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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건의 가치주 따라잡기②] 매출액 증가율과 ROE를 먼저 따져라

[권영건의 가치주 따라잡기②] 매출액 증가율과 ROE를 먼저 따져라

얼마 전 외신을 타고 온 짤막한 기사 하나가 ‘증권쟁이’(증권 투자가에 대한 애칭)들의 관심을 끌었다. 미국 월가의 전설적 펀드 매니저이면서 개인 재산이 450억 달러로, 빌 게이츠 다음으로 세계 두 번째 부자인 워런 버핏이 한국 주식시장에 1억 달러를 투자했다는 것이다. 20개 종목에 분산 투자했다는 식의 내용이었다. 나는 ‘가치투자기법’ 연재를 막 시작하려는 시점이었기에, 이 기사는 나에게 설렘과 동시에 내 ‘작품’에 대한 자신감마저 가져다줬다. 혹자는 “소 왓?(So What?, 그게 뭐 어때서?)”이라고 반문할지도 모르지만 이 같은 워런 버핏의 투자 사실은 내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지난번에 이미 언급했듯이 외환위기 이후, 엄밀히 말하면 2000년 움트기 시작한 가치투자가 이제 서서히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종목 선정에 치밀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워런 버핏이 한국 주식을 골랐다는 사실은, 이제 우리 주식이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가치주를 갖게 됐다고 해석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나는 워런 버핏이 관심을 기울인 종목에 대해 알고 싶었지만 기사에는 그게 음식료·제약·보험주라는 단순 추측성 내용만 실려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사실 종목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워런 버핏의 성향으로 보아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주식이라면 아마 그도 공감했을 터이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그가 한국 대표 주식은 절대 사지 않았으리라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시가총액이 크다는 이유로 그가 주식을 선택한 적은 단 한번도 없어서다.
나도 ‘워런 버핏 株’ 알고파 내가 예고한 대로 이제 본격적으로 가치주 종목 선정 작업을 해 보기로 하자. 즉 가치주 선정 노하우를 공부해 보자. 나는 가치주 종목 군을 크게 셋으로 나누었다. 첫째 종목 군은 전통적인 가치주 개념으로 나는 이를 강한 주식(Strong is Beautiful)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소위 저평가 기업이 이 종목 군에 해당된다. 둘째 종목 군은 변신을 꾀하는 전환형 주식 군으로 ‘기적의 주식(Miracle is Beau tiful)’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셋째 종목 군은 ‘독점 주식(Monopoly is Beau tiful)’으로 마켓 셰어(시장점유율)가 거의 독과점 급에 해당되는 기업을 일컫는 주식들을 말한다. 이제부터 ‘강한 주식’을 고르는 방법을 알아보자. 물건을 많이 판다는 것은 매출액이 늘어난다는 이야기다. 매출액 증가율이 기업 성장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일단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현재 5% 수준이니, 그 두 배인 10%를 기준선으로 삼아 그 이상으로 매출 성장을 하는 회사를 고르기로 한다. 또 한 해 반짝 성장하고 그 다음해 지지부진하면 진정한 의미의 매출 증가라고 보기 어려우니 3년 연속 두 자리 숫자의 성장을 기록한 회사를 대상으로 삼아 보자. 과연 몇 회사나 이 관문을 통과할까 하고 중앙일보 「이코노미스트」 독자들이 의문을 표시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놀라지 마시라. 실상 독자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회사가 이 관문을 통과한다. 둘째로, 수익을 짭짤하게 올린다는 것을 전문가 용어로 정리해 보자. A라는 기업의 이익이 10억원이라는 것은 B라는 기업의 100억원과 맞먹을 수 있고, C라는 기업의 1억원과도 같이 평가받을 수 있다. 무엇을 기준으로 순이익의 질(Quality)을 평가할 것인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100원 팔아 5원이 남는다는 매출액 기준으로 순이익을 평가할 수도 있고, 종업원 1인당 얼마를 벌었다는 경영학적인 접근 방법으로도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쉽고, 그런대로 효율적인 평가 방식은 들어간 자금에 비해 이익 규모가 얼마나 되느냐고 따져보는 방식일 것이다. 소위 ‘본전’이 얼마인데 그 본전을 들여 얼마를 벌었느냐는 것을 알아보는 것이다. 본전에는 자기가 원래 투자한 자본금이 있고 그간 벌어 놓았던 잉여금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를 자기자본(Equity)이라 부른다.
빛 좋은 개살구 株’ 구별해야 자기자본 대비 이익이 몇 %에 달하느냐가 회사가 진정으로 돈을 벌고 있느냐, 아니면 ‘빛 좋은 개살구’냐를 구별하는 척도가 된다. 이 같은 기준이 바로 소위 ‘자기자본이익률(Return on Equity, ROE)’이 되는 것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쉽게 다시 말하면, 주주의 돈인 자기자본(보통주 자기자본과 자본잉여금·이익잉여금을 모두 다 포함한 돈)을 사용해 연간 벌어들이는 ‘세후 이익(우선주 배당을 공제한 뒤 보통주 소유자에게 귀속되는 당기순이익을 가리킨다)’이 어느 정도인가를 나타내는 숫자며, 경영효율을 측정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ROE 수준을 회사채 수익률과 가끔 비교하기도 하는데, 만일 ROE가 회사채 수익률보다 높으면 주주 자본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5%라면 그 회사는 돈을 모두 5%짜리 채권에 투자하는 것과 같다. 소위 이 5%가 가치주를 고르는 투자 기준점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 같은 ‘5% 기준’을 확 높여서 20%를 기준으로 삼았다. 좋은 주식을 고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또한 매출액 증가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3년 연속 20% 이상의 ROE를 기록한 회사를 대상으로 삼았다. 놀랍게도 이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기업이 90여 개에 달한다. 우리 상장 주식들도 이젠 알짜 주로 부를 수 있는 게 많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 주주들에게 매년 배당을 하고 꾸준히 그 규모를 늘린 회사를 골랐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회사 수익이 그림의 떡이 아니라는 것을 투자자들에게 보여주는 회사가 좋은 회사라는 것이다. 주식을 산 내(투자자)가 실질적인 수혜자가 되기 위해서는 배고픔을 해결해 줄 떡을 나누어 주는 회사가 필요한 것이다. 그것도 한 번 크게 주고 몇 년 동안 굶기는 게 아니라 매년 꾸준히, 그리고 적어도 지난해보다는 작지 않게 주는 회사를 골랐다. 이 세 기준을 모두 충족시킨 회사는 거래소 종목보다는 코스닥 종목이 많았고, 그 수도 수십 개에 달했다. 이제 마지막으로 최종 기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기준을 적용시켜야 할 때다. 그것은 바로 가격이다. 최종 선택은 가격에 달려 있다. 아무리 좋은 주식도 비싸면 투자 메리트가 없는 법이다. 아무리 팔방미인이더라도 내 색시가 돼야만 내게 의미가 있는 법이다.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미인은 눈요깃감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나는 이렇게 선택된 회사 중에서 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은 회사, 즉 저평가돼 있는 회사를 배우자로 삼기로 했다. 이 ‘가격’에 대한 얘기는 ‘과연 지금 농심주를 사도 되는가’에 대한 설명과 함께 다음에 더 해보기로 하자. (계속)

내년 ‘턴어라운드 종목’ 미리 골라볼까 요즘 같은 연말에는 내년에 오를 종목을 미리 공부할 줄 알아야 현명한 투자자다. 이와 관련, 미래에셋증권은 내년에 ‘예상 이익성장률’이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턴어라운드’될 종목 군을 소형주·중형주·대형주로 나누어 추천했다. 먼저 추천 이유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미래에셋증권 황영진 애널리스트는 “‘예상 이익 성장률’을 나타내는 지표로는 ▶예상 주당순이익(EPS) 성장률과 ▶예상 영업이익 성장률이 사용되고 있다”면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3년 동안 순이익과 영업이익이 계속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성장주 중에서 이 같은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종목을 골랐다”고 소개한다. 이 종목들의 공통점은 ▶예상 EPS 성장률과 ▶예상 영업이익 성장률이 2005년 마이너스(-) 상태(2004년에 비해 2005년에 주당순이익 성장률과 영업이익 성장률이 크게 줄어든 것을 뜻함)에서, 2006년 10% 이상으로 상승반전(턴어라운드)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일례로 산양전기의 예상 EPS 성장률이 2005년 -82.2%에서 2006년 383.5%로, 예상 영업이익 성장률이 2005년 -80.8%에서 2006년 576.9%로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기준에 따라 소형주로는 산양전기·태양기전·나라엠앤디·디에이피·영우통신 등을, 중형주로는 레이콤·파워로직스·기륭전자·EMLSI·미래컴퍼니 등을, 대형주로 아시아나항공·LG필립스LCD·LG전자·삼성SDI·기아차 등이 추천됐다. 유상원 기자·wise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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