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난 일상사에 초점 시청자 눈길 잡아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방영된 ‘가상역사-히틀러 암살 음모’의 한 장면.
미 펜실베이니아주에 사는 존과 케이트 부부와 8명의 자녀, 알래스카에서 대게를 잡는 어부, 뉴저지의 수더분한 케이크 가게 주인, 오리건의 ‘난쟁이’ 가족, 그리고 오프라 윈프리.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이들은 모두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스의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하는 리얼리티 쇼 출연자들이다.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스는 디스커버리 채널(자연·탐험·과학 전문), TLC(여성 전문), 애니멀 플래닛(동물 관련 채널) 등 여러 케이블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인간과 동물의 별난 일상사에 초점을 맞춰 대중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디스커버리는 높은 시청률을 올리고 매출이 늘었다. 미국 내 광고 매출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올 3분기 전분기보다 5% 증가했다.
미국인 사이에서 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존 & 케이트 플러스 8’은 존과 케이트가 난잡한 이혼 소송 중임에도, 혹은 그 때문인지 다섯 번째 시즌을 순항 중이다. 목숨 건 대게 잡이 현장을 보여주는 ‘데들리스트 캐치(Deadliest Catch)’는 탄탄한 매니어층을 형성했고, ‘케이크 보스’나 ‘리틀 피플’ 같은 프로 덕분에 TLC는 여성 케이블 채널 중 15위에서 8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디스커버리는 확실히 24~54세의 폭넓은 시청자층의 마음을 속속 파고드는 법을 아는 듯하다. 디스커버리 주가가 올해 두 배 이상 올랐다. 클래스 A 주식의 경우 최근 31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전망은 더욱 밝다. 디스커버리 특유의 저예산 고마진 프로그램과 새로운 브랜드 개발이 수익을 더욱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2011년 초 디스커버리는 오프라 윈프리 네트워크를 새롭게 출범하는가 하면 완구업체 해즈브로와 손잡고 디스커버리 키즈 채널을 혁신하기로 했다. 해외 방송도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11월 초 투자자들과의 전화 회의에서 디스커버리는 4분기 실적이 탁월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2009년 회계연도 전체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디스커버리는 대다수의 자사 방송 프로그램을 직접 소유하고 있다. 현재 디스커버리는 총매출 규모를 34억5000만~35억 달러,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을 14억3000만~14억6000만 달러로 예상한다. “규모를 막론하고 디스커버리는 미디어주 중 최고의 자산가치를 갖고 있다”고 가벨리자산운용의 미디어 애널리스트 크리스토퍼 머랭기가 말했다.
디스커버리 주식은 현재 머랭기가 예상하는 2010년 이자·세금·감가상각 차감 전 이익(EBITDA) 예상액인 12억7000만 달러의 10.5배 수준에서 거래된다. 미디어 주식치고 싼값은 아니다. 월트 디즈니, 타임워너, 비아콤을 비롯한 케이블과 위성TV 업체들 모두 더 낮은 배수에 거래된다.
저예산 고마진 프로그램일반적으로 배수가 낮을수록 기업의 영업력과 재무구조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이다. 하지만 디스커버리의 현재 주가는 적정선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발전 전망은 물론 스크립스 네트워크 인터액티브가 칵스 커뮤니케이션스의 트래블 채널을 인수하기 위해 EBITDA의 12배를 지불한 선례로 볼 때 말이다.
클래스 A 주식이 비싸 보인다면 클래스 C 주식도 있다. 현재 27.69달러에 거래된다. 두 주식의 차이는 클래스 A 주식이 주당 1표의 투표권을 가진 반면 클래스 C는 투표권이 없다는 점이다. 클래스 B 주식의 경우 주당 10표의 투표권을 가진다. 주주 명단에서 존 맬런 리버티 미디어 회장을 빼놓을 수 없다.
그가 소유한 디스커버리 홀딩은 2008년 스스로의 케이블 채널 지분과 SI 뉴하우스의 어드밴스/뉴하우스 프로그래밍 파트너십의 지분을 합쳐 디스커버리 조직구조를 재정비했다. 맬런은 디스커버리 의사결정권의 31%를 갖고 있다. 머랭기는 디스커버리 주식의 사적 시장가치(PMV)를 39달러로 본다.
클래스 A 주식의 현재 가치보다 26% 높고 클래스 C보다 41% 높은 셈이다. 머랭기는 디스커버리의 미국 내 방송에 대해 그가 추산한 2010년 EBITDA의 10배, 해외 방송에 대해서는 2010년 EBITDA 4억8000만 달러의 12배를 산정했다. 거기에 디스커버리의 광고와 교육 사업에서 발생하는 3억5000만 달러를 더했다.
기업 부채 및 다른 요소를 포함해 23억 달러를 제하면 PMV 총액이 164억 달러로 계산된다. 이렇게 하면 주당 39달러다. 디스커버리 주의 등급을 ‘매수’로 매긴 도이체방크의 더그 미첼슨 애널리스트는 향후 12개월 안에 주가가 38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한다.
광고 환경이 개선되면서 이익이 더욱 향상되고 시청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비용 관리를 철저히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또 그는 자사주 매입이 2010년에 본격적으로 시작되리라고 내다본다. 경기 전망이 불투명하지만 디스커버리는 내년 2월에 끝나는 2009년 회계연도 내내 EBITDA의 14%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또 3분기 말에는 매출총이익을 지난해 37%에서 43%로 끌어올렸다. 국내총이익은 58%까지 늘렸다. 비용 감축이 아닌 매출 상승이 성장세를 견인하는 만큼 디스커버리는 이익률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경기 불황에도 순항 중디스커버리는 부채도 공격적으로 갚아 나가고 있다. 원활한 자금 흐름과 3개월 전 투자적격 등급의 회사채 5억 달러 발행에 따른 수익금 덕분이다. 최근 디스커버리의 약진은 상당 부분 데이비드 자슬라브(49) CEO의 공이 크다. NBC 유니버설에서 케이블과 미국 내 TV 제작을 이끌던 그는 2007년 디스커버리 CEO로 취임했다.
NBC 시절 그는 CNBC과 MSNBC 채널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디스커버리에 온 뒤에는 경험 많고 능력 있는 임원을 영입했고 성적이 저조한 채널을 재정비했다. 일례로 1998년 개국한 디스커버리 홈은 2008년 플래닛 그린으로 재출범했고, 친환경과 오락을 결합한 ‘에코테인먼트’의 시초가 됐다.
디스커버리는 또한 완구업체 해즈브로와 50 대 50 조인트 벤처 형태로 키즈 채널을 새롭게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하지만 자슬라브의 가장 큰 도전은 오프라 윈프리와 손잡고 윈프리만의 채널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디스커버리 헬스 채널이 2011년부터 OWN(Oprah Winfrey Network)으로 재탄생한다.
채널의 테마는 ‘자아 발견’이며 내년까지 방송될 예정인 윈프리의 지상파 프로그램의 연장선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인트 벤처 형식으로 디스커버리는 2011년까지 1억 달러를 투자하며 윈프리는 자신의 웹사이트 oprah.com과 예전 방송 영상을 제공한다.
이들의 만남은 미국 오후 시간대 토크쇼의 터줏대감인 ‘오프라 윈프리 쇼’를 잃어버린 지상파 TV로서는 막대한 손실인 동시에 케이블 TV의 힘을 입증해 주는 단적인 사례다. 디스커버리의 앞날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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