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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이 선사한 ‘삶의 지침’

스승이 선사한 ‘삶의 지침’

김동헌(60) 사장은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居仁由義(거인유의)’가 적힌 큰 액자를 걸었다. 김 사장은 “늘 이 가르침을 마음에 새긴다”고 말한다.
서울 지하철 2호선의 삼성역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3층에 김동헌 한무개발 사장의 사무실이 있다. 특일급 호텔인 데 비해 사장실은 소박하다. 방 안에는 책장과 책상, 그리고 손님 접대용 소파가 전부다. 유일하게 눈길을 끄는 건 한쪽 벽에 걸린 대형 액자다. 액자엔 ‘居仁由義’라고 씌여 있다. 김 사장은 사서오경 중 하나인 <맹자> 를 찾아 직접 뜻을 풀이해 줬다. “인의로움에 살고, 의로움을 따른다는 의미입니다. 거인이라는 것은 나 이외의 모든 것을 아끼고 키워준다는 얘기입니다. 유의는 하늘의 이치를 따른다는 거죠.” 이 붓글씨를 써 김 사장에게 선물한 이는 하병국 훈장이다. 하 훈장은 서울 연신내의 금곡서당에서 CEO, 교수, 관료 등 사회 지도층 인사에게 사서오경을 가르친다. 김 사장은 1997년에 하 훈장의 문하에 들어갔다. 붓글씨는 그 이듬해인 98년에 받았다. 김 사장은 요즘도 매주 목요일 점심마다 금곡서당에서 한 시간가량 공부한다. “오전 11시에 출발해 점심을 간단히 때운 뒤 공부하고 옵니다.” 김 사장과 동문수학하는 이들로는 황명호 동일토건 사장, 양병무 인간개발연구원 원장, 김상국 경희대 교수 등이 있다. 김 사장은 99년 GS건설 상무 때부터 이 액자를 사무실에 걸어뒀다. 2003년 GS건설 부사장, 2007년 한무개발 사장으로 자리를 옮길 때도 가장 먼저 이 액자를 챙겨갔다. “볼 때마다 마음에 새기는 거죠. 그러다 보면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김 사장의 호는 유재(由齋). 하 훈장이 거인유의의 뜻을 담아 지어줬다. 하 훈장은 “김 사장은 사사로운 욕심이 없고 남을 잘 믿고 이끌어 주는 사람”이라며 “앞으로도 인(仁)에 살고 의(義)를 따르라는 의미에서 유재라고 붙여줬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거인유의는 호텔을 경영할 때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객에게 한결같은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직원들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 게 거인유의라고 할 수 있죠. 훌륭한 일꾼이 많을수록 호텔 경쟁력은 높아집니다.” 그는 지난해 직원 한 명을 인터컨티넨탈호텔그룹의 총지배인 연수 과정에 보냈다. 연수가 끝나면 인터컨티넨탈호텔 서울에 최초의 한국인 총지배인이 탄생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 처음으로 한국인 총주방장을 뽑았다. “그동안엔 유럽의 호텔 경영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 해외에서 총지배인과 총주방장을 스카우트했죠. 이제는 그 기회를 한국 직원들에게 제공할 계획입니다. 게다가 호텔 내 식음료업장을 이용하는 고객은 내국인이 더 많습니다. 한국 사람의 입맛이나 식습관은 한국 요리사가 더 잘 맞출 수 있을 겁니다.” 김 사장은 “지속적으로 인재를 교육하면서 고객이 안심하고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식품 안전관리에 더욱 신경쓰겠다”고 다짐했다. 인터컨티넨탈호텔 서울은 이미 국제적인 위생평가기관 존스 다이버스가 실시한 식품 위생 평가에서 2006, 2007년 연속 100점 만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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