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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취업 문 뚫으려면 - 인턴으로 교두보 확보하라

금융권 취업 문 뚫으려면 - 인턴으로 교두보 확보하라

증권사에 입사하려는 취업 준비생 사이에선 ‘우리투자증권에 취직하려면 인턴사원부터 거쳐라’는 말이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한 달간 일한 인턴 수료자를 대상으로 업무를 평가하고 면접해서 정규직으로 채용한다. 인턴채용은 1980년에 시작했다. 2005년부터 현장교육과 인턴 프로그램을 연계했다. 2010년에는 253명의 인턴 수료자 중 155명을, 지난해에는 252명 중 134명을 채용했다. 우리투자증권의 인턴십 프로그램은 실전용이다. 인턴사원은 매주 주어진 미션에 따라 종목 추천 리포트를 작성하고, 팀별로 자산관리 금융 솔루션을 직접 제시한다. ‘진짜 업무’를 경험하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처럼 국내 금융권의 신입사원 채용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출신 대학과 성적 같은 스펙보다는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사람을 선호한다.

대다수 금융회사는 인턴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2008년부터 영업과 보상관리, 상품개발 부문에 대한 ‘대학생 SFP(Special Financial Planner) 인턴십’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3~4주간 재무설계 분야를 교육하고 영업도 경험하게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정규직으로 채용한다.

우리은행도 2010년부터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의 20%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우리은행 인턴으로 채용되면 다른 은행 벤치마킹, 젊은 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 전략, 점포 운영 노하우 등 다양한 주제를 연구해 지점장에게 리포트를 제출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실무에서 업무 능력을 검증할 수 있고 태도나 인간성, 소통 능력, 위기대처 능력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직무에 필요한 자격증을 따두는 것도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방법 중 하나다. 예컨대 은행이나 증권사의 자산관리사가 목표라면 종합재무설계사·투자상담사 자격증을, 보험사에서는 종합자산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유리하다. 하나은행은 가계금융, 기업금융, 여신심사, 리스크 관리 등 직무별로 신입직원을 채용한다. 하나은행 인사부 관계자는 “직무별로 채용하면 조직에 맞는 인재를 찾는 데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서압구정 골드클럽에 근무하는 강상은(30)대리는 4년 전 하나은행의 가계금융 부문에 입사했다. 그는 “대학 시절부터 프라이빗 뱅커(PB)에 관심이 많아 파생상품상담사, 종합재무설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에 지난해 7월 입사한 지효영(20·인천 석암지점)씨는 회계·무역·컴퓨터 분야의 자격증만 6개다. 2월에 인천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기업의 인재상이 달라지면서 취업자도 자기 계발과 전문성을 키울 수 위한 분야를 선호하고 있다. 과거에는 경영지원이나 인사 같은 관리직을 선호했지만 지금은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영업직에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 특히 은행·보험·증권회사에서는 자산관리직이 인기 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히 상품만 파는 게 아니라 고객의 자산을 직접 관리하는 전문직이기 때문이다. 이관석 신한은행 PWM(프라이빗웰스매니지먼트)팀장은 “자신의 능력에 따라 전문성을 키울 수 있고 평생직업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에 신입직원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김성희 이코노미스트 기자 bob28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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