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 단독주택의 재발견 ‘아파트보다 낫네’
Real Estate - 단독주택의 재발견 ‘아파트보다 낫네’
단독주택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서울·수도권 곳곳에 크고 작은 단독주택촌이 조성되고 택지지구 내 단독주택촌은 중심 상권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라앉은 경기 탓에 집값이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파트와 달리 단독주택의 몸값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0.3% 떨어졌지만 단독주택은 6.55% 올랐다. 경기도도 공동주택은 1% 오르는 데 그쳤지만 단독주택은 5.5% 상승했다. 광개토개발 오세윤 사장은 “아파트가 재테크 수단으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자 주거 쾌적성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택지지구 내 단독주택 개성 뚜렷하고 쾌적해가장 눈에 띄는 곳은 택지지구 내 단독주택촌이다. 상가를 지을 수있는 점포 겸용 단독주택을 중심으로 카페나 고급 음식점 등이 모여 고급 상권이 조성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죽전지구 점포 겸용단독주택지(보정동 카페거리)는 이 지역 대표 상권으로 자리 잡았다. 지하철역 등이 있는 중심상업지역에 비해 교통이 불리하지만 되레 장점으로 작용했다. 대중교통 이용이 쉽지 않아 조용하고 한적한 고급 상권이 조성된 것이다.
점포 겸용 단독주택의 특성상 1층에만 상가가 있어 자연스레 테라스가 있는 노천카페 거리가 형성됐다. 개성이 뚜렷한 단독주택의 외관은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평이다. 상권이 활성화되면서 상가 임대료도 오름세다. 보정동 카페거리 임대료(82㎡ 기준)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가 330만원 선이다. 1년 전보다 월세가 50만원 정도 뛰었다.
판교신도시도 동판교 백현동을 중심으로 카페 거리가 조성됐다. 3층짜리 점포겸용 등 단독주택 100여 가구가 몰려 있는 주거지이지만 1층 상가에 커피 전문점이나 이탈리안·프렌치 레스토랑, 고급 제과점 등이 줄줄이 입점했다. ‘제2의 청담동 가로수길’로 불린다. 이곳도 사람이 몰리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 백현동 일대 건축면적 165㎡ 점포 겸용 주택은 2009년 몸값이 15억원 정도였지만 지금은 매도 호가가 20억원이 넘는다.
이들 상권은 당분간 꾸준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고급 커피·음식 수요가 계속 늘고 있고 주거지역이어서 상권 확대에는 한계가 있지만 매력이 분명하다는 분석이다. 최근 택지지구 내 단독주택용지가 인기를 끄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0월 아산시 탕정지구에서 청약 신청을 받은 단독주택용지 84필지는 평균 47대 1, 최고 47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6월 청주시 율량2지구에서 공급된 단독주택용지(101필지)도 평균 31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분양가가 감정평가로 정해져 주변 일반 땅값보다 10% 정도 싼 것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규제도 완화됐다. 정부는 지난해 5월 공공택지 내 신축 단독주택 층수가 1개 층씩 올리고 가구 수 제한도 폐지했다.
현재 LH와 서울시 SH공사 등이 분양 중인 단독주택용지만 전국 20여 개 공공택지에 2500여 필지에 이른다. 서울 강남 보금자리지구, 김포 한강신도시 등지가 있다. 한강신도시 용지는 점포 겸용으로 크기는 261~465㎡이고 분양가는 4억1250만~9억 2000만원 선이다. 미분양 용지는 누구나 계약할 수 있고, 분양가를 24~60개월간 무이자로 나눠 낼 수 있다.
택지지구가 아닌 서울·수도권 도심 외곽에도 크고 작은 단독주택촌 조성이 활발하다. 서울·수도권에서 단독주택촌이 형성된 곳은 15여 곳에 이른다. 서울 강남구 자곡동,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작동, 경기도 용인시 고기동 등이 대표적이다. 넓은 마당이나 작은 정원이 딸린 1~2층 단독주택이 50~500가구가 몰려 있다.
대개 10여년 전부터 단독주택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마을이 형성됐다. 이들 지역이 관심을 끄는 것은 신도시 개발 등으로 교통·생활편의성 등이 좋아지면서 주거여건이 개선된 덕분이다. 교수마을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자곡동은 강남보금자리지구 개발 덕에 지구 내 각종 편의시설을 모두 걸어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전에는 자동차로 10여 분을 나가야 마트 등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었다.
용인 고기동 등 교통 여건 나아지면서 인기경기도 용인시 고기동 전원주택촌은 2009년 용인 서울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교통여건이 확 좋아지면서 본격적으로 수요가 몰리기 시작했다. 서울 강남까지 30분이면 이동할 수 있게 된 덕이다. 인근에 판교신도시가 조성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교육여건이 좋아지면서 30~40대 젊은층도 관심을 갖는다.
경기도 남양주시 평내동 일대 조성된 단독주택촌은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촌이 형성되면서 초·중·고교를 걸어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땅 값도 올랐다. 용인시 고기동 일대 땅값은 2000년 초 3.3㎡당 100만~150만원이었지만 현재 3.3㎡당 300만~400만원선이다.
이들 지역 단독주택은 대개 대지면적이 198~330㎡ 안팎이다. 건축 연면적은 200㎡ 선이다. 매매 가격은 지역 내에서도 건축 방식 등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5억~15억원 정도를 생각하면 된다. 안산시 상록구 이동 일대의 경우 건축 연면적 210㎡ 정도가 7억원 정도 한다.
까치울마을은 건축 연면적 150㎡ 정도의 전셋값이 3억5000만~4억원 선이다. 그러나 전체 가구수가 많지 않고 손바뀜이 잦은 상품이 아니어서 매매·전세 계약이 쉽지는 않다. 매매의 경우 보통 6개월 정도의 여유를 갖고 기다려야 한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우선 지역을 선정한 뒤 해당 지역 중개업소에 매수 의뢰를 하고 기다려야 한다.
전세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거래가 쉽지는 않다. 수요가 한정돼 있고 주택 설계에 개인 취향이 반영돼 있어 조건에 맞는 매수인을 찾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용인시 고기동의 저수지 인근 105㎡(대지면적 551㎡) 1층 전원주택(방 3개, 욕실 2개) 전셋값은 2억 5000만~2억8000만원 정도다. 지은 지 오래된 집도 많아 주택 노후도는 꼼꼼히 살펴야 한다. 예상치 못한 수리비가 들 수 있다.
집을 지을 땅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서울에서 암사동 양지마을을 눈여겨볼 만하다. 이곳은 올 7월 40여 년만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서 풀렸다. 기존 주택을 보유한 원주민이 아니더라도 2층 이하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이 일대에는 95개동의 단독주택과 일부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서 있는데 그린벨트에서 해제되면서 2층(8m) 이하까지 단독주택 건립이 가능해진다.
특히 지금까지는 기존 그린벨트 내 주택 소유주에 한해 집을 옮겨 지을 수 있는 이축권이 인정됐지만 구역에서 해제되면서 이 같은 제한도 없어졌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지하철 8호선 연장선 등 개발 호재도 있는 데다 서울에서 보기 드물게 전원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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