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DNA 가진 국내 유망 프랜차이즈 7選] '서브웨이·맥도날드 무섭지 않다'
[글로벌 DNA 가진 국내 유망 프랜차이즈 7選] '서브웨이·맥도날드 무섭지 않다'
맥도날드의 초대 회장은 평범한 세일즈맨이었다.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는 프랜차이즈 업체 서브웨이는 17세 소년이 친구 돈을 빌려 세웠다. 창업비용은 달랑 1000달러였다. 버펄로윙 전문 프랜차이즈 윙스탑은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던 닭날개를 메뉴로 성공신화를 일궜다.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고, 서브웨이에서 샌드위치를 사고, 윙스탑에서 버펄로윙을 고르는 사람 중 몇 명이나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
우리에게도 이런 프랜차이즈 업체가 있다. 가르텐 호프&레스트(생맥주전문점)·국수나무(음식전문점)·닭잡는 파로(치킨전문점)·라이스스토리(퓨전음식전문점)·반딧불이(실내 환경 전문 프랜차이즈)·사도시(회전문점)·푸딩(분식전문점)은 나름의 전략을 핵심 무기로 프랜차이즈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다. 초창기 맥도날드·서브웨이·윙스탑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장은 “글로벌 DNA를 가진 한국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저력을 갖고 있다”고 평했다. 하지만 미래는 알 수 없다. 성장의 달콤한 축배에 취해 지금의 도전정신과 전략을 잃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이제 됐다’며 긴장의 고삐를 푸는 순간 벼랑 끝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무서운 신예의 반란은 언제나 무섭지만 추락 속도는 더 빠른 법이다. 진검승부는 지금부터다.
이윤찬 기자 chan4877@joongang.co.kr
■ 맥도날드 DNA ‘가맹점이 힘’ -
닭잡는 파로
죽은 상권에 가맹점 설치는 죄(罪)
맥도날드 초대 회장 레이 크록. 그는 밀크셰이크 기계를 파는 일개 영업맨이었다. 그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찾아온 건 1954년. 한 형제가 밀크셰이크 기계 10대를 한번에 주문하는 걸 본 직후다. 크록은 궁금함을 견디지 못했다. “왜 밀크셰이크 기계를 그렇게 많이 살까”라면서. 곧장 형제의 뒤를 은밀히 밟았고, 그들의 본고지 캘리포니아에 맥도날드라는 햄버거 매장이 있는 걸 확인했다. 형제의 성(姓)을 따 만든 작은 가게였다.
레이 크록의 신념 “가맹점 살려라”
맥도날드 형제는 지금으로 따지면 헐값에 가게를 팔았고, 크록의 신화는 시작됐다. 크록의 영업방식은 무척 단순했다. “체인점이 잘되면 우리도 돈을 번다”는 거였다. 그의 생각은 시장에서 통했다. 그가 맥도날드를 떠난 1980년, 매장 수는 5000개를 훌쩍 넘었다. 당시 크록에게 ‘프랜차이즈 본사·가맹점의 상생관(觀)’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돈 버는 데 혈안이 된 장사꾼 심리였을지도 모른다. 속내야 어찌 됐든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산다’는 크록의 신념은 프랜차이즈의 황금률로 받아들여진다.
국내에도 맥도날드의 성장 DNA를 받은 업체가 많다. 치킨전문점 닭잡는 파로(이하 닭파로)는 대표적이다. 2003년 4월 창업한 닭파로의 매장 수는 현재 20곳(직영점 포함). 올해 목표는 매장 50곳 돌파다.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하루 한 건 이상 가맹점 개설 문의가 들어온다.
가맹점의 실적도 좋다. 중대형 매장의 매출은 평균 9000만원, 소형 매장도 월 매출 5000만원 이상은 거뜬하게 올린다. 이만하면 고속성장이다. 닭파로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간단하다. 무엇보다 맛이 일품이라는 평가다. 치킨업계에서 최초로 내놓은 메뉴 닭쌈요리·고추장바비큐는 인기 만점이다. 하지만 꼭 ‘맛’ 때문에 성공한 건 아니다. 외식업체에 맛은 성장요건이 아니라 생존의 전제다.
닭파로의 진짜 성장비결은 ‘가맹점 우선주의’다. 닭파로는 가맹점의, 가맹점을 위한 프랜차이즈다. 창업비용은 66㎡(20평) 매장 기준으로 600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소자본 창업이 가능한 셈이다. 본사가 원재료비를 많이 가져가지도 않는다. 가맹점 매출의 30% 안팎만 받는다.
경쟁업체보다 많게는 5% 이상 적다. 또 가맹점을 무차별적으로 늘리지 않는다. “상권·입지가 좋지 않은데, 몸집을 키우기 위해 가맹점을 내주는 건 죄악”이라는 게 닭파로 백종옥 대표의 신념이다. 그래서 닭파로는 가맹점을 계약할 때 상권·입지 선정에 오랜 시간을 보낸다. 한 달 이상 걸릴 때도 많다. 상권 조사팀이 따로 있고, 점포분석 시스템도 독자 개발했다.
가맹점이 설치된 후엔 체계적 매장관리를 시작한다. 다른 업체처럼 ‘그냥 관리’하는 수준이 아니다. 본사 수퍼바이저(가맹점 관리인)가 한 달에 8번 매장에 들러 실적을 점검한다. 매출이 감소하거나 일정 기간 늘지 않으면 본사 직원을 아예 파견한다. 물론 무료 봉사다. 한발 더 나아가 ‘점주협의체’도 1년에 두세 번 갖는다. 점주를 직접 만나 애로사항을 듣고, 성장전략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다. 백종옥 대표는 “프랜차이즈 본사는 고압적 자세를 버려야 한다”며 “닭파로의 가맹점은 직영점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중요한 건 이들이 가맹점 상생전략을 언제까지 유지하느냐다. 맥도날드처럼 말이다. 초심은 성공 이후 슬그머니 사라지게 마련이지 않은가.
백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제 꿈은 닭파로를 세계시장을 평정할 수 있는 전통 있는 기업으로 만드는 겁니다. 남들은 웃을지 몰라도요. 아마 제가 변하면 가맹점주들이 회초리를 들 겁니다. 우리는 가족이니까요.” 치킨전문점 업계의 무서운 신예로 떠오른 닭파로. 이들은 맥도날드의 성공 전철을 뒤쫓고 있다.
이윤찬 기자 chan4877@joongang.co.kr
■ 자니-킹 DNA ‘블루오션의 힘’ -
반딧불이
실내 환경 전문 프랜차이즈로 새 영역 개척
지난해 미국 잡지 ‘앙트레프레너’가 선정한 프랜차이즈 500위 브랜드 중 8위는 자니-킹이다. 자니-킹은 가장 빠르게 성장한 프랜차이즈 순위에서도 잔프로(청소대행), 세븐일레븐, 서브웨이(샌드위치전문점)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자니-킹은 빌딩 청소 대행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연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1969년 설립된 자니-킹은 현재 30여 개국에 1만2000여 개의 가맹점을 운영한다. 자니-킹은 무점포 프랜차이즈이지만 철저한 가맹점 관리로 ‘재니터(Janitor·건물 관리인)의 왕’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한 것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무점포로 창업국내에도 전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무점포 프랜차이즈가 있다. 실내 환경 전문 프랜차이즈인 ‘반딧불이’다. 반딧불이는 새 집 증후군이나 아토피·알레르기성 비염·천식 등 환경성 질병을 해결해주는 신개념 창업 아이템이다. 실내 악취나 곰팡이 제거, 차량 클리닉 등 서비스는 다양하다.
반딧불이는 오존의 산화력을 이용해 실내 공기 중에 있는 화학물질과 세균·곰팡이균·바이러스 등을 죽이는 원리로 유해물질을 제거한다. 아토피 클리닉 서비스의 경우 3단계를 거친다. 먼저 천연연료로 만든 화학분해제와 포름알데히드 제거제로 독성 물질을 제거한다. 그 다음 오존 발생기로 화학물질을 없애고 초정밀 필터가 장착된 공기세정기가 잔존하는 환경호르몬을 포집하는 방식이다. 본사 조동수 본부장은 “지금까지 1000건 넘게 시공했는데 소비자 불만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비용은 아파트의 경우 평당 2만~3만원이다.
입소문이 나면서 가맹점은 빠르게 늘었다. 2008년 18개였던 가맹점은 2009년 22개, 지난해는 40개로 증가했다. 회사 측은 “올해는 30개 정도 더 내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본부장은 “사업성이 검증됐기 때문에 반딧불이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맹점 역량에 따라 프랜차이즈 전체의 이미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조 본부장은 “인상과 인성까지 보는 철저한 자격 심사로 가맹 신청자의 절반은 탈락한다”고 말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 커브스 DNA ‘타깃의 힘’ -
국수나무
"주부 마음에서 성공 지혜 찾아"
글로벌 피트니스 프랜차이즈 기업 커브스. 가장 빨리 성장한 프랜차이즈로 기네스북에 오른 이 업체는 전 세계 87개국에 1만800곳이 넘는 가맹점을 운영한다. 회원은 430만 명에 달한다. 독특한 점은 회원 100%가 여성이라는 것이다.
건강관리에 관심이 많지만 쉽게 운동할 수 없는 여성 고객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성장을 거듭했다. 피트니스 업체의 돈줄이라는 남자 회원을 받지 않고,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거울까지 없앴다. 화장에 신경 쓰지 말고 운동에 전념하라는 메시지였다. 이게 바로 커브스의 성공전략 3M(No man, No mirror, No make-up)이다.
커브스처럼 여성을 먼저 공략국내에도 커브스 전략으로 성장일로를 걷는 업체가 있다. 2006년 창업한 외식 전문 프랜차이즈 국수나무다. 이 업체의 주요 공략층은 아이들과 함께 외식을 자주 나오는 30~40대 주부다. 국수나무 이구승 대표는 창업하기 전 젊은 주부일수록 아이들과 외식을 많이 한다는 점을 간파했다. 더 나아가 가족 단위로 오는 손님 중 절반가량이 젊은 주부층이라는 점도 꿰뚫어봤다.
이 대표는 메뉴에 승부를 걸었다.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선호하면서도 건강에 관심을 많이 쏟는 주부를 잡기 위해 국수·돈가스·알밥 등 분식 메뉴에 웰빙 음식을 추가했다. 화학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을 정도로 조리 방법에도 신경을 바짝 썼다. 입지도 주부가 많은 주거지역으로 삼았다. 국수나무의 가맹점 170곳 중 160곳은 주거지역에 있다.
이 대표의 주부공략 작전은 알찬 열매를 맺고 있다. 국수나무는 지난해 300억원의 매출(가맹점 매출 포함)을 올렸고, 가맹점은 하루 평균 8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가맹점 마진율은 적게 잡아도 30%에 달했다는 게 국수나무 측의 설명이다. 그 결과 가맹점 숫자가 크게 늘었다. 2007년 10곳에 불과했던 가맹점은 2010년 160곳으로 증가했다. 올해 목표는 ‘매장 300곳 시대’를 여는 것이다. 연세대 오세조(경영학과) 교수는 “프랜차이즈에서 타깃 고객을 확실하게 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그래야 컨셉트를 정하고, 인테리어 및 광고 전략을 적절하게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또 “타깃을 정한 뒤엔 상권을 분석해 고객의 소비, 행동 패턴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수나무는 모범적 성장계단을 오르고 있다. 미국 피트니스 프랜차이즈 업계의 ‘성공 교과서’로 불리는 커브스처럼 말이다.
■ 윙스탑 DNA ‘아이디어의 힘’ -
가르텐 호프&레스트, 사도시
재밌다는 생각이 대박 아이템으로
치킨 하면 제일 먼저 생각하는 부위는? 십중팔구 닭다리다.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그렇다. 치킨에서 가장 인기 없는 분위는 단연 닭날개였다. 버펄로윙이 출시되기 전까진 말이다. 닭날개 요리 버펄로윙을 개발한 사업가 안토니오 스워드는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닭날개 치킨전문점 윙스탑을 창업했다.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던 닭날개에 달콤한 소스를 넣어 상품으로 만든 것이다.
창업 초기 많은 사람의 비웃음을 샀다. “닭날개를 먹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비아냥이었다. 하지만 윙스탑의 닭날개 메뉴 버펄로윙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고, 윙스탑은 글로벌 프랜차이즈 업체로 성장했다. 미 앙트레프레너지의 프랜차이즈 조사에서 2009년 89위에 올랐고, 지난해엔 102위를 기록했다. 아이디어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예다.
전략으로 성공한 프랜차이즈는 국내에도 있다. 생맥주전문점 가르텐 호프&레스트다. 이 업체의 한윤교 대표는 남미에서 눈여겨봤던 신기한 맥주잔을 아이템으로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 2003년의 일이다.
“2000년대 초 대기업에서 근무했어요. 남미에 출장을 종종 갔는데, 그곳 사람들이 길고 가느다란 잔에 맥주를 마시더라고요. 마냥 재밌게만 여겼는데 곰곰 생각해 보니 사업 아이템이 될 것 같더라고요.”
가르텐 호프&레스트의 특허 제품 ‘냉각 테이블’은 이렇게 개발됐다. ‘긴 잔을 테이블에 끼워 세울 수 있으면 맥주를 맛있게 마실 수 있겠다’는 상상이 냉각 테이블로 발전한 것이다.
냉각 테이블은 맥주의 최적 온도인 4~6도를 유지해준다. 김 빠짐도 방지해 언제든 톡 쏘는 맥주의 맛을 즐길 수 있다. 냉각 테이블은 가르텐 호프&레스트의 성장엔진이다. 매장 수는 현재 255곳에 이른다. 2009년 1월(128호점) 대비 100%가량 늘었다. 가맹점 실적도 괜찮다. 각 매장은 월 평균 4000만~5000만원을 번다. 비수기에도 월 3000만원 매출은 기본이다. 매장 폐점률은 5% 미만. 그것도 경영난 때문에 사업을 접은 예는 아직 없다.
프랜차이즈도 특허 있어야번뜩이는 아이디어는 또 다른 아이디어를 부른다. 한 대표는 지난해 6월 명품 회전문점 사도시를 선보였다. 사도시는 회를 보존하는 최적 온도 4도에서 따온 브랜드명이다. 사도시는 경쟁력이 많다. 첫째는 생맥주 냉각 테이블과 비슷한 디지털 회 냉각 테이블이다. 회 냉각 테이블에 접시를 올리면 가장 맛있는 온도인 4~6도가 유지된다. 회 접시도 냉각 테이블에서 나오는 냉기가 제대로 전달될 수 있게 만들었다. 이 역시 특허 제품이다.
사도시의 매장은 현재 5곳(직영점 포함)이다. 매장 평균 월 7000만~8000만원 매출을 올릴 정도로 실적이 좋다. 올해 말까지 매장 50곳을 여는 게 목표다. 사도시 창업비용은 165㎡(50평) 기준 1억5000만원가량이다.
■ 세븐일레븐 DNA ‘전문가의 힘’ -
푸딩
특급호텔 셰프가 직접 메뉴 개발
세계 최대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성공 DNA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현지화 전략이다. 전 세계에 3만 개가 넘는 점포가 있는 세븐일레븐은 사내 전문가 그룹이 치밀하게 준비한 전략을 통해 진출하는 국가마다 성공을 거뒀다.
여기에는 “소매업은 철저히 현지화해야 한다”는 스즈키 도시후미 세븐앤아이홀딩스 회장의 지론이 깔려 있다. 미국에서 7시부터 11시까지 운영하던 세븐일레븐이 일본으로 건너오면서 24시간 매장이 된 것도 현지화 전략의 결과였다.
식자재 물류센터 운영 노하우중국시장 공략도 마찬가지다. 베이징에 세븐일레븐 1호점을 연 것은 2004년 4월. 중국 내 세븐일레븐에서는 어묵과 중화요리를 판다. 지역마다 맛도 다르다. 회사 내 전문가 그룹이 출점 전 3년 동안 철저히 시장을 조사하고 고객의 마음속에 있는 잠재수요를 끌어낸 것이다.
국내에도 이런 전문성을 바탕으로 출발한 프랜차이즈가 있다. 미니 레스토랑을 표방하는 분식 전문 프랜차이즈 ‘푸딩’이다. 푸딩은 면·밥·돈가스·샐러드 등 대중적 분식 메뉴를 고급화한 것이 특징이다. 메뉴는 30여 가지. 본사는 매달 다섯 가지 이상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 가맹점에 공급한다. 푸딩의 가장 큰 장점은 식품 개발에서 물류까지 전문성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지난 12년간 식자재 물류센터를 운영하면서 크고 작은 분식점에 식자재를 납품했다. 자연스레 분식 전문점 시장의 변화를 읽었고 직접 프랜차이즈 사업에 나선 것이다.
푸딩은 특급호텔 셰프를 비롯한 오랜 경력의 외식 전문가가 메뉴를 개발한다. 언뜻 조리가 어려워 보이는 메뉴가 많지만 본사에서 반조리 상태로 가맹점에 공급하기 때문에 주방장이 따로 필요 없다. 한상진 대표는 “특별한 기술 없이 조리할 수 있어 인건비가 적게 든다”고 말했다. 또한 상권 조사와 입지분석, 현장교육 실습과 개장 지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가맹점 지원 프로그램을 갖췄다. 이와 함께 메뉴 수퍼바이저(관리자)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가맹점을 관리하고 지원한다.
2009년 7월 1호점을 낸 푸딩은 지난해 6월 10호점, 11월에 20호점을 냈다. 매장은 전국에 고루 분포됐다. 메뉴 가격은 1000원부터 7000원까지 다양하다. 김치치즈나 아쿠아돈가스 등 일반 분식점에서 잘 볼 수 없는 메뉴가 많다. 이상헌 소장은 “중저가 메뉴를 제공하더라도 개성 있고 고급스러운 분식을 표방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한상진 대표는 “상담부터 창업까지 한 달 정도 소요된다”고 말했다. 창업비용은 점포비를 제외하고 40㎡(약 12평) 기준으로 4300만원 정도다. 한 대표는 “점포당 매출은 하루 60만원에서 150만원까지 다양하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올해 풀무원과 손잡고 샐러드바 전문점 ‘푸딩플러스’를 출점할 예정이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 서브웨이 DNA ‘단순화의 힘’ -
라이스스토리
원팩 시스템으로 품질↑ 인건비↓
빵 3종·고기 4종·치즈 4종·드레싱 6종에 각종 채소류. 글로벌 샌드위치 프랜차이즈업체 서브웨이의 재료다. 중심은 빵이다. 서브웨이의 빵은 12인치·6인치 두 종류가 있는데, 6인치는 12인치 빵을 반으로 자른 것이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서브웨이의 경쟁력은 여기서 나온다. ‘단순화’의 힘이다. 서브웨이의 샌드위치는 빵의 크기가 일정하다. 같은 크기의 빵에 고객 기호에 맞춰 채소류를 많이 넣거나 드레싱을 다르게 하면 그만이다. 바쁜 현대인이 서브웨이에 열광하는 이유다.
국내에도 ‘단순함’을 무기로 승부를 겨루는 업체가 있다. 복합 오리엔탈요리 전문점 라이스스토리는 대표적이다. 라이스스토리는 2009년 3월 창업했다. 지난해 4월 가맹사업을 본격 시작한 프랜차이즈 업계의 겁 없는 신예다. 예비 창업자의 주머니 사정에 맞춰 16㎡(5평) 테이크아웃형, 33㎡(10평) 미니카페형, 66㎡(20평) 카페형으로 나눠 가맹사업을 펼치고 있다. 가맹점은 현재 21곳, 올해 목표는 매장 수를 70곳으로 늘리는 것이다. 2011년 목표는 120곳. 라이스스토리 김대식 부장은 “매월 가맹점 개설 문의가 50~60건 들어온다”고 말했다. 가맹점 실적이 그만큼 좋다는 얘기다. 라이스스토리 매장의 폐점률은 0%다. 1억5000만원을 투자하면 하루 평균 80만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라이스스토리의 성장비결은 단순하지만 특별하다. ‘풍부한 향, 빠른 서비스, 좋은 맛’ 등 3박자 전략이 소비자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다양한 아시안 볶음밥을 비롯해 각종 면류·가족메뉴 등 차별적 아이템도 돋보인다는 평가다. 그렇다고 꼭 ‘맛’ 때문에 성장을 거듭하는 건 아니다.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엔 외식 전문점이 가득하다. 맛으로만 승부를 겨루기엔 아무래도 리스크가 크다. 각 매장의 맛이 조리사에 따라 다를 수 있고, 특정 메뉴의 맛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
프랜차이즈 CEO의 포부 “장수 기업 만들겠다”라이스스토리의 숨은 성장비법은 단순화다. 쌀·면·해산물·소스 등 핵심 재료를 원팩에 넣어 배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게 성장 발판이다. 원팩의 장점은 여러 가지다. 무엇보다 맛과 품질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조리 경험이 없는 사람이 창업해도 마찬가지다. 인건비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외식업체엔 조리사 두 명이 필요하다. 라이스스토리에선 주방 보조급 인력 한 명만 채용해도 된다. 원팩 시스템으로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라이스스토리에 예비 창업자가 몰리는 것도, 맛이 일정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원팩 시스템 덕분이다. 라이스스토리 김효수 대표는 “외식업체 예비 창업자가 가장 골머리를 앓는 건 다름 아닌 조리”라며 “원팩 시스템으로 예비 창업자의 수고를 덜어줄 뿐 아니라 사업 실패 확률도 줄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꿈은 다부지다. “라이스스토리를 유행에 흔들리지 않는 장수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창업전장(戰場)에 뛰어든 신예 프랜차이즈 업체 CEO의 매서운 출사표다.
이윤찬 기자 chan487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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