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떠나달라"...격렬한 충돌 끝 트럼프,젤렌스키 회담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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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으나 격렬한 충돌 끝에 결렬됐다. 이에 따라 예정되었던 공동 기자회견과 양국 간 광물 협정 서명식도 취소되었다.
정상회담 시작 전부터 양국 정상 간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크지만, 진정한 평화는 총격이 멈추고 협정이 마무리될 때 가능하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종전 합의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단순한 휴전 협상은 수용할 수 없다. 안전 보장이 없는 평화 협정은 무의미하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이후에도 러시아가 협정을 위반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고 지적하며 “푸틴은 살인자이자 테러리스트이며, 그와의 협상에서 양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당신은 이기고 있지 않고, 이기지 못할 것이다. 당신은 미국에 감사해야 한다. 당신에게는 카드가 없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붉어지고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회담 분위기는 급격히 험악해졌다. 현장에서 이를 지켜보던 취재진은 약 50분간 이어진 공개 발언 후 회담장에서 퇴장됐다. 이후 회담은 비공개로 진행되었으나,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채 파행으로 끝났다.
정상회담이 예상보다 일찍 끝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백악관을 떠났다. 일부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백악관을 떠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크라이나는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를 원하며, 이를 위해 미국과 협력할 것”이라는 짤막한 메시지를 남겼다.
러시아 주요 인사들은 이번 정상회담 결렬을 두고 젤렌스키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이 젤렌스키를 때리지 않은 것은 자제력의 기적”이라고 조롱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으로 젤렌스키 면전에서 진실을 말했다”며 “우크라이나는 제3차 세계대전을 도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젤렌스키는 평화를 위한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발언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강경한 태도가 이번 회담 결렬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번 충돌로 인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의 향방이 더욱 불투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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