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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필 미샤 사장 … “사상 최악 불황? 매출 5배 늘었다!”
- 서영필 미샤 사장 … “사상 최악 불황? 매출 5배 늘었다!”
“화장품은 생활용품” “보통 화장품들은 백화점 1층 매장에 있는데, 미샤 매장은 캐주얼의류 매장 옆에 둔다. 타깃이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 층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미샤는 생활소품에 가깝다”고 한 김홍조 현대백화점 바이어의 평가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미샤의 상징인 3,300원짜리 화장품은 입스 화장품을 무료로 보내주는 이벤트를 하면서 구체화됐다. 제품 배송료 3,300원만 받고도 이익이 남는 화장품을 만드는 방안을 연구한 결과, 결론은 ‘포장의 거품을 빼자’였다. “대부분의 화장품 값에서 내용물 비중은 불과 4%입니다. 화장품 가격의 90% 이상인 비싼 유리병 용기·포장을 저렴한 플라스틱으로 대체하면 승산이 있겠더군요.” 2001년 1월 에이블씨앤씨를 설립했다. 그리고 뷰티넷 사이트에서 미샤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인터넷쇼핑몰의 장점인 고객과 직접 대화가 미샤 성장의 발판이었다. 20대 전후 여성들은 사이트에 솔직한 사용 소감을 올렸다. 서사장은 이를 통해 제품 아이디어도 얻고 문제점도 개선했다. 그러는 사이에 ‘획기적으로 싼 미샤라는 화장품이 품질도 괜찮다’는 입소문이 났다. 체험식 매장으로 인기몰이 “어느 날 여성 고객들이 제품을 마음 편히 써볼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하더군요.” 그래서 시작한 것이 2002년 3월 문을 연 서울 신촌 이화여대 앞 1호점이었다. 7평짜리 이대 앞 1호점은 하루 평균 5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최고 4,500만원까지 팔았던 적도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소비자들이 강력히 원했던 체험 위주 화장품 매장이 저렴한 가격과 함께 시너지를 발휘, 들어서는 곳마다 인근 화장품 전문점들을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화장품 전문점(시판)에도 다양한 업체 화장품을 판다는 장점은 있었다. 그러나 제품 값이 미샤보다 3~10배가량 비쌌고, 화장품을 발라볼 만한 시제품을 준비한 곳도 거의 없었다. 소비자들은 기존 화장품 가게에서 발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서서히 미샤는 ‘화장품 전문점 킬러’로 이름이 알려졌다. 드디어 2004년. 불황이 지속되고 있었지만 ‘미샤 매장은 손님이 들끓어 돈이 된다’는 소문이 나면서 체인점 가맹자들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가맹점 증가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올 1월 45개(직영 7개)였던 미샤 매장은 4월에 100호점, 그로부터 네 달 만인 지난 8월 200호점을 돌파했다. 12월 현재 미샤 매장은 244개다. 가맹점이 증가하면서 매출이 급격히 늘어났다. 이 회사 비즈니스 모델의 강점은 회사 규모가 커져도 인건비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보통 화장품업체들은 전문점에 물건을 보낸 뒤 물건 값을 후불로 받는다. 수십~수백 명의 영업사원이 몇 달에 걸쳐 수금하는 구조다. 매출 채권을 떼일 위험도 있고, 밀어내기식 영업으로 이어질 때도 많다. 영업사원 인건비도 부담이다. 그러나 에이블씨앤씨에는 영업사원이 없다. 선불결제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도정민 동원증권 책임연구원은 “미샤는 온라인(뷰티넷)에서 시작한 회사라서 선불결제가 가능했다”고 지적한다. 가맹점들은 제품이 필요할 때마다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그 자리에서 결제한다. 생산도 90% 이상 외부공장에서 아웃소싱한다. 매장이 늘어나 화장품 수요가 증가해도 부담이 없다. 선불결제 시스템으로 효율 경영 효율적인 미샤의 시스템을 기존 화장품 회사들은 왜 따라오지 못할까? 서사장은 “알면서도 못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화장품 회사들은 여러 브랜드 제품별로 거액을 들여 브랜드를 키웁니다. 그런데 그중 한 브랜드만 취급하는 매장을 연다고 합시다. 미샤처럼 전문점들의 경쟁상대가 되죠. 그러면 애써 키운 다른 브랜드 제품들이 전문점주들의 눈 밖에 납니다. 전문점에서 찬밥 취급을 당하면 당장 매출이 줄죠.” 올해 출범한 태평양의 단일브랜드 매장 휴플레이스나 LG생활건강의 뷰티플렉스는 엄밀히 말하면 ‘간판에 브랜드를 붙인’ 전문점이다. 휴플레이스·뷰티플렉스라는 브랜드의 화장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매장은 두 회사가 기존 전문점 리뉴얼 비용을 보조해 만든 복합 전문점이다. 일종의 타협인 셈이다. 한영아 삼성증권 소비재팀장은 “에이블씨앤씨의 성장은 앞으로 매장별 매출 증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에이블씨앤씨는 앞으로 점당 효율에 신경 쓰는 한편, 해외 사업으로 성장을 지속한다는 전략이다. 9월 호주 시드니, 10월 싱가포르, 12월에는 홍콩에 매장을 열었다. 내년 2월에는 미국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서사장은 ‘화장품도 생활용품’이라는 컨셉트의 화장품은 우리나라밖에 없다. 저비용 고효율 구조와 초저가·단일 브랜드 매장을 해외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했다.
미샤의 성공비결 1. 가맹점 대상 웹 기반 선불결제 시스템 도입 2. 화장품을 발라볼 수 있는 체험식 매장 운영 3. 플라스틱 용기 사용해 거품 뺀 가격 적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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