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olf - 세계적 명문 꿈꾸는 ‘한국의 페블비치’

‘한국의 페블비치’. 경남 남해군 창선면 사우스케이프 오너스클럽(대표 정재봉)을 두고 골퍼들이 하는 말이다. 세계적 코스 설계자인 카일 필립스가 남해의 리아스식 해안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만든 이 골프 코스는 세계적 명문 골프장을 꿈꾼다. 해안선을 따라 플레이하는 라운딩은 힐링코스와 다름없다. 조그마한 섬들과 홍합 양식장, 바다에 떠있는 선박 등 둘러보는 곳마다 한 폭의 그림을 떠올리게 한다.
사우스케이프는 세계 명문클럽의 요소를 고루 갖췄다. 서울 강남역 부티크 모나코와 2010 상하이 엑스포 한국관을 건립한 국내 최고 건축가 조민석씨가 만든 클럽하우스와 리니어 스위트, 선셋과 선라이즈를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한 예술작품 같은 그늘집(티하우스), 15억원을 들여 만든 아날로그 음악당, 1000년 된 사모아산 거목으로 만든 홍동 작가의 리셉션 카운터 등 리조트 내 하나하나가 예술품이다. 골프장 카트길조차 멕시코에서 온 작가들이 수작업으로 만들었다고 할 정도다.
천혜의 입지 자랑사우스케이프 오너스클럽의 골프코스는 남해 다도해 한가운데 위치한 창선섬의 끝자락에 조성돼 수려한 풍광을 자랑한다. 푸른 바다를 향해 손짓을 하듯 펼쳐진 수많은 리아스식 해안의 기암절벽 위에 아슬아슬하게 골프코스가 조성돼 있다. 라운드를 하면서 푸른 바다에 보석처럼 알알이 박혀 있는 섬들을 감상하는 것은 보너스다. 마치 바다 위에서 골프를 치는 착각이 들 정도다. 사우스케이프 오너스클럽은 개장과 함께 골프업계에서 화제를 모았다.
우선 4000억원에 달하는 골프장 건설비용과 주중 37만원, 주말 42만원에 이르는 국내 최고의 비싼 그린피 때문이다. 하지만 골프장을 가면 더욱 놀랍다. 세계적 골프코스 설계자인 카일 필립스의 국내 첫 작품이다. 카일 필립스는 세계적 명코스로 꼽히는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 킹스반스 골프링크스를 비롯해 전 세계 16개국에서 36곳의 골프장을 설계했다. 700여 억원을 들여 만든 클럽하우스도 최고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국내 최고 건축가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조민석의 작품이다. 하늘과 바다를 품고 있는 듯한 열린 로비에서 바라보는 남해안의 절경은 탄성을 절로 자아내게 한다. 이 골프장은 ‘10분 티업, 원웨이 티오프’, 앞뒷텀이 잘 보이지 않는 일명 ‘대통령 골프’ 원칙을 고수한다. 편안한 마음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첫 홀을 지나 2번 홀, 3번 홀을 지나도 뒤따라오는 팀이 없다.
사우스케이프의 아웃코스는 환상적이다. 특히 리아스식 해안을 따라 12번부터 16번 홀까지 아름다운 코스가 이어진다. 라운딩의 묘미도 훨씬 커진다. 그중 14번 홀과 16번 홀은 전문가와 골퍼들 사이에서 시그니처홀(대표 홀)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분분할 만큼 쌍벽을 이루는 아름다운 홀이다.
14번 홀(파3)은 110m 정도로 거리가 짧지만 해안 끝에 마치 섬처럼 돌출돼 있는 공간에 그린을 앉혔다. 그린 주변엔 벙커가 있고 바로 밑으로는 절벽이다. 16번 홀(파3)은 골프장 측이 ‘시그니처홀’로 꼽는 곳이다. 해안 절벽을 향해 바다를 건너 쳐야 한다. 블루티 기준으로 180m로 맞바람이 불 경우 드라이버로 티샷을 해도 온그린이 쉽지 않다.
사우스케이프를 만든 이는 의외의 인물이다. 국내 중견 의류업체 ‘한섬’의 창업자인 정재봉(73) 한섬피앤디 회장이다. 그가 의류회사에서 리조트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뭘까. 정 회장의 설명이다. “처음 리조트 사업에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2007년쯤 남해에 와서 이곳 경관에 반해 ‘그냥 지나쳐버릴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때 이상적인 리조트를 한 번 만들자고 결심했어요. 우연히 미인을 만나 반하면 인생행로가 바뀌는 것처럼 우연한 기회에 풍광에 반해 벌인 일이에요.”
정 회장의 남해 창선섬에 대한 찬사가 이어진다. “남해는 겨울에 바닷바람이 강하지 않고, 기온이 따뜻해 그린이 얼지 않아요. 골프 리조트로서 최적의 기후 여건을 갖춘 곳이죠.”
정 회장은 이 골프장을 회원제가 아닌 퍼블릭으로 운영한다. 모든 사람이 와서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고민거리가 없지 않다. ‘마스터피스(걸작)’를 만들었지만 결국 경제성도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좋은 제품은 최종적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게 된다며 단시간의 경제성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천 억원의 돈을 들일 정도면 골프에도 관심이 있지 않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정 회장은 30년 가까이 골프를 쳤지만 골프보다는 풍광에 흥미가 더 많았다고 했다. 그래서 30년 구력에 핸디캡이 15를 넘는다. “많은 사람이 골프사업을 한다고 하니 골프를 잘 치겠거니 하는데 매니어는 아니에요. 사업 때문에 30년가량 쳤지만, 스코어는 80대 후반 정도예요. 패션 출신이다 보니 골프보다는 풍광을 더 좋아하죠.”
비싼 그린피는 부담정 회장은 골프 리조트를 구상하면서 ‘힐링’이라는 테마를 접목시켰다. 일반적 리조트에 있는 요가·스파 등 정적인 요소와 트래킹 코스, 골프장, 요트 등 동적인 요소, 거기에 ‘푸드 테라피’를 결합한 ‘얼티미트(Ultimate) 힐링’이 그의 컨셉트였다.
“최고의 힐링은 정적인 힐링과 액티브 힐링뿐만 아니라 음식까지 갖춰야 해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그런 면에서 남해는 수산물뿐만 아니라 햇살이 좋아 농산물도 굉장히 좋아요. 그래서 로컬 푸드로 건강식을 제공하고 있어요.”
힐링의 일환이 바로 ‘10분 티업, 원웨이 티오프’인것이다. 때문에 하루 40팀 미만으로 라운드 인원을 최소화 할 수밖에 없다. “일반 골프장은 티업 시간이 너무 빡빡해요. 그런 건 힐링이 아니죠. 리조트에 오면 여유가 있어야죠. 홀을 걸으면서 주변 경관도 즐기면서 플레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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