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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생각없이 무턱대고 걷고 있는가?
- [Special Report] 생각없이 무턱대고 걷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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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실패는 습관이 결정…“大家 되려면 ‘습관의 힘’ 빌려야” 잘나가는 CEO의 한결같은 목소리…“20년 습관’이 나를 만든다” 꼼꼼한 메모는 기본 중의 기본, 대화, 표정 관리까지 다듬어라 “인생은 ‘하루들의 집합’이다. 하루를 장악하지 못하면 인생이 날아간다는 뜻이다. 하루를 결정하는 것은 바로 습관이다. 좋은 습관이 몇 분, 몇 시간만 잡아주어도 하루는 아주 건강해진다. 무엇이든 매일 하면 위대해질 수 있다.” 1인 기업가이면서 변화 경영 전문가인 구본형씨가 말하는 ‘습관론’이다. 구씨는 “대가(大家)가 되려면 반드시 습관의 힘을 빌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모든 성공과 실패의 95%는 습관이 결정한다고 하지 않았나. 새삼 강조하지 않아도 습관은 분명히 힘이 세다. 스타 연예인이 그러하듯 기업의 CEO 역시 ‘아침에 일어나 보니’ 일약 CEO가 돼 있더란 ‘신데렐라 형’은 거의 없다. 오히려 뒷방 생활을 하며 인고의 생활을 거치다 허물을 벗고 개화한 ‘박씨부인 형’이 훨씬 많다. 성공한 CEO들은, 보는 사람 눈에는 잘 다려진 양복바지처럼 오로지 가속 페달만 밟으며 달려온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굽이굽이 ‘S자 코스’를 조심스럽게 운전해왔고, 크고 작은 실패의 경험을 통해 오늘의 성취를 이룬 경우가 대부분이다. CEO들은 분명 일반인과 다른 유전인자(DNA)가 존재하고 있었다. 이들은 습관과 훈련을 통해 이 DNA를 뼈에 새기고 피로 돌게 했다. 좋은 습관이 곧 성공 법칙이 된 것이다. 성공이라는 어휘가 부담스럽다면 굳이 성공이라고 부르지 않아도 된다. 성공이라기보다는 ‘성취의 법칙’도 좋다. 한 기업, 혹은 한 조직의 수장이 아니더라도 내 삶의 CEO가 되기 위해 이들이 익힌 습관 노하우는 유용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CEO들의 성공 습관은 우리 삶을 주도적으로 몰고 가기 위한 ‘행복 습관’이기도 하다. ‘하루 15분’을 더 투자해 평범한 샐러리맨을 위대한 CEO로 만든 일곱 가지 행복 습관을 소개한다.
01 “새벽 별 보며 하루 시작” 열 명 중 여섯은 아침형 인간 인터뷰 전문작가로 유명한 언론인 오효진씨가 생전의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을 인터뷰했을 때 얘기다. 장소는 서해안의 서산농장. 아침부터 정 회장을 따라붙기로 작정한 그가 오전 5시에 일어나 정 회장의 방을 두드렸단다. 그러나 이미 정 회장은 밭에 나가고 없었다. 이튿날은 오전 4시에 달려갔지만 역시 허탕이었다. 결국 그는 ‘밤을 새워’ 정 회장의 부지런함을 확인했다. 아무리 술을 거하게 마셔도 오전 3시30분이면 정 회장 숙소에 불이 켜지더라는 것. 정 회장이 생전에 서울 청운동 자택에 ‘일근천하무난사(一勤天下無難事·한결같이 부지런하면 천하에 어려움이 없다)’라는 글귀를 걸어놓은 것은 유명하다. 잘나가는 CEO들은 무엇보다 아침이 다르다. 하나같이 ‘아침형 인간’이다. 얼마 전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기업 CEO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59.2%의 CEO가 “오전 5~6시에 일어난다”고 대답했다. 오전 5시 이전에 일어나는 사람도 8.3%나 됐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보태면 아침을 여는 좋은 습관을 함께 가졌다는 것이다. “경북 경주에서 태어나 경주중학교에 입학한 뒤론 매일 30분씩 기차 통학을 했습니다. 이때부터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몸에 밴 탓일까요. 이상하게 아침잠이 사라졌네요.” 오전 5시면 어김없이 눈이 떠진다는 손복조 대우증권 사장의 말이다. 손 사장은 전날 아무리 과음해도 오전 5시에 일어난다. 일어나자마자 습관적으로 신문부터 가져다 정독한다. 요즘은 20분 정도 좌욕을 하며 명상에 잠기는 습관이 새로 생겼다. 손 사장은 “나만의 ‘생각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아주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출근시간은 대체로 오전 7시 전후.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후 정해진 시간보다 항상 한 시간은 먼저 출근했다. 고요한 사무실에서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인생의 맛을 알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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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귀 열고 적고 또 적는다”
수첩·볼펜 들고 사는 메모광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설명이 필요 없는 한국을 대표하는 CEO 가운데 한 명이다. 윤 부회장을 더 유명하게 만든 것은 그가 유명한 메모광이란 사실이다. 중학교 시절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는 윤 부회장은 회의 내용은 물론 자신의 지시사항까지 작은 수첩에 빼곡히 담아두는 습관이 있다. 몇 년 전에는 40여 년 동안 쌓아둔 메모를 바탕으로 경영 현장에서 느낀 소고를 담은 책을 펴내기도 했다. 50년 넘게 축적된 메모 습관이 그를 국내 대표적 전문경영인 반열에 오르게 한 밑거름이 됐음은 물론이다. 메모와 토론을 강조했던 재계의 대표적 인물은 고(故) 최종현 SK그룹 회장이다. 최 회장은 최태원 SK㈜ 회장, 최재원 SK E&S 부회장 등 두 아들과 과학 분야의 토론을 즐겼다. 그런 다음 꼭 중요한 내용을 기록해 두도록 당부했다. 그의 이런 습관은 두 아들에게, 다시 손자에게 대물림됐다. 최태원 회장은 중국 상하이에 유학 중인 자녀들에게 주말이나 휴가를 이용해 국내외 지역을 방문할 경우 현지에 가서 보고 들은 것뿐 아니라 물가·교통·문화 등을 항상 메모하도록 교육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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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막대에도 절을 한다”
타고난 겸손과 자기 절제 돋보여 기업의 CEO 하면 으레 어깨와 목에 상당히 깁스를 한 채 뻣뻣할 것이란 선입견을 갖기 쉽다. 그러나 정말 선입견에 불과하다. 이른바 ‘장수 CEO’일수록 겸손이 생활에, 습관에 배어 있다. 모 대기업의 임원 중 악수만 하고 나면 상대방의 ‘수명’이 얼마나 갈지 늘 족집게처럼 맞히는 이가 있었다. 그 비결이 궁금해 물어보니 의외로 간단했다. “자신이 갑(甲)의 입장에 있더라도 겸손하게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정식으로 하는 이는 장수하는 반면, 힘이 좀 있는 갑이랍시고 꺼떡대며 악수를 하는 둥 마는 둥 하는 이는 대부분 단명하더라”는 이야기였다. 재능이 칼이라면 겸손은 칼집이다. 재능은 자신을 현재의 위치에서 한발 더 나아가도록 해준다. 이때 겸손은 시기의 칼날을 막아내고 견제의 지뢰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겸손은 귀와 눈을 겸허하게 열어 놓고, 남의 말을 받아들이고 분발하게끔 한다. 그래서 재능만 있는 이는 현재완료형에 머물지만, 겸손을 겸비한 이는 미래를 향해 진행형으로 늘 발전한다. 이채욱 GE헬스케어아시아 사장은 세계를 무대로 뛰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 글로벌 CEO다. 그는 삼성에서 신입사원으로서 첫발을 디뎠는데 출근해 보니 한강 이남 대학 출신은 자신밖에 없더란다. 명문대 출신 동기들을 제치고 그가 오늘날 입지전적 성공을 거둔 비결은 간단했다. “명문대를 나온 그들에게 늘 나는 배우고자 했는데, 그들은 나에게 배우려고 하지 않더군요.” 지난해 그가 자서전 『백만불짜리 열정』을 펴내고 강연회를 할 때였다. 강연을 듣고 나서 이 사장과 e-메일로 인사를 나누었다. 잘 보았다는 답장이 바로 돌아왔다. 그런데 내용이 “부족한 것이 많지만 고칠 사항 세 가지만 꼭 적어 달라”는 것이다. 10년이 넘게 최고의 자리에 있던 인물이 이렇게 늘 남에게 자신을 낮추고 배우려는 자세를 가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니 어쩌면 그런 이유 덕분에 ‘직업이 CEO’인 생활을 했는지도 모른다. 이처럼 성공한 CEO들의 ‘타고난’ 습관은 겸손과 자기 절제가 남다르다는 것이다. 가령 식사를 해도 절대 과식하지 않는다. 저녁 때 풀코스 식사가 나올 경우 “스테이크를 작은 것으로 달라”는 주문을 가끔 들을 때가 있다. 건강관리가 몸에 배어 있다는 얘기다. 겸손이 몸에 밴 습관이라면 자기 절제는 훈련된 습관이다. 대개 명상 습관을 가진 CEO들이 그렇다. 독실한 불교신자인 장경작 롯데호텔 사장은 불경을 작은 글씨로 베껴 쓰는 사경(寫經)으로 심신 훈련을 한다. 퇴근하고 나서 오후 9시부터 2시간가량 사경을 하는데 ‘천수경’ ‘금강경’ ‘법화경’ 등 세 개의 경전을 모두 썼다고 한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강창희 부회장의 겸손 이야기도 흥미롭다. 기업에서 인사는 늘 뒷얘기를 낳게 마련이다. 강 부회장은 대우증권 초년병 시절 들은 인사 이야기를 가슴에 새기고 산다. “우연히 인사에 불만을 품은 한 선배가 인사팀 직원과 나누는 대화를 들었어요. 부당한 인사 조치라는 항의에 인사부 직원이 ‘인사는 자기에게 무조건 유리하게 해석하는 게 좋다. 그리고 더 좋은 것은 빨리 잊는 것이다’고 대답하더군요. 저는 이것을 대인관계에 적용했습니다. 언짢은 얘기도 새옹지마로 받아들일 수 있는 좋은 지혜를 주더군요.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좋은 습관 아닌가요?” 불경에 ‘막대에도 큰절을 하라’는 말이 있다. 성공에 오르는 데 시기의 지뢰를 제공해주는 것도 겸손이지만, 오래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것도 겸손이다. 그래서 장수하는 CEO들의 대답은 한목소리다. “겸손은 인생의 만병통치약입니다. 겸손하면 늘 자신의 부족함을 알기에 미래를 준비하게 되고, 또 현재 자신의 처지에 감사하게 됩니다.”
04 “15분 먼저 도착하는 센스” ‘한 방 ’보다 디테일이 경쟁력 제갈정웅 대림대학 이사장은 지인들에게 ‘15분 맨’으로 통한다. 가령 4월 2일 오전 11시30분에 서울 보신각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하자. 제갈 이사장은 어김없이 11시15분에 보신각 앞에서 시계를 보고 있다. ‘15분 맨’은 예정 시각보다 15분가량 일찍 약속 장소에 도착하는 습관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10년 넘게 대림그룹의 CEO를 지낸 인물이 시간이 남아도는 것일까? 10분을 쪼개 써도 시간이 모자란 CEO에게 15분 일찍 도착하는 습관은 혹시 시간 낭비가 아닐까? 제갈 이사장은 “정반대”라고 말한다. 오히려 ‘선(先)투자’이면서 ‘선(善)투자’라는 것이다. “약속 장소에 미리 도착해 그날 만날 사람과 대화하고자 하는 내용을 미리 적어 봅니다. 어떨 땐 그 장소에 대한 단상도 짤막하게 적어 놓습니다. 15분 투자가 아주 효율적인 결과를 낳지요.” 15분 선(先)투자 습관이 비즈니스에서 ‘준비된 인물’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은 물론, 신선한 아이디어까지 덤으로 얻으니 확실히 선(善)투자인 셈이다. “하루 15분 습관이 평생 경쟁력”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제갈 이사장 사례처럼 대개 하루 습관이라는 것이 15분 투자다. 운동을 하든, 명상에 잠기든, 약속 시간에 앞서 도착하든 이 짧은 시간이 평생 경쟁력을 쥐고 흔드는 것이다. 오너 경영인 중에 약속 시간 잘 지키기로는 구본무 LG 회장이 특별히 유명하다. 몇 년 전 LG그룹의 지방 행사장에서 생긴 일이다. 구 회장이 행사 시작 전 30분이나 일찍 나타나 주변을 당황하게 했다. 우리 사회에서 약간의 거드름은 권위로 인정받는 세상, 오너 경영인이 가장 늦게 나타나 테이프를 끊는 것은 관례 아닌 관례다. 그러나 구 회장에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번 결정한 약속은 꼭 지켜야 한다”는 것이 구 회장의 좌우명. 구 회장에게 ‘시간 약속’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래서 무슨 약속이 있든지 20~30분 일찍 도착하는 것을 습관으로 삼고 있다. 구 회장의 습관이 ‘30분 경쟁력’이라면 심갑보 삼익THK 부회장은 ‘앞자리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대구에 본사를 둔 자동화 설비 업체인 삼익THK를 경영하는 심 부회장은 ‘공부광(狂)’으로 유명하다. 서울 시내에서 진행되는 주요한 조찬 특강 자리에 가면 심심찮게 심 부회장의 진지한 얼굴과 마주칠 수 있다. 그러나 심 부회장을 더 유명하게 하는 캐릭터는 그의 ‘자리’다. 심 부회장은 무슨 강연에서든지 맨 앞자리에 앉는다. 어떨 땐 비디오 카메라까지 동원해 세미나를 녹화한다. 특별한 행사 때 앞자리에 앉아본 사람은 그 자리의 ‘부담감’을 안다. 강사와 눈을 맞추고 영혼으로 대화하듯 강의를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심 부회장은 이것이 즐겁단다. 남의 장기를 내 것으로 온전히 흡수할 수 있는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자신의 가장 좋은 습관이라고 한다. 일 처리도 군더더기가 없다. 허투루 시간을 버리지 않기 위해서다. HP·IBM·모토로라 등 내로라하는 외국계 회사에서 늘 여성 최초라는 유행어를 낳는 김남희씨를 만나 성공 비결을 들어본 적이 있다. 그녀를 임원의 자리에 오르게 한 것은 신출귀몰한 경영 전략이나 카리스마적 리더십이 아니었다. 바로 정성스러운 복사 실력이었다. “부산에 있는 대학을 졸업하고 상경해 제일 먼저 맡은 일이 복사였어요. 그러다가 터득했지요. 여기에 의미 부여를 하자고! 저는 복사할 때 앞판 뚜껑을 모두 걸레로 깨끗이 닦고 종이도 정확하게 제 위치로 놓고 복사했어요.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복사 서류만 보고도 제가 한 것인 줄 알게 되더군요.” 복사를 통한 자기 브랜드 구축이 그 회사 사장의 귀에까지 들어갔고, 결국 “이렇게 정성스럽고 책임 있게 일 처리를 하는 직원이라면 무엇을 맡겨도 잘할 것”이라며 인사과에 배치됐다. 김씨는 지금도 언제든지 믿을 수 있는 인사 전문가로 통한다. 인생은 화살처럼 과녁을 향해 한 방에 꽂히는 비법은 없다. 사소한 것을 치열하게 완수하고, 지루한 반복을 견뎌야 하는 담금질 과정이 인생을 진정으로 단련시킨다. 가끔 CEO들과 사무실 인근의 식당에 가서 밥을 먹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CEO와 함께 식당에 가면 콩나물 한 접시, 김치 한 보시기라도 더 얻어먹을 수 있다. 이들이 VIP 고객이어서 그러려니 했지만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바로 식당 종업원에게도 늘 같은 관심과 배려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어이, 자네 안경 바뀌지 않았나?” 이 같은 말에 식당 종업원은 화들짝 놀라며 “어, 우리 동료도 몰랐는데 사장님이 어떻게 아셨어요”하면서 얼굴에 미소가 퍼진다. 자기에게 관심을 기울여주는데 좋아하지 않을 이는 없다. 이처럼 CEO들은 대부분 디테일한 곳에도 지극정성을 기울이는 ‘소심쟁이’다. 삶을 한꺼번에 굵은 칠로 일필휘지 휘갈기며 승부를 걸기보다는 사소한 약속을 조심스럽게 확인하며 조심조심 밑그림을 그려나가며 ‘덧칠하기’로 성공을 만들어냈다. 당장은 삼진 당해도 홈런만 치면 된다는 슬러거보다는 단타라도 팀의 승리에 기여하는 안타 제조기를 지향하는 소심파가 정상에 오르는 확률이 높았다. 손욱 삼성SDI 상담역은 사소함의 중요성을 이렇게 정리한다. “이까짓 것이란 말은 결코 있을 수 없습니다. 이까짓 것을 못하는 사람은 큰 것도 못하는 법이고, 상사도 못 미더워 일을 맡길 수 없습니다.”
05 “섹시한 커뮤니케이션의 도사”
구멍가게 주인 같은 ‘스킨십’ CEO는 현대 사회의 영웅이다. 기업의 CEO들은 작게는 수명에서부터 많게는 수만 명에 이르기까지의 구성원들을 하나의 방향으로 이끌고, 이들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낸다. 이건 그야말로 전장을 지휘, 승리로 이끌어내는 야전 사령관 아니겠는가. 영웅을 영웅으로 만드는 비결은 뭐니뭐니 해도 커뮤니케이션이다. 잘되는 조직치고 커뮤니케이션 안 되는 곳 없고, 잘 안 되는 조직치고 커뮤니케이션 제대로 되는 곳 없다고 한다. 사람의 마음을 사지 않고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 사람을 홀리는 힘, 그것이 곧 ‘섹시한 커뮤니케이션’ 아닐까. 벤처 기업가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은 자신의 컴퓨터 엑셀 파일에 식사한 장소와 상대, 심지어 연하장 받은 것에 대해 e-메일로 답장이 왔나, 아니면 오프라인으로 왔나까지 다 적어 놓는다. 자신이 감사해야 할 일에 제대로 감사를 표하지 못하면 그만큼 불편함을 겪을 수 있어서다. ‘사람 부자’로 소문난 그의 인기 비결은 바로 이 같은 엄격한 자기 관리에 있다. 샐러리맨들의 자기 계발 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다. 모임 주최 측에서 이들에게 업무의 방해 요소를 현장에서 즉석 조사했다. 이들이 가장 불평하는 요소는 바로 ‘사람’이었다. 사람을 대하느라 업무를 제대로 볼 겨를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성공한 CEO일수록 사람과의 만남이 업무의 방해 요소가 아니고, 촉진 요소임을 확실히 인식한다. 그래서 이들은 사람을 쫓아내기보다는 맨발로라도 맞아들이기 위해 온갖 최선을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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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밥값 낼 때 신발끈 매지 않는다”
길게 승부하는 ‘장기 투자자 ’ ‘신발끈을 오래 묶는다, 혹은 갑자기 화장실로 줄행랑을 친다’. 가끔 직장인들의 점심식사 자리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전통적인 방법(?)이지만 아직도 유용한 ‘공짜 점심’ 이용 노하우다. 그러나 CEO들은 하나같이 ‘먼저’ 계산할 줄 안다. “계산속은 밝지만 타산쟁이는 아니다”는 뜻이다. 될 사람은 식사 계산하기에 앞서 화장실을 다녀온다거나 신발끈을 길게 매는 버릇이 없다. 최근 한 대기업 사장과 점심식사를 한 적이 있다. 그가 외환위기 시절 이야기를 추억하며 농담 삼아 들려준 얘기다. “시쳇말로 구두끈 맨다며 밥값 안 내던 이들이 먼저 옷을 벗는 경우가 많더군요. 흔히 밥값, 술값 안 내면 돈이 굳고 제일 먼저 부자 될 것 같은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앞으로는 절약이지만 뒤로는 새는 격’이라고나 할까요. 사실 어느 정도 위로 올라가면 실력이란 어느 정도 검증된 것이고, 결국 휴먼 비즈니스 아닙니까! 허허.” CEO들과 사적으로, 공적으로 밥을 함께 먹으며 유심히 관찰한 것이 있다. 승산은 생각하지만 타산쟁이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이 일반인들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습관 특징이다. 이해타산이 적어도 30일 이내의 짧은 기간에 이익을 따지는 데이 트레이더라면, 승산이란 롱텀(Long term)의 장기 투자자란 점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들이 비록 억대 연봉을 받는 이라 할지라도 돈이 피처럼 귀하다는 점에서는 일반인과 전혀 다를 게 없다. 가치 있는 일이라면 1억원이라도 아낌없이 투척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10원이라도 쓰기를 주저한다. 기부 습관도 마찬가지다. 김종욱 우리투자증권 회장의 ‘특별한 기부 계좌’ 습관이 좋은 사례다. 김 회장은 별도의 ‘기부 통장’을 관리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예정된 잔고가 차면 무조건 남을 위해 쓴다. CEO들 치고 계산속이 어두운 사람은 없다. 식당에 들어가서 분위기를 한번만 슬쩍 둘러봐도 “음, 이런 곳을 운영하려면 얼마가 들겠고, 손님이 어느 정도 들어야 수익구조가 맞겠는 걸”하는 것이 개점 인사다. 하지만 ‘하루 장사’할 것인가, 1년 장사할 것인가, 10년 장사할 것인가에 따라 계산기 두드리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세상에 공짜는 없음을 알기에 자신 있게 선뜻 베풀 수 있다. 마찬가지로 반드시 보답을 해야 함을 알기에 선뜻 공짜라고 받아먹지도 않는다. 그러기에 분명한 처신과 엄정한 자기 관리를 할 수 있다.
07 “왜? 왜?? 왜???”
그때서야 본질이 보인다 CEO에겐 무엇보다 스스로와의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다. 이럴 땐 ‘부적’ 같은 습관을 한두 개 가지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초심(初心)을 잡을 때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사장은 손때 묻은 수첩을 펼쳐든다. 회사의 나아갈 방향과 자신의 업무 자세를 적은 일종의 ‘이정표’다. 차 사장은 “옛 기록을 볼 때마다 새로운 초심을 충전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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