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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개 켜는 상가투자 - 오피스텔→상가로 U턴하는 투자자 늘어

기지개 켜는 상가투자 - 오피스텔→상가로 U턴하는 투자자 늘어

상가주택 10억원, 아파트 단지 상가 5억원은 있어야 … 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 기대
서울 중랑구의 근린상가 이노씨티.



정부가 주택시장 정상화 대책을 잇따라 내놓았다. 주택 매매가 다소 살아날 기미는 보이지만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깊은 침체의 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중에 유동자금은 넘쳐나지만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채권을 비롯한 안전자산으로만 돈이 계속 몰리는 상황이다.

일부 고액 자산가들은 임대수익과 자산가치 상승을 노리고 중소형 빌딩 투자에 나서지만 매물을 찾기 어렵다. 특히 5억~20억원 미만의 자금을 투자할 만한 투자처가 마땅치 않다. 아파트를 사서 임대사업을 하려니 집값 하락 우려가 상존하는데다 정부의 임대소득 과세 강화 방침도 마뜩찮다. 매달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어 인기를 끈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도 공급 과잉으로 수익률이 예전만 못하다보니 투자자들이 다시 상가로 돌아오고 있다.

선종필 상가뉴스 레이다 대표는 “상가시장도 주택시장처럼 저점을 통과하고 다소 회복되고 있지만 활황 국면은 아니다”면서도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가시화되면서 자본형 임대사업자가 늘어나고 있어 상가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거주와 노후자금 문제 동시에 해결은퇴를 앞둔 대기업 부장 K씨는 요즘 주말마다 차를 몰고 수도권 신도시와 택지개발지구를 둘러보는 것이 일상이 됐다. 서울 강남과 용인에 아파트 2채를 보유한 그는 은퇴 후 집을 모두 처분하고 서울 인근에 점포겸용 단독주택(상가주택)을 지어 살 계획이다. 3층 높이의 건물 1층에는 상가를 들이고 2층 주택은 세를 놓을 생각이다. 3층은 부부가 살 집이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300㎡ 규모의 택지를 분양 받아 3층짜리 건물을 지을 경우 땅값 5억원, 건축비 3억~4억원 등 8억~9억원이면 가능하다.

상가와 주택 임대료로 월 400만~500만원 가량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K씨는 “은퇴 후 음식점 창업도 생각했지만 너무 경쟁이 치열해 엄두가 나지 않았다”며 “상가주택 투자는 큰 돈을 벌 수는 없지만 거주와 노후자금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투자처”라고 말했다.

10억원 안팎의 돈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가 투자처로는 신도시와 택지개발지구 내 점포겸용 단독주택이 유망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택지를 구입해 3~4층짜리 건물을 지어 1층 상가에는 음식점 등 근린업종을 입점시키고 2~3층에는 주거임대가, 3~4층에는 소유주가 거주하는 형태다.

주거문제와 노후생활 비용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택지 구입 열기가 뜨겁다. 지난해 LH가 화성동탄 일반산업단지에서 공급한 72개 필지의 점포 겸용 단독주택 용지 최고 경쟁률은 무려 1004대1에 달했다. 충북혁신도시(53필지)에는 3122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땅도 있었다. 노른자위 땅은 분양되자마자 수억원의 웃돈이 붙을 정도다.

상가주택의 투자비는 지역에 따라 편차가 크다. 판교나 위례신도시 등 서울과 가까운 지역의 경우 3.3㎡당 분양가가 700만~1000만원에 달한다. 동탄이나 청라 같은 수도권은 400만~500만원선이고, 지방은 가격이 200만~300만원대로 내려간다. 수도권의 경우 투자비가 대략 7억~15억원이 들어간다. 투자비와 임대료 수준에 따라 수익률도 천차만별이지만 최소 은행 금리보다는 높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적은 비용으로 투자했지만 목이 좋아 임대료가 높은 곳은 연 수익률이 20~30%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단점도 있다. 상가주택은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떨어진다. 또한 대기업 입주 등 고정수요를 갖춘 지역을 선별해 투자해야 하며, 같은 지역에서도 도로와 접했는지 등 상권과 입지 조건을 정확히 분석해야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 기존 상가주택을 매입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5억원 미만으로 투자하려면 아파트 단지 내 상가가 적합하다. 특히 LH가 공급하는 공공아파트 상가는 배후 수요가 풍부하고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투자처다. LH 단지 내 상가 공급가격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1억~2억원 중 반대다. 하지만 입찰 경쟁이 치열하면 2억~3억원 이상으로 치솟는 경우도 많다.

아파트 분양율과 입주율에 월세 변동폭을 감안해 입찰 상가의 경우 공급 예정 가격의 2~3배의 낙찰은 피해야 한다. 단지 내 상가는 아파트 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상가이기 때문에 필수 업종 위주로 골라야 한다. 최근 1~2인 가구가 늘면서 가구당 세대원이 3명 이하인 경우가 많아 가구 수가 많은 대단지 아파트가 유리하다. 점포 위치는 상가 주출입구가 좋다.



저층부 몰형태 상가, 소비자 동선 확보 유리분양이 잘된 민간 아파트 상가도 투자가치가 있지만 분양가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 부담이다. 최근 들어 아파트 단지 내 상가가 건물 내부에 들어가 있지 않고 외부 도로와 연접해 가로로 길게 배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른바 ‘스트리트형(가로형) 상가’다. 서울 마포구 메세나폴리스, 중랑구 이노시티, 판교신도시 아브뉴프랑 등이 대표적이다.

수직적인 동선의 박스형 상가에 비해 수평적인 동선 이동이 가능해 점포 노출이 쉽다. 유입 고객이 오래 머물면서 쇼핑·외식·문화 등을 원스톱으로 해결하도록 해상권 형성이 용이한 장점도 있다. 지난해 9월 위례신도시에서 공급된 ‘1차 아이파크 애비뉴’의 경우 가로형 상가이자 테라스형으로 설계돼 분양을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계약이 100% 완료됐다.

현재 2차분 공급이 이뤄지고 있고 인근에 지어지는 ‘송파 와이즈 더샵’의 상업시설도 3월 말 분양될 예정이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주상복합상가를 고를 때는 수요층이 내부로 몰릴 수밖에 없는 콘텐트가 있다면 소비자 동선 확보가 유리한 저층부 위주의 몰(mall) 형태 상가를 고려할 만하다”며 “이와 달리 흡입력이 없는 내부 상가라면 노출도가 좋은 1층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지하철 역세권이나 아파트 단지 인근에 들어서는 근린상가는 전통적으로 공급과 수요가 많은 대표적 투자처다. 서울에서는 기존 도심이나 강남, 신촌·마포 등 주요 상권의 근린상가에 투자할 때에는 상권에 따라 투자 전략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역세권인 경우는 출구별 상권력을 세세히 파악하고, 주거 중심일 경우에는 아파트와 인접한 상가를 노려야 한다.

서울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근린상가 투자 유망지역으로는 송파구 문정지구와 강서구 마곡지구가 손꼽힌다. 법조단지가 들어서는 문정지구에는 중견기업의 본사가 속속 이전해 올 예정이다. 마곡지구도 LG·롯데·이랜드·대우조선해양 등 대기업의 연구개발(R&D) 시설이 입주하고 1만2000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조성될 예정이어서 상권 형성이 용이할 전망이다. 이 두 지역에는 현재 지하철 역세권을 중심으로 상가 신축이 매우 활발하다. 입지 경쟁력이 뛰어난 만큼 분양가도 비싸다.

마곡지구의 경우 1층 상가의 3.3㎡당 분양가가 3000만~5500만원에 달한다. 문정지구는 1600만원대부터 6500만원대까지 입지에 따라 가격대가 다양하다. 선종필 대표는 “판교신도시나 광교신도시가 인기를 끌면서 초기에 상가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이 고분양가와 상권 활성화 미흡으로 손해를 입은 경우가 많다”며 “지역이나 상권 전체로 접근하기보다는 해당 지역 내 입지나 입점 업종을 꼼꼼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며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분양 받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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