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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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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로바이오젠, 미국 제약사와 6.5조원 규모 비만·치매 치료제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 맺어

산업 일반

혁신 신약 전문개발 기업 뉴로바이오젠㈜(대표 김상욱)는 미국 제약사 ‘사이렉스 바이오 주식회사(Scilex Bio Inc.)’와 비만 및 알츠하이머 치매 경구 치료제 ‘티솔라질린(Tisolagiline, 물질명: KDS2010)’의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글로벌 라이선스 및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계약 규모는 선급금과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판매 로열티 등을 포함해 총 6조5,000억 원에 달한다. 이 중 선급금과 NDA(신약허가신청)까지의 마일스톤 금액은 700억 원이다.티솔라질린은 뛰어난 선택성을 지닌 가역적 ‘MAO-B 억제제(모노아민 산화효소 B 억제제)’로 장기 투여가 가능하다. 기존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타겟 계열 비만 주사제나 ‘아밀로이드 베타’ 타겟 항체 기반 치매 주사제와 달리, 경구 치료제로 개발돼 환자 편의성이 대폭 향상됐다. 이미 다양한 모델에서 수차례 검증한 비임상 효력 시험 및 임상1상 시험 결과를 근거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2상에서도 뛰어난 안전성과 유효성을 기대하고 있다.이번 계약은 티솔라질린의 모든 적응증을 포괄하며 현재 국제적으로 진행 중인 비만 및 알츠하이머 치매 대상 임상 2상 개발을 승계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또한 대한민국 판권을 제외한 글로벌 권리 양도 및 상업화 권한이 부여된다.계약 주체인 사이렉스 바이오 주식회사는 ‘사이렉스 홀딩 주식회사(SCILEX Holding Company, SCLX)’가 출자해 설립한 합작사로 티솔라질린 개발 및 상업화를 주도한다. 다만 국내 개발 및 국내 임상 2a상은 뉴로바이오젠이 직접 수행할 예정이다.글로벌 비만 치료제와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시장은 각각 연평균 75%, 98.7%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비만 치료제는 기존 약물의 부작용과 내성 문제, 치매 치료제는 근본적 치료 부재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이런 시장 환경 속에서 티솔라질린이 상용화될 경우 비만 치료제 분야에서 2032년 약 135억 달러, 치매 치료제 분야에서 2038년 약 3,000억 달러의 매출 달성이 기대된다.사이렉스 홀딩스 주식회사는 현재 비오피오이드(non-opioid) 진통제 개발·판매에 주력하고 있으며 중증 신경 통증 환자 대상 혁신 치료제 제공에 성과를 내고 있다. 또한 중추신경계(CNS) 질환 치료 제품 개발에도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제이심 샤(Jaisim Shah) 사이렉스 홀딩 대표는 "사이렉스의 개발 경험과 상업적 역량을 바탕으로 티솔라질린이 비만, 급성 및 만성 통증 관리, 신경퇴행성 질환 등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통합적 치료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김상욱 뉴로바이오젠 대표는 "광범위한 임상기관 네트워크와 다양한 중추신경계 치료 제품을 성공적으로 상용화한 경험을 고려할 때, 사이렉스는 뉴로바이오젠의 이상적인 글로벌 파트너"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현재 뉴로바이오젠은 국내와 미국에서 임상 2a상을 준비 중이다. 국내 임상은 올해 상반기 중 환자 모집을 시작할 예정이며, 미국 임상 2a상은 올해 하반기 신약 IND(Investigational New Drug Application, 임상시험계획 승인 신청)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아가 뉴로바이오젠은 향후 사이렉스 바이오의 지분 취득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한편 사이렉스 바이오 및 사이렉스 홀딩 주식회사 주요 임원진은 이달 말 방한해 뉴로바이오젠과 공동 간담회 및 사업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과 미국 내 임상 2a상 진행 협업 및 임상 이후 본격 사업화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다.

2025.04.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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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투자 기회의 장 열어…'바이오 코리아 2025-인베스트 페어' 5월 개막

산업 일반

한국보건산업진흥원(원장 차순도, 이하 보산진)과 충청북도(지사 김영환, 이하 충북도)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바이오 코리아(BIO KOREA) 2025'가 5월 7일(수)부터 9일(금)까지 3일 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다.올해로 20회를 맞는 이번 행사는 바이오헬스 산업의 최신 동향과 정보를 공유하고 국내외 기업 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대한민국 대표 바이오헬스 기술 교류의 장으로서 자리매김해왔다.올해에는 전시, 콘퍼런스, 비즈니스 파트너링, 인베스트페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며 ‘혁신과 협업, 함께 만들어가는 미래’를 주제로 혁신 기술의 개발 및 글로벌 협력 사례 공유와 함께 미래 전망을 소개한다.인실리코 메디슨社 창립자이자 대표인 알렉스 자보론코프가 기조연사로 참가하여, ‘Can AI and robotics create a drug and extend life?’를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해당 발표를 통해 바이오헬스 산업 내 인공지능(AI)의 역할과 중요성, 글로벌 협력을 통한 혁신 경험, AI 신약 개발의 현 주소와 전망 등을 제시한다.알렉스 자보론코프는 2014년부터 생성형 AI와 강화학습(RL)을 활용한 분자 구조 설계하고 합성 생물학 및 환자 데이터를 생성하는 기술을 개발해왔다. 이를 통해 AI가 개발한 ‘특발성 폐 섬유증 치료제’가 세계 최초로 임상 2상에 진입하는 성과를 이루었으며, 사노피,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력해 혁신 신약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바이오 코리아 2025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은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투자 전략'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인베스트 페어(5월 7~9일)다.인베스트 페어는 국내 유망 바이오 스타트업들의 우수한 기술력을 소개하고 글로벌 투자자들과의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투자 유치 및 협력을 지원하는 행사다. 올해에는 침체된 글로벌 바이오 투자 환경 속에서 중동과 아시아 등 신흥 투자 시장을 집중 조명함으로써 국내 바이오헬스 스타트업들에게 새로운 성장 발판을 제공할 전망이다.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를 비롯해 미국·영국 해외 벤처캐피털 (Venture Capital, 이하 VC), JLABS, 미국 CIC 등 글로벌 기관과 투자 기관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이에 앞서 4월 11일에는 '해외 VC-국내 기업 1:1 온라인 미팅'이 사전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솔라스타벤처스, SD&K홀딩스 등 주요 해외 VC가 참여하는 이번 미팅은 해외 VC와 한국 유망 바이오 스타트업 간 직접 연결을 통해 투자와 전략적 협력 가능성을 사전 논의할 수 있게 마련되었다.이외에도 컨퍼런스에서는 최신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헬스 산업의 트렌드를 소개하고 새로운 기술의 미래와 전망을 공유한다.올해 컨퍼런스는 ▲AI기반 신약개발, ▲신규모달리티, ▲글로벌 바이오 거버넌스, ▲재생의료, ▲항노화와 역노화, ▲임상, ▲전임상(대체독성시험), ▲디지털 융합기술,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우주바이오,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총 11개 주제로 구성될 예정이다.

2025.04.1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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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실리코젠, AI기술력으로 참거머리 유래 항균 펩타이드 발굴 성공

테크

데이터 바이오 기업 인실리코젠은 조성진 충북대 생물학과 조성진 교수 연구팀과 함께 다제내성균을 타깃으로 하는 신규 항균 펩타이드를 성공적으로 발굴했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다학제 화학분야 최상위 학술지인 ‘Advanced Science(IF 14.3, JCR Materials Science 분야 상위 4.6%)’지 12권 10호에 지난 3월 13일자에 게재됐고 Frontispiece 표지에도 선정됐다. 또한 생물학연구정보센터(Biological Research Information Center, BRIC)의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도 선정됐다. 이번 연구는 국산 약용 참거머리(Hirudo nipponia)의 전사체로부터 수만 건의 후보를 도출한 뒤, 인실리코젠의 고도화된 AI 기반 예측 기술을 적용해 항균 활성이 높은 핵심 펩타이드를 선별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번에 개발된 펩타이드 예측 모델은 약 20개의 아미노산 서열로부터 200개 이상의 생화학적·물리적 특성을 정량화했다. 이후 머신러닝 기반 알고리즘을 통해 항균성과 비항균성을 분류한다. 특히 LightGBM, CatBoost, XGBoost 등 총 7종의 AI 알고리즘을 결합하여 90.6%의 예측 정확도를 구현했다. 인실리코젠은 효능 가능성이 높은 후보물질을 빠르게 선별함으로써 연구의 속도와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실제 예측된 펩타이드는 Acinetobacter baumannii 등 주요 다제내성 그람음성균에 대해 우수한 항균 활성을 나타냈다.신윤희 인실리코젠 연구소장은 “이번 연구는 AI 기술이 생명과학 현장에 실제로 적용되어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라며, “향후에도 축적된 생물학적 데이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펩타이드를 포함한 신약 후보물질 탐색 및 개발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이번 연구를 주도한 조성진 교수는 “한국산 약용 거머리에서 AI-기반 펩타이드 스크리닝 기술을 통해 한국산 거머리 전사체에서 신규 천연 항균 펩타이드를 이용하여 내성균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신속하게 제시할 수 있는 독창적인 연구”라며 “향후 다양한 동물에서 신규 항생제 개발 및 다제 내성균 연구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공동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2025.04.1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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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전쟁에 ‘양다리 전략’ 취하는 EU기업들”...韓기업 취할 방향성은?

산업 일반

미중 관세전쟁이 절정을 치닫는 와중 우리는 무엇보다 중국의 기술발전 '속도'에 주목해야 한다. 18세기 영국에서 발명된 증기기관, 19세기 독일에서 발명된 내연기관은 글로벌 시장에 ‘속도(speed)’와 ‘팽창(expansion)’을 가져다주었다. 현대 중국의 4대 발명품은 고속철(까오티에), 공유자전거와 인터넷쇼핑, 모바일결제(알리페이)라 한다. 베이징 주재 체코 외교관은 “프라하에서 파리까지는 하루 종일 걸리는데, 비슷한 거리인 베이징에서 상하이까지는 ‘까오티에’로 반나절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까오티에는 ‘속도’, 인터넷쇼핑과 알리페이는 ‘팽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제2의 원자탄’이라고 불리는 인공지능(AI)과 양자 컴퓨터(QC)가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빛의 속도로 창안하고, (피지컬형 AI) 휴머노이드가 대량 생산하는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휴머노이드를 근로자로 투입하면 제조업을 발전시킬 수 있고, 병사로 사용하면 군사력을 증강할 수 있다. AI와 QC를 활용하면 광속도로 자연과 사회 현상을 분석․해석할 수 있으며, 신약 개발과 암호 해독도 할 수 있다. 자동차·반도체·스마트폰, 핵무기처럼 소버린(sovereign․독립) AI와 QC, 휴머노이드 생산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한 나라의 국력과 미래가 좌우된다. AI와 QC, 휴머노이드 개발 경쟁이 국가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다. 미·중은 말할 것도 없고, 유럽연합(EU)과 영국, 일본, 이스라엘 등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소버린 AI와 QC 모델 등을 개발하고 있다. 미·중 전략적 경쟁이 과학기술과 공급망 분야로 확대되었다. 미·중은 AI와 QC, 휴머노이드, 반도체 기술과 공급망, 가치사슬을 중심으로 건곤일척(乾坤一擲)의 경쟁에 돌입했다. 지난해 12월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공개한 언어모델(LLM) ‘딥시크 V3’와 추론모델 ‘딥시크 R1’은 미국을 제2의 ‘스푸트니크 쇼크’에 빠뜨렸다. 중국은 미국보다 6배나 많은 3800건의 AI 특허를 갖고 있다. 중국은 지난 3월 4일 슈퍼컴퓨터보다 1000조 배 이상 더 빠른 QC ‘쭈충즈(祖沖之) 3호’ 개발에 성공했다. 3월 15일에는 초소형 양자통신위성 ‘지난(齊南)-1’을 활용해 베이징과 1만2900㎞ 떨어진 남아공의 케이프타운 간 양자 암호화된 이미지 전송에 성공했다. 중국의 휴머노이드 기술은 미국에 필적한다. 딥시크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창의와 혁신을 통해 반도체 부문 열세도 극복해가고 있다. 트럼프 2기 미(美)정부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동맹도, 자유무역협정(FTA)도 무시하고 시장파괴적인 관세정책을 도입함에 따라 글로벌 시장이 미국, 중국, EU로 삼분(三分)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등의 EU 기업들은 미·중 간 ‘양다리 전략’을 취하고 있다. EU 기업들은 미․중 전략적 경쟁과 디커플링 심화로 공급망과 기술표준에 분절이 일어난 것을 기회로 최대한 이익을 얻으려 한다. 우리 대기업들도 EU 기업들의 글로벌 경영전략을 참고해야 한다. 韓 기업에 놓인 선택지 삼성전자와 현대차, SK, LG, POSCO, 한화, 네이버 등 우리 대기업들의 사업 비중도 기업에 따라 미국과 중국이 제1, 2위를 다툰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대중(對中) 매출(65조원)은 대미 매출(61조원)보다 많았다. 현대차는 그 반대다. 우리 대기업들은 생존을 위해서라도 미․중 가운데 어느 한 나라만 선택할 수 없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지난 3월말 방중하여 BYD, 샤오미 등과 차량용 전기․전자장비 분야 협력 문제를 논의하고, 시진핑 국가주석을 예방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지난 3월 24일 트럼프 미(美)대통령이 주재한 백악관 행사에서 2028년까지 미국에 약 31조원(210억 달러)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고율관세를 피하고, 미국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가이의 호랑이’라고 불린 일본 전국시대(1467~1573)의 무장 다케다 신겐(池田信玄)은 부대의 선두에 손자병법 7편 ‘군쟁편(軍爭篇)’에서 유래한 풍림화산(風林火山) 깃발을 내세웠다. ‘풍림화산’은 ‘군사를 움직일 때는 바람(風)처럼 빠르게, 주둔할 때는 숲(林)처럼 고요하게, 적군을 공격할 때는 불(火)이 타오르듯 맹렬하게, 방어할 때는 산(山)처럼 무거워야 한다.’는 뜻이다. 트럼프 2기 정부 등장 이후 과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대기업들이 살아남고,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풍림화산’의 기세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 나가야 한다. 우리 대기업들이 미·중 전략적 경쟁의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아 발전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정부, 대학과 협력하여 AI, QC, 휴머노이드 등 분야의 원천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우리 대기업들은 이제 다른 나라 기업들을 추종하는데서 벗어나 AI와 QC 같은 첨단과학기술에 기초하여 스스로의 철학과 아이디어로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빛의 속도’로 발명․기획․생산해내야 한다. 중국 모델도 참고해 ▲AI, QC, 휴머노이드 분야 대규모 장기 투자와 함께 ▲과학기술 혁신시스템 ▲과학기술분야 인재·스타트업 육성 시스템 등을 구축해야 한다. 우리 대기업, 정부, 대학 모두에게 이순신 장군이 ‘오자병법(吳子兵法)’에서 인용한 ‘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산다.’는 뜻의 ‘생즉사(生卽死) 사즉생(死卽生)’의 결단이 절대 요구된다. 백범흠 경기대 초빙교수는 연세대 정치학사, 프랑크푸르트대 정치학과 석박사 통합과정 이수 후 경제외교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외무고시 합격 후 주프랑크푸르트 총영사, 강원도 국제관계대사, 한중일 3국협력사무국(TCS) 사무차장, 연세대와 중국청년정치대 겸임(초빙) 교수 등을 역임했다. ‘미중 신냉전과 한국’ ‘한중일 4000년’ 등 7권의 저서를 낸 중국·유라시아 문제 전문가다.

2025.04.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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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에 더 높아진 허들…트럼프 시대 특허 소송 늘어나나

바이오

세계적으로 높은 매출을 내는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의 특허가 속속 만료되는 가운데, 바이오의약품과 효능이 같은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국내 기업의 특허 분쟁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기업은 특허 만료 직전인 바이오의약품의 성분을 활용해 효능을 유사하게 만들어 파는데, 글로벌 제약사들이 특허 침해 소송으로 여기에 엄격하게 대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약으로 출시된 바이오의약품은 10년 이상의 독점 권리를 보장받는다. 하지만 특허가 만료되면 다른 기업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더 낮은 가격에 시장에 내놓는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개발한 기업은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에 판매해 온 의약품의 가격을 낮추거나, 시장 점유율 하락을 감수한다. 특허를 보유한 기업들은 손해를 줄이기 위해 소송을 단행한다.휴미라發 바이오시밀러 특허 전쟁여러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특허 만료됐거나, 향후 수년 내 만료될 예정이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 ▲천식 치료제 졸레어(성분명 오말리주맙) ▲골수종 치료제 다잘렉스(성분명 다라투무맙)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성분명 데노수맙) 등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등 국내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업은 이들 약물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된 즉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왔다.예를 들어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휴미라의 미국 특허 만료 시기에 맞춰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인 하드리마, 유플라이마를 각각 개발했다. 휴미라는 2023년을 기점으로 미국에서 물질과 제형, 투여 용법 등 여러 특허가 만료됐으며 이후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업의 공세를 받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외 암젠과 베링거인겔하임, 산도즈 등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한 글로벌 제약사도 일찍이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노리기 위해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했다. 이 중 암젠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한 기업 중 2023년 가장 먼저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눈여겨볼 점은 휴미라의 특허 만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특허를 보유한 애브비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한 기업을 상대로 특허 관련 소송을 잇달아 제기하는 이른바 ‘특허 전쟁’이 벌어졌다는 점이다.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 특히 바이오의약품인 블록버스터 의약품은 상당수가 2015년부터 물질 특허를 비롯한 여러 특허가 만료되기 시작했는데, 2016년 물질 특허가 만료된 휴미라가 특허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휴미라는 미국 특허 만료 직전인 2022년 연간 매출이 212억3700만달러(약 31조원)에 달하는데 그만큼 시장이 큰 약품이기에 많은 기업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했다. 그만큼 소송도 많이 벌어졌다. 애브비 외 다른 글로벌 제약사도 자사의 오리지널 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한 기업에 여러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관련 소송에서 패한 기업 가운데 우리 기업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에서 블록버스터 의약품 아일리아 관련 소송에서 패소했다. 아일리아는 황반변성 치료제로 미국의 제약사 리제네론이 개발했다. 아일리아의 물질 특허는 2023년 만료됐지만, 제형 특허는 2027년 만료된다. 리제네론은 아일리아의 미국 특허 만료에 맞춰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업들에 소송을 걸어 제품을 출시하지 못하게 제동을 걸었다. 실제 미국 법원은 인도 기업인 바이오콘의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예사필리에 대해 판매를 영구적으로 금지하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도 리제네론과 지난한 특허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리제네론의 소송으로 미국에서 아일리아의 판매와 관련해 예비금지명령이 내려진 상황이다. 이 중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리제네론이 미국에서 특허 50여 건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제기한 소송의 결과에 대해 항소했지만, 최근 미국 법원이 리제네론의 손을 들어주며 패소했다. 셀트리온은 아일리아 외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앞두고 암젠으로부터 특허 침해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미국 법원은 당시 셀트리온에 특허 소송 합의와 제품 판매를 저지하는 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후 셀트리온은 암젠과 특허 소송에서 합의했고, 올해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를 미국 시장에 출시한다.지식재산권 강조하는 트럼프…특허전쟁 확대되나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으로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개발한 기업의 특허 소송은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식재산권(IP) 강화에 특히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특허 정책은 PREVAIL 법안과 RESTORE 법안이 골자다. PREVAIL 법안은 기소 요건을 추가하고 중복 소송을 제한하는 등 특허권자의 권리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RESTORE 법안은 영구적인 금지 명령과 관련한 것으로, 역시 특허권자가 소송이나 기술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도움이 되는 법안이다. 이처럼 트럼프 행정부가 ‘친(親)특허’ 정책을 본격적으로 실행하면,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국내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업은 특허 소송 대응 전략을 더 치밀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허법인 세움 류민오 변리사는 “해당 법안의 입법이 완료되면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업이) 특허를 무효하거나 취소하기는 어려워진다”라며 “만약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업이 오리지널 의약품 개발 기업의 특허를 침해했다면, 손해배상뿐 아니라 그동안 제한적으로 인정된 ‘금지 명령’이 의제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내 의약품 가격을 낮추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도 글로벌 제약사의 특허 소송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류 변리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특허 정책 방향은 특허권자를 보호하는 것이고, 제약 정책 방향성은 바이오시밀러로 의약품 가격을 시장 논리에 따라 낮추자는 것”이라며 “이를 고려하면 글로벌 제약사는 바이오시밀러 기업의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해 특허에 더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5.03.15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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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실탄 장전 K-바이오...

바이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지분 인수를 통해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1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새로운 사업 동력을 찾기 위해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M&A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초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한국 증시가 올해 하반기에 저점을 극복하면 이후 M&A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며 "지주사 차원에서 대규모 M&A를 추진하겠다"라고 했다.SK바이오사이언스와 루닛 등 국내 제약·바이오 분야의 다른 기업도 지난해 잇달아 해외 기업의 지분을 인수한다는 소식을 내놨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4000억원 규모로 독일의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아이디티(IDT) 바이오로지카를 인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는 동안 쌓은 현금을 M&A에 쏟았다.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은 같은 해 2600억원 규모의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 지분 인수를 마쳤다.국내 제약 기업은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의료기기 기업을 활발하게 M&A를 하는 추세다. 동화약품은 의료기기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3차원(3D) 프린팅 의료기기 개발 기업 메디쎄이를 인수했다. 대원제약은 극동에이치팜을 인수해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진출했고, 이후 에스디생명공학을 사들여 화장품 사업에도 진출했다. 동국제약은 지난해 미용기기 개발 기업 위드닉스를 인수해 미용기기 사업에 진출했다.이처럼 몇몇 기업이 규모 있는 M&A 소식을 발표하고 있지만,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M&A 대상을 한정하면 아직 국내 M&A 시장은 규모가 작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추진한 M&A는 48건으로, 이 중 34건은 1000억원 미만이다. 거래 규모를 확인하기 어려운 계약 5건을 제외하면, 43건의 거래 중 79%가 소규모 거래인 셈이다.특히 이들 기업의 M&A는 흡수합병 거래를 선호하는 해외 기업의 M&A 추세와 달리, 지분 투자를 통해 경영권을 인수하거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는 목적의 지분 인수 거래가 대다수였다. 흡수합병은 A회사가 B회사의 모든 자산, 부채, 권리를 승계하고, B회사는 법적으로 소멸하는 형태다. 실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M&A 48건 중 88%인 42건은 지분 인수, 8%인 4건은 흡수합병, 4%인 2건은 사업부 인수 형태였다. 신설합병을 추진한 사례는 없었다.이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대규모 거래를 성사할 현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세계 시장에서 대규모 거래, 이른바 '메가 딜'(Mega-Deal)로 분류되려면 M&A 규모가 100억달러(약 14조원) 이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국내 상위 제약 기업의 연간 매출 규모는 1~3조원에 그친다. 국내 기업의 M&A 수준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연간 매출 1조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해, 규모의 성장을 이뤄야 하는 상황이다.국내 M&A 시장이 확대되면 제약·바이오 벤처의 자금 순환과 성장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통상 제약·바이오 벤처는 자본 회수, 이른바 엑싯(Exit)의 방법으로 기업공개(IPO)를 통한 상장과 구주 매각, M&A, 장외주식시장 거래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기업들이 주로 상장을 엑싯 방법으로 사용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산업이 안정적인 성장 구조를 갖추기 위해 M&A가 활성화돼야 한다"라며 "이를 위해 M&A 전략에 대한 다각적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2025.03.14 06:00

3분 소요
불확실성의 시대, 국내 증시의 미래를 묻다 [이코노 인터뷰]

증권 일반

올해 국내 증시는 기초체력 약화, 외생 변수에 의한 급격한 변동, 정책 불일치 등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 기업, 그리고 투자자들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구조적 개선과 일관된 정책 대응이 여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국내 증시에 전 세계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짙게 드리워진 상황 속에서 는 지난 1년간 한국증권학회장을 역임했던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를 만나 ‘불확실성의 시대에 국내 증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물었다. 불안정한 시장 현황과 투자 심리이준서 교수에 따르면 작년 4분기에는 상장기업의 70% 이상이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못하는 어닝 쇼크를 기록하며 증시 불안 요인이 가중되고 있다. 환율 상승으로 수입 물가 부담이 늘어나고, 중간재 수입에 의존한 수출구조에서는 수출 증대 효과가 미미해 기업들의 생산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 금리 인하 속도의 조절 부재와 소비 침체로 인한 매출 감소, 순이익 축소가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실적 악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준서 교수는 “1년 전 한국증권학회장 취임 당시보다 현재 증시는 외생 변수로 인한 변동성이 급증하고, 펀더멘털 또한 여러 경제지표가 기업 실적에 비우호적으로 작용해 악화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국내 증시는 불확실성이 증대함에 따라 작은 재료에도 주가가 크게 흔들리는 등 전반적으로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은 불안정한 투자 심리에 대응해 자본적 지출을 최소화하고 현금 보유 비율을 높이는 보수적인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이 교수는 “불확실한 환경에서는 기업들이 당장의 리스크 회피에 집중하게 되고, 이는 장기적인 성장성과 수익성의 둔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한다. 이 교수는 정치적 불안정과 비상계엄 조치, 그리고 트럼프 2.0 시대 도래와 관세전쟁 발발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투자자들은 단기적 변동에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부 기업들이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배당성향 개선이나 자사주 매입 등 기업가치 증진 노력을 하고 있으나, 전반적인 시장 신뢰 회복에는 미흡하다고 지적한다.정책 대응과 구조적 개선의 필요성 부각정부와 금융당국의 거시경제 정책 역시 증시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론적으로 금리 인하, 원화 강세, 통화량 증가 및 재정지출 증대와 같은 정책이 주가 상승을 견인해야 하나, 현실에서는 이러한 정책이 오히려 증시 위축을 부추기는 양상이다. 이 교수는 “정책은 일관성과 선제적 대응이 필수적이다. 공매도 금지 조치의 반복적 연기와 기준금리 동결, 그리고 대출금리 인하 강요와 같은 행태는 시장원리를 위반하는 전근대적 조치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크게 저해하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정치와 경제는 분리돼야 하며, 위기 발생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시장이 저평가돼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밸류업 프로그램에 주목하고 있으나, 취약한 기업 지배구조와 금융당국의 예측 불가능한 개입은 큰 우려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교수는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성장성과 수익성을 보장할 혁신기업 중심으로 전환하고, 코스닥과 코넥스 등 각 시장의 특성을 명확히 하며 상장기업 수 축소를 통해 좀비기업을 적극 퇴출하는 구조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정부와 금융당국이 범정부 차원의 일관된 메시지와 강력한 밸류업 정책을 추진해야만 외국인 투자 유치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미래 투자 전략과 성장 동력 모색불확실한 경제 환경 속에서도 미래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투자 전략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 이 교수는 향후 주목해야 할 분야로 인공지능(AI) 산업, 특히 생성형 AI 분야와 제약·바이오 산업을 꼽있다. 이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AI 산업은 혁신의 물결을 타고 있으며, 제약·바이오 분야는 초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신약 개발 및 바이오시밀러 등으로 꾸준한 성장이 기대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관련 없는 계열사 편입이나 이름뿐인 바이오 기업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우주산업과 원전 분야 역시 국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 그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이 교수는 트럼프 1기 시절 추진된 원전산업 부활 정책과 소형모듈원전(SMR) 육성 전략, 그리고 최근 팀 코러스를 통한 원전 수출 파트너십 구축은 국내 원전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교수는 “조선 및 방산 분야 또한 이미 여러 언론 보도를 통해 긍정적인 전망이 제시되고 있어, 다양한 투자 기회가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래 산업의 핵심은 혁신과 기술 발전에 있다”며 “정부와 민간이 함께 협력해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국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70%에 육박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투자자 교육과 정보 제공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가 지난 1년간 회장직을 맡았던 한국증권학회는 증시와 관련된 다양한 심포지엄과 캠페인을 통해 단타 위주의 투기 문화에서 벗어나 기업의 본질적 가치에 기반한 장기 투자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 교수는 “올바른 투자 문화의 확산은 증시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투자자 신뢰 회복과 증시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및 교육적 노력은 앞으로도 지속돼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정책 방향과 시장 개선 노력이 국내 증시의 활력 회복과 투자 신뢰 증대로 이어져 건강한 투자 생태계로 정착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2025.03.10 08:00

4분 소요
미국 관세 전쟁 속 ‘5% 성장’ 내건 중국, 양회 내용 살펴보니

경제일반

중국 정부가 연례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올해도 경제 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설정했다. 리창 총리는 지난 5일 개막한 전인대 정부 공작보고(업무보고)에서 “올해 중국 경제성장 목표를 5% 안팎으로 설정했다”고 발표했다.지난해 중국의 경기 침체 속에 올해 들어 미국과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재작년, 작년과 같은 수준의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리 총리는 5% 안팎의 성장률 목표에 대해 “취업 안정과 리스크 방지, 민생 개선의 필요”라며 “중장기 발전 목표와 결합해 어려움을 뛰어넘고 분발하는 선명한 길잡이”라고 설명했다.아울러 중국 정부는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 목표를 2004년 이후 처음으로 3% 미만인 약 2%로 세웠다. 올해 CPI 상승률 목표치를 하락 조정하는 것은 소비 위축으로 디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보다 현실적인 목표로 전환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중국은 올해 재정적자율을 국내총생산(GDP)의 4%로 확대했다. 적자 규모는 5조6600억위안(약 1130조원)으로 한해 만에 1조6000억위안(약 320조원) 늘어난다. 한층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실시해 재정 적자율을 높여 지출 강도를 늘리겠다는 것이다.특히 이번 양회에서 주목할 점은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다. 중국산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DeepSeek)의 등장으로 더욱 관심을 모은 중국의 올해 연구개발(R&D·과학기술) 예산은 전년 대비 10% 늘어난 3981억1900만위안(약 80조원)으로 설정됐다.지난 1월 딥시크가 챗GPT와 맞먹는 성능의 인공지능(AI) 모델을 내놔 전세계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이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딥시크 창업자인 량원펑을 비롯해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등 기술기업 리더를 직접 불러 좌담회를 열고 민간 기술기업 지원 의지를 나타냈다.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연례 최대 정치행사 양회를 맞아 과학·기술 혁신과 부유한 지방정부들의 주도적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6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동부 장쑤성 대표단 심의에 참석 “과학·기술 혁신과 산업 혁신은 신품질 생산력 발전의 기본 경로”라며 “현대화한 산업 시스템에 집중하면서 교육과 과학·기술, 인재를 함께 움켜쥐어야 한다”고 말했다.매년 3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한국의 국회 격) 연례 회의에는 중국 각 지방의 인민대표 2000여명이 참석한다. 시 주석은 장쑤성에서 선출한 인민대표다. 장쑤성은 작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5.8%로 지방정부 가운데 가장 높았으며, 신규 국내외 통화 대출 규모(2조3600억위안), 혁신신약 시판 허가(총 13개), 신규 및 잠재 유니콘 기업(거대 신생 기업) 수, 제조업 고품질 발전지수 등에서도 전국 1위에 올랐다.시 주석은 “과학·기술 혁신과 산업 혁신을 융합하려면 플랫폼 건설과 체제 메커니즘 완비를 해야 하고, 혁신 주체로서 기업의 지위를 강화해 혁신 사슬과 산업 사슬이 원활하게 연결되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경제 규모가 큰 성(省)이 국가 중대 발전 전략 이행에 더 큰 역할이 있어야 한다”며 “경제 규모가 큰 성은 발전이 더 빨랐기 때문에 당연히 전체 인민의 공동부유 촉진을 위해 적극적으로 경험을 모색하고 시범·선도 역할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03.06 16:02

3분 소요
빅테크 기업의 '상반된 시선'...‘유용한’ 양자 컴퓨터는 무엇? [한세희 테크&라이프]

산업 일반

지난 1월 CES 기간 중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매우 유용한 양자 컴퓨터가 나오려면 15~30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덕분에 당시 “일반 슈퍼 컴퓨터로는 우주의 역사보다 오래 걸릴 계산을 5분 만에 해결하는” 구글 양자 프로세서 ‘윌로우’ 출시를 계기로 불붙어 오르던 양자 기업들 주가는 일제히 내려 앉았다. 얼마 후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양자 컴퓨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회의적 의견을 비쳤다. 반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보다 낙관적이다. 순다 피차이 구글 CEO는 최근 “실질적으로 유용한 양자 컴퓨터가 5-~0년 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역시 “3-5년 안에 양자 컴퓨터가 실용적으로 유용해질 가능성이 있다”라며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양자 컴퓨터 상용화 시기는 양자 분야 연구자나 사업가는 물론 양자 기업에 관심 있는 투자자에게도 중요한 문제다. 그런데 이 문제에 답하려면 먼저 ‘유용한’ 양자 컴퓨터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이미 양자 컴퓨터는 일부 과학 연구나 산업 현장의 문제 해결에 기여를 하고 있다. 큐비트가 천 개 이하이고, 오류 수정이 잘 되지 않는 현재 수준의 양자 컴퓨터(NISQ, noisy intermediate-scale quantum)로도 적절한 알고리즘과 방법론을 적용하면 어떤 문제에서는 좋은 결과를 보이기도 한다. 이런 의미에서는 우리는 유용한 양자 컴퓨터를 이미 갖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기대하는 유용함은 이런 수준을 훌쩍 넘어선다. 현존 최고 슈퍼 컴퓨터로도 풀지 못하는 어려운 문제들을 빠른 시간에 풀어 과학이나 산업, 사회의 난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하는 ‘양자 우월성’을 보이는 양자 컴퓨터 개발이 이 바닥의 목표다. 이것이 젠슨 황이 말한 ‘매우 유용한’, 순다 피차이나 빌 게이츠가 말한 ‘실용적으로 유용한’ 양자 컴퓨터의 의미에 가깝다. 양자 컴퓨터는 무엇에 유용한가?구글은 2018년 ‘시커모어’ 양자 프로세서를 공개하며 첫 양자 우월성 달성을 주장했다. 지난해 말에는 후속작 ‘윌로우’ 프로세서로 연산 속도를 더욱 높였다. 시커모어는 슈퍼 컴퓨터로 1만년 걸릴 계산을 3분에 마쳤으나, 윌로우는 10의 25제곱년 걸릴 문제를 5분에 푸는 향상을 보였다. 다만, 시커모어와 윌로우가 푼 것은 ‘무작위 회로 샘플링(RCS)’이라는, 일반 컴퓨터로 푸는데 시간은 매우 오래 걸리지만 현실적 쓸모는 없는 문제이다. 이런 ‘문제를 위한 문제’가 아닌 실제 세계의 난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유용한 양자 컴퓨터라 할 수 있다. 양자 컴퓨터가 유용하리라 여겨지는 분야로는 물질의 움직임을 분자나 원자 수준에서 예측해야 하는 신약 및 신소재 개발이나 여러 변수 속에서 최적 결과를 찾는 최적화 문제 등이 꼽힌다. 양자 현상이 지배하는 미시 세계 물질의 행동을 예측하거나 조작해 유용한 신물질을 찾는 일에는 양자 현상을 모방하는 양자 컴퓨터가 유리하다. 양자 컴퓨터는 자연을 시뮬레이션 하는 기계다. 여러 중첩된 가능성을 한 번에 연산하는 양자 컴퓨터는 최적화 문제에도 유리하다. 물류와 교통, 금융 시장 예측, 기후 변화 모델 구축 등 거대 AI 모델로도 예측하기 힘든 복잡한 현상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오랜 시간이 걸려도 고전 컴퓨터가 풀기 어려운 문제를 양자 컴퓨터가 훨씬 빠르게 푼다 해서 양자 컴퓨터가 모든 분야에서 더 성능이 좋은 것은 아니다. 둘은 유용한 분야가 각기 다르다. 기존 방식의 슈퍼 컴퓨터는 주로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고 처리해야 하는 문제에 적합하다. 반면 양자 컴퓨터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지는 않지만 여러 변수 간 상호작용으로 고려해야 할 결과값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종류의 문제에 적합하다. 신약 후보 발굴을 위한 화학 시뮬레이션 같은 과제가 대표적이다. AI와 양자 결합한 하이브리드 컴퓨팅그래서 기존 슈퍼 컴퓨터를 활용한 AI와 양자 컴퓨터가 결합된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구축이 빅테크의 과제이다. 젠슨 황은 유용한 양자 컴퓨터 등장 시기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지만, 정작 3월 예정된 엔비디아 연례행사 GTC에서는 처음으로 대대적인 양자 컴퓨터 세션을 준비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등도 AI와 양자 컴퓨팅 등을 클라우드 방식으로 제공하려 한다. 양자 컴퓨터를 돌려 자연 현상을 예측해 이에 대한 합성 데이터를 만들고, 이 데이터로 다시 AI를 학습시켜 성능을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일이 가능하려면 큐비트 100만 개 정도를 활용하는 양자 컴퓨터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100만개 큐비트를 가진 유용한 양자 컴퓨터 개발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오류 정정 기술 개선, 큐비트 품질 향상 및 확장성 확보 등이 꼽힌다. 구글 윌로우의 핵심은 큐비트 수를 늘여도 양자 오류는 줄일 수 있음을 보인 것이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위상 큐비트라는 혁신 기술에 기반한 양자 프로세서 ‘마요라나 1’을 공개했다. 위상 큐비트는 오류를 근원적으로 줄일 수 있는 구조이고 확장성도 좋아 이상적 양자 기술로 여겨지지만, 실제 개발이 너무 어려워 실현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강했다. 이번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위상 큐비트를 구현했고, 수 년 안에 손바닥 크기의 칩에 100만개까지 큐비트를 집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온큐 같은 기업은 떨어진 곳에 있는 여러 양자 프로세서를 양자 통신으로 서로 얽히게 해 연산 능력을 확장하는 양자 인터넷 기술에 주목한다. 오류 수정과 큐비트 확장성 등 양자 컴퓨터 상용화의 발목을 잡는 문제들을 해결할 기술적 진전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기술이 성숙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20년에서 5년으로 앞당기기 위한 빅테크 간 경쟁이 지금 한창이다.

2025.03.02 08:00

4분 소요
아스트라제네카 유방암 치료제, 질병 진행 지연 효과 확인

바이오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의 실험적 유방암 치료제가 환자의 질병 진행을 늦추는 효과를 보였다고 회사 측이 밝혔다.아스트라제네카는 26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자사 신약 '카미제스트란트(camizestrant)'의 후기 임상시험 결과, 다른 치료제와 병용했을 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서 질병 진행을 지연시키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이번 연구는 특정 호르몬 양성, HER2 단백질 발현이 적거나 없는 유형의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특히 종양 내 특정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를 모니터링했으며, 돌연변이가 감지되었지만 질병이 악화되지 않은 단계에서 환자들에게 카미제스트란트로 치료를 전환했다.파스칼 소리오(Pascal Soriot) 최고경영자(CEO) 체제에서 아스트라제네카는 항암제 시장에 집중 투자해 왔다. 이번 카미제스트란트 임상 결과는 올해 공개될 신약들 중 첫 번째 성과로 주목받고 있다.다만 치료제가 환자의 전체 생존 기간을 연장하는지 여부에 대한 데이터는 아직 불충분한 상태로, 임상시험은 지속될 예정이다.수잔 갤브레이스(Susan Galbraith) 아스트라제네카 항암제 연구개발(R&D) 부문 총괄은 "이번 결과는 인상적이며, 해당 유형의 유방암 환자 치료에서 새로운 표준 치료법을 정립하는 데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라고 평가했다.시장에서는 이 치료제가 오는 2030년까지 15억달러(약 2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5.02.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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