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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세계 100위 글로벌 대학 된다

2020년 세계 100위 글로벌 대학 된다

2012년 세계 주요 대학의 연구 수준을 평가하는 ‘레이던 랭킹’ 국내 종합대학 3위, 중앙일보 대학평가 3년 연속 ‘가장 주목할 만한 대학’ 선정, 2010년 영국 더 타임스·톰슨로이터의 세계대학평가 국내 6위, 세계 273위. 전북대가 국내외에서 주목 받고 있다. 눈부신 성장세를 이끄는 중심에 서거석(59) 전북대 총장이 있다.



지난 12월14일 오후 5시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북대 총장실. 약속 시간보다 15분이 지나서야 허겁지겁 서거석 총장이 들어섰다. 아침부터 이어진 회의와 직원들의 보고로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대부분의 약속을 분 단위로 쪼갤 만큼 바빠 숨 돌릴 틈이 없다. 서 총장은 따뜻한 유자차 한 잔을 마시며 숨을 골랐다. 인터뷰가 시작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활기찬 목소리로 답변을 해나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담한 체구에 동글동글한 인상에서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2006년 전북대 총장에 취임한 그는 ‘2010년 국내 10대 대학, 2020년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이라는 목표를 구성원에게 제시했다. 전북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주오대학에서 법학박사를 마친 서 총장은 1982년부터 25년 동안 전북대에서 법학 강의를 맡았다. 그는 “전북대의 지난 역사를 알기에 대학 위상이 떨어지는 게 못내 아쉬웠다”고 설명했다.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전북대는 서울 상위권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당시 우리 대학을 비롯해 부산대, 경북대 등 지역 국립대학에 합격하면 인정받았죠. 웬만한 서울 사립대학보다 우리가 우월하다는 자부심이 있었고요. 언제부턴가 서울로 학생이 몰리면서 지역 대학 위상은 갈수로 떨어졌습니다. 전북대 역시 자포자기 상태에서 거점 국립대학이라는 현실에 안주하며 변화를 꺼렸습니다.”

서 총장은 “찰스 다윈의 주장처럼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종은 크고 강한 종이 아니라 변화하는 종”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고민해도 과거의 명성을 되찾는 방법은 변화 뿐이었습니다. 교수·학생·직원 모두 새롭게 변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대학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시작했습니다. 연구·교육·취업 지도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를 매일, 매월, 매년 바꾸는 자세로 변화를 이끌었습니다.”

서 총장이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연구 경쟁력 강화다. 연구 성과가 대학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기 때문이다. 서 총장은 과감히 전임강사에서 정교수로 가는 승진 요건을 2.5배 이상 강화했다. 적어도 14편 이상의 논문을 써야만 승진이 가능하도록 했다. 기한 내 승진을 못하면 한 차례 재임용 기회를 주고 이후 퇴출 시키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뿐만 아니라 정년보장 교수들에게도 논문을 쓰도록 했다.

물론 교수들의 반발이 있었다. 서 총장은 밀어붙이기보다 대화로 풀었다. 단과대학을 돌며 간담회를 가졌다. 납득을 못하는 교수들은 직접 찾아가 설득했다. 그때마다 그는 “대학을 살리는 길”이라고 여러 차례 부탁했다.

대신 서 총장은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했다. 논문 한편을 쓰면 300만원을 주었다. 네이처(Nature)·사이언스(Science)·셀(Cell) 등 세계 3대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할 경우 최대 1억원을 포상했다. 국내 대학 중 최고 포상금이다.

교수들이 연구에 매진하자 변화가 찾아왔다.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 국내 SIC(학술논문인용색인)급 논문 게재 실적 발표에서 전북대는 전년 대비 39% 늘었다. 증가율 부문에서 전국 1위로 올라섰다. 세계적인 평가도 높아졌다. 세계 주요 대학의 연구 수준을 평가하는 ‘레이던 랭킹’에서 서울대와 이화여대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이공계특성화 대학인 포스텍과 카이스트를 포함해도 5위다. 네덜란드 레이던 대학이 대외적 평판도 등 주관적 요소를 배제하고 SCI 논문 수와 분야별 인용 횟수 상위 10% 논문비율 등을 조사해 순위를 매긴 것이다.

연구 성과는 연구비 수주로 이어졌다. 2011년·2012년 연구비 수주 규모로 지역 종합대학 1위를 했다. 서 총장은 “인구는 물론 경제 규모 면에서 전북보다 압도적으로 큰 부산·경남 지역, 대전·충남, 광주·전남 지역 거점 국립대를 앞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2011년 전북대 연구비 수주액은 1244억원에 이른다. 교수 1인당 연구비도 많다. 전북대가 1억1600만원으로 1위고 이어 목포대·부산대·경북대 순이다.

전북대는 연구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산업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재 미래 핵심 기술인 풍력·LED(발광 다이오드)·태양광·고온 플라즈마 등 신재생 에너지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빛을 이용해 식물을 재배하는 방법을 연구 중인 LED융합기술지원센터를 비롯해 국내 최초의 고온 플라즈마응용연구센터, 아시아 최대 규모 인수공통전염병 연구소 등을 갖췄다.

뛰어난 연구 인력과 연구소를 바탕으로 잇따라 대형 국책사업에 선정됐다. 신재생 에너지 분야의 광역경제권 선도사업·태양광 테스트사업·공학분야 선도연구센터 육성사업 등 그 규모가 1000억원을 넘어섰다.



정부가 인정한 ‘가장 잘 가르치는 대학’서 총장은 교육 경쟁력을 높이는데 힘썼다. 그는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학점을 따고 졸업을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크게 보면 신입생 4학기제·전공교육강화·졸업 인증제 등 세 가지다.

신입생 4학기제는 1년을 4학기제로 운영해서 학생들이 기초학력을 더 많이 쌓을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이공계는 수학·물리·화학 과목 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평가를 해서 통과하지 못하면 다음 과목을 듣지 못하도록 한 것. 기초가 부족한 학생은 전공 수업을 받을 수 없다.

전공 교육도 강화했다. 학생들은 전공인증·전공심화·복수전공 중 반드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즉 전공과목을 심도 있게 공부하든지 아니면 2개 이상의 전공을 이수하도록 했다. 졸업 역시 쉽지 않다. 과거에는 졸업 학점만 따면 누구나 졸업이 가능했다. 서 총장 취임 이후 졸업 학점은 기본이고 공인 영어 성적이나 컴퓨터 활용 능력을 요구하는 졸업 인증제를 대부부의 학과에 도입했다.

서 총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국립대 최초로 평생지도교수제를 만들었다. 입학과 동시에 학생의 평생 지도를 맡아줄 교수를 연결해주는 제도다. “학생은 지도 교수와 면담을 통해 고민을 나누고 꿈을 실현하는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형식적인 제도로 끝나지 않도록 묘책을 냈는데요. 평생지도교수제를 학점화 했습니다. 학생들은 매 학기 1학점씩 모두 8학점을 이수해야만 졸업을 할 수 있어요.”

서 총장의 교육 정책은 정부가 먼저 인정했다. 2011년 교과부가는 전북대를 ‘가장 잘 가르치는 대학(ACE)’으로 뽑았다. ‘교육역량강화사업’에도 5년 연속 선정됐다. 흥미로운 점은 공부를 많이 시키자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서 총장은 “교육과 진로 지도를 강화하면서 장학금 혜택을 크게 늘린 덕분”이라고 귀띔했다. 전북대는 2012년 한국표준협회가 실시한 서비스 품질지수 평가에서 전국 1위에 올랐다.



세상을 바꿀 창조 인재 양성이 목표“앞으로 교육 분야에 대한 투자를 과감히 늘리겠습니다. 기초교육을 내실화하고 학문과 학문간의 장벽을 허무는 융합·통섭 교육을 강화하겠습니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일을 창조하는 인재로 키우겠습니다. 연구는 글로벌 명문대학의 척도입니다. 연구 역량이 강해야 세계적인 대학이 될 수 있습니다. 전국 최고 수준의 연구 경쟁력을 가다듬겠습니다. 연구 인프라의 지속적 확충을 통해 교수들이 학문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2010년 서 총장이 취임식에서 한 얘기다. 그는 16대 총장 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취임하자마자 교수들에게 상당한 부담을 줬는데도 다시 선택을 받은 것이다. 그의 열정과 노력에 교수들의 마음이 움직인 것. 서 총장은 취임식에서 발표했듯 연구와 교육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그는 “연구 경쟁력 상승은 여러 지표로 입증돼 어느정도 성과를 이뤘다고 본다”며 “이제 교육에 더욱 힘써 취업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 총장은 멀리 내다보고 글로벌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해외 대학들과 제휴해서 교환학생을 보냅니다. 해외 대학 등록금과 왕복 항공료를 지원하지요. 국제복수학위제도 가능합니다. 현재 미국·유럽·중국 등 해외 대학에서 일정 학점을 따면 학위를 동시에 취득할 수 있습니다.

공부가 아니어도 해외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방학이면 대학의 지원을 받아 500명씩 해외로 나갑니다. 해외 기술을 체험하고 전공 지식을 쌓는 ‘세계교육기행팀’과 저개발국 주민들과 아이들을 찾아나서는 ‘해외봉사단’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외국인 유학생들도 적극 유치하고 있다. 학위 과정에 재학중인 외국인 유학생이 서울대 다음으로 많다. 특히 공부 잘하는 유학생이 많은 게 자랑이다. 한국어능력시험(TOPIK) 4급 이상 비율이 23.3%에 이르다. 다른 지방 국립대 비율은 대부분 10% 안팎이다.

서 총장은 실질적인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산학협력에 열심이다. 2012년 11월 교과부가 공개한 산학협력 운영수익에서 1290억원의 수익을 올려 전국 8위다. 전주 지역 특성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LG전자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과 계약을 맺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어요. 기업은 재학생 전원에게 장학금을 주고 100% 채용을 보장합니다. 대표적으로 기계설계·탄소·유연인쇄·농기계 등 4개 분야가 기업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또 대학과 기업이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는 가족회사 제도가 있어요. 기업의 애로사항을 대학의 전문 기술 인력이 해결하고 기업은 학생들의 현장실습은 물론 채용까지 책임지는 겁니다.”

서 총장은 교수들과 함께 발로 뛰어다니며 졸업생을 홍보한다. 2012년 현대중공업·세아베스틸·포스코광양제철소·GS칼텍스 등을 방문했다. 국내 200대 기업 인사담당자를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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