늘어날 것을 전망한 기업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자사 브랜드를 서둘러 권리화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진단했다. 백화점마다 키즈 매장 늘리기 이호배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의 설명이다. “키즈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한 시기는 외환위기 이후 아이를 적게 낳는 대신 투자는 몰아서 많이 하는 분위기가 보편화되면서부터다. 맞벌이로 부모 경제력이 커진 상황에서 아이는 줄고 투자가 늘었기 때문에 고가품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렇게 키즈산업 전체 시장 규모가 커진 배경에는 듀크족이 자리 잡고 있다.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를 일컫는 듀크족은 키즈산업 마케팅 분야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대상이기도 하다. 이들은 육아와 교육에 대해 관심이 많고 경제력은 있지만 가정생활 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시간절약형 상품과 자녀를 위한 상품 구입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특히 명품 열풍을 직접 체험한 세대여서 성인용품의 품질을 자신의 아이에게 그대로 전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귀족적 이미지를 임산부 운동에 접목해 태교 발레 프로그램을 개발한 디큐브댄스갤러리의 김희석 대표는 “태교발레는 클래식 태교음악과 동작을 곁들여 강습시간 외에 집에서 혼자 하기 좋다면서 DVD교본을 달라는 회원이 많다”고 밝혔다. 학습놀이용 완구를 직수입해 판매하는 슈펠가베&셀렉타 고객관리팀 김명숙씨는 “친환경 재료를 사용해 안전성이 높고 오감을 자극하는 기능성 완구이기 때문에 고가 제품이라도 구입하는 소비자가 많다. 특히 아빠가 아이들과 함께 놀기에도 좋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인터넷 쇼핑이 보편화되면서 서울과 지방 소비자의 차이가 없어진 점도 전체 키즈산업 시장 규모를 확장시키고 있다. 대구백화점 홍보실 최정희씨에 따르면 올해 본점 키즈 매장의 인테리어를 고급스럽게 바꾸고 동선을 편리하게 구성하는 등 새롭게 확장 이전했다. 본점에 입점한 키즈 의류 브랜드는 총 29개. 이 가운데 국산과 수입 브랜드가 각각 70%와 30%를 차지하고 있다. 최씨는 “국내외 제품을 불문하고 고가 제품을 찾는 고객이 약 30%인데 그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대구백화점 키즈 용품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11%가량 늘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된 유모차와 유아용 카시트는 각각 1507만 달러, 3464만 달러어치로 4년 전보다 유모차는 네 배, 카시트는 두 배 이상 수입액이 급증했다. 수입 고가 제품의 소비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최근 백화점마다 키즈 매장을 토털 멀티숍과 편집숍 등으로 재구성하고 국내외 명품 프리미엄 제품군을 확대 배치했다. 이러한 발 빠른 전망과 변신의 성과는 매출액 증가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은 지난가을 정기세일에서 키즈 매장 매출이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31% 늘었다. 백화점뿐 아니라 대형마트 역시 키즈 용품 매출이 늘었다. 롯데마트는 올 9월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고, 홈플러스 역시 25% 신장률을 기록했다. 통계청의 ‘사이버쇼핑몰 통계조사’에 따르면 2001년 키즈 용품 거래액은 853억원이었다. 2003년 1921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엔 6522억원으로 해마다 급증했다. 올해 9월 거래액은 전년 동월 대비 20.6% 성장했다. 수년간 일본 제품을 수입해 인터넷쇼핑몰에서 판매해 온 에이텍스도쿄 김동현 이사에 따르면 2000년부터 인터넷쇼핑몰을 중심으로 수입 키즈 용품이 물밀듯 들어왔다. 그는 “2∼3년 전만 해도 인터넷쇼핑몰은 저가제품을 사는 사람이 70∼80%였지만 지금은 50% 이하로 떨어졌다. 대신 수입 유아용품을 사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수입 키즈 용품 시장이 확대되고 인터넷을 통해 제품에 대한 정보교환이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몇 년 전 맥클라렌 유모차 동호회가 생겼다. 맥클라렌 유모차는 일명 ‘심은하 유모차’로 심은하씨가 사용한다고 알려져 젊은 엄마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김 이사는 “조선호텔에서 동호회 모임을 할 때 영국 대사가 참석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다고 소문난 소비자들의 취향에 따라 성인 화장품과 주방용품에 이어 키즈 용품까지 세계적 명품의 테스트마켓(신제품 발매하기 전에 시장 반응을 조사하기 위한 소규모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일본 제지회사의 일회용 기저귀들이 한국을 테스트 마켓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프리미엄급 키즈 용품 판매가 신장세를 보이자 유아와 아동용품 제조·판매·유통에서 국내 선두그룹을 형성한 보령메디앙스, 아가방앤컴퍼니, EfE(옛 해피랜드) 3사는 고가 명품 브랜드 직수입 외에 자체 프리미엄 브랜드를 출시했다. 보령의 대표 고가 의류 브랜드 타티네쇼콜라는 2007년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약 10% 매출 신장률을 보였고, 오시코시는 30% 이상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아가방 전체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올 상반기 14% 성장률을 나타냈다. 안전성 문제 있는 제품 수입도 수입품이 시장을 넓히면서 그에 따른 부작용도 있다. 온·오프라인의 대형 업체를 제외하고 수많은 영세 수입상이 인터넷 오픈마켓을 무대로 활동하면서 해외 현지 업체나 바이어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를 주는 것도 부작용의 하나다. 키즈 용품 소호몰을 운영하는 김 모씨는 “유행을 타고 1∼2년 반짝하다 사라지는 브랜드가 많아 단기간에 수입이 중단되는 등 변화가 심하다. 또 많은 물량을 수입하겠다고 큰소리쳐 놓고 샘플만 달랑 받고 잠적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해외 업체의 한국에 대한 신뢰도가 손상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보따리상이나 개인을 통해 들어와 판매되는 제품 가운데 KPS(안전인증) 마크 없이 불법으로 판매되는 제품이 많기 때문에 안전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간에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일부 부작용도 따르고 있지만 연 10∼20% 성장률을 기록하며 고공행진 중인 키즈산업은 결과적으로 향후 전망이 밝은 편이다. 이 교수는 “성인 시장보다 키즈 시장의 절대적 규모는 작지만 고품질을 위한 투자 규모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내 아이를 최고로 만들고 싶은 부모들 심리가 있기 때문이다. 사회·경제적 환경을 볼 때 시장 경쟁력과 규모는 충분히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눈높이가 높아진 소비자들은 경제력을 앞세워 더 좋은 품질과 디자인, 안정성이 뛰어난 제품들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민훈 연구원은 “아직까지는 아동용 의류나 제품에 대해 직접 보지 않고 사기를 꺼리는 사람들이 있지만 앞으로는 온라인 구입을 당연시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장이 엄청나게 폭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련 업계는 좀 더 구체적인 전망과 예측을 내놓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고급형과 저가형을 찾는 양 극단형 소비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며 유통 채널별 브랜드 차별화도 심화돼 백화점, 할인점, 홈쇼핑, 온라인 상품 등이 뚜렷이 구별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유통 채널별로 각각의 고객층에 맞는 PB(자체 브랜드)제품 개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수년 간 이어지는 키즈산업의 활황세를 공략하려면 좀 더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이 연구원은 “워킹맘(일하는 여성 주부)이 많아지면서 온라인을 이용하지 않고는 다른 워킹맘을 만날 방법이 없어졌다. 때문에 온라인에서 동호회를 만드는 등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런 소비자 특성을 파악한 뒤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각각의 특성에 맞는 프로모션을 전개하는 등 기존의 오프라인에서 펼치던 형식을 바꿔야 한다”고 충고했다. 키즈 용품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구매자와 사용자가 다르다는 점이다. 때문에 부모와 아이 양쪽의 니즈(요구)를 잘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 교수는 “장기적으로 아이가 구매자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의 욕구를 찾아내는 방법과 마케팅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07.12.03 17:16
9분 소요립스틱·파우더 등의 화장품은 웬만한 국산 브랜드도 하나에 2만~3만원은 줘야 한다. 그러나 3,300원~9,800원만 주면 되는 화장품이 있다.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 ‘미샤’다. 이 초저가 화장품이 올 한해 화장품 시장을 뒤흔들어 놓았다. 미샤의 지난해 매출은 130억원. 이 브랜드를 만든 서영필(42) 에이블씨앤씨 사장이 연초 세웠던 올해 매출 목표는 200억원. 불황이 깊어가는 점을 감안해 다소 보수적으로 세워놓은 목표였다. 그러나 올해 말까지 미샤의 예상 매출은 1,100억원. 당초 목표치와 비교하면 다섯배가 넘는다. 순이익도 2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올 상반기 상장사 평균 영업이익률은 10.8%였다. 불황으로 내수산업들이 부진했던 올해, 순이익률 20%는 대단한 기록이다. 올해 에이블씨앤씨는 코스닥 등록심사에 통과, 내년 1월이면 코스닥에도 등록한다. 올 한해 미샤의 급성장은 도대체 어떻게 가능했을까? 전문가들은 “초저가 화장품 시장은 전형적인 불황산업 중 하나”라며 “올해 경기하락이 성장의 기폭제가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아무리 어려워도 화장을 안 할 수는 없는 여성들은 미샤에 눈을 돌렸고, 창업 지원자들은 그래도 소비가 이뤄지는 초저가 화장품을 파는 미샤의 프랜차이즈에 몰려들면서 미샤가 급성장하게 됐다는 것이다.피죤 연구원 출신인 서영필 사장이 초저가 화장품을 구상한 것은 지난 2000년. 월급쟁이 생활을 그만두고 ‘입스’라는 브랜드의 화장품 사업을 하고 있을 때였다. “그때 소비자들이 싸고 질 좋은 화장품을 원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홈페이지(뷰티넷)에 올라온 고객들의 글 가운데 그런 내용이 많았거든요.” 화장품이 더 이상 사치품이 아닌 생활용품이라고 판단하게 된 계기였다. “화장품은 생활용품” “보통 화장품들은 백화점 1층 매장에 있는데, 미샤 매장은 캐주얼의류 매장 옆에 둔다. 타깃이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 층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미샤는 생활소품에 가깝다”고 한 김홍조 현대백화점 바이어의 평가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미샤의 상징인 3,300원짜리 화장품은 입스 화장품을 무료로 보내주는 이벤트를 하면서 구체화됐다. 제품 배송료 3,300원만 받고도 이익이 남는 화장품을 만드는 방안을 연구한 결과, 결론은 ‘포장의 거품을 빼자’였다. “대부분의 화장품 값에서 내용물 비중은 불과 4%입니다. 화장품 가격의 90% 이상인 비싼 유리병 용기·포장을 저렴한 플라스틱으로 대체하면 승산이 있겠더군요.” 2001년 1월 에이블씨앤씨를 설립했다. 그리고 뷰티넷 사이트에서 미샤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인터넷쇼핑몰의 장점인 고객과 직접 대화가 미샤 성장의 발판이었다. 20대 전후 여성들은 사이트에 솔직한 사용 소감을 올렸다. 서사장은 이를 통해 제품 아이디어도 얻고 문제점도 개선했다. 그러는 사이에 ‘획기적으로 싼 미샤라는 화장품이 품질도 괜찮다’는 입소문이 났다. 체험식 매장으로 인기몰이 “어느 날 여성 고객들이 제품을 마음 편히 써볼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하더군요.” 그래서 시작한 것이 2002년 3월 문을 연 서울 신촌 이화여대 앞 1호점이었다. 7평짜리 이대 앞 1호점은 하루 평균 5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최고 4,500만원까지 팔았던 적도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소비자들이 강력히 원했던 체험 위주 화장품 매장이 저렴한 가격과 함께 시너지를 발휘, 들어서는 곳마다 인근 화장품 전문점들을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화장품 전문점(시판)에도 다양한 업체 화장품을 판다는 장점은 있었다. 그러나 제품 값이 미샤보다 3~10배가량 비쌌고, 화장품을 발라볼 만한 시제품을 준비한 곳도 거의 없었다. 소비자들은 기존 화장품 가게에서 발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서서히 미샤는 ‘화장품 전문점 킬러’로 이름이 알려졌다. 드디어 2004년. 불황이 지속되고 있었지만 ‘미샤 매장은 손님이 들끓어 돈이 된다’는 소문이 나면서 체인점 가맹자들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가맹점 증가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올 1월 45개(직영 7개)였던 미샤 매장은 4월에 100호점, 그로부터 네 달 만인 지난 8월 200호점을 돌파했다. 12월 현재 미샤 매장은 244개다. 가맹점이 증가하면서 매출이 급격히 늘어났다. 이 회사 비즈니스 모델의 강점은 회사 규모가 커져도 인건비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보통 화장품업체들은 전문점에 물건을 보낸 뒤 물건 값을 후불로 받는다. 수십~수백 명의 영업사원이 몇 달에 걸쳐 수금하는 구조다. 매출 채권을 떼일 위험도 있고, 밀어내기식 영업으로 이어질 때도 많다. 영업사원 인건비도 부담이다. 그러나 에이블씨앤씨에는 영업사원이 없다. 선불결제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도정민 동원증권 책임연구원은 “미샤는 온라인(뷰티넷)에서 시작한 회사라서 선불결제가 가능했다”고 지적한다. 가맹점들은 제품이 필요할 때마다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그 자리에서 결제한다. 생산도 90% 이상 외부공장에서 아웃소싱한다. 매장이 늘어나 화장품 수요가 증가해도 부담이 없다. 선불결제 시스템으로 효율 경영 효율적인 미샤의 시스템을 기존 화장품 회사들은 왜 따라오지 못할까? 서사장은 “알면서도 못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화장품 회사들은 여러 브랜드 제품별로 거액을 들여 브랜드를 키웁니다. 그런데 그중 한 브랜드만 취급하는 매장을 연다고 합시다. 미샤처럼 전문점들의 경쟁상대가 되죠. 그러면 애써 키운 다른 브랜드 제품들이 전문점주들의 눈 밖에 납니다. 전문점에서 찬밥 취급을 당하면 당장 매출이 줄죠.” 올해 출범한 태평양의 단일브랜드 매장 휴플레이스나 LG생활건강의 뷰티플렉스는 엄밀히 말하면 ‘간판에 브랜드를 붙인’ 전문점이다. 휴플레이스·뷰티플렉스라는 브랜드의 화장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매장은 두 회사가 기존 전문점 리뉴얼 비용을 보조해 만든 복합 전문점이다. 일종의 타협인 셈이다. 한영아 삼성증권 소비재팀장은 “에이블씨앤씨의 성장은 앞으로 매장별 매출 증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에이블씨앤씨는 앞으로 점당 효율에 신경 쓰는 한편, 해외 사업으로 성장을 지속한다는 전략이다. 9월 호주 시드니, 10월 싱가포르, 12월에는 홍콩에 매장을 열었다. 내년 2월에는 미국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서사장은 ‘화장품도 생활용품’이라는 컨셉트의 화장품은 우리나라밖에 없다. 저비용 고효율 구조와 초저가·단일 브랜드 매장을 해외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했다. 미샤 화장품은... 색조화장품은 3,300원 기초화장품은 9,000원 화장품 가격이 2~3만원을 훌쩍 넘는 일은 예사다. 그러나 미샤의 립스틱, 아이섀도 등 색조화장품은 3,300원, 스킨·에센스 등 기초 화장품은 9,000원대로 매우 저렴하다. 에이블씨앤씨는 매일 화장하는 여성들에게 화장품은 사치품이 아니라 생활용품이라고 보고 저렴하게 제품을 기획했기 때문이다. 보통 화장품들은 비싼 유리병에 담아서 종이 상자 포장 안에 사용설명서를 함께 넣어 판매한다. 그러나 미샤 화장품은 플라스틱 용기에 넣어 단품으로 판매한다. 제품 가격에서 내용물 비중은 4~5%에 불과하기 때문에 포장을 줄이면 값을 대폭 낮출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제품 설명은 용기에 바로 인쇄해 종이포장도 없앴다. 화장품은 피부에 직접 닿는 제품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유독 까다롭게 고르는 소비재다. 그러나 미샤는 소비자들에게 가격 대비 경쟁력이 괜찮다는 반응을 얻으며 20대 전후 여성과 주부들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미샤의 성공비결 1. 가맹점 대상 웹 기반 선불결제 시스템 도입 2. 화장품을 발라볼 수 있는 체험식 매장 운영 3. 플라스틱 용기 사용해 거품 뺀 가격 적용
2004.12.18 00:00
5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