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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수가 만난 투자의 고수>> 정재호 부자아빠 주식학교 대표

예민수가 만난 투자의 고수>> 정재호 부자아빠 주식학교 대표

좋은 학교를 나와 든든한 직장을 잡아라. 더 열심히 일하고, 더 많이 저축하고, 빚을 얻어서라도 집부터 장만하라. 융자금을 빨리 갚고, 주식·채권·펀드에 골고루 분산해서 장기적으로 투자하라. “귀가 닳도록 들어온 이러한 재테크의 격언들은 사람들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만드는 음모일 뿐이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의 말이다.

기요사키는 “높은 세금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보통 사람은 열심히 일하지만 부자가 될 수 없는 구조 속에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돈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먼저 부자들의 게임의 법칙을 이해해야 하고 이를 역이용하려면 교육을 통해 금융 IQ를 높여야 한다”고 말한다.

‘부자 아빠’라는 필명으로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주식카페(cafe.daum.net/stockpapa)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의 부자 아빠 정재호(62) 대표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세계 여러 나라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돈을 푼 데다 원자재 가격까지 상승하면서 물가상승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다.”



좋은 주식은 당신 편이다-인플레이션에 대비하기 위한 방법은.

“가장 좋은 방법은 주식투자다. 인플레이션은 화폐가치를 떨어뜨려 화폐 보유자와 예금자를 무력화한다. 그러나 주가는 인플레이션과 손잡고 함께 나아간다. 오히려 우량주는 인플레이션에 의해 가치가 꾸준히 상승한다. 과거의 주가를 보라. 좋은 주식 특히 수퍼 우량주의 장기 차트를 보라. 가치는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우량주는 수익률이 낮지 않은가.

“좋은 기업이 반드시 좋은 주식은 아니지만 좋은 기업의 주식을 장기 보유하면 훌륭한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미국의 담배회사 필립모리스는 1957년부터 2003년까지 50년 가까운 시기에 연평균 20%에 가까운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50년 동안 연평균 20%씩 오른 결과 필립모리스 주가는 그 기간 동안 무려 4600배가 됐다.”

그는 주가차트를 직접 보여주며 우리 시장의 경우도 지난 30년 동안 삼성화재는 1000배, 삼성전자는 600배, 롯데칠성은 400배가량 올랐다고 설명했다. 좋은 기업, 위대한 기업은 시간을 견디기만 하면 결코 투자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유럽의 전설적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 역시 여러 가지 투자기법을 연구하고 투자에 적용한 결과, 최종 결론은 우량주와 수면제를 동시에 사라는 것이었다. ‘한숨 푹 자고(?)’ 잠에서 깨어나면 경이로운 수익률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문제는 우량주들은 이미 주가가 많이 올라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3만원, 10만원 혹은 30만원일 때는 싸 보였지만 현재 주가가 100만원 수준이면 너무 비싸지 않은가? 그의 생각은 다르다.

“삼성전자가 3만원, 10만원 할 때도 그 주식은 굉장히 비싼 주식이었다. 지금 비싸다고 못 사는 사람은 그때도 사지 못했다. 위대한 주식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꾸준히 오르는 주식이 결국 승리한다.”

-우량주를 사려면 돈이 많아야 하는데.

“가난할수록 우량주를 사야 한다. 현재 투자자금이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사람들, 여기저기서 탈탈 털어 주식투자에 나선 사람들, 빚을 내 투자하는 사람일수록 한 방 크게 터지는 주식을 사고 싶어 한다. 하지만 아주 잘못된 생각이다.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재산의 일부는 모험적으로 투자해도 상관없다. 그러나 여유가 없는 사람은 한번 실패하면 재기하기 어렵다. 가난할수록 테마주나 급등주는 쳐다보지 마라.”

-그런 수퍼 우량주는 어떤 것이 있나.

“롯데칠성은 주가가 1991년 1만4000원에서 현재 107만원으로 배당금을 제외하고 7400% 상승했다. 그래도 좋은 주식이다. 농심, 롯데제과, 삼성화재, 호남석유, 삼성전자, 포스코 등은 꾸준히 상승하는 주식이다. 지금 보유해도 늦지 않다.”

정 대표는 1999년 PC통신 시절 투자 관련 글을 쓰기 시작해 투자커뮤니티 ‘씽크풀’과 ‘팍스넷’ 등에서 고수로 인정받은 재야 고수다. 2003부터는 ‘부자아빠 주식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회원 수는 14만 명에 이른다. 40세면 사오정이 되어 오륙도를 걱정해야 하는 금융업계의 엄혹한 현실에서 그는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지칠 줄 모르는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부자아빠 주식학교를 설립했다.



20년은 투자해야 시세를 알 수 있다-부자아빠 주식학교는 뭐 하는 곳인가.

“개인투자자들이 투자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실전에 뛰어들다 보니 대부분 손실을 입는다. 개인투자자를 정통으로 교육시키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다.”

-학교는 어디 있나.

“온라인으로 다니는 사이버 학교다. 현재 1학년부터 5학년까지 있다. 학년마다 기본적으로 읽어야 할 필독서가 있고 동영상 강의가 있다. 주어진 과정을 마쳐야만 다음 학년으로 올라 갈 수 있다. 지난해 말 강의가 시작된 이후 학생들 대부분은 아직 1·2학년 과정이다. 3학년까지는 무료교육이다. 4학년부터는 돈을 내고 고급과정을 배우도록 하고 있다.”

-공부는 언제까지 하면 되나.

“현재 교육과정은 5학년까지지만 사실은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그동안의 투자경험을 뒤돌아보니 호황과 불황, 주가의 상승과 하락 사이클이 길게 볼 때 10년은 걸리더라. 그리고 이 사이클이 최소 두 번은 지나야 시세를 볼 수 있다. 20년 정도는 공부하고 투자하고, 실패도 해봐야 비로소 시세가 보인다.”

그는 일본에서 투자의 신으로 추앙 받는 고레가와 긴조를 예로 들었다. 긴조는 35세에 주식에 입문했지만 63세까지 투자에 실패했고, 한때 파산하기도 했다. 하지만 63세의 나이에 자본주의의 경제순환 원리를 공부한 후 65세에 빌린 돈 350만 엔으로 투자를 다시 시작했다. 그의 나이 90세가 됐을 때는 1000억 엔(약 13조원)을 벌었다. 그러고 보니 정재호 대표는 올해 우리 나이로 63세다. 그도 90세까지 투자하며 가르치는 삶을 살고 싶은 것이리라.

인터뷰를 마치며 왜 필명이 부자 아빠인가를 물었다.

“아버지가 가난한 것이 싫었다. 그래서 부자 아빠를 꿈꾸며 살아 왔다. 부자가 되는 가장 빠르고도 안전한 길은 위대한 기업, 위대한 주식을 찾아내서 장기 투자하는 것이다. 위대한 주식은 팔 이유도 없다. 매도해야 하는 단 한 가지 이유는 더 좋은 주식을 발견했을 때뿐이다. 당신도 부자 아빠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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