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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거미 인간’

돌아온 ‘거미 인간’

Along Came Spidey

수퍼영웅은 해고당하는 법이 없다. 물론 때론 자발적으로 그만두기도 한다. 하지만 악당은 늘 새로 출현하게 마련이라 임무가 바닥날 일은 없기 때문에 상당히 안정적이다. 그래서 지난해 샘 레이미 감독이 ‘해고’를 통보했을 때 ‘스파이더맨’ 토비 매과이어(28)는 틀림없이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을 것이다. 두 사람은 그때까지 한동안 직접 대면하는 대신 에이전트나 매니저·영화사 간부들을 통해 연락해 왔다.

당시 레이미는 ‘스파이더맨2’ 제작 준비로 바빴고, 컬럼비아 영화사로부터 2004년 여름 개봉에 맞춰 제작을 서두르라는 압박을 받고 있었다. ‘스파이더맨’ 1편은 세계적으로 8억2천만달러라는 경이로운 흥행 기록을 세웠다. 그만큼 후속편에 남다른 기대가 모아졌고, 매과이어가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없으리라는 결론에 도달하자 레이미는 고심 끝에 매과이어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사정상 당신과 영화를 찍지 못할 것 같다. 다른 배우를 쓰겠다”고 말했다.

만화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사상 최고의 성공을 거둔 ‘스파이더맨’의 2편이 6월 30일 전세계 극장가를 강타한다. 이 후속편의 성패는 이 시리즈가 수십억달러짜리 초대형 프랜차이즈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이 시리즈의 미래는 한동안 매과이어의 연약한 허리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었다. 당시 매과이어는 영화 ‘시비스킷’에 출연하며 체중을 많이 줄이고 말을 많이 타 만성 허리통증이 악화된 상태였다. 매과이어는 “허리가 최악인 상태에서 ‘스파이더맨2’에서 할 스턴트를 보니 1편보다 3배는 어려워 겁이 났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상황은 그의 출연이 취소되기 직전까지 갔고 매과이어는 스파이더맨 역할을 붙잡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했다.

한달이 멀다하고 흥행 기록이 세워지고 또 깨지는 곳이 할리우드지만 2002년 5월 ‘스파이더맨’이 개봉 주말에 세운 1억1천5백만달러라는 흥행 기록은 아직 건재하다. ‘반지의 제왕3’·‘슈렉2’·‘해리 포터3’ 같은 쟁쟁한 화제작들도 그 기록을 능가하지 못했다. ‘스파이더맨’은 특히 9·11 이후 나온 최초의 흥행대작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의 성공 뒤에는 영웅의 재출현을 바라는 미국인들의 열망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영화에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을지 모른다. 외부에서 볼 때 미국적 수퍼영웅의 상징은 언제나 확신에 차 있고 절대로 지지 않는 우람한 체격의 수퍼맨이었다. 수십년간 미국인들도 자신들을 그런 존재로 여기고 싶어했다. 반면 스파이더맨은 전형적인 수퍼영웅이 아니다. 그는 머뭇거리고 주저한다. 옳은 일을 하려 하지만 무엇이 옳은지 확신하지 못할 때가 많다. 언제나 자기 일과 타인을 돕는 일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 또 강인해 보이지만 쉽게 부상당한다. 9·11 이후의 미국에서 수퍼맨이 미국인들이 되고 싶어한 이상형이었다면 스파이더맨은 자신들의 실제 모습이었다.

‘스파이더맨2’에서 주인공 피터 파커의 삶은 더욱 힘들어진다. 악당을 물리치는 영웅이지만 생활인으로서의 그는 학교에서 낙제하고, 직장에서 쫓겨나며, 절친한 친구 해리 오스본(제임스 프랑코) 및 연모하는 메리 제인 왓슨(커스틴 던스트)과도 멀어진다. 죄책감과 정상적 삶에 대한 갈망으로 파커는 스파이더맨 옷을 쓰레기통에 던져 버린다.

그러나 파커의 우상인 오토 옥타비우스 박사(오크 박사: 앨프리드 몰리나)가 화학실험 사고로 4개의 기계 촉수를 가진 미치광이로 돌변한다. 파커는 다시 영웅이 되느냐, 행복을 추구하느냐 사이에서 갈등한다. 레이미 감독은 이렇게 설명했다. “나는 착한 사람이 치러야 하는 대가에 흥미를 느꼈다. 이 영화는 이상을 추구하려 하나 그것이 불가능함을 깨닫게 되는 사람의 이야기다. 파커는 균형 깨진 삶을 살고 있다. 그는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진실을 감추기보다 공유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여름철용 블록버스터치고는 너무 심오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 이 영화는 꽤 진지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매과이어의 상대역으로 나오는 던스트는 “레이미는 특수효과 장면 하나를 만드는 데 아무리 공을 쏟아도 결국 감동을 주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이런 태도를 못마땅해 하는 영화사들도 있겠지만 컬럼비아 영화사는 달랐다. 컬럼비아의 에이미 파스칼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과거에 이런 종류의 영화들은 다음 악당이 누가 될 것인가에만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스파이더맨’의 핵심은 주인공 피터 파커다. 주인공을 전편 못지 않게 복합적이고 고뇌에 찬 모습으로 그리는 게 중요했다.” 사실 그 고뇌야말로 스파이더맨을 40년간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만화 캐릭터로 만든 요소였다. 매과이어가 1편의 탁월한 선택으로 평가받은 것도, 그가 후속편에 출연하지 않을 가능성이 우려를 낳은 것도 모두 그 때문이었다.

지난 2000년 레이미가 처음 매과이어를 캐스팅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전까지 ‘아이스 스톰’·‘사이더 하우스 룰스’ 등 주로 감성적 드라마에 출연해온 매과이어는 만화책에 나오는 전형적 영웅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러나 레이미가 그를 선택한 것은 바로 그 점 때문이었다. 컬럼비아 영화사도 만족했다. 매과이어가 초대형 흥행 스타가 아니었기 때문에 컬럼비아는 비교적 저렴한 출연료로 세편에 대한 출연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매과이어는 ‘스파이더맨’ 1편에 대한 출연료로 겨우 4백만달러를 받았다. 영화가 예상 외로 성공하자 나중에 보너스를 받았지만 계약서에 명시된 후속편 출연료는 8백만달러에 불과했다. 매과이어가 더 높은 출연료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시비스킷’에서 그의 출연료는 이미 1천2백만달러로 뛰어 있었다. 컬럼비아가 돈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의 소속사는 총수입의 10%나, 2천5백만달러 중 큰 금액을 출연료로 요구했다. 컬럼비아는 거절했다.

그때 매과이어는 하루 14시간씩 강행군을 하며 ‘시비스킷’의 막바지 촬영을 하고 있었다. 계약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스파이더맨2’를 위한 특수효과를 준비하던 레이미는 매과이어에게 쉬는 날 하루 나와줄 것을 요청했다. 디지털 대역을 만들기 위한 10시간짜리 스캔작업 때문이었다. 매과이어는 거절했다. “거의 몸져 누울 지경이었다. 허리 통증 때문에 괴로웠다. ‘시비스킷’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레이미 감독을 화나게 할 의도도 아니었다. 내가 처한 상황에서 균형을 잡으려 애쓴 것뿐이다. 그때는 몰랐지만 일정을 3주 뒤로 미룬 것 때문에 영화사 사람들은 내게 단단히 화가 났었다.” 그가 그런 사실을 몰랐던 것은 레이미나 컬럼비아 관계자들과 직접 이야기하지 않고 대리인을 통했기 때문이었다. 레이미와 컬럼비아 간부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리인들을 통한 간접적 의사 전달 방식은 할리우드에서 흔한 관행이지만 이 경우에는 갈등을 부른 불씨가 됐다.

결국 컬럼비아는 출연료를 약 1천7백만달러로 올려주기로 했다. 그래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스파이더맨2’의 촬영 준비를 하던 매과이어는 스턴트의 강도가 전편에 비해 더 높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것은 이미 레이미가 매과이어측에 경고했던 바였다. 레이미는 “스파이더맨은 점프하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며, 벽에 내던져지기도 하고, 촉수에 붙잡혀 여기저기로 휘둘리고, 가구가 부서질 정도로 부딪힌다”고 설명했다.

매과이어의 주치의들이 우려를 표명하자 소속사 측에서는 매과이어가 맡게 될 스턴트의 양과 강도를 제한할 것을 주장했다. 레이미는 이렇게 돌이켰다. “매과이어가 허리에 심한 부상을 입으면 마비 증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배우에게 영구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행동을 시키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감독으로서 영화를 희생시키고 싶지도 않았다. 결국 매과이어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매과이어에게 ‘해고’ 통보가 간 것이다.

레이미의 아내는 매과이어 대신 제이크 길렌할을 추천했다. 막 뜨기 시작한 이 신예 배우는 매과이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눈빛에 감정이 살아 있었고 재능도 넘쳤다. 그의 의중을 떠보기 위해 레이미가 연락을 취했다. 한편 매과이어는 스파이더맨의 자리를 되찾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스파이더맨 역을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줄 의사들을 확보했다. 당시 매과이어가 영화사를 볼모로 잡아 돈을 더 뜯어내려고 허리 문제를 과장하고 있다는 추측들이 나돌았다. 그에 대해 컬럼비아의 파스칼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매과이어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를 교체하고 싶지 않았다. 그의 허리가 안 좋았던 것은 사실이다. ‘시비스킷’ 촬영 때문에 상태가 악화된 것도 사실인 것 같았다. 그러나 출연료가 적어 허리 상태가 악화된 것인지는 본인에게 물어보라.”

매과이어는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돈과 관련된 소문들은 다 터무니없는 이야기다. 사실 1편 때 나는 신이 난 망아지처럼 굴었다. 속편 제작과정에서는 감독이나 영화사측과 직접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 그러니 그들이 ‘매과이어가 왜 저러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난 상황을 파악한 뒤 바로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이미 길렌할이 매과이어를 대신할지 모른다는 정보가 언론에 새나간 후였고 그와 관련된 소문도 무성했다. 파스칼은 “정보 유출은 모두에게 당혹스럽고 치욕적이며 불쾌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 직후 매과이어가 스턴트 연기를 해도 좋다는 진단 결과가 나왔다. 결국 2003년 3월 파스칼이 레이미와 매과이어를 집으로 초대해 서로간에 오해를 풀었다.

그러나 던스트에게는 이 모든 상황이 무척 힘들었다. 길렌할과 연인 사이인 던스트는 전편 촬영 당시 매과이어와도 염문을 뿌렸기 때문이었다. 던스트는 그에 관한 질문에 미소를 지으며 신중하게 말했다. “그러니까… 복잡했어요. 아주 복잡했죠!”
촬영이 시작되자 제작진은 모든 소동이 일단락된 것에 안도했다. 심지어 그에 대해 농담을 하기도 했다. ‘스파이더맨2’에는 매과이어가 건물에서 추락해 자동차들 위로 떨어지는 장면이 나온다. 그는 절뚝거리며 “아이고, 내 허리야! 내 허리!”라고 앓는 소리를 낸다. 기자가 이 이야기를 꺼내자 레이미는 웃으며 말했다.

“내 동생이 이 부분을 썼다. 매과이어도 아주 좋아했다. 그는 스스로 조롱거리가 되는 것을 즐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은 1편을 능가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렸다. 컬럼비아와 모기업 소니는 2년 전 1편이 그랬던 것처럼 속편도 여름 시즌을 겨냥해 5월까지 완성되기를 바랐다. 제작자 로라 지스킨은 특수효과를 시간 내에 완성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며 “완성도가 떨어지더라도 반드시 5월에 개봉해야 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컬럼비아측에 영화를 보여줬을 때 1편보다 떨어지면 그냥 있지 않을 것이 뻔했다”고 돌이켰다.

실제로 1편보다 더 나은 작품이 탄생했다. 거기에는 앨프리드 몰리나가 분한 악한 ‘오크 박사’의 공이 컸다. 1편에 나오는 그린 고블린의 싸구려 할로윈 가면 같은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제작진은 속편의 시나리오가 완성되기 오래 전부터 오크 박사를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지스킨은 “오크는 복잡한 성격을 지녔기 때문에 제작이 어렵긴 했지만 1편에서 오크를 2류 악당으로 등장시킬 생각을 했었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 결과 인간과 기계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모습이 탄생했다. 철로 만든 오크의 촉수들은 메두사 머리에 달린 뱀들처럼 소리를 내며 흐느적거린다. 몰리나는 그 역을 감칠맛나게 소화했다.

오크가 멋진 캐릭터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를 영화 속에서 재현하는 과정은 고역이었다. 실제 연기와 모형물, 컴퓨터 효과가 어우러져야 했기 때문이다. 몰리나는 “많은 시간을 스크린 앞에서 혼자 보냈지만 다른 배우들의 짜증스런 행동을 신경쓰지 않아도 됐기 때문에 좋았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 속에서 가끔 우스운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오크 박사가 파커의 숙모 메이(로즈메리 해리스)를 붙잡아 고층빌딩에서 떨어뜨리려고 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였다. 몰리나는 이렇게 회상했다. “해리스와 나는 줄에 매달려 공중에 떠 있었다. 그때 내가 ‘해리스, 우리는 정식 배우훈련을 받은 사람들이잖소. 입센이나 셰익스피어 작품을 했던 우리가 지금 줄에 매달려 한다는 대사가 고작 신음소리 정도라니 이게 무슨 꼴이람’이라고 농담했다.”

그러나 ‘스파이더맨2’가 1편을 비롯한 이전 수퍼영웅 작품들보다 높게 평가받는 것은 이런 특수 효과나 액션 장면들 때문이 아니다. 스파이더맨과 오크 박사의 결투가 이 영화의 핵심도 아니다. 만화책의 기본 공식을 과감히 탈피하고 있는 ‘스파이더맨2’는 사랑과 두려움, 후회와 고독 같은 주제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성장기 소설이다. 레이미는 잘 나가는 신예 시나리오 작가 대신 스토리 구성에 도움을 받기 위해 퓰리처 수상작 ‘카발리에와 클레이의 모험’의 작가 마이클 체이번을, 최종 대본 수정을 위해 영화 ‘보통 사람들’의 시나리오 작가 앨빈 사전트를 기용했다. 사전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본래 만화책은 안 쓴다.

피터 파커는 평범한 사람이다. 그는 삼촌의 죽음에 대해 죄책감을 갖고, 숙모 메이에 대해서도 걱정한다. 그는 화장실도 없는 초라한 임대 원룸에서 산다. 그는 자신을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있는 것을 원하지만 정작 그렇다는 말은 하지 못하는 외로운 사람이다. 아주 훌륭한 소재다.” 스파이더맨이 무려 40년 이상이나 10대 소년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

만화 작가 스탠 리는 1961년께 스티브 디트코와 함께 피터 파커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현재 마블 영화사의 명예회장인 리는 “만화책의 고정관념을 전부 깨뜨리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개인적인 고민을 가진 영웅도, 또 악당들에게 이기기는 하지만 늘 무언가에 대한 후회라든가 죄책감 때문에 완전한 승리를 하지 못하는 영웅도 없었다.” 피터가 다른 만화의 초인적 영웅과 다른 점도 바로 그런 죄책감이다. 체이번은 이렇게 말했다. “복수는 가장 일반적인 동기다.

배트맨이 대표적이다. 수퍼맨에서는 무의식적으로 옳은 일을 하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다. X맨의 경우는 자기와 비슷한 종족을 위해 싸운다. 하지만 스파이더맨처럼 청산할 수 없는 빚을 갚으려는 욕구에 사로잡힌 만화책의 수퍼영웅은 찾아볼 수 없다.” 그 죄책감 때문에 피터의 정체성에 대한 재미있는 추측들이 나온다. 체이번은 “사람들은 피터가 유대인 비밀요원일지 모른다고 추측해 왔다. 퀸스에서 삼촌 벤, 숙모 메이와 함께 살기 때문(유대인들은 뉴욕 퀸스에 많이 모여 살며 벤과 메이는 유대인들에게 흔한 이름이다)”이라고 말했다. 반면 컬럼비아사의 파스칼은 “가톨릭 신자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 의문은 적어도 ‘스파이더맨3’이 나와야 풀릴 것 같다. 2007년 개봉 예정인 3편을 위해 매과이어와 던스트는 이미 계약을 했고 레이미도 각본 작업에 들어갔다. 레이미는 이렇게 말했다. “어렸을 때 나는 스파이더맨이 되고 싶었고 또 영화감독도 되고 싶었다. 따라서 나는 대본을 쓰면서 둘 다가 될 수 있었다. 나 자신이 피터 파커처럼 생각된다.” 그렇다면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3편으로 끝나는 것일까? 아쉽게도 던스트로서는 그게 끝이다. “난 더 이상 하지 않겠다. 다른 여배우를 쓴다고 해도 상관없다. 난 메리 제인으로만 알려지고 싶지 않다. 샘이 이 말을 들으면 신경쇠약증에 걸릴 것이다.”

팬 가운데서도 그런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인터넷에 오른 글로 판단컨대 ‘스파이더맨2’에 대한 초기 반응은 황홀지경이었다. 물론 제작사는 이 영화가 흥행기록을 깨기 바랄 것이다. 그러나 레이미는 그것으로 자신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나는 관객들의 반응과 영화평에 근거해 판단할 것이다. 나는 등장인물에 대해 내가 원하는 것을 그대로 주입하기 위해 내 모든 역량을 투자했다.” 실제로 작품에서 그런 점이 여실히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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