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men in the World] ‘채찍과 당근 모두 필요하다’
- [Women in the World] ‘채찍과 당근 모두 필요하다’

“북한의 개방을 유도해 경제가 활성화되도록 돕는 게 국제사회의 이익에 부합된다. 또 남북통일은 두 나라 모두에게 이득이다.”
지난 4월 한국국제교류재단(KF: Korea Foundation)이 주관하는 포럼의 강연자로서 한국을 방문한 미국의 우드로윌슨 센터(이하 윌슨 센터) 회장 겸 CEO 제인 하먼이 지지하는 대북정책이다. 인도주의 지원과 외교적인 목표를 달리해야 한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미국의 정책은 북한 주민이 아니라 정부에 대항한다는 말이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부상이 한반도와 아태지역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이것은 과학이 아니라 예술이다.” ‘아랍의 봄’으로 중동의 여러 국가가 무너질 때마다 북한의 새 정권은 문호 개방의 두려움이 컸을 것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래서 요즘 윌슨 센터는 한반도 관련 특히 북한의 외교문서의 원문과 번역문, 그리고 연구논문을 온라인(http://www.wilsoncenter.org/document-collections)에 올리는 작업에 힘을 쏟는다. 이와 함께 1960~70년대 루마니아 외교문서나 1953~76년 북·중 관계 관련 중국 문서 등을 연구한다(KF는 이 연구에 1992년부터 현재까지 총 125만3000 달러를 지원했다). 윌슨 센터가 한국 관련 연구를 중국 다음으로 활발히 벌이는 이유다.
하먼 회장은 요즘 세계무대에서 아시아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져 그에 대비할 필요가 절실하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미국이 한국·중국과 상호협조적인 관계를 구축할 새로운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한국과 중국의 일부 대학, 윌슨 센터 관계자 등이 모여 이미 합동조사도 마쳤다. 이 프로젝트는 1973년 설립된 ‘3극위원회[(三極委員會) The Trilateral Commission, 미국·북미·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국제현안을 다룬다)를 본땄다. 미국의 새로운 역할론을 포함해 3국의 협력방법을 초당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다.
2010년 뉴스위크를 사들이고 지난해 초 갑자기 세상을 떠난 시드니 하먼의 부인이자 민주당 하원 9선 의원(캘리포니아)을 지낸 하먼 회장은 오바마 정부의 국방·외교정책, 중앙정보국(CIA), 국가정보국(DNI)의 자문위원이기도 하다. 정치인으로서 그녀의 가장 훌륭한 업적은 무엇일까? “정보기관의 개혁 성과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미국 내 여러 정보기관을 통합 관리할 책임자가 없었던 탓에 정보공유가 원활하지 못했다고 한다. 특히 이라크 침공 때 정보력에 한계가 드러났다. “후세인이 보유한 대량살상무기를 없애자는 게 전쟁의 명분이었는데, 결국 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 후 민주·공화 양당은 정보기관이 통합 관리되는 정보개혁법을 추진했고 2004년 부시 대통령의 서명을 받았다. 덕분에 하먼 회장은 여러 공화당 인사와 친분을 쌓았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북한의 정보기관에도 관심이 많다고 했다. 한 국가를 알려면 그 나라의 국력과 국가전략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KF 포럼에서 그녀의 강연이 끝나자 여기저기 질문이 쏟아졌다. 하지만 남성 참석자의 질문만 이어지자 “여성의 날카로운 질문이 나올 때가 됐다”며 여성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그녀는 어디를 가나 특히 젊은 여성의 사회 참여를 적극 권장한다. “내가 어릴 때는 도움을 청할 곳이 없어 늘 아쉬웠기 때문이다.” 4명의 자녀를 둔 한 가정의 엄마로서 또 공직자로서 모두 성공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위대한 일은 쉽게 이룰 수 없기 때문에 더 힘들다. 여성은 가정과 일을 동시에 성취해 낼 힘이 있다는 걸 꼭 말해주고 싶다.” 하먼 회장의 아들 톰은 현재 한국 여성과 교제 중이다. 그녀는 한국에 온 김에 ‘예비 사돈’을 만나고 싶었으나 아들이 먼저 봐야 한다고 말려 성사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선 여전히 억압받는다. “이집트 같은 곳에서 여성의 공직 진출은 상상할 수도 없다. 첫 여성 대통령의 탄생 기대가 높아진 한국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하먼 회장은 새누리당 박근혜 위원장을 아직 만난 적은 없지만 “내게 그녀를 투표할 수 있는 선거권이 없다는 게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기자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그녀는 서둘러 박근혜 위원장을 만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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