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형 부동산 붐 - 레저+임대수익 ‘휴(休)테크’ 바람
레저형 부동산 붐 - 레저+임대수익 ‘휴(休)테크’ 바람
중소기업 대표인 김모(59·경기도 성남시)씨는 최근 제주도에서 분양 중인 한 수익형 호텔을 분양 받았다. 계약자가 연간 14일을 사용할 수 있으면서 오피스텔처럼 임대수익도 얻을 수 있는 상품이다. 김씨는 “콘도나 리조트처럼 가족들과 이용할 수 있고 관광지에 들어서 수익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상품은 일반에 분양 중인 호텔로, 계약자가 호텔 한 실을 아파트처럼 분양 받는 것이다. 완공되면 아파트처럼 소유권도 이전되고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다. 다만 완공되면 이 호텔을 개발한 회사(시행사)가 지정한 관리운영 업체에 임대하고, 이 관리운영 업체는 일반 관광객을 상대로 호텔로 운영하는 것이다. 이렇게 호텔 운영으로 얻은 수익을 임차인, 즉 본래 호텔 계약자에게 돌려주는 식이다. 호텔 계약자는 1년에 14일 등 일정 기간 본인이 쓰기도 하고, 매달 일정한 임대수익도 올릴 수 있다. 이른바 ‘휴(休)테크’인 셈이다.
요즘 김씨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본격적인 레저시즌이 시작된 영향도 있지만 레저형 부동산 시장이 다양화 한 덕분이다. 과거에는 수천만원, 수억원대 회원권이 전부였지만 최근에는 500만원대 실속형 상품은 물론 수십억원에 이르는 고급 리조트, 임대수익까지 얻을 수 있는 상품 등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레저형 부동산 시장의 저변이 넓어 진 셈이다. 이 덕에 요즘은 실수요는 물론 투자수요까지 가세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레저형 부동산 시장에서 눈에 띄는 특징은 저렴한 실속형 상품의 등장이다. 휘닉스리조트는 10년에 3000만원짜리 회원권을 6인까지 등록할 수 있게 해 부담을 확 낮췄다. 1인당 500만원으로 10년 간 회원 자격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일성리조트는 아예 500만원대 회원권을 내놨다.
한화리조트도 기존의 사용일수(기존 30박)를 15~30일로 세분화해 분양가를 1000만원가량 내린 1100만원대 상품을 내놨다. 대개 풀구좌(2명에게 공급)로 나오는 단독 주택형 고급 리조트에서도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다구좌(여러 사람에게 공급) 상품이 나와 인기를 끌고 있다. 단독 주택형 73채로 이뤄진 롯데아트빌라스는 국내 단독 주택형 리조트로는 처음으로 다구좌(10구좌)로 분양 중이다.
롯데아트빌라스는 세계 유명 건축가들이 설계에 참여해 착공 전부터 부동산 시장에서 이슈가 됐던 고급 리조트다. 단독 주택형 리조트 1채를 풀구좌로 분양해 국내외 자산가들이 별장으로 애용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리조트에 한해 풀구좌로 분양 중이다. 이 리조트 김진기 이사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 데다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분양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레저와 임대수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상품도 잇따른다. 한국토지신탁이 분양 중인 제주시 조천읍 제주 함덕 호텔은 1년에 14일을 계약자가 직접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1년간 11%의 임대 수익률을 보장한다. 계약자가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문관리 업체가 호텔로 운영해 임대수익을 내는 것이다. 부동산개발회사인 퍼스트민서 서정수 대표는 “분양 호텔은 투자와 레저를 동시에 만족할 수 있어 수요자의 반응도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저변 확대로 투자수요도 늘어수퍼리치를 겨냥한 고가의 별장도 여전히 레저형 부동산 시장에서 중요한 자리를 잡고 있다. 자산가들 사이에서 별장은 부와 명예의 상징이다. 자산가들은 강원 용평과 제주에 별장 하나씩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 전직 대통령, 대기업 오너, 성공한 전문경영인 등 많은 수퍼리치들이 이곳에 별장을 두고 있다. 용평의 매력은 무엇보다 수려한 산세와 깨끗한 공기다.
사람 몸에 가장 좋다는 해발 700m 고지에 자리잡고 있다. 여름에 시원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제주는 온난한 기후와 이국적인 풍경, 바다 전망, 맑은 공기가 돋보인다. 2000년대 이전 수퍼리치들은 단독 별장을 선호했다. 그러나 관리가 어렵고 치안도 불안해 중간에 처분한 이들이 상당하다. 매수자를 구할 수 없어 손해를 보고 빠져 나온 이들도 더러 있다.
이런 단점 탓에 최근 들어선 강원의 알펜시아리조트, 용평리조트 등 사계절 종합리조트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많다. 이런 종합리조트 안에 지어지는 고급 콘도를 사들이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런 고급 콘도는 여러 계좌를 매입하면 개인 별장으로 이용할 수 있다. 사계절 종합리조트의 장점은 보안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비어있을 때의 관리도 리조트 측에서 알아서 해준다. 호텔식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다 리조트 안에 특급호텔 명품매장 등도 있어 쇼핑과 서비스 측면에서도 부족한 점이 없다.
골프장·온천·스키장·워터파크 등을 고루 갖춰 3대가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은 “사계절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있어야 자식·손자들과 같이 휴식을 즐길 수 있다”며 “손자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고급 콘도를 매입하는 수퍼리치도 있다”고 소개했다.
요즘 레저형 부동산의 또 다른 특징은 ‘협업(collaboration)’이다. 해당 콘도·리조트·호텔뿐 아니라 골프장·워터파크(물놀이장) 이용 혜택을 주는 것이다. 예컨대 제주아트빌라스를 구입하면 인근 롯데스카이힐제주 골프장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식이다.
휘닉스리조트는 계열 리조트·콘도는 물론 한화리조트(전국 12곳)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리솜리조트는 충북 제천의 리솜포레스트 회원이 되면 안면도와 덕산 리솜스파캐슬은 물론 중국 웨이하이의 회원 전용 골프장을 회원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힐데스하임CC, 대호 단양CC, 하이원리조트 등의 할인 혜택도 있다.
혜택도 커졌다. 이전까지 회원은 콘도 등을 회원가격으로 이용했지만 최근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예컨대 이전에는 일정 금액의 보증금(회원가입비)를 맡기고 객실을 이용할 때마다 객실 이용료를 내야 했지만 최근엔 보증금만 맡기면 별도의 객실 이용료를 내지 않는 것이다.
휘닉스파크는 회원에게 객실이용료와 워터파크·스키시즌권 및 리프트 이용료를 받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여가생활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레저시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며 “요즘 리조트는 여름엔 워터파크, 겨울엔 스키, 봄·가을엔 꽃이나 단풍축제 등 계절마다 즐길거리가 많아 자주 여행을 다닌다면 회원권을 장만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입회금 반환 능력, 운영 주체 따져봐야그러나 이 같은 레저형 부동산을 사는 등 투자할 때는 주의해야할 게 적지 않다. 우선 시행사와 운영 주체를 잘 따져봐야 한다. 시행사의 자금력 등이 떨어지면 공사 자체가 멈출 수 있고, 회원제 분양권의 입회금을 돌려받기도 어렵다.
회원제의 경우 대개 7년·10년 등 기간 만료 후 입회금을 모두 돌려받는다. 그런데 시행사나 운영 주체의 부실 운영 등이 문제가 되면 입회금, 즉 분양가를 돌려 받지 못할 수 있는 것이다. 분양형 호텔은 특히 완공 이후가 중요하다. 완공 이후 호텔로 운영해 수익을 내야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 호텔 관리·운영회사의 능력이 떨어지면 기대한 만큼 운영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다.
이 경우 투자 가치가 하락해 몸값이 하락할 수도 있다. 신한PB 이남수 PB팀장은 “호텔이나 리조트는 짓는 것보다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투자 성패가 갈린다”며 “완공 후 운영 주체가 어디인지, 믿을 만한지 등을 꼭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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