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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되는 프랜차이즈의 남다른 ‘무엇’은 이것

잘 되는 프랜차이즈의 남다른 ‘무엇’은 이것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유명 강사가 근무하는 영어학원 앞, 작은 문구 프랜차이즈. 유명 강사 연봉보다 돈을 더 번다는 이 집 사장님을 부러워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목만 잘 잡으면, 입소문만 나면 인생역전이 가능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장밋빛 창업의 꿈을 꾼다. 창업시장에 길게 드리운 그림자에도 많은 사람이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시작한다. 불황에도 줄 서는 집은 따로 있다는 말, 거짓말이 아니다.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보란 듯이 성장해 ‘2010 한국 프랜차이즈대상 대통령상’을 받은 외식전문업체 본아이에프의 경쟁력을 분석해 봤다. 가맹점주 입장에서도 따져 봤다. 성공 뒤에는 실패와 치열한 자기와의 싸움, 그리고 가맹점을 먼저 생각하는 상생전략이 있었다. 이와 함께 2010년 소비자에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한 베스트 프랜차이즈 업체 6곳을 콕 집어 분석했다.

▎ 김철호 1963년생 충남대 문과대 우신홈쇼핑 대표 2002년~ 본아이에프 대표

▎ 김철호 1963년생 충남대 문과대 우신홈쇼핑 대표 2002년~ 본아이에프 대표



한국프랜차이즈대상 대통령賞 김철호 본아이에프 대표

환자食을 외식 바꾼 역발상

“1250명 가맹점이 딴 금메달”



폐점률 3%의 ‘본점-가맹점’ 相生 …“한식 세계화 우리가 할 것”
10월 14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2010 한국프랜차이즈대상’에서 외식전문업체 본아이에프가 대통령상을 받았다. 13일에는 프랜차이즈 업체로는 처음으로 지속가능경영대상(지식경제부 장관상 중소기업대상)을 수상했다. 또 12일 중소기업청 프랜차이즈 수준 평가에서 유일하게 1등급을 받았다. 본아이에프가 창립 8년 만에 ‘3관왕’을 이뤄낸 비결은 무엇일까.

“5분만 기다려주세요. 인터뷰 질문지 한 번 더 보고요.”

12일 서울 관철동 본아이에프 본사를 찾았을 때 김철호(47) 대표는 분주했다. 12, 13, 14일 연이어 하나씩 큰 상을 받게 된 덕이다. 우수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지정돼 막 김동선 중소기업청장이 다녀간 직후였다. 숨을 고른 김 대표가 자리에 앉았다.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네자 “기분은 좋지만 책임감을 느낀다”는 진지한 답이 돌아왔다. “한국 프랜차이즈 역사가 30년 됐습니다. 올해 예상으로 GDP(국내총생산)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어요. 이 분야 업체가 처음 지속가능경영대상을 수상한 것, 프랜차이즈대상이 지난해 지식경제부 장관상에서 대통령상으로 격상된 것 모두 본아이에프를 넘어 업계 전체로 의미 있는 일입니다.”

김 대표는 수상 소식을 듣는 순간 ‘식구’들이 떠올랐다고 했다. “되게 좋아하겠다 싶더라고요.” 바로 김 대표와 한솥밥을 먹는 가맹점주와 직원들이다. 그는 “프랜차이즈는 ‘원맨쇼’를 한다고 잘되는 사업이 아니다”며 “1250여 명의 점주가 본사와 발을 맞춰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가맹점 1250개, 창립 8년 만에 이룬 성과다.

본죽은 2002년 9월 서울 연건동에 1호점을 냈다. 첫날 매출 12만5000원은 643억원(2009년 기준)이 됐다. 한국을 넘어 중국, 일본, 미국에도 9개 매장을 열었다. 김 대표는 본아이에프를 창립하기 전 겪은 실패를 발판 삼아 회사를 성공 가도에 올려놓았다. 지방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신문사 광고개발부에 입사한 그는 내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회사를 그만뒀다.

처음 뛰어든 분야가 인삼 판매다. 하지만 회사 경영에 미숙한 탓인지 오래가지 않아 사업을 접었다. 곧이어 차린 목욕용품 수입회사는 번창하는가 싶었지만 1997년 외환위기 때 부도를 맞았다.

김 대표는 “하루하루를 사는 게 정말 힘들었다”고 과거를 기억했다. 무엇보다 ‘실패한 사장’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게 견디기 어려웠다. 하지만 김 대표는 “실패를 인정하자 오히려 깨닫고 배울 게 많았다”고 말한다. 다시 용기를 내 외식 창업에 도전하기로 결심했지만 요리학원에 다닐 돈이 없었다. 김 대표는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학원 청소, 행정업무, 홍보까지 도맡아 하며 공짜로 요리를 배웠다. 학원에 다니면서 지하철 숙대입구역 앞에서 호떡도 팔았다. 이때 눈길을 끈 것이 복장이었다. 한여름에도, 한겨울에도 양복을 입고 호떡을 구웠다. 김 대표는 “스스로 존엄성을 지키지 않으면 존중 받지 못한다”고 양복을 고집한 이유를 설명했다. 호떡 포장마차와 요리학원을 오가며 그는 창업 컨설턴트라는 새로운 직업을 생각해냈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대박 칠 것 같은 아이템’을 제안했다. 어째서인지 사람들은 모두 ‘안 될 것’이라고만 했다. 김 대표는 “죽을 맛있게 만들어 한 끼 식사로 배불리 먹을 수 있다면 성공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아이템으로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환자, 어린이, 위장이 좋지 않은 사람만 먹는 환자식을 일반 사람이 사 먹겠느냐, 죽을 한 그릇씩 쑤어 언제 파느냐는 등 부정적 의견이 쏟아졌다. 김 대표는 결국 돈키호테가 된 마음으로 직접 죽 전문점을 차리기로 했다.



한겨울에 양복 입고 호떡 구워처음 계획대로 반제품이나 완제품을 전혀 쓰지 않고 주문 받을 때마다 새로 죽을 쑨다는 게 쉽지 않았다. 부인인 최복이 본아이에프 연구소장은 손가락이 성할 날이 없을 정도로 6개월 동안 죽 조리법과 메뉴 개발에 땀을 쏟았다. 그 결과 주문한 지 10여 분이 지나면 금방 쑨 푸짐한 죽을 손님상에 올릴 수 있게 됐다. 김 대표는 오전 8시면 양복을 입고 혜화역 3번 출구 앞에 나가 전단지를 돌렸다. 입소문을 타고 손님이 하나둘 매장을 찾았다. 외부환경도 김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패스트푸드의 단점이 부각되면서 슬로푸드, 웰빙이 유행하기 시작한 것. 정성을 담았다는 이미지를 내건 본죽은 성장세에 날개를 달았다.

그가 인생의 고비를 넘기면서 얻은 것 중 하나가 마음가짐이다. 김 대표는 회사 비전을 정하고 가맹점주, 직원과 이를 공유하려 노력했다. 150명 직원에게는 ‘성공 도우미’가 되라고 강조했다. 가맹점주 앞에서는 ‘정성’을 외쳤다. 매주 하는 점주 교육에서는 “자부심을 갖느냐, 안 갖느냐에 따라 명함 한 장의 무게가 달라진다”며 “긍지를 갖고 죽을 쑤면 좁은 가게를 운영해도 외식사업가고, 그냥 먹고살려는 목적으로 대충 만들면 죽 장수에 그친다”고 ‘본’이라는 브랜드에 자긍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1000개가 넘는 매장이 일관성을 띠려면 가맹점이 본사의 철학을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정신무장 교육이 성공했는지 본아이에프의 현재 누적 폐점률은 3%대에 불과하다. 김 대표는 “프랜차이즈 업체의 규모를 나타내는 가맹점 수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가맹점을 유지, 관리,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시스템 구축과 매뉴얼 정립에 유난히 신경 쓰는 이유다. 본아이에프는 관리 지침이나 규정을 아주 세세하게 명시한다. 죽에 들어가는 땅콩 알 수까지 정해져 있다. 본아이에프 가맹점은 재료와 조리법은 물론 영업시간과 마케팅까지 철저하게 ‘본’의 규칙을 따른다. 전 과정을 최대한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게 가맹교육은 4~5명 소수 정예로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최복이 연구소장이 5일 동안 직접 비법을 전수한다.

김 대표는 끊임없이 시간과 돈을 투자했다. 전문 컨설팅 업체에 의뢰해 시장조사, 가맹점 관리와 관련한 시스템을 개발했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수익 예측 프로그램은 김 대표가 시스템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잘 보여준다. 전국 본죽 가맹점의 규모와 지역적 특성은 물론 매장 앞 계단 수와 점주 개인 성향까지 파악해 툴을 만들어 매출을 예상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이 완성되면 외형 조건이 비슷한 두 매장의 수익이 왜 차이가 나는지, 창업자를 모집할 때 본죽과 잘 맞는지 등을 알 수 있다.

그는 “본사 관리자가 가맹점주와 인간적으로 깊은 유대관계를 맺는 것도 중요하지만 프랜차이즈 사업은 감각에만 의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다 보면 알게 돼’ 식의 교육보다 시스템을 갖춰 창업 전문가를 기르는 것이 회사가 오래가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투자에도 철학이 있다. 직원·가맹점주 교육, 시스템 개발, 물류 거점 확보 같은 사업과 직접 관련된 일에는 돈 쓰는 것을 망설이지 않았다. 지금은 외형보다 내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포장하고 꾸미는 데는 아직 인색하다. 본아이에프는 사옥이 없다. 김 대표는 “지금껏 셋방살이하는 게 직원들에게 늘 미안하다”며 “사옥을 마련할 때까지 복지에 더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한식 세계화 ‘프랜차이즈화’ 우선돼야또 하나 김 대표가 오랫동안 투자해온 사업이 있다. 바로 한식 세계화다. 본죽 1호점을 낼 때부터 한식 세계화 사업을 생각했다는 김 대표는 “해외 진출을 시도하면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고 당분간 수익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사업이지만 누군가는, 언젠가는 꼭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의 한식 세계화 전략은 프랜차이즈화다. 스타벅스나 맥도널드가 한국에 들어온 것처럼 직영점보다 프랜차이즈로 세계에 진출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불고기, 비빔밥 같은 단품 메뉴를 알리기보다 본죽이라는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외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모델을 만드는 작업에서 7부 능선쯤 왔다고 자평했다.

“나는 한식 세계화의 첨병이 아니다”고 말하면서도 계속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사회 환원에 대한 생각 때문이다. 본아이에프는 지난해 본사랑재단을 설립했다. 인천 강화도에 본죽 미술관도 열었다. 이곳에서는 무명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수익금을 청소년 장학사업 등에 쓴다. 이외에도 결식아동 급식비 지원, 취약계층 결혼 지원 등의 사회공헌 활동을 해왔다. 올해에는 해외 난민 어린이에게 죽을 지원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실패를 맛봐서인지 사업이 잘되는 게 혼자 잘 먹고 잘살라는 뜻은 아닌 것 같다”며 “직원들에게도 가맹점이 잘돼야 우리가 잘된다는 것을 얘기하고 항상 선순환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직장을 그만두고 외식 창업을 하려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김 대표는 “전체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외식업체 비율이 60%가 넘고, 창업 하면 외식을 떠올린다”며 “할 것 없으면 먹는 장사나 하라는 말은 옛말”이라고 말했다. 철저하게 준비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김 대표는 검증된 프랜차이즈 업체와 함께 일하는 게 실패 확률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때 살펴야 할 것은 핵심 노하우, 가맹점 수, 폐점률 등이다. 이어 김 대표는 “내가 왕년에…, 내가 1년 전만 해도…, 이런 생각을 버리지 않으면 외식업에서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본아이에프의 장기 목표는 프랜차이즈 업체의 ‘본(本)’, 즉 역할모델이 되는 것이다. 이 목표를 지키기 위해 내년에는 공격적 마케팅으로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했다. 프랜차이즈 사관학교로서 창업 인재를 배출해 업계에서 각자 중추적 역할을 하게 하는 것 역시 김 대표의 목표다. “본아이에프의 식구가 되는 것은 까다롭지만 일단 식구가 되면 떼돈을 벌지는 못해도 망할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가맹점을 운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본사가 함께 성장해 맺은 열매는 고객과 가맹점에 다시 되돌려야지요.” 김 대표가 말하는 선순환 고리가 돌기 시작했다.



프랜차이즈 대박, 역발상의 힘

가맹점이 진짜 본사다



가맹점에 인테리어 맡겨 … 본사 정보 투명 공개

빈틈없는 물류 관리 … 매출 적으면 보상


창업경영연구소·소상공인컨설팅협회 선정

2010 뜬 프랜차이즈 브랜드 6선(選)

창업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 창업시장에 드리운 그림자가 걷히지 않는다. 그럼에도 다양한 전략으로 눈부시게 성장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있다. 자동차 서비스 전문점 지알테크, 떡볶이집 아딸,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소, PC방 프랜차이즈 시즌아이,

치킨 전문점 티바두마리치킨, 국수전문점 국수나무 등이다. 창업경영연구소와 소상공인컨설팅협회가 선정한 프랜차이즈 10곳 중 이코노미스트가 엄선한 6곳이다. 이들 브랜드의 공통점은 본사와 가맹점이 상생전략을 꾀한다는 것이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은 “가맹점이 왕이라는 생각으로 그에 걸맞은 경영철학과 운영 프로그램, 시스템 및 메뉴 개발에 힘써야 한다”며 그래야 치열한 창업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10 주목할 만한 프랜차이즈’로 선정된 업체의 성공 노하우와 가맹점 차별화 전략을 살펴봤다. <편집자>

자동차 서비스 전문점 지알테크

김일환 대표

시험 통과해야 가맹점주 자격 부여

지알테크는 자동차 내외장 관리 분야의 선두업체다. 1994년 설립된 이 회사는 광택제, 실내 클리닝제 등 40여 종의 자동차 용품을 생산한다. 2005년엔 자동차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프랜차이즈 사업에 진출했다. 지알테크는 미국 맥과이어스의 광택제를 국내 시장에 독점 공급한다. 맥과이어스 전문 광택점 가맹사업을 통해 수리에 치중돼 있던 국내 자동차 애프터 시장에 ‘내외장 관리’라는 새로운 컨셉트를 불어넣었다. 지알테크는 광택뿐 아니라 차량 실내 광촉매 코팅 시공, 흠집보강 페인팅도 서비스한다.

올해 10월 현재 가맹점 수는 300여 곳. 선진국의 차량 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전문지식이 없어도 매장을 운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알테크의 또 다른 장점은 철저한 가맹점 관리다. 일단 가맹사업자가 되는 게 어렵다. 본사에서 실시하는 이론 및 실습교육을 마치고 시험을 통과해야 가맹사업 자격이 주어진다. 가맹점을 열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전국 20여 개 대학 자동차학과 학생 중 인재를 선발해 가맹점에 먼저 파견한다. 연차별·능력별·직급별 인재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지속적으로 가맹점 교육을 한다. 전국 어디서든 교육을 손쉽게 받을 수 있도록 온라인 교육시스템도 운영한다.

지알테크 본사의 수익구조는 남다르다. 본사가 인테리어 공사를 직접 하지 않는다. 중간 마진을 없애기 위해 가맹점 사업자에게 직접 하도록 했다. 홈페이지에 차량의 종류별 광택비용을 공개해 고객신뢰를 확보하고 있다. 이런 꼼꼼한 가맹점 관리는 올 들어 신규 가맹점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교육 중이거나 오픈 대기 중인 예비 가맹주가 수두룩하다.

지알테크의 중장기 목표는 두 가지다. 가맹점 500곳 달성이 첫째 목표다.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 뒤 기업공개를 하겠다는 계획도 있다. 지알테크의 매출은 연 100억원 수준이다. 식품업체 샤니에서 기획부장을 지낸 지알테크 김일환 대표는 “경기 불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자동차 서비스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지알테크를 자동차 토털 서비스 업계에서 최고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떡볶이 외식업체 ‘아딸’

이경수 대표

가맹점 6개월 평균 100곳 늘어

떡볶이 전문점 아딸은 폐업률이 낮기로 유명하다. 700호점이 생길 때까지 문을 닫은 가게는 38곳에 불과하다. 폐업률은 5% 안팎. 아딸이 불황에 빠진 창업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올리는 건 꼼꼼한 가맹점 관리 덕분이다.

아딸은 가맹점 모집을 까다롭게 한다. 매주 토요일 50여 명의 예비창업자를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하지만 신규 점포는 월 20여 곳에 불과하다. 준비된 예비창업자에게만 문호를 개방한 것도 아딸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정보수집을 게을리한 예비창업자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아딸’ 이경수 오투스페이스 대표는 “예비창업자는 정보를 가려서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창업할 생각이 있으면 가까운 매장에 들러 철저하게 분석하고 준비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메뉴를 철저하게 관리하고 배달하지 않는 전략도 주효했다. 아딸은 장수 떡볶이집이다. 1972년 문을 연 문산튀김집이 시초다. 이 대표의 장인이 튀김을, 딸이 떡볶이를 만들었다. 브랜드명 아딸은 아버지 튀김, 딸 떡볶이의 준말이다. 2002년 이대역에 1호점을 개점한 아딸은 깨끗한 맛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점포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아딸의 가맹점은 6개월 평균 100개씩 늘고 있다. 올 하반기엔 중국 진출을 모색하고 있고, 냉동식품 출시도 준비한다.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소

박정부 회장

완벽한 물류 관리로 승승장구

한때 1000원 숍이 유행한 적 있었다. 하지만 인기는 금세 수그러들었다. 값은 싸지만 질이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싼 게 비지떡이었던 셈이다. 1997년 창업한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소는 이런 고정관념을 단번에 깬 프랜차이즈 업계의 다크호스다. ‘1000원의 행복’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값싸고 질 좋은 생활용품을 판매한다. 다른 1000원 숍과 달리 다이소가 싸고 좋은 제품을 판매하는 건 완벽한 물류 시스템 때문이다.

다이소의 물류센터는 전국 어디서나 이용이 가능한 용인에 있다. 규모는 2만3628㎡에 이른다. 제품을 가격별로 다양화한 것도 다이소의 성장 배경이다. 다이소 매장에서 1000원 상품은 전체의 50%가 넘는다. 3000원, 5000원 제품군은 12%가량이다. 다이소 박정부 회장은 “대부분의 제품은 기술력과 품질력을 가진 국내 기업이 만든 것”이라며 “수입산이 아닌 국내산을 팔기 때문에 제품군의 다양성도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와 다른 점은 또 있다. 다이소는 현재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가맹점을 관리하기 위해 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하지만 박 회장은 다른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가맹점이 증가함에 따라 ERP 시스템으론 완벽한 관리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가맹점에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SCM(체계적 공급망 관리)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이소의 차별화 전략은 진가를 발휘한다. 이 업체의 연평균 성장률은 40%가량. 지난해 500호점을 돌파했고, 매출액은 3000억원이 넘는다. 신규 매장은 매달 5곳 이상 생긴다. 현재 가맹점 수는 600여 곳이다.

PC방 전문점 시즌아이

황규연 대표

약속보다 매출 적으면 ‘보상’

1998년 PC방 사업은 대박 아이템이었다. 스타크래프트 등 PC게임이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PC방은 우후죽순처럼 생겼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인기는 추락하고, 수익률은 떨어진다. 게다가 PC방 업계는 포화상태다. 무분별하게 생긴 PC방이 크게 줄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PC방은 연중무휴로 영업하기 때문에 인건비 지출 비중이 높다. PC방의 주요 고객인 중·고생 수는 학기가 시작되면 급감한다. 차별화된 아이템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든 구조다. 카페형·사이버형·테마형 등 신개념 PC방이 속속 등장하는 이유다.

그중 하나가 맥스원이링크가 운영하는 PC방 프랜차이즈 시즌아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에 진출한 지 4년 만인 2008년 8월 100호점을 열었다. 올 5월엔 200호점을 개점했다. PC방은 끝났다는 평가를 무색하게 하는 성장속도다. 시즌아이는 무엇보다 노랑·분홍·초록 등 원색을 이용한 인테리어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시즌아이 황규연 대표는 “PC방의 경우 낮 시간 매출이 거의 없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화려한 인테리어를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즌아이의 강점은 또 있다. 차별화된 가맹점 관리 시스템이다. 원격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가맹점주가 굳이 PC방에 들르지 않아도 24시간 매장을 관리할 수 있다. 위기관리 시스템도 갖췄다. 가맹점의 매출이 한 달 이상 감소하면 본사에서 TF팀을 가동해 원인을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한다. 효율적인 가맹점 관리 방법이다. 가맹점의 2년 매출이 본사에서 약속한 것보다 적을 땐 차액을 보상하는 투자금 보상제도를 운영한다.

아울러 가맹점 PC가 고장 나면 본사에서 곧바로 대여해주고, 시스템 장애 및 파일손상이 생겼을 경우엔 ‘원 클릭 복구’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시즌아이 황규연 대표는 “수익을 올릴 수 있을까 하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이런 전략을 도입했는데, 브랜드 신뢰도까지 향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티바두마리치킨

유상부 대표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도 산다”

치킨 전문점 티바두마리치킨(이하 티바)은 소자본 및 맞춤형 창업으로 인기를 끈다. 올해 현재 330곳에 이르는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티바가 성공한 첫째 이유는 첨단 절임공법이다. 이 공법은 속살까지 절이는 방식이다. 치킨의 담백한 맛을 내는 데 일품이라는 평가다. 티바의 슬로건은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도 산다’이다. 그래서 가맹점을 위한 전략이 많다. 예비창업자를 위해 가맹비를 면제하는 등 파격적 조건을 내건다. 가맹점의 인테리어에도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 가맹점의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 본사가 마진을 포기한 예다. 기존에 영업했던 매장을 인수하면 쓰던 물품을 그대로 사용하도록 했다.

가맹점 교육도 철저하다. 계약부터 개설까지 밀착교육한다. 가맹점을 개설하면 전문 메뉴바이저를 파견해 일대일 조리교육을 시킨다. 가맹점 담당 수퍼바이저는 수시로 방문해 맞춤형 컨설팅을 실시한다. 가맹점 안정화 전략도 독특하다. 시즌별 이벤트, 다양한 공동 프로모션, 문화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다.

최근엔 가맹점의 안정적 매출 확보를 위해 ‘파티 앤 티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대규모 브랜드 캠페인을 펼쳤다. 정부가 추진하는 ‘저탄소 녹색성장 프로젝트’에 발맞춰 홈페이지에 글을 남기면 추첨을 통해 자전거를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티바 유상부 대표는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본사와 가맹점의 공존공영이 목적”이라며 서로 윈윈 하기 위해선 탄탄한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맹점을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해선 안 된다”며 “선진 시스템을 정착시켜 티바를 100년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유 대표는 올 하반기 티바에 이은 둘째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국수·분식 전문점 국수나무

이구승 대표

“창업 4년 만에 200호점 시대 활짝

국수·분식 전문점 국수나무는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해 다양한 연령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국수나무 본사는 면이 아닌 반죽을 각 가맹점에 공급한다. 매장에서 직접 생면을 뽑아 조리해 손님에게 내놓는다. 음식이 신선하고 면발이 쫄깃하다는 평을 받는 이유다. 음식에 화학조미료, 가공식품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 것도 특징. ‘웰빙 국수’라는 컨셉트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최근엔 돈가스와 밥류 등 35종류의 메뉴를 강화했다. 입맛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국수나무가 가파르게 성장하는 이유다.

2006년 6월 1호점을 연 국수나무는 불과 3년 만인 2009년 12월 90호점을 열었다. 올 10월 현재 가맹점은 200곳에 이른다. 투자 대비 수익률도 좋다. 국수나무의 마진율은 동종 업종에서 높은 편인 35%에 이른다.

국수나무의 가맹점 관리는 독특하다. 가맹점을 열기 전 13일간 매니저를 파견해 창업을 관리한다. 별도 마케팅 부서를 운영해 가맹점 매출 관리를 도와준다. 오픈 이후에도 점포관리를 본사가 직접 해준다. 직영 제조공장을 확보해 가맹점에 핵심기술을 전달하기도 쉽다. 조리하기 편리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주방중앙공급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이 업체의 강점이다. 모든 메뉴의 레시피를 단일화해 요리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쉽게 조리할 수 있게 한 것도 국수나무의 성장동력이다.

국수나무 이구승 대표는 “예비창업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본사 지원 시스템”이라며 “국수나무의 남다른 성장세는 본사가 가맹점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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