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경제·경영 분야 베스트셀러 분석… “얼어붙은 경제심리 책으로 푼다”
2004 경제·경영 분야 베스트셀러 분석… “얼어붙은 경제심리 책으로 푼다”
‘부자 시리즈’ 여전히 인기 2002년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이후 지난해 「한국의 부자들」로 이어진 ‘부자 시리즈’는 올해도 직장인들의 주된 관심사였다. 「한국의 부자들2」 「한국형 땅 부자들」 등이 올 상반기 경영경제 분야 베스트셀러 10위권 내에 올랐다. 특히 투자일기를 엮은 재테크 서적들이 인기를 모았다. 「나는 15억 벌어서 35세에 은퇴했다」 「33세 14억, 젊은 부자의 투자일기」 「32세, 32평 만들기」 등 저자들의 성공적인 투자사례를 소개한 책들이 관심을 끌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30대 직장인들을 겨냥해 구체적인 투자 방법론을 제시한 재테크 서적들이 특히 인기를 모았다”고 말했다. ‘땅’ 관련 서적이 봇물을 이룬 것도 특징이다. 대형 서점에는 올해 출간된 ‘땅 테크’와 관련된 서적만 족히 100여 종이 깔려 있다. 땅 투자 관련 서적은 “출간하면 기본 1만부”라는 얘기가 서점가에 나돌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부동산 관련 서적의 경우 대부분 3,000~4,000부 판매도 힘들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이 중에서 「집 없어도 땅은 사라」가 지난 11월 말까지 10만부 이상 팔리면서 줄곧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사야 할 땅 팔아야 할 땅」 「돈 되는 땅 따로 있다」 「지금 이 땅에 돈을 묻어라」 등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는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투기억제 정책이 ‘집값 잡기’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토지에 대한 규제가 느슨해졌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저금리 시대의 투자해법을 제시하는 서적도 직장인들의 인기를 모았다. 금리가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실상의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맞아 요즈음 가장 주목받고 있는 책은 「부자가 되려면 은행을 떠나라」다. 이 책은 지난 12월 첫째주 교보문고 경영경제 분야 베스트셀러 4위 올랐다. 저자인 심영철 웰시안닷컴 대표는 저서에서 “재테크 최대의 적은 은행”이라고 규정하면서 “은행은 이제 다른 금융권에 비해 특별하게 안전하지도 않고 수익이 좋은 투자처도 아니다”고 얘기한다. 때문에 “은행과 거래하는 일은 재테크에서 망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는 대신 제 2금융권의 각종 펀드 상품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세(稅)테크’ 도 중요한 관심 분야였다. 하나은행의 VIP 전담 세무사인 김근호씨가 쓴 「세무사와 나만 아는 절세법」이 대표적이다. 이 책은 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세금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음을 지적하면서 다양한 세금절감 아이디어를 제시해 12월 첫째주 교보문고 경제 분야 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다. 이밖에도 「합법적으로 세금 안내는 방법」을 포함해 수십종의 세테크 서적이 주목받았다. CEO들의 자전적 서적도 붐 성공한 경영인이나 경제학자로부터 조언을 듣고자 하는 욕구가 분출된 것도 올 한해 경영·경제 분야 출판 시장의 특징 중 하나다. 고 이병철 삼성 회장, 고 정주영 현대 회장의 자전적 이야기나 경영론을 다룬 서적들의 출간이 이어졌고, 박형미 화진화장품 부회장의 「벼랑 끝에 나를 세워라」, 조은호 웅진식품 사장의 「아무도 하지 않으면 내가 한다」, 최수부 광동제약 회장의 「뚝심경영」 등 CEO들의 자전적 서적들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벼랑 끝에 나를 세워라」는 올해 내내 경영·경제 분야 베스트셀러 10위권을 유지했다.CEO들의 이야기를 다룬 서적이 대거 출현한 것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하나는 기업이 PI(President Identity) 마케팅에 적극 나섰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CEO들로부터 변화하고 성공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접근 가능한 방법론을 듣고자 하는 독자들의 욕구가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PI는 기업체 사장의 이미지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기법이다. 이에 대해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막연하게 무슨 무슨 리더십과 처세술을 늘어났던 책에 식상한 독자들이 사람 이야기를 통해 구체적인 성공 매뉴얼(방법)을 찾으려고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미래가 불안한 대중심리를 파고든 책들도 베스트셀러 반열에 많이 올랐다. 자유주의 경제학자로 잘 알려진 공병호 박사가 개인이나 기업의 먹고사는 문제와 관련해 10년 뒤 한국사회의 모습을 진단한 「10년 후, 한국」이나 이면우 서울대 교수가 ‘불확실한 미래를 희망으로 만드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한 「생존의 W이론」도 직장인들 사이에서 많이 읽혔다. 이밖에 지금까지 90만부 가까이 판매된 「아침형 인간」이 올 상반기 종합 순위 1위를 유지하면서 수많은 유사 ‘~형 인간’ 관련 서적을 출간을 주도했고, 「설득의 심리학」 「메모의 기술」 「나를 변화시키는 좋은 습관」 「평범했던 그 친구는 어떻게 성공했을까」 등 지난해 베스트셀러 10위권에 올랐던 서적들이 올해까지 인기를 이어갔다. 한기호 소장은 “올해도 경기불황이 계속되면서 한가로운 리더십이나 자기계발 관련 서적이 퇴조한 반면 호주머니가 빈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방법론이 제시된 재테크 서적이나 성공한 인물을 다룬 책들에 관심이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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