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ravel - 숨겨진 럭셔리 관광명소

뮤지엄 호텔은 이름 그대로 박물관 겸 호텔이다. 놀라운 점은 그보다 그 위치다. 터키 동부 카파도키아에 있다. 터키에선 이스탄불 말고는 숙박의 질이 현저히 떨어진다. 그 도시를 벗어나는 순간부터 그런 현상이 벌어진다. 직원들은 영어를 거의 못한다. 샐러드를 요구하면 베개를 가져다 준다. 샤워기 물이 갑자기 갈색으로 변한다. 터키 경제는 최근까지 연간 평균 9%의 고도성장을 구가하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경제성장이 전국적인 고급여행의 가능성을 낳았다는 사실이 많이 거론됐다.
“뮤지엄 호텔은 터키에서 이스탄불 이외의 지역으로 고급 여행을 확대해온 체인”이라고 크리스토스 스테르지우가 말했다. 스테르지우는 그리스의 대표적인 고급투어 여행사 중 하나인 트루 그리스(truegreece.com)의 창업자다. 콘데나스트 트래블러, 파이낸셜 타임스, 트래블&레저를 비롯한 많은 매체에서 호평을 받은 회사다.
그는 최근 자신의 브랜드를 터키로 확장해 트루 터키(trueturkey.com)를 열었다. “몇 년 전까지 세계적 수준의 고급여행은 주로 이스탄불에 국한됐다. 우리 고객은 일정 수준의 안락함을 원하기 때문에 그들을 이스탄불 밖으로 인도하기는 어려웠다.”
뮤지엄 호텔은 분명 국제적인 여행자들의 취향에 부응한다. 고급과 정통성의 결합이다. 이 호텔은 고원 위라기보다 언덕 안 쪽에 세워졌다. 벼랑을 파고들듯 자리잡아 절벽·협곡 그리고 이상한 기둥들을 내다본다. 이 같은 풍경은 카파도키아를 화가 달리 그림의 일부처럼 보이게 만든다. 단지 전체에 고대 동전, 장신구, 도자기가 유리 진열장 안에 전시돼 있다. 객실 안에는 옛날 옷감을 두른 마네킹들이 있다. 요리사는 수많은 상을 받았으며 수세기의 역사를 지닌 전통 요리를 내놓는다.

내가 선택한 업체 로얄 벌룬은 프로판 가스로 기구를 팽창시킨다. 더 싸지만 약간 더 위험한 부탄 가스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내가 탄 열기구 조종사가 설명했다. “요즘엔 약간 비싸더라도 더 고급을 추구하는 고객들이 찾는다”고 그가 말했다. “따라서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업체들이 있다.”
카파도키아는 비교적 최근에 고급여행지로 부상했다. 하지만 보드룸은 세계 여행자들의 레저 명소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고코바만에 있는 리조트 타운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고급 관광객들은 주로 자신들의 요트에 머물렀다. 지난 수년간 터키의 경제성장에 편승해 보드룸 주위에 고급 리조트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그중 가장 유명한 특급 리조트는 보드룸 외곽 약 20분 거리에 있는 아만루야다. 차를 타고 그곳으로 향하는 동안 촌스러운 금빛 글씨로 이름을 새겨넣은 리조트들을 지났다.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어서 앞길에 시멘트 트럭들이 서 있는 곳도 있었다.

아만루야는 올리브 나무들을 보호하지만 건축 중인 호텔 중 다수는 환경적으로 그렇게 민감하지 않은 듯하다. 신축 호텔 중 일부는 건설 부지의 산중턱을 벌거벗겨 놓았다. 조경을 완전히 새로 하기 위해서다. 사람들은 보드룸을 제2의 이비자로 부르기 시작했다. 아만루야와 몇몇 새 호텔을 보면서 궁금증이 생겼다. 이미 변해버린 곳을 찾아가는 의미가 있는가? 스테르지우에게 이 질문을 던졌다. “이비자에 가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그가 말했다.
재차 다그쳐 묻자 그는 고급스러움에 초점을 맞추는 여행자들은 관광명소가 이미 알려진 다음에 찾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을 지적했다. 고급스러우면서도 아직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 운 곳들이 있다고 그가 말했다. 그는 일례 아제르바이잔의 바쿠를 들었다. “경이로운 문화와 뛰어난 포시즌스 호텔이 있는 환상적인 도시다. 신축된 포시즌스는 경이적인 건축물이다.”
고급스러움과 조용함을 경험하는 더 간단한 방법은 비수기에 찾아가는 것이다. 나는 운 좋게 이른 봄에 보드룸을 찾아갔다. 여름 관광객들이 도착하기 오래 전이었다. 마을의 절벽을 따라 걸으며 발 아래로 파도 치는 소리를 들으면서 이 세상 최고의 것을 내 품에 안은 듯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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