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체위와 쾌감의 관계

체위와 쾌감의 관계


문자가 발명되기 이전의 생활상은 고대로부터 전해지는 미술품이나 공예품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추리해 알게 되는데 그런 학문 분야를 우리는 고고학이라 부른다.

무한한 상상력과 역사에 대한 기초지식 없이는 연구에 박차를 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인간보다는 동물에 가까운 인류 초기의 성생활은 어떠했을까 하는 것도 문자로 된 사료(史料)가 없는 한 상상이나 그 당시 인류가 남긴 유품에서 찾는 수밖에 없다.

고대 수렵시대에 만든 동굴벽화 혹은 석벽 등을 살펴보면 초기일수록 성에 관한 것이 많고 그 이후부터 신앙에 관한 사료들이 등장한다. 새로운 생명에 대한 불가사의와 생로병사에 관한 두려움 때문에 인간사회를 지배하는 위대한 힘의 존재를 인식하고 생겨난 것이 신의 존재와 그에 대한 신앙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인류 초기에 그려진 민화에는 거의 모두 후배위 체위로 관계하는 남녀의 그림만 그려져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신 포르노에서 보는, 여성이 엉덩이를 내민 포즈는 인류 최초의 섹스 포즈일 것으로 학자들은 생각한다. 성과학자들의 설명에 의하면 이 체위는 성교에 따르는 쾌감을 얻는 것보다 생식이라는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자세라고 한다.

태고에 아마 인류는 성교를 할 때 오르가슴을 느끼지 않았다는 것이 학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 여사의 조사에 의하면 뉴기니에 가까운 마누스 섬의 여성은 오르가슴은커녕 성교에서 고통밖에 느끼지 않는다. 그 후속으로 ‘오르가슴은 사회나 문화에 의해 규정된 심리적 현상’이라는 일본인 학자 미야모토 다다오의 학설이 『인간의 마음과 성과학』이란 저서를 통해 발표됐다.

후배위가 대향위로 변화된 것을 보면 후배위로는 쾌락의 생산이 부진했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그런데 마리노프스키의 저서 『미개인의 성생활』에 의하면 뉴기니의 트로브리안드 섬에서는 지금도 반듯하게 누운 여자를 향해 남자가 무릎을 꿇는 체위가 정상위로 되어 있다. 이런 포즈라야 ‘여자 쪽에서 몸을 움직이기 가장 편하다’고 그 섬 사람들이 말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원시시대 체위가 언제 어떤 동기에서 남상여하로 굳어진 것인가.‘기립성 보행을 하는 인간은, 남자와 여자가 마주 보는 편이 해부학적으로 자연스럽다’고 말한 바데베르데도 어느 쪽이 위가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가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성에 관한 교재로 가장 많이 팔린 『완전한 결혼』에서도 남성 상위가 당연한 체위라고 설명하는 한편, 여성 상위에 대해서는 단지 이렇게 말하고 있을 따름이다.

‘남녀의 입장이 반대로 되는 듯한 체위는 사실상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때때로 체위 변화라는 의미에서 시도되어도 무방한 포즈라고 믿는다.’

남성들은 여성상위를 강한 여성을 상징하고 남자들이 여성들에게 제압당하는 형태라는 것에 모멸감을 느낀다고 하는 학자의 주장도 있다. 그래서 페니스라는 무기로 공격적 섹스를 행하는 남성상위가 정상체위라고 굳게 믿는다고 한다. 섹스가 상징하는 것처럼 사회적 리더십도 남성에게 넘어왔으며 경제적 주도권도 남성의 몫이 되었다.

민중을 통치하는 규범들이 모두 남성의 결정으로 귀결되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성생활에서도 남자가 주도권을 잡고 자기에게 유리하게 리드하게 됐다. 즉 남자가 성생활에서 능동적인 것은 결과이지 본성은 아니라는 의미다. 성의학자들에 의하면 여성상위의 이점은 더딘 여성의 성감 상승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한다.

여성이 오르가슴을 얻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자유로운 몸놀림인데, 여성상위는 그 점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것이다. 고대 여성들은 이런 이점 때문에 이 체위를 채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학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휜 외벽' 힐스테이트 “하자 아닌 부분도 개선 합의”…석재 마감처리 전망

2정원주 대우건설 회장,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예방…"부동산 개발사업 진출 희망"

3SOOP, 스트리머와 함께하는 자선행사 숲트리머’s 플리마켓 18일 개최

4넥슨 ‘데이브 더 다이버’, ‘고질라’ 컬래버 콘텐츠 5월 23일 공개

5토스뱅크, 비과세종합저축 적용 계좌 6만좌 돌파

6수출입銀, 캄보디아 지방도로 개선사업에 EDCF 1.2억달러 제공

7CJ올리브네트웍스, ‘라이프스타일 혁신 기업’으로 변신 꾀한다

8‘굴종 외교’ 비판까지 나온 라인야후 사태…네이버 ‘경영권 유지’ 가닥

9김호중, ‘뺑소니’ 후 집 아닌 호텔로…음주측정 회피 정황

실시간 뉴스

1'휜 외벽' 힐스테이트 “하자 아닌 부분도 개선 합의”…석재 마감처리 전망

2정원주 대우건설 회장,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예방…"부동산 개발사업 진출 희망"

3SOOP, 스트리머와 함께하는 자선행사 숲트리머’s 플리마켓 18일 개최

4넥슨 ‘데이브 더 다이버’, ‘고질라’ 컬래버 콘텐츠 5월 23일 공개

5토스뱅크, 비과세종합저축 적용 계좌 6만좌 돌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