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al Estate] 틈새 투자상품으로 호텔이 뜬다

1000만 관광객 시대를 맞아 호텔이 틈새 투자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류바람을 타고 밀려드는 관광객이 탄탄한 수요층을 형성한 것이다. 한창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수익형 상품의 인기 바람도 한몫 했다.
호텔은 얼마 전까지 대기업이나 거액 자산가들이 수십 억원에서 수백 억원의 큰 돈을 들여 지어 운영했다. 대중이 거기에 따로 투자할 방법은 없었다. 하지만 최근 관광객이나 비즈니스맨을 겨냥한 소규모 호텔이 속속 등장하면서 일반인이 투자할 수 있는 상품도 공급되고 있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오피스텔보다 관리가 쉽고 수익률도 다소 높은 편이라 요즘 호텔 투자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었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 도심에서는 건물을 호텔로 리모델링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명동·강남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주요 지역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서울의 대표 상권인 명동에 있는 밀리오레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상 3~17층을 객실 700여 실 규모의 대형 호텔로 바꾸고 있다. 이미 지난해 중순부터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밀리오레 부근의 엠플라자도 비슷하다. 저층은 상가로 운영하면서 7~22층은 315실 규모의 호텔로 바뀔 계획이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영동전화국 옆 주차장터에도 300실 규모의 호텔이 들어선다. 저스트알의 김우희 대표는 “중국·일본인 관광객을 노려 가격이 저렴한 편인 비즈니스 호텔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 중구·마포구·강남구 등 도심을 중심으로 40곳에서 약 6400실 규모의 관광호텔이 건축 공사를 벌이고 있다. 올 연말까지 24개 호텔(3557실)이 문을 열고 2014년까지 새 호텔이 30여 곳에 들어설 예정이다.
2014년까지 30개 호텔 들어서이렇게 호텔 공급이 늘고 있는 건 외국인 관광객 수에 비해 숙박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외국인 관광객 수는 최근 몇 년 새 급증하고 있다. 2006년 615만명에서 지난해 979만명으로 급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서울의 숙박시설은 한 해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80% 정도를 수용할 수 있다”며 “나머지 사람은 찜질방 등에서 숙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호텔 공급이 늘어나면서 일반인이 소액을 투자해 분양 받을 수 있는 상품도 등장하고 있다. 콘도처럼 객실별로 분양 받아 임대수익금(객실 이용료)를 챙기는 것이다. 서울 중구 회현동에 있는 호텔 명동은 일반인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현재 객실을 운영 중이며 연 9% 수익률을 내세우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수원 하이엔드 호텔이 눈에 띈다. 지하 5~지상 20층 300실 규모로, 5년 동안 연 7%의 임대수익을 확정 보장한다. 2013년 10월 완공 예정이다. 유명 관광지 일대에도 일반인이 분양 받을 수 있는 호텔이 들어선다. 강원도 속초시 팔라자노 호텔은 825실 중 500실을 일반인에게 공급한다. 3년간 7%의 확정이자를 지급하며 ㈜호피스텔 팔라자노가 향후 호텔을 관리·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일반인을 대상으로 분양 중인 호텔은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보다 수익률이 좋은 편이다. 서울 강남권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의 임대수익률은 평균 연 4~5%선이다. 중개수수료나 세금, 수리비 등을 제하면 수익률은 더 낮아진다. 반면 현재 운영 중이거나 분양 중인 호텔의 투자수익률은 평균 6~7%선이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에서 운영 중인 L호텔은 61㎡형 객실을 2억원에 분양하고 월 120만원의 임대수익을 지급하고 있다. 임대수익률이 연 7%선이다. 수익률 상승에 도움이 되는 숙박료도 오르고 있다. 서울 명동의 한 관광호텔 숙박료는 2년 전 12만~13만원(1박 기준)에서 현재 15만~20만원으로 올랐다.
투자금은 비슷한 수준이다. 현재 서울·수도권에서 분양 중인 호텔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900만~1000만원으로, 실당 1억5000만~2억원선이다. 호텔은 전문업체에서 운영·관리를 맡고 투자자들에게 객실 운영수익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때문에 오피스텔처럼 세입자가 바뀔 때마다 매번 중개수수료를 내거나 공실이나 수리 문제를 일일이 챙기지 않아도 된다. 거래도 자유롭다. 분양 때 각 실별로 구분등기를 하기 때문에 재산권의 제약은 없다.
하지만 호텔은 이전에 접했던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등 수익형 상품과는 다른 점이 많아 꼼꼼하게 따져볼 게 많다. 우선 한번 분양 받으면 다른 용도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리스크 헤지가 어렵다는 것이다. 구분등기를 하기 때문에 재산권에 제약은 없지만 거의 전문 운영업체가 맡아서 관리하기 때문에 내가 분양 받은 객실만 호텔 외에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 새 호텔을 분양 받는다면 영업이 활성화하기까지 예상했던 수익률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자금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확정수익’ 광고 믿지 말아야확정수익을 보장하는 상품이라도 광고대로 믿지 않는 게 좋다. 영업이 부진해 객실 가동률이 떨어지면 확정수익을 보장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호텔 분양 관계자는 “호텔 분양이 끝나면 분양을 담당했던 업체는 떠나기 때문에 향후 책임 소재를 따지기가 애매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확정수익을 보장받지 못할 경우 허위과장 광고로 소송을 할 수도 있지만 피해보상을 받기 쉽지 않다. 허위과장 광고로 판명되고 제재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데다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제재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가 정도 수준이다. 분양계약 해제나 분양대금 감면 등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로티스합동법률사무소 최광석 대표변호사는 “확정수익 관련 허위과장 광고에서 아직까지 과징금이 2000만원을 넘는 사례가 거의 없고 분양계약 해제도 어렵다”고 말했다.
관광객이나 비즈니스맨들이 주요 수요층이기 때문에 입지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김일수 팀장은 “아파트나 오피스텔처럼 일반화된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입지 나쁘면 환금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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