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끈기와 비전으로 재무장
비전미팅·완전 연봉제 도입 웹메일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는 나라비전의 한이식 사장은 지난 1월 색다른 긴장감을 가지고 한 회의에 참석했다. 올 들어 정례화된 ‘비전미팅(Vision Meeting)이었다. 팀회의를 통해 수렴된 각종 안건이 사장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라비전 조직구조의 장단점과 개선점은 무엇인가’라는 점잖은 주제도 있지만 ‘과연 사장은 뭘 하는 사람인가?’ ‘회의 시간은 왜 8시 30분인가?’ 등의 도발적인 질문에도 답을 해야 했다. 비전미팅은 팀별 1차회의에서 자율적으로 모인 직원들의 의견에 2차회의에서 반드시 회사 측의 답변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올해 시작된 완전 연봉제는 경쟁적인 회사 분위기를 정착시킬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일부 인정하던 연공서열을 완전히 배제하고 철저한 실적 위주로 연봉을 책정하기로 한 것이다. 기준은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마련된 평가자료이다. 4회에 걸쳐 직원과 직원 간의 평가, 팀장의 직원에 대한 평가 자료가 만들어졌고 분기별 회의도 거쳤다. 연봉협상 과정에서 회사를 떠난 사람도 있지만 자연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재의 어려움을 같이 토론해 회사의 진로에 서로가 책임감을 갖자는 것이 비전미팅이라면 연봉제는 공격적이고 경쟁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내실을 기하자는 것이지요.” 권혁정 경영지원 실장은 이런 프로그램을 도입한 동기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Weekly CEO제도 마련 제이씨엔터테인먼트는 사장과 직원 간의 일대일 의사소통을 위해 ‘위클리(Weekly) CEO’ 프로그램을 작년 5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직원이 일주일간 사장의 위치에서 회사를 고민해 보자는 것이다. 매주 위클리 CEO로 정해진 직원은 사장 주재의 각종 회의에 참석할 수 있고,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누게 된다. 신입사원 면접 시험관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사무실 이전·팀 이동·워크샵 등의 실질적인 회사 운영에서부터 개인의 결혼 문제까지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는다. 월드컵 경기의 단체관람, 사내 자판기 설치, 제작 중인 게임의 동영상 제작 등은 위클리 CEO의 아이디어를 회사가 수용한 경우다. 일주일 동안의 경험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전 직원이 공유할 수 있다. 서비스마케팅본부의 이현정씨는 “직원들이 위클리 CEO를 통해 회사에 하고 싶은 얘기를 모아 전달하는 경우도 있다”며 “회사 전반에 대한 시각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님 문화’ 제도로 서열 호칭 없애 ‘명예의 전당’은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우수사원을 기념하는 독특한 제도이다. 이 회사는 2001년 11월부터 월별·반기별로 우수사원과 우수팀을 자유롭게 추천받아, 공적서를 기반으로 해서 포상위원회가 매달 말 우수사원과 우수팀을 선정해 시상한다. 우수사원에게는 수상자의 캐리커쳐 인형과 상금, 우수팀에게는 팀원들의 모습을 담은 대형액자·소형액자와 상금이 수여되는데, 덤으로 붙는 것이 명예의 전당이다. 반기별 우수사원과 우수팀의 핸드프린팅이 회사 내 명예의 전당 코너에 헌정되는 것이다. 소위 ‘님 문화’라 불리는 제도는 ‘자율성·창의성 등을 보다 조직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다음은 여러 번의 토론과 공청회를 거쳐 사내의 사장·본부장 등의 직책 호칭이나 선배 등의 서열 호칭을 없애고 모두 ‘○○○님’으로 부르도록 지난 해 9월 결정했다. 가령 이재용 사장은 회사 내부에서는 누구에게나 ‘이재용님’으로 불리는 것이다. 직원들은 “팀장님 또는 본부장님으로 부르게 되면 알게 모르게 권위가 부여되기도 한다”며 “하지만 모두 님으로 부르기 때문에 자유로운 의사표현, 더욱 활발한 토론이 이어져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나와서 좋다”고 입을 모은다. 세계적인 IT기업인 휼렛패커드(HP)사는 ‘HP Way’라는 그들만의 독특한 기업 문화로 유명하다. 이 회사의 경영진은 1957년 HP Way를 명문화하면서 직원들의 자율성 보장과 개방적 의사소통을 핵심적인 특징으로 규정했다. 직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와 의견, 그리고 문제점들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음은 물론이다. 이런 문화는 70년 당시 10%의 인력을 해고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급여와 업무를 나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바탕이 됐다. 이 같은 사례는 IT경기 침체라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벤처기업에게 기업문화의 의미를 새롭게 새기게 한다. 백일승 제이씨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은 “형식적인 기업문화는 직원들 스스로가 거부한다”며 “벤처의 아이디어가 성공으로 이어지기까지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내실있는 기업문화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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