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주말특집기획 ‘무자식 상팔자’가 매주 시청률을 새로 쓰고 있다.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신화가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김수현 작가의 ‘무자식 상팔자’인기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1월 18일 방송된 JTBC 주말특별기획 ‘무자식 상팔자’는 5.0%(유료방송가구 기준)를 넘어서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10월 27일 1회 1.7%로 출발해 4회 2.8%, 5회 3.3%, 6회 3.5%를 보이더니 8회 만에 5%대를 넘어선 것이다.
이는 JTBC 개국 이래 최고의 히트작인 ‘아내의 자격’ 시청률을 넘어선 수치다. ‘아내의 자격’은 1.1%로 시작해 방송 8회 만에 2.8%를 넘어선 후 마지막 회에서 4.4%의 시청률을 보여 화제가 됐다. ‘무자식 상팔자’가 방송 4주 만에 5%를 넘어서면서 향후 기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같은 시간대에 지상파 드라마가 포진하고 있는 가운데 안방 시청자를 끌어들이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현재 입소문과 함께 시청자 유입이 늘고 있어 올해 케이블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보인 tvN ‘응답하라 1997’(최종회 6.2%)의 기록도 깰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종편 신기록 향해 달린다
방송가에선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는 김수현 작가의 능력이 종합편성 채널에서도 통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수현 작가는 ‘사랑과 야망’ ‘청춘의 덫’ ‘내 남자의 여자’와 같은 선 굵은 멜로드라마부터 ‘사랑이 뭐길래’ ‘부모님 전상서’ ‘엄마가 뿔났다’와 같은 가족극까지 총 58편의 드라마 시나리오를 집필했다. 64.9%라는 경이적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는 한국 드라마 최초로 중국에 수출된 원조 한류 드라마이기도 하다.
‘무자식 상팔자’는 노부부와 그들의 아들 삼형제 내외 그리고 손자, 손녀에 이르기까지 3대가 살면서 부딪히고 어우러지는 이야기를 그려낸 가족 드라마다.
판사 자리까지 오른 똑똑한 딸이 어느 날 갑자기 미혼모 선언을 하는 사건이 이야기의 중심축이다.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일침이 있는 김수현 작가식 대사 속에 미혼모가 어떻게 투영될지 주목된다.
이 드라마 역시 김수현 작가의 ‘시청률 장치’가 곳곳에 포진해 있다. 우선 ‘부모님 전상서’ ‘내 남자의 여자’ ‘엄마가 뿔났다’ ‘인생은 아름다워’ ‘천일의 약속’ 등의 작품을 함께 한 정을영 감독과의 의기투합이다. 두 사람은 작품성과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콤비로 유명하다.
김수현 작가 특유의 감칠맛 나는 대사와 배우들의 열연도 잘 버무려졌다. 시청자들은 대부분 ‘김수현 드라마는 대사만 들어도 안다’ ‘직설적이고 시원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대사 처리를 중시함으로써 시청자들이 극중 인물들의 수다에 집중하게 만들고 그 속에서 희열을 느끼게 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김수현 사단으로 불리는 이순재·김해숙·송승환·윤다훈·정준이 안정된 연기 속에서 길고 빠른 대사를 뿜어낸다.
사회문제에 정면도전한 만큼 그 결말도 관전 포인트다. 김 작가는 ‘엄마가 뿔났다’에서 한 평생 가정에만 충실했던 우리 시대 어머니의 이유 있는 가출,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동성애 성향의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며 외면할 수 없는 사회적인 문제를 안방으로 끌어들였다. 김수현이 여전히 사랑받는 가장 큰 원동력이기도 하다.
방송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수현 작가의 가족드라마는 똑같은 듯 하면서도 매번 다르다. 단순한 에피소드를 벗어나 각 캐릭터의 개인사를 하나하나 부각시켜 재미를 주기 때문에 몰입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번에도 엘리트 출신 미혼모를 등장인물 중 하나로 설정해 눈을 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드라마틱한 설정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베테랑 작가의 내공이 느껴진다.”
귀에 쏙쏙 들리는 대사와 눈길이 가는 주제의식, 그리고 세대를 아우르는 배우들의 집합까지. ‘무자식 상팔자’에도 김수현 작가의 ‘시청률 장치’가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볼만한 가족드라마 만들겠다김수현 작가는 흔히 말하는 ‘A+급’ 작가다. 45년간 무수한 히트작을 쏟아내며 당대 최고의 방송작가로 군림하고 있다. ‘방송사 사장은 바뀌어도 김수현은 영원하다’는 우스갯소리처럼 각 방송사는 예나 지금이나 김수현 모시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간단한 시놉시스만으로도 원하는 시간대에 편성을 받을 수 있고, 자신이 일하고 싶은 감독과 배우를 지명할 수 있는 방송가의 문화 권력이다.
TV문화평론가 조지영은 “김수현의 드라마엔 당대의 현실적 긴장감이 살아있고, 정중동의 위기에 선 가족관계가 드러나며, 드라마적 완성도에 대한 완고한 집념이 담겨있다. 꺾인 적이 없는 그 자존심은 TV의 권력이 되었고 그 권력은 스스로를 무장한 채 누구의 침범도 허락하지 않는 확고한 자기 영역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들어 회당 1억원이라는 천문학적 원고료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JTBC 측은 김 작가의 집필료에 대해 “액수는 밝히기 힘들지만 업계 최고 대우에 계약했다”며 “김 작가는 대본의 완성도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단순 집필에 그치지 않고 대본연습 때 배우들의 연기도 직접 지도하고 ‘쪽대본’ 없이 미리 원고를 완성해 작품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해 집필료가 전혀 아깝지 않다”고 밝혔다.
김 작가 역시 스스로 밝힌 ‘종편 이적 소감’에서 이렇게 말했다. “시청률이라는 숫자에 오매불망하는 사람도 아니고 ‘종편에서 볼만한 가족드라마 한 편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다. 방송쟁이 중 한 사람으로서 자리 잡기에 고전하고 있는 종편들이 살아남아 방송 종사자들 일터가 망가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드라마 ‘무자식 상팔자’는 오는 12월 1일로 개국 1주년을 맞은 JTBC의 야심작이다. 대부분의 종편 채널이 자체 드라마 제작을 포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해 종편 1위 자리를 굳히겠다는 계획이다. SBS 개국 초기 국민드라마 ‘모래시계’의 신화를 재현하겠다는 것이다. 방송가에서는 드라마 ‘무자식 상팔자’가 자체 목표 시청률 5%를 넘어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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