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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ast Word] “리먼브러더스 파산 방관이 가장 큰 의문”

[The Last Word] “리먼브러더스 파산 방관이 가장 큰 의문”

스탠리 피셔(65)는 월스트리트 붕괴의 진앙으로부터 멀리 비켜서 있다. 그런 만큼 그처럼 이번 사태를 이해하기 좋은 위치에 있는 사람도 드물다. 그는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 교수 시절 대공황을 연구한 벤 버냉키의 박사학위 논문을 심사했다. 훗날 아시아 금융위기 때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고위관리로 일하기도 했다.

3년 전 시티그룹을 등지고 그가 이스라엘로 건너간 것은 이스라엘 중앙은행을 맡아 달라는 베냐민 네타냐후 재무장관의 간곡한 부탁 때문이었다. 케빈 페라이노 뉴스위크 기자가 예루살렘에서 그를 만났다.



냉키의 대공황 연구에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은?
벤은 두 가지 결론을 내렸는데 모두 옳다고 본다. 그의 재학시절 해석은 밀턴 프리드먼과 애너 슈워츠가 내린 결론과 같았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대공황 때] 통화공급을 대폭 줄이지는 않았다는 내용이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실제로는 신용 시스템이 무너졌다는 것이 벤의 논지였다. 그의 모든 발언으로 보건대 이 신용 시스템의 강조가 여전히 그의 사고의 핵심이란 것이 분명하다. 옳은 생각이기도 하다. 둘째 결론은 신용경색은 신속히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수했노라고 공개적으로 말할 사람은 물론 없겠지만 어쨌든 몇 가지 실수를 하면 빨리 움직여야 한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을 방관한 것은 실수였나?
그 문제가 이 시대의 역사에서 가장 핵심적인 의문이 될 거라고 본다.



그동안 있었던 또 다른 실책을 꼽으라면?
나 역시 누구 못지않게 책임이 있지만, 우리가 2007년 7∼8월부터 지금까지 무엇을 했느냐는 문제다. 어떻게 미국 의회의 주목을 끄느냐는 문제도 있다. 의회에 나가서 지평선에 먹구름이 보이니 5000억 달러가 필요하다, 걱정되니까 돈을 달라, 그런 식으로 말할 수는 없다. 정확히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견해가 엇갈렸다는 데도 문제가 있다. 많은 사람이 자본을 은행에 투입하는 데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지만 모든 경제 전문가가 같은 말을 한 적은 결코 없다.



당신은 그 스펙트럼에서 어느 쪽이었나? 정부가 그런 은행들의 지분을 획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폴 크루그먼과 같은 견해였나?
정부가 그들 은행에 자본을 투입할 필요가 있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지분을 즉시 획득할 필요가 있었는지, 혹은 나중에 지분을 획득할 옵션을 갖는 무엇을 투입하고자 했는지는 판단의 문제다.



이스라엘 은행들은 최근에 와서야 민영화됐다. 다시 국영화할 필요가 있을까?
그럴 필요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은행 시스템이 곤란에 처할 경우 정부가 은행 시스템을 뒷받침하리라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지금까지는 이스라엘 은행들이 이 위기에 꽤 잘 대처하는 듯한데.
단 한 개 은행만이 [주택저당증권과]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등에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다. 일부 은행은 글로벌 시장에 충분히 편입되지 않았다. 그들은 해외에 많이 노출되지 않았다. 외국 은행 지분이 무척 다양하게 분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우리 은행들의 담보 제도가 매우 보수적이라는 점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대체로 계약금을 너무 많이 낸다는 데 불만이 많다. 하지만 이번 위기를 겪고 나니 그것이 매우 유익하다는 생각이 든다.



앨런 그린스펀이 신용디폴트스와프(CDS) 같은 일부 파생상품을 좀 더 규제했어야 했다고 인정하는 모습을 보면서 놀라지 않았나?
그 말에 동의한다. 단지 이번 위기를 계기로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일에서 너무 멀리 나가게 되진 않을까 걱정스럽다. 크게 성공한 증권화 상품도 있다. 실제로 신용카드매출채권의 증권화 상품은 잘 굴러간다. 주택담보의 증권화에 꼭 문제가 있다고 보진 않는다.



증권화를 하는 쪽에서 판매상품의 지분을 갖는 것이 옳은가?
누군가는 위험을 제대로 이해하는 인센티브를 가져야 한다. 그 창시자가 그것을 갖는 것이 자연스럽다.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은 IMF의 대출조건에 불만을 토로했다. IMF에 근무하면서 가혹한 융자조건에 대해 어떤 교훈을 얻었나?
1990년대에 IMF가 꼭 필요하지 않은 사항에 지나치게 많은 조건을 달았던 경우가 있었다. 프로그램 초반기에 어쩌면 재정긴축이 필요하지 않은데도 재정긴축을 요구한 시절이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책임감 있는 사람들이니까 그 나라에 그냥 돈을 주자는 식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는 없다. 일부 국가는 잘못된 정책을 시행하다가 위기에 빠지기도 한다. 우리는 그것을 바로잡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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