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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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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가들 “고금리 활용한 투자 집중한다”

은행

우크라이나에 이어 이스라엘까지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으로 국제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달러 가치가 오름세를 보이며 국내 경제 어려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향후 시장 분위기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고액 자산가들은 안전자산 확보에 보다 집중하는 분위기다. 또 이들은 바닥론에 기댄 부동산 투자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금리 주는 정기예금 잡아라”은행에서 고액 자산가들에게 자산 배분과 투자 전략을 조언하는 프라이빗 뱅커(PB)들은 고금리 장기화를 활용한 자산 관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이 해소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현 금리 수준을 지속할 것이란 입장을 재차 내놓으면서 자산가들 입장에서는 공격적인 투자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적극적인 투자보다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을 활용해 현금 가치를 지키는 중이라는 설명이다. 송재원 신한은행 PWM서초센터 팀장은 “(자산가들은)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고 시장을 관망하는 상황”이라며 “기준금리가 지금 수준에서 더 올라간다고 예상하기보다 확률적으로 1년 뒤에는 떨어질 가능성을 높게 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자산가들은 고금리 확정 상품에 관심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연 4~5%에 달하는 확정금리 상품 위주로 자산가들이 관심을 가진다”며 “은행 정기예금이나 카드사, 은행 등 회사채가 이에 해당한다. 만기가 4~5년에 달하는 신종자본증권은 향후 금리 인하 시기에도 높은 금리를 유지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전쟁과 유가 상승 등 지정학적 불안 요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고금리를 활용한 재테크가 활용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정기예금이나 채권 만기를 길게 가져갈 필요가 없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현섭 KB국민은행 한남PB센터장은 “이스라엘 전쟁 이슈가 터지면서 공격적 투자 성향이 줄어든 것은 맞지만 시장이 급락할 경우 재투자 기회가 생길 수 있다”며 “정기예금이나 양도성예금증서 등 상품을 이용하더라도 만기를 짧게 운영하는 자산가가 많다”고 전했다. 홍동희 SC제일은행 투자전략상품부 부장도 “만기가 긴 상품은 변동성에 취약할 수 있다”며 “자산의 100%를 정기예금에 넣으면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자산 가치가 오히려 훼손될 수 있고, 향후 금리가 낮아지게 되면 장기 만기로 인해 (투자할 기회를 놓치는)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달러, 안전자산 역할 여전”높아진 달러에 대해서는 여전히 안전자산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홍 부장은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달러가 비싼 건 맞지만 지정학적인 부분과 미국 경제를 볼 때 달러 강세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고금리가 아직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짧은 시계열로 볼 때 지금은 달러가 안전자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이를 헷지(hedge)할 수 있는 수단으로는 국채 투자를 꼽을 수 있다”며 “선진국 국채와 달러, 금 자산으로 분산해 투자 비중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채권 중 회사채 금리가 연 6% 이상인 상황”이라며 “현금만 고수하는 것은 좋은 투자 방법이 아닐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달러와 관련해 김 센터장은 “자산가들이 달러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지금은 환율이 너무 높아 향후 조정기가 오면 그때 매수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시장에 형성된 달러 투자 분위기를 전했다. “부동산 투자, 대출 금리로 부담 커” 전문가들은 부동산 투자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부동산이 회복기에 들어섰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높은 대출 금리가 부담된다는 설명이다. 김 센터장은 “오히려 자산가들은 세금 부담으로 상가나 아파트 등 부동산 수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송 팀장은 “부동산 분위기가 지난해보단 좋아지긴 했지만 활발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대출 금리가 연 5%에서 최고 8%까지 나오다보니 집을 매수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부동산 가격이 더 크게 오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연 5% 이상 되는 임대 수익률도 거의 없기 때문에 부동산 투자는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보다는 저평가된 주식 종목들이 나타나고 있어 투자 분배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송 팀장은 “투자 성향이 공격적인 자산가들은 반도체 업황 회복을 보고 이 분야의 상장지수펀드(ETF)를 관심있게 보고 있다”며 “현재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이기 때문에 ETF를 사두면 수익을 볼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2023.10.21 07:01

4분 소요
“저가매수 타이밍이냐고요? 지금은 부자들도 투자 안 해요” [역머니무브 가속화②]

재테크

“시장 상황이 워낙 안 좋아 자산가들도 투자상품과 관련해 이른 시일 내 저가매수 타이밍이 올 것이란 기대를 안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겠다는 생각이 강해요.” 국내 부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기회로 활용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조사해 지난 4월 발표한 ‘2022 한국 부자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부자(자산 10억원 이상) 29%는 팬데믹 기간 중 자산이 10% 이상 증가했다. 자산의 감소를 경험한 부자의 비율은 9% 미만에 불과했다. 지난 2년간 급격한 금융변동성이 찾아온 시기에도 부자들은 자산을 잃지 않는 재테크를 했다는 얘기다. 비결은 적극적인 자산 구성 변화다. 자산 구성 비율에 변화를 준 부자의 31%는 10% 이상 높은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부자가 긍정적인 결과를 거둔 셈이다. 하지만 늘 적극적인 자산 구성 변화로 수익률을 유지해온 부자들 역시 요즘같은 상황에서는 재테크에 애를 먹는 분위기다. 고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가 꾸준히 인상되며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매우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부자들은 주식, 코인시장으로 흘러들어갔던 자금이 은행 예금으로 돌아오는 ‘역머니무브’에 동참하면서 일단 하반기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투자에 신중하게 나서고 있다. ━ 이럴 땐 예금이 상책...IRP도 인기 부자들의 위험자산이 옮겨지고 있는 곳은 안전자산 중에서도 달러나 금이 아닌 정기예금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며 은행별로 1년 3%대 정기예금 상품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경제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는 안정적인 이자가 지급되는 예금만큼 좋은 금융상품은 없다. 부자들도 이를 알고 자금을 예금으로 옮기는 추세다. 김윤희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센터장은 “금리가 더 오른다는 기대로 확실히 과거보다 예금을 찾는 자산가 비중이 높아졌다”며 “유동자금, 대기자금이었던 일부를 1년짜리 정기예금에 넣는다던지 금리가 3% 이상인 확정금리 정기예금을 찾는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가 5%에 근접하는 확정금리 신종자본증권 상품에도 자산가들의 관심이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반면 같은 안전자산인 달러나 금 등에는 상대적으로 자금이 쏠리지 않고 있다. 이는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달러가치가 계속 높아지고 있어 금 가격이 장단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또 원/달러 환율이 1300원에 근접할 정도로 치솟아 지금 달러에 투자하기에는 부담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섭 KB GOLD&WISE 한남 PB센터장은 “만기가 길지 않은 정기예금은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할 수 있다보니 자산가들 입장에서는 급하게 다른 투자처에 자금을 활용하기 용이한 편”이라며 “3개월 정기예금도 지금은 2%대 금리가 나와서 이런 예금 상품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병주 하나은행 CLUB1한남 PB센터 지점장은 “요즘은 자산가들도 투자상품에 굳이 가입하기 보다는 위험 속에서 자금을 지키는 게 낫다고 보고 있다”며 “PB들도 고객들에게 무리해서 투자상품을 권하지 않고 관망하자고 조언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본 1~2%대 금리를 보장하는 CMA(종합자산관리계좌)나 초단기 금융상품인 MMF(머니마켓펀드)를 찾는 부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방영범 신한은행 신한PWM방배센터 PB팀장은 “최근 금리 1.75% 정도의 CMA를 찾는 자산가들이 많았다”며 “수시입출금이 1~2%대 금리만 보장해줘도 괜찮은 상품으로 여긴다”고 밝혔다. ━ 3분기 이후 투자 고려…인플레 상황 지켜본다 고물가·저성장이 이어지고 금리가 치솟는 요즘 같은 시기에 부자들은 더더욱 보수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분위기다. 특히 미국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려왔지만 치솟는 물가를 좀처럼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5월 미국의 생산자, 소비자물가지수 상승폭은 전월 대비 더 상승했다. 방영범 PB팀장은 “5월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릴 때 물가 상승률이 높긴 해도 ‘지금이 정점일 것’ 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었다”며 “하지만 이후에도 물가가 잡히지 않다보니 원래 보수적인 자산가들의 자산관리가 더 방어적으로 변한 상태”라고 밝혔다. 부자들은 올 3분기 이후 물가가 잡히는 상황을 보며 조심스럽게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윤희 센터장은 “자산가들은 저가 매수가 가능한 종목들을 살펴보면서 투자를 기다리는 분위기”라며 “특히 물가가 잡히는 시점에 가격이 많이 내려간 미국 주식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방영범 PB팀장은 “자산가들은 코로나19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등 여러 사태를 거치며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시기가 오히려 투자할 적기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최근의 고물가, 저성장 상태에서는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나선 만큼 올 3분기 이후 물가가 어떻게 잡힐지를 지켜보고 신중히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2022.06.22 16:47

3분 소요
쏟아지는 고수익 채권에 관심 집중

산업 일반

은행 ·카드사가 금리 높은 채권을 속속 발행하고 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의 두 배가량 된다. 투자자들은 위험의 정도와 환금성 등을 따져본 뒤 뛰어들어야 한다. 최근 들어 고수익 채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시중 부동자금(만기 6개월 미만 수신 평균잔액)이 380조원에 이르지만 주식은 위험하고, 부동산은 정부가 목줄을 죄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투자할 만한 곳은 마땅치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당장 목돈이 필요한 은행과 카드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최근에 판매 또는 공모했던 채권들은 종전에 기관투자가에게 주로 넘겼던 후순위채권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하이 브리드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이 많아진 게 특색이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수익률이 연 7∼9%로 은행 정기예금의 2배가량인 고수익 채권들이다. 저마다 저금리 시대에서는 얻을 수 없는 고수익 ·저위험 등의 매력을 내세워 ‘눈길 끌기’에 나섰지만 투자자금의 성격과 자신의 투자성향, 그리고 각 채권의 장단점을 면밀히 따져보고 난 뒤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는 게 재테크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국민은행 김은미 재테크팀장은 “수익률이나 주식으로의 전환조건이 좋다면 나름대로 고위험 채권일 가능성이 높다”며 “수익률만 볼 것이 아니라 고수익에 숨겨진 고위험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9월 이후에는 국민은행 등 은행권에서 하이브리드 채권을, 현대카드 등에서 CB 등을 발행할 계획이다. 또 현재까지 발행된 CB ·BW ·하이브리드 채권은 모두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일반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기 때문에 이들 채권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인기 끈 CB=삼성카드가 6월 중순 8,000억원어치의 후순위 CB를 성공적으로 발행한 이후 LG ·현대카드가 잇따라 같은 채권을 발행했다. 삼성카드의 경우 8,000억원어치의 공모에 1조9,000억원이 몰려 3.3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이어 진행된 LG카드 후순위 CB 공모의 경쟁률은 5대 1에 달했다. 반면 지난달 현대카드 후순위 CB의 공모청약률은 1.6대 1로 다소 낮았다. 전환사채란 일정 조건에서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이며, 후순위채란 발행 기업이 망할 경우 채권 변제 순위가 주식보다는 앞서지만 예금이나 일반 회사채보다는 뒤지는 채권을 말한다. 얼핏 봐선 별로 좋은 투자상품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발행회사가 대기업 계열사로 망할 확률이 낮은 데다, 만기 수익률이 연 8∼9%로 연 4% 안팎인 은행 정기예금보다 2배 이상이기 때문에 여유자금이 있는 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모았다. CB에 투자할 땐 만기수익률과 주식으로의 전환가격을 가장 눈여겨봐야 한다. 삼성 ·LG ·현대카드의 CB만 놓고 비교해볼 때 LG의 만기수익률은 연 8%, 삼성과 현대는 9%였다. 그러나 삼성의 경우 만기 전에 주식시장 상장 또는 등록을 위해 기업을 공개(IPO)한다면 만기수익률이 5%로 떨어지는 조항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만기수익률은 현대카드가 가장 높다. 그러나 현대카드 채권의 경우 삼성갟G의 채권에 비해 신용등급이 두 단계 아래여서 만기수익률을 상대적으로 높일 수밖에 없다는 이유도 있었다. 투자자들이 만기수익률보다 더 관심을 보이는 것이 바로 전환가액이 얼마인가 하는 것이다. 채권이 주식으로 전환됐을 경우 안정적인 이자수익률을 포기하는 대신 주가 상승에 따라 수익률 이상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도 상장회사인가 비상장회사인가에 따라 투자요령은 달라진다. 비상장인 삼성 ·현대의 경우 미리 정한 전환가액과 상장 때 정해질 공모가격 중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도록 했다. 최근 공모주식의 경우처럼 상장 또는 등록 첫날 상한가를 기록하고 3∼4일은 상승세가 유지되기 때문에 삼성 ·현대카드가 이런 수순만 밟아준다면 상당한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다. 그러나 이들 회사가 상장할 3∼4년 뒤 주식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고, 또 상장을 약속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은 그야말로 장밋빛 미래일 뿐이다. 반면 LG카드처럼 이미 상장한 회사라면 공모 후 3개월 뒤부터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신규 상장주식처럼 주가가 널뛰기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단점이 있다. LG카드 CB의 주식전환가격은 2만1,500원으로 정해졌는데, 공모 이후 주가가 이 가격 이상으로 뛴 것은 단 이틀뿐이다. 결국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비상장회사의 CB는 고위험·고수익인 반면 상장회사의 CB는 저수익 ·저위험인 셈이다. 자신의 투자 스타일에 따라 상품을 결정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환금성도 살펴야 한다. 이들은 최근 모두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되고 있는데 삼성의 CB는 공모가보다 높은 수준, LG는 보합, 현대는 10%가량 하락했다. 현대카드의 CB를 산 투자자는 당장 현금화하기는 다소 어렵다는 얘기다. ● CB보다 복잡한 BW=BW는 일정한 가격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은 CB와 비슷하지만 약간 구조가 복잡하다. 신주인수권부사채란 용어 그대로 채권에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추가로 덧붙여진 상품이다. 거래할 때는 채권과 신주인수권을 따로 떼내어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 CB의 경우 주식으로 전환하고 나면 채권으로서의 효력이 사라지지만 BW는 신주를 살 수 있는 권리만 부여했기 때문에 주식을 산 뒤에도 채권으로서의 성격은 그대로 가지게 된다. 따라서 BW의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주식을 살 경우 주식대금을 따로 내야만 한다. 최근 LG카드가 발행한 BW는 이 같은 단점을 없애기 위해 주식대금으로 추가 자금을 투자하지 않고 기존의 채권으로 대신 납입할 수 있게 했다. CB와 거의 유사한 형태가 된 것이다. 물론 주식대금을 추가로 낼 경우 기존의 채권을 그대로 유지할 수도 있다. CB는 물론 BW를 살 때는 전환가격이 조정(리픽싱)되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LG BW의 경우 주가에 따라 발행 후 3개월, 그 이후엔 6개월마다 한 번씩 전환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 주가가 낮아지면 그만큼 전환가격도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LG카드 BW의 청약률은 0.38대 1로 예상외로 저조했다. LG카드 관계자는 “이미 여유자금으로 CB를 산 투자자들이 많고, 최근 LG카드 주가가 약세를 보인 것이 저조한 청약률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 올해 첫선을 보인 하이브리드 채권=은행감독규정의 개정으로 지난 4월부터 발행이 가능해진 하이브리드 채권(Hybrid ·잡종)이란 말 그대로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채권형 신종자본증권이다. 채권처럼 정해진 이자수익을 지급하는 동시에 만기가 정해져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유통이 영구적인 점은 주식과 비슷하다. 지난 5월 외환은행이 발행한 하이브리드가 인기를 끌었던 것은 1년짜리 정기예금의 2배가량인 연 8.5%의 확정금리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은행의 경우 금리가 6%에 불과해 당초 예정(3,000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1,100억원어치만 판매됐다. 조흥은행은 만기 10년에 5년 이후부터는 중도 상환도 가능하게 하고, 금리도 높은 수준인 7.8%를 약속했지만 2,500억여원어치를 파는 데 만족해야 했다.최근 국민은행은 2,000억원어치의 하이브리드 채권을 판매했다. 이 채권은 금리를 1%포인트 높인 연 7%의 고정금리를 지급하고 발행 후 10년이 지나면 1%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추가로 지급한다. 분리과세와 세금우대 등 세제혜택을 적용받을 수도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채권은 발행 후 증권시장에 상장해 주식처럼 사고팔 수가 있어 환금성은 상대적으로 높지만 발행회사가 적자를 기록하거나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개선 요구 등 적기시정 조처를 받으면 이자를 지급받지 못할 위험도 있는 게 단점이다. 외환 ·조흥은행의 장담에도 불구하고 이들 회사가 발행한 하이브리드 채권에 대한 이자 지급이 안 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그러나 국민은행 관계자는 “회사의 재무안정성 측면에서는 은행이 카드회사보다 낫기 때문에 카드사의 후순위 CB갃W에 비해 이자 및 원금보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2003.09.0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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