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리우드 납량특선 15
Hollywood's 15 Most Wanted 캐리비안의 해적2: 망자의 함 (Pirates of the Caribbean: Dead Man’s Chest) 3년 전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 저주’가 개봉됐다. 사람들은 납량특선 흥행 경쟁에 참여한 싸구려 영화겠구나 예상했다. 해적 영화는 한물간 지 오래였다. 게다가 자니 뎁은 흥행 배우도 아니다. 설상가상으로 디즈니 테마파크의 놀이기구에서 힌트를 얻어 만든 영화 아닌가. 침몰해야 마땅했다. 그래, 타이타닉처럼 말이다. 안 그런가? 그러나 세계적으로 무려 6억5400만 달러를 벌었을 뿐 아니라 미국을 온통 떠들썩하게 들었다 놓았다 했다. 이 속편을 놓치느니 차라리 널빤지를 밟고 걸어가다 물에 빠져 죽겠다(내년 여름 개봉 예정인 3탄도 마찬가지). 자니 뎁이 역시 수상쩍은 잭 스패로 선장으로 나온다. 영혼을 해저 선장 데이비 존스(빌 나이)에게 저당잡혔다. 존스는 문어 턱수염에 게 집게발 팔을 가졌다. 그의 부하 선원들은 피부가 따개비로 변해가는 반인반수의 괴물들이다. 윌(올랜도 블룸)과 엘리자베스(카이라 나이틀리)는 결혼 전야에 다시 소동에 휘말리고, 머지않아 눈이 시뻘겋고 머리를 밧줄처럼 꼰 집시 여왕(나오미 해리스)에게 영혼의 안내를 부탁한다. 잭 선장은 일품요리 신세가 되어 식인종들의 섬에 바쳐진다. 틀림없이 맛이 기막힐 듯. 다빈치 코드 (The Da Vinci Code) 올 여름에는 속편이나 개작(改作)이 워낙 많다. 따라서 전통 방식대로, 다시 말해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베스트셀러를 각색해 하늘에서 돈다발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할리우드 영화사를 보니 반갑다. ‘허영의 불꽃’ 이래 소설을 영화로 옮기는 놀이에선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확실한 것을 갖고 불필요한 모험을 할 필요가 없다(농담이다). 톰 행크스가 하버드대 교수 로버트 랭던으로 나오고, 아카데미상 수상 경력이 있는 론 하워드가 감독을 맡는 등 컬럼비아 영화사가 흥행이 확실한 인물들을 기용했지만 ‘다빈치’팀은 한 가지 점에서 불장난을 시도했다. 상영시간이 두 시간 반이라니, 사람들의 집중력이 길지 않은 여름철에는 무리가 아닐까 싶다. 아예 원작을 읽어도 그보다 더 빨리 끝내는 사람도 있다. 돌아온 수퍼맨 (Superman Returns)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엑스맨’ 3탄의 연출을 포기했다. 대신 미국의 대표적인 초인간 수퍼맨을 형편없던 1980년대 속편들(‘수퍼맨4: 최강의 적’이 기억나는가? 우리도 기억나지 않는다)의 폐허에서 되살리는 일에 매달렸다. 완전히 새 출발한 영화 같다. 수퍼맨(신인 브랜던 라우스)이 우주에서 자아성찰 임무를 마치고 지구로 돌아와 보니 로이스 레인(케이트 보스워스)에겐 네 살짜리 아들과 약혼자가 있고, 성질은 고약스러워졌다. 악당 렉스 루소(케빈 스페이시)는 한창 못된 짓을 벌이고, 수퍼맨은 이제 자신을 원치 않을지도 모르는 지구와 한 여인을 구해야 한다. 음울한 초인간(배트맨), 고뇌하는 초인간(스파이더맨), 따돌림당하는 초인간(엑스맨)을 좋아하게 된 요즘 관객들이 과연 파란 타이츠 차림의 보이스카우트를 원할까? 싱어가 조종간을 잡았으니 능히 그러리라 생각된다. 리틀 미스 선샤인 (Little Miss Sunshine) 보통의 경우라면 관객들은 “선댄스 영화제 호평작”이라는 딱지가 붙은 영화를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지난 세월 그런 영화가 수없이 많이 나왔다 이내 사라졌다. 그러나 올해에는 다섯 가지 이유로 그 영화제의 총아에 큰 기대를 건다. 결손가정의 드라마이자 미인대회 풍자극이며 로드무비 코미디인 이 영화는 폭스 서치라이트가 흥행 실패의 위험을 무릅쓰고 1000만 달러에 과감히 낚아챘다. 1) 그레그 키니어가 인생 낙오자인 아빠로 나온다. 승자가 되는 방법을 기술한 자신의 저서를 팔기에 여념이 없다. 2) 스티브 커렐은 자살을 고려하는 왕눈이 삼촌으로 나오는데, 어쩌다 보니 프루스트를 전공한 동성애자이기도 하다. 3) 앨런 아킨은 말을 잘하고 포르노와 마약에 중독된 가부장으로 나온다. 4) 토니 콜레트가 이 집안의 엄마이자 유일하게 정신이 멀쩡한 인물로 나온다. 5) 그래, 영화는 이제 다 봤으니 재미있다는 사실을 알겠다. 거북한 진실 (An Inconvenient Truth) 올여름 지독한 더위로 셔츠가 땀에 젖고 “너무 더워서 이러다 타죽겠다” 싶으면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사실에서 위안을 얻으시라. 맞다, 타죽을지 모른다! 정확히 어느 시점에서 여러분(과 나와 나머지 모두)이 연소되느냐는 의문은 여전히 뜨겁게 논란이 되는 환경 문제다. 그러나 그 이유가 궁금한가. 지구 온난화를 다룬 이 흥미진진한 다큐멘터리에서 앨 고어 전 부통령이 모든 것을 설명해 준다. 데이비스 구겐하임 감독은 각 도시를 순회하며 슬라이드쇼를 통해 지구의 위험한 상황을 설교하는 고어의 편안하고 웃기는 모습을 필름에 담았다. 또 환경 보호의 뜨거운 열정이 테네시주에서 자라던 유년기에 뿌리가 있다는 사실을 파헤쳤다. 올 여름에 과학적으로 제대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를 한 편 볼 생각이라면 반드시 이 영화를 보시도록. 가장 좋은 점은 극장에선 에어컨이 나온다는 사실. 탈라데가 나이츠 (Talladega Nights) 친구들을 만날 때 “귀여운 녀석, 블루!”(노래 가사)라고 말하거나, 헬스클럽에서 운동할 때 “아, 뻐근하다”(영화 대사)라고 외치지 않으면 왠지 허전하거나, 윌 페럴의 영화에 나오는 대사를 자주 인용하는 바람에 자기도 모르게 경련을 일으키듯 대사가 툭툭 튀어나온다면, 필경 달력에 ‘탈라데가 나이츠’의 개봉일에 동그라미를 쳐놓은 사람이리라. 이 영화는 나스카(미국 스톡 자동차 경주대회) 선수인 리키 바비의 이야기다. 프랑스에서 초빙한 장 지라르(본명인 사샤 바론 코언보다 앨리 지로 더 알려졌다)라는 라이벌이 등장하면서 그의 선수생활은 종지부를 찍는다. 페럴의 유머는 나스카처럼 이해하든가, 못 하든가 둘 중 하나다. 그는 최근에 좀 고전했지만(‘그녀는 요술쟁이’) ‘앵커맨’의 대본작가 겸 감독인 애덤 매케이와의 재결합으로 본궤도에 오를 희망이 높아졌다. 헤드의 쌍둥이 (Brothers of the Head) 우리가 미리 보지 않았더라면 이 작은 독립영화는 이 목록에 오르지 못 할 뻔했다. 따라서 여러분에게 적극 추천한다. 제목에 나오는 “헤드”는 가공으로 설정한, 영국 동해안의 바람이 심하게 부는 지역 레스트레인지 헤드를 가리킨다. 샴 쌍둥이인 톰과 배리 호웨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쌍둥이는 뱅뱅이라는 1970년대 펑크록 밴드의 리드싱어가 된다. 키이스 풀턴과 루이스 페페가 감독한 이 영화는 ‘이것이 스파이널 탭이다’(This is Spinal Tap, 롭 라이너 감독)류의 유사 다큐멘터리지만 정서적 분위기는 정반대다. 정체성과 착취를 거칠게 다룬 이야기로서, 연기를 처음 하는 실제 형제(해리와 루크 트레더웨이)의 연기와 정확한 고증이 탁월하다. 동네 극장에서 상영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혹시 한다면 반드시 보도록. 데블 웨어스 프라다 (The Devil Wears Prada) 악명 높은 보그지 편집인 애너 윈투어의 밑에서 일했던 사람이 앙심을 품고 쓴 그저 그런, 그러나 베스트셀러가 된 소설을 각색했다. 언뜻 보면 근사한 의상이나 제목에 나오는 프라다라는 유명한 이름 말고는 볼거리가 없을 듯하다. 그러나 메릴 스트립이 10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디바 역에 전념하는 모습만 해도 영화표 10달러의 가치는 충분하다. 스트립은 윈투어 스타일을 살리려 애쓰지 않고 독창적인 패션지 편집인 미랜다 프리스틀리를 날조해냈다. 오로지 성공을 목적으로 개인적 행복을 희생한 냉혹한 완벽주의자 프리스틀리는 단지 입술을 오므리거나 눈썹을 찡그리기만 해도 아랫사람들이나 디자이너 지망생들이 뒤에서 벌벌 떨게 만든다. 앤 헤이서웨이가 주인공 안드레아로 나온다. 무정한 상사를 두려워하면서도 잘해보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자신이 증오하는 그런 인간이 돼버린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어디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나? 나초 리브르 (Nacho Libre) 올 여름 빨간 망토를 입고 설치는 사람은 수퍼맨뿐만이 아니다. 이 페이지 상단에 나온 사람을 보라. 마치 수퍼맨의 땅딸막한 아우 아닌가 싶다. 인조가죽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고 스판덱스 타이츠를 입었으며 드러낸 똥배가 번들거린다. 도대체 가면 쓴 이 사나이는 누구인가? 이름은 잭 블랙. 멕시코인 성직자인데 엉뚱한 부업을 한다. 문 닫게 생긴 고아원을 구하려고 프로레슬러로 뛴다. 2004년 기발한 내용으로 성공한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Napoleon Dynamite)를 만든 재러드와 제루샤 헤스 부부가 만든 아주 엉뚱한 코미디다. 비록 영화는 제작 의도만큼 재미있게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다혈질인 블랙씨가 마음속에 잠재한 헐크의 분노를 터뜨리는 모습을 빨리 보고 싶다. 미션 임파서블 3 (Mission: Impossible III) 톰 크루즈는 이제 질린다. 연예인으로, 약혼남으로, 애 아빠로, 종교 사상가로, 게다가 정신약리학자로. 그러나 3억9600만 달러를 벌어들인 이 시리즈 3탄이 아주 잘 만들어졌다는 소문이 무성하고, 악당으로 나온 아카데미상 수상자 필립 시무어 호프먼의 모습이 그럴 듯하기에 액션 영웅 크루즈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했다. 감독을 맡은 J J 에이브럼스는 ‘알리아스’와 ‘로스트’로 TV 드라마를 정복한 다음 대형 화면으로 도약했다. 작은 화면에서 보았던 짜릿한 맛을 은막으로 옮긴 듯하다. 물론 예의 그 이국적 풍경들이 나온다. 이번에는 베를린, 바티칸, 상하이 등. 이런 영화에 으레 나오는 장면들과 폭발 장면도 많다. 그러나 제발 이번엔 정말 재미있었으면 좋겠다. 마이애미 바이스 (Miami Vice) 올 여름 납량특선 중 이 영화처럼 악평에 시달린 영화는 없다. 촬영이 끝난 뒤 주연배우 콜린 패럴은 재활센터에 들어갔다. 그러나 뉴스위크가 단독으로 본 영상들을 기준으로 말하자면 대본과 감독을 함께 맡은 마이클 만이 또 한 번 공들여 만든 팽팽한 영화일 것 같다. 80년대 TV 드라마의 복숭아 빛 파스텔 영상은 잊자. 조직범죄가 이제는 진지한 국제사업으로 변하고, 두 형사 크로켓(패럴)과 텁스(제이미 폭스)는 일의 대가를 비싸게 치른다. 안타깝게도 패럴은 얼굴이 부었고 졸린 표정이다(만 감독 말로는 촬영이 끝난 뒤로 그의 몸무게가 10㎏ 가까이 빠졌단다). 한편 폭스는 전에 없이 몸매가 날렵하고 자세도 열정적이다. ‘마이애미 바이스’는 흥행대작은 못 되겠지만 근사한 스릴러물이다. 잠의 과학 (The Science of Sleep) 어디까지가 창의력이고 어디서부터가 억지 인지는 구별하기 어렵다. 개성이 독특한 프랑스 감독 미셸 공드리가 선보인 이 최신작의 감상평은 그 두 가지로 엇갈릴 전망이다. 아카데미상을 탄 ‘이터널 선샤인’(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처럼 컴퓨터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만들어낸 온갖 시각적 속임수가 충만한 광태(狂態)의 잔치다. 주연은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엉뚱한 나라(베르날은 파리에서 사는 멕시코인이다)에 살면서, 엉뚱한 직장(조판회사에서 미술가로 일한다)에 다니고, 엉뚱한 흑심(샬롯 게인스버그가 분장한 옆집 처녀와 사귀지만 섹시하게 생긴 샬롯의 가장 친한 친구를 탐낸다)을 품는 착한 청년이다. 꿈속에서나 편한 생활을 하는데 공드리는 그 꿈의 세계를 유치원 시절의 피카소가 그렸을 법한 멋진 영상으로 표현했다. 직접 보지 않으면 믿기 어렵다. 영화를 본 뒤로는 마분지를 보는 눈이 바뀌게 된다. 결별 (The Break-Up) 제니퍼 애니스턴이 브래드 피트와 갈라선 직후 이 영화를 만들었다니 너무 웃긴다. 게다가 ‘결별’이라는 영화를 찍으면서 상대역 빈스 본과 사랑에 빠졌다니 웃겨도 한창 웃긴다. 이제 우리의 관심사는 은막에 펼쳐지는 내용이 과연 어스 위클리지 기사의 절반만큼이라도 재미있겠느냐는 점이다. 줄거리는 그럴 듯하다. 남녀가 갈라서지만 둘 다 멋진 콘도에서 나가기를 거부한다. 그래서 상대방이 안 나가고는 못 배기도록 서로 못된 짓을 한다. 그러는 과정에서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본의 속구(速球) 스타일과 애니스턴의 차분한 매력, 페이턴 리드 감독(‘브링 잇 온’)의 위트가 결합해 올 여름 연인들이 반드시 봐야 할 영화가 됐다. 몬스터 하우스(Monster House)/ 자동차(Cars) 방학 때가 되면 극장가에는 가족영화 간판이 걸린다. 여기 소개하는 두 영화가 괜찮아 보인다. 로버트 저메키스와 스티븐 스필버그가 공동 제작한 ‘몬스터 하우스’는 저메키스가 ‘폴라 익스프레스’(The Polar Express)에서 공개한 기술을 좀 더 강화해 이용했다. 길 건너편에 있는 거대한 흉가(凶家)가 사람을 잡아먹는다고 생각하는 세 어린이의 이야기다(아마도 맨해튼 부동산 시장에서 그런 생각을 얻었는지 모른다). 뉴스위크가 미리 본 영상으로 말하자면 픽사 스타일의 재치있는 영화가 기대된다. 말 나온 김에, 컴퓨터 그래픽 애니메이션의 거인인 픽사는 신작 ‘자동차’로 히트작 행진을 이어갈 참이다. 존 래시터 감독의 야심작이다. 래시터는 1999년의 ‘토이 스토리’ 이후 처음 장편영화를 맡았다. 자신만만한 자동차 경주선수(성우는 오언 윌슨)의 이야기인데, 그는 66번 도로변의 막다른 동네에 갇혀 속도를 줄여야만 했다. 어찌 보면 보이 스토리(남자들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똘똘하고 매력적인 아가씨 자동차 포르셰(보니 헌트)도 등장한다. 클릭 (Click) 샌들러 올마이티라고 생각하면 된다. ‘웨딩 싱어’의 감독(프랭크 코라치)과 ‘브루스 올마이티’의 대본 작가 둘이 힘을 합쳐 관객 동원을 노린 코미디를 만들었다. 그러나 관객들의 심금까지 울릴지 모르겠다. 애덤 샌들러가 주인공 마이클로 나온다. 눈코 뜰새 없이 바쁜 가정적인 남자 마이클은 어느 날 갑자기 마법의 “우주 리모컨”을 손에 넣는다. 비디오처럼 실제 현실을 앞으로 빨리 돌려보거나, 정지시키거나, 뒤로 되감을 수도 있다. 처음에는 이렇게 좋은 물건이 있나 싶다. 마누라(케이트 베킨세일)와 다투게 되면 빨리 앞으로 돌리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마이클은 좋은 부분까지 몽땅 빨리 돌렸음을 깨닫는다. 누가 인생 교훈이나 듣자고 왔나 싶은 마음이 들겠지만 어차피 극장에 들어온 뒤다. DEVIN GORDON, SEAN SMITH and DAVID ANSEN 엘 고어 정치인이자 환경운동가라는 사실은 알지만 영화배우라고? 앨 고어는 ‘거북한 진실’에서 지구 온난화의 공포를 차근차근 안내한다. 데빈 고든 기자가 만나 그 영화 이야기를 나눴다. 납량특선란에 처음 참석하신 소감은? 신난다. 30년 전부터 이 이야기를 전할 기회를 얻고 싶었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은 반드시 이 문제가 정치적 사안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도덕적 사안이다. 이 논쟁은 기본적으로 네 가지 측면으로 요약된다. 지구 온난화는 사실이라는 점, 심각하다는 점, 우리가 초래했다는 점, 마지막으로 바로잡아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바로잡을 수 있다. “앨 고어 다큐멘터리지만 장담컨대 정말 재미있어요”라는 식으로 욕처럼 들리는 칭찬을 받는데. 그렇다. 하지만 익숙해졌다. 기대감이 낮기 때문에 덕을 본다고 농담한다. 권한이 주어진다면 이 문제의 해결 차원에서 맨 먼저 어떤 정책적 결단을 내릴 생각인가? 온 국민에게 ‘거북한 진실’을 관람시키겠다[웃음]. 농담이 아니라, 중동산 석유 의존도가 높은 사실을 두고 양당 모두 걱정이 태산이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위험한 상황이다. 석유 구입에 쓰는 그 돈을 모두 아껴 지구 온난화를 막는 사업에 사용해야 한다. 만일 역할이 거꾸로 바뀌어 당신이 2000년 대선의 승자가 되고 조지 W 부시가 당신 재임기간에 다큐멘터리를 만든다면 어떤 내용의 영화일까? [웃음] 모르겠다. 그 문제는 언급하지 않는 편이 낫겠다. 그가 관여된 일에선 내가 객관성을 잃을지 모른다. 앤헤이서워미 ‘데블 웨어스 프라다’에서 앤 헤이서웨이는 패션 잡지계에서 가장 존경받는(그리고 두려움의 대상인) 여인(메릴 스트립)의 조수로 기자생활 첫발을 내딛는 안드레아로 나온다. 숀 스미스 기자가 헤이서웨이를 만났다. 당신이 맡은 캐릭터는 패션계의 유혹 앞에 판단력을 잃어버린다. 할리우드의 수많은 젊은 배우도 그런 일을 겪는데. 다른 사람의 경력이 부러워, 그들의 허리 라인이 부러워 말도 안 되는 경쟁을 벌이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프린세스 다이어리’(The Princess Diaries)가 나온 뒤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했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자칫하면 그 모든 것에 휘말릴 뻔했으니 말이다. 영화에서 멋진 옷을 입고 나오는데 간직할 생각인가? 영화배우가 아닌 사람은 이해 못 하겠지만 일단 촬영이 끝나면 그 빌어먹을 물건들은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다[웃음]. 그 옷들은 자기만의 독특한 냄새가 있다. 저희끼리 살아간다. 메릴 스트립과 함께 일해본 소감은? 메릴이 하는 일은 마법 같다. 함께 일할 기회가 주어져 큰 축복이었지만 동시에 두려웠다. 항상 어떻게 하면 그 수준에 이를까 하는 생각을 해야 하니 말이다. 게다가 그가 맡은 캐릭터가 당신을 아주 못살게 굴잖나. 본인이 미리 경고했다. 촬영에 들어가면서 말했다. “함께 일하게 돼 너무 반갑다. 하지만 듣기 좋은 말은 이것이 마지막이다.” 그 뒤로 정말 그랬다[웃음]. 빈스본 ‘웨딩 크래셔’(Wedding Crashers)에서 오언 윌슨과 함께 좋은 연기를 보였다. 이제 ‘결별’에서 제니퍼 애니스턴과 짝을 이뤄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데빈 고든 기자가 만나봤다. ‘결별’은 어디서 힌트를 얻었나? 전부터 ‘별난 커플’(The Odd Couple)을 좋아했었다. 그 영화 초반에 펠릭스는 자살을 생각한다. 당시에는 많은 코미디가 진지한 요소를 담아 코미디 분위기가 더욱 강해졌다. 그래서 생각했다. 헤어진 뒤 같은 집에서 살게 되는 두 남녀를 다뤄보면 어떨까? 통상적인 애정 코미디 스타일은 아닌데. 내 손에 들어오는 애정 코미디 대본마다 어느 정도 황당한 구상이 담겨 있었다. 예컨대 어느 날까지 누구와 결혼하면 100만 달러를 받게 된다는 식이었다. 내가 볼 때는 그냥 데이트나 하려고 애쓰는 남녀가 일부 황당한 구상보다 더 해괴하고 웃겼다. ‘결별’은 매우 단순하다. 두 사람이 헤어진다. 사람은 대부분 헤어진다. 당신과 여자 사이에 어떤 바보 같은 짓이 끼어드나? 비디오 게임이다. 지금은 하지 않지만 전에는 늘 했었다. 끔찍했다. 애인에게 말을 걸지 못했다. 애인은 잠자리에 드는데 나는 그러지 않으니 오늘 밤 섹스는 아예 글렀다. 3주 내리 비디오 게임을 한 다음 마침내 세계를 구해내지만 얻는 보상이라고는 컴퓨터 속의 미녀뿐이다. 덤으로 트로피 정도. 폴러드 올 여름 폴 러드(현재 줄리아 로버츠, 브래들리 쿠퍼와 함께 브로드웨이에 출연 중)는 ‘당신의 여자가 될 수 없어’(I Could Never Be Your Woman)에서 미셸 파이퍼의 상대역으로 나온다. 데빈 고든 기자가 만나봤다. 브래들리 쿠퍼와 함께 브로드웨이에서 주연을 맡은 소감은? [웃음] 꿈꿔왔던 모든 것이다. ‘앵커맨’과 ‘40살까지 못해본 남자’(40-Year-Old Virgin)에선 여주인공의 보호자 역할을 맡았던 당신이 이번엔 웃기는 역할을 맡았는데.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앵커맨’에선 즉흥 연기가 많았다. ‘40살…’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영화가 진짜 제작과정에 가까웠다. 대본에 따라 장면 연기를 해야 했다. 이런 생각을 했었다. “세상에, 대사 외워본 지도 참 오래됐군.” 몸을 쓰는 코미디도 이쪽이 더 많은데. 에이미 헤컬링 감독을 전적으로 신뢰했다. 제리 루이스를 어설프게 흉내 내는 모습으로 비치지나 않을지 몹시 걱정됐다. 장시간의 어색한 춤 장면도 있다. 그걸 봤는지 모르겠다. 봤다. 지금 사과해도 될까? 머릿속에서 제발 지워버릴 수 없을까? 천만에. 춤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유대인들 파티에서 디제이를 한 적이 있다는 기사가 있던데. 스물한 살 때쯤이었다. 잘하지는 못했지만 나름의 요령이 있었다. 림보 스틱을 이용하는 짓은 어떤 바보라도 할 수 있다. 이 말만 하겠다. 이도 저도 통하지 않으면 ‘Mony Mony’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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