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금 철퇴에 판매자들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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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폭탄 맞았다’며 아우성 각종 오픈마켓 안티 사이트에는 이번 조사와 관련해 궁금증과 불만을 쏟아놓는 판매자들의 글이 줄을 잇고 있다. 댓글을 포함해 수천 건이 올라 있고 건당 조회 수가 수백 건이 넘는 경우도 많다. ‘지후아빠’라는 판매자는 “5개월 된 딸이 있는 아빠이자 가장입니다. 세금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일도 손에 잡히지 않네요. 앞으로 살 날이 창창하고 자식까지 있는데 세무서에서는 세금 못 내면 신용불량자가 된다고 하네요”라는 글을 올렸다. 전화 취재에서 그는 자신을 대전에 사는 남씨(29)라고 밝혔다. “2003년부터 가방 등 잡화를 팔아오다 지난해 그만뒀는데 4000만원의 세금을 납부하라는 통지서를 받았다. 벌어놓은 돈도 없고 이제 막 소량씩 물건을 만들어 오프라인에서 도매로 판매하는 일을 시작했다. 아직 세금 납부를 못하고 있는데 방법이 없어 답답할 뿐”이라고 한숨지었다. 그는 “최근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뛰고 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돈을 모아 갚는 수밖에 없다. 매달 가산세가 붙는 건 알지만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판매자도 절박한 심경의 글을 올렸다. “3년 전 세무조사를 받고 아내와 별거하는 등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는데 이번에 또 소명자료가 날아왔네요. 망연자실. 죽어라 장사했는데 세상이 원망스럽습니다. 아직도 아내와는 별거 중인데 어차피 막가는 인생, 정말 살 의욕이 없습니다. 자식만 불쌍합니다.” 학생시절 등록금을 벌기 위해 오픈마켓에서 판매하다 ‘세금 폭탄’을 맞았다는 박모(29)씨는 “처음엔 멋모르고 그냥 판매하다 나중에 알고 간이사업자로 등록하고 세금을 냈다. 그중 일부가 누락됐는데 세금 때문에 난리니까 불안하다”고 고백했다. 사업자등록을 하고 그동안 세금을 꼬박꼬박 내면서 장사해온 판매자와 그렇지 못한 판매자들 사이에 세금 납부를 놓고 입씨름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멋모르고 판매하다 세금 폭탄을 맞았다”고 불만을 터뜨리는 사람들을 향해 ‘한심’이라는 판매자는 “세금을 내야 한다는 걸 몰랐다는 사람이 많은데 모른 척했다는 것이 맞겠지요. 사업이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세금에 대해 이리도 무관심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죠. 저 또한 옥션에서 5년째 판매하고 있지만 시작부터 사업자를 내고 했습니다. 몰랐다는 게 탈세 이유가 될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아직까지 세금 납부나 매출 수정신고 통지서 등을 받지 않은 판매자들 사이에 불안감이 증폭되는 가운데 세금부과 매출액 기준을 놓고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난무하고 있다. “수억원 이상 매출을 누락한 경우만 세금을 맞았다더라” “3000만원 이상은 무조건 세금을 물린다더라”는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매출액 5000만원을 누락한 판매자가 실제로 세금 납부를 통보받은 사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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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쪼개기’로 매출 줄인 것도 조사 개인정보 공개를 둘러싼 논란도 뜨겁다. 국세청이 옥션과 G마켓 등 매출액 상위 두 개 업체를 상대로 개인 판매자의 정보 자료를 압수·수색했다는 측과 오픈마켓에서 자발적으로 자료를 제출했다는 측으로 갈려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것. 최근 한국인터넷판매자비상대책연합회(가칭)는 국세청과 오픈마켓 업체를 대상으로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다. 개인정보 공개와 그 활용 범위를 놓고 불법성을 따져 묻겠다고 나선 것이다. 연합회는 판매자를 상대로 소송 신청자를 받고 변호사 비용을 모금 중이다. 이번 세무조사와 관련해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국세청이 자료를 확보하느라 애를 먹었다. 오픈마켓 업체들이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자료를 내놓지 않고 버텼기 때문이다. 그래서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관계기관의 협조 등 국세청이 정식 루트를 통해 업체들에서 자료를 건네받은 걸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반면 세무사들은 “법 적용에 있어 모호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보다 정확한 법적 근거를 확인하고, 개인 판매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세금 부과 기준 등 세무조사 관련 설명을 듣기 위해 국세청에 문의했지만 담당자는 “세무조사 관계 자료는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그동안 세무조사와 관련한 보도자료를 여러 차례 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보도자료를 내는 것은 우리 청에서 정책적으로 필요하다는 판단이 섰거나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가 된 사안에 대해 임의로 선정해 공개할 뿐이다. 그 외 조사내용에 대한 개별 답변은 일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개인정보 보호를 둘러싼 불법 공방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어차피 오픈마켓 업체들이 세무 신고할 때 증빙자료를 제출하는데 이를 통해 판매자 매출과 신원 등 정보가 드러나게 돼 있다. 판매자들을 상대로 업체가 중개수수료를 받은 자료, 은행 온라인으로 업체가 물품 판매대금을 판매자에게 일괄 송금한 자료 등이 고스란히 남게 된다. 그래서 실제 판매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추적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중견기업이 직원 명의의 ID를 빌려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고 개인 판매자로 위장해 물건을 팔았거나, 일명 ‘ID 쪼개기(친인척 등의 명의를 빌려 여러 개의 ID로 회원 등록)’를 통해 매출을 분산해 세금을 회피한 수법도 이번 조사에서 세금 추징을 피해갈 수 없었다. 연 매출이 2400만원 미만이면 부가가치세법에 따라 면세대상이 되기 때문에 이를 악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ID별로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친인척 명의의 ID를 사용한 경우 각각의 매출을 합산해 실질 판매자에게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한 세무사는 “국세청이 명의를 빌려준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에게 일일이 개별 통지해 실질 판매자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한편 판매자들이 ‘세금 폭탄’이라 부르는 최근의 소동과 관련, 원인과 책임 시비가 분분하다. 세무사들은 “매출이 있으면 세금은 당연히 내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납세의식이 희박한 것이 첫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오픈마켓 업체가 판매 물품을 등록할 때 사업자등록증을 요구하지 않고 누구나 쉽게 상품을 팔 수 있도록 무제한 허용한 것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오픈마켓 안티 사이트에 글을 올린 김모씨는 “사업자등록증이 없으면 아예 판매를 못하게 해야죠. 그랬다면 우리도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겁니다”고 항변했다. 일각에서는 국세청을 비롯한 관련 정부 기관이나 오픈마켓 업체들이 세금 탈루 문제를 알면서 세금 안내나 교육 등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고 몇 년간 시장이 커질 때까지 방치하다 뒤늦게 세금 관리를 강화하고 나선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세금 안내나 교육을 두고 개인 판매자와 오픈마켓 업체 사이에 책임 떠넘기기식 공방도 펼쳐지고 있다. 재래시장에서 도매로 옷 장사를 하는 남자친구 밑에서 직원으로 일하다 오픈마켓 판매를 위해 자신의 명의를 빌려준 박모(27)씨는 그 후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자신이 세금 추징을 당할까 한동안 속앓이를 해야 했다. 그녀는 “다행히 남자친구가 세금 문제를 해결했다. 그런데 오픈마켓에서 매출이 일정액 이상 올라가면 사업자등록과 세금 안내 공지를 해준다는데 그런 것을 받거나 본 적이 없다. 멋모르고 억울하게 나만 세금을 뒤집어쓸 뻔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박씨가 회원가입 했던 오픈마켓 업체 담당자는 “2004년부터 연간 몇 차례씩 본격적으로 세무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무료 세무상담을 도왔다. 세금과 관련한 공지사항을 인터넷에 띄우고 e-메일도 보내주고 있다. 그런데 판매자들이 24시간 모니터를 보느라 잘 신경을 안 쓴다”고 반박했다.
시장 정화하는 계기 삼아야 그동안 사업자등록을 하고 세금을 내면서 합법적으로 판매해온 사람들은 최근의 상황에 대해 환호하는 분위기다. 부가세 10%를 내지 않고 저가판매로 가격경쟁을 부추긴 개인 판매자들이 철퇴를 맞으면 시장이 정화되고 그동안 가격경쟁에서 밀리던 자신들의 판매액이 올라갈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반면 세금 추징을 당한 판매자들은 오프라인 도매시장의 무자료 거래 관행 때문에 세금계산서를 발급받기 어렵다고 항변한다. 실제로 업계는 도매상의 약 10~20%만이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국세청과 재정경제부 등 관련 부처는 세법을 개정하고 세원관리 강화 방안에 대한 조치를 잇달아 내놓았다. 그 가운데 하나가 개인 판매자에 대한 사업자등록을 오픈마켓 업체가 일괄 세무서에 신고하도록 한 것이다. 오픈마켓 업계 관계자는 “부가세 과세기간(6개월 단위) 동안 10회 이상 판매했거나 매출액 600만원 이상 올린 판매자에 대해 일괄 사업자등록을 하면 문제가 있다. 예컨대 이민 가며 장롱 등 집안 물건을 처분하느라 20개 이상 물건을 오픈마켓에 내놓고 판매했다고 치자. 또 고가의 중고 악기를 600만원이 넘는 가격에 팔았다고 할 때 사업자가 아닌 게 분명한데도 사업자등록을 강제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몇천원 수익이 나는 물건을 6개월에 10개 판매하면 기껏해야 10만원도 안 되는 수익을 올리게 된다. 이 경우도 사업자등록을 해야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조세의 기본은 ‘공평’이고 매출이 있는 곳에 세금이 따르는 건 상식이고 당연하다. 그러나 이번 오픈마켓 세금 추징 소동은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세청 조사가 확산되면서 문제가 불거지자 판매 계정을 폐쇄하거나 개점휴업 상태로 발을 빼는 판매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개인 판매자 이모(39)씨는 “컴퓨터나 가전제품 같은 것들을 팔던 사람이 계정을 폐쇄하면 물건을 구입한 지 1년이 안 된 소비자들은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곳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오는 7월부터 ‘매입자 발행 세금계산서 제도’가 시행된다. 간이영수증이나 온라인 입금내역 등 증빙자료가 있으면 도매시장에서 물품을 매입한 개인 판매자들이 직접 관할 세무서에 매입자 발행 세금계산서를 신청하면 된다. 그러나 그 실효성에 대해선 의문이다. 개인 판매자를 상대하는 제조업체나 도매시장 상인들은 이번 세무조사에서 물품 판매대금에 대한 온라인 입금내역이 노출된 사실을 눈치채고 벌써 온라인 통장 거래를 꺼리고 있다. 보다 큰 문제는 조만간 신용불량자들이 대거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까지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앞에 소개된 유씨는 “이번에 세금 납부 과정에서 1억원과 3억원을 각각 추징당했다는 사람을 만났다. 5000만원이면 해결되는 내가 부럽다며 신용불량자가 되는 수밖에 없다고 자포자기한 상태였다”고 안타까워했다. 오픈마켓 개인 판매자 40만 명 가운데 사업자등록 없이 물품을 팔아온 판매자들이 90% 정도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사업자등록자 가운데 매출을 누락한 경우도 적지 않다. 세무회계 업계는 “이번엔 빼도 박도 못하도록 강력하게 세금 추징을 몰아붙이고 있다. 신용불량자가 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국세청도 이 부분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올해부터 바뀌는 오픈마켓 세무 제도 ▶ 오픈마켓 업체는 각 카드사와 결제대행 계약을 맺고 결제대행업체로 전환해야 한다. 결제대행업체는 그 내역을 관련 부처에 보고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오픈마켓 판매자의 거래내역이 카드사를 통해 국세청에 통보된다. ▶ 오픈마켓 판매자 중 별도의 사업장이 없고, 연매출 2400만원 미만인 사람에 한 해 오픈마켓 업체가 판매자 ID를 이용해 관할세무서에 일괄적으로 사업자등록을 신청해야 한다. 기준은 부가세 과세기간(6개월 단위)에 ID당 판매 횟수가 10회 이상이거나 같은 기간 매출액이 600만원 이상인 경우다. 오픈마켓 업체는 판매자의 ID를 사업자등록번호로 삼아 부가가치세 신고와 납부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연매출 4800만원 이상 일반과세자는 관할 세무서에 사업자등록을 하도록 강제할 예정이다. ▶ 오픈마켓 업체는 중개수수료에 대한 세금계산서를 판매자에게 의무적으로 교부해야 한다. ▶ ‘매입자 발행 세금계산서’ 제도를 시행한다. ▶ 일반 과소신고, 일반 무신고자는 10~40%까지 차등을 둔 가산세를 물게 된다. 지난해까지는 일률적으로 10%의 가산세를 적용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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